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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에 해당되는 글 1051

  1. 2022.10.12 10.12 수요일 밤 : 호떡집의 증식, 제거할 수 없으니 안고 가야 하는데, 도와줘요 색조 성인! 6
  2. 2022.10.11 10.11 화요일 밤 : 하리보, 쥬인의 선물, 노력으로 안되는 것, 퓨즈, 쓰면서 2
  3. 2022.10.10 10.10 월요일 밤 : 쉬니까 좋았는데, 켜놓은 프로펠러, 다시 노동의 나날로
  4. 2022.10.09 10.9 일요일 밤 : 꿀꿀한 가을비, 쥬인이랑, 새 운동화, 뒤늦게 주워듣는 지식들, 과거에서 온 알마즈
  5. 2022.10.08 10.8 토요일 밤 : 비몽사몽 꽃 다듬고, 불명확한 생일, 쉬었음
  6. 2022.10.07 10.7 금요일 밤 : 휴가였지만 폭풍같이 바빴음, 온갖 일들 다 해치움 2
  7. 2022.10.06 10.6 목요일 밤 : 왜 그럴까, 오늘도 매우 바빴던 하루
  8. 2022.10.05 10.5 수요일 밤 : 마음에 남은 사진, 과로, 네덜란드 소년에 대하여
  9. 2022.10.04 10.4 화요일 밤 : 과로와 스트레스, 맑아지면 뭐해!
  10. 2022.10.03 10.3 월요일 밤 : 남은 수국, 쉬었음, 비, 다 읽음, 계속 쓰는 중
  11. 2022.10.02 10.2 일요일 밤 : 꿈, 가족, 레이서와 수다쟁이, 쓰는 중
  12. 2022.10.01 10.1 토요일 밤 : 새 달력 넘김, 뻗어서 쉰 토요일, 세월무상
  13. 2022.09.30 9.30 금요일 밤 : 힘들었던 이번 주, 우쭈쭈도 힘들다, 뻗을 예정 2
  14. 2022.09.29 9.29 목요일 밤 : 무의식, 회오리, 정말 꽤꼬약이다, 문득 떠오른 우화
  15. 2022.09.28 9.28 수요일 : 터진 둑 위에 호떡집 두 개, 너무 피곤, 토끼가 왜 이런가
  16. 2022.09.27 9.27 화요일 밤 : 오늘도 어김없이 바빴음, 정말 물어보고프다, 토끼 수호성인은 어디에
  17. 2022.09.26 9.26 월요일 밤 : 너무 빨리 져버리는 튜베로즈, 빡세게 바쁜 월요일, 오타인가 내가 모르는 단어인가
  18. 2022.09.25 9.25 일요일 밤 : 수국 꽃그늘, 네덜란드 호떡집, 심신 피곤, 열심히 쓰는 중, 오늘의 기특한 일
  19. 2022.09.24 9.24 토요일 밤 : 가을이니까 바꿈, 지친 채 잠들고 피곤하게 깨어남, 쉬었음, 그래도 계속 쓰고 있음
  20. 2022.09.23 9.23 금요일 밤 : 엄청난 소나기, 고생고생, 다리 아프고 너무 피곤, 한번 터지고 끝나는 폭탄은 없다
  21. 2022.09.22 9.22 목요일 : 미싱, 정말 너무 바쁘고 힘든 하루, 자리 운도 없고, 네덜란드 소년은 정말 네덜란드에 있었을까?
  22. 2022.09.21 9.21 수요일 밤 : 아침엔 선선 낮엔 더움, 이상한 꿈, 잠 설침, 너무 바빠, 이래저래 몸이 쑤심
  23. 2022.09.20 9.20 화요일 밤 : 생각지 않게 휴가였지만 대폭망, 더더욱 노동 2
  24. 2022.09.19 9.19 월요일 밤 : 아침의 포메, 늦더위와 모기, 그분들도 이랬으려나
  25. 2022.09.18 9.18 일요일 밤 : 미로 같은 극장과 레냐 꿈, 다시 월요병 2

 

 

 

오늘은 아주 바쁜 하루였다. 네덜란드 호떡집이 아무래도 점점 점포를 늘려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ㅜㅜ 줌 회의가 두개나 있었다. 오전의 줌 회의는 인터뷰 심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그것을 주관하는 부서의 업무 처리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고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다. 오후엔 외부 전문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자문을 받는 줌회의를 했는데 여기서 아주아주 보수적이고 짜증스러운 의견과 기분나쁜 태도를 시종일관 고수하신 분 때문에 많이 피곤했고 이럴 거라면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웠다. 

 

 

그외 일들이 아주 많았다. 심지어 좀 여유있었던 과제조차 제출 기한이 갑자기 확 당겨지면서 호떡집들의 화재가 더 커지고 있다. 아침엔 문제의 그 히스테리 직원이 자기가 잘못해서 비롯된 문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열폭하여 장문의 메일을 보내오는 등 참 피곤했다. 애초부터 네가 꼼수쓰려고 했던 게 잘못이고 이 모든 건 네가 초래한 일이라고 말해주려다 그래봤자 알아먹지도 못하고 더욱 히스테리만 부릴 게 뻔한데다 문제 해결도 안될 상황이라 그냥 건조하게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방안에 대해서만 얘기해주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은 남의 탓으로 돌리며, 그때문에 짜증과 히스테리를 부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항상 자신을 문제의 핵심에서 분리시킨다. 여건이 된다면 정말 이 사람을 업무에서, 부서에서 제외시키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하니 정말 피곤한 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서가 이런 짐을 하나씩 짊어지고 있으니 설령 가능하다 해도 보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등가 법칙에 따라 또다른 이상한 사람이 올 것이다. 주변 사람 피를 말리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자존감 낮은 직원보다는 차라리 일을 아예 못하는 직원이 나은 걸까? 전자는 피곤하고 후자는 부아를 돋우니 그게 그거 같기도 하다. 

 

 

..

 

 

간밤에 자려다가 다 떨어져가는 화장품 사려고 검색을 한 후 슬픔에 사로잡힘. 아아, 내가 애용하던 아이섀도가 단종된지 몇달이나 되었다. 왜 단종시킨 거야 흑흑... 갈수록 게을러지면서 눈화장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여온 결과 요즘은 그냥 아주 연한 흰색/상아색 가까운 베이스 섀도에 아이라이너, 갈색 아이섀도로 눈화장과 눈썹그리기를 해치우고 있었다. 그 베이스 섀도로 쓰던 것이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이라는 놈이라 세일할때 3~4개씩 쟁여놓곤 했는데, 마지막 녀석이 반쯤 닳아서 새로 사려고 검색해보니 단종... 흑흑... 그래서 대체할만한 게 있나 찾아보았지만 딱히 맘에 드는 걸 못찾았다. 이런건 정말 베이스로 깔아주는 용도라 양 많은 저렴한 놈이 최고인데.. 갈수록 팔레트들이 득세하고 싱글 섀도는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가 싶다 ㅠㅠ 그렇다고 다시 값비싼 바비브라운 본을 다시 사고 싶지는 않은데 ㅜㅜ 오늘 점심 먹고 들어오다 올리브영에 들러 마침 할인 중이던 4구 아이섀도 팔레트를 한개 사긴 했다만(모브 핑크 계열로 베이스 섀도 색이 연해서) 내가 원하는 그 색은 아니다. 찾아봐도 잘 안 보인다. 그리고 이런 4구, 8구 아이섀도는 결국 베이스랑 한두개 쓰는 색만 열심히 쓰다 빵꾸나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아버려서 정말 비실용적이다 ㅠㅠ 

 

 

아아 색조에 밝은 분들이여,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을 대체할만한 녀석을 아신다면 추천해주소서. 로드샵이나 저렴한 거라면 더 좋음. 나는 너무 갈색톤이나 오렌지, 노란 톤이 도는 베이스는 받지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회색빛 돌아도 안 받는다. 눈이 크고 쌍꺼풀이 또렷한 편인데 아이섀도를 너무 겹칠하면 안 어울린다. 많은 이들의 인생템이라는 로라 메르시에 진저 매우 실패했음. 맥의 소바는 대재앙. 피부톤에 따라 로라 메르시에의 진저가 안 맞으면 캐시미어 쪽이 맞는 거라고들 하지만 그 색도 딱히 받는 것 같지 않다. (구아바는 실험해보지 않아 모르겠다) 오랜 세월의 눈화장 실험 결과, 나는 음영섀도보다는 그냥 완벽한 베이스 섀도, 티 안나고 결만 정돈해주는 그런 섀도가 필요하다. 한동안 바비 브라운의 본을 쓰다가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으로 정착해 저렴하고 색과 톤도 딱 맞는 베이스를 찾았다고 좋아하며 몇년 잘 썼는데 이것이 무슨 일인가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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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며칠 쉬고 출근했더니 아주 바빴다. 일하고 또 일했다. 그 와중에 윗분이 갑자기 휴가를 내셔서 상급 간부회의에도 대참을 해야 해서 일이 가중되었다. 그래도 무사히 회의도 마쳤다. 온갖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일은 오전엔 다른 부서의 간절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또 무슨 인터뷰 심사에 들어가야 하고(흑흑...), 오후에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자문회의라는 걸 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다행히 그것이 줌이다. 대면회의였으면 더욱 피곤했겠지. 

 

 

사진은 오늘 도착한 홍차들에 딸려온 서비스들. 여러 종류의 다즐링을 돌려가며 마시는데(홍차 중에는 다즐링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취향만큼은 매우 일관적임), 특히 마가렛의 호프를 좋아한다. 그것이 거의다 떨어져서 평소 이용하는 직구 사이트를 통해 주문함. 이건 로네펠트 쪽에서 오는 거라서 그런지, 꼭 하리보 젤리와 저런 자질구레한 티 캔디 따위를 몇알 넣어준다. 거가에 티 샘플러 두세 봉지. 나는 젤리를 좋아하지 않으니 받을 때마다 '아, 그냥 버릴까' 하고 고뇌에 빠지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좀 가책이 들고 아깝기도 하고, 또 하리보를 좋아하는 료샤가 순간 어른거려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저것들을 가방에 넣어 사무실로 가져간다. 네덜란드 호떡집에서 미친듯이 새어들어오는 물을 막고 여기저기 타오르는 불을 끄고 있노라면 너무 머리가 멍해지고 그럴때 아무 생각없이 저 젤리를 몇개 집어먹게 되는 순간이 생김. 젤리 봉지는 아주 조그만 사이즈이다. 그런데 아무리 먹어봐도 저런 젤리는 도대체 무슨 맛으로, 왜 먹는지 모르겠음, 어릴 때도 안 좋아했었다. 

 

 

 

 

 

 

이건 쥬인이 보내준 생일선물. 지난 주말에 만나기 직전에 쥬인이 '토끼야 받고 싶은 거 링크 보내'라고 했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냥 쥬인을 만나 얘기나누는 걸로도 족했고 막상 정말 필요한 건 똑 떨어진 바디로션, 수분크림 등등 진짜 일상용품이었기 때문이다. 만났을 때에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저번에 쥬인이 한봉지 준 석류랑 그 물 맛있었어, 그거나 줄래?' 하고 농담으로 말했는데 쥬인이 정말로 석류즙과 해양심층수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그리하여 오늘 돌아와서 저녁 먹은 후 저 석류즙을 마셨음. 저 석류즙이 매우 맛있다. 다른 석류즙보다 훨씬 달콤하고 상큼함. 물도 시원하고 목넘김이 좋다. 그래서 오늘은 노동으로 지쳐 귀가했을 때 쥬인의 선물과 료샤를 연상시키는 하리보가 나를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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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지친 하루였고 잠도 매우 모자랐다. 날씨도 엄청 추웠다. 일은 고되고, 데리고 일하는 직원들 중 한명은 내내 나를 너무 피곤하게 만든다. 아주 히스테리컬하고 열등감이 강해서 그것을 타인에 대한 공격으로 치환하는 자기중심적인 직원이기 때문이다. 지휘하는 입장에서야 모든 직원들을 동등하게 대하려고 애쓰고 내 감정이 개입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만, 좋아지지 않는 것, 일이 아니라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기분마저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내색하지 않고 최대한 존중해주며 일한다만 실제 마음속으로는 저 사람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 이런 것은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끌어가는 입장이니 이런 감정, 개인적 호불호라는 것은 잊어야 한다. 

 

 

 

11월 하순에 잠깐 나갔다 오기로 했다. 아마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여기 적지는 않았지만 일과 관련한 외적 압박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지난 몇주 동안 퓨즈가 반쯤 나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많이 바쁜 시기이기도 하고 또 여행하기에는 최악의 시즌이지만 아 모르겠다, 일단 나간다. 일도 많고 휴가도 오래 내지는 못하니 짧게 다녀오겠지만. 그러나 나가는 날 당일에 큰 행사를 치러야 하니 그날 밤비행기를 제대로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것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자. 그런데 분명 날씨는 정말 안 좋겠지 ㅠㅠ 

 

 

 

 

 

 

 

빨리 자야겠다. 지하철에서 넋놓고 졸면서 왔다. 며칠 전부터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했다. 그러나 아직 20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어제만 25분 탔다. 흑흑 아예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낫겠지. 

 

 

어젯밤에 글을 매우 집중해서 쓰고 잤다. 아마도 약간 국면이 전환된데다 기존에 등장해서 친숙한 인물들에 대한 언급들이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간밤에 쓴 파트에는 미샤와 일린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역시 미샤가 간접적으로라도 등장해야 잘 써지는 것 같긴 하다. 미안해, 게냐야. 마음 같아선 오늘도 이어 쓰고 싶은데 너무 졸리고 머리가 아파서 아무래도 주말까지 또 미뤄야 할 것 같다. 에너지가 더 많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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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대체휴일이라 쉬면서 보낸 월요일. 월요병이 없어서 너무 좋았는데 이제 그것이 슬슬 밀려온다. 지난주 금요일에 온갖 일을 처리하려고 휴가를 냈기 때문에 나흘만에 출근하는 거라서 아마 내일은 엄청 힘들 것 같다. 일도 당연히 많고, 또 다시 적응을 해야 하니까. 쉬는 데는 그 즉시 적응하는데 ㅠㅠ

 

 

어제 쥬인과 만나서 즐거운 하루였지만 내내 두통에 좀 시달렸는데, 푹 자고 나니 좀 가셨다.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오늘은 수면바지까지 꺼내 입었다. 아직 난방은 돌리지 않아서. 이제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다 오른다고 하니 신경이 좀 쓰인다.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조금 쓰면서 보냈다.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노동지옥, 네덜란드, 호떡집으로 복귀해야 한다. 

 

 

글을 이어서 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마지막 파트인 4장으로 접어들고 나자 이제 리다는 나오지 않고 대신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더 쓰기가 용이하다. 아마 리다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이라 쓰는 내내 함께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쓰는 동안 비교적 인물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지만, 그 기술적이고 의도된 거리감과는 별개로, 감정의 일부는 지속적으로 프로펠러처럼 돌아가고 있기 마련이다. 그 프로펠러를 아예 멈춰놓고 쓸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좀더 줄타기를 선호하는가 보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아아 이제 다시 출근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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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렸고 날씨가 아주 싸늘해졌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반소매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잠자리에 들었을 때 추워서 긴 소매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수면양말을 꺼내 신었다. 이런 날씨는 정말 싫다. 가을비가 오면 뼛속까지 시리고 춥고 싸늘하고 쓸쓸하고 어딘가 부족하고 비참한 느낌이 든다. 이런 날씨가 되면 자동으로 아주 오래 전 맨 처음 러시아에 가서 맞았던 10월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난방은 아직 되지 않고, 매일 비가 오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종류의 음습한 추위에 계속해서 떨고.... 길은 어두워지고, 돈은 없고, 삶은 팍팍하고, 도착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아 말은 늘지 않는 것 같고, 아직 타국 생활에 적응은 안되고, 소련 붕괴 후 옐친 시대에 혼돈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러시아 사람들은 삶이 힘드니까 언제나 먹구름 같은 표정이고, 첫 한달 간 같이 살았던 룸메이트와는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 온갖 어려움을 겪고 등등등...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는 가을에 비가 오면 내가 어디에 있든 항상 그때의 그런 음습하고 어둑어둑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게 되었다. 흑흑... 가을엔 역시 하늘이 파랗고 해가 쨍쨍 나야 하는데... 비오는 날은 너무 싫다. 어느 계절이든 비 오는 날씨는 싫지만 특히 이맘때가 싫다.



사진은 귀가하는 택시 창 너머로 찍은 것.




날씨에 대해 투덜거리긴 했지만 오늘은 쥬인과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쥬인이 일하는 날이라 오늘 만났다. 쥬인이 저녁에 미용실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만났다. 내가 새 운동화를 사야 해서 나의 영원한 쇼핑 가이드(ㅎㅎ) 쥬인을 앞세워 몇달 전 성공적으로 운동화를 샀던 그 매장이 있는 쇼핑몰에서 만났다. 일찍 만났더니 쇼핑몰 별다방이 한적해서 그만 거기 눌러앉아 차와 빵을 약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그 후 운동화를 사러 갔다. 매장 점원이 친절하게 잘 안내해줘서 전광석화로 새 운동화를 샀다. 지난번에 산 운동화가 매쉬 소재라 이제 추워서 가을과 겨울에 신을 수 있는 가벼운 녀석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그리 이쁘진 않지만 착화감이 좋고 가벼운 나이키 윈플로 시리즈의 러닝화를 무사득템했다.



이후엔 서점과 가게를 좀 구경하다가 늦은 점심을 먹고, 쇼핑몰 공기가 너무 답답하여 잠깐 밖으로 나와 찬 바람을 쐬고 새로 문을 열었다는 커다란 투썸에 가서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늘은 쥬인에게서 커피의 종류와 내리는 방법에 따른 구분 등 이것저것 각종 유익한 정보를 획득했다. 그런 것도 모르느냐고 하신다면,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사실 기본적인 것밖에 모른다. 그런데 쥬인은 제과제빵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신 분이라(ㅎㅎ) 오늘 이것저것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을 계속 물어보았음. 토끼의 호기심천국 :0 커피빵과 물퍽(? 정확하진 않음)이라는 업계 용어도 들어서 너무 재밌었다. 나는 아무래도 잡다한 지식을 주워듣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보통때는 쥬인과 늦게까지 놀지만 오늘은 쥬인이 미용실 예약이 있어서 5시 반쯤 헤어졌다.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기분이 꿀꿀해지려고 했다. 그러나 택시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가 어느 채널인지는 모르지만 올드 팝을 계속해서 들려주었고 디제이도 별 말을 안 해서 좋았다. 게다가 그 노래들 전부 다 아는 노래라는 것이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 알마즈, 투데이 등 진짜 오래된 노래들을 비롯해 심지어 조지 마이클의 Faith까지 나왔다. 순식간에 중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물론 나의 그 시절보다 더 이전에 나온 노래들이긴 하지만 주로 이런 팝은 학교 다닐 때 아침 라디오로 접하곤 했었기 때문에... 몇년 후 러시아 기숙사에서 지낼 때 내가 가끔 알마즈의 후렴을 부르곤 했는데(이 노래 딱히 좋아하진 않는데 후렴구는 중독성 있어서 ㅋㅋ) 그러면 쥬인이 '토끼가 또 알마즈를 부르네' 하곤 했다. 잊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름.



돌아와서 온몸이 너무 쑤셔서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잠깐 자전거를 탔다. 그래서 겨우 15분밖에 못 타긴 했지만 그래도 안 탄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은 후 책을 좀 읽었다. 이제 글을 좀 쓰려고 한다. 어제도 열심히 좀 쓰다가 잤다. 내일 대체휴일이라 정말 다행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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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침에 박스에서 꺼낸 후 막 다듬기 직전의 꽃들. 이렇게 보면 별로 다듬을 게 없어보이지만 잔잎이 많은 꽃들이라 손이 많이 갔다. 

 

 

 

 

 

 

비몽사몽 졸음과 무거운 머리로 멍하게 꽃 다듬었다. 

 

 

 

 

 

 

메리골드와 오렌지, 흰색 수국.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장식용 식물. 메리골드는 사실 내가 딱 좋아하는 타입의 꽃은 아니지만(약간 맨드라미가 생각난다. 맨드라미보다야 이쁘다만)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저 수국의 조합이 이쁘다고 생각해서 골랐다. 예쁘긴 한데 꽃송이 한 대는 뚝 잘라져 버렸고 꽃의 양도 생각보다 적어서 아쉬웠다. 다듬어서 꽂아둔 꽃 사진들은 맨 아래 접어둔다. 

 

 

너무 피곤했었던 것 같다. 어젯밤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혹시나 싶어 자가키트로 검사도 해보았다. 음성이었다. 그 두통은 아마 수면 부족에 과로, 어제 온갖 서류 때문에 하도 돌아다녀서 피곤했기 때문인 듯하다. 정신없이 꿈에 시달리며 잤고 매일 출근하던 리듬 때문에 6시 좀 넘어서 깼다가 도로 잠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10시 좀 안되었을 때 '아아, 새벽배송 온 상자 안의 꽃이 시들시들해지고 있겠지' 하며 괴롭게 일어나 꽃을 다듬었다. 그리고는 도로 침대로 들어갔고 잠에 빠지진 않았지만 그냥 완전히 뻗어 있었다. 

 

 

정오가 한참 넘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일어났고 청소와 목욕을 한 후 엄마가 어제 끓여다주신 미역국으로 늦은 아점을 먹었다. 생일이긴 한데 오늘은 호젓하게 집에서 쉬었다. 가족들과는 어제 같이 지냈고 또 쥬인은 내일 만나기로 했다. 친구들 몇명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왔다. 음력이다 보니 9월에 카톡을 보고 먼저 연락하거나 축하해준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막상 내가 태어난 해의 진짜 생일은 윤달이 끼어서 11월이고... 아아아아... 애초부터 그 11월의 양력으로 해버렸으면 안 헷갈렸을텐데 nn년을 이렇게 살아오다보니 이제와서 바꾸기도 애매하고 뭐 그렇다. 

 

 

쉬다가 일을 좀 처리하다가, 책을 쭉 읽고, 붉은 군대와 과로 때문에 며칠 하다 미뤄뒀던 자전거 타기를 오늘 재개했다. 그런데 겨우 20분 밖에 못 탔음. 이제 내일부턴 30분 이상으로 늘리려는데 과연 가능할 것인가... 환절기라 그런지, 과로로 지쳐서 그런지 오늘은 내내 재채기도 나오고 괴로웠다. 

 

 

이제 글을 좀 쓰다 자야겠다. 꽃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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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아래 사진은 아침에 찍은 거라서 빛이 푸르스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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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늦은 애프터눈 티 마실 때. 푸른난초님이 보내주셨던 마카롱 1알과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무화과. 

 

 

..

 

 

어제 너무 잠이 부족한 채 누웠지만 막상 늦게 잠들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일어났다. 꿈을 이것저것 꿨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오늘은 휴가를 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바빴다. 아무래도 혼자 살다 보니 일을 대신 처리해줄 사람이 없고, 또 원체 게으른 관계로(ㅜㅜ), 또 직장인이다 보니 평일에는 짬을 내기 어려운데 이런 일들은 모두 평일에 해야 하는 종류라 참 쉽지가 않다. 그래서 휴가 낸 김에 왕창 몰아서 하느라 엄청 정신없었다. 

 

 

9시 반에 은행에 갔다. 예금 만기된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바빠서 재예치를 못하고 있었다. 사실 몇달 전에 사무실 근처 지점으로 큰맘먹고 점심 때 갔었는데 내 주민등록증이 너무 오래되어 사진이 지워져서 이것으로는 본인확인이 안된다고 반려당했다 ㅠㅠ 은행이 미용실 근처라 한방에 처리하자 하고 갔는데 9시 반에 갔는데도 이미 동네 어르신들이 많아서 30분 동안 기다리다가도 차례가 안 와서 결국 포기하고 미용실에 갔다(오전 예약을 해두었다) 

 

 

미용실에서 뿌리염색과 머리끝 커트를 좀 했음. 이번에는 이상하게 두달만에 머리가 확 길면서 새치집중구역이 너무 득세하여 너무 심란해서 아침 예약을 잡고 갔다. 담당 디자이너마저 깜짝 놀라며 '아니 이번엔 왜 이렇게 많이 긴 거죠? 혹시 보약이라도 드셨나요?' 라고 물었다 흐흑... 나도 모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빨리 자라나 ㅜㅜ 잠이 모자라고 너무 피곤한데다 휴가 중이었지만 업무 확인할 것이 많아서 머리 하는 내내 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업무지시하고... 

 

 

염색을 마친 후 다시 은행에 갔다. 아침보다 사람이 더 늘어나 있었다. 30분 넘게 더 기다린 끝에 간신히 만기 예금 재예치를 했다. 주민증이 안되니 여권을 제시했다. 오늘 재발급된 여권도 수령하러 가야 했는데, 새 여권은 주민번호가 들어있지 않아 신분증 대용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니 여권 바뀌기 전에 은행에 먼저 가야 했다. 헉헉... 

 

 

 

은행 업무 마친 후엔 길을 건너서 구청에 갔고 재발급 여권을 수령했다. 이건 금방 받았다. 

 

 

 

 

 

 

오른쪽 파란색이 새 여권. 옛날 여권보다 예쁘다. 그러나 여권에 박힌 지난주에 찍은 이상한 사진을 보니 슬펐다 흑흑흑... 

 

 

 

그리고는, 온라인 신청을 하면 어차피 직접 받으러 가야 하는데 그 시간 내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주민등록증도 재발급 신청하기로 결정하고는 택시를 타고 주민센터에 갔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신청을 했다. 무인발급기에서 지문 인식이 잘 안되는터라 지문도 새로 찍겠다고 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어머 근데 인식 잘 되는데요?' 라고 한다. '아닌데, 계속 빠꾸당하던데요' 하며 어쨌든 다시 찍었는데 다시 찍고 나니 또 인식이 안되어 담당자와 나 둘다 혼란에 빠짐. 하지만 친절한 베테랑 담당자가 내 옆으로 와서 요리조리 손가락을 움직여보게 하더니 답을 찾았다. 나는 주민증 만든지 너무 오래되어(ㅜㅜ) 내 지문이 좀 지워져서 새로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지문이 보통 사람 위치보다 좀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지문인식기에 보통 손가락 위치대로 올려놓으면 인식이 잘 안되고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야 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새로 찍을 필요가 없었던 것임. 하여튼 문제해결은 되었음. 담당자는 직접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동네라 가까우시니까요, 아니면 가족분이 대리수령해도 돼요 라고..) 나는 평일엔 직장에 있는데다 대리수령해줄 사람도 없어서 그냥 등기로 받겠다고 하고 회사 주소를 적고 나옴. 

 

 

 

이렇게 폭풍같은 일들을 마치고 집으로 왔더니 부모님이 와 계셨다. 엄마가 새 커튼을 가져와서 그것으로 침실 커튼을 바꿔달아 주시고, 내일이 내 생일이라 맛있는 음식을 왕창 싸오심. 엄마토끼 시그니처 꽃게탕은 당연하고, 미역국, 육개장까지 3종 세트에 각종 밑반찬, 그리고 삶아서 하나하나 껍질 깐 밤도 가져오셨다. 그래서 간만에 집에서 오붓하게 부모님과 앉아 점심을 먹었다. 빈속에 너무 정신없이 은행, 미용실, 구청, 주민센터를 오간 터라 맛있게 먹었음. 

 

 

 

그리고 오후에 부모님은 집으로 가시고 나는 늦은 차를 우려 마셨다. 너무 머리가 아프고 졸렸다. 차를 마신 후에는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들어가 두어시간 누워 있었다. 모레는 쥬인이랑 보기로 했다. 내일은 그냥 집에서 좀 쉬려고 한다. 헉헉 이번주 많이 힘들었다. 

 

 

 

티타임 사진 세 장 접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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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서 주문했다가 피본 가짜 웨지우드 찻잔. 이 일 이후 쿠팡에서 찻잔 주문은 안 하기로 함. 빡쳐서 한쪽에 처박아뒀다가 오늘 간만에 꺼내서 차 마심. 그래 네가 무슨 죄겠냐 하며... 마카롱이 푸른색이라서 색깔 맞추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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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발견한 담뱃갑. 왜 이런 것을 이렇게 아무데나 투척하고 가는 걸까, 공원이라 바로 근처에 쓰레기통이 있는데... 그런데 이것을 사진찍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하여튼 찍고 나서 집어서 버렸음. 오늘의 착한 일 +1

 

 

오늘도 매우 바빴다. 아주 일찍 출근했고 빡세게 일했다. 윗분과 계속해서 몇몇 현안을 놓고 회의를 했다. 오후 늦게 다른 부서장(이자 친구)과 몇가지 협업해야 하는 업무 때문에 또 회의를 하러 갔다. 그 회의가 길어져서 평소보다 좀 늦게 퇴근했다. 그나마도 중간에 자리가 나서 앉아 다행이었다. 그 시간대에는 만원 지하철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집에 오시기로 했고, 나는 만료되어 새로 신청한 여권도 찾고 만기된 통장 정리도 해야 해서 내일 휴가를 냈다. 휴가이지만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번엔 새치집중구역이 예전보다 더 빨리 자라난 것 같아서 급 심란하여(이게 아무래도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 + 그것 때문에 더욱 새치가 눈에 잘 들어옴 콤보인듯) 아침 일찍 미용실 예약도 해두었다. 그러니 내일은 휴가지만 휴가가 아님. 그래도 출근을 안 하니 좀 나을 것 같다. 아아 머리 아파...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온몸이 괴롭고 이로 인해 자꾸자꾸 그만 다음달에 어디론가 나갔다 올것만 같은 무서운 예감과 유혹에 시달리는 중. 아 모르겠다 너무 졸린다. 간밤에 5시간도 못 잤음. 곧 자러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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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 바빴던 날이라 쿠마 패거리 그림으로 때워야 하는 날이지만 이틀 연속 쿠마가 나오면 어쩐지 너무 슬퍼서(흑흑. 분명히 쿠마는 귀여워서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캐릭터이건만 어느새 바쁨과 과로의 시그니처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네덜란드와 호떡집과 동급), 작년에 달력 만들 때 모아두었다가 쓰지 않았던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함. 페테르부르크의 부셰. 크루아상을 먹은 걸 보니 아마도 말라야 모르스카야 지점인 것 같다(카잔 성당 뒷길 부셰에선 보통 디저트를 먹었고 이 부셰에선 아점을 먹었으니) 이 사진은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즉 빛과 그림자, 홍차, 그리고 설탕 봉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마음에 남는 사진이다.



.. 근데 또 가만히 보니 왼쪽 벽과 창문의 방향이 카잔 성당 뒷길 지점인 것 같기도 함. 생각해보니 그 지점에서도 라자냐인지 오믈렛인지 샌드위치인지를 한번 먹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아 감퇴하는 기억력...


일찍 출근해서 역시 아주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내년 사업 때문에 부서 내부 회의. 점심에도 시간이 모자라서 그냥 컵밥으로 때우고 일하고... 오후에도 내내 줌회의의 연속. 피곤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일도 힘이 들고 온갖 스트레스가 엄습하여 또다시 '아아 확 떠나고 싶다' 의 좀 위험한 모드에 빠져 있음. 아마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이 너무 피곤하게 굴어서 그런 것 같다. 져야 할 짐과 풀어줘야 할 타래가 너무 많은데 이게 내 업무능력에 넘친다기보다는, 애를 쓰면 하나하나 다 풀어낼 수는 있는데 그 '애를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빡치는 지경임. 근데 이렇게 써놓으니 그게 이미 능력에 넘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흑흑...




일단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스케줄이 덜 잡혀 있긴 한데 요즘은 매일매일 기본이 네덜란드의 터진 둑이고 거기에 그날그날 불붙은 호떡집이 한개인가 두개인가 정도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으앙 쓰고 보니 뭔가 슬퍼.





...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지난 주말에 결국 궁금해서 구글로 찾아보았다. (지난주에 방문한 외국 손님들 중 네덜란드 사람이 없어서 물어볼 수가 없었음) 네덜란드 소년 얘기는 실화가 아니라 미국의 어느 동화작가가 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읽은 미국 관광객들이 하도 네덜란드 가서 그 소년 얘기를 해서 네덜란드에서 실제로 그 소년 동상인지 뭔지를 세 군데 도시에 만들어놨다고 함. 이럴수가 사실이 아니었다니.. 그리고 동화에서도 소년은 팔뚝으로만 구멍을 막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손으로도 막고 다른 구멍이 또 나서 발로도 막고 심지어 엉덩이로도 깔고 앉은 소년 이미지로 각인된 것일까 아마 자가이입이 너무 많이 됐나보다 흑흑흑... 하여튼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나에게 네덜란드 소년은 여전히 손, 발, 엉덩이 온몸으로 터진 둑 막고 있는 이미지임 흑흑... 그런데 실화가 아니라니 그 소년은 참 다행이다. 실화였다면 소년은 저체온증에 걸려 큰일 날 수도 있었을테니 흑흑... (왜 이런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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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패거리들 그림이 나왔다 = 오늘 아주아주 바빴다. 

 

 

연휴 동안 너무 늦잠 자고 신체리듬이 깨져서 새벽 늦게야 자고 4시간 남짓밖에 수면을 못 취하고 출근. 아침엔 비가 왔다. 종일 아주 바빴다. 해결해야 할 여러가지 아주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서 너무 머리가 아팠고 나중엔 배가 심하게 당기듯 아팠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이런 와중에도 자기만 아는 골치아픈 직원이 다가오는 자기 사업 때문에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 히스테리 모드에 들어갔음. 중간중간 선을 그어주고 있긴 한데, 웬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그리고 고집이 엄청난 사람은 성격 자체를 바꿀 수도 없고 또 전문 직무인 탓에 사람을 바꿔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냥 안고 가야 하는 무거운 짐이다. 온갖 업무 스트레스와 과중한 책임감 때문에 너무 지쳐서 어디론가 휙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ㅠㅠ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시에 퇴근했다. 아마 수면 부족도 한몫 한 것 같다. 오늘 좀 제대로 자면 내일은 좀 맑아진 머리로 일을 더 할 수 있겠지. 아악, 맑아진 머리로 상쾌한 가을 하루~여야 하는데 일을 더 할 수 있겠지라니 으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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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은 보름 정도 잘 버텨주었다. 아직도 다 시들진 않았지만 군데군데 갈색 반점이 심해져서 멀쩡한 부분만 조그맣게 가지를 잘라내 이렇게 작은 도자기 병에 담고 나머지는 버렸다. 조그만 수국 구경 중인 도자기 토끼랑 파랑꼬리깃털 새.









종일 비가 계속 내렸다. 날씨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아침에 깼다가 까무룩 도로 잠들어서 엄청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종일 책을 읽고 쉬면서 보냈다. 르 카레의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다 읽었다. 며칠 동안 집중해서 읽었고 상당히 재미있긴 했지만(결말 부분에선 좀 슬프기도 했고) 어딘가 많이 느슨하다. 팅커...와 비교하면 너무 모든 것이 훤히 드러나보이고 주인공에 대한 묘사들은 얄팍한 느낌이 든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묘사는 피상적이다. 그리고 스마일리에 대한 작가의 접근법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작가는 유머를 쓰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서적인 쪽보다는 차라리 냉정한 서술이 더 어울리는 작가다. 하여튼 순서대로 쭉 읽기로 했으니 이제 이 카를라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다시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번역되어 나왔을 때 딱 한번 읽고 꽂아둔 터라 거의 8~9년만에 다시 펼쳐보는데 도입부와 결말, 몇가지 감상은 기억나지만 중간은 정말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그러니 새로 읽는다 생각하며 다시 읽기 시작함.




오후엔 글도 좀 썼다. 4장으로 넘어갔고 두 주인공 중 한 명은 이야기에서 퇴장했다. 4장은 3장보다 짧고 또 이렇다할 사건보다는 의식의 흐름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좀더 빨리 쓸 수 있기를 바라는데 이것도 손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으니 아직은 모르겠다.




연휴가 다 지나갔다. 내일은 출근해야 한다. 해야 할 일,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항상 많다. 오늘은 날씨 때문인지 기분도 가라앉고 좀 우울하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니 꿀꿀하다. 가을비는 싫다. 밤에 고요한 가운데 거센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가워지고 산란해지는 느낌이다. 글을 좀 쓰다가 자야겠다.





... 자기 전에 추가) 오늘은 집중해서 글을 두어 페이지 썼다. 요즘은 하루에 두 페이지 쓰면 집중해 많이 쓰는 편이다. 예전엔 어떻게 하루에 열페이지 스무페이지 집중해 썼을까 싶다 ㅠㅠ 글 자체의 밀도 차이라고 할수는 없고, 역시 에너지가 떨어져서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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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네 꽃이 거의 모두 활짝 피어났다. 특이하게 생긴 꽃이다. 우아하면서도 어딘가 인위적으로 보인다. 아마 꽃잎의 요철과 가느다란 화형 때문일 것이다. 

 

 

 

 

 

 

이건 어제 꽃봉오리 상태일 때 찍어둔 사진이다. 아직 한 대는 이런 봉오리 상태로 남아 있지만 내일이면 그것도 다 필 것 같다. 

 

 

 

 

 

피곤하게 잤다. 꿈에서 매우 아끼고 또 미약한 마음이나마 기도를 보내드리고 있는 이웃님이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계속해서 곁에 가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다음 꿈에서는 오래 전에 키웠던 강아지인 토리가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토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아주 나이든 말티즈였다. (결국 강아지가 나왔으니 개꿈인가 ㅜㅜ) 

 

 

계속 자고 싶었지만 억지로 일어나 빵 한 조각과 차 한 잔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멀미할까봐 먹은 건데 결국 별 소용없이 택시 타고 가는 동안 엄청나게 멀미를 했다. 어제와 오늘이 연달아 부모님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이기로 했는데 우리 집은 멀기도 하고, 또 휴일에 우리 집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은 무척 밀린다. 게다가 가는 길에 탄 택시는 운전이 너무 난폭해서 몇십초마다 계속 차선을 바꾸고 급정거를 반복해댔다. 내렸을 때는 너무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팠다. 그래서 엄마가 준비해 오신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못 먹어 슬펐다 ㅠㅠ 어쨌든 부모님과 동생네랑 봐서 좋았다. 

 

 

부모님 생신을 축하해드리고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후 늦게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더더욱 밀렸다. 멀미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 집에 올땐 지하철을 탈까 했지만 너무 돌아서 와야 했기 때문에 눈 딱 감고 택시를 다시 탔는데 심하게 밀렸다. 그나마 택시 기사가 너무 수다쟁이인데다 창문을 좀 열어놔서, 그리고 운전은 덜 험해서 멀미는 거의 안 했으니 레이서보다는 수다쟁이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ㅜㅜ 

 

 

집에 돌아와 늦은 애프터눈 티를 우려 마시고 좀 쉬었다. 그러다 어질어질해서 침대에 한시간 정도 들어가 쉬었다. 기적적으로 잠들지는 않았다. 책을 좀 읽고 쉬고 저녁을 챙겨먹었다. 내일이 쉬는 날이라 참으로 엄청나게 다행이다. 월요병이 없다, 아아 참으로 기쁘다. 

 

 

간밤에 글을 많이 쓰진 않았지만 중요한 문단을 집중해서 썼다. 이제 드디어 4장으로 넘어갔다. 기나긴 3장이었다. 이제 다시 좀 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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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달력을 넘겼다. 올해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니 너무 놀랍기만 하다 ㅠㅠ 10월이 된 것에 대한 유일한 아주 작은 즐거움은 새로 만든 달력을 처음 넘겼다는 것이다. 지난 2년 간은 러시아/프라하 등 여행 사진으로 만들었다가 간만에 다시 꽃돌이 슈클랴로프님으로 돌아왔음. 

 

 

어제 완전히 녹초가 되어 누웠고 진통제마저 아무 효과가 없어 붉은 군대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다 간신히 잠들었다. 아침에 계속계속 자고 싶었지만 새벽배송 온 꽃이 상자 안에서 시들고 있을 걱정에 10시 좀 안되어 억지로 기어나와 꽃을 다듬어 화병에 꽂아두었다. 그리고는 빈속이라 그냥 약을 먹을 수가 없어서 무화과를 한개 먹고 곧장 진통제를 먹고...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잠들진 않았지만 비몽사몽 침대에 한참 붙어 있다가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내내 책 읽고 쉬었다. 그리고 여권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온라인 재발급 신청을 했다. 이러느라 어제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세월의 흐름과 노화가 너무 역력하고 역시나 증명사진은 얼굴이 평면적으로 나오다보니 너무너무 안 이뻐서 참 슬펐다 흑흑... 다이어트를 하면 좀 나아지려나 ㅜㅜ 

 

 

이제 글을 좀 쓰다가 자러 가야겠다. 이번 주말부터는 생일 주간이다. 우리 집은 동생 빼고는 모두 생일이 일주일 사이에 몰려 있는데 오늘은 엄마토끼 내일은 아빠토끼 그 일주일 후는 나토끼 생일임. 내일 가족이 모이기로 했다. 그러니까 내일은 늦잠 많이 잘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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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고되고 힘들었던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번주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말 바쁘고 지치는 날들이었다. 

 

 

빡세게 일했고 점심 때는 업무상의 스트레스 때문에 엄살지수가 1만퍼센트로 올라간 직원을 데리고 밥을 먹으며 그래그래 우쭈쭈 해주느라 진이 빠졌다. (이분이 나보다 나이도 더 많으시다만 엄청나게 어리광과 엄살, 징징거림이 심하다. 그러나 마음씨는 선량하고 또 업무역량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잘 달래가며 북돋워주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긴 하므로 나는 그냥 아기 키운다 생각하면서 당근을 계속 주며 일을 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받을 수도 없고 워낙 심한 폭탄들이 다른 곳에 우글거리므로 그에 비하면 이분은 양반이기 때문이다) 

 

 

오후에도 빡세게 일하다 두시간 반반차를 내고 진료를 받으러 갔다. 그 길은 참으로 멀었다. 돌아오는 길엔 정말 피곤하게 졸았다. 이번 달에는 붉은 군대가 매우 늦게 왔다. 스트레스와 과로, 노화의 3단콤보가 아닌가 싶다. 하여튼 그래서 오늘은 진통제로 버티고 있는데 많이 아프고 힘이 든다. 

 

 

주말이 왔고 월요일에 쉬니까 참으로 다행이다. 내일은 몸 상태 봐서 청소도 미루고 그냥 뻗어있을지도 모른다. 일요일에는 부모님 생신이라 가족이 모이기로 했다. 일단 내일은 늦잠 자고 뻗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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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제목 날짜 적으면서 금요일 밤이라고 썼다가 고침 ㅠㅠ 무의식의 반영이랄까. 

 

 

아주아주 바쁘고 또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였다. 어제보다는 스케줄이 덜 빡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유는 1%도 없었다. 갑작스럽게 추가된 줌회의 2개와 업무회의 1개, 그리고 윗분과의 업무논의 등등등... 그리고 '촉은 빅데이터'라는 말이 정말 딱 맞아서 내가 예상했던 대로 인력 관련 문제가 하나 생겼음. 너무나도 정확하게. 그러나 거기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딱 안 나온다. 왜냐하면 윗분이 야심에 차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론칭해 꿈과 희망에 뭉게뭉게 젖어있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 꿈이 애초에 없었어도 해결이 힘든 상황인데 이것 때문에 문제가 더 가중되었다. 그리고 회계 절차가 너무 늦어지고 그쪽 부서에서 너무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와서 정말 피곤하기 짝이 없고 우리 실무자는 스트레스를 못 이겨 그쪽 담당자와 언성을 높이기에 이르렀다. 

 

 

너무 문제가 많다. 이건 둑 터진 네덜란드의 불난 호떡집에 이어 회오리바람까지 몰아닥치는 격임 ㅠㅠ 해결해야 하는 답 없는 짐들이 자꾸만 가중되니 '다 집어치워! 난 떠날 거야!' 하고 소리치며 정말 휙 돌아서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고나. 

 

 

... 요즘 뉴스를 듣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보다가 오늘 퇴근길에는 문득 어린 시절 너무 싫어했던 이솝 우화가 생각났다. 주피터에게 왕을 내려달라고 빌었던 개구리들이 통나무를 받자 아 이게 뭐야 하며 난리를 쳐서 빡친 주피터가 황새를 내려보냈고 첨엔 '우와 뽀대난다 멋있는 자태다 위엄있다' 하던 개구리들이 황새에게 다 잡아먹혔다는 이야기 말이다. 싫어했던 이유는 어릴때 부모님이 사주셨던 멋진 그림책들과 성우가 녹음한 테이프 세트가 있었는데 이 이야기도 그 책과 테이프에 수록된 거였고, 테이프에 녹음된 황새에게 잡아먹히는 개구리의 처절한 비명과 이를 비웃는 교훈이 가득한 노래, 그리고 개구리를 부리로 집어먹는 황새의 리얼한 그림 3콤보 때문에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ㅠㅠ (개구리도 무서운데 살육과 약육강식 그림은 더더욱 무서웠음!) 나중에 보니 원본에는 황새가 아니라 물뱀이라 되어 있던데 물뱀 그림이었으면 더 무서웠을 것 같다!!! 하여튼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통나무 별로라고 바보라고 난리치다가 황새가 왔네 뭐 그런 생각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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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는 길 화단에 피어 있던 꽃. 금잔화와 만수국 비슷해보이는데 그 중 하나려나, 아니면 전혀 다른 꽃이려나 모르겠다. 

 

 

오늘은 둑 터진 네덜란드에 불 붙은 호떡집이 두 개 개장된 날이라고 칭하면 대충 어울리는 표현일 거 같은데 그렇게 쓰니 쫌 울고 싶다 ㅠㅠ 뭐 이번주엔 오늘 일정이 제일 빡셀 거라고 알고 있었으니... 오늘도 7시 반 출근했고 바쁘게 일하다가 해외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해 응대를 하고... 오후엔 어르신 전문가들을 모시고 회의를 하고... 그 와중에 골치아픈 새로운 폭탄이 하나 터져서 그거 처리하러 나는 심지어 중간에 먼저 나와야 했다. 폭탄 제거하느라 정신없다가... 퇴근길에도 폰으로 내내 줌회의에 참석했다. 일일이 적기도 피곤하다. 집에 와서도 또다른 골치아픈 업무 때문에(협조를 해주지 않고 자기네 실적만 따지는 스탭부서 때문이다) 한참 우리쪽 실무자와 업무 톡을 주고받느라 기가 다 빠졌다. 

 

 

그래도 자전거는 20분 탔다. 도저히 더 늘릴 수가 없다. 다리가 아파서 ㅠㅠ 

 

 

너무 피곤하다. 곧 자리에 누워야겠다. 왜 이렇게 일이 많지 ㅠㅠ 본시 (집)토끼는 원래 게으르게 놀고먹으며 번식이나 하고 그러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놀지도 못하고 맘껏 게으르지도 못하고 번식은 더더욱 못하고 이게 뭔가. 아 뭐 먹기는 하는구나 딩글딩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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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매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잠도 좀 모자랐고 역시 출근길에 일찍 나섰지만 자리가 없었다. 일요일부터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했는데 겨우 이틀 탔으나 이미 너무 다리가 아팠다. 그래도 저녁에 귀가해서 다시 20분을 탔다. 이제 30분으로 늘려야 하는데... 그러나 힘들어서 밥은 그냥 막 먹었다.두부랑 토마토 따위를 다시 주문해야 하는데 흑흑... 밥솥에 밥이 많이 남아있다는 자기 방어논리로 저녁밥 먹음 ... 

 

 

오전엔 다른 부서와 업무협의 회의를 두시간 가까이 했고, 오후엔 내내 각 실무자들이 지금까지 쓴 예산과 연말까지 쓸 계획 따위를 대조해가며 숫자와의 투쟁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온갖 대응책들이 오갔다. 그리고 마음씨는 착하지만 일처리가 엉망인 직원을 좀 닦아세우고(ㅜㅜ 이렇게 하기 싫은데 이 사람은 대놓고 정확하게 닦아세우지 않으면 도저히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 엉엉), 각종 일들을 처리하고 또 처리하다가 퇴근했다. 아 정말 피곤하다. 

 

 

그런데 내일이 제일 빡센 날이다. 외국인들 응대, 그리고는 또 전문가 어르신들 응대와 회의, 심지어 퇴근시간 이후에도 줌회의.... 그나마 외국인들에게 통역이 딸려와서 참으로 다행이다. 아아아아 네덜란드 토끼... (근데 내일 방문하는 외국 인사들 중에 네덜란드 사람이 하나 있다. 어쩐지 물어보고프다, 네덜란드에서도 터진 둑 막은 소년 얘기 유명해요? 실화에요? 하고 ㅋㅋ 아아 예전에 네덜란드랑 같이 일할 때 물어볼걸 ㅋㅋ) 

 

 

무지무지 피곤하다. 이번주는 내내 바쁘고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나날이지만 그래도 내일이 제일 절정이라고 예측해보며(부디 그 예측이 맞기를) 에너지를 다 끌어올려봐야겠다. 근데 지하철에서 서서 출퇴근하고 엄청 느릿느릿 실내자전거 페달 굴려서 기껏 20분 타고는 이미 에너지 하나도 없다 흐앙... 아직 겨우 화요일인데. 도와줘요 토끼 수호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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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파 다듬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우수수 져버린 튜베로즈 꽃송이들과 봉오리들. 튜베로즈는 향기가 너무 좋았지만 너무 금방 시들어서 오늘 물을 갈아주려고 하자 이렇게 꽃송이가 왕창 떨어졌다 ㅠㅠ 버리려니 아까운데다 꽃송이 자체는 멀쩡했고 향기도 여전히 나서 미니 접시에 담아두었다. 

 

 

 

 

 

 

정녕 꽃이란 미모와 향기와 튼튼함을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인가 ㅠㅠ

 

 

월요일이라 아주 힘든 하루였다. 한시 넘어서 잠들었으니 잠도 엄청 모자랐다. 요즘 점점 일찍 일어나 출근 중인데 놀라운 것은 새벽 6시 20분에 집을 나서도 지하철에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흑흑흑... 좀 너무한 거 같아... 

 

 

아주 바쁜 하루였다. 일찍 출근해 빡세게 일하다가 9시 반부터 오전 내내 스트레이트로 심사회의에 들어갔다. 그나마 줌회의라서 다행이었다. 점심 이후 이웃 부서와 공동으로 모종의 훈련 같은 것을 하느라 또 무지 정신없었다. 마치고는 또다른 회의의 연속. 진짜 빡세게 바쁜 하루였다. 귀가하는데 너무 피곤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외국의 어느 협력 관계자들과 줌회의를 하느라(시차 때문에 밤에 하게 됨) 푹 쉬지 못했다.  

 

 

그래도 자전거를 20분 탔다. 아아 이제 식이요법도 다시 시작하고 점점 자전거 타는 시간도 늘려가야 할텐데. 이미 다리가 너무 쑤신다 흑흑. 겨우 이틀 탄 건데. 

 

 

내일은 오늘보단 덜 바쁘기를 빌어본다만, 내일은 숫자들과의 전쟁을 해야 한다. 아아 매일매일이 네덜란드 호떡집 토끼... 그건 그렇고 네덜란드 호떡집이 너무 입에 착 감겨서 이 제목으로 나중에 책을 한권 쓰고 싶다 ㅋㅋ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핸드폰 가게가 있어서 매일 이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볼때마다 교정벽으로 몸부림친다. 아아아아아 저거 바꿔서 붙여주고 싶어... 름하고 필하고 바꾸고 싶어... 근데 너무 당당하게 몇달째 저렇게 붙어 있는 걸로 봐서 '혹시 저런 단어가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인가? 저것도 뭔가 MZ세대의 톡톡 튀는 감각이나 조어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순서를 잘못 붙인 오타인가 아니면 젊은 감각으로 많이 쓰는 단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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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햇살 아래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없어진 일요일. 파도처럼 밀려오는 월요병! 그 월요병을 위로해 주고 있는 하얀 수국 꽃그늘 아래 곰이랑 토끼랑 코기들, 오른편 너머 어렴풋이 보이는 실바니안 토끼들. 코기 두 마리는 전에 쥬인이 핸드폰 받침대로 쓰라고 선물해줬고 실바니안들은 다샤님의 선물이다. 모두 옹기종기. 나도 얘들처럼 출근 안하고 예쁜 꽃그늘 아래 뒹굴뒹굴 쉬었으면 좋겠다 ㅠㅠ 내일부터 다시 노동의 현장으로, 네덜란드로... (하도 사고가 많이 터지고 맨날 둑 터진 거 막느라 정신없으니 나의 일터는 이제 네덜란드라고 칭하는 것으로... 뭔가 슬프다. 자매품 : 호떡집)









튜베로즈가 송이송이 피어나면서 꽃향기가 자욱해졌다. 향기를 맡고 있으니 참 좋다. 침실에도 한 대 가져다둘까 싶은데 화장대에 올려둘 자리가 없네. 잘못하면 잠결에 쳐서 떨어뜨릴까봐... (침실엔 옷장, 화장대, 침대 외엔 아무 것도 놓아두지 않아서 꽃병 올려둘 자리가 없음)









pc 책상 앞에도 이렇게 한 대 짧게 잘라 꽂아둬서 글을 쓰거나 하루의 메모를 정리할 때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아침에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계속 자고 늦게 일어났다. 지지난주에 굴러들어와 계속해서 후속 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폭탄 때문에 주말에 쉬면서도 마음 한켠이 계속 불편했고 걱정이 되었다. 내일 출근하면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이 폭탄과 관련해서는 내가 당초 우려했던 모든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는데다, 뒤끝있는 분도 얽혀 있으니 매끄럽게 흘러갈 리가 없다. 그나마 가장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대응하고 있지만 '뒤끝'은 그런 합리성으로 감당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기도 하고... 게다가 오후에는 외부 사람들과 협력해 진행하는 업무와 관련한 단톡방에서 윗분이 또 좀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여서 그것을 진정시키고 중도 해결책을 제시해주느라 추가로 피곤했다. 아 제발 휴일에는 일 얘기 좀 안하고 살면 좋겠구만.




간밤에 집중해서 글을 열심히 썼고(정서적으로 휘몰아치는 부분이라 몰아서 쓰되 이런 순간에는 문장 하나하나마다 검토는 하지 않는다) 오늘 오후에는 그 부분을 좀 고치고 문장들을 일부 더 추가했다. 가능하면 조금만 더 쓰다 자야겠다.




내일은 매우 바쁘다. 아침에 세시간 가까이 되는 스트레이트 심사회의에 들어가야 하고(그나마 줌이라 다행), 오후에도 바깥에서 진행되는 일들이 있다. 그거 끝나고는 또다른 직원의 업무보고 회의가 잡혀 있다. 이번주의 피크는 수요일이다. 그날은 외국인들이 많이 오고(ㅜㅜ), 오후에는 또 전문가 어르신들을 모신 회의를 해야 하고 그거 끝나고도 또 줌회의를 해야 한다. 그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엄청 많다. 제발 폭탄이 더 커지지 않기를, 후속 폭발이 더 없기를... 머리와 몸이 모자란다. 아아 네덜란드.




꽃들 사진 잔뜩 접어두고 마무리.




... 하려다가 아, 하나 빼먹었다! 오늘 스스로 기특한 일. 드디어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함. 피곤해서, 안 하다 하는 거니까 라는 핑계로 20분밖에 안 탔지만 그래도 시작한 게 어디야... 부디 꾸준히 다시 계속 하기를. 이번주 중엔 식이요법도 같이 재개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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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테이블에 놓아둔 액자의 화보를 바꾸었다. 파란색의 로미오와 줄리엣 화보를 원체 오래 끼워두었던 터라, 가을에 맞는 색감으로 바꿔봄. 라트만스키의 신데렐라를 추고 있는 디아나 비슈뇨바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오른쪽 액자는 전처럼 그대로 놓아두었다. 

 

 

어제 늦은 밤까지 계속 업무와 관련된 폭탄 처리와 대응을 하느라 긴장하다 잠들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다 했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높은 분이 뒤끝을 부리게 되면 힘들어질 수 있겠다 생각하니 기분이 우울했다. 하여튼 어제 소나기로 고생하고 많이 걷는 등 다리도 너무 아프고 지칠대로 지친 터라 피곤하게 잤다. 아침에 여러번 깼다가 도로 자고 또 잤다. 

 

 

10시 즈음 괴로워하며 기어나와 아침배송 온 꽃을 간단히 다듬어 화병에 꽂아놓느라 잠이 좀 깼다. 그래도 도로 침대에 들어가 한참 쉬다가 늦게늦게 일어났다. 청소를 하고 나서는 몸이 너무 쑤시고 아파서 따뜻한 물에 목욕을 했다. 이번 달은 붉은 군대가 좀 늦어지고 있어 더욱 피곤하다. 가뭄에 콩나듯 이런 적이 있는데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그렇다 ㅠㅠ 

 

 

차를 마시고 쉬다가 글을 조금 썼다. 이제 조금 더 쓰다가 자야겠다. 열심히 쓰는 중이고 쓰는 재미도 있는데, 이와는 좀 다른 측면에서, 주인공이 너무 진지한 타입이라 그런지 뭔가 별 생각없이 웃기고 가벼운 걸 쓰고 싶은 기분이다. 하지만 지금 쥐고 있는 걸 다 끝내야지. 정작 이거 다 쓰고 쓰려던 글도 전혀 웃기고 가벼운 타입은 아니었음. 

 

 

바꾼 액자 사진 두 장과 초록초록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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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외근을 나갔다. 점심 시간이 애매해서 근방 카페에서 간단하게 에그치즈 샌드위치와 생강차로 때웠다. 이때 갑작스럽게 스콜처럼 쏟아진 엄청난 소나기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비는 10여분 만에 그쳤고 이후 해가 쨍쨍 났다. 

 

 

 

 

 

 

사진만 보면 여유로워 보이지만... 힘든 하루였다. 

 

 

잠이 모자란 채 출근했다. 오늘도 7시 반 안되어 도착. 빡세게 일했다. 그리고 점심 좀 안되어 외근 때문에 길을 나섰는데, 목적지가 그리 멀지 않았고 오늘따라 택시가 아예 안 잡혔다. 갈수록 카카오 택시가 안 잡힌다. 블루라도 있으면 그거라도 타는데 그것도 거의 없다. 대여섯번 시도하다 계속 안 잡혔고 그 순간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졌다. 물보라가 일고 태풍처럼 바람이 불고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우산이 뒤집혔고 옷이 다 젖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환승도 해야 하고 많이 걸어야 해서 망설이다 버스를 탔는데, 비 때문에 노선을 잘못봐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걸 탔다 ㅠㅠ 간신히 중간에 내렸는데 애매한 위치라 버스 정류장까지도 한참 걸어야 해서 그냥 포기하고 목적지까지 걸어갔다. 그렇게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니 너무 지쳐서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차를 마시고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업무를 본 후 나와서 다시 지하철역까지 한참 걸었다. 그래서 오늘은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귀가해서 너무 피곤해 잠시 침대에 쓰러져 있었는데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났다. 많이 걸어서 그런가 싶다 ㅜㅜ 그리고 지난주에 떨어져서 계속해서 후속 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폭탄이 오늘 또 터져서 밤까지 그것에 대응하느라 너무 신경을 써서 정말 피곤하다. 온갖 걱정거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음. 피곤하기 그지없다. 역시 일해서 돈벌고 스스로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것은 쉽지가 않구나... 

 

 

주말이 와서 참 다행이다. 너무 피곤하다. 

 

 

 

 

 

 

 

가을 햇살은 참 좋았다. 이 햇살이 오늘 유일하게 좋았던 건가보다. 

 

 

잠깐 점심 때웠던 카페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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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에 이 벽을 지나쳐가면서 꼭 이 흔적에 잠깐 눈을 둔다. 아마도 '부라더 미싱'이었겠지. 하지만 눈을 둘 때마다, 미싱이 missing으로 변형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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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아주아주아주 바쁜 날이었다. 너무 바쁘게 일해서 정말 일분 일초의 여유가 없었다. 너무 신경을 많이 쓰며 일해서 머리가 너무 아프다. 7시 반 되기 전에 사무실 도착해 계속 정말 빡세게 일했고 오전엔 2시간 동안 스트레이트로 줌 회의 두개... 점심을 급히 먹은 후 면접심사를 하러 갔고 이것도 스트레이트로 두시간 반 동안 심지어 내가 진행. 

 

 

면접심사는 언제나 진이 빠지는 일이다. 사람을 마주해야 하고 짧은 시간 동안 소위 '에센스 질문'을 던져서 그 사람의 직무 역량과 팀웍, 업무적합도 등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불편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 건 아니고, 이건 좀 이상한데 싶으면 추가 질문을 던져 좀 압박을 가하기도 하지만 그건 내용 상의 문제이고 쓸데없이 압박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도 잘 배분하고 조정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식으로 면접을 하면 무지 진이 빠진다. 전반적으로 내게 사람을 솎아내고 단시간 내에 파악하는 능력이 있는 편이긴 하지만 동시에 사람 대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는 타입이기도 해서 피곤피곤하다. 

 

 

면접을 마치자 업무 시간이 거의 다 끝났지만 사무실에 돌아와 온갖 일들을 처리하고, 최고임원과도 피곤한 통화를 하고, 정말 이것저것 마구 쏟아지는 일들을 하다가 귀가했다. 오늘따라 지하철 운이 없었다. 출근은 새벽같이 했는데 오늘 새벽 지하철이 한대 고장나면서 연착이 되어 사람이 많았고 퇴근 지하철도 내 앞자리만 자리가 끝까지 안 나서 출퇴근 내내 장시간 서서 와서 너무 다리가 아팠다. 그리고 아침엔 선선했지만 낮에는 해가 뜨거웠고 퇴근 지하철은 너무 습하고 덥고 숨이 막혔다. 완전 녹초가 되어 귀가. 지금도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아 정말 왜 이렇게 일이 많을까 흑흑... 네덜란드 토끼... 

 

 

유일하게 좋았던 점은 새벽 꿈에 아주 잠깐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기억이 거의 안 나는데, 아주 잠깐 복도 같은 곳에서 마주쳐 인사를 하고, 객석에서 무대 쪽으로 가서 그날 공연에 출연했던 그의 아내 마샤에게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어줬던 것 같다. 발로쟈도 마샤도 실제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도 다정하고 상냥했던지라 기억 속에 정말 좋게 남았나보다. 

 

 

아아 내일 하루만 잘 버텨보자. 아아 네덜란드 헉헉... 그런데 과연 네덜란드 소년 이야기는 네덜란드에서도 유명한 이야기일까? 둑 터지는 걸 온몸으로 문어발처럼 막아낸 가엾은 네덜란드 소년에 맨날 이입하는데 막상 그 동네 가면 '첨 듣는 얘긴데?' 하는 거 아닐까? 이럴 줄 알았으면 예전에 암스테르담에 출장 갔을 때 그쪽 사람들에게 물어볼 걸 그랬다. 지금은 암스테르담에 지인이 없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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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그런데 이 글을 다 쓰고 나자 갑자기 맨 위의 ~더 미싱은 부라더 미싱이 아니라 말 그대로 '더 미싱'이라는 어떤 연극이나 작품 제목일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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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침엔 제법 쌀쌀하다. 6시 반이 되기 전에 집을 나서니 더 그런 것도 있지만, 오늘은 상당히 공기가 차가웠다. 하지만 낮에는 엄청 햇살이 뜨거웠고 사무실은 에어컨을 틀지 않았더니 덥고 답답했다. 귀가하는 지하철도 더웠다. 아침 출근길의 하늘 사진 한 장. 

 

 

어제 생각지 않게 휴가를 내고 너무 많이 자버린 결과 밤늦게서야 잠이 들었고, 그나마도 새벽 3시 반에 기분 나쁜 꿈을 꾸고 깨고 5시쯤 다시 깨어나 아주 얕은 잠을 자다깨다 하다 6시에 일어나서 무지 피곤했다. 꿈에서 정말 어이없게 리락쿠마가 등장했는데 이것은 좀 슬픈 호러 같은 꿈이었다. 뭔가 리락쿠마를 속여서 이상한 나무인형 눈사람 같은 것으로 변형시켜 허허벌판에 허수아비처럼 방치해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봐야 해서 엄청 슬펐다! 그리고 그 다음 꿈에선 기차인지 지하철 안에서 나를 못살게 구는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에게 몹시 항의를 하다가 깼음. 내 머리카락을 계속 만지고 간섭을 하면서 지하철에선 머리핀으로 머리를 틀어올리면 안된다고 이상한 규정을 들이대며 못살게 구는 이상한 여자였다. 키가 크고 매우 마르고 연한 귤색 단발머리의 여자였음. 나는 구구절절 조목조목 따지고 나중에는 화를 냈다. 아니 이 꿈은 도대체 뭐야 엉엉... 

 

 

출근해서는 종일 엄청 바빴다. 새벽 잠을 설쳐서 더욱 일찍 출근했는데 한숨도 못쉬고 계속 빡세게 일했다. 진짜 피곤했다. 오후 늦게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내일은 이번주 중 제일 빡센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에 줌 회의 두개. 이른 오후부터는 또 면접심사에 들어가야 한다. 아, 올해는 왜 이렇게 면접에 많이 들어가야 하나 엉엉 너무너무 피곤하다. 이 심사도 나보고 진행을 하라고 한다. 아아아아아 시러시러시러... 

 

 

집에 왔는데 오늘 가방이 너무 무거웠는지(날씨가 선선해졌기 때문에 사무실에 놓고 입던 여름 카디건을 챙겨왔고 아침에 걸치고 갔던 짚업도 더워서 벗어 넣어버렸더니만), 오른쪽 어깨와 날개뼈 근처에 근육 무리가 간 듯 슬며시 담이 온 것처럼 불길하게 쑤셔온다. 안되는데... 담이면 진짜 피곤한데... 그러면 또 병원에 가야 하는데 엉엉 내일 할 일 진짜 많단 말이야... 부디 자고 나면 괜찮기를. 거기다 아직도 붉은 군대가 안 왔다. 이번 달에는 과로 때문인건지 뭣때문인지 좀 늦다. 이러면 몸이 더더욱 피곤하고 괴로움. 그런데 어차피 늦게 올거면 차라리 아주 바쁜 내일은 지나고 오기를 바라는 중이다(근데 이넘은 완전 청개구리니까 '그래? 그럼 내일 갈게~' 하며 짠 나타날지도... 흑흑 나쁜넘) 

 

 

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늦지 않게 자야겠다. 머리도 아프고, 날씨가 선선해져서 그런지 귀가하는데 눈과 코가 아팠다. 건조해서 그런가, 아니면 이게 혹시 코로나나 감기의 전조인가 흑흑... 콧구멍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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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어제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새벽 6시에 알람이 울려 깼을 때 '아, 나는 더 자야 한다' 라는 아주 강력한 의지가 발현되었다. 아마 붉은 군대가 와야 하는데 늦어지고 있어 몸 상태가 말이 아닌데다 어제도 빡세게 바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보통은 좀 낑낑대다가 1분을 넘기지 않고 일어나는데 오늘은 '아 안돼' 하고는 그냥 자버렸다. 그리고는 아침에 휴가를 냈다. 이런 날은 보통 업무 일정이 따로 잡힌 게 없다. 그런 게 있으면 혼신의 힘을 다해 나가기 때문이다. 즉 마지막 보루가 없는 날이다. 그래서 자고, 또 자고, 또 잤다. 거의 열시간에서 열한 시간 가까이 잤는데 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이 잔 것만이 오늘의 수확이었고 그외에는 완전 폭망이었다. 그 이유는 휴가가 아무짝에 쓸모없이 낭비되었고 종일 죽어라 일을 했기 때문이다. 이럴 거라면 그냥 출근해서 빡세게 일했어야 했다. 자고 또 자다가 문득 폰을 보니 업무 연락이 와 있었는데 아주 골치아픈 건이었다. 지난주 초에 굴러온 폭탄이 역시 나의 예측대로 나쁜 방향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것을 막아내고 잘라내야 했다. 이것 때문에 결국은 두세시간 동안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하며 자료도 만들고 긴급통화도 하고 온갖 노력을 다해서 어쨌든 일단 해결은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으니, 오늘따라 이상하고 피곤한 감사 자료가 흘러넘쳐서 그것들을 또 대응해줘야 했다. 결국 하루종일 메일을 뒤지고, 중간중간 pc를 켜고 일을 하고 직원들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각종 문제들을 챙기느라 말만 휴가지 빡세게 일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심지어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다. 이게 뭐야. 아까운 내 휴가 ㅠㅠ 

 

 

꿈에서 가방을 꾸려야 했다. 기내 캐리어 정도 크기였다. 이런 꿈도 이따금 꾸는데, 여행을 갔거나 출장을 갔거나 하여튼 어딘가에 가 있는데 비행기 시간이나 떠날 시간은 코앞인데 짐을 꾸려놓지 않은 상황이다. 비행기 떠나는 시간이 4시간 남았는데 아직 숙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캐리어를 그대로 열어놓고 짐은 하나도 안 챙긴 채였다. 그래도 4시간 남았으니 얼른 챙겨서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숙소인지 집에 새로 들어와야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내 가방 안에 자기들 짐을 한두개 집어넣고 마음대로 가방을 꾸리려고 해서 당황해하며 급하게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뭔가 여러가지 꿈을 계속 꿨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이 안 나야 잠을 제대로 잔 거겠지. 

 

 

사진만 보면 여유롭게 차 마신 것 같지만... 폭탄을 처리한 후 잠깐 이렇게 차를 마시다가 다시 컴퓨터 앞으로 가서 빡세게 일하고 저녁까지 일했다. 예기치 않은 휴가로 여유있는 독서와 티타임과 꽃멍과 글쓰기를 해보려 했지만 일만 했다 흑흑.. 그래도 글을 몇줄 쓰기는 했으니 그나마도 자가 칭찬... 

 

 

 

 

 

 

연보라 리시안셔스와 흰 장미와 흰 수국으로 레이스 드레스 분위기. 

 

 

 

 

 

 

용담초 색깔이 참 이쁘다. 그런데 이제 시들시들하다... 

 

 

티타임과 꽃들 사진 여럿 접어두고 오늘 메모 마무리. 오늘 집에서 빡세게 일하긴 했지만 내일 출근하면 더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아아 힘을 내자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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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하다가 마주친 너무 귀여운 포메. 주인과 함께 산책 중인데 딱 봐도 신이 나서 종종걸음으로 투닥투닥 나아가고 있어 너무 귀여워서 멀리서 찍어보았다. 주인분 얼굴이 안 나와 있어서 올려본다. 아아 옛날에 키웠던 갈색 포메 태지와 하얀 포메 토리 생각에 무척 그리웠다. 

 

 

 

 

 

 

조금 흔들렸지만 한 컷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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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라 엄청엄청 바쁜 하루였다. 여기저기서 또 일이 뻥뻥 터져서 그거 수습하고 틀어막느라 오늘도 둑 터진 네덜란드 소년 토끼 ㅠㅠ 그래도 빡세게 일하다 어찌어찌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퇴근했다. 지하철에서는 뒤늦게 너무 졸려서 마지막 서너 정거장 동안 너무너무 암흑처럼 졸았다. 이런 졸음은 역시 붉은 군대가 임박했다는 징후인데, 이 망할 넘은 아직 오지 않았다. 몸만 힘들다 흑흑.. 

 

 

날씨가 다시 더워졌는데 귀가 지하철이 냉방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너무 숨이 턱턱 막혔다. 더위 때문에 늦모기가 기승이었다. 여름에도 모기에 안 물렸는데 오늘 사무실에서 모기를 세 마리나 잡았고 결국 제대로 한 방 물려서 왼쪽 종아리가 벌겋게 부었음. 사무실 구석 탕비실의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잔뜩 부어두었다. 아무래도 그 배수구에서 모기가 올라오는 것 같아서. 근데 이미 늦은 것 같다 ㅠㅠ 성숙한 모기들이 이미 날아다니고 있으니... 그래도 알이라도 죽이겠지 ㅠㅠ 

 

 

잠이 모자라고 피곤하니 오늘은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왜 맨날 일이 많을까 엉엉. 옛날에는 분명히 부장님들은 탱자탱자 노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들도 사실은 엄청 일 많이 하고 책임에 짓눌리고 일 못하는 부하직원들(물론 거기에는 나도 포함됐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 안했지만 ㅠㅠ) 때문에 속썩으며 하루하루 괴로워했겠지...하고 생각해보는데,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그 당시 그분들은 이렇게까지 일이 많지 않았던 것만 같.... 흑흑... 아 모르겠다 우렁이 없으니까 그냥 일해야 한다 꽵. 책 좀 읽다가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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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지나간 주말. 특히 일요일은 더욱 휘리릭 지나간다. 월요병과 두통으로 울부짖는 밤. 

 

 

아침 꿈에 마린스키 극장에 갔다. 꿈이란 것이 보통 그렇듯 이 극장은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마린스키와는 많이 달랐다. 그리고 나는 객석이 아니라 백스테이지에 있었다. 백스테이지는 너무나 작아서 무대로 나가는 통로도 겨우 두어명이 간신히 서 있을 정도라 과연 여기로 어떻게 무용수들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백스테이지 통로는 아주 작고 허름한 회의실로 연결되었다. 흰색 회반죽 벽으로 둘러싸이고 합판 테이블이 놓여 있는 회의실이었다. 그 회의실의 양쪽으로는 마치 무대 뒤 합창석이나, 베누아르/벨에타쥐의 칸막이처럼 조그만 방 안에 객석들이 두어 줄 놓여 있었다. 그 방 중 하나로 들어가자 객석이 있는 방으로 또 이어졌다. 마치 미로 같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없었다. 나는 불안해서 주위를 둘러보았고 이러한 미로같은 객석의 방 중 하나에서 마린스키의 금빛 램프(실제로 2야루스 정도 올라가서 칸막이 방으로 들어가면 천정에 가까운 아름답고 커다란 금빛 램프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거였음)가 보였기 때문에 아 여기가 극장 맞구나 하고 안도했다. 

 

 

그러고는 어떻게 돌아서 나와 객석들이 있는 홀로 나왔다. 발레가 아니라 오페라를 공연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때가 발렌타인데이 시즌이라 커플 아닌 불쌍한 솔로를 위한 이벤트인지 모르겠지만 극장의 나이든 안내원 할머니가 혼자 온 관객에게 무슨 쿠폰과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있었다(맨첨엔 핫윙이었는데 나중에 내가 받았을 땐 다른 거였다. 근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남. 아마 샴페인 한잔이나 초콜릿 그런 거였던 듯) 내가 손을 들자 안내원 할머니가 '너는 뭐?' 하고 물어서 내가 구구절절 '아니 그러니까 나 혼자 왔고, 어쩌고' 하고 불쌍한 설명을 했다. 그래서 먹을 것과 쿠폰을 받았는데 쿠폰은 뜬금없이 우리나라의 어느 오케스트라인지 오페라단이 뻬쩨르 어느 극장에서 하는 공연의 50% 할인티켓이었다.

 

 

그리고는 오른편을 보니 객석 옆이 바로 백스테이지였고 남자 무용수 두명이 캐릭터 댄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어느새 내 옆 좌석에는 어린 시절의 레냐가 앉아 있었다(6살 무렵의 레냐였다) 레냐는 나에게 공연에 대해 물었는데 심심하고 지루한 것이 분명했다. 무대에서는 오페라가 아니라 다시 발레 돈키호테가 공연되고 있었는데 나는 무대와 옆쪽 백스테이지의 연습 중인 무용수들을 동시에 보면서 레냐에게 줄거리와 춤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안내원 할머니가 공연 중에 조용히 해야 한다고 우리를 야단쳤다. 내가 입을 다물자 레냐가 못마땅해하며 칭얼거리다 내 손을 깨물었다(고양이나 강아지 같았음. 현실에서 레냐는 나한테 이런 적이 없었는데 ㅠㅠ) 그러다가 깼다. 아마 얼마 전 레냐랑 통화를 해서 그런가보다. 

 

 

이렇게 꿈을 열심히 꿔서, 그리고 꿈속에서 노어로 얘기를 해야 해서 그랬는지 많이 자긴 했지만 깨어나서도 계속 졸리고 피곤하고 머리가 아팠다(흐흑, 노어를 해서 그래)

 

 

 

 

 

 

 

늦게 일어났고 차 마시며 르 카레의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읽고 글을 조금 쓰고 쉬었다. 이제 다시 일주일이 시작된다. 기운을 내자... 망할 넘의 붉은 군대는 역시 안 왔다. 딱 내일 나타나겠지 흑흑... 그래서 머리가 계속 아프고 몸 상태는 별로임. 우렁이가 나 대신 출근해주면 참 좋겠다. 

 

 

글을 좀 쓰다가 자야겠다. 

 

 

 

 

 

 

꽃들이 활짝 피었다. 흰색과 푸른색, 보라색 꽃들 사진 왕창 아래 접어두고 일요일 메모 끝. 다 쓰고 나서 보니 거의가 꿈 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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