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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22 10.22 토요일 밤 : 생각지 않은 위안, 많이 자고 쉬었음
  2. 2022.10.21 10.21 금요일 밤 : 정말 고된 일주일, 좌시 끝, 주말엔 쉬자
  3. 2022.10.20 10.20 목요일 밤 : 마리 앙투아네트님의 부활, 너무 지친다
  4. 2022.10.19 10.19 수요일 밤 : 아이구 힘들어, 넋두리의 결론은 억울함, 우렁아 좀 와주면 안되겠니 2
  5. 2022.10.18 10.18 화요일 밤 : 쑤시고 피곤하고, 빡센 월화, 만만치 않은 1과 2 4
  6. 2022.10.17 10.17 월요일 밤 : 아직 버벅, 추워짐, 사회적 가면 최고도화, 너무 피곤, 며칠 후 현실화된 감자칩 2
  7. 2022.10.17 10.16 일요일 밤 : 카카오 대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옛 추억, 엄청 바쁜 날들이 기다린다, 쓰는 중 2
  8. 2022.10.17 10.15 토요일 밤 : 쉬었음, 르 카레와 스마일리 시리즈, 직관 쪽이 더 좋다, 쓰는 중 2
  9. 2022.10.14 10.14 금요일 밤 : 아이스크림으로 타락, 온갖 불타는 호떡집들, 대체품 그래도 찾음
  10. 2022.10.13 10.13 목요일 밤 : 엄청 무서운 꿈, 오늘도 역시 바쁘고 피곤했던 하루, 내일을 버텨보자, 단종, 리뉴얼 미워 2
  11. 2022.10.12 10.12 수요일 밤 : 호떡집의 증식, 제거할 수 없으니 안고 가야 하는데, 도와줘요 색조 성인! 6
  12. 2022.10.11 10.11 화요일 밤 : 하리보, 쥬인의 선물, 노력으로 안되는 것, 퓨즈, 쓰면서 2
  13. 2022.10.10 10.10 월요일 밤 : 쉬니까 좋았는데, 켜놓은 프로펠러, 다시 노동의 나날로
  14. 2022.10.09 10.9 일요일 밤 : 꿀꿀한 가을비, 쥬인이랑, 새 운동화, 뒤늦게 주워듣는 지식들, 과거에서 온 알마즈
  15. 2022.10.08 10.8 토요일 밤 : 비몽사몽 꽃 다듬고, 불명확한 생일, 쉬었음
  16. 2022.10.07 10.7 금요일 밤 : 휴가였지만 폭풍같이 바빴음, 온갖 일들 다 해치움 2
  17. 2022.10.06 10.6 목요일 밤 : 왜 그럴까, 오늘도 매우 바빴던 하루
  18. 2022.10.05 10.5 수요일 밤 : 마음에 남은 사진, 과로, 네덜란드 소년에 대하여
  19. 2022.10.04 10.4 화요일 밤 : 과로와 스트레스, 맑아지면 뭐해!
  20. 2022.10.03 10.3 월요일 밤 : 남은 수국, 쉬었음, 비, 다 읽음, 계속 쓰는 중
  21. 2022.10.02 10.2 일요일 밤 : 꿈, 가족, 레이서와 수다쟁이, 쓰는 중
  22. 2022.10.01 10.1 토요일 밤 : 새 달력 넘김, 뻗어서 쉰 토요일, 세월무상
  23. 2022.09.30 9.30 금요일 밤 : 힘들었던 이번 주, 우쭈쭈도 힘들다, 뻗을 예정 2
  24. 2022.09.29 9.29 목요일 밤 : 무의식, 회오리, 정말 꽤꼬약이다, 문득 떠오른 우화
  25. 2022.09.28 9.28 수요일 : 터진 둑 위에 호떡집 두 개, 너무 피곤, 토끼가 왜 이런가

 

 

 

어제는 너무 지친 상태로 귀가했고 심신이 소진되어 아무런 즐거움이 없었다. 빨리 쉬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자기 전에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다 문득 귀가하며 들렀던 집 근처 별다방에서 사온 조각케익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크아웃해서 나올 땐 아무 생각없이 들고 왔는데, 뒤늦게 보니 상자 한쪽에 이렇게 메모가 적혀 있었다. 아마 포장하면서 점원이 적어놓은 메모 같다. 갑자기 어딘가 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고 기분이 좀 좋아졌다 :)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별거 맞음. 동네 별다방 점원님 고마워요~

 

 

 

 

 

 

마음을 위로해준 손글씨 메모 한 장 더. 그런데... 반전은 저 상자 안에 들어있던 신상 조각케익을 오늘 티타임에 곁들여 먹었는데 그것은 맛이 없었습니다 흑흑... 맛있게 먹어보려 했는데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고마워요!

 

 

너무너무 피곤했던 탓에 정말 곤하게 잤다. 보통 한번 잠들면 서너시간만에 새벽에 깼다가 도로 잠들기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자정 좀 넘어 잠든 후 아침 7시 넘어서까지는 안 깨고 잤다. 그리고는 꽃 배송 문자를 보고 잠결에 기어나가 상자를 현관 안으로 넣어놓고 도로 잤고, 9시부터는 2~30분마다 깨며 도로 자고 또 자기를 반복했다. 이것저것 꿈도 많이 꿨다. 꿈에서 쥬인과 뻬쩨르에 갔는데 막상 호텔은 프라하에 있는 호텔이었고, 우리는 옛날에 헬싱키 갔던 이야기를 했다. 뭔가 참 짬뽕이 되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 세 도시는 모두 쥬인과 함께 지냈거나 여행을 했던 곳이다. 

 

 

깨어나서는 꽃을 다듬었다. 잎사귀가 많아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꽃 다듬고는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가 한참 게으름피우고... 한시 넘어서야 침실에서 나와 청소와 목욕을 하고 밥을 챙겨먹고 늦게 차를 우려 마시고 책을 좀 읽고 글도 좀 썼다. 자전거는 오늘도 20분밖에 못 탔음. 

 

 

그래도 좀 자고 쉬어서 어제보다는 몸도 기분도 나아졌음. 이제 글을 쓰다가 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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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찻잔에 동동 뜬 메리골드 한 송이가 이쁘지만, 이것은 며칠 전에 찍어둔 사진이다. 오늘은 너무 바쁘고 고된 하루라 사진 없어서 이걸로 대체. 메리골드는 모두 시들었고(그래도 열흘 정도 갔으니 오래 봤다) 소국만 좀 남아 있다. 지난 주에는 메리골드와 소국이 잘 살아 있어서 꽃을 주문하지 않았었다. 내일 아침에 새로 올 꽃을 기대해야지... 오늘의 낙은 내일 아침 새 꽃, 그리고 주말이라는 점이다. 

 

 

길고 고되고 너무 힘들었던 일주일을 간신히 마쳤다. 주말이라 정말 다행이다. 어제 윗분과의 생각지 않은 언쟁(뭐 막판엔 생산적으로 좋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때문에 지쳐서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자고... 새벽 5시 즈음부터 거의 10여분마다 깨며 피곤해하다 6시에 일어났다.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해 고되게 일했다. 그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내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문제의 히스테리 직원이 오늘 아침에는 과도하게 선을 넘어서 더이상 봐줄 수 없는 상황이라 아주 따끔하게 조목조목 지적을 해놓고 이 사람이 잘못하고 있는 것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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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사람의 태도와 내로남불 유체이탈 남탓 열폭에 너무 화가 났는데(내가 웬만하면 아랫사람이나 후배들에게 이러지 않는다), 실제로 이 사람의 문제점과 행태에 대해 내가 알고 있고 또 탈탈 털 수 있는 사항들의 50%로만 순화해서 지적을 했다. 그러기 위해 엄청난 자기 제어를 했다. 내가 몰라서 놔둔 게 아니고 다 알면서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거늘. 어쨌든 이 사람은 뜨끔했고 풀이 죽어서 꼬리를 내렸는데 앞으로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이 굴러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조금은 눈치챈 것 같다. 그러나 끝까지 남 탓, 원망의 기조는 남아 있었다. 윗분과도 모든 문제점을 공유했다. 사실 윗분도 이 사람의 행태 때문에 기가 막혀하고 화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그나마도 항상 참고 넘기셨던 것이다. 

 

 

부서 전체를 위해서는 이런 직원은 사실 없는 것이 낫다. 부서 이동을 시키기 어려운 보직이라 문제이긴 한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임원과 인사부 쪽과도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 이 정도까지 참아줬으면 정말 내가 보살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업무 문화에도 나쁜 영향만 끼치니 사실 제거해야 하는 인자인데, 차마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내가 여태 장점을 보려고 애쓰고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존심 사이에서 열폭하는 성깔을 품어주고 어쨌든 리더십과 역량을 양성해주려고 그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세상만사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내년 사업계획 보고서는 오후에 초안을 마무리했다. 다음주에 각 직원들이 정리한 몇몇 데이터들을 추가하면 될 것 같다. 이것도 집중해서 썼으면 이틀 정도면 끝낼 것을 이번주 내내 너무 일이 많고 바쁘고 또 사람들 때문에 힘들고 이놈저놈 다 사고를 치고 호들갑 떨며 달려와서 온갖 불을 다 꺼주느라 정신이 없어 결국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점심에는 최고임원께서 밥을 사주셨는데 영양만점 솥밥을 잘 먹긴 했지만 역시 편안한 식사 자리는 아니었음. 

 

 

이번 주말엔 그냥 완전히 늘어져서 쉬어야겠다. 힘든 일주일이었다. 다음주는 이번주보다 낫겠지. 그래도 주말이니 다행이다. 내일은 자고 또 잘 수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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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쿠마 그림 = 힘들었던 하루의 증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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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고 무척 소진이 되었다. 일도 바빴지만 무엇보다도 윗분이 한동안 잠잠하다가 오늘 대차게 히스테리를 부리며 억지를 썼다(주로 부서원 몇명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표출. 심지어 공식 회의 중에 유치하게 신경질을 부렸고 나중에 따로 나를 불러서 자기 빡친 것을 적나라하게 히스테리...) 나는 그것을 받아주는데 한계가 와서(그분이 말하는 것만큼 그 직원들이 잘못한 것도 전혀 아니었음. 본인이 제안한 신규기획사업이 구현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성질을 부리고 있었던 것임) 하나하나 조목조목 받아치고 뭐가 잘못됐는지 한동안 함께 언성을 높이며 그것은 아니라고 하느라... 한 30분 정도 그렇게 소리높여 논쟁을 하다가 나중엔 또 좋은 방향을 생각해보는 걸로 주고받고 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긴 했다. 그래서 윗분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여러가지 해결 방안을 껴안고 행복하게 퇴장하셨는데(외근을 가셨음), 이분은 원체 해맑은 분이라 그렇게 가실 수 있고 나는 감정 배설을 받고 나면 너무 피곤해져서 복구가 안 되고 있음 =_=

 

 

내가 평소엔 잘 받아드리는 편이고 정말 화가 날 때 이렇게 정색하며 대꾸한다는 것을 아시는 분이라 나에게 연신 자기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다고 사과는 하셨는데(그러고보면 뒤끝은 별로 없으심. 장점이다), 이분은 자기가 원하거나 설계해놓았거나 뭉게뭉게 뜬구름 잡아놓았던 것이 현실에 부딪쳐 포기해야 되는 시점이 오면,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직원들이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갑자기 아주 유치하게 성질을 부려대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게, 여기저기 나 있는 구멍들을 내가 다 메꾸고 있었던데다 이분의 비현실성을 내가 다 채워오고 있었기에 ㅠㅠ 원하는 게 있어도 다 가질 수 없으니 현실을 직시하고 욕심을 좀 내려놓으셔야 한다고 쓴소리를 좀 많이 했다. 

 

 

몇년 동안이나 이 보직을 맡아 이 본부를 이끌어오셨으면 조직문화와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따위에 대해 최소한은 알아두셔야 하는데 여전히 처음이랑 똑같음. 개인의 공간도 아니고 최고임원도 영리업체의 사장님도 아닌데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어떻게 다 구현하냐고 ㅜㅜ (최고임원도 사장님도 자기 하고 싶은 걸 다 구현하진 못할 거 같음) 역시 굶어죽어가는 빈민가에서 빵 없으면 과자 먹으면 되지 하는 마리 앙투아네트님 ㅠㅠ (한동안 안 쓰고 있던 이 별명 다시 부활) 사실 따져보면 우리 부서/본부 맨파워가 너무 약하다는 데서 근본적 문제가 비롯된 거라서 이건 해결할 방안이 없다. 이나마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게 솔직히 말해 기적이고 내가 네덜란드 둑 위에서 구멍들을 막아가며 호떡집 여러 개 불을 끄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거의 전적으로 내 노력으로 예산도 두배로 늘렸고 원하시는 기획사업도 몇개나 론칭시켜 어떻게든 굴려주고 있다! 다른 사람을 한번 만나보셔야 여태 본인이 얼마나 순풍에 돛단 듯 여기까지 오신 줄을 알게 될 듯 ㅠㅠ

 

 

 

 

 

 

원래 오늘 내내 집중해서 보고서를 쓰려고 오전의 회의 빼고는 가급적 업무 논의나 보고는 내일로 미뤄달라고 부서원들에게 말해두었는데 막상 윗분 때문에 보고서 쓸 시간을 다 뺏김 ㅜㅜ  나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중한 업무도 업무지만 실상은 1. 히스테리 장착/자기 생각만큼 똑똑하지 못한 열폭 직원 2. 아무리 말해도 리셋되는 천진난만한 사고뭉치 직원 3. 마리 앙투아네트님임 ㅠㅠ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밥 먹고는 전적으로 스트레스 때문에 스낵도 먹어버렸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안 좋다. 귀가 후 자전거 20분 탄 것이 다 무효가 되었다. 아무 생각도 집중도 하고 싶지 않다. 흑흑 오늘 자고 나면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내일은 출근하자마자 오늘 다 못 끝낸 보고서 초안을 써야 하니까 불구덩이 물구덩이 막는 동안 빡친 기분은 가라앉겠지. 이열치열도 아니고 흑흑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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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으앙, 제목 쓰는데 또 목요일이라고 쓸 뻔했다 ㅠㅠ 내일이 금요일이기를 바라는 무의식적 갈망의 표출. 

 

 

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퇴근 무렵이 되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오늘은 오전 두시간 줌회의, 점심은 친구와의 약속, 그외엔 별도 일정이 없었으므로 아침 일찍 출근한 후 두어시간, 그리고 오후에 집중해 내년 업무계획 초안을 만들어놓으려 했지만 아침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고 너무 하기가 싫었다. 머리를 써서 구조를 잡고 단어를 잡아내고 성과에 대한 미사여구를 만들어내고 내년 사업계획에 대해 체계를 부여하는 이 모든 일들에는 집중력이 필요한데 도무지 잘 안됐다. 그나마도 좀 집중하기 시작하면 자꾸만 부서원들이 골칫거리와 문제거리를 들고 나타났다. 철없는 애도 있고 말귀 못 알아먹는 애도 있고 그사이 또 사고를 친 애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그리고 인력 운용 문제도 있어서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여러가지라 도저히 집중해서 페이퍼를 만들 수가 없었다. 이러니 머리가 아픈 것도 당연한 듯. 

 

 

퇴근 무렵 가장 절친한 친구(몇달 차이로 입사해서 동기처럼 지낸다. 나보다 세살 많은 언니인데 업무능력도 성격도 배울 점이 참 많다)와 업무 때문에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다 보고서 지옥에 파묻혀서 넋두리를 하다가... 

 

 

나 : 정말 옛날에도 부장들이 이렇게 보고서를 다 쓰고 다 떠맡고 있었던 걸까? 옛날에도 부장들은 그러고 있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 

 

친구 : 아니야(단호함) 그때는 안 그랬어. 

 

나 : 생각해보면 옛날부터 꼬꼬마 때부터 보고서는 항상 내가 썼네 ㅠㅠ 억울해. 

 

친구 : 나도 그래. 억울해. 

 

 

얘기를 나눌수록 함께 서글퍼짐 흐흐흑... 뭔가 정말 억울하다 흐앙... 

 

 

무지 피곤하다. 환절기라 그런가, 건조해져서 그런가 모르겠는데 피부 상태가 안 좋아지고 좁쌀같은 조그만 뾰루지가 두어개 생김. 온몸이 '과로 그만 해!' 하고 외치는 것 같다. 근데 사실 야근은 안 하고 꼬박꼬박 퇴근하는데. 너무 일찍 출근해서 그런가. 뭐 일하는 동안 너무 머리를 많이 쓰고 있긴 하지... 온힘을 다해 일을 몰아서 하고 가급적 야근 안하는 스타일로 일해와서 퇴근할 때가 되면 에너지가 0이 됨. 늦지 않게 자야겠다. 아아 내일 나 대신 우렁이가 출근하고 보고서도 우렁이가 대신 써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일도 모레도 계속 서로 다른 분야 회의가 있어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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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손님들을 모시며 알게 모르게 긴장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요즘 다시 재개한 실내자전거 타기 때문인지(그래봤자 엄청 약하게 20여분 밖에 안 탐) 잘 때 몸이 너무 쑤시고 불편하다. 꼭 그날이 다가올 때의 몸살기운 비슷한데 아직 기간은 남았고, 근데 잠은 깊게 안 들고 몸은 쑤시고 ㅜㅜ 노화의 증거인가. 

 

 

오늘은 하루종일 신경을 곤두세우며 집중해야 하는 날이었다. 원래는 내년 사업계획 보고서를 쓰려고 했는데 종일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라이브로 들으며 필요한 경우 지원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건 완전히 공쳤다. 대신 본사에서 올라온 절친한 선배와 점심 먹은 후 잠깐 차마시며 그간의 이야기도 하고 정보 공유도 했다. 그외엔 많이 피곤한 하루였다. 

 

 

아침에는 히스테리 장착 직원의 원고를 검토했는데 이 사람은 글을 아예 못 쓰지는 않지만 너무 현학적이고 꺽꺽한 만연체를 구사하는데다 극심한 번역체에 복문 구조를 선호하여 읽다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전문성의 영역이라 가급적 수정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만 문장이 이상하거나 모호한 부분 몇 개는 결국 수정의견과 그 이유를 코멘트로 달아서 보냈다. 일을 할 때 가장 피곤한 사람은 어느 쪽인 걸까?

 

1.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 않은데 본인의 똑똑함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직원

2. 지적하면 그대로 고치고 수긍하긴 하는데 돌아서면 까먹어서 그 다음번에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는 직원. 

 

대체로 2보단 1이 낫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1도 정말 데리고 일하기 힘들다. 이런 경우는 열에 아홉은 히스테리를 장착한데다 근본적으로는 자존감이 낮고 열폭하는 기질이 있어서 ㅜㅜ 그렇다고 2는 괜찮으냐? 당연히 아니고... 1을 데리고 일할 때(혹은 지시할 때)는 가급적 그 높은 자존심과 낮은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자신을 매우 제어해야 하는 반면 2의 경우는 어느 정도 리셋이 반복되면 빡치게 되어 점점 목소리를 높이게 되어버린다.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2보다는 1이 사람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2는 답답해서 소리를 좀 높이지만 어쨌든 그 순간을 넘기면 해결은 되고 '아이구 이 바보, 아이구 답답해 내가 좀 더 품어주자' 로 그냥 마음이 풀어지는데 1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것도 타고난 성향과 기질이 한몫 할 것이다. 나는 옛날부터 자기 생각만큼 똑똑하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사람들을 견디지 못하는 편이었다 ㅜㅜ 

 

 

이번주는 월요일과 화요일부터 너무 빡센 하루하루라 아직도 수목금 사흘을 더 보내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주말이 오는 건 좋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 건 싫으니 이것도 노화의 증거인가보다. 기승전노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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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틀 내내 먹통이던 티스토리도 돌아오긴 했는데 아직 pc 버전도 그렇고 좀 버벅거려서 글쓰기 버튼을 누르려면 티스토리 메인화면으로 가서 내 프로필을 클릭해야만 나온다. 그리고 pc로 들어와도 모바일 버전으로 보이고...

사진은 이른 아침 출근길의 하늘과 서서히 단풍 들기 시작하는 나무. 오늘은 날씨가 상당히 싸늘했다. 대신 낮에 정말 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새파래서 너무 예뻤다. 문제는 그 아름다운 낮의 햇살과 푸른 하늘을 만끽하지 못하고 VIP들을 모시며 이것저것 안내하느라 너무 피곤했다는 것이지만 다 좋을 수는 없으니 그러려니 한다 ㅠㅠ

이상하게 간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고 잠들고 나서도 온몸이 너무 쑤시고 불편해서 계속 자다깨다 얕은 잠만 잤다. 그래서 너무너무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다. 오전 내내 일하느라 정신없이 바빴고 점심부터는 이 손님들을 모시고 식사를 같이 하며 사회적 가면 최고도화 모드에 들어가 있었다. 내내 미소와 밝은 표정과 끊어지지 않는 상냥한 대화 등등... 겉으로는 잘 된다만 사실 너무 피곤하다. 근 세시간 가량 이렇게 바짝 사회적 가면 최고레벨로 이분들을 안내하고 응대하다 보니 나중엔 정말 지쳤다. 물론 이후에도 계속 빡세게 일하다 퇴근했다. 지하철 안에서 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내일도 바쁘고 종일 긴장해야 하는 날이다. 그리고 다음주까지 내년 사업계획을 만들어서 내야 하는데 이 모든 짐이 나에게 지워져 있어 정말 피곤하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도 회의들이 줄줄이 잡혀 있다. 아니 그런데 도대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ㅠㅠ

어서 자야겠다. 많이 졸리고 지친다. 월요일부터 너무 빡센 하루였다.

..


어제는 실내자전거 30분, 오늘은 20분을 탔다. 그러나 주말에 견디지 못하고 사버린 감자칩 1봉지를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나누어 다 먹어버려서 저 병아리 눈물같은 운동은 도루묵이 되었다 흑흑... (이것은 며칠 전 영원한 휴가님과 톡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급작스럽게 등장한 감자칩 얘기에서 무의식적으로 비롯된 결과인 것만 같다. 그순간엔 감자칩이고 꽈배기고 아무것도 안 사먹고 잘 버텼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일요일 저녁에 엉엉... 그것이 오늘까지 엉엉... 그래도 자전거 조금 탔으니까 조삼모사 눈가리고 아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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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카카오 대란은 계속되어 아직도 티스토리는 복구가 되지 않았다. 모바일로는 열리지 않고, pc로 들어가면 모바일 버전으로 글 읽기만 될 뿐 설정에도 들어갈 수 없고 쓰기도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나 보다. 그래서 오늘도 따로 메모를 적어둔다. 복구되면 어제와 오늘 메모를 올려두려고 한다.




잠을 편안하게 이루지 못했다. 새벽부터 여러 차례 깼고 몸이 이상하게 불편해서 계속 뒤척거렸다. 다시 새잠이 조금 들긴 했지만 개운한 수면을 취하지는 못했다.




매우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날씨가 종일 흐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햇볕을 더 많이 쬐어둘 걸 그랬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글을 좀 쓰고 쉬면서 일요일을 보냈다. 오늘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다시 읽었다. 무척 좋아하는 소설인데 오늘 읽은 버전은 와일드가 1890년 월간지에 보냈던 제일 첫 원고의 번역판이었다. 사 놓은지는 몇 달 됐는데 그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다른 책들 읽느라 좀 미뤄두고 있었다(사실 빌니우스 갈 때도 챙겨갔었는데 그때는 노느라 못 읽음. 책이 작고 가볍긴 하지만 나에게 와일드는 ‘비행기에서 읽는 책’은 아니라서) 첫 원고는 기존에 읽었던 정식 출간본(작가가 수정하고 내용을 추가한 버전으로 우리가 보통 읽는 버전이다)보다 훨씬 간결하고 보다 직접적이다. 느낌이 좀 달랐다.




읽는 동안 내내 귓가에 Avenging Annie 노래가 어른거렸다. 이 소설을 읽으면 언제나 오랜 옛날로 돌아가곤 한다. 이 노래가 생각나는 건, 오래전 정말 좋아했던 영화인 벨벳 골드마인의 초반부에서 메인 등장인물 중 하나인 아서 스튜어트가 수업 시간에 그의 우상인 락 가수 브라이언 슬레이드 초상화 낙서를 하며 백일몽에 잠겨 있는 동안 교사가(아마도 영문학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후반부의 한 문단을 소리 내어 읽는 장면이 있고 거기서 이 노래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데이빗 보위와 오스카 와일드를 놀랄 만큼 세련되고 동시에 즐겁고 멜랑콜리하게 뒤섞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두 예술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짜여 있다. 간만에 벨벳 골드마인을 다시 돌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푹 빠져 극장을 수차례 드나들고, 상영회를 하고,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오랫동안 우정을 나눴던 것이 그토록 오래전의 일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제 일요일이 다 지나갔고 월요병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이번 주도 당연히 바쁘다. 해야 할 매우 피곤한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내일은 VIP들을 모시고 점심도 먹어야 하고 안내도 해드려야 하니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최고 임원도 참석하고, 심지어 점심식사는 최고 임원 바로 곁에서 수발을 하며 이 중요하신 분들과 같이 해야 하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듯 ㅠㅠ 아아 이런 것은 정말 괴롭다. 화요일은 하루종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빡센 하루가 될 거고, 나머지 날들에도 이미 회의가 빼곡하게 잡혀 있다. 흑흑 기운을 내자!




어제 글을 열심히 쓰고 잤다. 오늘 오후에도 조금 썼다. 자기 전까지 조금 더 써야겠다. 이 소설은 작년 이맘때 완결했던 ‘눈의 여왕’보다 이틀 전에 일어난 이야기라 지금 쓰는 부분은 그 글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글 한 편 쓰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 흑흑... 역시 미샤가 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허헝... 이 글을 다 마치면 말썽꾸러기에게로 돌아가야 하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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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친구랑 카톡을 하다가 메시지가 들어가지 않아서 내 폰의 문제인가 했는데 티스토리도 안되고 먹통이 되었다. 알고 보니 카카오 쪽 화재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밤이 되었는데도 복구가 안 돼서 오늘의 메모는 따로 적는 중이다.

 

너무 피곤해서 완전히 뻗어서 잤다. 온갖 꿈에 시달렸고 막판에는 회사 업무와 사람들이 너무 생생하게 나와서 엄청 피곤했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니 다행이라 해야 하나.

 

늦게 깨어났고 침실에서는 더욱 아주 늦게 나왔다. 전형적인 토요일 패턴, 즉 매우 늦잠, 청소, 목욕. 늦은 아점, 애프터눈 티, 독서와 글쓰기, 실내자전거(30분은 못 채웠다. 25분 ㅠㅠ), 그리고 다시 독서로 하루가 지나갔다. 이제 글을 좀 쓰려고 한다.

 

 

르 카레의 스파이의 유산을 끝으로 스마일리 시리즈를 다 읽었다. 재독한 책들 몇 권 + 이번에 새로 읽은 두 권(오너러블 스쿨보이, 스파이의 유산). 다시 읽는 과정이 재밌긴 했는데 확실히 이 작가는 작품마다 편차가 심하다. 오너러블 스쿨보이가 너무 헐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스파이의 유산은 작가가 노년기에 쓴 소설이라 그런 것도 있고,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프리퀄/시퀄로 쓴 거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덜컥거린다. 긴장감도 떨어지고 짜임새도 별로 없고 힘이 없다. 아마도 스마일리 시리즈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끝났으면 가장 깔끔했을 것 같다. 오너러블 스쿨보이와 스마일리의 사람들까지 카를라 3부작을 마무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쳐도, 스파이의 유산은 너무 사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피터 길럼이 전면에 등장하고 그의 회상과 현재가 어우러지지만 이것 또한 딱히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다. 뭐랄까, 자기 작품과 등장인물에 대한 작가의 미련이 가득한 일종의 메타소설, 자기 소설에 대한 패러디이자 팬픽션(작가 자신이 쓴 소설이니 좀 어폐가 있지만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으로 느껴졌고 나 역시 그런 유혹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굳이 써야 했을까, 굳이 이렇게 사족을 남겨야 했을까 싶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도 그렇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그렇고 각 작품 자체로 충분히 완결성을 지녔고 상당히 잘 쓴 소설들인데 왜 이 소설이 따라붙어야 할지.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리셋되어 처음 읽는 기분이었던 스마일리의 사람들 뒤에는 작가의 서문이 붙어 있다. 근 십년 전 첨 읽었을땐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읽기 전이라 그냥 넘어갔는데, 다시 읽어보니 대충 이런 말이 있었다. 스마일리와 카를라의 대결에 대한 소설들을 여럿 쓰고 싶기도 했지만 시대가 바뀌기도 했고, 또 작가 자신의 작법이 좀 바뀌어서 쉽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늙은 스파이를 위한 레퀴엠으로 기획했다는 메모이다. 거기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때까지는 실제 배경이 되는 도시들(프라하 등)에 전혀 가보지 않고 그냥 사무실에 틀어박혀 글을 썼는데 오너러블 스쿨보이 때부터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들에 직접 날아가고(홍콩, 캄보디아 등등) 실제 전쟁을 겪어보기도 하며 쓰다 보니 점차 집필 방식이 바뀌었고, 다 쓰고 났을 땐 차라리 스마일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더 좋은 소설이 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스마일리의 사람들도 아마 여기저기 실제 답사를 다니며 쓴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글쓰기에 대한 나의 평소 마음가짐이나 감각과 연관된 느낌일 것이다. 나는 뭔가를 지나치게 꼼꼼하게 고증하고 답사하며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소설들을 읽으면 재미있기도 하고 때로 감탄하기도 한다. 정말 잘 쓰는 작가들은 그런 와중에도 자유로운 직관들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내겐 그런 느낌을 주는 작가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고증과 답사를 통해 꼼꼼하게 기획된 소설보다는 상상력을 발휘해 쓴 소설들을 더 좋아하며 거기서 비롯되는 일종의 오류와 비현실성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정치적, 가치적으로 엄청난 편협성과 왜곡이 일어나는 경우는 예외이지만) 소설에는 어떤 숨쉴 구멍, 여백, 상상력의 번뜩임이 필요한데 경험과 디테일, 실제 배경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그것을 잃을 위험성도 많다. 소설 속의 세계는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하되 새로운 세계라는 생각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물론 다른 여러 이유도 있겠지만, 내가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이유는 읽는 내내 주인공이 아니라 작가가 봐라, 내가 이렇게 홍콩에 가서 겪어봤다, 봐라, 이게 캄보디아의 현실이다, 봐라 이게 크메르 루주다, 봐라 홍콩은 이랬다등 대놓고 묘사하고 소리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등장인물과 플롯에 매끄럽게 연결된다기보다는 과시적으로 느껴졌다.

 

 

뭐 그래도 거의 2주 넘게 르 카레의 스마일리 시리즈 다시 읽는 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스파이의 유산까지 다 읽고 나서 결론 1. 스마일리는 역시 어딘가 위선적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 2. 여성에 대한 묘사는 역시 별로다 3. 길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여전하지만 스파이의 유산은 안 나오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4. 나는 역시 스마일리보다는 카를라를 더 좋아했다.

 

 

이제 글을 좀 쓰다 자야겠다. 연습실에서 게냐와 갈런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갈런드는 재미있는 캐릭터인데 이 글에선 별로 할당된 분량이 많지 않아 좀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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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뻘건 것은 무엇인가 하신다면, 라즈베리 콩포트를 올린 아이스크림. 콩포트라기보단 그냥 잼과 청의 중간 정도였다. 점심에 멕시코 음식점에서 타코와 퀘사디야를 먹고 나니 너무 입가심이 하고 싶어서 추웠지만 아이스크림 먹음. 자극적인 음식 뒤에 오는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매우 맛있었지만... 요즘 조금씩 식이요법을 시작하던 터였는데 오늘은 점심도 거하게 먹고 당분 가득한 라즈베리 잼 얹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심지어 저녁도 잘 먹어버렸다. 아아아아 ㅜㅜ 분명히 스트레스 때문이다! 

 

 

오늘도 매우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줌회의도 했고 외부 손님도 만나 자문도 받았다. 오후에도 계속 바빴다. 그저 바쁨과 과로의 연속이었다. 신경쓰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몸이 안 좋아서 휴직에 들어가야 하는 직원과 추가면담을 하고 아픈 건 네 잘못이 아니니 남들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어서 들어가 쉬어라, 누구도 책망하지 않는다고 잘 달랬다. 이 친구는 나이도 어린데 참 걱정이 된다 ㅠㅠ 그리고 어쨌든 자리가 비게 되니 그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새로 만들어놓은 사업과 인력 공백을 어떻게 에워야 할지 고민고민 ㅜㅜ 몇가지 방안은 짜냈는데 사실 윗분이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어찌어찌 내가 해결해낼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거기에 월말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좀 까다로운 내년 사업에 대한 보고서도 있는데 이것도 직원들에겐 별로 기대할 수가 없으니 결국 내 짐이다. 그리고 회계 파트 때문에 너무 까다로운 문제들이 몇개 있어 그것도 어떻게 해결해보거나 방안을 찾아보려고 오늘 그쪽 부서장도 만나고 임원을 찾아가 각종 방안도 제시하고 읍소도 하고 하여튼 종횡무진 힘든 하루였다. 네덜란드 호떡집+++++

 

 

그래도 이제 주말이라 참 다행이다. 매일 실내자전거 20분씩 타고 있다. 주말엔 30분으로 늘려봐야겠다. 

 

 

어제 사온 베이스 섀도 중 오늘 오피스 코랄이라는 놈을 시도해보았다. 나쁘지 않았다. 이름은 코랄이지만 별로 코랄 쪽 톤은 아니었고, 육안으로는 핑크색이 돌았지만 막상 베이스로 깔아보니 거의 피부톤과 흡사하다. 역시 가루날림은 있지만 저렴하니까... 좀더 써보고 괜찮으면 이것도 좀 쟁여놔야 하는 것인가 싶다. 흑흑 그나마 나쁘지 않은 걸 찾아서 다행이랄까. 그래도 슬며시 부아가 치민다. 잘 쓰고 있었던 넘은 왜 단종이 되었나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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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종일 외근이었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좀 더 자고 집을 나섰다. 모자랐던 잠을 충분히 자기는 했는데 너무 피곤했다. 꿈에 엄청 시달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어제와 그저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서였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나로서는 너무 무서운 꿈인 '벌레들 엄청 많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집과 욕실에서 검정색 벌레들이 우르르 몰려나온 것을 발견했는데 검정색과 빤딱거리는 건 바퀴벌레랑 좀 비슷했고 모양은 기다란 유선형이나 파이프 같은 모양이었다. 으아아... 그거 때문에 너무 괴롭고 무섭고... 나중에는 욕실 바닥에서 거대한 거미를 발견했는데, 나는 원래 거미는 별로 안 무서워한다만 꿈속 거미는 몸통은 거의 안 보이고 거대하고 새까맣고 기다란 분절 다리만 여럿 보였다. 아아아아아... 이런 꿈을 꾸고 일어났으니 어찌 편안할 수 있단 말인가!!!




외근 목적지까지는 지하철역에서 내려 많이 걸어야 했는데, 좀 늦게 나섰음에도 지하철이 만원이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도착하고 났더니 이미 진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아주 빡센 회의를 했다.




다함께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근방 카페에 들렀다. 이때 차를 마시지 않고 몸 생각을 한다는 취지로 오미자에이드를 마셨는데 맛은 그럭저럭이었다. 그리고 이 결과 오늘 카페인을 1g도 섭취하지 않았기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도 엄청 졸았다. 계속 졸리고 피곤했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 귀가. 오늘도 20분 정도 자전거를 탔다. 어제까지 그렇게 춥더니 오늘은 정말 날씨가 좋았다. 찬란하고 파랗고 반짝거리고 햇살도 따스했다.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그래도 이번주는 월요일에 쉬었으니 내일이 금요일, 주말이 좀 빨리 오는 편이다. 내일 해야 할 일도 엄청 쌓여 있지만, 주말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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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화장품에 대한 중얼거림 추가)




집에 들어오면서 검색의 결과로 동네 이마트 안에 있는 로드샵에 들러 베이스 아이섀도 대체품을 두어개 사보았다. 미샤의 싱글 아이섀도 중 오피스 코랄과 시크 아이리스라는 것을 샀는데 둘다 무난해보이긴 하지만 후자는 약간 웜해보인다. 내가 원래 쓰던 녀석은 이 두개의 딱 중간 정도 톤과 색조인 것 같다(화장대 위에 놓고 비교해봄) 일단 내일은 새로 산 것들 중 오피스 코랄이라는 놈을 시도해봐야겠다. 흑흑 왜 내가 잘 쓰는 것들은 계속 단종이 되는 걸까 ㅜㅜ




최근엔 또 그간 몇년 동안 잘 썼던 쿠션이 케이스를 바꾸고 리뉴얼되고 말았다. 나는 리필만 사서 바꿔쓰고 있었는데 썩을눔들이 기존 케이스와는 호환이 안 되게 만들었다고 한다. 케이스를 새로 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리필도 안 끼워주면서 비싸서 비슷한 가격에 리필이랑 같이 주는 다른 브랜드의 쿠션을 새로 시도해보았다. 그것이 어제 도착해서 오늘 시도해봤는데 나쁘진 않지만 톤이 지난번 것보단 약간 어둡다. 더 밝은 톤도 있었는데 그건 또 너무 밝으려나 싶어서 고민하다 한 단계 내려서 주문했더니만. 보통은 13호와 17호 정도를 선호, 요즘 나오는 21호는 좀 어두운 느낌이다. 요즘은 브랜드마다 호수나 톤에 대해 자기들 마음대로 이름을 붙이고 숫자도 다르게 쓰니 되게 애매함. 도대체 포슬린과 바닐라만도 헷갈리는데 거기에 쿨 포슬린, 쿨 바닐라 등이 들어가면 더 긴가민가. 하여튼 나는 옐로베이스보다는 핑크베이스가 더 맞는 편이라 쿨 붙은 녀석을 골랐다. 그래도 이번에 주문한 것도 밝은 톤이라 내 피부에는 잘 맞는 편이다만 저번에 쓰던 게 조금 더 맘에 든다. (아마 지난번에 쓰던 게 13호 정도고 이번에 산 건 17호 정도로 추정됨) 그리고 새로운 이 제품은 케이스가 너무 커서 파우치를 많이 잡아먹고 내 손으로 쥐기에도 좀 버겁다. 리뉴얼만 안했어도 예전 브랜드 리필 사서 잘 쓰고 있을텐데 흑흑...





... 그런데 이렇게 적다 보니 옛날엔 오로지 21호와 23호만 있었다는 사실, 자동적으로 피부가 좀 하얀 애는 21호, 가무잡잡한 애는 23호로 양분해서 쓸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걸 생각하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급작스럽게 낙관적 결론. 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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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바쁜 하루였다. 네덜란드 호떡집이 아무래도 점점 점포를 늘려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ㅜㅜ 줌 회의가 두개나 있었다. 오전의 줌 회의는 인터뷰 심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그것을 주관하는 부서의 업무 처리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고 슬며시 부아가 치밀었다. 오후엔 외부 전문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자문을 받는 줌회의를 했는데 여기서 아주아주 보수적이고 짜증스러운 의견과 기분나쁜 태도를 시종일관 고수하신 분 때문에 많이 피곤했고 이럴 거라면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웠다. 

 

 

그외 일들이 아주 많았다. 심지어 좀 여유있었던 과제조차 제출 기한이 갑자기 확 당겨지면서 호떡집들의 화재가 더 커지고 있다. 아침엔 문제의 그 히스테리 직원이 자기가 잘못해서 비롯된 문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열폭하여 장문의 메일을 보내오는 등 참 피곤했다. 애초부터 네가 꼼수쓰려고 했던 게 잘못이고 이 모든 건 네가 초래한 일이라고 말해주려다 그래봤자 알아먹지도 못하고 더욱 히스테리만 부릴 게 뻔한데다 문제 해결도 안될 상황이라 그냥 건조하게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방안에 대해서만 얘기해주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은 남의 탓으로 돌리며, 그때문에 짜증과 히스테리를 부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유체이탈 화법을 쓰고 항상 자신을 문제의 핵심에서 분리시킨다. 여건이 된다면 정말 이 사람을 업무에서, 부서에서 제외시키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하니 정말 피곤한 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서가 이런 짐을 하나씩 짊어지고 있으니 설령 가능하다 해도 보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등가 법칙에 따라 또다른 이상한 사람이 올 것이다. 주변 사람 피를 말리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자존감 낮은 직원보다는 차라리 일을 아예 못하는 직원이 나은 걸까? 전자는 피곤하고 후자는 부아를 돋우니 그게 그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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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자려다가 다 떨어져가는 화장품 사려고 검색을 한 후 슬픔에 사로잡힘. 아아, 내가 애용하던 아이섀도가 단종된지 몇달이나 되었다. 왜 단종시킨 거야 흑흑... 갈수록 게을러지면서 눈화장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여온 결과 요즘은 그냥 아주 연한 흰색/상아색 가까운 베이스 섀도에 아이라이너, 갈색 아이섀도로 눈화장과 눈썹그리기를 해치우고 있었다. 그 베이스 섀도로 쓰던 것이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이라는 놈이라 세일할때 3~4개씩 쟁여놓곤 했는데, 마지막 녀석이 반쯤 닳아서 새로 사려고 검색해보니 단종... 흑흑... 그래서 대체할만한 게 있나 찾아보았지만 딱히 맘에 드는 걸 못찾았다. 이런건 정말 베이스로 깔아주는 용도라 양 많은 저렴한 놈이 최고인데.. 갈수록 팔레트들이 득세하고 싱글 섀도는 점점 없어지는 추세인가 싶다 ㅠㅠ 그렇다고 다시 값비싼 바비브라운 본을 다시 사고 싶지는 않은데 ㅜㅜ 오늘 점심 먹고 들어오다 올리브영에 들러 마침 할인 중이던 4구 아이섀도 팔레트를 한개 사긴 했다만(모브 핑크 계열로 베이스 섀도 색이 연해서) 내가 원하는 그 색은 아니다. 찾아봐도 잘 안 보인다. 그리고 이런 4구, 8구 아이섀도는 결국 베이스랑 한두개 쓰는 색만 열심히 쓰다 빵꾸나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아버려서 정말 비실용적이다 ㅠㅠ 

 

 

아아 색조에 밝은 분들이여,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을 대체할만한 녀석을 아신다면 추천해주소서. 로드샵이나 저렴한 거라면 더 좋음. 나는 너무 갈색톤이나 오렌지, 노란 톤이 도는 베이스는 받지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회색빛 돌아도 안 받는다. 눈이 크고 쌍꺼풀이 또렷한 편인데 아이섀도를 너무 겹칠하면 안 어울린다. 많은 이들의 인생템이라는 로라 메르시에 진저 매우 실패했음. 맥의 소바는 대재앙. 피부톤에 따라 로라 메르시에의 진저가 안 맞으면 캐시미어 쪽이 맞는 거라고들 하지만 그 색도 딱히 받는 것 같지 않다. (구아바는 실험해보지 않아 모르겠다) 오랜 세월의 눈화장 실험 결과, 나는 음영섀도보다는 그냥 완벽한 베이스 섀도, 티 안나고 결만 정돈해주는 그런 섀도가 필요하다. 한동안 바비 브라운의 본을 쓰다가 모노아이즈 쉬폰 레이어링으로 정착해 저렴하고 색과 톤도 딱 맞는 베이스를 찾았다고 좋아하며 몇년 잘 썼는데 이것이 무슨 일인가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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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쉬고 출근했더니 아주 바빴다. 일하고 또 일했다. 그 와중에 윗분이 갑자기 휴가를 내셔서 상급 간부회의에도 대참을 해야 해서 일이 가중되었다. 그래도 무사히 회의도 마쳤다. 온갖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일은 오전엔 다른 부서의 간절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또 무슨 인터뷰 심사에 들어가야 하고(흑흑...), 오후에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자문회의라는 걸 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다행히 그것이 줌이다. 대면회의였으면 더욱 피곤했겠지. 

 

 

사진은 오늘 도착한 홍차들에 딸려온 서비스들. 여러 종류의 다즐링을 돌려가며 마시는데(홍차 중에는 다즐링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취향만큼은 매우 일관적임), 특히 마가렛의 호프를 좋아한다. 그것이 거의다 떨어져서 평소 이용하는 직구 사이트를 통해 주문함. 이건 로네펠트 쪽에서 오는 거라서 그런지, 꼭 하리보 젤리와 저런 자질구레한 티 캔디 따위를 몇알 넣어준다. 거가에 티 샘플러 두세 봉지. 나는 젤리를 좋아하지 않으니 받을 때마다 '아, 그냥 버릴까' 하고 고뇌에 빠지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좀 가책이 들고 아깝기도 하고, 또 하리보를 좋아하는 료샤가 순간 어른거려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저것들을 가방에 넣어 사무실로 가져간다. 네덜란드 호떡집에서 미친듯이 새어들어오는 물을 막고 여기저기 타오르는 불을 끄고 있노라면 너무 머리가 멍해지고 그럴때 아무 생각없이 저 젤리를 몇개 집어먹게 되는 순간이 생김. 젤리 봉지는 아주 조그만 사이즈이다. 그런데 아무리 먹어봐도 저런 젤리는 도대체 무슨 맛으로, 왜 먹는지 모르겠음, 어릴 때도 안 좋아했었다. 

 

 

 

 

 

 

이건 쥬인이 보내준 생일선물. 지난 주말에 만나기 직전에 쥬인이 '토끼야 받고 싶은 거 링크 보내'라고 했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냥 쥬인을 만나 얘기나누는 걸로도 족했고 막상 정말 필요한 건 똑 떨어진 바디로션, 수분크림 등등 진짜 일상용품이었기 때문이다. 만났을 때에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저번에 쥬인이 한봉지 준 석류랑 그 물 맛있었어, 그거나 줄래?' 하고 농담으로 말했는데 쥬인이 정말로 석류즙과 해양심층수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그리하여 오늘 돌아와서 저녁 먹은 후 저 석류즙을 마셨음. 저 석류즙이 매우 맛있다. 다른 석류즙보다 훨씬 달콤하고 상큼함. 물도 시원하고 목넘김이 좋다. 그래서 오늘은 노동으로 지쳐 귀가했을 때 쥬인의 선물과 료샤를 연상시키는 하리보가 나를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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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지친 하루였고 잠도 매우 모자랐다. 날씨도 엄청 추웠다. 일은 고되고, 데리고 일하는 직원들 중 한명은 내내 나를 너무 피곤하게 만든다. 아주 히스테리컬하고 열등감이 강해서 그것을 타인에 대한 공격으로 치환하는 자기중심적인 직원이기 때문이다. 지휘하는 입장에서야 모든 직원들을 동등하게 대하려고 애쓰고 내 감정이 개입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만, 좋아지지 않는 것, 일이 아니라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기분마저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내색하지 않고 최대한 존중해주며 일한다만 실제 마음속으로는 저 사람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 이런 것은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끌어가는 입장이니 이런 감정, 개인적 호불호라는 것은 잊어야 한다. 

 

 

 

11월 하순에 잠깐 나갔다 오기로 했다. 아마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여기 적지는 않았지만 일과 관련한 외적 압박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지난 몇주 동안 퓨즈가 반쯤 나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많이 바쁜 시기이기도 하고 또 여행하기에는 최악의 시즌이지만 아 모르겠다, 일단 나간다. 일도 많고 휴가도 오래 내지는 못하니 짧게 다녀오겠지만. 그러나 나가는 날 당일에 큰 행사를 치러야 하니 그날 밤비행기를 제대로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것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자. 그런데 분명 날씨는 정말 안 좋겠지 ㅠㅠ 

 

 

 

 

 

 

 

빨리 자야겠다. 지하철에서 넋놓고 졸면서 왔다. 며칠 전부터 다시 실내자전거 타기를 재개했다. 그러나 아직 20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어제만 25분 탔다. 흑흑 아예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낫겠지. 

 

 

어젯밤에 글을 매우 집중해서 쓰고 잤다. 아마도 약간 국면이 전환된데다 기존에 등장해서 친숙한 인물들에 대한 언급들이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간밤에 쓴 파트에는 미샤와 일린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역시 미샤가 간접적으로라도 등장해야 잘 써지는 것 같긴 하다. 미안해, 게냐야. 마음 같아선 오늘도 이어 쓰고 싶은데 너무 졸리고 머리가 아파서 아무래도 주말까지 또 미뤄야 할 것 같다. 에너지가 더 많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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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휴일이라 쉬면서 보낸 월요일. 월요병이 없어서 너무 좋았는데 이제 그것이 슬슬 밀려온다. 지난주 금요일에 온갖 일을 처리하려고 휴가를 냈기 때문에 나흘만에 출근하는 거라서 아마 내일은 엄청 힘들 것 같다. 일도 당연히 많고, 또 다시 적응을 해야 하니까. 쉬는 데는 그 즉시 적응하는데 ㅠㅠ

 

 

어제 쥬인과 만나서 즐거운 하루였지만 내내 두통에 좀 시달렸는데, 푹 자고 나니 좀 가셨다.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오늘은 수면바지까지 꺼내 입었다. 아직 난방은 돌리지 않아서. 이제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다 오른다고 하니 신경이 좀 쓰인다.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조금 쓰면서 보냈다.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노동지옥, 네덜란드, 호떡집으로 복귀해야 한다. 

 

 

글을 이어서 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마지막 파트인 4장으로 접어들고 나자 이제 리다는 나오지 않고 대신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더 쓰기가 용이하다. 아마 리다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이라 쓰는 내내 함께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쓰는 동안 비교적 인물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지만, 그 기술적이고 의도된 거리감과는 별개로, 감정의 일부는 지속적으로 프로펠러처럼 돌아가고 있기 마련이다. 그 프로펠러를 아예 멈춰놓고 쓸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좀더 줄타기를 선호하는가 보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아아 이제 다시 출근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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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렸고 날씨가 아주 싸늘해졌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반소매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잠자리에 들었을 때 추워서 긴 소매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수면양말을 꺼내 신었다. 이런 날씨는 정말 싫다. 가을비가 오면 뼛속까지 시리고 춥고 싸늘하고 쓸쓸하고 어딘가 부족하고 비참한 느낌이 든다. 이런 날씨가 되면 자동으로 아주 오래 전 맨 처음 러시아에 가서 맞았던 10월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난방은 아직 되지 않고, 매일 비가 오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종류의 음습한 추위에 계속해서 떨고.... 길은 어두워지고, 돈은 없고, 삶은 팍팍하고, 도착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아 말은 늘지 않는 것 같고, 아직 타국 생활에 적응은 안되고, 소련 붕괴 후 옐친 시대에 혼돈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러시아 사람들은 삶이 힘드니까 언제나 먹구름 같은 표정이고, 첫 한달 간 같이 살았던 룸메이트와는 성격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 온갖 어려움을 겪고 등등등...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는 가을에 비가 오면 내가 어디에 있든 항상 그때의 그런 음습하고 어둑어둑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게 되었다. 흑흑... 가을엔 역시 하늘이 파랗고 해가 쨍쨍 나야 하는데... 비오는 날은 너무 싫다. 어느 계절이든 비 오는 날씨는 싫지만 특히 이맘때가 싫다.



사진은 귀가하는 택시 창 너머로 찍은 것.




날씨에 대해 투덜거리긴 했지만 오늘은 쥬인과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쥬인이 일하는 날이라 오늘 만났다. 쥬인이 저녁에 미용실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만났다. 내가 새 운동화를 사야 해서 나의 영원한 쇼핑 가이드(ㅎㅎ) 쥬인을 앞세워 몇달 전 성공적으로 운동화를 샀던 그 매장이 있는 쇼핑몰에서 만났다. 일찍 만났더니 쇼핑몰 별다방이 한적해서 그만 거기 눌러앉아 차와 빵을 약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그 후 운동화를 사러 갔다. 매장 점원이 친절하게 잘 안내해줘서 전광석화로 새 운동화를 샀다. 지난번에 산 운동화가 매쉬 소재라 이제 추워서 가을과 겨울에 신을 수 있는 가벼운 녀석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그리 이쁘진 않지만 착화감이 좋고 가벼운 나이키 윈플로 시리즈의 러닝화를 무사득템했다.



이후엔 서점과 가게를 좀 구경하다가 늦은 점심을 먹고, 쇼핑몰 공기가 너무 답답하여 잠깐 밖으로 나와 찬 바람을 쐬고 새로 문을 열었다는 커다란 투썸에 가서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늘은 쥬인에게서 커피의 종류와 내리는 방법에 따른 구분 등 이것저것 각종 유익한 정보를 획득했다. 그런 것도 모르느냐고 하신다면,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사실 기본적인 것밖에 모른다. 그런데 쥬인은 제과제빵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신 분이라(ㅎㅎ) 오늘 이것저것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을 계속 물어보았음. 토끼의 호기심천국 :0 커피빵과 물퍽(? 정확하진 않음)이라는 업계 용어도 들어서 너무 재밌었다. 나는 아무래도 잡다한 지식을 주워듣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보통때는 쥬인과 늦게까지 놀지만 오늘은 쥬인이 미용실 예약이 있어서 5시 반쯤 헤어졌다.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기분이 꿀꿀해지려고 했다. 그러나 택시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가 어느 채널인지는 모르지만 올드 팝을 계속해서 들려주었고 디제이도 별 말을 안 해서 좋았다. 게다가 그 노래들 전부 다 아는 노래라는 것이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 알마즈, 투데이 등 진짜 오래된 노래들을 비롯해 심지어 조지 마이클의 Faith까지 나왔다. 순식간에 중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물론 나의 그 시절보다 더 이전에 나온 노래들이긴 하지만 주로 이런 팝은 학교 다닐 때 아침 라디오로 접하곤 했었기 때문에... 몇년 후 러시아 기숙사에서 지낼 때 내가 가끔 알마즈의 후렴을 부르곤 했는데(이 노래 딱히 좋아하진 않는데 후렴구는 중독성 있어서 ㅋㅋ) 그러면 쥬인이 '토끼가 또 알마즈를 부르네' 하곤 했다. 잊었던 기억이 문득 떠오름.



돌아와서 온몸이 너무 쑤셔서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잠깐 자전거를 탔다. 그래서 겨우 15분밖에 못 타긴 했지만 그래도 안 탄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은 후 책을 좀 읽었다. 이제 글을 좀 쓰려고 한다. 어제도 열심히 좀 쓰다가 잤다. 내일 대체휴일이라 정말 다행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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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박스에서 꺼낸 후 막 다듬기 직전의 꽃들. 이렇게 보면 별로 다듬을 게 없어보이지만 잔잎이 많은 꽃들이라 손이 많이 갔다. 

 

 

 

 

 

 

비몽사몽 졸음과 무거운 머리로 멍하게 꽃 다듬었다. 

 

 

 

 

 

 

메리골드와 오렌지, 흰색 수국.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장식용 식물. 메리골드는 사실 내가 딱 좋아하는 타입의 꽃은 아니지만(약간 맨드라미가 생각난다. 맨드라미보다야 이쁘다만)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저 수국의 조합이 이쁘다고 생각해서 골랐다. 예쁘긴 한데 꽃송이 한 대는 뚝 잘라져 버렸고 꽃의 양도 생각보다 적어서 아쉬웠다. 다듬어서 꽂아둔 꽃 사진들은 맨 아래 접어둔다. 

 

 

너무 피곤했었던 것 같다. 어젯밤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혹시나 싶어 자가키트로 검사도 해보았다. 음성이었다. 그 두통은 아마 수면 부족에 과로, 어제 온갖 서류 때문에 하도 돌아다녀서 피곤했기 때문인 듯하다. 정신없이 꿈에 시달리며 잤고 매일 출근하던 리듬 때문에 6시 좀 넘어서 깼다가 도로 잠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10시 좀 안되었을 때 '아아, 새벽배송 온 상자 안의 꽃이 시들시들해지고 있겠지' 하며 괴롭게 일어나 꽃을 다듬었다. 그리고는 도로 침대로 들어갔고 잠에 빠지진 않았지만 그냥 완전히 뻗어 있었다. 

 

 

정오가 한참 넘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일어났고 청소와 목욕을 한 후 엄마가 어제 끓여다주신 미역국으로 늦은 아점을 먹었다. 생일이긴 한데 오늘은 호젓하게 집에서 쉬었다. 가족들과는 어제 같이 지냈고 또 쥬인은 내일 만나기로 했다. 친구들 몇명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왔다. 음력이다 보니 9월에 카톡을 보고 먼저 연락하거나 축하해준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막상 내가 태어난 해의 진짜 생일은 윤달이 끼어서 11월이고... 아아아아... 애초부터 그 11월의 양력으로 해버렸으면 안 헷갈렸을텐데 nn년을 이렇게 살아오다보니 이제와서 바꾸기도 애매하고 뭐 그렇다. 

 

 

쉬다가 일을 좀 처리하다가, 책을 쭉 읽고, 붉은 군대와 과로 때문에 며칠 하다 미뤄뒀던 자전거 타기를 오늘 재개했다. 그런데 겨우 20분 밖에 못 탔음. 이제 내일부턴 30분 이상으로 늘리려는데 과연 가능할 것인가... 환절기라 그런지, 과로로 지쳐서 그런지 오늘은 내내 재채기도 나오고 괴로웠다. 

 

 

이제 글을 좀 쓰다 자야겠다. 꽃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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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아래 사진은 아침에 찍은 거라서 빛이 푸르스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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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애프터눈 티 마실 때. 푸른난초님이 보내주셨던 마카롱 1알과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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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잠이 부족한 채 누웠지만 막상 늦게 잠들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일어났다. 꿈을 이것저것 꿨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오늘은 휴가를 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바빴다. 아무래도 혼자 살다 보니 일을 대신 처리해줄 사람이 없고, 또 원체 게으른 관계로(ㅜㅜ), 또 직장인이다 보니 평일에는 짬을 내기 어려운데 이런 일들은 모두 평일에 해야 하는 종류라 참 쉽지가 않다. 그래서 휴가 낸 김에 왕창 몰아서 하느라 엄청 정신없었다. 

 

 

9시 반에 은행에 갔다. 예금 만기된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바빠서 재예치를 못하고 있었다. 사실 몇달 전에 사무실 근처 지점으로 큰맘먹고 점심 때 갔었는데 내 주민등록증이 너무 오래되어 사진이 지워져서 이것으로는 본인확인이 안된다고 반려당했다 ㅠㅠ 은행이 미용실 근처라 한방에 처리하자 하고 갔는데 9시 반에 갔는데도 이미 동네 어르신들이 많아서 30분 동안 기다리다가도 차례가 안 와서 결국 포기하고 미용실에 갔다(오전 예약을 해두었다) 

 

 

미용실에서 뿌리염색과 머리끝 커트를 좀 했음. 이번에는 이상하게 두달만에 머리가 확 길면서 새치집중구역이 너무 득세하여 너무 심란해서 아침 예약을 잡고 갔다. 담당 디자이너마저 깜짝 놀라며 '아니 이번엔 왜 이렇게 많이 긴 거죠? 혹시 보약이라도 드셨나요?' 라고 물었다 흐흑... 나도 모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빨리 자라나 ㅜㅜ 잠이 모자라고 너무 피곤한데다 휴가 중이었지만 업무 확인할 것이 많아서 머리 하는 내내 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업무지시하고... 

 

 

염색을 마친 후 다시 은행에 갔다. 아침보다 사람이 더 늘어나 있었다. 30분 넘게 더 기다린 끝에 간신히 만기 예금 재예치를 했다. 주민증이 안되니 여권을 제시했다. 오늘 재발급된 여권도 수령하러 가야 했는데, 새 여권은 주민번호가 들어있지 않아 신분증 대용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니 여권 바뀌기 전에 은행에 먼저 가야 했다. 헉헉... 

 

 

 

은행 업무 마친 후엔 길을 건너서 구청에 갔고 재발급 여권을 수령했다. 이건 금방 받았다. 

 

 

 

 

 

 

오른쪽 파란색이 새 여권. 옛날 여권보다 예쁘다. 그러나 여권에 박힌 지난주에 찍은 이상한 사진을 보니 슬펐다 흑흑흑... 

 

 

 

그리고는, 온라인 신청을 하면 어차피 직접 받으러 가야 하는데 그 시간 내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주민등록증도 재발급 신청하기로 결정하고는 택시를 타고 주민센터에 갔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신청을 했다. 무인발급기에서 지문 인식이 잘 안되는터라 지문도 새로 찍겠다고 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어머 근데 인식 잘 되는데요?' 라고 한다. '아닌데, 계속 빠꾸당하던데요' 하며 어쨌든 다시 찍었는데 다시 찍고 나니 또 인식이 안되어 담당자와 나 둘다 혼란에 빠짐. 하지만 친절한 베테랑 담당자가 내 옆으로 와서 요리조리 손가락을 움직여보게 하더니 답을 찾았다. 나는 주민증 만든지 너무 오래되어(ㅜㅜ) 내 지문이 좀 지워져서 새로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지문이 보통 사람 위치보다 좀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지문인식기에 보통 손가락 위치대로 올려놓으면 인식이 잘 안되고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야 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새로 찍을 필요가 없었던 것임. 하여튼 문제해결은 되었음. 담당자는 직접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동네라 가까우시니까요, 아니면 가족분이 대리수령해도 돼요 라고..) 나는 평일엔 직장에 있는데다 대리수령해줄 사람도 없어서 그냥 등기로 받겠다고 하고 회사 주소를 적고 나옴. 

 

 

 

이렇게 폭풍같은 일들을 마치고 집으로 왔더니 부모님이 와 계셨다. 엄마가 새 커튼을 가져와서 그것으로 침실 커튼을 바꿔달아 주시고, 내일이 내 생일이라 맛있는 음식을 왕창 싸오심. 엄마토끼 시그니처 꽃게탕은 당연하고, 미역국, 육개장까지 3종 세트에 각종 밑반찬, 그리고 삶아서 하나하나 껍질 깐 밤도 가져오셨다. 그래서 간만에 집에서 오붓하게 부모님과 앉아 점심을 먹었다. 빈속에 너무 정신없이 은행, 미용실, 구청, 주민센터를 오간 터라 맛있게 먹었음. 

 

 

 

그리고 오후에 부모님은 집으로 가시고 나는 늦은 차를 우려 마셨다. 너무 머리가 아프고 졸렸다. 차를 마신 후에는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들어가 두어시간 누워 있었다. 모레는 쥬인이랑 보기로 했다. 내일은 그냥 집에서 좀 쉬려고 한다. 헉헉 이번주 많이 힘들었다. 

 

 

 

티타임 사진 세 장 접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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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서 주문했다가 피본 가짜 웨지우드 찻잔. 이 일 이후 쿠팡에서 찻잔 주문은 안 하기로 함. 빡쳐서 한쪽에 처박아뒀다가 오늘 간만에 꺼내서 차 마심. 그래 네가 무슨 죄겠냐 하며... 마카롱이 푸른색이라서 색깔 맞추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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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발견한 담뱃갑. 왜 이런 것을 이렇게 아무데나 투척하고 가는 걸까, 공원이라 바로 근처에 쓰레기통이 있는데... 그런데 이것을 사진찍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하여튼 찍고 나서 집어서 버렸음. 오늘의 착한 일 +1

 

 

오늘도 매우 바빴다. 아주 일찍 출근했고 빡세게 일했다. 윗분과 계속해서 몇몇 현안을 놓고 회의를 했다. 오후 늦게 다른 부서장(이자 친구)과 몇가지 협업해야 하는 업무 때문에 또 회의를 하러 갔다. 그 회의가 길어져서 평소보다 좀 늦게 퇴근했다. 그나마도 중간에 자리가 나서 앉아 다행이었다. 그 시간대에는 만원 지하철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집에 오시기로 했고, 나는 만료되어 새로 신청한 여권도 찾고 만기된 통장 정리도 해야 해서 내일 휴가를 냈다. 휴가이지만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번엔 새치집중구역이 예전보다 더 빨리 자라난 것 같아서 급 심란하여(이게 아무래도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 + 그것 때문에 더욱 새치가 눈에 잘 들어옴 콤보인듯) 아침 일찍 미용실 예약도 해두었다. 그러니 내일은 휴가지만 휴가가 아님. 그래도 출근을 안 하니 좀 나을 것 같다. 아아 머리 아파...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그런지 입맛도 없고 온몸이 괴롭고 이로 인해 자꾸자꾸 그만 다음달에 어디론가 나갔다 올것만 같은 무서운 예감과 유혹에 시달리는 중. 아 모르겠다 너무 졸린다. 간밤에 5시간도 못 잤음. 곧 자러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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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 바빴던 날이라 쿠마 패거리 그림으로 때워야 하는 날이지만 이틀 연속 쿠마가 나오면 어쩐지 너무 슬퍼서(흑흑. 분명히 쿠마는 귀여워서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캐릭터이건만 어느새 바쁨과 과로의 시그니처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네덜란드와 호떡집과 동급), 작년에 달력 만들 때 모아두었다가 쓰지 않았던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함. 페테르부르크의 부셰. 크루아상을 먹은 걸 보니 아마도 말라야 모르스카야 지점인 것 같다(카잔 성당 뒷길 부셰에선 보통 디저트를 먹었고 이 부셰에선 아점을 먹었으니) 이 사진은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즉 빛과 그림자, 홍차, 그리고 설탕 봉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마음에 남는 사진이다.



.. 근데 또 가만히 보니 왼쪽 벽과 창문의 방향이 카잔 성당 뒷길 지점인 것 같기도 함. 생각해보니 그 지점에서도 라자냐인지 오믈렛인지 샌드위치인지를 한번 먹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아 감퇴하는 기억력...


일찍 출근해서 역시 아주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내년 사업 때문에 부서 내부 회의. 점심에도 시간이 모자라서 그냥 컵밥으로 때우고 일하고... 오후에도 내내 줌회의의 연속. 피곤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일도 힘이 들고 온갖 스트레스가 엄습하여 또다시 '아아 확 떠나고 싶다' 의 좀 위험한 모드에 빠져 있음. 아마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이 너무 피곤하게 굴어서 그런 것 같다. 져야 할 짐과 풀어줘야 할 타래가 너무 많은데 이게 내 업무능력에 넘친다기보다는, 애를 쓰면 하나하나 다 풀어낼 수는 있는데 그 '애를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빡치는 지경임. 근데 이렇게 써놓으니 그게 이미 능력에 넘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흑흑...




일단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스케줄이 덜 잡혀 있긴 한데 요즘은 매일매일 기본이 네덜란드의 터진 둑이고 거기에 그날그날 불붙은 호떡집이 한개인가 두개인가 정도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으앙 쓰고 보니 뭔가 슬퍼.





...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지난 주말에 결국 궁금해서 구글로 찾아보았다. (지난주에 방문한 외국 손님들 중 네덜란드 사람이 없어서 물어볼 수가 없었음) 네덜란드 소년 얘기는 실화가 아니라 미국의 어느 동화작가가 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읽은 미국 관광객들이 하도 네덜란드 가서 그 소년 얘기를 해서 네덜란드에서 실제로 그 소년 동상인지 뭔지를 세 군데 도시에 만들어놨다고 함. 이럴수가 사실이 아니었다니.. 그리고 동화에서도 소년은 팔뚝으로만 구멍을 막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손으로도 막고 다른 구멍이 또 나서 발로도 막고 심지어 엉덩이로도 깔고 앉은 소년 이미지로 각인된 것일까 아마 자가이입이 너무 많이 됐나보다 흑흑흑... 하여튼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나에게 네덜란드 소년은 여전히 손, 발, 엉덩이 온몸으로 터진 둑 막고 있는 이미지임 흑흑... 그런데 실화가 아니라니 그 소년은 참 다행이다. 실화였다면 소년은 저체온증에 걸려 큰일 날 수도 있었을테니 흑흑... (왜 이런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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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패거리들 그림이 나왔다 = 오늘 아주아주 바빴다. 

 

 

연휴 동안 너무 늦잠 자고 신체리듬이 깨져서 새벽 늦게야 자고 4시간 남짓밖에 수면을 못 취하고 출근. 아침엔 비가 왔다. 종일 아주 바빴다. 해결해야 할 여러가지 아주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서 너무 머리가 아팠고 나중엔 배가 심하게 당기듯 아팠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이런 와중에도 자기만 아는 골치아픈 직원이 다가오는 자기 사업 때문에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 히스테리 모드에 들어갔음. 중간중간 선을 그어주고 있긴 한데, 웬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그리고 고집이 엄청난 사람은 성격 자체를 바꿀 수도 없고 또 전문 직무인 탓에 사람을 바꿔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냥 안고 가야 하는 무거운 짐이다. 온갖 업무 스트레스와 과중한 책임감 때문에 너무 지쳐서 어디론가 휙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ㅠㅠ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시에 퇴근했다. 아마 수면 부족도 한몫 한 것 같다. 오늘 좀 제대로 자면 내일은 좀 맑아진 머리로 일을 더 할 수 있겠지. 아악, 맑아진 머리로 상쾌한 가을 하루~여야 하는데 일을 더 할 수 있겠지라니 으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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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은 보름 정도 잘 버텨주었다. 아직도 다 시들진 않았지만 군데군데 갈색 반점이 심해져서 멀쩡한 부분만 조그맣게 가지를 잘라내 이렇게 작은 도자기 병에 담고 나머지는 버렸다. 조그만 수국 구경 중인 도자기 토끼랑 파랑꼬리깃털 새.









종일 비가 계속 내렸다. 날씨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아침에 깼다가 까무룩 도로 잠들어서 엄청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종일 책을 읽고 쉬면서 보냈다. 르 카레의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다 읽었다. 며칠 동안 집중해서 읽었고 상당히 재미있긴 했지만(결말 부분에선 좀 슬프기도 했고) 어딘가 많이 느슨하다. 팅커...와 비교하면 너무 모든 것이 훤히 드러나보이고 주인공에 대한 묘사들은 얄팍한 느낌이 든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묘사는 피상적이다. 그리고 스마일리에 대한 작가의 접근법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작가는 유머를 쓰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서적인 쪽보다는 차라리 냉정한 서술이 더 어울리는 작가다. 하여튼 순서대로 쭉 읽기로 했으니 이제 이 카를라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다시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번역되어 나왔을 때 딱 한번 읽고 꽂아둔 터라 거의 8~9년만에 다시 펼쳐보는데 도입부와 결말, 몇가지 감상은 기억나지만 중간은 정말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그러니 새로 읽는다 생각하며 다시 읽기 시작함.




오후엔 글도 좀 썼다. 4장으로 넘어갔고 두 주인공 중 한 명은 이야기에서 퇴장했다. 4장은 3장보다 짧고 또 이렇다할 사건보다는 의식의 흐름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좀더 빨리 쓸 수 있기를 바라는데 이것도 손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으니 아직은 모르겠다.




연휴가 다 지나갔다. 내일은 출근해야 한다. 해야 할 일,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항상 많다. 오늘은 날씨 때문인지 기분도 가라앉고 좀 우울하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니 꿀꿀하다. 가을비는 싫다. 밤에 고요한 가운데 거센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가워지고 산란해지는 느낌이다. 글을 좀 쓰다가 자야겠다.





... 자기 전에 추가) 오늘은 집중해서 글을 두어 페이지 썼다. 요즘은 하루에 두 페이지 쓰면 집중해 많이 쓰는 편이다. 예전엔 어떻게 하루에 열페이지 스무페이지 집중해 썼을까 싶다 ㅠㅠ 글 자체의 밀도 차이라고 할수는 없고, 역시 에너지가 떨어져서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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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네 꽃이 거의 모두 활짝 피어났다. 특이하게 생긴 꽃이다. 우아하면서도 어딘가 인위적으로 보인다. 아마 꽃잎의 요철과 가느다란 화형 때문일 것이다. 

 

 

 

 

 

 

이건 어제 꽃봉오리 상태일 때 찍어둔 사진이다. 아직 한 대는 이런 봉오리 상태로 남아 있지만 내일이면 그것도 다 필 것 같다. 

 

 

 

 

 

피곤하게 잤다. 꿈에서 매우 아끼고 또 미약한 마음이나마 기도를 보내드리고 있는 이웃님이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음이 계속해서 곁에 가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다음 꿈에서는 오래 전에 키웠던 강아지인 토리가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토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아주 나이든 말티즈였다. (결국 강아지가 나왔으니 개꿈인가 ㅜㅜ) 

 

 

계속 자고 싶었지만 억지로 일어나 빵 한 조각과 차 한 잔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멀미할까봐 먹은 건데 결국 별 소용없이 택시 타고 가는 동안 엄청나게 멀미를 했다. 어제와 오늘이 연달아 부모님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이기로 했는데 우리 집은 멀기도 하고, 또 휴일에 우리 집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은 무척 밀린다. 게다가 가는 길에 탄 택시는 운전이 너무 난폭해서 몇십초마다 계속 차선을 바꾸고 급정거를 반복해댔다. 내렸을 때는 너무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팠다. 그래서 엄마가 준비해 오신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못 먹어 슬펐다 ㅠㅠ 어쨌든 부모님과 동생네랑 봐서 좋았다. 

 

 

부모님 생신을 축하해드리고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후 늦게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더더욱 밀렸다. 멀미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 집에 올땐 지하철을 탈까 했지만 너무 돌아서 와야 했기 때문에 눈 딱 감고 택시를 다시 탔는데 심하게 밀렸다. 그나마 택시 기사가 너무 수다쟁이인데다 창문을 좀 열어놔서, 그리고 운전은 덜 험해서 멀미는 거의 안 했으니 레이서보다는 수다쟁이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ㅜㅜ 

 

 

집에 돌아와 늦은 애프터눈 티를 우려 마시고 좀 쉬었다. 그러다 어질어질해서 침대에 한시간 정도 들어가 쉬었다. 기적적으로 잠들지는 않았다. 책을 좀 읽고 쉬고 저녁을 챙겨먹었다. 내일이 쉬는 날이라 참으로 엄청나게 다행이다. 월요병이 없다, 아아 참으로 기쁘다. 

 

 

간밤에 글을 많이 쓰진 않았지만 중요한 문단을 집중해서 썼다. 이제 드디어 4장으로 넘어갔다. 기나긴 3장이었다. 이제 다시 좀 쓰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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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달력을 넘겼다. 올해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니 너무 놀랍기만 하다 ㅠㅠ 10월이 된 것에 대한 유일한 아주 작은 즐거움은 새로 만든 달력을 처음 넘겼다는 것이다. 지난 2년 간은 러시아/프라하 등 여행 사진으로 만들었다가 간만에 다시 꽃돌이 슈클랴로프님으로 돌아왔음. 

 

 

어제 완전히 녹초가 되어 누웠고 진통제마저 아무 효과가 없어 붉은 군대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다 간신히 잠들었다. 아침에 계속계속 자고 싶었지만 새벽배송 온 꽃이 상자 안에서 시들고 있을 걱정에 10시 좀 안되어 억지로 기어나와 꽃을 다듬어 화병에 꽂아두었다. 그리고는 빈속이라 그냥 약을 먹을 수가 없어서 무화과를 한개 먹고 곧장 진통제를 먹고...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잠들진 않았지만 비몽사몽 침대에 한참 붙어 있다가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내내 책 읽고 쉬었다. 그리고 여권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와서 온라인 재발급 신청을 했다. 이러느라 어제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세월의 흐름과 노화가 너무 역력하고 역시나 증명사진은 얼굴이 평면적으로 나오다보니 너무너무 안 이뻐서 참 슬펐다 흑흑... 다이어트를 하면 좀 나아지려나 ㅜㅜ 

 

 

이제 글을 좀 쓰다가 자러 가야겠다. 이번 주말부터는 생일 주간이다. 우리 집은 동생 빼고는 모두 생일이 일주일 사이에 몰려 있는데 오늘은 엄마토끼 내일은 아빠토끼 그 일주일 후는 나토끼 생일임. 내일 가족이 모이기로 했다. 그러니까 내일은 늦잠 많이 잘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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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고되고 힘들었던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번주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말 바쁘고 지치는 날들이었다. 

 

 

빡세게 일했고 점심 때는 업무상의 스트레스 때문에 엄살지수가 1만퍼센트로 올라간 직원을 데리고 밥을 먹으며 그래그래 우쭈쭈 해주느라 진이 빠졌다. (이분이 나보다 나이도 더 많으시다만 엄청나게 어리광과 엄살, 징징거림이 심하다. 그러나 마음씨는 선량하고 또 업무역량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잘 달래가며 북돋워주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긴 하므로 나는 그냥 아기 키운다 생각하면서 당근을 계속 주며 일을 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받을 수도 없고 워낙 심한 폭탄들이 다른 곳에 우글거리므로 그에 비하면 이분은 양반이기 때문이다) 

 

 

오후에도 빡세게 일하다 두시간 반반차를 내고 진료를 받으러 갔다. 그 길은 참으로 멀었다. 돌아오는 길엔 정말 피곤하게 졸았다. 이번 달에는 붉은 군대가 매우 늦게 왔다. 스트레스와 과로, 노화의 3단콤보가 아닌가 싶다. 하여튼 그래서 오늘은 진통제로 버티고 있는데 많이 아프고 힘이 든다. 

 

 

주말이 왔고 월요일에 쉬니까 참으로 다행이다. 내일은 몸 상태 봐서 청소도 미루고 그냥 뻗어있을지도 모른다. 일요일에는 부모님 생신이라 가족이 모이기로 했다. 일단 내일은 늦잠 자고 뻗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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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제목 날짜 적으면서 금요일 밤이라고 썼다가 고침 ㅠㅠ 무의식의 반영이랄까. 

 

 

아주아주 바쁘고 또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였다. 어제보다는 스케줄이 덜 빡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유는 1%도 없었다. 갑작스럽게 추가된 줌회의 2개와 업무회의 1개, 그리고 윗분과의 업무논의 등등등... 그리고 '촉은 빅데이터'라는 말이 정말 딱 맞아서 내가 예상했던 대로 인력 관련 문제가 하나 생겼음. 너무나도 정확하게. 그러나 거기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딱 안 나온다. 왜냐하면 윗분이 야심에 차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론칭해 꿈과 희망에 뭉게뭉게 젖어있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 꿈이 애초에 없었어도 해결이 힘든 상황인데 이것 때문에 문제가 더 가중되었다. 그리고 회계 절차가 너무 늦어지고 그쪽 부서에서 너무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와서 정말 피곤하기 짝이 없고 우리 실무자는 스트레스를 못 이겨 그쪽 담당자와 언성을 높이기에 이르렀다. 

 

 

너무 문제가 많다. 이건 둑 터진 네덜란드의 불난 호떡집에 이어 회오리바람까지 몰아닥치는 격임 ㅠㅠ 해결해야 하는 답 없는 짐들이 자꾸만 가중되니 '다 집어치워! 난 떠날 거야!' 하고 소리치며 정말 휙 돌아서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고나. 

 

 

... 요즘 뉴스를 듣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보다가 오늘 퇴근길에는 문득 어린 시절 너무 싫어했던 이솝 우화가 생각났다. 주피터에게 왕을 내려달라고 빌었던 개구리들이 통나무를 받자 아 이게 뭐야 하며 난리를 쳐서 빡친 주피터가 황새를 내려보냈고 첨엔 '우와 뽀대난다 멋있는 자태다 위엄있다' 하던 개구리들이 황새에게 다 잡아먹혔다는 이야기 말이다. 싫어했던 이유는 어릴때 부모님이 사주셨던 멋진 그림책들과 성우가 녹음한 테이프 세트가 있었는데 이 이야기도 그 책과 테이프에 수록된 거였고, 테이프에 녹음된 황새에게 잡아먹히는 개구리의 처절한 비명과 이를 비웃는 교훈이 가득한 노래, 그리고 개구리를 부리로 집어먹는 황새의 리얼한 그림 3콤보 때문에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ㅠㅠ (개구리도 무서운데 살육과 약육강식 그림은 더더욱 무서웠음!) 나중에 보니 원본에는 황새가 아니라 물뱀이라 되어 있던데 물뱀 그림이었으면 더 무서웠을 것 같다!!! 하여튼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통나무 별로라고 바보라고 난리치다가 황새가 왔네 뭐 그런 생각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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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는 길 화단에 피어 있던 꽃. 금잔화와 만수국 비슷해보이는데 그 중 하나려나, 아니면 전혀 다른 꽃이려나 모르겠다. 

 

 

오늘은 둑 터진 네덜란드에 불 붙은 호떡집이 두 개 개장된 날이라고 칭하면 대충 어울리는 표현일 거 같은데 그렇게 쓰니 쫌 울고 싶다 ㅠㅠ 뭐 이번주엔 오늘 일정이 제일 빡셀 거라고 알고 있었으니... 오늘도 7시 반 출근했고 바쁘게 일하다가 해외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해 응대를 하고... 오후엔 어르신 전문가들을 모시고 회의를 하고... 그 와중에 골치아픈 새로운 폭탄이 하나 터져서 그거 처리하러 나는 심지어 중간에 먼저 나와야 했다. 폭탄 제거하느라 정신없다가... 퇴근길에도 폰으로 내내 줌회의에 참석했다. 일일이 적기도 피곤하다. 집에 와서도 또다른 골치아픈 업무 때문에(협조를 해주지 않고 자기네 실적만 따지는 스탭부서 때문이다) 한참 우리쪽 실무자와 업무 톡을 주고받느라 기가 다 빠졌다. 

 

 

그래도 자전거는 20분 탔다. 도저히 더 늘릴 수가 없다. 다리가 아파서 ㅠㅠ 

 

 

너무 피곤하다. 곧 자리에 누워야겠다. 왜 이렇게 일이 많지 ㅠㅠ 본시 (집)토끼는 원래 게으르게 놀고먹으며 번식이나 하고 그러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놀지도 못하고 맘껏 게으르지도 못하고 번식은 더더욱 못하고 이게 뭔가. 아 뭐 먹기는 하는구나 딩글딩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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