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금요일 밤 : 휴가였지만 폭풍같이 바빴음, 온갖 일들 다 해치움 fragments2022. 10. 7. 21:09
늦은 애프터눈 티 마실 때. 푸른난초님이 보내주셨던 마카롱 1알과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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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잠이 부족한 채 누웠지만 막상 늦게 잠들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일어났다. 꿈을 이것저것 꿨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오늘은 휴가를 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바빴다. 아무래도 혼자 살다 보니 일을 대신 처리해줄 사람이 없고, 또 원체 게으른 관계로(ㅜㅜ), 또 직장인이다 보니 평일에는 짬을 내기 어려운데 이런 일들은 모두 평일에 해야 하는 종류라 참 쉽지가 않다. 그래서 휴가 낸 김에 왕창 몰아서 하느라 엄청 정신없었다.
9시 반에 은행에 갔다. 예금 만기된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 바빠서 재예치를 못하고 있었다. 사실 몇달 전에 사무실 근처 지점으로 큰맘먹고 점심 때 갔었는데 내 주민등록증이 너무 오래되어 사진이 지워져서 이것으로는 본인확인이 안된다고 반려당했다 ㅠㅠ 은행이 미용실 근처라 한방에 처리하자 하고 갔는데 9시 반에 갔는데도 이미 동네 어르신들이 많아서 30분 동안 기다리다가도 차례가 안 와서 결국 포기하고 미용실에 갔다(오전 예약을 해두었다)
미용실에서 뿌리염색과 머리끝 커트를 좀 했음. 이번에는 이상하게 두달만에 머리가 확 길면서 새치집중구역이 너무 득세하여 너무 심란해서 아침 예약을 잡고 갔다. 담당 디자이너마저 깜짝 놀라며 '아니 이번엔 왜 이렇게 많이 긴 거죠? 혹시 보약이라도 드셨나요?' 라고 물었다 흐흑... 나도 모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빨리 자라나 ㅜㅜ 잠이 모자라고 너무 피곤한데다 휴가 중이었지만 업무 확인할 것이 많아서 머리 하는 내내 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업무지시하고...
염색을 마친 후 다시 은행에 갔다. 아침보다 사람이 더 늘어나 있었다. 30분 넘게 더 기다린 끝에 간신히 만기 예금 재예치를 했다. 주민증이 안되니 여권을 제시했다. 오늘 재발급된 여권도 수령하러 가야 했는데, 새 여권은 주민번호가 들어있지 않아 신분증 대용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니 여권 바뀌기 전에 은행에 먼저 가야 했다. 헉헉...
은행 업무 마친 후엔 길을 건너서 구청에 갔고 재발급 여권을 수령했다. 이건 금방 받았다.
오른쪽 파란색이 새 여권. 옛날 여권보다 예쁘다. 그러나 여권에 박힌 지난주에 찍은 이상한 사진을 보니 슬펐다 흑흑흑...
그리고는, 온라인 신청을 하면 어차피 직접 받으러 가야 하는데 그 시간 내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주민등록증도 재발급 신청하기로 결정하고는 택시를 타고 주민센터에 갔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신청을 했다. 무인발급기에서 지문 인식이 잘 안되는터라 지문도 새로 찍겠다고 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어머 근데 인식 잘 되는데요?' 라고 한다. '아닌데, 계속 빠꾸당하던데요' 하며 어쨌든 다시 찍었는데 다시 찍고 나니 또 인식이 안되어 담당자와 나 둘다 혼란에 빠짐. 하지만 친절한 베테랑 담당자가 내 옆으로 와서 요리조리 손가락을 움직여보게 하더니 답을 찾았다. 나는 주민증 만든지 너무 오래되어(ㅜㅜ) 내 지문이 좀 지워져서 새로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지문이 보통 사람 위치보다 좀 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지문인식기에 보통 손가락 위치대로 올려놓으면 인식이 잘 안되고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야 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새로 찍을 필요가 없었던 것임. 하여튼 문제해결은 되었음. 담당자는 직접 수령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동네라 가까우시니까요, 아니면 가족분이 대리수령해도 돼요 라고..) 나는 평일엔 직장에 있는데다 대리수령해줄 사람도 없어서 그냥 등기로 받겠다고 하고 회사 주소를 적고 나옴.
이렇게 폭풍같은 일들을 마치고 집으로 왔더니 부모님이 와 계셨다. 엄마가 새 커튼을 가져와서 그것으로 침실 커튼을 바꿔달아 주시고, 내일이 내 생일이라 맛있는 음식을 왕창 싸오심. 엄마토끼 시그니처 꽃게탕은 당연하고, 미역국, 육개장까지 3종 세트에 각종 밑반찬, 그리고 삶아서 하나하나 껍질 깐 밤도 가져오셨다. 그래서 간만에 집에서 오붓하게 부모님과 앉아 점심을 먹었다. 빈속에 너무 정신없이 은행, 미용실, 구청, 주민센터를 오간 터라 맛있게 먹었음.
그리고 오후에 부모님은 집으로 가시고 나는 늦은 차를 우려 마셨다. 너무 머리가 아프고 졸렸다. 차를 마신 후에는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들어가 두어시간 누워 있었다. 모레는 쥬인이랑 보기로 했다. 내일은 그냥 집에서 좀 쉬려고 한다. 헉헉 이번주 많이 힘들었다.
티타임 사진 세 장 접어둠.
쿠팡에서 주문했다가 피본 가짜 웨지우드 찻잔. 이 일 이후 쿠팡에서 찻잔 주문은 안 하기로 함. 빡쳐서 한쪽에 처박아뒀다가 오늘 간만에 꺼내서 차 마심. 그래 네가 무슨 죄겠냐 하며... 마카롱이 푸른색이라서 색깔 맞추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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