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로레타 사원이다. 여기는 프라하 성보다도 더 위에 있다.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을 지나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 종소리가 무척 아름다워서 찾는 곳이다. 작년에 엄마와도 함께 갔다. 여기서 찍어드린 엄마 사진들이 예쁘게 잘 나왔다.
프라하에는 꽤 여러번 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겪어보았다. 페테르부르크만큼은 아니지만 이 도시 역시 나에게는 깊은 의미가 있다. 예전의 프라하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지만, 아마 그건 그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프라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예전처럼 편하게 다니는 도시는 아니게 되었다는 것뿐.
2017년 6월. 아이폰 6s로 찍은 사진들 몇 장. 여행의 후반부였고 숙소를 앞서 올렸던 요세포프 쪽 클라리온 호텔에서 말라 스트라나의 작은 호텔로 옮겨온 후였다. 그래서 말라 스트라나에서 시작해 신시가지로, 그리고 구시가지, 다시 말라 스트라나로 돌아오며 찍은 사진들.
트램을 많이 타고 돌아다녔다. 여기는 우예즈드의 삼거리. 자주 지나쳤던 곳이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내가 애용했던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와 테스코 건물. 신시가지 나로드니 트르지다 역과 연결되어 있다. 13년에 프라하에 두어달 살았을 때 항상 이 테스코 지하 수퍼에 장을 보러 왔고, 몇년 후 휴직을 했을 때 너무 힘든 마음으로 다시 프라하에 왔을 때는 와이파이가 되는 이 코스타 커피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래서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라 불렀고 그건 17년과 1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다음부터는 데이터 로밍을 해와서 와이파이 천국이 그다지 필요가 없게 되었고... 또 이 건물이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버렸다. 지금쯤이면 수리를 다 마쳤으려나. 나는 저 코스타 커피 창가에 앉아 병 주스를 시켜놓고 창 너머로 빨간 트램이 지나가는 걸 구경하는 게 좋았다. 글을 쓰기도 하고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여기는 릴리오바 골목에 있는 작은 초콜릿 카페. 13년에 살았던 아파트 바로 옆에 있어서 가끔 갔던 곳이다. 쇼콜라 쇼가 맛있었고 다양한 초콜릿을 팔았다. 초콜릿 케익을 살 때도 있었다. 재작년 겨울에 이 골목에 들렀는데 이 카페는 아직 남아 있었다.
다시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트램이 지나가는 쪽으로 건너가면 페트르진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게으른 나는 그렇게도 자주 말라 스트라나에 드나들면서도 단 한번도 페트르진 꼭대기, 전망대까지 가본 적이 없다.
역시 우예즈드 근방. 내가 좋아하는 카페 우 크노플리치쿠. 케익이 맛있는 곳이고 로컬들, 특히 나이 지긋한 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여기는 작년에 엄마랑도 들렀다. 나는 자허 케익을 먹었고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드셨는데 딱 한 스쿱만 드시겠다고 하셔놓고는 정말로 '딱 한 스쿱'만 나온 아이스크림에 '애걔! 이게 뭐야!' 하고 대놓고 실망하셔서 점원이 깜짝 놀라 '무슨 일 있나요?' 라고 물어봤던 곳이다 :) 정말 그렇게 조금 나올줄은 몰랐다고, 서양놈들 나쁘다고 엄마가 투덜대셨다 ㅎㅎ
이런저런 호텔방 시리즈는 계속되고... 나중에 호텔 시리즈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우아하고 근사하고 비싼 호텔은 별로 없고(가뭄에 콩나듯 두세개 있으려나) 그냥 여행지의 작은 호텔들 :)
이건 2017년 5월말~6월초의 프라하. 구시가지의 들로우하 거리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요세포프 끝자락과 체추프 다리 사이에 있는 클라리온 호텔이다. 여기는 위치가 올드타운 중심지는 아니어서(좀 걸어야 함) 비슷한 가격 대비 다른 호텔들에 비해 방이 좀더 넓었고 조그만 발코니도 딸려 있어 좋았다. (그런데 요새 다시 검색해보니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올라서 더이상 좋은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 ㅠㅠ 전반적으로 프라하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 이 방은 프라하에서 묵은 숙소들을 놓고 보면 널찍했고 시원해서 좋았다. 다만 위치가 딱히 좋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들에 가려면 많이 걸어나가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고 근방에 큰 마트가 없었다. (이때는 교통카드 어플 같은 게 없었거나 내가 몰랐음) 그래서 여기 묵을 땐 주로 구시가지 위주로 걸어다녔다. 며칠 후엔 말라 스트라나의 다른 호텔로 옮겼다.
이 방은 작은 발코니가 딸려 있었지만 나가서 놀지는 않았다. 창 너머로 좀 우중충한 체추프 교각과 약간은 황량한 블타바 강이 보였다(좀더 왼쪽으로 거슬러올라가 마네수프 다리나 카를교 쪽으로 가야 블타바 강 풍경이 화려해짐) 이 사진은 볼때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져서 좋아한다. 저격수나 암살자, 탐정 뭐 그런 사람이 이렇게 창 너머로 바깥을 보며 뭔가 행동을 준비 중... 혹은 반대로 창 너머 빨간 차에서 미행하는 인간이 이 방을 지켜보고 뭐 그런 느낌이랄까.
이 사진은 생각없이 찍었던 것 같은데 거울에 비쳐서 구도가 신기하게 나와서 좋다. 이 방에 묵었던 때는 날씨가 무척 습하고 더웠다. 32도까지 올라갔던 시기였다. 이때 나는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가서 영원한 휴가님과 처음 만나기도 했고, 나중에는 료샤가 놀러와서 이 방 창가에 앉아 볶음너구리와 유부우동, 산딸기와 서양자두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래선지 이 방과 이 호텔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 엄청 덥고 습해서 헉헉거리며 방에 돌아와 시원한 시트 위에 늘어져 쉬다가 창 너머로 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기도 했다.
방의 실체는 이렇다 :) 그냥 평범한 (프라하의) 4성 호텔 방.
여기는 요세포프와 가까워서 내가 예전부터 자주 갔던 베이크숍 프라하에 들러 티라미수를 사와서 이렇게 창가에서 먹었다.
료샤가 왔던 날. 아직 오기 전. 비오기 직전의 엄청난 습기와 더위에 지쳐서 뻗었을 때. 오른쪽 조그만 땡땡이 주머니는 구시가지 광장에 갑자기 깔린 좌판에서 샀던 라벤더 포푸리. 불면증이 있는 나는 저 주머니를 한국으로 가져가 베개맡에 두고 잠을 청하곤 했다. 뼈가 앙상한 토끼발 ㅠㅠ (어째선지 다 둥실둥실한데 발은 앙상...)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 구경.
이건 신시가지 테스코의 화장품 코너에서 건져온 아이라이너. 가져갔던 아이라이너가 다 돼서 새로 사야 했는데 당시 첨보는 브랜드였고 너무 가격이 저렴해서 수지맞았다는 기분으로 은색과 검정색 두개를 샀다. 그런데 싼게 비지떡이라 아주 질이 안 좋아서 뭉개지고 번지기 일쑤라 조금 쓰다가 말았다 ㅠㅠ 사진을 보고서야 아 맞아 나 저런 거 샀다가 망했었어 하는 기억이 되살아나서 올려본다.
** 료샤가 왔던 날 이야기는 아래. 나는 료샤가 프라하에 오면 언제나 만다린 오리엔탈이니 힐튼이니 운운 비싼 호텔에만 묵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사진과 메모들을 보니 이녀석이 나때문에 툴툴대며 내가 묵었던 (저렴한) 호텔들에도 두어번 묵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고맙네. 이녀석 요즘 잘 지내고 있으려나 ㅠㅠ 연락 못한지 꽤 됐다.
사진들은 2017년 5월 29일, 프라하. 이 당시 숙소가 요세포프 근방이었다. 전날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다녀왔던 터라 이날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들 위주로 산책하며 돌아다녔던 모양이다. 프라하 구시가지 중 요세포프 구역 사진들이 대부분. 이 사진은 옛날부터 자주 들르곤 했던 유명한 베이크숍 프라하. 티라미수나 조각케익 뭐 그런 걸 사러 들어갔었던 것 같다.
사진은 모두 아이폰 6s
여기는 엄밀히 말하면 요세포프 쪽은 아니고, 레테조바 골목의 카페 에벨 야외테이블. 지금은 문을 닫고 없다만.
올망졸망 귀여워서 찍어뒀던 것 같다.
5월말이었지만 이 당시 너무너무 더웠다. 전날 드레스덴에 갔을 때도 엄청 더웠는데... 이때 묵었던 숙소 바로 옆에 여행사 건물이 있었는데 그 창가에 이렇게 날씨가 나오는 스크린이 있었다. 이때 나는 너무 더워서 헉헉거리며 숙소로 들어오다가 저것을 보고는 '으앙 이게 뭐야. 그러니까 이렇게 힘들지' 하며 더욱 헉헉거리며 숙소로 내달았다.
여기는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이다. 레테조바 거리에 있던 카페 에벨. 13년에 이 근처 아파트에 두어달 머무르면서 자주 드나들었고 그 이후에도 프라하에 갈 때면 언제나 여러번 들렀다. 나에게는 특별한 카페였다. 안타깝게도 이 지점은 코로나 시기에 문을 닫았고 카프로바 거리의 조그만 본점만 남았다. 창가 자리는 저 두 여자분이 앉아 있는 딱 저 테이블 하나였기 때문에 어쩌다 저 자리가 비어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사진 하단에 나와 있는 벽 쪽 테이블도 참 좋았다. 등을 기대고 글을 쓰기도 좋았고 작고 아늑한 카페에 들어온 손님들 구경하기도 좋았다. 그리운 곳이다. 이제 마음과 사진 속에만 남아 있는 곳.
드레스덴의 마지막 기억. 혹은 마지막 사진. 2017년 6월. 드레스덴에서 프라하로 돌아가는 버스에 앉아 찍었던 사진. 영원한 휴가님은 베를린에서, 나는 프라하에서 중간지대인 드레스덴으로 와 만났다. 영원한 휴가님께서 건네주셨던, 온전하게 나의 취향을 위한 선물. 차곡차곡 접혀 있는 종이 안에는 알라딘 세인 시절 데이빗 보위 타일이 들어 있었다. 타일은 종이를 벗겨낸 후에도, 저렇게 싸여 있는 순간에도 옆에 있는 로스코 엽서와 거의 완벽하게 어울렸다.
무심코 예전 프라하 사진 폴더를 열었다가 발견한 17년 6월 사진 몇 장. 이날은 프라하를 떠나기 전날이었다. 모두 폰으로 찍은 사진들. 당시 폰은 아마 아이폰 6s였을 것이다. 어두운 필터를 썼던 모양이다. 트램 사진이네 하고 클릭했는데 왼편 창밖으로 너무 낯익은 풍경이 보여서 잠시 가슴이 찌릿했다. 여기는 우예즈드, 말라 스트라나로 들어서는 입구의 정류장 부근이다. 왼편 길 건너 보이는 녹색 간판의 식료품 가게에 종종 갔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두부, 라면, 과자, 음료수 따위를 종종 샀는데 물론 이곳의 가격은 비쌌다. 테스코 수퍼 외엔 가격이 비쌌고 특히 이런 곳은 더 비싼 편이었다. 나는 16년 가을과 17년 여름, 그리고 18년 겨울에 이 동네에 묵었었다.
그리고 그날 찍은 사진 몇 장 더. 사진들이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6월이었고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었다.
겨울의 프라하는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음습한 날씨와 고딕 첨탑들 탓에 어둑어둑하고 좀 을씨년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돌이켜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다 가보았다. 돌아다니기에는 가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겨울에 가장 오래 있었다. 겨울에는 세번이나 갔다. 그 중 한번은 두어달 살기도 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프라하 성에 갔다가 옆길을 따라 내려와 말로스트란스케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가다가 찍은 것.
드레스덴 폴더는 따로 만들어 놓지 않았고 당일치기로 다녀왔던데다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찍어놓은 사진이 별로 없어서 그냥 프라하 폴더에 올려본다. 프라하 갔을 때 하루 짬을 내어 다녀왔던 거라서. 2017년 5월말.
아주 이른 아침에 프라하의 플로렌스 버스터미널에서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갔었다. 일찍 도착한 드레스덴은, 그것도 일요일 아침이었기 때문인지 그야말로 텅 비어 있었다. 가게들마저도 10시 전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영원한 휴가님과 만나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구시가지를 산책했다. 나중에 dm 가게 앞에서 영원한 휴가님을 기다리는데 자꾸만 집시들이 다가와서 좀 무서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제 영원한 휴가님과 뻬쩨르에서,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에서 다시 재회해 커피랑 차랑 에클레어 먹고 내 회원카드로 할인받아 책을 사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하나는 프라하, 하나는 베를린에 여행을 와서는 '중간지대가 드레스덴이니 거기서 만나요~' 하고 만났던 이날처럼.
오늘 초콜릿 웨하스를 먹었더니 프라하 생각이 나서, 폰에 남아 있는 18년 겨울 프라하 사진 몇장. 카페 에벨 사진 세 장. 그리고 오른쪽 맨 아래 꿀 사진은 카페 구르망에 가서 조식 먹었을때. 둘다 추억의 장소이다. 저땐 몰랐지, 저 에벨의 창가에서 저렇게 앉아 있는 게 마지막일 줄은..
레테조바 거리의 에벨에서는 홍차를 주문하면 이렇게 찻잔 위에 받침접시를 올리고 그 위에 티백을 얹어 주었다. 항상 이랬던 것은 아니다. 이따금 그랬다. 점원에 따라 달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차를 우리기 직전이면 거의 언제나, 조금 가슴이 설렌다. 미세한 흥분과 즐거움, 아주 희미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다. 에벨에서 이런 식으로 뜨거운 물이 든 포트와 빈 찻잔, 그 위를 덮어놓은 받침접시와 포장을 뜯지 않은 티백을 내주는 날이면 그 미세한 진동은 폭이 좀더 커지곤 했다.
도자기 티포트를 좋아하지만 에벨에서 내주는 이 포트는 항상 용서하곤 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저때는 물론 몰랐다. 이것이 레테조바 거리의 에벨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들이란 걸.
폰 사진을 올려놓는 용도로 쓰고 있는 구글 포토에서 1년 전 오늘이라며 이 사진이 떴다. 작년 오늘, 프라하. 골목 풍경을 보니 말라 스트라나의 우예즈드이다.
1년 전 프라하 사진 몇 장 더.
여기는 카피치코.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
같은 날 간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시차 때문인가 업로드 시점 때문인가 이 사진도 일년 전 오늘이라고 떠 있었다. 이건 도브라 차요브나. 여기도 좋아하는 곳이다. 카페라기보다는 티룸. 프라하에서 가장 제대로 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 이날 요기 티라는 인도식 차를 시켰고 거기 딸려나온 꿀이다. 차가 너무 향과 맛이 세서 결국 저 꿀도 다 넣고 같이 나온 우유도 다 넣어 마셨던 기억이 난다.
작년 12월. 프라하. 이때 어째선지 반대방향 트램을 탔음. 생각없이 앉아 있다가 점점 언덕으로 올라가 어느새 흐라드차니가 나타난 것에 깜놀하여 내린 후 건너서 다시 트램 기다리다 찍음. 프라하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겪어보았지만 맨처음 간 것도 겨울이었고 좀 오래 머물렀던 것도 겨울 즈음이었기 때문인지 나에게 프라하는 이런 이미지가 가장 선명하다.
나메스티 미루. 비노흐라디 지역. 프라하, 작년 12월. 개인적으로 비노흐라디는 내 취향의 동네는 아니라서 여기는 보통 찻잔이나 접시 살때만 갔다. 이 광장 맞은편에 도자기 아울렛인 둠 포르첼라누가 있다. 쯔비벨 무스터를 비롯해 이것저것 많다. 거기서 거의 매년 오리 찻잔이나 오리 접시를 하나씩 사곤 했다.
어젯밤에 햇살 받으며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었다. 그래서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던 날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본다. 2017년 6월, 프라하. 로레타 사원과 말라 스트라나 근방.
사실 작년 겨울에 갔을 때 몸이 아파 너무 고생한 결과 프라하는 예전만큼 '아 또 가고 싶어'란 마음이 들지는 않지만 아마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리워질 것 같다. 하여튼 그때 아팠던 기억이 생생해서 작년 12월 프라하 사진은 잘 들춰보지 않게 됨. 그리고 사실 프라하는 빛이 많을 때 가는 편이 훨씬 좋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프라하를 다 겪어 보았네.
햇살 받으며 오래 걷고 싶고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책을 읽고 싶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싶고, 그냥 골목을 따라 걷고 새를 보고 먹이를 주고 싶다. 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