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 화요일 밤 : 생각지 않게 휴가였지만 대폭망, 더더욱 노동 fragments2022. 9. 20. 20:50
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어제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새벽 6시에 알람이 울려 깼을 때 '아, 나는 더 자야 한다' 라는 아주 강력한 의지가 발현되었다. 아마 붉은 군대가 와야 하는데 늦어지고 있어 몸 상태가 말이 아닌데다 어제도 빡세게 바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보통은 좀 낑낑대다가 1분을 넘기지 않고 일어나는데 오늘은 '아 안돼' 하고는 그냥 자버렸다. 그리고는 아침에 휴가를 냈다. 이런 날은 보통 업무 일정이 따로 잡힌 게 없다. 그런 게 있으면 혼신의 힘을 다해 나가기 때문이다. 즉 마지막 보루가 없는 날이다. 그래서 자고, 또 자고, 또 잤다. 거의 열시간에서 열한 시간 가까이 잤는데 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이 잔 것만이 오늘의 수확이었고 그외에는 완전 폭망이었다. 그 이유는 휴가가 아무짝에 쓸모없이 낭비되었고 종일 죽어라 일을 했기 때문이다. 이럴 거라면 그냥 출근해서 빡세게 일했어야 했다. 자고 또 자다가 문득 폰을 보니 업무 연락이 와 있었는데 아주 골치아픈 건이었다. 지난주 초에 굴러온 폭탄이 역시 나의 예측대로 나쁜 방향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것을 막아내고 잘라내야 했다. 이것 때문에 결국은 두세시간 동안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하며 자료도 만들고 긴급통화도 하고 온갖 노력을 다해서 어쨌든 일단 해결은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으니, 오늘따라 이상하고 피곤한 감사 자료가 흘러넘쳐서 그것들을 또 대응해줘야 했다. 결국 하루종일 메일을 뒤지고, 중간중간 pc를 켜고 일을 하고 직원들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각종 문제들을 챙기느라 말만 휴가지 빡세게 일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심지어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다. 이게 뭐야. 아까운 내 휴가 ㅠㅠ
꿈에서 가방을 꾸려야 했다. 기내 캐리어 정도 크기였다. 이런 꿈도 이따금 꾸는데, 여행을 갔거나 출장을 갔거나 하여튼 어딘가에 가 있는데 비행기 시간이나 떠날 시간은 코앞인데 짐을 꾸려놓지 않은 상황이다. 비행기 떠나는 시간이 4시간 남았는데 아직 숙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캐리어를 그대로 열어놓고 짐은 하나도 안 챙긴 채였다. 그래도 4시간 남았으니 얼른 챙겨서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숙소인지 집에 새로 들어와야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내 가방 안에 자기들 짐을 한두개 집어넣고 마음대로 가방을 꾸리려고 해서 당황해하며 급하게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뭔가 여러가지 꿈을 계속 꿨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이 안 나야 잠을 제대로 잔 거겠지.
사진만 보면 여유롭게 차 마신 것 같지만... 폭탄을 처리한 후 잠깐 이렇게 차를 마시다가 다시 컴퓨터 앞으로 가서 빡세게 일하고 저녁까지 일했다. 예기치 않은 휴가로 여유있는 독서와 티타임과 꽃멍과 글쓰기를 해보려 했지만 일만 했다 흑흑.. 그래도 글을 몇줄 쓰기는 했으니 그나마도 자가 칭찬...
연보라 리시안셔스와 흰 장미와 흰 수국으로 레이스 드레스 분위기.
용담초 색깔이 참 이쁘다. 그런데 이제 시들시들하다...
티타임과 꽃들 사진 여럿 접어두고 오늘 메모 마무리. 오늘 집에서 빡세게 일하긴 했지만 내일 출근하면 더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아아 힘을 내자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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