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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d gates/praha fragments 2013'에 해당되는 글 3

  1. 2020.11.27 프라하의 아파트 창가에서 + 오이무침 6
  2. 2020.08.14 플로렌스 터미널, 2013년 2월
  3. 2014.10.15 프라하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 4

 

 

 

옛날 사진들 뒤적이다가 오랜만에 프라하에 머물던 시절 폴더를 열어보았다. 2013년 2월 어느 날. 이때는 프라하에서 아파트를 얻어 두어달 머물렀다. 이 아파트는 내가 살아본 곳들 중 가장 널찍하고 또 삐까한 곳이었다. 물론 월세가 매우 비쌌다. 그도 그럴 것이 구시가지의 카를로바 골목과 카를 교 근처에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집은 부엌과 이어진 거실이 넓었다. 대신 추웠다. 부엌과 거실 창가를 왔다갔다하며 바깥을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이 당시는 매일 날짜별로 사진 폴더를 정리했었다. 당시엔 거의 매일같이 바깥 산책을 했고 프라하 골목골목의 사진들이나 카페 에벨 같은 곳 사진들이 매일 조금씩 나왔다. 이 날은 집에만 있었다. 동생과 같이 와서 같이 돌아다니다 일주일 후 동생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날은 아무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쉬었다. 이 날이 그 날이다. 집에서 쉬면서 동생이 가고 나니 좀 쓸쓸해져서 '에잇 반찬이나 만들자' 하는 마음에 슈퍼에서 사온 오이를 썰어서 소금에 절이고 수분을 뺀 후 식초와 참기름, 간장, 고춧가루 등을 넣어 무쳤다. 뻬쩨르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프라하에서도 김치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오이무침을 많이 만들어 먹었었다.

 

 

위는 오이 썰어서 소금 절여 놓고 수분 빠지기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

 

 

 

 

 

오이 무침 완성한 사진 ㅋㅋ

 

 

저 창가도 그립고, 거실의 거대한 식탁 앞에 앉아 새벽 늦게까지 글을 쓰던 시간도 그립다. 근데 그때 참 추웠음. 난방을 끝까지 올려도 추웠다. 프라하도 그렇고 뻬쩨르도 그렇고 기온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그 뭔가가 있다. 오늘 날씨가 으슬으슬해선지 저때 기억이 참 생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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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의 메모에 남겼던 것처럼(https://tveye.tistory.com/10443), 어째선지 프라하 플로렌스 터미널이 떠올랐던 날이었다. 메모를 마친 후 13년 사진 폴더를 뒤적여보았다. 2월에 카를로비 바리행 버스 타러 갔을 때 시간이 남아서 배회하다 찍어둔 사진이 딱 두 장 있어서 올려본다. 사진은 우중충하다만... 원래 이 터미널이 우중충하다. 하긴 버스 터미널치고 이쁘고 깨끗한 곳이 얼마나 있겠는가 다 비슷비슷하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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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작년 4월 4일.

 

작년에 프라하에 머물렀던 건 2월 초부터 두 달 동안이었고 4월 5일에 그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이건 떠나기 전날, 4월 4일에 찍은 사진. 카페 에벨.

 

프라하는 관광이나 출장 때문에 수 차례 며칠 머물렀을 때와 두어 달 살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른 도시였다. 이곳에 머무를 당시 나는 지금보다 건강도 조금 좋지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다. 그래서 잠시 휴직을 하고 사라졌던 것이기도 했다.

 

이전에도 러시아에 혼자 머물렀던 적이 있었지만 프라하는 느낌도 달랐고, 예전보다 나이도 더 들어 있었고 심신 양쪽으로 많이 지쳐 있던 때였다. 그리고 추웠다. 춥고 쓸쓸했다. 하지만 아주 많이 걸었고, 사원의 종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곳에 머물렀을 때보다 돌아온 후에야 더 그 순간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작년 초 프라하에 머물렀을 때 내게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은 바로 이런 때였다. 카페 에벨에 들어가서 영어와 체코어와 다른 외국어들이 라디오 소음처럼 뒤섞여 들려오는 그 아늑하고 따스한 공간 한구석에 앉아 글을 쓸 때. 그리고 지금도 그 순간들이 가장 그립다.

 

* 이날, 작년 4월 4일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976

(이 당시 프라하에 머물렀을 때 썼던 매일의 메모는 프라하 프래그먼트 2013 폴더에..)

* 태그의 카페 에벨을 클릭하면 이곳에 대한 이전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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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