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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16 11.16 수요일 밤 : 바쁘고 일은 자꾸 터지고, 짐 꾸리는 것도 피곤, 기운을 내자 으압!
  2. 2022.11.15 11.15 화요일 밤 : 네덜란드 호떡집들 동시다발 개장, 사흘 남았는데
  3. 2022.11.14 11.14 월요일 밤 : 잠도 모자라고 바쁘고 피곤했음, 맛없고 재미없고 콤보
  4. 2022.11.13 11.13 일요일 밤 : 콩알콩알 마카롱, 많이 못 자서 뚜떼, 월요병, 열심히 쓰고 있다만 끝내지는 못하고
  5. 2022.11.12 11.12 토요일 밤 : 꽉 차는 가방의 수수께끼, 게으르게 시작해 부지런하게 끝남, 다 못 쓰고 가게 되었다 ㅜㅜ 4
  6. 2022.11.11 11.11 금요일 : 힘들어서 뻗음, 가방 꾸리기 성인이여 와주오, 시그니처 컬러를 배신함, 주말 2
  7. 2022.11.10 11.10 목요일 밤 : 빨리 시든 장미, 꿈에서도 일하고, 피곤, 앞으로 당김, 우렁이들은 어디 2
  8. 2022.11.09 11.9 수요일 밤 : 바쁘고 피곤한 날들은 계속되고, 백신 고민, 왜 난 춥지 2
  9. 2022.11.08 11.8 화요일 밤 : 빌니우스 기억, 피곤피곤, 바쁜 와중에 일을 더 만들었음, 설렘은 어디로 4
  10. 2022.11.07 11.7 월요일 밤 : 너무 피곤하고 바빴던 월요일, 분신술도 안되고 우렁이도 없는데, 무의식의 발현 2
  11. 2022.11.06 11.6 일요일 밤 : 게으르게 늦잠, 조금 꾸려놓고 많이 한 것처럼, 쓰는 중 2
  12. 2022.11.05 11.5 토요일 밤 : 좀 늦었지만 달력, 오렌지 장미, 너무 피곤, 겨우 세면도구만, 에릭의 팩폭 2
  13. 2022.11.04 11.4 금요일 밤 : 겨울! 완전 피곤, 이름이 뭘까, 힘든 꿈, 시간이 부족해
  14. 2022.11.03 11.3 목요일 밤 : 생각지 않은 작은 즐거움, 피곤한 꿈, 양력 생일, 조삼모사 꿩 대신 닭 2
  15. 2022.11.02 11.2 수요일 밤 : 아주 피곤한 나날들, 난 정말 우렁이가 매우 필요함, 에릭과 간만에
  16. 2022.11.01 11.1 화요일 밤 : 이제 두 달, 다시 심도깊은 대화, 제습제 왕창 사야 함, 착잡함 2
  17. 2022.10.31 10.31 월요일 밤 : 가을, 1+1이 별로 솔깃하지 않음, 역시 바쁘고 피곤한 월요일 2
  18. 2022.10.30 10.30 일요일 밤 : 가을, 참사, 일보다 사람이 더 문제, 쓰는 중, 우렁이도 수호성인도 안 온다
  19. 2022.10.29 10.29 토요일 밤 : 지진, 쉬었음, 새 꽃 2
  20. 2022.10.28 10.28 금요일 밤 : 간신히 주말, 힘들구나, 자꾸 비슷한 색깔만 고르게 되고, 청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 4
  21. 2022.10.27 10.27 목요일 밤 : 말이 씨가 되나, 엄마토끼 아빠토끼, 그래도 기운을 내자 4
  22. 2022.10.26 10.26 수요일 밤 :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수면 매우 부족 2
  23. 2022.10.25 10.25 화요일 밤 : 가을빛, 길에서는 제발, 저질러놓고 기분 다운되어 있음 2
  24. 2022.10.24 10.24 월요일 밤 : 아침의 잎사귀, 암흑 같은 졸음, 피곤피곤 2
  25. 2022.10.23 10.23 일요일 밤 : 못된놈이 또 빨리 왔네, 어디로 갔나 수면양말, 계속 바쁠 예정, 3연타 나쁜 날씨

 

 

 

호빵으로 추정되는 것을 먹고 있는 리락쿠마 ㅇㅅㅇ 토끼는 네덜란드 호떡집, 쿠마는 호빵... 

 

 

오늘도 바쁘게 일하고 귀가했다. 중요한 행사가 코앞에 다가와서 안 그래도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많은 날인데 윗분은 아무 생각없이 자기 멋대로 사고를 치고(아침에 그것을 알아차리고 내가 수습함. 뭐가 문제인지 아예 개념이 없으심 ㅜㅜ 아아 해맑아 해맑아), 행사의 메인 실무자인 문제의 히스테리 직원은 생각지 않은 문제가 하나 터져서 히스테리의 극치에 도달하여 또 그것을 중화시켜주고.... 그 와중에 안그래도 아픈 직원들이 많은데 멀쩡하던 직원 하나는 넘어져서 인대가 파열되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함 ㅜㅜ 그런데 중요 행사가 목전이라 이 모든 것들이 평소보다도 더 문제라 참 복잡하고 힘들다. 윗분은 출장 중이셔서 마지막의 직원 부상 건은 얘기를 안했다. 오늘 밤은 편안하게 주무시라고. 만일 오늘 전화로 얘기를 드렸으면 또 혼자서 온갖 호들갑에 난리에 흥분을 하시며 일을 더 피곤하게 만드실 거라서. 정말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됨. (이렇게 적으니 뭔가 슬프다 ㅠㅠ '그래도 자기 분야에 대해선 전문성이 뛰어나시니까...' 하고 여태까지 스스로를 잘 다독여왔음)

 

 

귀가해서 짐의 일부를 좀 바꿔 꾸렸다. 기내에서 걸칠 짚업을 좀더 두꺼운 놈으로 바꿨고 며칠전 읽다가 포기한 밋밋하고 재미없는 에세이집에 데어서 원래 챙겨두었던 책 한 권(그런 비슷한 종류로 매우 의심됨)을 꺼내고 다른 책들을 고르느라 한참 책꽂이 앞에서 우왕좌왕함. 여행갈때 가져가는 책은 물리적으로든 콘텐츠로든 너무 무거우면 곤란하기 때문에 은근히 고르기 쉽지 않다. 사실 며칠 전 커트 보네거트의 '타이탄의 미녀'가 재번역 출간되어 주문해 받아두었는데 이 책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다녀와서 읽는 걸로 미뤘다. 아깝다. 

 

 

잠이 계속 모자란다. 오늘은 부디 빨리 눕고 그만큼 빨리 잠들고 또 푹 잘 수 있으면 좋겠다. 몸 상태는 매우 안 좋음. 붉은 군대가 진격하고 있음. 올 거면 오늘 와줬으면 좀 나았을텐데 ㅜㅜ 몸 상태로 봐선 내일 아니면 모레 짠 하고 나타날 것 같다. 정말 밉다 흑흑. 

 

 

내일은 아주아주 바쁘다. 아침에는 면접심사에 '또' 들어가야 한다. 세 명을 연속 집중면접해야 함. 오후엔 너무 들어가기 싫은 회의(윗분이 저질러놓은 모종의 행사와 관련된 건데 이게 이분이 너무 피곤하게 구는데다 상대방도 일을 너무 못해서 진짜 싫음), 그리고 중요행사 리허설... 아니, 모레 밤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도대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몸이 피곤할 거라는 생각만 든다. 아아 기운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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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올해 처음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심 먹으러 갔던 카페에서 발견함.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였다. 정말 할 일이 많았고 생각지 않은 일들도 넘쳐났다. 무슨 점검에 실사도 나왔고 통계청에서도 사람이 나오고, 큰 행사를 앞두고 있어 이리저리 챙기고, 그 와중에 윗분은 별것도 아닌 일에 또 파르르 화가 나서 유치하게 짜증을 내며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네덜란드 호떡집 재개장에 지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가 개장... 

 

 

여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몸 상태를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비행기 타는 날에 맞춰 붉은 군대가 도래할 것만 같다 흐흑... 부디 하루만 늦게 와주기를 바란다. 가방을 마저 좀 손대야 하나 싶은데 피곤해서 내일로 미뤄야겠다. 아이고 귀찮아. 임박한 여행 자체가 기다려지는 것보다 비행기 경유하며 장시간 가야 하는 게 아찔하니 확실히 늙었어 흑흑... 그리고 밤비행기 끊은 게 점점 후회되고 있음.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해서 오전에 도착해보고자 밤 11시 비행기를 끊었는데, 그러기 위해 당일 빡세게 일하고 오후에 집에 돌아와 가방을 끌고 밤중에 공항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피곤해짐. 심지어 토요일 아침 비행기는 파리에서 경유하는 건데 가격도 약간 더 저렴하고 총 비행시간도 조금 덜 걸리는데. 하지만 이제 늦었다. 떠나는 날까지 몸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구나. 내일부터 금요일까지도 업무 때문에 강행군인데, 뭐 하여튼 잘 버텨봐야지.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날씨 때문에 더 피곤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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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주말의 폭우로 출근길은 온통 낙엽 카펫이 깔려 있었고 나무들이 어느새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낙엽 치우기 전. 젖은 낙엽은 미끄러웠고 그 위로 비둘기들이 모여 있었다.

 

 



 

 




아예 푹신한 낙엽 카펫 위에 자리잡고 졸고 있던 녀석.

 


..

 



간밤에 잠을 설쳤다.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아서 결국 약도 반알 더 쪼개먹고 잤다. 이러면 아침에 힘이 든다. 깨어나서도 멍하고 입안도 마르는 느낌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피하는 편인데 간밤엔 너무 시간이 늦어서 어쩔 수 없었다. 하여튼 일요일에도 딱히 많이 못 잔 상태였으므로 오늘 매우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 그러나 엄청 바빴고 온갖 일들이 생겨났고 또 내년 업무계획 페이퍼도 추가로 작성해야 해서 정신없이 일하느라 잠깐이나마 눈을 붙일 여유는 1분도 없었다. 헉헉.

 



귀가하는 길에도 생각지 않은 업무폭탄에 한동안 윗분과 통화를 하고 오느라 무지 피곤했다. 좀전에도 그 후속조치에 대해 한참 통화를 했다. 끝없는 일의 연속... 집에 와서 자전거 20분 타고(이제 더 탈 생각도 안 함), 샤워와 머리감기, 저녁먹기를 마친 후 업무통화를 하고, 일요일까지 꾸려놓았던 트렁크에서 몇가지 아이템들을 도로 다 빼내느라 좀 정신이 없었다. (원래 생각했던 것이 어그러져서 물건을 빼야 했음)

 




오늘의 두가지 실망. 맛없는 것과 재미없는 것.

 




일하느라 점심 시간을 놓쳐서 좀 늦게 혼자 나갔고 귀찮고 입맛도 별로 없어 고*민김밥에 갔다. 그런데 이 집은 전반적으로 맛이 없다. 아마 우리 회사 동네 지점이 맛없는 곳인 것 같다. 왜냐하면 딴데서 먹었을 땐 그리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선 라면도 실패했고, 오늘 시킨 새우김밥도 밍밍하고 매우 맛이 없었다. 본래 김밥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기 때문에 '아 이게 뭐야 차라리 버거나 덮밥집에 갈 걸' 하고 후회했다. 나는 본시 맛없는 걸 먹으면 기분이 나쁘고 포악해지는 습성이 있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리고 실내자전거 타면서 몇달 동안 묵혀뒀던 에세이집을 한권 읽었는데, 내가 웬만하면 책 읽다가 포기를 잘 안하는데 이 책은 결국 읽다가 포기했다. 이게 사실 예전에 그냥 궁금해서 샀던 건데, 다수의 일본문학을 번역하신 분이 쓴 산문집이다. 나름대로 인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가벼운 에세이들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취향이 있는 편이고 특히 일본소설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대체 이걸 왜 샀나 싶다. 아마 여성 번역자가 쓴 에세이집이라 궁금했던 것 같다. 어쨌든 필자는 우리나라 사람이고. 이분이 번역한 산문집들도 여럿 읽었는데 번역도 나쁘지 않았었다. 그러나 몇달 전 앞의 한두 편을 읽다가 '아 별로인데' 라는 맘에 그냥 미뤄뒀고 좀처럼 읽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가볍게 읽어볼까 싶어 집어들었지만 정말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신변잡기를 싫어하지는 않는데 너무 밋밋했고 글맛이 너무 없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유머를 구사하고 있었지만 그리 재미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문체가 내 취향에서 많이 벗어났다. 좀 오글거리는 느낌도 들었다. 번역하면서 그간의 일본문학 영향을 많이 받으신 듯 문체도 딱 그랬다. 생각해보니 아마 나는 러시아문학을 전공한 터라 수필도 좀더 예리하거나 묵직한 한방이 있거나 확 비틀어주는 재치가 있거나, 아예 따뜻하게 가슴을 울려대는 쪽이 취향인 것 같다. 여백의 아름다움이 있거나. 간결함과 여백은 좋아하지만 하이쿠는 싫어하니 이것도 좀 그런 느낌이라 해야 할까 싶다.

 




하여튼 그래서 이 책은 중간에 포기함. 왜 돈 주고 샀을까 ㅜㅜ 그런데 여행가면서 가벼운 에세이집이나 읽어야지 하면서 사놓은 것이 여태 안 읽어봤던 두 일본작가의 산문집이라, 문득 '아 위험한데. 그냥 빼버리고 검증된 재밌는 다른 책들이나 도로 챙길까' 하고 있음 =_= 이렇게 보면 일본 작가 중에서는 요네하라 마리와 무라카미 하루키가 내게는 특이케이스이다. 하긴 요네하라 마리는 사실 어릴때 프라하에서 공부하며 러시아어를 공부한 사람이라 멘탈이나 스타일은 일본 특유의 감성과는 아주 다르고(러시아어 통역자라 아마 내게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는 소설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어서 안 좋아하지만 그가 쓴 에세이들은 그런 일본 에세이들 특유의 오글거림이 없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내게는 '여행갈때 비행기에서 읽기 좋은 에세이들'이다. 그리고 오늘 이 밋밋한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아 정말 무라카미 하루키가 글을 잘 쓰긴 잘 쓰는구나! 재미있게, 그리고 어딘가 언제나 조그만 한 방을 좀 근사하게 날릴 줄도 알고. (그런데 소설은 끌리지 않으니...)

 



그러고보니 오늘은 맛없는 것 재미없는 것만 있고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은 없었네. 아쉽구나 ㅜㅜ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 꿈에서라도 맛있고 재미있는 게 나오면 좋겠다. 아이구 피곤해. 내일은 책을 바꿔 넣어야지 -_- 검증된 책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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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두달쯤 전 푸른난초님께서 내 생일을 미리 축하해주시며 보내주셨던 마카롱. 여러 가지 맛이 있었는데 냉동실에 두고 콩알콩알 녹여서 다 까먹고 이제 두세 알 남았다. 이것은 딸기우유 맛 :) 

 

 

늦게 잠들었는데 요즘은 아무리 늦잠을 자보려 해도 8시 전에 깨게 된다. 나는 원래 야행성이었는데 돈 벌어먹고 살기 위해 아둥바둥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주말엔 스트레이트로 8~9시간쯤 쭉 자고 9시나 10시쯤 깨어나면 참 좋겠는데... 7시 반도 안되어 깨어났고 더 자보려고 애쓰다가, 나중엔 이것저것 텍스트를 읽다가, 까무룩 얕은 잠을 좀 잤다. 잔 것도 안 잔 것도 아니고, 또 이렇게 도로 졸다 보니 결국 침실에서 기어나온 것은 아주 늦은 시간이라 뭔가 이것도 저것도 못한 기분임 ㅜㅜ 

 

 

오후엔 여행을 위해 서류를 좀 챙기고 네임태그도 바꿔 달았다. 쿠팡에서 새로 산 여권 케이스는 딱히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써야 할 것 같다. 무슨 책을 챙겨갈지 아직 고르는 중이다. 

 

 

월요병이 용솟음치는 시간. 지난 금요일에 예기치 않은 휴가를 냈기 때문에 내일 출근하면 아마 일이 두배로 쌓여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주 금요일에 출근해 일하다 밤 비행기를 타야 하므로(계획으로는 반차를 내고 집에 돌아왔다가 가야 할 것 같다) 정리해둬야 할 일들도 많고 심지어 중간에 면접도 한번 봐야 할 것 같음. 올해 면접을 대체 몇번을 보는지 ㅠㅠ 거기에 심사 참여한 것까지 합치면 허헉... 

 

 

간밤에 글을 열심히 쓰고 잤다. 그래도 아직 좀 남아서 오늘 마무리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쓸 수 있는 데까지만 쓰고 나머지는 여행 다녀와서 끝내야겠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이제 오늘부터는 꽃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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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실컷 늦잠 자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9시 안되어 깼다. 하지만 침대에 정오 넘어서까지 꽉 달라붙어 있었다.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싫어하는 날씨이지만(가을비, 초겨울비 정말 싫어함. 음산한 뻬쩨르의 첫 10~11월 기억이 남) 비가 많이 오니 미세먼지가 좀 씻겨내려갈 거란 생각으로 위안을 해보았다. 이제 잎이 다 지겠구나 싶다. 

 

 

침실에서 늦게 기어나왔고 차 한잔 마시며 책 읽다가 4시 좀 안돼서부터는 아주 열심히 가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방 안에 온통 마구 널려 있는 옷가지와 각종 잡동사니들의 혼돈이 아무리 해도 줄어들지 않아 너무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았지만 어쨌든 차근차근 해나가서 저녁이 되자 얼추 트렁크와 기내 캐리어에 차곡차곡 대충 쌓아넣었다. 옷가지 약간과 그외 몇가지 제외하고는 대충 가방 안에 다 욱여넣었음. 이제 내일은 서류와 네임태그, 필기구 따위를 챙기면 얼추 될것 같다. 그런데 별로 챙긴 게 없는데 왜 가방은 꽉 차는 것일까 수수께끼 수수께끼... 이번엔 노트북도 안 넣었는데... 

 

 

가방을 꾸리고 나니 7시가 훌쩍 넘었고 자전거를 20분 가량 탄 후 늦은 저녁 먹고 또 좀 쉬다가 쥬인과 대화를 나누고 보니 어느새 열시가 넘었다. 아 정말... 여행 가기 전에 글을 다 쓰고 싶었는데 이제 시간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음 흑흑... 그래도 조금이라도 쓰고 자야겠다. 간밤에도 정말 반 페이지쯤 쓰고 잤으니까. 

 

 

비 때문에 날이 너무 컴컴해서 티타임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그나마 건진 세 장만 올리고 오늘 메모 마무리. 내일은 비 그치고 해 좀 나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비가 계속 올 것만 같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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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생각지 않게 휴가를 내고 뻗은 하루. 

 

 

어제 대륙횡단 트라이앵글에 이번 주의 과로가 겹칠대로 겹쳤는지 새벽 5시쯤 깼을 때 몸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온몸이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6시에 알람을 맞춰두는데 내 핸드폰 시계는 원래 시계보다 2~3분 빠르기 때문에 결국 매일 6시 전에 일어나 출근을 한다.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피로를 이길 수가 없었다. 아마 오늘 업무 일정들이 잡힌 게 있다면 이래도 죽을둥살둥 기어나가는데, 오늘이 드물게도 회의나 마감 기한 같은 것이 없는 날이었다(한달 내내 이런 날이 거의 없음) 그래서 '아아 모르겠다, 6시에 못 일어나면 휴가...' 하고 다시 픽 쓰러졌다. 깨어나니 8시 20분이었고 기어나가면 적어도 10시까지는 출근할 수 있었지만 몸이 천근만근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휴가를 냈다. 다행히 아주 급한 일들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메일 확인하고 자료를 만들어주고 시설 담당 직원과 몇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하다. 

 

 

늦게 일어나 늦은 아점을 먹고 차를 마시며 쉬었다. 이번주에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가 나빴던 것도 한몫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제까지는 날이 따뜻했지만 나 혼자 음습한 한기에 시달렸는데 오늘은 또 너무 더웠다. 날씨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쉬다가 늦은 오후엔 여행용 옷들을 챙기기 위해 서랍과 옷장을 탈탈 털었다. 예쁜 옷과는 아무 상관없고 무조건 편하고 껴입기 쉬운 옷들로 챙기려고. 겨울옷들이라 한아름 빨아서 널어두었다. 내일 다 마르면 옷을 3분의 2 정도는 챙겨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는 다음주에 출근하면서도 입어야 할테니... 그리고 이것저것 마트에서 주문한 것과 오가며 샀던 잡동사니들을 일단 서재 방으로 다 몰아서 쌓아두었다. 그래서 청소도 그 방만 빼고 했다. 어차피 또 먼지가 날 것 같아서. 내일 대충 가방에 차곡차곡 넣어보려고 한다. 

 

 

5시 좀 안되어 잠깐 바깥에 나갔다. 그간 둥실둥실해져서 패딩이 새로 필요했다. 긴 패딩은 두세 벌 있는데 너무 길고 펄럭거려서 엉덩이까지만 덮어주는 미디움 길이의 패딩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마침 어제 귀가하면서 보니 화정역 쪽 세이브존에서 패딩 세일을 하고 있어서 거기에 가보았다. 몇개 입어본 끝에 아주 무난한 검정색 패딩을 한벌 샀다. 세이브존 치고는 좀 가격대가 있었지만 그래도 구스다운이라 나쁘지 않았다. 사실은 빨간색의 롱패딩이 더 마음에 들었고 가격도 더 쌌고 역시나 나의 시그니처 컬러답게 얼굴이 확 살아보이긴 했는데 길다 보니 좀더 무거웠고, 겉면 재질이 별로라 결국은 무난한 블랙으로... 

 

 

패딩을 사고 파우치 형태의 작은 핸드백을 사고, 내일 먹을 티푸드를 한 조각 사서 귀가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집에 오니 지쳐버렸다. 패딩에 탈취제를 좀 뿌려서 탈탈 털어 공기를 쐬도록 베란다에 걸어놓으면서도 '아니,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 열어서 바람 쐬어도 그게 그거 아니야?' 하고 찝찝했다. 자전거를 20분 가량 탔는데 더워서 땀이 막 났다. 서재 방 빼고 청소를 한 후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쉬었다. 서재 방은 지금 혼돈의 도가니... 쳐다보면 심란해짐 ㅜㅜ 여기저기 막 진통제, 티슈, 물티슈, 즉석누룽지, 꺼내놓은 옷가지, 수면양말, 책 몇권, 그외 이것저것 따위가 널려 있다. 내일 정리해야지. 그래도 원래 이 작업들을 모두 토요일에 하려고 했던 건데 예기치 않은 휴가로 오늘 옷도 좀 꺼내서 빨아놓고 대충대충 가져갈것들을 모두 늘어놓았으니 내일이 조금살짝 수월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봄. 

 

 

휴가 냈으니까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나의 게으름을 과소평가한 거였다. 이제 파일을 열어서 최소 반 페이지 정도라도 쓰고 잘 수 있으면 좋겠다. 

 

 

 

 

 

 

장미는 이제 거의 시들어가고 있음. 

 

 

 

 

 

 

차 마시는 동안에도 피곤했다. 티타임과 장미들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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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송이는 대가 완전히 시들었기 때문에 꽃만 따서 띄워두었다. 그런데 오늘 밤 지나고 나면 유리컵에 꽂아둔 저 두 송이도 축 처질 것 같다. 날이 너무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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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도착했던 장미는 꽃송이가 원체 크기도 했고 간밤 난방을 하고 잔데다 오늘 기온이 낮지 않아서 대가 시들어 꺾였다. 다섯 송이였는데 세 송이가 꺾여서 이렇게 잘라내어 찻잔과 접시에 띄워두었다. 이번 주말까진 버텨주길 바랐는데.. 다음주 금요일 밤에 여행을 가니까 주말에 꽃 안 사려고. 

 

 

바쁜 하루였다. 정신없이 꿈을 꿨다. 회사 선배들이 여럿 나왔다. 아마 어제 간부들 대상으로 줌 교육을 받아서 간만에 본사에 있는 선후배(대부분 선배들) 얼굴을 화면으로나마 봐서 그런듯. 꿈속에서 계속 일 얘기를 하고 인사이동이 일어나고 등등 아주 피곤한 꿈이었다. 현실의 반영이지... 

 

 

오전엔 바쁘게 일했고 오후엔 반차를 내고 또 대륙횡단을 하여 진료를 받고,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미용실에 들러 뿌리염색을 했다. 그나마 여행을 가게 되니 새치집중구역을 봉쇄해야 한다는 생각에 ㅜㅜ 너무너무 피곤해서 머리 만지는 동안 꾸벅꾸벅 졸았다. 

 

 

아침부터 잔여백신 현황을 수차례 클릭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맞지 않기로 함. 시간도 없었고 여행 일정과도 미묘하게 꼬이고, 진료받으면서 의사에게 물어보니 의사는 차라리 1~2주 기다려서 새로 나오는 백신을 맞으라고 한다. 그게 최근 변이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걸리는 사람들 증상은 오미크론 때와 또 상당히 다른 것 같다. 부서에도 벌써 두명이나 확진이 되었음. 아아 이 망할 넘의 코로나. 

 

 

집에 돌아오니 부모님이 새로 담은 깍두기를 갖다주신다고 다녀가셨다.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는 내 말에 이것저것 살펴보셨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내가 너무 조금 틀어놨었나 싶다. 그리고 베란다의 위아래 접이식 건조대가 도저히 위로 올라가지 않아 끙끙댔는데 엄마가 해보시고는 저녁에 통화하면서 '이 바보야 줄을 네 앞으로 당겼어야지' 라고 한다. 그렇다, 나는 여태 이 줄을 양옆으로만 잡아당겼던 것이다. 내 앞쪽으로 잡아당기니 쑤욱 올라갔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음. 그때도 내가 낑낑대자 엄마가 '줄을 앞으로!' 라고 하셨다. 아아 나의 순백과도 같은 두뇌 ㅜㅜ

 

 

내일 하루를 잘 버티면 주말이다. 그런데 주말에는 가방을 꾸려야 한다. 특히 옷을 챙겨야 한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짐 싸주는 우렁이 매우 필요. 나한테 이렇게 우렁이들이 많이 필요한데 왜 한 마리도 안 나타나는 것인가... 흑흑 그래도 엄마토끼 아빠토끼가 들러주셨으니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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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 바쁘고 피곤한 하루였다. 일기예보에는 기온이 그리 낮지 않은 편으로 나왔지만 종일 추워서 떨었다. 몸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스트레스와 과로가 겹쳤기 때문인 듯하다. 새벽에 깼을 때도 추웠다(그런데 새벽 기온은 낮았으므로 추웠던 것도 당연한 것 같음) 낮에는 바깥 기온은 그렇게까지 낮지 않았으나 우리 사무실 건물이 오래된데다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라 내내 스산하고 으슬으슬했다. 좀 걱정이 되어 코로나 키트도 해보았으나 음성이었다. 요 며칠 걱정이 되어 가끔 해보고 있음.



백신을 맞고 여행을 갈까 싶었지만 예약을 하면 최소 1주일 이후에나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면 비행기 탈 때 아플 것 같아서 안되겠고, 잔여백신도 그나마 억지로 맞춰보면 내일 퇴근 무렵 동네 병원에 있으면 맞아볼수 있겠지만 여행을 열흘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라 좀 불안하다. 2가 백신은 후기가 별로 없어서 더 그렇다. 백신을 3차까지 맞았고 백신 덕분인지 그저 운이 좋았던 건지 친구가 없었던 건지 여태 코로나에 안 걸렸는데, 백신은 뒤로 갈수록 너무 힘들고 아프고 후유증이 오래갔기 때문에 덜컥 가서 맞으러 가기가 좀 겁남. 빌니우스에 갔을 때는 백신 맞고 4개월이 좀 안 됐을 때라 아마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하여튼 내일 혹시나 모르니 잔여백신 검색은 한번 해보려고 한다. 1~3차를 모두 화이자로 맞았는데 화이자 2가는 월요일부터 접종 시작이 되어 후기가 더욱 없네... 윗분은 나처럼 3차까진 화이자를 맞고 4차를 모더나로 맞았는데 엄청 아팠다고 해서 좀 불안불안. 그러나 아예 잔여백신이 없을수도 있고, 사실 주말에 가방을 꾸려야 하는데 백신 맞고 나면 힘들어서 과연 가방 꾸릴 기운이 날지 잘 모르겠다 ㅠㅠ


일은 많이 바빴다. 아침 일찍 출근해 빡세게 일하고, 오전 중에는 우리 회사와 내 업무에 대해 무슨 과제를 써야 한다는 학생들과 인터뷰를 했다. 반짝반짝 초롱초롱 귀여웠다. 인터뷰를 열심히 해주느라 나중에 목이 좀 갔지만 그래도 뭔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았고 이것만이 오늘의 낙이었다. 그외엔 계속 피곤하게 일했다. 오후엔 간부 교육을 줌으로 받아야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잠깐 졸기까지 했다.


히스테리 직원과 오늘 잠깐 면담을 했다. 인력 운용과 업무 관련해서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는데 하여튼 결론은 어찌저찌 절반쯤은 해결이 되었다. 나는 이 사람에게 단단히 최종 경고를 할 마음을 품고 있었지만 이래저래 상황이 그러기에는 어려웠고 그냥저냥 절반쯤만 문제풀이를 한 셈이 되었다. 업무에 대한 문제는 좀 풀렸지만 태도에 대한 건 답보 상태인데 그 부분에 대해 탁 터놓고 지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찝찝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하여튼 절반은 해결했으니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많이 피곤하다. 잠도 모자란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난방을 올리고 자야 하나. 간밤에 추웠는데. 근데 날씨 기사를 보면 자꾸만 기온이 높은 편이고 춥지 않다고 한다. 나는 왜 춥지... 날이 흐려서 그런가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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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핸드크림은 빌니우스에서 사온 얼마 안되는 물건인데 어제 마지막까지 짜내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빌니우스에서 처음으로 샀던 건데... 첫 숙소였던 네링가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게디미나스 대로의 드로가스(올리브 영과 비슷한 곳이다)에서 샀었다. 챙겨왔던 핸드크림이 너무 용량이 작아서 금방 다 써버렸다(비행기를 타고 오면 원체 건조하기도 하고 손을 자주 씻게 되어 평소보다 더 자주 핸드크림을 발라야 한다) 그래서 드로가스에 가서 골랐던 것이 이놈으로,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았고 너무 요란해보이지 않는데다 향도 강하지 않고 뭔가 네이처 어쩌고 오가닉 어쩌고 적혀 있어서 산 것이다. 끈적이지 않고 마음에 들어서 돌아와서도 침실 화장대 위에 두고 자기 전에 꼭 바르곤 했는데 결국 다 써버림. 프라하에서도 이거 파는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어쩐지 dm에 가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핸드크림도 다 쓰고, 겨울은 오고... 빌니우스에서 보냈던 여름 초의 즐거운 추억이 이렇게 겨울 속으로 잦아드는가 싶어 좀 아쉽다. 

 

 

자정 좀 안되어 잠들었던 듯하다. 그러니 여섯시간 좀 넘는 정도밖에 못 자서 피곤했다. 오늘도 매우매우 바빴다. 아침엔 무슨 점검을 나온다고 해서 정신없이 이것저것 체크했고, 계속해서 일을 하고 또 회의도 하고 하여튼 바빴다. 사람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많이 피곤하다. 왜 이렇게 신경쓸 게 많은지 모르겠다. 일해먹고 사는 거 너무 힘들다. 

 

 

내일은 오전에 병아리 대학생들이 내 업무와 관련해 뭔가 인터뷰를 빙자한 과제를 하러 오기로 했다. 토끼 한 마리가 학업에 도움이 된다면야... 하고 수락하긴 했는데 아니 요즘 애들 공부는 확실히 옛날에 비해 훨씬 심도깊은 것만 같다. 세상이 변하고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져서 그렇겠지만. 대충 말로 때워도 될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 해주는 거 공부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편이 나으니 하여튼 오늘 바쁜 와중에 그것도 조금 준비를 했다. 아 내가 이렇게 스스로 일을 만들어 흑흑... 

 

 

여행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여행가는 것에 대한 설렘은 없고 주말에 짐 꾸려야 하는 것과 비행기 오래오래 타야 하는 것, 아무래도 비행기 탈 때 망할넘의 붉은 군대가 도래할 것 같다는 생각 이 세가지로 피곤해하고 있음. 

 

 

오늘은 제발 침대에 머리 대자마자 잠들어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내일 출근할 수 있기를... 나의 우렁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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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 월요일이라 잠도 좀 모자란 상태로 출근했고 아침부터 빡세게 일했다. 10시엔 최근 아파서 휴직한 직원의 대체인력 면접을 봤는데 올해 본 면접 중 대상자가 가장 함량미달이라 너무 김이 빠졌다. 다시 재공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준비가 안된 채 나타난 사람이라 황당할 정도였다. 그리고는 히스테리 직원과 시설담당 직원 간에 언쟁이 일어나 목소리를 높이며 서로 화를 내는 상황이 발생, 그것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각각을 또 진정시키느라 진이 다 빠졌다. 오후에도 만만치 않게 바빴고 심지어 퇴근 무렵엔 최고임원께서 전화를 하셔서 또 급하게 이것저것 챙기고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정말 넋놓고 졸았다.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배란통이 심해서 몸이 또 그날처럼 힘들었다. 스트레스와 과로가 쌓이는 시기엔 꼭 배란통이 오는 것 같음. 

 

 

돌아와서도 쉬지 못했다. 내일 아침에 무슨 점검을 나온다고 해서 또 정신없이 이것저것 체크하느라... 많이 피곤하다. 해야 할 일은 많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고 내 몸은 하나 ㅜㅜ 간밤에 글을 쓰고 잤는데 거기서도 운영국장인 갈런드가 이런저런 아주 매력적인 제안들을 물어오지만 미샤가 '내 몸은 하나잖아' 라고 그것들을 딱 잘라 거절하고 이에 갈런드가 상심하는 장면을 넣었다. 근데 지금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것은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 무의식의 발현이 아닌가 함. 토끼의 몸도 하나란 말임 ㅠㅠ 아이고 피곤해. 미샤는 그래도 천재에 지가 하고 싶어서 발레단도 만들고 또 돈도 잘 벌고 하여튼 잘나가는데 나는 노동노예 옥토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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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역시나 월요병의 시간. 

 

 

피곤하게 잤다. 아침에 그리 늦지 않게 깼는데 뒤척거리다 다시 살풋 잠들어서 결국 늦게 일어났다. 온몸이 너무 쑤셨다. 엄청 늦게 아점을 먹고 차를 마시며 책을 좀 읽고 쉬다가 '아아 더 미룰 수는 없게 되었다' 하고 슬퍼하며 가방 꾸리기 미션에 들어갔다. 어제 하려다 못한 것들을 주로 했다. 카메라를 충전했고, 비상약들과 자가키트를 꾸렸다. 주중에 진통제를 두 팩 정도 더 사와서 추가하면 비상약 파우치는 완성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마스크도 챙겨야 하는구나. 화장품 파우치는 3분의 2 정도 챙겼다. 갈수록 게을러지는데다 예전처럼 공들여 색조와 하이라이터, 블러셔 따위를 하지 않기 때문에(여행가도 점점 대충대충 아이라인과 립스틱으로 끝내고 있음) 파우치에 챙길 게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엔 노트북을 가져가지 않을 생각이므로 거기 수반되는 충전기와 마우스, 아답터 따위도 챙기지 않아도 된다. 여권과 바우처 등 각종 서류를 챙겼다. 미처 다 못 챙긴 건 주중에. 

 

 

그리고 여행에서 나온 것들을 모아놓은 박스를 열어서 열심히 뒤진 끝에 4년 전 체코 여행에서 남았던 코루나를 찾아냈다. 동전들이 많았고, 어머 2천 코루나가 있네! 설마 4년만에 지폐가 신권으로 바뀌어 이것을 안 받아주지는 않겠지? 그리고 핀에어가 엄청 깐깐해져서 기내에 치약도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한다는 얘기에 고체치약을 좀 챙겼다. 전에 업무와 관련된 어떤 행사에서 받은 건데 한번도 안써봤다가 어젯밤에 시험삼아 써봤다. 맛이 이상하고 종이 맛이 좀 났다 ㅠㅠ 하지만 비행기에서만 쓸 거니까... 근데 왜 프라하 직항은 부활하지 않는 걸까 ㅠㅠ 가뜩이나 예전보다 훨씬 돌아서 가야 하는데 경유까지 해야 하니 너무 피곤할 것 같다. 헬싱키에서 갈아타게 되자 지난번 빌니우스 갈 때보다 비행시간이 더 걸린다. 

 

 

대충 이 정도만 꾸려놓고는 '아 이제 다음주에 하자... 많이 했다' 하고 나가떨어졌다. 써놓고 보니 별로 한 것도 없어 보여 ㅠㅠ 원래 옷 챙기는 게 제일 힘든데... 

 

 

이번주에도 할 일이 많다. 내일은 아침부터 면접에 들어가야 한다. 올해는 정말정말 면접에 많이 들어가고 있다. 너무 피곤하다. 해야 할 일이 왜 이렇게 많고 왜 자꾸만 문제가 발생하는지 ㅠㅠ 그래선지 여행도 괜히 질러놨다는 생각이 들고 쫌 우울하지만... 그래도 기운을 내자 흑흑. 

 

 

간밤에 피곤했지만 그래도 글을 한페이지 반 정도 쓰고 잤다. 아아 다음 주말까지 다 마칠 수 있을까? 12월엔 새 글을 시작하고 싶은데... 일년 내내 이 글 한 편만 쓰고 끝이라면 좀 슬픈데. 하여튼 이 메모를 마친 후 집중해서 쓰다가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이 글은 쓰는 내내 옛날 기억들이 이것저것 떠올라서 좀더 느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자고 일어나니 장미가 활짝 피어 있었고 거실에 향기가 가득해서 좋았다. 꽃 사진과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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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달력은 1일에 제깍 넘겼지만 어둑어둑해진 후에야 집에 돌아오곤 했으므로 달력 넘겨놓은 사진은 오늘 찍었다. 아름다우신 슈클랴로프님 두 컷. 

 

 

 

 

 

 

남아 있던 카네이션과 유칼립투스, 금어초가 이번 주말까진 버틸 것 같았지만 어차피 다음 주말에는 꽃을 사지 않을 터라(다다음주 금요일 밤에 비행기를 타므로), 간만에 마음의 위안을 위해 커다란 장미를 사보았다. 오렌지색이 참 이쁘다. 그런데 사이트에선 분명 이놈이 좀더 샛노란 컬러였는데, 막상 받아보니 그냥 오렌지색임. 샛노란 망고 오렌지라고 했는데. 하긴 망고 색깔과 비슷하긴 하네. 

 

 

 

 

 

너무 피곤하게 잤다. 간밤에도 분명 꿈에 시달렸고 새벽에 몇번 깼는데 지금은 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행이다. 그리고 완전히 늦잠 자며 게으름을 마구 피우려고 했는데 그리 오랜 수면을 취하지는 못했고 게으름만 피웠다. 간밤에 너무 추워서 결국 이불을 바꾸고 난방도 처음으로 돌렸다. 그런데 올해 처음 난방을 틀었더니 좀처럼 집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보일러 압을 또 빼야 하나... (그런 거 잘 못해서 항상 부모님 오실 때 도와달라고 함 ㅜㅜ) 

 

 

아침에 꽃을 다듬어놓고 도로 침대로 들어가 오랫동안 멍때리며 누워 있었다. 그냥 일찍 일어났어야 했는데. 머리만 아프고 피곤했다. 더 이상 누워있으면 안될 때까지 버티다가 한시 넘어서야 일어나 목욕을 하고 청소도 하고 밥을 먹었다. 두통이 심했고 무척 피곤했다. 차를 마시는 동안에도 두통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나중에야 좀 나아졌다. 책을 읽고 쉬었다. 원래 오늘 글도 쓰고 가방 꾸리기도 시작하려고 했는데 마음만 급할 뿐 몸은 움직여주지 않았다. 

 

 

자전거를 25분 가량 탄 후 목욕을 하고 저녁을 챙겨 먹고, 가방 꾸리기 첫단계만 클리어했다. 그것은, 기껏 세면도구 챙기기. (그런데 이것이 은근 손이 감!) 하지만 이것과 쌍둥이인 화장품 파우치는 꾸리지 않았음. 원래는 오늘 최소한 세면도구, 화장품 파우치, 비상약 파우치까지는 꾸려놨어야 했는데. 사실 남아 있는 코루나가 있는지도 뒤져보고 여권과 바우처 따위 서류도 챙겨놓고 카메라 충전도 해놓으려 했으나 이 모든 것들은 내일 다 해내면 다행이다. 옷은 아무래도 다음주말에 챙겨야 할 것 같다. 그 사이에 입고 출근도 해야 되니까. 하여튼 가방 꾸리는 거 너무 귀찮고 너무 싫다. 

 

 

에릭에게 너 정말 나 보러 프라하에 안 올거냐, 우정이냐 돈벌이냐를 놓고 선택하라고 농담을 했는데 에릭이 자기 강의 대체할 사람을 열심히 구해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 뭐야, 그냥 주말에 이틀만 와도 될텐데 흑흑, 나를 위해 좀 와주면 안되니? 그런데 이렇게 투덜대자 에릭이 뼈 때리는 말을 해서 나는 심히 반성을 하게 되었다. 즉 '야, 나는 옛날에 너 보려고 프라하도 가고 카를로비 바리도 가고 뻬쩨르도 갔었어. 근데 너는 코펜하겐 한번도 안 왔잖아!' 라는 것이었다. 아악, 그러고보니 또 그래 ㅠㅠ 미안하다 에릭... 하지만... 넌 서울에 살았었잖아 그때 내가 잘 놀아줬잖아 흑흑... 그러고보니 핀란드까지만 가보고 그 위에 있는 나라들은 못가봄. 딱히 매력을 못 느끼기도 한데다 물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더더욱 안 갔다. 아아 생각하니 에릭에게 미안해질랑말랑. 

 

 

하여튼 이제야 글을 좀 쓰다가 자야겠다. 아아 이번 주말에 많이 써서 끝내고 싶었는데 게으름의 극치로 이제야 파일을 열고 있으니 흑흑 나도 이런 내가 한심하구나. 

 

 

꽃 사진 여러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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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올 겨울(이미 겨울임) 들어 처음으로 패딩을 입고 출근했다. 그런데 숏패딩에 두꺼운 기모바지를 입으면서 '너무 과하군 ㅠㅠ' 하고 생각했건만 이럴수가, 새벽에 나왔는데 패딩 아래 엉덩이부터는 추웠다! 긴 패딩을 입어야 하는 것이었나 했음! 

 

 

겨울 분위기 나는 빨간 주목 열매(...로 추정) 사진 한 장 폰으로 담으며 출근. 오늘도 7시 반 안되어 사무실 도착. 아아 피곤하다. 바쁘게 일했다. 그냥저냥 일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직원들이 빵꾸낸 것들을 메꿔주고 온갖 일을 하다 퇴근했다. 오늘따라 지하철이 매우 연착되어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그나마 다행히 내가 서 있던 쪽에 앉은 사람이 금방 내려서 곧 자리를 잡았다. 너무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오늘 내가 탄 지하철은 기사가 미숙한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정류장마다 급정거를 했다. 그래서 좀 불안해하다가 그냥 또 잤다. 중간에는 다른 지하철과 거리 조정을 해야 한다고 한참 멈춰 있기도 했다. 

 

 

화정역에 도착한 후 다이소에 들렀다. 상당히 오랫동안 어딘가에서 샀던 별로 이쁘지 않고 그저 실용적이기만 한 기다란 여권케이스를 잘 쓰고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것이 접합부가 다 헐어서 껍질이 벗겨져 있었다. 그래서 다이소에 갔는데 딱 여권사이즈 케이스밖에 없다. 그때 다이소에서 샀던 게 아니었나보다. 그런데 오늘 사무실 근처 텐바이텐과 아트박스에도 갔지만 기다란 케이스는 없었는데... 어디 가서 사야하지. 쿠팡에서 검색해볼까. 그런데 이것의 정확한 명칭은 뭐지? 여권 사이즈가 아니라 직사각형으로 길쭉한 장지갑 모양 케이스여서 여권도 들어가고 딱 비행기 티켓을 접지 않고 끼워놓는 크기인데. 비행기표 케이스인가??? 하여튼 찾아보면 나오겠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근 십년 가까이 썼으니 헐어버릴만도 하다. 가죽은 당연히 아니었으니까. 실생활에서 쓰면서도 막상 이름은 잘 모르고 있는 것들이 종종 있다. 하여튼 다이소에서 원래 목적이었던 이 물건은 못 찾고, 수면양말이니 뭐니 자질구레한 것들만 또 이것저것 사서 나왔다. 

 

 

그래서 평소보다 집에는 늦게 귀가했다. 자전거 20분 탄 것까진 그래도 좋았는데 너무 피곤했던 일주일을 견디지 못해 그만 과자를 조금 먹고는 매우 후회 중이다 흑흑... 다이어트는커녕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새벽에 너무 힘든 꿈을 꿔서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선고 같은 것을 받아 다음날이면 세상을 떠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나는 완전히 체념 상태였다가 나중에 엄마랑 이야기하면서 뭔가 이 상황을 바꿔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반신반의하며 좀 슬프게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내 팔에 어떤 자국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여드리며 '별로 퍼지지 않았잖아요' 라고 했다. 무슨 독에 중독되었거나 아니면 어떤 상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힘든 꿈이었다. 일어나서도 많이 힘들었다. 돌아오다가 문득, 기사에서 이태원 참사에서 빠져나온 어떤 분이 허벅지와 다리에 가득한 멍 사진을 공개했던 것이 떠올랐다. 꿈 속 내 팔의 자국이 그것과 좀 비슷했던 것 같다. 아마도 이 끔찍하고 슬픈 참사 소식에 무의식적으로 많이 놀라고 마음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그게 꿈으로 전이된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전에 글을 좀 쓰고 싶었는데 과연 오늘 몇 줄이라도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피곤해서. 여행 가기 전에 이 글을 끝내고 싶어서 공연히 마음이 좀 급해지는데... 내일은 가방 꾸리기도 시작해야 하고 과연 시간이 어떨지 모르겠다. 아휴 그래도 이제 주말이니까... 이번주도 이래저래 힘들었다. 네덜란드 호떡집 토끼... 

 

 

 

 

 

 

매우 일찍 출근하므로 은행잎 카펫을 구경할 수 있다. 오늘은 노랑 카펫 위에 비둘기도 종종종. 8시 즈음이 되면 낙엽 청소가 시작되어 소음과 매연 냄새가 올라온다. 낙엽을 좀 놔두면 안되는 것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만 이러다 비라도 오면 많이 미끄러워지겠지. 그래도 낙엽이 쌓여 있는 걸 보는 것이 이 시즌의 유일한 낙인데. 좀 아쉽다. 

 

 

 

 

 

 

오늘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장미. 많이 춥겠다 ㅠㅠ 다 얼어버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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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모를 마친 후 쿠팡에 들어가보았다. 여권 장지갑, 여권 장지갑 케이스라는 이름으로 이것저것 뜬다. 그렇군... 장지갑 모양의 여권 케이스인데 이것을 뭐라고 하나 답답했던 건데 그냥 그렇게 부르는고만. 근데 뭔가 속시원하지 않다. 여권 장지갑... 뭔가 이상해... 여권 지갑... 이것도 이상해... 딱 들어맞는 무슨 이름이 있으면 후련하겠는데 ㅎㅎ 하여튼 한 개 골라봐야겠다. 이쁜 건 없겠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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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맛이 까탈스러운 편이고 호불호가 뚜렷하다. 그리고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몸에서 안 받아서 못먹는 것도 있다. 예전에 쥬인은 '토끼는 러시아 안 왔으면 영영 햄버거를 안 먹었겠지' 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정말 신빙성 있는 얘기임. 러시아 가기 전까지는 햄버거, 피자 뭐 그런 걸 아예 입에 안 댔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지내면서 그만 맥도날드에 눈을 뜨고 말았고, 당시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던 러시아 사람들의 '맥도날드=최고의 레스토랑' 공식에 물들어서 매주마다 바실리섬이나 네프스키의 맥도날드 가는 날이면 엄청 행복했다. 그때는 맥도날드의 모든 버거 가격이 똑같았기 때문에(지금은 러시아도 안 그렇다. 하긴 이제 러시아에 맥도날드는 없구나) 같은 값이면 무조건 제일 큰 빅맥을 먹어야 했다. (당시엔 빅맥이 젤 크고 푸짐한 거였음) 사실 지금 먹으라고 하면 빅맥은 내 입맛엔 좀 느끼하고 미국 맛이라 안 먹는데, 그때는 정말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라 그랬는지 빅맥이 무지 맛있었다. 항상 그것을 먹으며 좋아했다. 

 

 

뭐 이런 얘기를 쓰려던 게 아니고, 까탈스러운 나의 입맛으로 돌아와서... 나는 양파를 먹기는 하는데 생양파는 매우 싫어한다. 냄새에 민감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익힌 양파와 파는 먹는데 생으로는 안 먹는다. 마늘도 마찬가지. 그래서 수제버거집에 가면 버거에 들어가는 양파를 익혀달라고 요청하고, 프랜차이즈에 가면 양파를 빼달라고 부탁한다(익혀줄 정성을 쏟을 수는 없을테니) 그런데 어떤 브랜드는 키오스크에 양파 빼기 옵션이 있고 어떤 브랜드는 없다. 오늘은 일이 바쁜데다 들러야 할 가게들이 있어 이렇게 프랜차이즈 버거가게에 가서 혼자 점심을 때웠는데, 여기가 바로 키오스크에 옵션이 없는 곳이다. 이러면 주문을 해놓고 얼른 카운터로 달려가 '양파 좀 빼주세요' 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 이렇게 요청을 해도 종종 그대로 양파가 들어있는 채 나올 때도 있는데 그러면 괴로워하며 냅킨을 모아쥐고 양파를 빼내는 얄미운 짓을 해야 한다 흑흑. 하여튼 주문한 버거가 나왔는데 요렇게 메모가 붙어 있었다. 나는 본시 뭔가 이런 걸 적어주면 좀 기분이 좋아지는 하찮은 인간이다. 손글씨면 더 감동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오 그래~ 고마워요' 하는 기분이 든다 :) 보통은 - onion 정도 적혀 있는데. 이렇게 적어놓으니 상술에 잘 휘말리는 인간 같기도 함. 

 

 

하여튼 오늘의 생각지 않은 아주 작은 즐거움 얘기였음. 

 

 

그외에는 뭐... 새벽에 너무 기분 안좋은 꿈을 꾸고 잠깐 깼다가 도로 잤다. 꿈에서 막 울고 속상해했다. 쥬인이랑 어디 갔다가 뭔가 쥬인이 나에게 섭섭하게 대해서 다투고 슬퍼하는 꿈이었다. 왜 그러지, 오히려 그저께인가 쥬인이 내가 보내준 별다방 쿠폰으로 커피 마신다며 고맙다며 톡까지 보내왔는데. 그리고는 도로 잠든 후 그 다음 꿈에서 내 꿈 패턴 중 하나가 반복되었다. 그것은 어딘가로 갔다가 배를 타고 돌아와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데(보통은 그 배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해야 함), 그 배는 아주 큰 페리 같은 거라서 겉모습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마치 건물 비상구 계단처럼 어둑어둑한 콘크리트 계단을 계속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보통은 배를 놓친다. 하여튼 쥬인한테는 섭섭해서 울고, 거대하고 황량한 배를 타려고 아둥바둥하느라 피곤하게 자고 괴롭게 일어나 출근을 했다. 

 

 

아, 출근길의 생각지 않은 기쁨 하나 더. 오늘이 사실 나의 양력 생일이다. 태어나 지금껏 몇차례는 이 양력 생일로 바꿔보려고 무진 노력을 하였으나 일단 주민등록에도 음력생일이 떡하니 박혀 있는데다 우리집은 동생 빼고 부모님과 나 모두 음력 생일이라 이게 참 쉽지 않았다. 눈 딱감고 '이제부턴 11월 3일로 한다!' 해도 잘 안됐다. 그래서 항상 흐지부지, 매년 내 생일이 언제인지 알 수가 없고 심지어 운 좋을 땐 세번이나 축하를 받고(1. 주민증 등에 박혀 있는 날짜-실제로는 음력이지만 모두가 양력이라 생각하는-가 있는 9월에 한번-주로 톡 등에 뜨는 정보를 보고 어머 토끼님 생일축하해요~ 인사를 받게 됨, 2. 실제 음력 생일-보통 10월이 되는데 윤달이 끼면 11월이 된다, 3. 아주 드물지만 내 양력 생일을 아는 사람들로부터는 오늘 11.3) 운 나쁠 때는 정말 한두명 외에는 아무도 내 생일을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하여튼 나이먹으면서는 생일이 별로 즐겁지 않아서('아아 빼박 늙고 있다' 하는 마음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내고 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동생과 올케가 연달아 톡으로 귀여운 선물을 보내오고 축하인사를 보내주었다. 생각해보니 이 녀석들은 10월 생일때 인사를 안 보냈다. 일부러 '진짜' 생일 축하해주려고 했다고 한다. 엄청 고맙고 반갑긴 했는데, 아니, 10월 생일때도 축하해주고 오늘도 축하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난 '이 자식들이 바빠서 내 생일 잊었나보다 역시 나이먹으면 자기 인생은 자기 혼자' 라고 생각했건만. 얘들아 어쨌든 고맙다 ㅎㅎ 

 

 

귀가하면서 화정역 세이브존에 들렀다가 코트를 하나 샀다. 사실은 푸른색 계열의 예쁜 더플코트를 갖고 싶어서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가 비싼 놈을 발견해서 '아아 이 정도 가격이면 과한데... 이건 백화점 가서 입어보고 결정해야겠다' 하며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리집에서 백화점은 멀고, 또 귀엽고 이쁘지만 사이즈가 어떨지도 모르겠고 나이에 안맞는 거 같아서 고뇌에 빠져서 내일 금요일이니까 퇴근하면서 일산 쪽 백화점까지 나가볼까 하던 차에 지하철에서 내려 역과 연결되는 세이브존에 그냥 가보았다. 여기는 이월상품들을 저렴하게 파는 곳이라 트렌디하고 이쁜 건 별로 없다. 당연히 내가 찍어둔 브랜드도 없다. 그런데 지하에서 할인행사하는 이월상품들 중 딱 눈에 들어오는 코트가 있어서 그것을 입어보고 샀다. 아주 약간 희미한 보랏빛이 도는 다크블루의 코트였는데 땃땃하고 얼굴에도 잘 받았다. 이렇게 되어서 원래 사려던 신상의 귀엽고 트렌디한 코트 대신 이월상품에 그냥 무난한 코트(전자와 스타일 완전 다름. 트렌디 없음 그냥 얌전함ㅠㅠ)를 사게 되었다. 가격이 3분의 1이므로 매우 이득이라고 조삼모사 눈가리고 아웅하고 있음. 그래, 하도 둥실둥실해져서 그 비싼 코트는 가서 입어봤어도 어쩌면 안 맞았을지도 몰라 흑흑... 하여튼 둥실둥실해진 건 맞다. 살을 빼야 내가 좋아하는 (비싼) 겨울 코트 몇벌을 다시 입을 수 있는데 흑흑... 차마 옷정리할때도 못 버리고 옷장 안에 모셔둔 두세 벌이 남아 있다. 다이어트로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흑흑... 어쨌든 집에 와서 새로 산 코트를 탈탈 털어 바람을 쐬면서 보니 옷장 안에 모셔둔 그 예전 코트 중 한 벌과 색깔이 거의 비슷했다! 역시 맘에 드는 색, 얼굴에 받는 색 몇 가지가 정해져 있나봐 흑흑... 사실 빨간색 계열이 있으면 사고 싶었는데 요즘은 그런 화려한 색은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내일이 금요일이라 다행이다. 하루만 잘 버텨보자... 일은 뭐 계속 해결해야 할 문제들 투성이... 바쁘고 피곤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내일을 버티면 주말이니까. 이번 주말엔 반드시 가방을 꾸리기 시작해야 한다. 아아 뿅 하면 가방이 다 꾸려져 있고 뿅 하면 비행기 같은 거 안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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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귀가. 일이 아주 많았다. 아침엔 7시 반이 되기 전에 사무실에 도착했고, 오전에 줌 회의를 두개나 했다. 대부분의 내용을 내가 진행하고 방향을 끌어내야 하는 것들이어서 진이 빠졌다. 오후에도 윗분과 회의를 하고(요즘 연이어 터진 문제들 때문에 매일매일이 비상대책회의), 그나마도 몇가지 해결방안을 도출했다. 이래저래 계속 엄청 바쁘게 일하다 퇴근했다. 

 

 

죽어라 일만 하고 왔으므로 별로 적을 것이 없다. 여행이 약 2주 남짓 남았는데 준비는 하나도 안했다. 가방은 주말부터 꾸려야 할듯. 이제 미룰 수도 없음. 

 

 

지하철에서 너무 피곤하게 졸다가 내렸다. 집에 와서 자전거를 20분밖에 못 타고(이상하다, 전에는 그래도 30분은 탔는데, 한번 20분으로 시작하니 도저히 늘어나지 않는다 ㅠㅠ) 씻고 밥먹고 빨래하고... 이제 쉬려고 한다. 글을 쓰고 싶은데 기력이 없다. 이것도 주말... 주말에 가방 꾸려야 하는데 ㅠㅠ 여행 가기 전에 이 글 다 마치고 싶은데. 누가 내일 나 대신 출근 좀 해주면 좋겠다. 우렁이는 정말 어디에 있을까. 정말 너무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온몸과 머리가 마비되는 듯함. 

 

 

오랜만에 에릭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태원 참사 기사를 읽고 놀라기도 한데다 내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고 한다. 한동안 서로 사는 게 바빠서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잘 지내느냐 어떻게 사느냐 등등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에릭이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놀랍고 새로운 소식에 좀 깜놀했다. 네가? 가르친다고? 하면서 ㅎㅎㅎ 11월 하순에 프라하에 잠깐 갈 거라고 했더니 에릭이 내가 보고 싶다면서 잠깐이라도 갈까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고민해라, 고민하고는 나 보러 제발 잠깐이라도 오렴 ㅜㅜ 너는 유럽인이잖아 거기서 프라하 오는 건 쉽잖아 흑흑...

 

 

헬싱키에서 경유한다고 했더니 이 자식이 '나는 헬싱키에서는 가까운데. 너 차라리 헬싱키에서 이틀 정도 자고 가라. 그러면 우리가 보기 더 편하잖아' 라고 한다. 이 자식아 나는 멀리서 가는데 너는 그것조차 거리를 아끼려고 하느냐! 나 보러 최소 프라하까진 와야지, 코펜하겐에서 그정도는 해줘야지! 

 

 

에릭이 잠깐이라도 와주면 참 좋을텐데... 근데 얘가 덜컥 강의를 하고 있으니 사실 중간에 시간을 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보헤미안 같은 바이킹이었던 네가 왜 강의를 하는거야 흑흑 그냥 살던 대로 살지... 왜 갑자기 학교에 들어가서 나 보러 오는 것도 어렵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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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날. 새해를 맞았던 것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1월이 되었고 올해가 두 달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다. 

 

 

오늘도 매우 바빴고 또 많이 피곤했다. 일은 계속 많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산적해 있다. 어느 부서를 맡아도 어렵고 고된 것은 매한가지인 상황이니 지금 맡은 일들이 과중하고 또 스트레스를 안겨주더라도 이 부서만의 장점, 즉 서울에 나와 있다는 점과 어쨌든 조직의 메인사업과는 좀 거리가 있어 위에서의 압력이 좀 덜하다는 점을 생각하며 그래도 예전에 맡은 부서보단 낫다고 위안해본다. 사람 문제가 계속 속을 썩이고 있지만 그냥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내려놔야지 싶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나만 너무 힘들 것 같음. 너무 지쳐서 그런지 좀 무감각해졌다. 이건 사실 나쁜 징후이긴 함 ㅜㅜ 

 

 

오늘은 기껏 20분의 자전거 운동마저도 안 했다. 일 때문에 지친 것도 있지만 세스코 점검 오는 날이라서, 귀가하자마자 빨래부터 걷어서 개켜 넣어둔 후(이런게 은근히 신경쓰임!) 기사의 방문을 받았다. 그간 우리집에 별로 벌레가 없었는데, 갑자기 싱크대 아래 트랩들을 비롯 여기저기에서 나방파리들이 많이 잡혔다! 그래서 또다시 세스코 기사와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벌레들이 생긴 것은(+지난번에 욕실에서 발견한 연갈색/노란색 작은 거미는 실거미라고 함) 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전엔 이런게 거의 없었다고 얘기하자 여름 지나면서 집이 많이 습해졌을지도 모른다, 여기저기 제습제를 놓아두라고 하며 기사가 집 구석구석에 제습제 놔둬야 할 곳들을 찍어주었다. 방제약보다도 제습제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예전 집은 습해서 제습제를 꼬박꼬박 놨지만 지금 집은 별로 그런 걸 못 느꼈는데... 하긴 나는 주말 외엔 집에 별로 오래 있지 않으니 모를 수도 있다. 여름엔 에어컨 틀어놨었으니... 내일 당장 제습제를 왕창 주문해야겠다. 기사가 찍어준 구석구석만 해도 집안에 열개도 넘는 제습제를 놔야 한다... 아아 근데 제습제는 엄청 보기 싫게 생겼는데 ㅠㅠ 벌레를 퇴치하기 위해선 할 수 없지... 그리하여 찝찝해진 마음으로(펼쳐놓은 트랩에 다닥다닥 붙은 조그만 나방파리들의 잔해 때문에 기분 엄청 안 좋아짐) 제습제를 잔뜩 구매하기로 했다. 

 

 

기사가 꼼꼼하게 점검을 하느라 시간이 상당히 흘렀고 일 때문에 지친 터라 오늘은 그냥 운동을 생략했다. 머리를 감고 말린 후 지나치게 길어서 눈을 마구 찌르고 있던 앞머리도 좀 잘랐다. 이래저래 지친다. 참사를 참사라 하지 못하고 희생자는 사상자라고 하라고 한다. 검은 리본을 달았더니 하루만에 리본을 달기는 하는데 글씨 없는 걸로 달아야 한다고 수정사항이 날아왔다. 보여주기식 점검이 여기저기 나온다. 그냥 착잡하고 슬프고 그렇다. 뭐 기대하는 건 없다만 하여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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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은행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완연한 가을. 이제 10월의 마지막 날. 

 

 

 

 

 

 

이건 점심 먹고 들어오면서. 비둘기도 아장아장. 

 

 

 

 

 

 

 

 

 

일찍 출근해 내내 일하고, 윗분과 작금의 비상사태에 대해 한참 얘기를 나누다 스트레이트로 두시간 동안 최고 임원 주재 간부회의에 들어간 후,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점심 먹고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밀크티 1+1 행사 중이었다. 나는 어차피 두개를 못먹는데... 하여튼 안 먹어본 것을 사보았다. 타이거슈가에는 가본 적이 없는데 좀 궁금해서 사보았다. 그러나 저 초코밀크티는 재앙에 가까웠다. 내 입맛에는 너무 달고 텁텁했다. 흑흑... 하나는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하여튼 공원 벤치에 앉아 달디단 초코 밀크티를 좀 마시며 은행잎 구경, 사람 구경, 비둘기 구경을 좀 하다가 다시 일하러 들어갔다. 

 

 

오늘은 너무 바빴고 진이 다 빠졌다. 아침에 히스테리 직원이 출근하자마자 또 히스테리를 부렸다. 후배 직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았다. 받아주는 대신 건조하게 끊었다. 모든 것을 자기 본위적으로 해석하고 심지어 기억마저 왜곡해 재구성하니 정말 답이 없다. 내일 아침에는 목전에 다가온 프로젝트 때문에 잠깐 체크회의를 하자고 해놓았다. 

 

 

귀가하면서도 폰으로 줌회의에 들어갔다. 외국인들과 협업을 논하는 회의라 내내 영어를 들어야 해서 괴로웠다. 그나마도 나는 이동 중에 들어간 거라 비디오와 음소거를 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간밤에 잠을 설쳤고 새벽에 일찍 깨어났다. 심지어 좀 덥고 답답해서 열이 나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오늘 아침 기온은 요 며칠보다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바깥은 그리 춥지 않았고 점심 먹고 벤치에 앉아있자니 땃땃했지만 우리 사무실은 볕이 안 들어서 너무 추웠다.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늦지 않게 자야겠다. 월요일답게 무척 피곤한 하루였다. 글을 쓰다 자고 싶은데 에너지가 없다. 어제 원하는 만큼 많이 못 썼는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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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내려갔을 때 찍은 집 앞 단풍 사진. 오늘은 날이 좀 흐린 편이었다. 

 

 

 

 

 

 

어제 자려고 누웠다가 무심코 뉴스 섹션을 클릭하고는 너무 깜짝 놀라 내 눈을 의심했다. 그때만 해도 사상자 100여명이라고만 나와 있었으나 갈수록 기사가 더 자세해지고 사상자의 수가 늘어만 갔다. 자고 일어나니 상황은 더 악화되어 있었다. 회사에서도 계속해서 공지 알림이 떴다. 종일 부서원들과 관계자들의 안부를 확인하며 보냈다. 부서에 20대 직원이 여럿 있고 또 주말에 놀러간다는 애도 있었기 때문에 연락이 되기까지 무척 걱정이 되었다. 가족과 지인들이 무사한 것은 금방 확인할 수 있었는데 회사 사람들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서 차도 마시는둥 마는둥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기만 하다.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 더 이상의 나쁜 소식이 들리지 않기만을 바란다. 

 

 

아침부터 이 뉴스와 회사 공지, 직원 체크 등으로 새벽에 잠들었다가 일찍 깨어나 더 이상 잘 수가 없어 종일 머리가 좀 아팠다. 그러니 오늘 일요일 밤에 어울리지 않게 빨리 잠들 수 있으려나 미약한 기대를 해본다만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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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벌어진 여러가지 인력 관련 문제들 때문에 주말 내내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아픈 직원이 낫기만을 바라고... 일단 내년 사업들에 대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정말 마음이 불편하고 고민이 되는 것은 문제의 히스테리 직원에 대한 일이다. 이 사람에 대해 동료직원들조차 많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다른 베테랑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그 문제의 직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추가로 들었고 내가 그 직원의 문제점을 잘 모르고 무조건 다 잘한다고 믿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아니, 너무나 잘 알고 있지 ㅠㅠ 하지만 부하직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마 그것 때문에 더욱 심란했던 것 같다. 모든 직원들이 이 사람을 싫어하고 꺼리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후배들과 동료들이 너무 일을 못하고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이 사람이 안됐기도 하고, 리더의 입장으로는 썩은 사과를 골라내야 하는 것이 맞는 상황인데 우리 부서와 직무 특성 상 이 모든 것이 풀어내기 너무 어렵다. 내년에는 이 사람을 많이 배제하고 새 판을 짜려고 했는데 메인 미션을 부여하고자 했던 직원이 갑작스럽게 아프게 되어 이것도 꼬였고, 그렇다고 이 사람을 다시 생각하며 판을 다시 짜자니 여러 가지가 걸린다. 정말 어렵다. 정작 본인은 자기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고 생각하며 남 탓만 하고 있다. 제대로 된 면담을 좀 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고를 해주고 싶은데 지금 상황은 이 사람이 중요한 프로젝트 오픈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그 프로젝트가 무사히 시작될 때까지는 건드리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심란하다. 

 

 

 

 

 

 

 

어제와 오늘 글을 좀 이어서 썼다. 흐름만 놓고 본다면 오늘까지 몰아 써서 마칠 수도 있었을텐데,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이것저것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결국은 조금밖에 못 썼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오랜 옛날 페테르부르크와 그 음습한 11월, 바닷가와 바실리예프스키 섬에 다시 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주인공은 바실리 섬에서 나와서 궁전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거리에서 차를 잡아타고 네프스키 대로로 들어서고 있다. 

 

 

가방은 하나도 못 꾸렸다. 간신히 베란다 창고에서 트렁크를 꺼내서 서재 방에 가져다놓고 물걸레 청소포로 먼지만 닦아 두었다. 사실 아무 것도 안 한 건데 트렁크 꺼내놨다는 것만으로 뭔가 조금 시작한 것 같은 눈가리고 아웅 조삼모사 효과에 빠져 있다. 

 

 

월요병 엄습 중. 우렁이가 나 대신 출근해서 이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해주고 나는 집중해서 이 글을 마치고 싶은데, 왜 우렁이가 안 올까. 토끼의 수호성인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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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9. 22:34

10.29 토요일 밤 : 지진, 쉬었음, 새 꽃 fragments2022. 10. 29. 22:34

 

 

 

엄청 곤하게 자다가 재난문자에 화들짝 놀라서 깼다. 충북에 지진이 났다는 문자였다. 까무룩 다시 잠드는 순간 다시 문자가 왔다. 걱정이 되면서 '아, 뛰쳐나가야 하나' 했지만 도로 자버렸다. 나중에 정신이 들고 나니 좀 무서웠다. 근데 나는 감각이 상당히 예민한 편이다만 지진 문자 올 때는 진동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 몇년 전 지방 본사에서 야근할때 그 근방에서 지진 나서 건물 흔들린 걸 직빵으로 느꼈던 적이 한번 있었을 뿐... 지진은 너무 무섭다 ㅠㅠ

 

 

 

 

 

 

아침에 도착한 꽃. 열시 반쯤 괴로워하며 이 꽃을 다듬어놓으려고 일어났다. 잎사귀가 많아서 은근히 손이 많이 갔기 때문에 30분 넘게 걸렸다. 꽃을 다듬어서 화병에 꽂아둔 후 도로 침대로 가서 엄청 게으름 피우며 늘어져 있었다. 온몸이 두들겨맞은 듯 쑤셨다. 

 

 

원래 가려고 했던 발레 공연을 포기했는데 오후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후회했다. 그냥 보러 갈 걸 흑흑... 근데 몸이 너무 힘들긴 했다. 늦게늦게 일어나 청소를 하고(엄마가 비질만 하시고 걸레질은 안 하고 가셨던 것 같다. 청소포가 까매졌다. 청소 안 했으면 낭패였을 듯), 목욕도 하고 밥도 먹고... 늦은 오후의 차를 마시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글도 좀 썼다. 

 

 

자전거는 25분 가량 탔다. 30분은 탔어야 했는데 흑흑. 이번주는 붉은 군대 어택으로 일요일부터는 아예 운동을 안 했으므로 오늘 재개했으니 좀 더 움직여야 했는데... 

 

 

오늘부터 여행가방 꾸리기를 조금씩 해보려 했으나 게으름 피우다가 하나도 안 했다. 일단 내일 트렁크를 꺼내서 서재 방에 가져다 놓으면 압박감에 뭐라도 조금씩 챙겨놓긴 하겠지. 

 

 

글을 좀 쓰다가 자러 가야겠다. 꽃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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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착한 꽃은 인디핑크 믹스라는 이름이었는데, 분홍 계열 카네이션과 서머 라일락(..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꽃 종류를 다 적어서 보내주면 좋겠는데...), 금어초, 잎안개, 유칼립투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포장지 펼친 후 본격적으로 다듬기 전에 몇장 찍어둠. 사실 이때 모습이 제일 예쁘긴 한데, 빨리 잎을 따주고 대를 좀 잘라주고 물에 꽂아두지 않으면 짓눌린 채 스르르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다듬어서 이렇게 꽂아 두었다. 서머 라일락으로 추정되는 저 필러 꽃은 이미 활짝 피어서 아마 금방 시들 것 같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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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역시 상당히 힘들었다. 격무 자체보다는 생각지 않은 문제들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닥쳐온 인력운용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간밤에도 이런저런 고민을 했고 오늘은 인사부서장에게 연락을 해서 문제상황을 공유했다. 내년에 다른 사업부서 직원 한명을 충원해줄 수도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받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





오늘은 또다른 선배 본부장(예전에 내가 상사로 모시고 함께 일하기도 했던 분)과 점심을 먹었다. 이쪽도 원체 친한 사이라 편하게 밥을 먹고 이런저런 업무상의 문제, 인력 문제, 그리고 나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는 문제의 직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 선배는 나보다 훨씬 냉정하셔서, 그런 직원에게 더 이상의 기회를 주지 말고 아예 가장 한미한 일만 주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손도 너무 없고, 그렇게 하는 순간 후배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니 쉽지가 않다. 하여튼 그래도 이야기를 나누고 뭐가 문제인지,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조금이나마 조언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윗분은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해온 분이 아니기 때문에(외부에서 영입된 분이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 현실적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업무나 사업개선 방향, 문제점들이 있으면 차라리 다른 본부의 선배 본부장들이나 동료 부서장들과 얘기를 나누는 편이 도움이 된다. 나도 이럭저럭 오래 다닌 편이라 몇명 안되는 선배 본부장들과도 사이가 좋은 편이고 비교적 편하게 가서 얘기 좀 하자고 요청드릴 수도 있고.




정시 퇴근했다. 귀가하면서 옷가게에 들러 숏패딩 한벌을 샀다. 원래 더플코트를 사고 싶었지만 그다지 가볍지가 않고 이쁘지 않아서 대신 숏패딩을 사버림. 더플코트도 색이 좀 화사하고 밝고 가벼운 재질이 있으면 좋겠는데... 사실 이것은 내가 게을러서 쇼핑하러 나가지를 않기 때문(그래서 집 근처의 그냥 스파 매장에 갔으니 뭐 당연한 결과) + 예쁘고 가벼우려면 어느정도의 브랜드 파워가 있는 좀 비싼 놈을 보러 가야 하는데 안 그러기 때문임... 숏패딩도 처음에는 좀 밝고 화사한 컬러를 사볼까 하는 마음에 연한 코랄/오렌지색이 도는 놈을 입어보았는데, 그것만 걸쳤을 땐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옆에 있던 청록색 계열을 입자 너무 눈에 띄게 이쪽이 더 얼굴이 밝아보여서 결국 후자를 샀다. 하긴 오렌지/벽돌색 계열이 잘 받는 톤은 아니긴 하다. 아예 브라이트톤이라면 좀 나은데... 어쨌든 이러다 보니 항상 내 겨울옷은 푸른색, 녹색, 검정색 계열만 잔뜩이고... 예전엔 분홍색, 흰색, 빨간색도 여럿이었지만 점점 둥실둥실해지고 또 게을러지면서 더더욱 전자의 3가지만.... 근데 숏패딩은 민트블루나 핑크 계열이 나와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아니야 이것도 아마 내가 제대로 쇼핑을 하러 나가면 딱 그런 색도 있을 거야 ㅠㅠ 모두가 게으름의 결과야...




하여튼 이렇게 두가지 색을 입어보고 너무 눈에 띄게 안색이 달라보이는 것은 마치 퍼스널 컬러 보러 가서 드레이프 걸쳐봤을 때 톤에 따라 놀랍게도 얼굴색이 밝고 어두워보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제대로 받아본 적은 없는데 최소한 메이크업에 있어서는 봄 브라이트와 겨울 쿨 사이가 아닐까 추측해보고는 있다만, 이게 또 색조가 어울리는 톤과 옷 색깔 어울리는 톤은 좀 다른 것 같아서 정확하지는 않다. 가을 웜이나 뮤트 계열이 아니라는 것만 정확하다. 봄 브라이트에 해당하는 색은 거의다 잘 받지만(특히 색조 화장) 오렌지만은 받지 않으니 그것도 잘 모르겠음. (근데 솔직히 말해서 특히 색조화장에 있어서는 오렌지가 어울리는 한국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다) 파스텔톤도 나쁘지 않게 어울리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오렌지나 코랄이 연해지면 안 어울리고... 예전에 한참 퍼스널 컬러가 유행일 때 앱으로 대충 해봤을 땐 봄 브라이트와 여름 라이트가 나오긴 했는데 그때는 머리색이 밝을 때였고 여름 라이트 색조화장은 또 안 어울리는 편이어서 앱은 확실히 믿을 수가 없다.




귀가해서 너무 피곤해서 밥을 막 먹고 스트레스 때문에 스낵도 조금 먹어버리고... 그냥 멍때리다가 이제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음. 계속해서 일 생각이 드니 이것을 의식적으로라도 끊어버리고 주말엔 무조건 그냥 쉬어야겠다. 글도 쓰고, 여행 준비도 해야겠다. 아아아 그런데 슬슬 트렁크를 꺼내놓고 짐을 조금씩 챙길 생각을 하니 그것마저도 스트레스야...




내일 아침 청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중. 엄마토끼가 어제 온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주고 가셔서 굳이 내일 청소를 안해도 계속 깨끗할 것 같은데... 근데 내일 안 하면 다음주 토욜까지 또 청소를 안할테니 그동안 엄청 또 집에 먼지가 쌓이겠지... 하지만 겨우 이틀 차이인데 이틀치 더 쌓여봤자 뭐 어때 하며 머릿속에서 천사토끼와 악마토끼가 싸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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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피곤했던 하루. 지난주와 이번주는 예기치 않은 일들이 계속해서 몰려오고 여러가지로 어려운 날들이다. 꽃 사진도 며칠 전에 찍어둔 것. 그래서 지금은 다 시들어서 없는 소국들도 사진 속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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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아 정말 계속해서 일이 터지는구나 피곤하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거기 더해 또다른 일이 터지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이 거의 모두 현실이 되었다. 

 

 

가장 믿을만하고 또 성격도 괜찮은 직원이 아침 일찍 출근을 했다. 이 친구의 근무지는 이쪽이 아닌데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나에게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었다. 몇년 전 모종의 수술을 하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오고 있었는데 어제 검사 결과 추가 수술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너무 깜짝 놀랐고 정말 너무 걱정이 되었다 ㅜㅜ 수술했던 것도, 정기검진 받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항상 마음을 쓰고 있던 친구였는데...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너무너무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수술 일정도 잡았고 추가로 알아보니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하면 예후도 괜찮다고 한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 나에게 보고를 하러 아침 일찍 출근한 이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다 ㅜㅜ 이 녀석이 그 와중에 일 걱정을 한다 ㅠㅠ 지금 일 생각할 때냐... 아무 걱정하지 말고 수술 준비를 하고 쉬어야 한다고 잘 다독거렸다. 차마 윗분에게는 직접 가서 얘기를 못하겠다고 해서 네가 편한대로 해라, 내가 말씀드려 주마 하고 얘기해주었다. (바로 며칠 전에도 이 친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너무 기특해서 윗분과 함께 많은 칭찬을 해주고 내년 사업에 대해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를 나눴던터라 나름대로 그것이 부담도 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직원들에게야 당연히 내가 윗분보다야 더 편한 상대고 또 나는 이것저것 이야기도 따로 많이 나누는지라...) 너무 놀라기도 하고 이 사람에 대한 걱정이 많이 되어 정말 심란했는데, 그래도 이것저것 찾아보니 위에서 쓴대로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괜찮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하니 그나마도 조금 다행이다... 

 

아픈 직원은 몸이 회복되는 게 최우선이니 비록 내가 믿음이 약한 날라리 신자이지만(교회도 안 감) 그래도 기도의 마음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역시 나는 운영자의 입장이다 보니 크나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수술을 해야 해서 거의 내년 내내 자리를 비워야 할 것이 틀림없는 이 친구는 사실 내년에 가장 중요한 사업을 맡은 사람이다. (사실은 히스테리 직원의 한계 때문에 그 직원 대신 새로운 리더십과 능력을 양성해주고 있던 대상이었다. 이 사람의 능력이 출중하다) 어제도 한명이 임신 때문에 자리를 비우게 된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것은 어떻게든 커버할 수 있는 범위였지만 이 친구가 빠지게 되면 이미 어느 정도 틀을 짜 놓았던 내년 사업계획이 정말 많이 흔들리게 된다(그 이유는 그 업무가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몇명 없고 또 1인 1프로젝트 이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임) 충원은 제대로 되지 않을 공산이 크고 해줘봤자 이 사람을 대체할 수가 없다. 그러니 정말 큰일이었다. 여태까지 모든 걸 합산해보면 내년엔 주요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원의 3분의 1이 이런저런 이유로 빠지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불행하고 슬픈 소식을 윗분께 알려드리러 갔다. 문을 닫고, 윗분께 '흥분하시면 아니됩니다' 로 살며시 경고를 한 후 상황 공유를 해드렸다. 내 생각대로 이분은 매우 흥분하였고 충격을 받아 좀 분노 상태와 횡설수설 모드에 접어들었다. 이야기를 좀 하다가 점심 시간 동안 잠시 머리를 식히실 수 있게 시간을 드린 후 오후에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것은 효과가 좀 있었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윗분은 야망과 욕심을 좀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각종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욕심부리지 말아요'로 마무리하고 퇴근했다. 일이야 뭐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새로 짜는 수밖에 없고, 윗분의 마음가짐만 좀 바뀌어주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아니면 나도 체념 모드라서 그런가)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일 때문이 아니고 아픈 직원 때문이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누가 아파도 당연히 걱정이 되지만, 거기다 사실 내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었고 내심 마음도 많이 가던 애였으므로 더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다 괜찮기를 바란다. 

 

 

윗분이 말했다. '어쩌면 토끼님이 말했던 모든 일이 다 그대로 현실이 될 수가... 어떻게 그런 촉이...' 

 

 

흑흑... 그것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들을 가정하고 여러가지 대응책을 생각하는 극강의 피곤한 성격 탓이지요 ㅠㅠ 사실 나는 ㅇㅇ은 ~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ㅇㅇ은 언제라도 아이가 생겨 육아휴직에 들어갈 수 있고, ㅇㅇ은 아픈 게 재발할 위험도 있어요 등등 여러가지 가능성들을 제기해드리며 윗분의 지나친 욕심에 제동을 건 적이 여러번 있었다. 그것들이 모두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런데 나 스스로도 예측이나 직관이 잘 들어맞는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모든 최악의 경우들이 그것도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니 이것은 뭔가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촉이 잘 맞는 건 그저 슬플 따름임. 말이 씨가 되나 엉엉... 

 

 

아 모른다. 뭐든 어떻게든 다 될 거다. 일이 뭐가 중요해 ㅠㅠ 사람이 안 아파야지... 윗분과도 '에휴 그깟 일이 뭐라고... 안 아픈 게 제일 중요하지' 하며 간만에 마음이 합치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기도는 아픈 애가 아프지 않기를, 잘 치료를 받고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오늘의 좋은 일은, 집에 돌아오니 엄마토끼 아빠토끼가 다녀가셨다는 것이다. 김치가 다 떨어졌는데 맛있는 김치와 깍두기를 갖다주러 오신 김에 엄마표 꽃게탕과 소고기무국이 또 한 냄비씩 생겨나 있었고, 두부조림, 오뎅볶음 콤보, 샤인머스캣이 놓여 있었으며, 심지어 온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해놓고 가셨다는 것이다. 으앙 엄마토끼아빠토끼우렁이... 엄마에게 전화를 드려서 '어무니 청소하셨죠?' 했다가 '야 이녀석아 집이 먼지구덩이 머리카락구덩이! 세탁기 뒤에 머리카락이랑 먼지가 한가득!' 하고 엄청 잔소리를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목요일이므로 집은 최악의 상태로 접어드는 시기이고(토요일 아침에 청소를 함 ㅠㅠ), 게다가 나는 엄청 게으른 인간이므로 눈가리고 아웅하며 눈에 보이는 데만 대충 청소를 하기 때문에 세탁기 뒤 따위 청소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엉엉.... 어무니아부지 감사합니다 ㅜㅜ 

 

 

그리고 두번째 좋은 일은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것이다. 흑흑 그것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자. 아 정말 너무 힘든 나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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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길. 별다방 간판이 오늘따라 눈에 들어와서 찍어보았음. 날씨가 풀린다고 했지만 아침에 추웠고 오후에는 기온은 좀 올랐지만 햇살이 나지 않아 스산했다. 

 

 

간밤에 늦지 않게 누웠는데 이상하게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아픈 게 나아지는 시기여야 하는데 밤중에 아파서 괴로워하며 약을 먹을까 말까 하다 안 먹었더니 계속 몸이 쑤시고 아팠다 ㅠㅠ 깜박 잠들다가도 도로 깨고 등등. 하여튼 그래서 새벽 늦게 잠들어 매우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했다 ㅜㅜ 오전에는 부서원 대부분을 모아놓고 줌 회의를 했는데 다들 이런저런 의견들을 공유하긴 했으나 과연 이 과제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나는 걱정이 많이 된다. 윗분은 아이디어로 넘쳐나지만 현실감각도 없고 실제로 뭔가를 구현하는 능력도 별로 없어서 그것들을 내가 다 처리하며 앞으로 끌고 가고 있는데 이 과제는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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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서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독립된 분야, 특수직무들이 마구 뒤섞여 있어 실제로 고유의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은 적다. 그리고 맨파워 자체도 딸린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올해 벌써 두 명이나 몸이 좋지 않거나 또 다른 모종의 이유로 휴직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큰 출혈인데, 오늘 직원 한 명이 살짝 와서 내년에 또다른 이유로 잠시 쉬어야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였다. 다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또 노동자로서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권리라 나는 받아들이고 그들을 독려하고 응원해준다.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는 남은 사람들, 특히 리더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니 다 내 몫이 되는데... 문제는 이게 하필 연속적으로 우르르 발생되고 있어서 정말 해결이 어렵다. 사실 나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며 일하므로 이런 경우도 이미 예상은 해두었다. 그러나 예상을 해놓은 것과 문제 해결 가능 여부는 좀 다른 것이어서, 해결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윗분이 본인의 야망과 욕심을 절반쯤 내려놔야만 한다. 당연히 그럴 리는 없고... 이래저래 나는 머리가 너무 아프다. 다른 부서나 본부라면 좀 다른 식으로 풀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는데 내가 맡고 있는 사업은 절차도 특성도 너무 달라서 쉽지가 않다. 그리고 다른 본부와는 달리 우리는 윗분이 좀 특수 인자로 작용을 한다.

 

 

 

오늘 발생한 새로운 문제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윗분께 보고를 안 했는데(오늘은 둘다 시간이 없었다), 아마 내일 이 얘기를 하면 이분은 또 충격과 공포와 히스테리 모드에 빠져드시겠지 ㅠㅠ 아이구 모르겠다. 뭐 어떻게 되겠지.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시면 좋으련만. 아무리 뭔가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어도 그것을 실현하려면 손발이 유능해야 하는데 데리고 있는 맨파워는 허약하기 이를데 없고 그나마도 계속 빠져나가는 구멍이 생기니 이럴 땐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해야 하건만, 결국 돌아서면 리셋되고 다시 꿈과 희망의 뭉게구름을 마구마구 피워올리시니 참 걱정이다. 이래서 밤에 잠이 잘 안 오는건가 -_-

 

 

 

 

 

 

점심 때는 절친한 선배 본부장께서 서울로 출장을 와서 함께 밥을 먹었다. 이분이 자기 본부에 데리고 있는 문제의 직원에 대한 얘기를 꺼내놓으셔서(나도 그 직원을 잘 알고 무엇이 문제인지도 잘 안다), 나도 계속해서 속을 썩이고 있는 그 문제의 히스테리 직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결국 둘다 답이 없었다. 그저 '사람 고쳐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심지어 어느정도 이미 나이와 연차가 들어버리면 고착화되기 때문에 더더욱 고칠 수 없다. 포기해야 한다' 라는 슬픈 결론 뿐이었다. 문제는 포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게 주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인 건데, 해결책이 정말 없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이 선배가 이끄는 본부의 직원이야 부서 이동이라도 시킬 수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그것도 어려운 상황이라... 선배는 나에게 힘든 얘기를 하다가 도리어 나의 더 힘든 상황을 듣게 되었음 ㅠㅠ 웃픈 일이다 흑흑... 

 

 

아니 정말, 나는 심약하고 순박한 토끼 한 마리에 지나지 않는데 왜 이렇게 일해먹는 게 힘이 드는가... 네덜란드 호떡집들 모조리 재개장 중 흑흑흑... 

 

 

 

오후에는 반차를 내고 멀리 진료를 받고 또 머나먼 지하철 횡단을 하여 귀가했다. 너무 잠이 모자란 상태라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정말 피곤하게 졸았다. 오늘은 제발 어제처럼 고생하지 않고 빨리 잠들어서 푹 잘 수 있으면 좋겠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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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가을빛이 너무 예뻐서 한 장 찍어둔 사진. 가을 이맘때의 빛과 비길만한 아름다움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날씨가 참 좋아보이지만... 사실은 추웠다 ㅠㅠ 

 

 

오늘까지는 몸이 힘든 날이었다. 그리고 아마 호떡집들의 화재가 잠시 잦아들어서 그런지 오늘 오후에도 피곤하게 졸았다. 온몸이 너무 무겁고 피곤했다. 바쁜 것이 잠시 주춤해서 다행이긴 한데 내일은 또다시 오전에 까다로운 회의가 잡혀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해내야 할 일들은 많은데 갈수록 업무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걱정이다. 

 

 

귀가하는데 집에 가까이 왔을 때 너무 숨이 막히고 괴로웠다. 내 앞에서 몇 미터 거리에 어떤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는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 담배가 엄청 독한 담배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숨이 콱 막혔다. 이미 해가 져서 어두컴컴했기 때문에 남자의 검은 실루엣과 백팩에 매달려 달랑거리는 무슨 인형인지 뭔지, 그리고 모자와 한손에 든 담배 불빛만 어른거렸다. 정말정말 길에서 걸어가며 담배 좀 안 피웠으면 좋겠다. 근데 도대체 무슨 종류의 담배였는지 모르겠다. 평소 지나다가 맡는 담배 냄새보다 훨씬 독해서 진짜 숨쉬기가 어려웠다. 피우는 사람은 모르겠지, 안 피우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줄 ㅠㅠ 뭐 피우는 거야 개인의 자유고 취향인데, 제발 길에서는 피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행까지 한 달 조금 안 남았으니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게 질러놓고 나서 항상 그렇지만 '괜히 가려고 했나' 하고 일말의 우울감과 후회에 빠져 있음. 막상 가면 또 나쁘지 않겠지만... 준비하는 과정도 그렇고 또 비행기 타는 당일까지 엄청 바빠서(밤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내가 왜 이렇게 저질렀지 싶다... 동행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음. 여행은 혼자 가는 것에 매우 익숙하고 또 나름대로 잘 다닌다만, 그래도 역시 동행이 있는 편이 더 즐겁고 좋다. 하여튼 이번 주말부터는 갈 준비를 조금씩 해봐야겠다. (아무래도 이 '여행 가기 직전의 후회감'은 가방 꾸리는 게 너무 싫어서인 것 같기도...)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아아 내일 나 대신 우렁이가 둔갑해서 출근해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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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사무실에 도착해 가방을 풀고 있는데 노란 잎사귀가 한 장 올라앉아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겉옷이나 스카프 위로 떨어졌던 건지, 아니면 환기 때문에 열어둔 내 자리 창문 너머에서 날아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아마 후자였을 것 같다. 피곤한 월요일 아침의 선물 같아서 한 컷 찍어두었다.


주말에 너무 많이 자고 신체 리듬이 깨진 탓에 새벽 한시 넘어서야 잠들었고 당연히 매우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했다. 오늘은 다행히 지난주만큼 바쁘지는 않았다. 오전엔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될 직원에게서 몇가지 보고를 받았고 윗분과 함께 논의도 진행했다. 오후에도 회의가 두어개 있었지만 그렇게 빡세지는 않았다. 일이 덜 빡센 대신 몸이 너무 힘들었고 오후 중간엔 너무 견딜수 없어 조금 졸았다. 이 시기의 암흑 같은 졸음은 정말 어떻게도 뿌리칠 수가 없다. 이건 신체 증상임.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뒤늦게 자리를 잡았는데 몇 정거장 동안 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날씨가 너무 추웠다. 종일 으슬으슬했다. 그런데 에너지 위기 때문에 동절기 내부 온도를 17도로 맞추고 오전과 오후 한시간씩은 난방기를 끄라고 한다... 아직 난방 시작은 안했다만...


많이 피곤하고 졸려서 조금만 더 버티며 소화를 시키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붉은 군대는 왜 항상 춥고 힘든 월요일을 골라서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일까.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비행기 탈 때 골라서 짜잔 하고 나타나는 것임. 엉엉 나쁜 넘 못된 넘 심술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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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매우 늦게 잠들었다. 아마 늦잠을 자서 그랬던 건가 싶다. 새벽 두시가 훨씬 넘어서야 잠들었고 온몸이 너무나도 쑤시고 아팠다. 실내자전거 겨우 20분 탔다고 이렇게 아픈 건가 했는데 평소보다 빠르게 그날이 시작되었다. 지난 달에 많이 늦어졌는데 이번엔 좀 빨라졌음. 스트레스와 과로가 쌓이면 이따금 이럴 때가 있는데 한번 늦어지면 꼭 그 다음은 빨라진다. 그렇게 해서 원래의 주기를 맞춰놓는 건가 싶다. 문제는, 11월 하순에 여행을 가려고 계획해두었는데 이렇게 되면 또 비행기 탈때쯤 이놈이 짠 하고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아 이 망할넘은 정말 왜 이러는 거야 엉엉... 어쩐지 며칠 전부터 계속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쑤시고 또 잠자리도 불편하더라니...



늦게 자서 늦게 일어났다. 아침에 깼다가 도로 잠들었기 때문에 완전히 깼을 때는 정오가 다 되어 있었다. 늦게 밥 먹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었다. 글도 좀 썼다. 갑자기 도래한 붉은 군대 때문에 오늘은 좀 피곤했다. 그나마 내일 오는 것보단 오늘 온 게 약간 더 낫다고 위안 중이다만, 내일 아침이 제일 아프겠지 흑흑. 날씨도 추워진댔어 엉엉.




그저께 밤에 수면양말을 신고 잠들었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를 할 때 보니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는 자기 전에 신고 있다가 잠들기 직전, 혹은 새벽에 양말을 벗어두는데 금요일에는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완전히 맛이 갔었다. 그러니 분명 뒤척거리다가 무의식 중에 벗었거나, 헐렁한 양말이 자기 혼자 벗겨져서 이불 속에서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싶은데 침실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침대와 창가 벽 사이의 좁은 틈을 뒤져봐도 없었고 이불 속에도, 커튼 사이에도 없었다. 침실은 조그맣고 붙박이 옷장과 화장대가 전부인데 어디론가 처박혀 있을 자리도 없고... 정말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오늘도 침실을 구석구석 뒤져보고, 혹시 내가 무의식 중에 빨래망에 넣었나 싶어 그것들도 뒤져보았지만 없다.




아니, 머리끈이 사라지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머리끈은 엄청 작으니까. 근데 수면양말은 푹신푹신하고 부피도 좀 있고... 두 짝이나 되는 놈들이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지는 게 가능한가? 기억을 더듬어보고... 또 더듬어보고... 어제 아침에 비몽사몽 꽃 다듬으러 나왔을 때 맨발은 추우니까 수면양말을 신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는 침대로 도로 들어갈 때 벗어서 다른 데다 놔뒀나? 근데 그러면 거실이나 현관이나 소파나 그런 데라도 있어야 하는 거잖아... 온 집안을 다 뒤졌는데도 없다. 엉엉 어디 간 거야... 이러다 나중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수면양말 뭉치가 나타날 것만 같다. 뭐 다른 수면양말도 여러 켤레 있고 없어진 놈은 발목 부분이 늘어나서 버려도 아깝지 않다만 중요한 건 '도대체 그게 어디로 갔느냐'란 거라고.




이번주도 매우 바쁘다. 내일 오전에 회의가 있고 모레도, 글피도 회의가 있다. 목요일엔 저녁 늦게 행사가 있는데 너무 참석하기가 싫다. 금요일에 내 속을 뒤집어놨던 히스테리 직원을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지끈거린다. 사적인 관계라면 애저녁에 손절했을텐데 일로 엮여 있으니 그럴 수도 없고 그냥 참으며 데리고 가야 하니 인내심에 한계가 온 것 같다. 일단은 따끔하게 지적을 해두었으니 한동안 조심할 것 같긴 한데, 당연히 본성이 바뀌지는 않을 거고 나도 더이상은 아량을 베풀어주기 어려울 것 같다.




글을 좀 쓰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이 글을 거의 10달 가까이 쥐고 있었더니 어느새 글의 시간적 배경인 11월에 실제로 가까워지고 있음. 흑흑... 그리고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라 계속해서 비가 오고 추운 날씨... 이게 프리퀄이었던 미니 단편 판탄카의 루키얀 때도 억수같이 비가 왔고, 바로 직전에 쓴 눈의 여왕에서는 우박과 눈이 내렸고 지금 쓰는 글에서도 비가 내리고 있으니 삼연타 나쁜 날씨... 쓰는 자의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빨리 이 글을 마치고 보상심리로 하늘이 파랗고 햇살이 따뜻하고 모두 행복하게 뛰어노는 이야기를 써야 하지 않나 싶다!!!










스토크가 더 활짝 피었다. 역시 이 꽃은 다른 꽃들 주문할 때 한두 대 믹스로 꽂혀 있는 편이 더 예쁜 것 같다. 얘들만 모여 있으니 너무 뭉실뭉실한 느낌...








자기 전에 추가)




잠잘 준비를 하러 침실에 들어가 커튼을 치다가 그 문제의 수면 양말 발견! 커튼 아래쪽 레이스 자락 사이에 교묘하게 말려 들어가 있었다! 역시 자다가 벗겨진 놈들이 침대와 벽 사이로 굴러들어간 듯. 얼마전 부모님이 커튼을 새로 쳐 주시면서 창가에 밀착돼 있던 침대를 옆으로 좀 밀어놓으면서 틈이 생겼고, 새 커튼은 안감과 흰 레이스 두 겹으로 되어 있어 이렇게 말려들어갈 여지가 있었다! 분명 어제 이쪽도 뒤져봤는데 안보이더니... 하여튼 양말의 행방을 알게 되어 뭔가 앓던 이 하나가 빠진 듯 시원해짐 (나도 모르게 벗어서 어딘가 두거나 버린 게 아니어서 마음이 놓인다. 하도 기억력이 쇠퇴하는 듯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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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