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바빴고 여러 가지로 진빠지는 하루였다. 내일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사진은 귀가하면서 화정역 광장에서 찍음.
너무 바쁜 하루였다. 종일 업무보고를 받고 이것저것 논의를 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그리고 오후 중간에는 필수교육을 줌으로 받았는데 이때 너무 졸려서 좀 졸았다(다수가 듣는 교육이라 비디오를 꺼놔도 별로 티가 안 나서 다행이었다) 오후 늦게는 부서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연차나 경험이 적지만 그래도 이미 3~4년차에 접어든 직원들이 각각 자기가 맡은 사업의 계획안과 결과물 시안을 가져왔는데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엉망진창이라 '아 이건 일머리도 없고 센스 자체가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다. 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었다. 아무리 지적을 해주고 알려줘도 돌아서면 리셋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쳇바퀴를 돌고 공회전이다. 그런데 둘다 너무 착하고 또 열심히 하는 애들이다. 이러니 문제임. 착하고 열심히 하는 것과 말귀를 알아먹으며 일머리가 있는 건 다른 얘기라서 ㅠㅠ '아, 안돼, 꼰대가 되면 안돼, 라떼가 되면 안돼' 하고 스스로를 다잡아보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따져보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해주고는 있지만 인내심의 한계가 올 때는 속으로 '아아, 정말 내가 저 연차 때 이러지는 않았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음. 소 귀에 경 읽기 ㅜㅜ 맘 같아선 그냥 내가 빼앗아서 다 해주고 싶지만 '안됨. 안됨. 그러면 안됨' 하며 굉장히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수면 부족이 계속된데다 이렇게 일 때문에-일 때문이라기보다는 미련하게 일하는 애들 때문에ㅠㅠ- 너무 지친 채 귀가했다. 말도 하기 싫었다. 비가 그치고 다시 해가 쨍 났는데 오늘따라 마스크 쓰고 지하철 타고 오는 게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이제 좀 나아지려나 했지만 다시 코로나 변이가 확산세로 바뀌고 있어서 정말 울고 싶다.
간밤에 저주받은 도시를 다 읽고 잤다. 매우 훌륭한 소설이다. 5부와 결말의 박력도 대단하고, 생각보다 결말 파트에선 작가들이 훨씬 직설적으로 하고 싶은 말들을 퍼붓는다. 끝까지 읽자 여전히, 혹은 더욱, 이 소설이 도스토예프스키 - 쉬갈료프와 이반 카라마조프의 대심문관 세계에 대한 소련 시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재구성이자 더욱 암울한 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몇장쯤 남겨두고 주인공 안드레이와 그의 친구이자 일종의 반-멘토인 이쟈 카츠만(작가들과 당시 소련 인텔리겐치야의 투영과 재구성으로 이루어진 인물로 여겨진다)의 대화 파트(사원과 영혼, 행위,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어쩐지 눈물이 핑 돌았다. 마치 이 작가들이 이쟈의 입을 빌어 언젠가 내 마음 속에 있었고 또 소리내어, 혹은 좀 다른 단어들로 썼던 바로 그 이야기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내게 들려주는 것 같았고 그 순간 아주 크고 깊은 공감과 감사함, 어떤 아픔,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무척 아쉬웠다. 후반부를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또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이 소설을 처음부터 완전히 재독하라고 한다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별로라서가 아니라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분 전환으로 주말엔 유머러스한 이들의 '죽은 등산가의 호텔' 을 다시 읽을까 한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자꾸 오늘이 목요일 같다. 그래서 내일 하루만 가면 주말일 것만 같은 착각이 자꾸 든다 흑흑.
어제 사무실 앞까지 먼 길 와서 같이 점심 먹고 간 친구가 손에 쥐어주고 갔던 별다방 카드. 전에는 자꾸 화장품 등속을 가져다줘서 제발 뭐 가져오지 마라 얼굴 보는 게 젤 좋다고 했는데 그랬더니 이걸 막판에 주고 감. 오늘 앱에 등록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충전도 많이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니 정말 왜 그러는거야 친구야 ㅠㅠ 안그래도 멀리서 와주고 그것도 점심에 잠깐밖에 못보고 헤어지는 거라 내가 미안한데 흑흑... 내가 야 이게 뭐야 하고 톡을 보내니 친구는 작년에 내가 아니었다면 논문 통과가 불가능했을 거라고, 그게 아니더라도 정말 수백 수천배 뭐든 주고 싶다고 한다 엉엉....
진료 받는 날이라 오늘은 오후 반차를 냈다. 하필 이동 시간대가 비가 제일 많이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때였고 원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해서 귀가하니 흠씬 젖었다. 우산이 별 소용 없었음.
새벽에 깼다가 도로 까무룩 잠들었는데 알람 울리기 전 그 한시간 동안 진짜 생생하고 정신없는 꿈을 꿨다. 나는 엘리베이터, 뭔가 잘못된 교통수단과 호텔 등에 대한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이번 꿈에는 해외의 어느 도시에 나가 있었다. 뻬쩨르는 아니었다. 어렴풋이 나는 그곳이 런던이라 생각했다. 내내 영어로 말을 해야 해서 정말 힘든 꿈이었다. 택시를 타고 호텔에 가야 했는데 이 망할놈의 택시가 나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웠다. 호텔 앞에 내리자 요금이 적힌 간이영수증을 내밀었는데 지금도 그 숫자가 정확히 기억난다. 423200이었음! 내 눈을 의심하며 혹시 저 중간에 ,나 .이 있는지 재확인했다. 나라에 따라 소수점을 ,로 표기하는 데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분명 꿈 속 저 곳은 러시아가 아니었는데 웃긴 건 단위는 루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생각하니 차라리 루블이어서 다행이지 저게 달러나 유로였으면 더 낭패) 꿈은 원래 비합리적이므로 실제의 환율이 적용되지 않아서 꿈속에서 저 금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백만원 전후였던 것 같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기사에게 따지고 싸우다가 호텔 리셉션으로 들어가서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계속 실랑이를 하고, 나중엔 내가 뭔가 도리가 없었는지 입금해줘도 되냐고 물어보기도 했던 것 같음. 이 과정이 엄청 피곤했다.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방은 빌니우스의 두번째 숙소인 켐핀스키 호텔과 상당히 내부 인테리어가 비슷해서 붉은 와인색 인테리어에 모던한 스트라이프 쿠션 등이 있었다. 그러다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미룬 건지는 모르지만 택시를 보내놓고 너무 지치고 화가 난 채 방으로 들어오려는데 리셉션에 있던 남자 직원이 내가 불쌍했는지 저녁에 케익을 사주겠다고 했다. 뭐지 이 전개는?? 보통 이런 경우 남자가 호감을 표시하며 칵테일을 한 잔 사거나 저녁을 먹자고 하는 거 아닌가, 왜 내 꿈에선 심지어 케익을 사준다고 하는가 ㅋㅋ 하여튼 고마워하며 그러면 몇시에 가면 되느냐 하며 시간 조율을 하다가 알람에 깼음.
그런데 좀전에 불현듯 '아니 그게 켐핀스키 빌니우스랑 비슷하게 생긴 곳이면 설마 그 남자 직원은 무의식으로 재구성된 비타우타스-본명 아님-인가??' 하는 놀라운 생각이 들어 황당해졌음 ㅎㅎ (켐핀스키의 비타우타스와 그의 수난에 대한 여행 메모를 빌니우스 폴더에 남긴 바 있다 ㅋ) 꿈속에서 이 모든 것을 영어로 얘기해야 해서 진짜 피곤했다. 꿈에서 노어든 영어든 외국말을 해야 하면 진짜 너무 피곤하다. 그리고 꿈속에서는 당연히! 본래 갖고 있는 지식도 하찮지만 그보다 더 유창할 수도 없고 보통은 더 버벅거리게 되므로 참으로 더 괴롭다!
아 그런데 그런데 알람 때문에 깨느라 결국 꿈에서 그 케익은 못 얻어먹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 하지만 알람 덕에 423200(루블로 추정)을 안 내도 됐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자!
... 반차 내고 나가야 하는 날이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왔다갔다 하는게 너무 힘들 것 같아 점심을 밖에서 안 먹고 아침에 편의점 들러서 삶은 달걀이랑 컵라면을 사와서 그걸로 사무실에서 때우고 나갔다. 그런데 편의점 들를 때마다 궁금했으나 딱히 또 막 먹고 싶은 건 아니었던, 그러나 호기심이 들었던 아이템이 있어 오늘 그것을 사보았다. 참말로 나의 실수였음. 그 신상(..도 아니고 나온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맨날 그냥 구경만 했었음)은 카구리... 으윽, 짜파구리는 괜찮았는데... 아 진짜 이 카구리는 최악이었다. 카레와 너구리를 교묘하게 섞긴 했으나 전혀 조화가 되지 않고 맵고 자극적이기만 하고, 심지어 카레는 조미료 느낌의 괴로운 냄새가 진동을 했다(근데 우리 나라 라면엔 MSG 안 넣는다는데... 그 조미료 냄새는 과연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가 ㅜㅜ) 그래서 반밖에 못먹고 버렸음. 으윽, 역시 먹던 걸 먹어야 했어. 그냥 조그만 유부우동이나 삼양, 신라면 따위 클래식을 먹어야 했다. 하여튼 호기심을 충족시키긴 했으니 이제 다시는 안 먹어야지, 카구리. 우욱.
매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잠을 많이 못 자서 피곤한 채로 출근했고 사무실에 일찍 도착해 오전 내내 빡세게 일했다. 점심땐 대학 시절 친구가 찾아와서 오랜만에 같이 밥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랜 친구 중 하나이다. 같이 나이먹어가는 중.
오후엔 지난주에 사고를 쳐서 눈물 빠지게 야단쳐놓았던 직원이 다시 또다른 사고를 물고 왔다. 이건 정말 내가 커버해주고 싶어도 그러기도 어렵고,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해야 할 것 같다 ㅠㅠ 수십번 주의를 줬던 사항인데 해도 해도 좀 너무한 상황이라서. 하여튼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라고 지시해놓고는 피곤해져서 퇴근했다.
간밤에 저주받은 도시 5부까지 다 읽고 이제 결말의 30여페이지만 남겨두었다. 오늘 다 읽고 잘지 아니면 내일로 미룰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은 메모를 마치고 생각해야겠다. 날씨가 너무 습하고 답답하다. 늦지 않게 자러 가야겠다. 오늘 수면 부족 때문에 너무 피곤했다.
아침 꿈에서는 어느 건물 앞 광장 같은 곳에 갔는데 머리 위로 전투기 비슷하게 생긴 작은 비행기들이 에어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행기들이 색색의 연기를 내뿜고 바로 머리 위를 날고 있어 상당히 위험하게 느껴졌다. 왼편을 돌아보니 거대한 대포처럼 생긴 물체가 탑처럼 솟아 있었는데 그 포신으로 비행기들을 내쏘고 있었다. 비행기 모양의 폭탄처럼 느껴졌다. 정신없이 그곳에서 빠져나와 길을 건넜는데 어떤 지하보도 같은 곳을 통과해야 했고 그건 마치 벽돌로 빈틈없이 쌓아둔 성벽 내부처럼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 갇혀 있었는데 나갈 곳이 보이지 않아서 난감해하다 손으로 돌을 잡아당기자 실리콘이나 녹은 플라스틱처럼 길쭉하고 얄팍하게 돌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그곳에서 탈출하면서 광장에 엄마가 있는 것 같아 전화를 했는데 엄마는 나보다 먼저 빠져나왔다고 하셨다. 이런 꿈도 꾸고, 동생이 귀가했는데 중간고사 기간이라 빨리 왔다고,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꿈속에서 아주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하여튼 이런저런 꿈을 복잡하게 꾼 하루였다. 간밤까지 열심히 읽은 저주받은 도시의 영향도 좀 있는 듯하다.
마린스키 소식. 나데즈다 바토예바가 프리마 발레리나로 승급했다. 보통 이런 얘기는 dance 폴더에 적는데, 딱히 이 무용수에 대한 호불호가 별로 없어서 그냥 여기 간단히 적는다. 좀더 젊고 경험은 부족할지라도 매력과 무대 위의 카리스마, 개성 측면에서 보자면 레나타 샤키로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만, 하여튼 마리야 호레바보다는 훨씬 나으니 뭐 그럭저럭. 나는 바토예바의 무대를 마린스키에서 여러번 봤는데, 딱히 이 사람 보려고 했던 게 아니라 다른 무용수 보려고 표를 끊었다가 파트너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쁘고 무난한 발레리나인데 확 끌어당기는 개성은 별로 없다는 느낌이었다.
남자 무용수도 수석으로 한명쯤 승급할 때가 됐는데(이고르 콜브도 은퇴하고 벨라루스 볼쇼이 극장으로 갔고 잰더 패리쉬도 떠났으니) 사실 여기도 제1솔리스트 중에 '진짜 프르미에르 당쇠르' 느낌이 드는 무용수는 없다. 어째선지 남자무용수 대기근으로 1솔리스트가 세 명뿐임. 그나마 나라면 그 중에선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를 고를텐데 이 사람도 좀 성격배우 스타일이라 왕자님 느낌은 별로 없다. 아니면 무난한 콘스탄틴 즈베레프(그러나 이 사람은 또 바토예바의 남편이다 보니 승급시키면 부부 동시 승급 운운할지도), 그리고 역할을 좀 타는 필립 스쵸핀이 전부임. 1솔리스트 기근. 아니,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이걸 댄스 폴더로 옮겨야 하나. 하지만 귀찮으니 놔둔다. 그리고 나의 올타임 페이버릿 최고의 그분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은 개인적 문제가 있는지 최근 무대 두 개를 모두 취소해서 좀 신경이 쓰임. 부상당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집안일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고. 아내인 마샤 쉬린키나의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 중인 것 같으니 그나마 걱정을 덜 하는 것으로. 부디 다 괜찮기를 바란다.
내일은 친구가 사무실 근처로 찾아와 같이 점심 먹기로 했다. 작년에 논문 쓰는 거 도와줬던 친구인데 오랜만에 보는 것이다. 그외엔 역시 바쁜 하루가 될 전망이다.
저주받은 도시는 5부를 다 읽어간다. 전에 3부를 읽기 힘들었다고 적었는데 어우 이럴 수가, 5부가 제일 암울하다! 결말은 더욱 암울할 것만 같다. 이 형제들은 유머에도 장기를 발휘하지만 진정한 능력은 공포를 자아내는 데 있다. 환상적인 공포이지만 그 모든 것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며, 억압적인 사회를 그대로 투사하고 재구성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오싹하고 우울한 것 같다. 이 소설은 읽을수록 이들의 소설 중 '신이 되기는 어렵다'를 떠올리게 하고, 또 뒤로 갈수록 도스토예프스키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소련의 후세 작가들이 sf 버전으로 재구성한 악령의 쉬갈료프와 이반 카라마조프의 대심문관 시대 양떼들을 연상시키는 음울하고 고통스러운 비전이라고 해야 하나. 책 뒤표지에는 해외 서평들 일부가 인용되어 있는데 카프카적 세계라는 표현도 있다. 아마도 절망적이고 부조리하며 탈출하기 어려운 세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나에겐 이 소설은 카프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적 세계에 가깝고, 거기서 구원과 열광을 들어내고 좀더 냉소적이며 거칠게 접근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5부에서는 레닌그라드에 대한 묘사가 잠깐 나오는데, 이 소설이 계속해서 '도시' 라는 단어를 되풀이하고 이 도시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세계라는 점에서 나는 지속적으로 소련과 레닌그라드를 떠올리며 읽고 있다. 이제 정말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데 다 읽기가 좀 무서움.
어제 글을 좀 더 쓰고 잤다. 집중력이 좀 받쳐준다면 이 후반부는 쉽게 내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해가 갈수록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떨어지니 좀 속상하다.
늦게 잠들었고 일곱시간 가량 잤다. 더 자고 싶었는데 잠이 깨버렸음. 그 이후 침대에서 두어시간 더 게으름 피우다 일어났고 오늘 하루는 어제와 비슷하게 쉬었다. 차를 마시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저주받은 도시'를 이어 읽었다. 이제 5부로 넘어갔다. 나에게는 3부가 (너무 끔찍해서) 좀 힘들었는데 그에 비해서는 4부는 좀더 수월하게 읽혔다. 그리고 4부를 읽으면서는 이따금 이들의 다른 소설인 '신이 되기는 어렵다'가 생각났다.
오후에 글을 조금 썼다. 간밤에 썼던 한 페이지 가량을 들어낸 후 좀 다른 식으로 썼다. 그 에피소드는 당초 구상에 따르면 좀 더 뒤에 배치되어야 하는데 아마 어제는 정서적 호흡이 좀 빨랐던 것 같다. 사실은 그냥 그 자리에 남겨두고 싶었는데 그러면 후반부를 재구성해야 하고 감정적 리듬도 달라지기 때문에 좀 아쉬워하면서 들어냈다. 자기 전에 좀더 쓰려고 했는데 게으름피우다 보니 어느새 열 시가 다 되어서 아무래도 써봤자 몇줄밖에 못 쓸 것 같다. 주말 내내 쉬었는데 결실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슬픔.
이번주에도 할 일이 많다. 일 생각을 하면 좀 갑갑하지만 뭐 어쩌겠나 싶음. 생각도 고민도 많은 타입이라 살아가는데 많은 심적 고난을 겪는 적이 많아서 지금은 그저 한순간의 목표를 짧게 잡고 하루하루를 클리어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가장 단기적 목표는 오늘 너무 늦지 않게 잠드는 것이고 두번째 목표는 업무와 관련된 체크리스트 하나를 내일이나 모레 중 업데이트 완료하는 것이다. 일단 이것만 생각해야겠다.
새벽과 아침에 두세번 깼다가 도로 자기를 반복하며 늦게까지 침대에 눌러붙어 있었다. 아침부터 습하고 더워서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었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대충 청소를 하고 목욕도 하고 늦은 아점을 챙겨 먹은 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글도 조금 썼다. 이후 텔레비전 보면서 그냥 쉬었다.
이렇게 실컷 게으름 피우며 쉬고 있는데도 일주일 간의 피로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느낌이다. 글 좀 더 쓰고 자려고 했는데 게으름 피우다 어느새 밤늦은 시간이 되어 과연 조금이라도 쓸지는 잘 모르겠다.
자이언트 델피늄과 스프레이 델피늄은 모두 시들었고 아스틸베도 절반만 남았다. 유칼립투스도 의외로 잔잎이 말라서 처리하고 하얀 시넨시스 위주로 남았음.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였다. 철없고 시간개념 없는 직원 두명이 각각 사고를 치고 수습이 안된 채 어처구니 없이 굴어서 간만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말도 안되는 행동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거나(실질적 문제해결이 아니라 더 큰 사고를 치기 직전), 자기가 잘못해놓고 감정적으로 울컥해 어린애처럼 짜증을 내는 모습에 이것은 용납이 되지 않아 원칙대로 딱 자르고 야단을 쳐놓았다. 일을 마칠 무렵엔 어쨌든 둘다 문제 해결에 들어간 상태라 좀 다독거려 놓고 퇴근했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당연히 피곤해졌다. 다시 휴가 내서 여행가고 싶다. 여행 약발이 이렇게 한달만에 사라지면 정말 안되는데!
귀가해서 저녁을 먹고 너무 피곤해서 텔레비전을 보며 멍때리고 쉬다가 이제 이 메모를 적고 있다. 피곤해서 늦게까지 버티지 못하고 곧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청소가 다 되어 있으면 참 좋겠다 흑흑. 그래도 금요일 밤이니까 이제 주말이다. 아 정말 길고 피곤한 일주일이었다.
오늘도 한창 꿈을 꾸다가 알람에 놀라 깨어났다. 간밤에 비가 쏟아졌지만 더위는 전혀 식지 않아서 침실에도 습기가 가득한 느낌이었다.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다. 오늘따라 환승역에서 다음 지하철이 좀처럼 오지 않아 고생했다.
오늘도 엄청나게 바쁜 하루였다. 그런데 정말 왜 이렇게 바쁜 것인지 모르겠음. 계속해서 일이 쏟아지고 또 쏟아짐. 오후엔 다른 부서에서 요청한 용역심사회의에 들어가서 또 열심히 참여를 하고, 그러고나서는 거기서 오랜만에 만난 옛 상사 + 현재는 다른 본부를 맡고 계시는 선배와 업무 관련 얘기를 나누다 사무실로 돌아와 또 정말 바쁘게 일했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고... 노동노동노동...
이렇게 쉴 틈 없이 바쁘게 노동을 하다 많이 피곤해서 일을 중간에 끊고 정시 퇴근했다. 화정역에서 내려 막 광장으로 접어들때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런데 완전 서프라이즈로 부모님이 집에 와 계신다는 것이었음. 우리집 욕실의 선반 높이가 잘 맞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고쳐주실 겸,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꽃게탕으로 간만에 같이 밥먹자고 엄마가 저녁거리를 준비해 오셨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아파트 복도에 꽃게탕 냄새가 스멀스멀... (본시 나는 음식을 별로 안 해먹어서 맨날 이웃집들에서 나는 냄새만 맡았음)
그리하여 엄마표 꽃게탕으로 행복한 저녁을 먹고... 여행 다녀온지 한달이 거의 다되어서야 엄마에게 면세에서 샀던 화장품을 드렸다. 너무 신기한게 바로 어제 1박2일 재방을 보다가 게국지가 나와서 '아 우리 엄마가 끓인 꽃게탕 비주얼이랑 좀 비슷하다 먹고프다' 했는데 오늘 엄마가 나타나 꽃게탕을! 나의 우렁이는 엄마토끼였던 것이었다 ㅋㅋ 더 신기한 건 엄마가 오늘 그 1박2일에 나왔던 곳에 가서 게국지를 드시고 오셨다고 함(맛있냐고 물어보니 엄마 입맛엔 그냥 그랬다고 한다. 나는 이해할 수 있음. 우리 엄마 정도의 음식 솜씨라면 남이 만든 게국지가 맛있을 수가 없다. 엄마표 꽃게탕이 제일 맛있음. 갈치조림, 삼치조림 등도 마찬가지.
아버지는 자고 갈까 하셨는데, 내가 자고 가라고 붙잡았지만 엄마가 집 청소를 안하고 어질러놓고 왔다면서 그냥 돌아가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부모님은 후다닥 같이 저녁만 드시고 곧 귀가하셨다. 나는 생각지 않게 엄마 집밥을 먹어서 고된 노동의 피로가 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꽃게탕을 정말 한솥 끓여놓으셔서 아직도 집에서 냄새가 빠지지 않았음 ㅋㅋ 환기를 하고 에어컨을 돌렸지만 역부족... 아마 주말까지 데워먹고 또 먹을 듯. 이것이 엄마토끼의 클라스)
어찌어찌 그래도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하루만 잘 버티면 주말이다. 잘 버텨보자. 아아 더위 정말 싫다. 너무 피곤하니까 늦지 않게 자야겠다(그런데 매일의 메모가 이 말로 끝나지만 막상 정말 제대로 일찍 자본 적이 별로 없는 듯. 침실엔 늦지 않게 가는데...)
오늘은 시내의 다른 곳에 있는 시설 점검을 하고 각종 현안을 논의하러 출장을 갔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지하철역에서 왕복 오가는 동안 완전히 지쳤다. 푹 쪄짐. 일은 그럭저럭 잘 진행했는데 직원 하나가 개인 사정으로 한동안 빠지게 될 것 같아서 모든 것이 나의 과제로 돌아오게 되었다. 인력 충원은 분명 안해줄 것 같고 ㅠㅠ 뭐 어떻게든 해봐야지. 걱정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흑흑.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는데 지하철에서 역시나 아주 피곤하게 졸았다. 그리고 날씨 때문인지 너무 배가 아파서 좀 고생했다. 이런 습하고 더운 날씨는 정말 쥐약이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비 오고 나서도 덥다니 괴롭다. 나 언제 여행 다녀온 거지? 흑흑흑.. 그러고보니 벌써 한달이 거의 다 됐네.
내일은 오전에 해치워야 할 과제가 하나 있다. 그리고 오후엔 다른 부서에서 요청한 심사에 들어가야 한다. 요즘 왜케 심사에 자주 들어가야 하지... 뭘 입고 가나... 막 입고 다니는데 ㅠㅠ 어차피 앉아 있을 거니까 위만 좀 단정하게 보이면 되겠지. 사무실에 검정색 얇은 카디건을 놓고 다니는데 이것이 좀 도움이 된다. 막 입고 가서 카디건으로 위장.
어찌어찌 그래도 목 금 이틀만 버티면 되니까 기운을 내야겠다. 더위가 이제 겨우 시작이라니 참 아찔하다. 시간 가는 건 싫은데 여름과 더위는 너무 싫으니 가을이 오면 좋겠고 참 딜레마네. 피곤하니까 곧 자러 가야겠음.
아침에 한창 곤하게 꿈을 꾸다가 알람에 깜짝 놀라 깨어나서 잠시 너무 졸려서 '아, 휴가...' 하고 고뇌하다가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서 어쩔 수 없이 괴롭게 일어나 준비를 하고 출근을 했다.
오늘도 정말 많이 더운 날씨였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더운지... 지하철 시위할까봐 오늘도 일찍 나왔는데 사무실은 역시나 사우나. 한시간 정도 냉방을 해야 그나마 습기와 더위가 좀 가시게 된다. 보통은 내가 제일 먼저 출근하고, 직원들은 10시 다 되어 나오는 편이라 결국 나 혼자 더위 속에 앉아 일을 하는데(뭐 대신 먼저 퇴근한다), 이렇게 오전 노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점심 때가 되면 이미 지치고, 밥을 먹고 나면 체력이 방전됨.
윗분은 오늘 외부 관계자 때문에 쓸모없는 호들갑을 떨며 안 그래도 매우 바쁜 나를 귀찮게 구셔서 속으로 굉장히 울컥하는 일이 있었지만 오후에는 '그래도 저분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덕에 내가 아직 서울 근무를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그리고 몸이 안 좋은 직원이 둘이나 있어서 한 명과는 오늘 면담을 했고 다른 한 명은 내일 따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일과 회사보단 당연히 개인의 안녕과 삶이 중요하므로 도와주고 싶고 이것을 우선으로 하려고는 하는데, 그러면 그 이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방법을 짜내야 한다 ㅠㅠ
더위 때문에 너무 지친 채 퇴근했다. 그냥 더운 게 아니고 찌는 듯한 습기 때문에 정말 괴롭다. 내일은 심지어 아침부터 외근이라 많이 걸어야 해서 좀 걱정임. 날씨만 괜찮으면 걷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 길에 정말 그늘이 하나도 없어서 진짜 괴로운 루트라서. 차라리 지하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택시를 탈까 생각 중이다 ㅠㅠ
오늘은 귀가해서 에어컨을 틀고 인덕션으로 음식을 데웠더니 차단기가 내려갔다. 다행히 잠시 후 다시 올렸더니 정상 가동되었다. 여러 집에서 전기를 한꺼번에 많이 써서 그런 건지... 예전에 오피스텔에 살 때는 원체 많은 가구들이 밀집해 있고 전기용량이 적어서 걸핏하면 차단기가 내려갔지만 이사온 후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 원래 인덕션과 오븐렌지가 전기를 많이 잡아먹어서 두 개는 절대로 한꺼번에 돌리지 않는데, 그래도 에어컨, 인덕션 조합까진 작년에 괜찮았는데... 조마조마.... 그래서 덜 데워진 국이랑 밥을 먹었음.
아아 정말 여름은 싫다. 습기만 없어도 버티겠는데 흑흑... 하여튼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 땡볕과 습기를 뚫고 걸어갈 기력을 충전해야 하니.
매년 이 날짜가 되면 메모 제목을 적으면서 한결같이 떠올리는 영화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톰 크루즈 주연의 7월 4일생. 마음에 들었거나 좋아했던 영화는 아니지만 오로지 톰 크루즈 때문에 '비디오'로 봤던 영화인데 그거 봤을 때 중학생이었던 관계로(연소자 관람불가 영화였음), 고딩때 선생님과 반전영화 얘기하다가 7월 4일생 운운하고, 그러다 선생님한테 '너 임마 톰 크루즈 보려고 본 거지?' 하고 딱 걸려서 혼났음. 흑흑 나도 할 말이 있다고요. 톰 크루즈 오빠 보려고 미성년자 관람불가 비디오 빌려서 봤는데 초장에 하얀색으로 군인 제복 입고 엄청 멋있게 나오는 장면 딱 하나 있고 그 이후는 ㅠㅠ (궁금하신 분은 영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흑흑)
그래서 사실 극장에 영화보러 안 간지 진짜 오래됐는데 진짜 정말 탑 건 매버릭만은 정말 가서 보고픈데... 과연 게으르고 바쁜 나는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아이맥스에 가야 하는 영화인데) 갈 수 있을지 ㅠㅠ 아아아... (소싯적 탑 건 브로마이드 코팅해서 침대 맞은편에 붙여 놓고 자던 자... 물론 탑 건 개봉세대는 아니어서 이것도 톰 오빠 좋아할때 비디오로 봤습니다 ㅋㅋ)
하여튼 소녀 시절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한 7월 4일 월요일은... 뭐 역시 월요일답게 엄청 바빴다. 별로 쓸 내용도 없을 정도로 그냥 바쁘게 일만 했다. 날씨가 말 그대로 찌는 듯한 더위였다. 정말 더웠다. 오늘이 어제보다 더 더웠던 것 같다. 게다가 습기가 장난 아니었음. 내내 바쁘고 또 바빴다. 오후의 간부 회의까지 마치고 나니 완전 진이 빠질 지경인데 추가 업무도 많았다. 오늘 하려던 일 다 못 끝내고 귀가. 내일로 미룬다 ㅠㅠ
잠이 모자라서 이제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결국 오늘의 메모는 톰 크루즈 얘기만 잔뜩... 근데 탑 건 같은 영화는 혼자 보러 가기 싫은데... (하지만 막상 또 맘먹으면 혼자서도 잘 봄 ㅎㅎㅎ) 부디 내가 게으름과 바쁨을 극복하고 보러 갈 수 있을 때까지 영화가 내려가지 않아야 할텐데... 하여튼 요 몇주 동안 내내 take my breath away를 자동으로 흥얼거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으니 숨길 수 없는 옛날 사람 옛날 정서, 톰 오빠 ㅠㅠ 그렇다고 톰 크루즈 나온 다른 영화들을 최근 잘 챙겨봤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지만, 아니 이건 탑 건이지 않습니까 ㅠㅠ
오늘은 정말 더운 날씨였다. 낮에 잠깐 분리수거 때문에 집 앞에만 나갔는데도 온몸이 익는 느낌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평소보다 집이 시원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우리 집은 별로 더운 편이 아닌데도. 날씨 앱을 보니 오후 기온이 34도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벌써 이렇게 더우면 이 여름을 어떻게 나려나 싶다. 그런데 이미 여름 휴가도 일찌감치 당겨서 다녀와버렸음 흐흑...
무척 피곤했는데 막상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7시 즈음부터는 거의 1시간마다 깨면서 도로 잤다. 평일엔 6시 좀 넘어서 일어나 출근을 하니 아무래도 중간에 깨게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꿈을 엄청 섞어서 꿨는데, 제일 마지막 꿈은 되게 생생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 까먹었다. 하여튼 10시 좀 안 되어 일어났다.
어제 쥬인이랑 놀고 들어왔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집에서 푹 쉬었다. 밥도 해먹고 차도 마시고, 첨엔 아직 4부에 머물러 있는 저주받은 도시를 읽으려다 몸이 피곤해서 마르케스의 동유럽 기행을 대신 이어 읽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재미있는데 이제 프라하와 바르샤바를 거쳐 드디어 소련에 입성했다. 책이 얇아서 금방 읽어버릴 것이 좀 아까워서 소련 입성 후 잠시 접어두었는데 자기 전에 조금만 더 읽으려고 한다.
오후 늦게는 글도 좀 썼다. 드디어 다음 챕터로 넘어갔다. 분위기와 이야기가 확 바뀌는 지점이다. 이 챕터에서 두 주인공이 프리발티스카야 호텔에서 나와 그 뒤에 있는 황량한 바닷가로 이동한다. 그 바닷가를 떠올리면 오랜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 바다에서 불어오던 차갑고 예리하던 바람, 잿빛 하늘과 물결, 우체국과 전화국, 얼어붙은 진흙탕, 깡마른 나무들 사이에 불쑥 자리잡고 있는 작은 끼오스크 등등... 자기 전에 좀더 쓰고 싶긴 했는데 텔레비전 보며 게으름 피우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늦어서 아무래도 더 쓰지는 못할 것 같음.
이번주는 아직 아주 바쁜 일정들은 잡히지 않았지만 신경써서 처리하거나 체크해야 할 일들이 있다. 신입직원들도 들어왔고 이래저래 업무 배분도 다시 해야 하고, 내일은 모든 간부가 다 참석해야 하는 회의도 있어 좀 피곤할 것 같다. 비가 많이 오면 그래서 출퇴근이 힘들고, 땡볕이면 또 땡볕대로 힘드니 여름은 참 힘든 계절이다. 하여튼 기운을 내어 이번주를 잘 버틸 수 있기를. 월요병 흑...
티타임 포스팅에서 약간만 선보였던 이번 주말의 꽃 사진 한 컷 더. 나머지 사진들은 아래 접어두고 마무리.
오랜만에 쥬인과 만나 실컷 이야기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귀가했다. 사진은 쥬인네 동네 별다방. 폴란드항공의 만행에 대해 얘기하다 흥분한 내가 맨 왼편의 커다란 아이스티 컵을 팔로 쳐서 차를 왕창 쏟아버려서(ㅜㅜ) 음료를 하나 더 시키고, 하도 오래 앉아 있느라 물도 한 병 더 시켜서 테이블이 와글바글.
어제 정말 너무 힘들고 지친 상태로 잠들었다. 온몸이 너무너무 아프고 쑤셨다. 일곱시쯤 잠깐 깨서 아침 일찍 배송 온 식료품과 꽃 상자를 현관 안에 들여놓고 도로 잤다. 아마 쥬인과 약속을 하지 않았다면 정오 넘어서까지 잤을 것 같다.
아침 꿈에 뭔가 엄청 스릴 넘치는 어드벤처를 경험했는데 잊고 싶지 않았는데 그새 많이 까먹었다.
나는 꿈에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나 혹은 젊은 회사원이나 그런 정도의 나이였다. 어떤 건물 안에서 동료(인지 같은 반 친구인지 하여튼. 남자 동료인데 꿈속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였는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아서 꿈속에서만 나온 사람임)와 함께 텅 빈 홀 같은 곳으로 걸어내려가다 어떤 여자애를 마주쳤는데 그녀는 뭔가 적군 같은 거였고 우리는 이 여자가 뭔가로 위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배낭 수색 같은 것도 했던 것 같다.
여자는 우리에게 이미 자기네 편이 모든 것을 장악했다느니 하는 경고를 하고 사라졌는데, 우리는 홀을 가로질러서 아래층으로 가는 계단참 한구석으로 갔다가 군복 비슷한 옷을 입은 앳된 얼굴의 청년 한명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18세에서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애였는데 키도 작고 호리호리했다. 그런데 그 뒤로 똑같은 얼굴, 똑같은 옷차림의 남자애들이 줄이어 몇십 명 정도 나타났다. 얼굴과 체형 등 모든 것이 똑같았는데 꿈속에서는 이런 광경을 보고 로봇이나 클론을 떠올린 게 아니라 '위험이 도래했다', '이것이 그 여자애가 경고한 것이구나', '이들에게 우리가 적이라는 것을 파악당하면 큰일난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내 동료/친구는 나만큼의 위험 인지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 호기심과 놀라움으로 눈을 동글동글 뜨고 이 똑같은 모양 남자애들의 군대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급하게 동료를 계단참 벽에 밀어붙이고 뽀뽀를 하면서(!) 이 상황을 모면했다. 동료에게 '들키면 우리 끝장나' 하면서. 아마 닳도록 본 영화와 드라마 따위에서 무의식에 각인된 상황/장면이 꿈에서 발동된 것 같음.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이 방법이 통하여 적들이 우리를 별거 아닌, 애정행각을 벌이는 지나가던 애들로 착각하고 가버렸다. 이후 꿈이 조금 더 이어졌던 것 같은데 재밌었던 것 같은데 이제 기억이 하나도 안 남. 아깝다. 뽀뽀도 했는데 ㅎㅎ 근데 그 동료 얼굴도 기억 안남. 다 까먹음. 꿈속에선 무지 친한 친구였는데.
이런 꿈을 꾸며 정신없이 자다가 10시쯤 깨어났다. 더 자고 싶었지만 꽃과 식료품도 꺼내서 정리해야 했고 쥬인도 만나러 가야 했으므로 끙끙대며 일어났다. 꽃 다듬는데 30분 넘게 걸렸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바쁜 와중에 욕조에 몸도 잠깐 담갔고 물 받는 동안 청소도 대충대충 전광석화처럼 했다. 그러고는 택시를 타고 쥬인네 동네로 갔는데 빈속에 차를 탄데다 오늘은 비가 안 오고 해가 나서 그런지 도로에 평소 주말보다 차가 많아서 밀렸다. 엄청 멀미하며 도착. 날씨가 정말 뜨거웠다. 무지 더웠다.
쥬인네 동네에 있는 낙지수제비 집에 가서 낙지덮밥과 낙지수제비(...낙지한마리 수제비라 해놓고 낙지가 정말 너무 작아서 충격이었다 -_-)를 먹은 후 지난번 맘에 들었던 동네 별다방에 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빌니우스 여행과 폴란드 항공의 충격 등, 쥬인의 최근 회사 생활과 온갖 변화와 힘들었던 이야기 등등. 며칠 전 생일이었던 쥬인이 너무 바쁘고 일에 치어 케익도 제대로 못먹었다 하여 조각케익을 시켜서 노래도 불러주었음. 그리고 빌니우스에서 사온 발틱 문양 에코백, 흘롑(흑빵), 치즈, 초콜릿 등을 주었는데 쥬인이 에코백을 마음에 들어해서 뿌듯했다. 별다방에서 실컷 얘기 후 쥬인이 안경을 맞춰야 한다고 해서 바로 옆 안경점에도 가서 안경테를 골라주었다. 지난번 만났을때 내가 운동화 산다고 쥬인에게 봐달라 했던 게 생각났음.
이렇게 꽉찬 하루를 보낸 후 나는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집에 도착하니 8시 즈음이었다. 씻고 늦은 저녁을 먹은 후 이제 이 메모를 적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다리가 아프고 근육이 너무 당겨온다. 그리고 오늘 별다방 냉방이 너무 세서 좀 떨어서 그런지 머리도 조금 아프다. 토요일 밤이 아깝지만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피곤하긴 하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 그건 그렇고 위의 스타벅스 사진도 그렇고, 오늘 쥬인이랑 종일 별다방에서 수다떨다 문득 생각해봄. 내가 빌니우스에서 후라칸 커피가 맘에 들었던 것은 물론 영원한 휴가님과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곳 느낌이 딱 이런 편안한 별다방과 어딘가 비슷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도심의 우글바글 별다방 말고 동네에 있는 약간 한적하고 테이블 간격이 넓은 별다방은 좋아함. 비록 내가 마실 음료는 별로 없고 디저트도 별 맛은 없다만 그래도 별다방만의 어떤 분위기와 쾌적함, 보편적인 편안함이란 게 좀 있음) 그리고 죽치고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보이지 않는 이런 체인 카페 특유의 느낌 때문일 수도 있다. 어딘가 색채도 그렇고.
오늘은 긴 메모 쓸 기운이 없음. 너무 지치고 다리가 뿐질러질 것 같이 아프다. 아마 오늘 굽이 약간 있는 샌들을 신어서 그런가 싶다.
오전 장애인단체 시위 때문에 3호선 타고 가다 안국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그래서 아침부터 좀 진이 빠졌다. 한시간 만에 신입직원 오리엔테이션 자료들을 준비하고 오늘 오후 심사를 위한 기본자료를 준비하느라 더더욱 정신없이 토네이도처럼 일한 후, 눈이 초롱초롱한 신삥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이후 좀 일찍 점심을 먹었는데 너무 더운 날씨에 또 급하게 많은 일을 해선지 배가 아파서 고생을 했다.
점심을 빨리 먹은 후 지하철을 타고 머나먼 곳으로 심사를 하러 갔다. 회사에서도 멀었고 그곳에서 집으로 오는 길은 정말정말 멀었다. 왜 한다고 수락을 해서 ㅠㅠ 상당히 많은 팀을 인터뷰하고 심사를 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돌아오니 이미 시간이 늦어 있었다. 원체 멀기도 했고... 다리가 너무너무 아프고 시큰거려서 괴롭다. 늦게 저녁 먹고 뻗었다. 너무 졸리고 다리가 정말 아프다. 자야겠다 헉헉. 금요일 밤이라 기뻐야 되는데, 신나야 되는데 그냥 피곤할 뿐임 흑. 메모 다 적은 후 제목 적는데 월요일 밤이라 적었다가 다시 금요일로 고침. 이번주는 시간이 거꾸로 가나보다 ㅠㅠ
오늘도 너무 바쁜 하루라 별도 사진 없이 비옷 입은 리락쿠마와 친구들 그림으로 대체. 깨알같이 그 옆에 쿠마 테루테루 보우즈가 있다 ㅎㅎ
엄청나게 아주 바쁜 날이었다. 헉헉. 어제는 '아 왜 계속 목요일 같지' 했는데 오늘은 '엌엌 월요일같아, 월요일보다 더 바빠. 내일도 월요일 같아' 하며 정신없이 일했다. 일찍 출근해서 아침부터 온갖 일을 처리하고 10시부터는 다른 부서에서 요청한 용역심사회의에 들어갔고 점심까지 같이 먹어서 업무의 연장. 오후에도 온갖 업무보고와 회의가 겹쳐서 엄청나게 바빴다. 그래서 결국 다른 시설에 가서 공간 파악해야 하는 미션 하나는 못 했다. 이건 내일도 시간이 없으니 다음주로 미뤄야 할 상황이다. 너무 바빴고 다들 너무 허술한 자료를 들고 와서 그거 체크해주느라 더 정신없었다.
뭐라고 자세히 쓸 기력도 없음. 사실 간밤에는 우리 부서의 연차 오래된 직원이 과연 오늘 승급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걱정 탓에 잠을 좀 설쳤다. 왜 내가 걱정을 하느냐고 한다면 여러가지 피곤한 히스토리가 있는데 요약하면 이 사람이 최근 몇년간 승진에서 미끄러지면서 너무 심적으로 괴로워하면서 부서 분위기, 업무 진행, 나의 부서 운영 등 전반에 심대하게 힘든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이번에 드디어 승급을 해서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고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헉헉... 정말 다행이다 ㅜㅜ
내일도 아주 빡센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 아침엔 신입 인턴들에게 사업 오리엔테이션을 해줘야 하고 멀리멀리 떨어진 곳에 인터뷰 심사도 하러 가야 한다. 그런데 대상이 많아서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고.. 아 정말 피곤하다. 그리고 그저께 샀던 크록스 샌들이 어딘가 발 모양에 안맞는지 양쪽 발 모두 두군데씩 까지고 물집이 나서 밴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다녔다. 흑흑.
곧 침대로 가야겠다. 너무 피곤하고 잠도 모자란다. 내일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고 토욜엔 쥬인이랑 오랜만에 만나 놀기로 했는데, 그런데 버텨야 하는 내일 하루가 너무 세다. 아아아 잘 버텨보자 흑흑.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꾸만 오늘이 목요일이란 착각이 들어서 '아 내일 하루만 잘 버티면 주말이다!' 하다가 '아, 아니구나 오늘 수요일이구나ㅜㅜ' 하고 급 시무룩해지곤 했다. 심지어 집에 와서도 두번이나 헷갈렸음. 지나친 갈망 때문인가보다 흑흑... 아니면 지지난주 월요일에 공항 도착해서 화요일부터 근무했고 지난주에도 월요일에 힘들어서 휴가를 쓴 결과 여행 이후 2주 동안 주 4일만 일한 탓에 노동 리듬이 그렇게 맞춰져 버린 건지도. 그런데 확실히 4일 일하면 아무리 빡세도 한결 수월하긴 하다. 결론은 이번주 너무 힘들다 흑흑... 굉장히 바쁜 건 아닌데 그래도 힘이 든다. 이거 쓰는 동안에도 순간 '내일 하루만 가면 되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사라짐. 진짜진짜 출근하기 싫은가봄!
비오고 날씨 궂고 붉은 군대 때문에 몸도 엄청 힘들고 총체적 난국의 하루였다. 아침 출근할때가 제일 힘든 것이, 빈속이라 약을 먹을 수가 없어서 점점 아파지는 상태로 만원 지하철로 출근(내가 타는 3호선은 냉방이 정말 시원찮아서 더 힘들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내가 제일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므로 밤새 모여든 습기와 나쁜 공기 속으로 들어가 환기를 시키고 냉방을 돌려놓고, 간단하게 뭐라도 먹은 후에야 약을 먹을 수 있으므로 이때가 정말 괴롭다. 약 먹어도 약기운이 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간신히 약기운이 돌 타이밍이면 이제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하고 윗분도 나타나서 온갖 일들을 가지고 오므로 피곤피곤피곤. 오늘도 아침부터 윗분이 비가 온다느니 곰팡이 냄새가 난다느니 하고 수선을 떨어서 그것 때문에 또 시설 담당자와 이것저것 체크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점심 먹은 후엔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의자에 기댄 채 30분 가량 졸았다.
오후에는 며칠 전 윗분을 급발진 모드로 몰고간 직원(정작 당사자는 그 사실을 잘 모름)이 업무 진행현황을 보고하러 왔는데 윗분이 너무 쥐잡듯 잡아대며 성질을 부린 탓에 이 직원이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글썽글썽할 지경이 되었음. 나는 본래 옆사람 감정이나 상태를 잘 포착하는 편이라 중간에 회의를 잠깐 멈추고 이 친구에게 진정하고 올 시간을 좀 준 후에 윗분에게도 ㅇㅇ가 지금 힘든게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브레이크다운이 되었으니 지금은 잠시 느슨하게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이분은 그 말을 듣고서도 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서 쥐잡듯 잡아대서 결국 자리에 돌아와 보고를 이어가던 이 친구가 눈물을 흘리며 연거푸 죄송하다고 한 후에 2차로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게 되었음. 이 직원이 실수도 좀 많이 했고 서툴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역량이 안되는 애에게 너무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긴 우리 탓도 있다고 생각되어 그 얘기를 윗분에게 했고 뒤늦게 당황한 윗분은 울었던 직원이 다시 자리에 돌아와 3차로 보고를 이어가는 동안은 상당 부분 누그러졌다. 나는 잘 달래가며 좀 발전적인 방향을 그나마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업무 리듬과 스케줄로 볼 때 한번쯤 이렇게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순간이 올 타이밍이긴 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은 다들 사업 준비 절정기로 치닫는 순간이 되면 한번씩은 운다 ㅠㅠ 보통 한달에서 2주 전 사이가 그 타이밍이라, 나는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준비도 좀 더 당겨서 하도록 하고 중간중간 계속 체크도 해주는데 그래도 결국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순간이 오는데다 이쪽 분야 직원들은 그야말로 이성적 운영 역량은 별로 없고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성향이 너무 강한지라 하여튼 펑 터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윗분은 이런 것을 답답해하시는데, 사실 솔직히 말해 내가 보기엔 비슷비슷한 성향의 같은 종족, 같은 부류들이다. 나도 실무자일 때 너무 힘들면 제어가 잘 안되고 눈물이 터질 때가 있었으므로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내가 데리고 있는 직원들을 아끼니까 안쓰러운 생각이 먼저 드는데, 이때 감정적으로만 이입해줄 게 아니라 다독이면서도 빨리 문제 해결방안을 찾아줘야 한다. 방치해놓거나 다그치는 것 둘다 아주 나쁘다. 이런 일에 있어 우리 윗분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인부터가 너무 어린애같기 때문이다. 막상 자기가 그렇다는 건 전혀 모르고 계시니 당사자는 행복한 일이고 옆에서 나만 힘든 격임 -_-
내일쯤 올해 정기 승진인사 발표가 날 텐데 우리 부서의 연차 오래된 직원 하나가 몇년째 승진심사에서 미끄러지고 있어 너무나도 내 마음이 불편하다. 이 사람이 승진 미끄러질 때마다 매년 너무 절망하고 거의 한달 이상 태업 상태에 빠져들기 때문에... 설마 이번엔 되겠지 하고 간절히 바라는데 만일 또 안되면 정말 앞이 다 캄캄해진다. 이 사람에게 맡겨놓은 일도 많고 지금 진행하는 큰 규모의 일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올해는 돼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인사권자가 아니니 도대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아 심란해. 부디 내일 좋은 결과가 있기만 바랄 뿐이다. 이 사람의 실망과 징징거림과 괴로움을 감당해주기가 너무 어렵다. 나는 해줄만큼 해줬고 사실 그래도 같이 데리고 일하면서 상당부분 업무역량도 개선시켜 줬고 작년 성과도 괜찮게 나왔는데... 나머지는 이제 내 몫을 떠난 일이니 정말 모르겠다.
하여튼 바쁘고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귀가했다. 내일과 모레는 더 바쁘다. 내일 오전엔 다른 부서에서 요청한 용역심사에 들어가야 하고 오후엔 좀 골치아픈 직원의 업무보고를 받아야 한다. 모레는 오전엔 직원 오리엔테이션, 그 이후 멀리멀리 심사를 하러 가는 강행군이다.
이제 곧 자러 가야겠다. 약을 먹었는데 좀처럼 아픈 게 가시지를 않네 ㅠㅠ 내일을 잘 버티기 위해 오늘은 늦지 않게 자야겠다. 이상하게 내내 잠이 모자란데도 매일 늦게 잠들고 있음.
바쁜 하루였기 때문에 직접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음. 그래서 간밤에 인스타 알고리즘으로 나타난 엄청 귀여운 리락쿠마 두 마리 사진. 출처는 @moki_rilakkuma 너무 앙증맞다 :)
매우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였다. 별로 안 바쁠 줄 알았으나 할 일이 많았다. 하반기에 큰 공사를 앞두고 있어 아주 여러 부서들과 협의를 해야 했고 온갖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어제 급발진 모드로 부르르 파르르 난리였던 윗분이 좀 진정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차분하게 앞으로의 방향을 의논할 수 있었다. 오후 늦게는 다른 사업부서에서 협력방안을 얘기하러 찾아와서 생각보다 논의가 길어졌다. 하여튼 이래저래 아주 바쁜 하루였다.
그와중에 점심 먹고 들어올때쯤 너무 몸이 안 좋아졌고 아주 귀신같이 붉은 군대가 도래하였다. 아니 이넘은 정말, 여행 가기 한달 전에는 그렇게 속을 썩이며 늦게 와서 결국 나의 여행계획에 심대한 피해를 끼쳐놓고 막상 그 이후엔 다시 시계처럼 정확해져서 비행기 타는 날짜에 딱 맞춰 나타나고! 이번엔 비오고 바람 불고 사우나 같은 날씨의 화요일에 떡하니 나타남. 그나마 월요일이 아닌게 다행이라 해야 할지. 하여튼 너무 아파서 진통제로 버티는 중이다. 내일이 제일 힘든 날일텐데 비가 200밀리 온다고 하니 정말 괴롭다!
폭우가 예고되어 있으니 물이 잘 빠지는 샌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어제 무겁고 조이는 샌들 때문에 고생해서 오늘 귀가하면서 ABC마트에 들러 크록스 샌들을 샀다. 크록스는 다들 짚신벌레, 나막신, 뗏목같이 크고 넓적하고 안 예쁘다... 크록스와 어그부츠 중 어느쪽이 더 흉물스럽냐고 묻는다면 참 고르기가 난망한데 반드시 골라야 한다면 그래도 어그가 아주 약간은 덜 미운 것 같음.
그나마도 색깔이 마음에 들고 조금은 귀여운 디자인의 샌들을 신어보았으나 역시 앞코가 너무 넓어서 발이 너무 헐떡거렸기 때문에 이런 것을 신고 걷다가는 삐끗해서 다치겠다 싶었다. 그래서 결국 슬리퍼 스타일의 민자 스트랩 두개와 뒤꿈치 벨크로 스트랩이 달린 샌들을 샀다. 예쁘진 않다만 그나마 그것이 앞이 뚫려 있어서 헐떡거릴 일은 덜하고 뒤에서 스트랩이 잡아줘서... 그것을 고르면서 옆에 온 점원에게 혹시 이것보다 볼이 조금 더 좁은 모델은 없느냐 물었지만 점원은 당연히 없다고 대답. 손님들이 발볼 넓은 거 있냐고는 물어봐도 좁은 거 있냐고는 안 물어본다고 함 흐흑 그럴 줄 알았지. 쪼리는 도대체 어떻게 신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다칠 것 같고 발바닥에도 되게 안 좋을 것 같음. 그리고 예뻐보인 적도 한번도 없고.
하여튼 계속 비가 온다고 하니 이러다간 금요일에 머나먼 다른 회사에 심사하러 갈때도 이 크록스 슬리퍼 샌들을 신고 갈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뭐 앉아 있으면 발은 안 보이겠지 ㅠㅠ
몸이 너무 힘들어서 곧 자러 가야겠다. 부디 출퇴근길에는 비가 오지 않게 해주소서. 그리고 폭우 피해가 없도록... 매일 출근할 때마다 소관하고 있는 시설들에 비가 새지는 않았을지, 뭔가 파손되지는 않았을지 걱정투성이.
알스트로메리아는 원래 상당히 오래 가는 꽃인데 더위와 습기 때문인지 이번에 온 건 열흘만에 마지막 남은 꽃마저 모두 시들어버렸다. 이것이 그 마지막 모습. 그래서 지지난 토요일에 받은 꽃들 중 살아남은 건 카네이션 몇 송이와 골든 볼 세 송이뿐이다.
매우 잠이 모자란 상태로 출근했다. 주말에 힘드니까 늦잠 자고 그러면 결국 늦게 잠이 드니 월요일엔 항상 수면 부족 상태가 된다. 출근하니 사무실이 사우나 같이 덥고 답답하고 끈적해서 환기를 하고 냉방을 좀 해서 습기를 몰아냈다. 그리고 바쁘게 일하던 참이었는데 윗분이 또 급발진 모드에 들어가서 그거 응대해주다 나도 너무 짜증이 났다. 나 때문에 화나신 건 물론 아니고, 실무 직원 하나의 업무 처리가 좀 미숙한 상황이었는데 그것을 좀 이상하게 확대해석해서 쓸데없이 파르르 화를 내며 짜증내고 발발 떠시는 거였다.
이분은 정말 어린애같아서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확대해석, 과잉반응, 부르르, 짜증폭발 급발진 온갖 콤보를 시전하시는데 나도 하나하나 받아주기가 너무 싫고 피곤해서 오늘은 '아니 그렇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짜증을 내시면 제가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라고 냉정하게 딱 잘랐다. 이런 경우 이분은 그즉시 삐침 모드가 발동되어 '아 그래 내가 유치해서 그래. 내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거니 양해부탁해요' 라고 대꾸하는데 물론 이것은 아주아주 유치한 말투와 태도로 누가 봐도 '나 열받음!' + 자격지심 모드를 발산하는 것이다.
여기서 선택지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그냥 잘 달래드리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더 냉정하게 구는 것이다. 오늘은 후자를 택했다. 내가 무슨 베이비 시터도 아니고, 그것도 나보다 나이 많은 윗사람을 어르고달래고 급발진하는 걸 언제까지 받아주란 말인가, 가뜩이나 온갖 할 일이 넘쳐나는 월요일에. 그래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대화가 안됩니다. 문제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뭘 어떻게 할 수 있어요?' 라고 다시 한번 잘랐다. 이분은 풀이 좀 죽었고 이후엔 조금 이성이 돌아왔음. 아주 약간.
철없음 + 급발진 +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림 + 자기 관심 아니면 안 들음 + 아무리 중요한 얘기도 즉시 리셋되어 수십번 같은 말 되풀이해드려야 함, 이 모든 것이 다 합쳐져 있는 분과 일하는 건 좀 많이 피곤한 일이다. 뭐 장점도 있으니(인간성이 나쁘지는 않음 + 그래도 나에게 의지하심 + 본인의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음) 그것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만 하여튼 이렇게 유치하게 굴면 정말 한대 쥐어박고 싶은 기분이 슬며시 든다. 일하면서 왜 이렇게 머릿속에서 온갖 망상과 소설을 쓰시는지 모르겠음. 나도 상상력이라면 어디 가서 뒤지지는 않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이성적 대응을 해야 하는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이러면 안되지 않나 ㅠㅠ 막상 당사자는 본인이 얼마나 철없고 유치한 분인지를 모르시니 이것은 다행이라 해야 할지...
하여튼 오전엔 이분 때문에 피곤했고 월요일의 기분을 상당 부분 망친 느낌이었다. 가뜩이나 월요일 아침 기분이란 별로 좋을 수가 없는 것인데 -_- 그나마도 점심 같이 먹으며 좀 나아졌고 오후에는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차라리 나아졌음. 근데 이분은 눈치도 별로 없어서 내가 자기 때문에 답답해한다는 것을 모르고 계심. 이렇게 말하니 절친한 동료가 '그건 당신이 너무 촉이 좋아서 상대방 생각을 잘 읽어내니 그런거지. 대부분은 몰라' 라고 한다. 뭐 그럴지도 모르지ㅜㅜ 나는 원래 촉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하긴 하지만(모든 경우에 그런 건 아님), 이것은 타고 난 것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그간 온갖 사람들을 겪어오면서 경험으로 쌓인 것 같다. 그래서 촉이란 일종의 빅 데이터라는 얘길 언젠가 읽었을 때 끄덕끄덕했다. 나같은 경우는 6~70%의 타고난 직관과 3~40%의 빅 데이터인 듯.
윗분 때문에 감정 소모한 건 사실 오전 20여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기분에 너무 손상을 입어서 말이 길어졌음. 사실 여러가지 업무 때문에 피곤한 일들이 계속 터지고 있는데 어찌어찌 수습을 해나가고 있다. 다른 부서들과도 많이 엮여 있어 더 피곤함. 그래도 본사의 다른 부서들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그럭저럭 버텼다.
비가 와서 운동화와 가죽단화 대신 간만에 샌들을 신고 출근했는데, 이 신발이 좀 무겁기도 하고, 애용하는 캠퍼 브랜드이긴 하지만 발등 스트랩이 두껍고 좀 조여대는 편이라 오늘 다리가 상당히 불편하고 발등이 아팠다. 내일은 못 신을 것 같다. 종아리까지 다 뭉쳐서 오늘은 운동도 생략했다. 비가 많이 올 때를 대비해 크록스 슬리퍼 샌들이라도 살까 싶은데(엑스자 스트랩의 굽 있는 크록스 샌들 말고-몇년 전까지만 해도 잘 신고 다녔는데 이제 힘이 들 것 같음. 하긴 이 샌들이 아직 나오는지조차도 모르겠다), 그 짚신벌레같이 생긴 넓적한 크록스 슬리퍼가 물은 엄청 잘 빠지겠지만 볼이 좁은 내 발에는 너무 크고 헐떡거릴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일은 ABC마트라도 들러서 한번 신어보기라도 해야겠다. 그 신발도 엄청 흉물스럽긴 한데.. 그래도 무거운 신발 때문에 발 아픈 것보단 나으니... 소위 발 편한 신발이란 발볼 넓게 나온 신발로 통하다 보니 대부분의 슬리퍼식 샌들은 다 그런 식이라 나처럼 앙상한 발을 가진 자는 도대체 편안한 샌들을 신을 수 없는 것인가 슬퍼진다.. (하이힐에 어울리는 발 모양이라 하는데 다리 아파서 도저히 못 신겠으므로 이것도 안됨 ㅠㅠ)
졸음이 쏟아진다. 퇴근 지하철에서 뒤늦게 구파발 즈음부터 졸기 시작해 정말 피곤하게 암흑같은 잠에 빠졌다. 수면 부족 상태이기도 하지만 그날이 임박해오고 있다는 증거인 듯. 오늘은 부디 늦지 않게 잠들수 있기를. 내일은 우리 윗분보다도 더 정신없고 온갖 거시론만 늘어놓으시는 구름 밟고 사는 다른 부서의 부서장이 업무협의 회의를 요청한 상태라 생각만 해도 피곤해진다. 헛소리를 늘어놓으면 중간에 딱 잘라야지. 흑흑, 나도 상상력 풍부한 예술가의 영혼인데 정말 왜 이렇게 냉정해져야 하는 것인가, 이번주엔 이런 일 비롯 너무 피곤하고 바쁜 일들이 많으니 우렁이가 나로 변신해 대신 출근 좀 해주면 좋겠다. 스라이게즈단나야.
쉬면서 보낸 일요일이 다 지나가서 월요병으로 몸부림치는 중이다. 새벽 늦게야 잠들었고 아침에 조금씩 자다 깨다 꿈도 이것저것 꾸며 반복해서 도로 자느라 머리도 지끈거리고 피로감이 남아 있다.
아마 그날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는 듯 좀전부터는 두통이 좀 심해지고 있음. 간밤에 재채기도 좀 했던 터라 혹시나 하여 방금 자가진단키트도 해봤는데 음성임. 하여튼 이번주에 몸이 좀 힘들 것 같긴 한데 이미 매일같이 내부/외부 회의들이 꽉 차 있다ㅜㅜ 특히 금요일엔 오후에 그 덜컥 수락했으나 엄청 먼곳까지 가야 하는 심사까지 있어 후회막급 ㅠㅠ
티타임 사진의 좀 괴로운 표지의 저 책은 며칠전 번역된 마르케스의 '동유럽 기행'이다. 마르케스가 청년 기자였던 50년대 말에 서독에서 국경을 넘어 동독으로 들어간 후 소련 비롯 동유럽을 여행했던 얘기를 쓴 것인데 아직 앞의 두 챕터 정도만 읽었다. 재미있긴 한데 아직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다. 본격적으로 체코와 소련으로 들어가면 좀 달라질 것도 같다.
그건 그렇고 이 표지가 너무 괴로워서 커버를 따로 씌우고싶다ㅠㅠ 20년대 포스터에서 가져온 표지인데 내가 너무 싫어하는 스타일임. 꿈자리 시끄러울 것 같아 ㅠㅠ 나름대로 멋지게 디자인한 표지일 테지만.. 정말이지 책 표지엔 제목과 작가 이름 정도만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면 딱 지만지의 책 표지가 떠오르는데... 지만지는 표지 자체는 괜찮은데 커버가 너무 잘 손상되는 지질인 게 나쁨 ㅠㅠ
마르케스는 언제나 나의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가다. 동네 서점. 대학 도서관의 낡은 서가. 거의 매일 '서반아어 문학' 코너를 돌며 번역서들을 찾곤 했던 시절들. 한때 그 문체와 화법에 굉장히 매혹되었던 작가. 맨처음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었을 때의 즐거움과 놀라움이 문득 기억난다. 그런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부터는 다시 들춰보지 않게 된 작가. 나는 보통 한번 좋아하면 꾸준히 읽고 닳도록 다시 읽는 편인데. 어쩌면 이 작가에 대해서는 그 매혹의 종류가 10대 학창시절과 20대 초중반까지만 유효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성격은 다르지만, 20대 중반 이후 더이상은 헤세의 글들을 읽기 어려워졌던 것처럼. (그러나 나는 마르케스를 헤세보다 훨씬 좋아하며 개인적 취향으로는 더 뛰어난 작가로 평가한다)
마르케스는 가장 유명한 소설인 '백년 동안의 고독'을 비롯한 장편들도 훌륭했지만 재기와 화려함이 넘쳤던 건 역시 단편들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 중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체'였는데 아마 거기 배어 있는 약간 뒤틀린 유머와 아름다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제목이 지금 딱 떠오르지는 않는다만(눈 위에 남은 피의 흔적인가 비슷한 제목인데... 아니, 전혀 다른 소설인지도 ㅠㅠ), 아주 작은 상처로 시작했으나 계속 피가 흘러서 결국 죽게 되는 인물에 대한 단편도 기억난다. 싫어했던 건 '순박한 에렌디라와 못된 할머니'(이것도 제목이 명확하진 않음)였는데 이것은 그저 찝찝했기 때문이다. 대체로 이 작가의 소설들은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고 원체 문체의 달인이라 플롯이 좀 부실해도 그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슥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싫어한 건 전적으로 그 찝찝한 기분 탓임. (그런 면에선 저 책 표지와도 느낌이 좀 비슷한가 ㅎㅎ)
아마도 나이를 먹을수록 너무 대놓고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작가보다는 담담하고 간결한 문체를 선호하게 되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래서 어릴 때는'나 멋있지! 어때 이 문체 좀 봐! 이 아이디어 좀 봐!' 하는 마르케스를 더 좋아했지만 나이먹을 수록 오히려 그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비오이 카사레스를 읽는 것이 더 취향에 맞게 된 것 같다. 아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가... 보르헤스도 '나 대단하지? 어때 나 똑똑하지?' 하는 작가이다만 여전히 좋아하는 걸 보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저주받은 도시'는 밤마다 조금씩 읽고 있다. 원래는 이번 주말에 다 읽을 생각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무거워져서 그런지 어제와 오늘은 좀 가벼운 책들을 읽느라 미뤄두었다.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오후 늦게 글을 좀 썼고 실내자전거를 25분 가량 탔다. 엄청 덥고 습해서 금방 지쳤다. 조금 운동은 했지만 식생활은 그대로 막 먹어버려서 개선되지 않았음.
이제 글을 조금 더 쓰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아아 너무너무 출근하기 싫다. 월요병 으엉.
티타임도 좀 늦었던데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을 몇장 안 찍어서 그냥 나머지 몇 장도 여기 올리고 마무리.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밤이라 그랬는지 늦게 잠들었다. 아침에 잠깐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열시 넘어서야 다시 깨어났다. 꿈속에서 나는 아주 높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다리 위에 올라가 먼 곳을 내다보고 있었다. 페테르부르크 -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과 이삭 성당, 네바 강과 로모노소프 다리, 그리고 높게 솟아오른 건물 등 도시의 여러 전경이 한꺼번에 파노라마처럼, 혹은 모자이크처럼 펼쳐져 있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한눈에 다 들어올 전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그리고 좀 어찔어찔해 하면서 갑작스럽게 고소공포증을 느끼며 뒤로 물러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운 도시.
깨어난 후에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침대에 찰싹 붙어서 온갖 게으름을 피운 후에야 너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쑤셔서 낑낑대며 일어났다.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청소를 했는데 왜 이렇게 머리카락과 먼지가 또 많은지 ㅜㅜ 우렁이가 좀 와주면 안되는 것인가? 성인군자처럼 살지는 못했어도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그래도 나름대로는 조금은 선량하게 살았다 생각하건만 우렁이 왜 안 오나 엉엉...
여행 가기 직전 그날이 와서 괴로워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주기가 다가와서 온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어휴 괴로워. 목욕을 하고서 이미 아점이라고도 할 수 없는 늦은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옛날 책을 한권 읽고(책에 대한 얘기는 아래 접어둔 티타임 사진들과 함께), 오후 늦게는 글도 좀 썼다. 몇주 동안 여행과 그 준비, 여독 등등 때문에 거의 쓰지 못했던 거라서 어제와 오늘 조금씩 다시 쓰는 것이 조금은 새로웠고 역시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매일 블로그에 신변잡기 파편들을 적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런 간단한 메모와는 완전히 다른 일, 다른 행위, 다른 마음, 다른 태도가 되는 것이니까.
내일 하루 더 쉬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토요일이 이틀이면 참 좋겠다. 화수목금토토일... 그래서 토토일을 쉬면 얼마나 좋을까. 흑흑... 갑자기 벌써부터 월요병이...
티타임과 아직 남아 있는 꽃들 사진 접어두고 마무리한다. 지난주에 왔던 꽃 중 절반쯤은 아직 살아 있어서 이번주엔 새 꽃을 사지 않았음.
이 책은 아마 어린 시절 많이들 읽었을 듯. 우리 집에는 부모님이 사주셨던 문고가 세 종류 있었는데 이 책은 계림문고에 포함되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도 읽으면서 쌍둥이 중 형이 참 철없다, 그런데 여주인공이 저렇게 순식간에 예뻐질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기억도 난다. 다시 일을 하려니 참 피곤해서 별 생각없이 동심을 되살려보고자 완역본으로 새로 나온 이 책을 주문해보았다.
상드의 글은 상당히 대중적인 스타일이므로 그냥 휙휙 읽어넘길 수 있는데, 다시 읽으니 어릴 때 읽은 책은 어린이문고답게 상당 부분 축약편집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수위 높은 얘기가 있느냐면 전혀 아니고. 그런데 오히려 그 축약편집된 어린이문고 버전이 더 재밌긴 했다. 왜냐하면 완역본을 읽어보니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지는 게 의외로 너무 앞부분이라(중간까지 가기도 전에 이미 게임 오버, 랑드리가 파데트에게 푹 빠져버림) 뒷부분이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라.
그리고 근 몇십년(ㅋ)만에 다시 읽어도 역시 파데트의 대변신 장면에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일주일 사이에 그렇게 예쁘고 매력있고 깔끔해질 수 있단 말인가! 옷과 두건이야 수선했다 치고 머리야 빗었다 치고 세수도 하고 잘 씻어서 말쑥해졌다 치자, 하지만 아주 가무잡잡하고 주근깨투성이 피부였던 여자애가 일주일만에 아무리 무슨 약초를 썼다 해도 피부가 그렇게 하얘지고 심지어 창백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은 너무 과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음 ㅎㅎㅎ (어린 시절 그 계림문고 축약버전에서 랑드리가 성당에서 뒤를 돌아보는 파데트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장면 삽화가 있었다. 옛날 삽화라 요즘같은 만화체는 절대 아니었고 정말 옛날 문고 삽화였는데, 두건을 쓴 파데트 얼굴 주위와 배경에 명암을 많이 넣어서 얼굴이 새하얗게 광채가 나고 있었음. 문득 그 삽화가 너무 생생하게 떠올랐다. 역시 어린 시절의 각인은 지워지지 않나보다.
어제 그렇게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날이 개었고 퇴근길 화정역 광장에는 바닥 분수가 가동되고 있었다. 잠시 분수 구경하다 들어왔다.
새벽에서 아침 알람 울리기 전까지 두가지 꿈을 꾸었다. 그중에서도 첫번째 꿈이 무척 마음에 남았다. 몸이 아파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중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꿈에 나왔다. 우리는 햇살이 잘 드는 어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었고 친구는 부드러운 재질의 하얀 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우리는 가벼운 잡담을 나누었고 만화나 게임에 대한 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떤 노래를 같이 들어보자면서 이어폰을 나눠 끼기도 했다. 부디 이 꿈이 친구에게도 가서 닿았기를 깊이 바라고 또 바란다. 친구가 내 꿈에 찾아왔듯 나도 이 친구의 꿈에 찾아가 잠시라도 위안과 기쁨과 평안을 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두번째 꿈은 내 꿈의 패턴 중 하나인 이상한 엘리베이터 꿈이었다. 오지 않는 엘리베이터, 간신히 타면 수직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 가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꿈을 이따금 꾸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엘리베이터 두 대 앞에서 기다리는데 내려올 생각은 하지 않고 분명 7~8층에 있었던 엘리베이터가 어느새 20층에 가있고 심지어 27층 등 엄청 높이 가버리기까지 해서 한참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간신히 오른쪽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서 탔는데, 분명 위로 올라가야 하는 엘리베이터인데 이 엘리베이터가 마치 탄광의 궤도를 도는 차처럼 옆으로 홱 틀어서 사정없이 수평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야외로. 그때 나는 옆사람에게 '아, 정말 이런 경우가 있는 거군요. 꿈에서 이렇게 옆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나온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현실에서도 정말 그렇다니' 하고 말을 했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좀 무서웠고 처음엔 그래도 목적지까지 올라갈 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는데 다른 꿈으로 넘어갔던 건지 알람에 깼던 건지 잘 모르겠다.
일찍 출근했다. 이번 주 내내 이렇게 일찍 출근하고 있는데 오늘은 웬일로 타자마자 자리가 있어 앉아서 왔다. 오전엔 업무회의도 있었고 오후엔 예의상 참석해야 하는 모종의 특강이 있어 두시간 가량 자리를 지켜주었다. 그리고 어제의 폭우 때문에 결국 내가 관장하는 시설 한곳에서 누수가 발생해 그것에 대처하느라 상당히 골치가 아팠다. 거기 투입되어 고생한 실무자들에게 점심을 사주고 격려를 해주면서 속으로 '아 이제 거리두기가 좀 풀렸으니 부서원들에게 회식도 시켜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체 몇명씩 쪼개서는 밥도 커피도 잘 사주기는 하지만 회식은 좀 다른 얘기다. 저녁 회식은 좋아하지도 않는데다 나는 술도 마시지 않으니 사실 회식 싫어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자라서. 회사원들이 코로나 때문에 회식 없어져서 좋아했다고 하는데 사실 거기 나도 포함됨. 우리는 좀 주객전도된 케이스일지도 모르겠음. '우리 부서장은 어떻게 술 한번 먹자고 안 하냐, 저녁 회식 한번을 안하냐' 라고 부서원들 중 섭섭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ㅠㅠ 하지만 나는 가열찬 '저녁이 있는 삶 지지자', '업무 시간 끝나면 사생활!', '회식 따위로 업무를 연장시키는 건 바람직한 노동관이 아님!' 주의자라 회식 생각을 하면 좀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ㅠㅠ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운영했던 부서는 지금 부서보다 더 격무에 시달렸고 또 온갖 힘든 일들이 있었던 곳이라 그래도 이따금 부서원들이 원할 때면 저녁 회식을 하긴 했지만 사실 내가 진심으로 즐겼던 적은 없음. 아마 점심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같이 모이는 것 정도로 갈음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부서원들도 많고 또 파트도 다르고 근무지도 좀 흩어져 있어서 최소 3번으로 나눠야 할 지경임.
업무를 마치고 귀가해서 씻고 밥을 챙겨먹은 후 좀 멍하게 텔레비전을 보며 늘어져 있었다. 이번주는 월요일에 쉬었고 기존 평균에 비춰보면 별로 바쁘지 않고 여유있는 편이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아직 2주가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믿어지지 않는다. 흑흑. 그래도 이제 주말이라 참 다행이다. 자고 일어나면 우렁이가 와서 청소 좀 해놨으면 참으로 좋겠다 엉엉... 스라이게즈단나야.
회사 친구와 점심 먹고 차 한잔 하면서 '하늘이 급속히 어두워지는 게 곧 비가 올 것 같아' 라고 얘기 나누고 있었는데 그 즉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찍은 사진. 비가 막 오기 시작할 때라 창밖이 황혼녘처럼 푸르스름하게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가벼운 전조에 불과했으니... 퇴근길에 정말 제대로 엄청 폭우가 쏟아져서 화정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흠뻑 젖었다. 우산이 원래 작기도 했지만 좀 큰 우산이었다 해도 정도만 달랐을 뿐 분명 젖었을 것이다. 바람도 많이 불었고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잔뜩 생겼고 격류처럼 빗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흠씬 젖어서 귀가함. 스콜 같은 비... 가뭄이 해소되는 건 좋은데 출퇴근길 폭우는 정말 괴롭다. 신발도 팍 젖어서 말리고 있음 흑흑 가죽인데ㅠㅠ
요 며칠 계속 밤늦게 잠이 들어서 매일 수면 부족에 좀 시달리고 있다. 어제 오늘은 아침 장애인 단체 시위가 없었던 것 같지만 혹시나 해서 계속 일찍 출근하여 8시 전에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어 몸이 더 피곤하다. 그나마도 오늘도 그렇게까지 바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윗분과 회의를 좀 하고, 또 어제 내 따끔한 지적의 대상이었던 해맑은 직원이 그것을 바탕으로 윗분께 보고를 드리는 자리에 동석했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사업을 마치 대학원생이 논문 쓰듯 접근하는(좋은 의미가 아니라 나쁜 의미에서) 융통성 없는 담당자 때문에 좀 골머리를 앓았음.
내일만 버티면 그래도 주말이니까 잘 견뎌봐야겠다. 내일은 오전에 다른 부서와 업무협의 회의가 잡혀 있다. 오후엔 원래 업무와 연관된 현장 리서치를 나가려 했는데 날씨 때문에 갈까말까 망설이는 중. 오후에 비가 안 오면 나가야지 흐흑...
장마가 시작되니 이제 제대로 여름 시즌이구나 싶은데, 그러다 갑자기 '아 나 여름 휴가 벌써 당겨서 다녀와버렸다... 7~8월에 다 휴가갈 때 나는 일해야 한다' 라는 자각에 띵해지고 있음. 으앙 나 빌니우스 언제 갔다온 거야? 왜 벌써 옛날 같은 거야 흐아아아앙....
귀가하는 길에 동네 공원 지나다가. 저기에는 원래 석탄일 즈음 연등을 달곤 하는데 이미 그 시즌도 지나갔고, 이것은 연등의 변형이 아니라 그냥 귀여운 알록달록 장식이겠지? 하며 잠깐 구경함. 별거 아니게 주렁주렁 달아놓긴 했는데 문득 빌니우스에서 벌룬 동동 떠가던 거랑 스티클류 거리에 달아놓았던 색유리 모양 장식이 생각나서 한 장 찍어보았다. 사실은 저 뒤로 오피스텔 건물에 성당 건물 등도 있고 상당히 번잡스럽다만 나뭇잎에 가려서 건물들이 잘 안 나오게 찍었음.
어제 늦지 않게 누웠는데 막상 잠은 좀 늦게 들어서 어제 오늘 계속 수면이 좀 모자랐다. 그래서 오늘도 귀가 지하철 안에서 극심하게 졸았는데 지축역에 다다를 때쯤 지하철이 심하게 흔들리며 급정거를 해서 깜짝 놀라 깨서 비몽사몽 돌아옴. 3호선이 굉장히 거칠게 흔들리면서 운행하는 구간이 있는데 구파발, 지축 구간이 특히 그래서 가끔 가다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이 구간도 오래 탔으니 익숙해질 법도 하다만.
이번주는 월요일에 휴가를 냈었지만 다행히 그렇게까지 일이 많지가 않다. 그래서 그냥저냥 버티고 있다. 오늘은 해맑은 직원과 착하고 싹싹하지만 정체 상태에 있는 직원 두 명에게 좀 따끔한 지적을 해주느라 오전엔 좀 피곤했다. 잔소리꾼이 되는 기분이라 좀 꿀꿀했지만 저걸 그냥 놔두면 발전도 없고 일을 빵꾸낼 판이니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정말 천성적으로 설교 듣는 것도 너무 싫고 하는 것도 싫은데 ㅠㅠ) 그나마도 오후엔 해맑은 애가 지적을 받고서 좀 개선된 내용을 가지고 와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게 항상 그순간에 그친다는 것이 문제임 ㅠㅠ 생각해보니 오늘 일이 별로 많지 않았던 것은 오후에 윗분이 출장을 나가셔서일지도! 어제도 출장이셨고!
오늘도 날씨가 무척 더웠다. 내일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부디 출퇴근길엔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
저주받은 도시는 3부를 다 읽고 이제 4부로 진입했다. 3부는 2부보다 더 직접적이고 끔찍한 묘사가 많아서 읽으면서 좀 괴로웠는데 뒤로 갈수록 더 그럴 것만 같음 ㅠㅠ 그런데 당연히 소설은 매우 재미있다. 하지만 나는 좀더 유머가 있는 편이 좋은데... 이 소설은 형제가 아예 맘먹고 쓴 느낌이 들어서(소련과 공산주의 혁명, 전쟁 등에 대한 노골적인 은유들이 계속해서 등장함) 읽는 동안 괴롭다. 출판될 수 없는 소설이라 생각하며 써서 원고를 숨겨놓은 덕에 발각이 안돼서 망정이지 소련 시절 이 소설 원고가 검열국에 들어갔다면 이들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당히 천천히 읽고 있다만(여행 가느라 중간엔 아예 덮어두었음) 그래도 이번 주말까진 다 읽을 것 같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잠이 모자라고 피곤하다. 여행 다녀온 후 토끼샐러드 한번도 안 먹었고 자전거 운동은 딱 한번밖에 안했다. 그런데 이게 한번 풀어지니까 정말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구나.
어쩌다 오늘 일정이 꼬여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너무 피곤해서 잠깐 당분 보충을 위해(너무 자주 보충하는 것 같지만), 오후 노동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딸기 밀크티 마시는 중인데 아익 갑자기 도떼기 시장 분위기.. 어느새 테이블이 꽉 차고 엄청 시끌시끌...
이상하다, 여기는 원래 앉아서 마시고 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커피가 주종이 아닌데다 가격도 그리 저렴한 건 아니어서 회사 사람들도 잘 안 오고, 항상 조용한 곳이었는데 오늘은 어떻게 된 일이지, 흑... 곧 일어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