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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우 바빴던 날이라 쿠마 패거리 그림으로 때워야 하는 날이지만 이틀 연속 쿠마가 나오면 어쩐지 너무 슬퍼서(흑흑. 분명히 쿠마는 귀여워서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캐릭터이건만 어느새 바쁨과 과로의 시그니처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네덜란드와 호떡집과 동급), 작년에 달력 만들 때 모아두었다가 쓰지 않았던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함. 페테르부르크의 부셰. 크루아상을 먹은 걸 보니 아마도 말라야 모르스카야 지점인 것 같다(카잔 성당 뒷길 부셰에선 보통 디저트를 먹었고 이 부셰에선 아점을 먹었으니) 이 사진은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즉 빛과 그림자, 홍차, 그리고 설탕 봉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마음에 남는 사진이다.



.. 근데 또 가만히 보니 왼쪽 벽과 창문의 방향이 카잔 성당 뒷길 지점인 것 같기도 함. 생각해보니 그 지점에서도 라자냐인지 오믈렛인지 샌드위치인지를 한번 먹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아 감퇴하는 기억력...


일찍 출근해서 역시 아주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내년 사업 때문에 부서 내부 회의. 점심에도 시간이 모자라서 그냥 컵밥으로 때우고 일하고... 오후에도 내내 줌회의의 연속. 피곤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일도 힘이 들고 온갖 스트레스가 엄습하여 또다시 '아아 확 떠나고 싶다' 의 좀 위험한 모드에 빠져 있음. 아마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이 너무 피곤하게 굴어서 그런 것 같다. 져야 할 짐과 풀어줘야 할 타래가 너무 많은데 이게 내 업무능력에 넘친다기보다는, 애를 쓰면 하나하나 다 풀어낼 수는 있는데 그 '애를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빡치는 지경임. 근데 이렇게 써놓으니 그게 이미 능력에 넘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흑흑...




일단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스케줄이 덜 잡혀 있긴 한데 요즘은 매일매일 기본이 네덜란드의 터진 둑이고 거기에 그날그날 불붙은 호떡집이 한개인가 두개인가 정도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으앙 쓰고 보니 뭔가 슬퍼.





...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지난 주말에 결국 궁금해서 구글로 찾아보았다. (지난주에 방문한 외국 손님들 중 네덜란드 사람이 없어서 물어볼 수가 없었음) 네덜란드 소년 얘기는 실화가 아니라 미국의 어느 동화작가가 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읽은 미국 관광객들이 하도 네덜란드 가서 그 소년 얘기를 해서 네덜란드에서 실제로 그 소년 동상인지 뭔지를 세 군데 도시에 만들어놨다고 함. 이럴수가 사실이 아니었다니.. 그리고 동화에서도 소년은 팔뚝으로만 구멍을 막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손으로도 막고 다른 구멍이 또 나서 발로도 막고 심지어 엉덩이로도 깔고 앉은 소년 이미지로 각인된 것일까 아마 자가이입이 너무 많이 됐나보다 흑흑흑... 하여튼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나에게 네덜란드 소년은 여전히 손, 발, 엉덩이 온몸으로 터진 둑 막고 있는 이미지임 흑흑... 그런데 실화가 아니라니 그 소년은 참 다행이다. 실화였다면 소년은 저체온증에 걸려 큰일 날 수도 있었을테니 흑흑... (왜 이런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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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