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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 8. 20:47

마린스키 신관의 크리스탈 장식들 russia2024. 9. 8. 20:47

 
 
 
마린스키 극장 신관은 온통 호박색 황금빛으로 매끄럽게 치장되어 있고 수많은 크리스탈 장식들로 반짝거린다. 처음 갔던 건 십년 전쯤 , 신관 개장 몇달 후였는데 무척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갈때마다 즐거운 극장, 깔끔하고 근사한 극장이다. 그래도 나에게 마린스키란 역시 푸른색 빌로드와 금빛의 고풍스런 장식, 구불거리는 계단의 구관이지만. 
 
 
2층인가 3층 쪽으로 올라가면 이 크리스탈 장식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대충 찍어서 휘황한 자태를 명징하게 잡아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두 장 올려본다. 아마 14년이나 15년에 찍었던 사진 같다. 다시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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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15. 16:43

그리운 수도원 russia2024. 4. 15. 16:43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페테르부르크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장소들이 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도 그중 한 곳이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곳.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곳.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사원에 들어가 이콘을 보고 마음 속으로 기도를 드리고 초를 켠다. 촉촉하고 검은 흙들로 뒤덮인 뜰과 묘지를 산책하고 햇살을 쬐고 꽃과 식물들을 바라보고 종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지하의 작은 카페로 내려가 막 구워낸 따뜻한 사과빵과 버섯빵을 먹고 티백으로 우린 차를 마신다. 이따금 운이 좋을 때면 수도원의 허브차와 치즈를 사기도 한다. 

 

 

사진은 2013년 9월. 

 

 

코로나와 전쟁 때문에 이 사랑하는 도시에 가지 못한 지 몇년이 지났다. 마음을 담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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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2. 28. 08:12

밤과 낮, 이삭 성당 근방 russia2024. 2. 28. 08:12

 

 

 

백야 시즌의 페테르부르크, 이삭 성당 근방의 밤과 낮 사진 몇 장. 이때는 7월이었고 밤중의 가장 어두워질 무렵 숙소 앞에 잠깐 나와서 찍었다. 2014년. 이삭 성당과 천사들. 

 

 

 

 

 

 

 

 

 

여기는 아마도 네프스키 대로였을 것이다. 이미 10년 전 풍경이라 지금은 저 가게들도 바뀌었을 것 같다. 네프스키 대로를 수직 축으로 해서 양옆으로 여러 거리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낮. 여기는 해군성 공원에서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으로 나오는 길. 볕이 좋아서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낮에 보는 천사는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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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russia2024. 2. 26. 08:52

 
 
 
모이카에서 고로호바야 거리, 그리보예도프 운하까지.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2014년 7월.

 
 
맨 처음의 모이카 강변 건물 창문에는 이삭 성당의 황금 돔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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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3. 08:13

네바 강 russia2024. 2. 23. 08:13

 

 

 

2014년 7월.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 따라 산책하다 찍은 사진 두 장. 강 건너편은 바실리예프스키 섬이고 정면에 보이는 민트그린 건물은 쿤스트카메라 건물.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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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2. 10:27

손에 익지 않은 카메라 russia2024. 2. 22. 10:27

 

 

2014년 3월의 페테르부르크 사진들인데 화질이나 색감 등 뭔가 평소 이 도시 사진들과 다른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때 새로 산 카메라를 시험하면서 이것저것 잘못 만지작거렸기 때문이다. 당시 필름카메라 느낌이 난다는 조그만 후지 카메라를 사서 들고 갔는데 여기에는 첨 보는 모드들이 있었다(요즘 폰의 앱에 많은 무슨무슨 필터 모드들인듯) 그래서 암것도 모르고 눌러보다가 어떤 것은 미니어처 모드 어떤 것은 비네팅 모드 등으로 찍혔다. 그래서 그런 스위치를 건드려서 찍은 사진들은 다들 우중충하고 어둡게 나왔는데 그 결과에 깜짝 놀란 나머지 이 카메라를 잘 쓰지 않고 손에 익은 니콘 DSLR을 다시 쓰게 되었음. (이 후지카메라는 그냥 똑딱이 디카였음)

 

 

근데 엄청 오랜만에 다시 들춰보니 뭔가 폰카 느낌이 나서 그런지 또 색다른 기분의 사진들이라 주루룩 올려본다. 겨울운하, 에르미타주, 그리보예도프 운하, 근처 거리, 호텔 방까지 이것저것. 그런데 이미 10년 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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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8. 19:57

앰버 russia2024. 2. 18. 19:57

 

 

 

아직도 저 기념품 가게가 남아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던 가게였는데 저기서 브로치를 샀던 것 같지만 긴가민가하다. 근처에 기념품 가게가 여럿 있어서 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면 그런 곳 어딘가에서는 목각 천사를 샀고 어디에서는 브로치, 어디에서는 마트료슈카를 사곤 했다. 사진은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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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7. 20:56

겨울, 네바 강과 해군성 russia2024. 2. 17. 20:56

 

 

 

2015년 2월. 

 

 

네바 강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이 사진을 찍었던 날은 매우 추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하지만 하늘이 파랬고 차가운 햇살이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렸다. 사진첩 넘기다가 이 사진 색채가 마음에 들어서 올려본다. 아주 고요한 풍경이다. 

 

 

 

 

 

 

네바 강변으로 나가기 전에 이렇게 해군성을 따라서 걸었다. 이 공원은 오랜 옛날 러시아에 처음으로 갔을 때 주말을 맞아 제일 처음으로 '시내 구경' 나왔을 때 왔던 곳이다. 지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이삭 성당 간다고 꾸역꾸역 버스 타고 나왔었다. (이삭 성당은 바로 맞은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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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5. 09:41

나무 아래 휴식 russia2024. 2. 15. 09:41

 

 

 

이것저것 일 때문에 신경쓰이고 지쳐서 올려보는 사진. 2014년 여름. 

 

 

울창한 나무 사이로 에르미타주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리를 하나 건너가야 나온다. 네바 강을 사이에 두고 이쪽은 바실리섬의 스뜨렐까 부근. 건너편은 에르미타주. 그러고보니 이 사진이 벌써 10년 전이네. 저 여인처럼 밝은 오후에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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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7. 09:02

반짝이는 네바 강 russia2024. 2. 7. 09:02

 

 

 

햇살로 반짝거리는 네바 강과 그만큼 예쁜 사람들. 옛날 사진첩에서 발견해 올려본다. 2014년 7월. 백야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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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4. 17:52

고스찌 russia2024. 2. 4. 17:52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겸 카페 고스찌. 내가 무척 좋아했던 곳이다. 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마다 꼭 들렀다. 아직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음식도, 디저트도, 차도 모두 맛있는 곳이었다. 여기 메인 셰프가 세르비아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르비아 사과랑 과일을 디저트에 쓴다고 친절했던 남자 점원이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나는 세르비아에 대해 '음식이 맛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를 품게 되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ㅎㅎ)

 

 

이 사진은 2012년 9월에 찍은 것이다. 벌써 아주 오래 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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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9. 22:13

눈과 얼음의 너 russia2023. 12. 29. 22:13

 

 

 

한겨울, 페테르부르크. 해군성과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을 지나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이 있는 쪽으로 나가는 길. 이건 아마도 2015년 겨울이었던 것 같다. 눈과 얼음의 도시. 페테르부르크. 때로는 해묵은 이름으로, 레닌그라드라고 부르게 되는 곳. 페트로그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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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8. 08:36

10년 전 페테르부르크 산책 2 + russia2023. 12. 8. 08:36

 
 
 

며칠 전에 이어, 역시 같은 시기인 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 그리보예도프 운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그리고 당시 머물렀던 숙소인 그랜드 호텔 유럽의 방과 카페. 9월은 이 동네를 산책하기 좋은 시기이다. 그런데 자칫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끔찍한 10월이 온다. 해도 안 나고 계속 비가 주룩주룩 오고, 난방 시작 직전이라 춥고 음산해서. 사진을 찍었던 시기인 9월 초중순까지는 딱 좋은데. 
 
 
이 사진은 그리보예도프 운하변. 건너편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의 2013/14 시즌 발레와 오페라 광고가 붙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레프 박스트의 Supper 사본이 액자로 붙어 있고 그 옆에는 대중가수 콘서트 광고들이 나란히. 
 
 
 

 
 
 
여기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들어가는 길. 
 
 
 

 
 
 
수도원과 아름다운 정원. 
 
 
 

 
 
 
수도원 경내 묘지.
 
 
 

 
 
 

그랜드 호텔 유럽(에브로파)의 침실. 여기는 다 좋은데 도저히, 정말 도저히 저 꽃무늬 커튼만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후 나는 이곳보다는 좀더 모던한 아스토리야에 더 자주 묵게 되었다. 그런데 이 호텔이 확실히! 고풍스럽고 우아한 면에서는 한 수 위이긴 하다.

 
 
 

 
 
 
에브로파의 2층 카페 메조닌. 좋아하던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즌에 이 카페를 리모델링해서 색채도 연녹색 계열로 모두 바뀌었다. 바뀐 모습도 사진으로 보면 예뻐보였다. 다시 가보고 싶은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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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6. 08:14

10년 전의 페테르부르크 풍경들 russia2023. 12. 6. 08:14

 

 

 

일찍 출근해 일하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옛날 사진첩을 열어봤다. 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사진들. 그 이후 변한 곳들도 있고 그대로인 곳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갔던 것이 코로나 전인 19년 11월이었으니 그 사이 또 많이 변했겠지. 이 사진들 찍으며 산책했던 때가 한편으로는 생생하고 한편으로는 가물가물하다. 아마 아주 여러번 가고 또 갔던 곳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당시 사진들은 니콘 DSLR로 찍었음. (이때는 폰카 화질이 나빠서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녔는데 그 이후 게으름과 체력저하 등등이 겹쳐서 요즘은 어딜 가도 좀처럼 카메라를 챙기지 않는다. 트렁크에는 넣어가는데 막상 현지에서 놀러 나갈 때는 '아, 무겁다' 하며 그냥 폰으로... 그런데 이따금 예전 사진들을 들춰보면 '그래도 제대로 된 카메라로 찍은 쪽이 더 좋긴 하다' 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기도 함. 

 

 

사진들은 네프스키 대로 근방의 여러 거리들,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겨울운하(짐냐야 까나브까)와 궁전광장, 이삭 성당과 청동기사상, 네바 강 등등, 익숙한 산책 코스에서 찍었던 것들. 벌써 10년 전이라니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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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9. 10. 19:23

눈과 얼음, 빛의 도시 russia2023. 9. 10. 19:23

 

 

 

어제 새 달력을 만들면서 집어넣었던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 대충 손에 잡히는대로 2015년 사진 폴더를 열어서 겨울 사진 세 장과 여름 사진 한 장을 넣었다. 2월과 7월. 저때가 이미 8년 전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저 이후에도 코로나와 전쟁 전까지는 매년 갔었는데. 

 

 

맨 위 사진은 꽁꽁 얼어붙은 모이카 운하와 페테르부르크 특유의 난간, 돌바닥. 이 운하를 따라 많이 걷곤 했다. 이 운하는 붉은 교각과 푸른 교각, 이삭 성당과 아스토리야 호텔 옆을 지나 마린스키 극장 쪽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에게 이 운하는 언제나 미샤의 운하이다. 마치 판탄카가 트로이와 알리사의 운하이듯. 

 

 

 

 

 

 

청동기사상. 이 도시에 도착하면 언제나 시인과 황제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 마음속에서야 시인이 당연히 먼저이지만 숙소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순서가 달라진다. 이때는 네프스키 중간에 있는 에브로파 호텔에 묵었기 때문에 시인을 먼저 보러 갔었다. 그러나 이후 나는 에브로파보다는 아스토리야에 묵게 되었고 순전히 지리적 이유 때문에 시인보다는 황제를 먼저 보러 가게 되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네바 강. 살을 에는 듯 추웠지만 그래도 해가 쨍하고 나서 온통 새파랗고 새하얗고 금빛이었던 날이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너무나 고되지만 이런 날씨만큼은 그립다. 

 

 

 

 

 

 

그리고 이건 7월.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여기는 오랜 옛날, 내가 무지하고 어리고 순수하던 시절 맨 처음 페테르부르크에 왔을 때, 첫 주말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무작정 시내에 나와 처음으로 마주친 공원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항상 그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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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8. 22:26

마음의 위안을 위해, 마음 속의 도시 russia2023. 5. 8. 22:26





너무 지친 하루라 마음의 위안을 위해 백야 시즌으로 접어드는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과 함께 잠자리에 든다. 퀄리티만 봐도 자명하다만, 내가 찍은 거 당연히 아님. 마지막 사진 두장은 andrei mikhailov. 앞의 두장은 모르겠다. 그냥 다 놔버리고 저곳에 가 있고 싶다.


















이 사진은 백야 시즌이 아니고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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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12. 20:32

15년 전의 부셰 russia2022. 9. 12. 20:32






옛날 사진들 뒤적이다가, 2007년 페테르부르크 폴더에서 발견한 사진 세 장. 여기는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부셰의 옛 모습이다. 이때 처음으로 갔었다. 부셰 이 지점은 지금도 이곳에 그대로 있지만 인테리어와 간판 등은 많이 바뀌었다. 옛날 모습은 이랬다. 2007년 9월이었으니까 벌써 15년 전이다, 세월이 놀랍다. 이때 나는 회사 일 때문에 잠깐 출장을 와서 페테르부르크에서 며칠 묵고 있었다. 대학 동기 한명이 휴가 기간에 좀 늦게 합류했다. 나는 이미 이곳을 워낙 잘 알고 있었고 친구는 페테르부르크가 처음이었다. 같은 학과를 나왔지만 친구는 러시아어에 관심이 없었고 다른 나라 언어를 따로 배워서 그쪽으로 취직을 했었다. 돌아가기 전날, 우리는 묵고 있던 민박 근처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나왔고 이 빵집을 발견했다. 디저트도, 빵도 맛있어서 좋아했었다.





이후에도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자주 왔고 이곳에 종종 드나들었다. 그 사이에 부셰는 지점도 많이 생기고 훨씬 아기자기하고 이쁘고 세련되고 아늑하게 변했다. 하지만 처음엔 이랬었다. 그때 나는 여기서 곡물과 씨앗이 많이 박힌 묵직한 보로딘스키 흑빵을 사갔던 것 같다. 그리운 부셰.









그때는 이런 것들을 먹었다. 아마 버섯파이 사과파이 체리파이(아니면 나무열매파이), 견과타르트인가보다. 홍차는 내 것, 친구가 시킨 크림이 든 저 음료는 아마 카페라떼나 모카나 뭐 그런 거였겠지(커피 종류 구분 잘 못함)










맞은편에 친구가 조금 보인다. 그 이후 친구는 결혼을 했고, 직장을 그만뒀고,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갔고, 또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얼굴 못 본지 몇년이나 돼서 카톡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다. 문득 굉장히 보고 싶다. 대학 친구 중 지금까지 우정을 간직한 '진짜' 친구는 얘 포함 둘뿐이다. 저때도 이미 우리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직도 많이 순진했고 맑았고 심지어 어렸던 것 같다.





** 지난 6월에 빌니우스에 가서 비르주 두오나라는 빵집 겸 카페에 갔을 때 나는 이곳 생각을 많이 했다. 아마 그곳에서도 여기와 비슷한 종류의 빵들을 팔았기 때문에, 베이커리 카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오래되고 소박하고 맛있는 빵들.




*** 지금 다시 맨 아래 사진을 보니 빨간거 얹힌 디저트는 파이가 아니라 체리나 나무열매나 라즈베리잼 무스를 얹은 케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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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4. 22:08

오래 전의 바실리섬과 문구즈 russia2022. 5. 14. 22:08

 

 

 

 

옛날 사진 뒤적이다가 2006년 페테르부르크 사진첩에서 찾아낸 사진. 이 당시 잠깐 휴직을 하고 다시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몇달 기숙사에서 지냈다. 이 사진은 아마 바실리섬에 있는 기숙사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수업 듣는 스몰니 사원까지 가던 길에 창 너머로 찍었던 것 같다. 2006년 9월 13일. 숫자를 꼽아보면 이제 까마득한 과거가 되었는데 기억은 너무나도 생생해서 숫자보다는 저 사진의 화질로 이게 오래 전의 일이라는 실감이 난다. 저당시 카메라는 니콘 똑딱이 디카. 340만 화소. 내가 처음으로 샀던 디지털카메라. 문구즈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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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3. 21:29

한여름, 레트니 사드 정경 두 장 + russia2020. 11. 23. 21:29

 

 

 

좀 답답한 기분이 들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예전 러시아 사진들 뒤적이다 레트니 사드 사진 두 장. 2014년 7월에 갔을 때 찍은 거니까 이미 6년 전이다. 올해는 뻬쩨르도 못 갔고 당연히 레트니 사드에 가서 산책도 못 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책도 못 읽고 분수 구경도 못했다. 아쉽다.

 

 

이 날 찍은 사진들을 보니 레트니 사드의 울창한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카르토슈카 곁들여 종이컵에 홍차 마시며 책 읽고 있는 내 사진이 몇 장 있었다. 그때 내 머리가 생각보다 너무 쨍한 빨간색이라 깜짝 놀람. 저런 머리색을 하고도 잘도 출근하고 일했구나 하고 새삼 웃김. 지금은... 그저 짙은색 염색으로 새치를 가리는데 급급할 뿐... 엉엉....

 

 

 

 

 

아아 다시 가서 산책하고 싶구나. 레트니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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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 사진첩 폴더들 뒤적이다가, 2014년 7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 몇 장. 빛이 가득한 여름 낮에 여기저기 쏘다니면 참 좋다. 사진은 중심가와 운하, 그리고 바실리예프스키 섬 등 여기저기서 찍었다.

 

 

 

 

 

 

왼편은 카잔 성당의 기둥. 기둥과 가로등 램프 사이 저 너머로 보이는 녹색 돔은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 저 성당은 내가 항상 들러 초를 켜는 곳이다. 오랜 옛날 처음 러시아에 가서 지낼 때, 쥬인이 저 성당에서 초 켜는 것을 알려주었다. 쥬인은 아직 세례를 받기 전이었지만 어머니가 카톨릭 신자라서 이따금 성당에 가 초를 켜면 마음의 정화가 된다고 했다. 그 이후 이 도시에 갈때마다 나는 저 성당에 들르곤 했다. 지금은 정교 사원에도 들어가고 개신교 교회에도 들어간다만 그래도 저 성당이 가장 처음이었다. 초를 켜고 기도하는 곳.

 

 

 

 

 

궁전광장에서 나와 운하를 따라 걸어가는 길. 자주 걷던 곳이라 이곳 사진들도 많이 올렸었다.  

 

 

 

 

그리고 여기는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 바실리예프스키 섬의 가반스카야 거리. 두번째로 갔을 때 살았던 기숙사가 이 거리 근처에 있어서 종종 지나다니곤 했던 곳이다. 몇년 후 나는 다시 글을 쓰면서 주인공의 친구 부부(갈랴와 료카)가 사는 아파트를 이쪽 동네에 자리잡게 했다. 이 사진은 그 글을 쓰고 나서 일년 쯤 후에 돌아와 동네 산책하면서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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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페테르부르크 사진 뒤적이다 발견. 2014년 4월 사진들이다. 14년에는 4월과 7월에 갔었다. 4월에 페테르부르크를 거닐었던 건 아주 옛날에 맨처음 가서 연수받으며 살았을 때 외에는 이때뿐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서 날씨가 극악이기도 하고 휴가 시즌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는 어떻게 해선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튼 4월 초에 갔었다. 그리고 이 날 아주 운이 좋아서 날씨가 엄청 좋았다! 싸늘한 날씨에 적당히 두툼한 옷을 입고 산책하는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때 머물렀던 숙소는 그랜드 호텔 유럽이었다. 이 호텔에 묵게 되면 산책 코스는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호텔 맞은편에 예술광장,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 한가운데 푸쉬킨 동상이 있고 그 너머로 루스키 무제이가 보인다. 여기서 시작해 시인에게 먼저 인사를 한 후,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걸으며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을 지나 쭉 걸어서 네바 강변으로 나가게 된다.

 

 

아스토리야에 묵으면 길을 건너서 해군성 공원을 가로질러 청동기사상을 지나 네바 강변으로, 그리고 궁전광장으로 걸어가게 되고. 그래서 항상 '유럽 호텔이면 시인에게 먼저 가게 되고 아스토리야면 황제에게 먼저 간다' 라고 되뇌임.

 

 

그러니 이 산책 사진들은 그랜드 호텔 유럽 코스. 사진 몇 장. 역시 시인으로 시작.

 

 

 

 

 

 

공원으로 들어와서 호텔 방향을 보며 찍은 사진. 왼편에 푸쉬킨 뒷모습이 보인다. 잘 보면 잔디에 덜 녹은 눈이 드문드문.

 

 

 

 

 

 

그리고는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과 그리보예도프 운하. 전형적인 페테르부르크 관광엽서 구도. 지금은 수리 중이라 저 쿠폴 한쪽은 가림막으로 둘러쳐 놔서 이런 풍경은 아니다.

 

 

하늘 색깔도 여름의 푸른색과 초봄의 푸른색은 확실히 다르다. 물론 가을과 겨울도.

 

 

 

 

 

 

운하 따라 걷다 뒤돌아서 찍은 사진. 가운데 저 멀리 돔 크니기의 지붕과 그 건너편의 카잔 성당 열주 일부가 보인다.

 

 

 

 

 

 

빛이 좋아서.

 

 

 

 

 

 

 

 

여름엔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바글거리는 곳.

 

 

 

 

 

운하 따라 걷다가 골목으로 들어가 건물 현관과 안뜰(드보르)이 보이는 사진 한컷.

 

 

 

 

 

그리고 네바 강변 산책하며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 다시 가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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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5. 20:39

반짝이던 어느 날 russia2020. 6. 15. 20:39

 

 

 

pc 바꾼 후 오늘에야 옛날 하드에 있던 사진들을 옮겼다. 뻬쩨르는 언젠가부터 매년 꾸준히 갔었으므로(아아 아무래도 올해는 못 가겠지 ㅠㅠ), 매년 사진 폴더들이 있는데 이건 2013년 사진이다. '이렇게 날씨가 좋았다니! 이것은 희귀하다!' 하는 마음으로 2013년 9월 어느 날의 사진 세 장을 올려본다.

 

 

쨍하고 맑은 9월이었고 이런 색감으로 사진이 나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백야 시즌의 색채는 이것과는 또 좀 다르다) 아마 여기 Russia 폴더에 이미 전에도 올린 적 있었을 것 같지만. 벌써 7년 전 사진들이니 새롭게~

 

 

 

'전형적인 페테르부르크 랜드마크' + '전형적인 관광 사진' 구도로 찍은 세 장 올려본다. 먼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과 그리보예도프 운하 전경.

 

 

 

 

 

 

사원 뒤에서 찍은 운하 전경. 가운데 저 멀리 돔 크니기가 아른아른 보인다. 그 건너편에는 카잔 성당의 열주가 조금 튀어나와 있다.

 

 

 

 

그리고 에르미타주의 아틀라스들로 마무리.

 

 

 

아아, 다시 가고 싶은데 코로나 너무 싫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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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17. 21:27

한밤의 페테르부르크, 백야 russia2020. 5. 17. 21:27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2015년 7월초, 밤중. 네바 강과 청동기사상 주변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빛과 어둠, 물과 하늘이 함께 뒤섞이며 부유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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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사진첩에서. 2015년 2월. 페테르부르크. 무척 추운 날이었지만 대신 하늘이 파랗고 맑았다. 네바 강을 건너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까지 걸어갔고 오전 내내 산책했던 날이었다. 이런 겨울 날씨는 좋다.

 

 

 

 

 

꽁꽁 얼어붙은 네바 강과 그 너머로 보이는 해군성 건물, 이삭 성당, 등대 등 페테르부르크 랜드마크들. 조그맣게 보이는 실루엣들은 얼어붙은 강을 걸어서 건너가는 사람들. 위험하니 얼음 위로 나가지 말라고 표지판이 여기저기 있건만 다들 그냥 막 강 위로 걸어나간다.

 

 

나는 빛이 가득한 겨울이 습기찬 여름보다 더 좋다. 물론 해가 일찍 지는 것은 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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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사진들 뒤적이다가. 2014년 4월에 찍었던 사진 몇 장. 에르미타주 박물관. 에르미타주는 작품들도 정말 근사하지만 당초 궁전이었으므로 내부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원체 옛날부터 자주 드나들었던 곳인데 예전엔 좋아하는 그림들 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너무 넓고 작품도 많아서) 요즘은 여기 가면 그림 보는 것만큼이나 각종 문양들과 화려한 장식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는 이따금 료샤에게 '에르미타주나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에서 볼래?' 하고 농을 던지곤 한다. 료샤는 박물관이고 미술관이고 뭔가 예술적인 거라면 질색팔색을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 미술관이라면 어릴 때 학교에서 억지로 보냈을 때 간게 전부고 그때도 너무 싫었다고 함. 그나마도 나 때문에 발레는 여러번 봤다. 슈클랴로프 팬인 나 때문에 이 녀석이 지금까지 본 발레의 80% 이상은 전부 슈클랴로프님 나오는 것들임 ㅋㅋ

 

 

 

 

 

 

이따금 다리 아프면 의자에 앉아 쉬면서 물을 좀 마시고 이렇게 창 너머로 바깥을 바라보기도 한다. 에르미타주는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궁전광장부터 시작해 네바 강변까지 쭉 이어져 있기 때문에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가지가지이다. 문득 창 너머로 네바 강이 보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글을 쓸 때 미샤도 에르미타주와 루스키 무제이를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설정했는데 이 창가에서 바깥을 바라보면서 소설의 일부를 잠깐 구상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다시 글을 쓰고 싶어진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바쁜 것일까 엉엉 도무지 글을 다시 쓸 집중력과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결국 에르미타주로 시작해 노동노예의 신세타령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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