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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내려갔을 때 찍은 집 앞 단풍 사진. 오늘은 날이 좀 흐린 편이었다. 

 

 

 

 

 

 

어제 자려고 누웠다가 무심코 뉴스 섹션을 클릭하고는 너무 깜짝 놀라 내 눈을 의심했다. 그때만 해도 사상자 100여명이라고만 나와 있었으나 갈수록 기사가 더 자세해지고 사상자의 수가 늘어만 갔다. 자고 일어나니 상황은 더 악화되어 있었다. 회사에서도 계속해서 공지 알림이 떴다. 종일 부서원들과 관계자들의 안부를 확인하며 보냈다. 부서에 20대 직원이 여럿 있고 또 주말에 놀러간다는 애도 있었기 때문에 연락이 되기까지 무척 걱정이 되었다. 가족과 지인들이 무사한 것은 금방 확인할 수 있었는데 회사 사람들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서 차도 마시는둥 마는둥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기만 하다.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 더 이상의 나쁜 소식이 들리지 않기만을 바란다. 

 

 

아침부터 이 뉴스와 회사 공지, 직원 체크 등으로 새벽에 잠들었다가 일찍 깨어나 더 이상 잘 수가 없어 종일 머리가 좀 아팠다. 그러니 오늘 일요일 밤에 어울리지 않게 빨리 잠들 수 있으려나 미약한 기대를 해본다만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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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벌어진 여러가지 인력 관련 문제들 때문에 주말 내내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아픈 직원이 낫기만을 바라고... 일단 내년 사업들에 대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정말 마음이 불편하고 고민이 되는 것은 문제의 히스테리 직원에 대한 일이다. 이 사람에 대해 동료직원들조차 많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다른 베테랑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그 문제의 직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추가로 들었고 내가 그 직원의 문제점을 잘 모르고 무조건 다 잘한다고 믿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아니, 너무나 잘 알고 있지 ㅠㅠ 하지만 부하직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마 그것 때문에 더욱 심란했던 것 같다. 모든 직원들이 이 사람을 싫어하고 꺼리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후배들과 동료들이 너무 일을 못하고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이 사람이 안됐기도 하고, 리더의 입장으로는 썩은 사과를 골라내야 하는 것이 맞는 상황인데 우리 부서와 직무 특성 상 이 모든 것이 풀어내기 너무 어렵다. 내년에는 이 사람을 많이 배제하고 새 판을 짜려고 했는데 메인 미션을 부여하고자 했던 직원이 갑작스럽게 아프게 되어 이것도 꼬였고, 그렇다고 이 사람을 다시 생각하며 판을 다시 짜자니 여러 가지가 걸린다. 정말 어렵다. 정작 본인은 자기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고 생각하며 남 탓만 하고 있다. 제대로 된 면담을 좀 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고를 해주고 싶은데 지금 상황은 이 사람이 중요한 프로젝트 오픈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그 프로젝트가 무사히 시작될 때까지는 건드리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심란하다. 

 

 

 

 

 

 

 

어제와 오늘 글을 좀 이어서 썼다. 흐름만 놓고 본다면 오늘까지 몰아 써서 마칠 수도 있었을텐데,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이것저것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결국은 조금밖에 못 썼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오랜 옛날 페테르부르크와 그 음습한 11월, 바닷가와 바실리예프스키 섬에 다시 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 주인공은 바실리 섬에서 나와서 궁전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거리에서 차를 잡아타고 네프스키 대로로 들어서고 있다. 

 

 

가방은 하나도 못 꾸렸다. 간신히 베란다 창고에서 트렁크를 꺼내서 서재 방에 가져다놓고 물걸레 청소포로 먼지만 닦아 두었다. 사실 아무 것도 안 한 건데 트렁크 꺼내놨다는 것만으로 뭔가 조금 시작한 것 같은 눈가리고 아웅 조삼모사 효과에 빠져 있다. 

 

 

월요병 엄습 중. 우렁이가 나 대신 출근해서 이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해주고 나는 집중해서 이 글을 마치고 싶은데, 왜 우렁이가 안 올까. 토끼의 수호성인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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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