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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에 해당되는 글 1036

  1. 2023.06.22 6.22 목요일 : 하늘, 불쌍, 다함께 신세한탄
  2. 2023.06.21 6.21 수요일 : 그리운 풍경, 오늘도 역시 엄청 피곤
  3. 2023.06.20 6.20 화요일 :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
  4. 2023.06.19 6.19 월요일 밤 : 과로와 녹초 2
  5. 2023.06.18 6.18 일요일 밤 : 일요일에도 일해서 매우 피곤, 월요병, 한줄도 못 쓰고, 대충대충 입고서 버텨왔네 2
  6. 2023.06.17 6.17 토요일 밤 : 쉬었지만 피곤함, 목 잘리는 의식에 대한 꿈, 하루가 다 갔음
  7. 2023.06.16 6.16 금요일 밤 : 너무 피곤함, 주말이 오긴 왔구나
  8. 2023.06.15 6.15 목요일 밤 : 잠, 온몸이 아우성, 차라리 폰을 바꿀걸, 사진 아까워, 덤터기, 정말 너무한다
  9. 2023.06.14 6.14 수요일 밤 : 곧장 출근, 아이고 피곤해, 폰은 계속 문제, 눈덩이, 무용수
  10. 2023.06.13 6.13 화요일 밤 : 귀가 2
  11. 2023.06.02 6.2 금요일 밤 : 여행 전날 밤, 계속해서 더욱 커지는 미션들 4
  12. 2023.06.01 6.1 목요일 밤 : 완전 녹초 2
  13. 2023.05.31 5.31 수요일 밤 : 경보가 울려도 출근, 돈도 사람도 없이 뭘 어떻게, 너무 피곤함
  14. 2023.05.30 5.30 화요일 밤 : 꽃, 피곤한 하루
  15. 2023.05.29 5.29 월요일 밤 : 여행 준비하며, 궁전과 강과 배와 병사 마련,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쓰지 못해 아쉽다
  16. 2023.05.28 5.28 일요일 밤 : 깊은 우울감, 짐 꾸리는 거 너무 힘들다, 글쓰기, 돌아오게 되는 지점
  17. 2023.05.27 5.27 토요일 밤 : 게으르지 않았던 토요일, 너무 피곤함
  18. 2023.05.26 5.26 금요일 밤 : 너무 힘들다 2
  19. 2023.05.25 5.25 목요일 밤 : 두들겨맞고 들이받히는 기분, 누수까지 ㅜㅜ
  20. 2023.05.24 5.24 수요일 밤 : 눈덩이 2
  21. 2023.05.23 5.23 화요일 밤 : 플라나리아도 아니고
  22. 2023.05.22 5.22 월요일 밤 : 바쁘고 정신없고 졸림
  23. 2023.05.21 5.21 일요일 밤 : 주말이 다 갔음 2
  24. 2023.05.20 5.20 토요일 밤 : 레몬크림 이쁘지만, 감각 재활성화, 미션 조금씩 클리어, 알리사와 미샤에 대해 쓰는 것 2
  25. 2023.05.19 5.19 금요일 밤 : 하루를 마침





이른 아침 출근길 하늘. 오늘 아침 하늘이 이뻤다. 7시에 사무실 들어가는 노동자에게 유일한 위안.



알람 울렸는데 너무너무 피곤해서(한창 꿈꾸다 깸) 더 자고 싶어서 30분 늦게 다시 맞췄다가 5분만에 ‘아, 할일 많아’ 하며 일어나 출근했다. 이렇게 하여 7시에 사무실 도착한다. 뭔가 불쌍하다.



오늘도 역시 아주 바빴다. 회의들도 많았다. 말미엔 아번 업무 덤터기와 연관된 다른 부서와 업무 회의. 결국 다함께 신세한탄과 막막함으로 끝남 ㅠㅠ



많이 피곤하다. 집에 가면 우렁이가 머리 감기고 말려주고 밥도 차려주면 좋겠다. 회사도 나 대신 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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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스토리야 호텔 인스타 팔로우 중인데 오늘 아련한 색감의 전경 사진이 올라와서 그리운 마음에 갈무리해 올려본다. 바빠서 별도로 찍은 오늘 사진은 없음.



간밤에 어째선지 잠이 빨리 들지 않았다. 너무 피곤했는데... 아마 계속해서 회의들에 들어가느라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 머리가 빨리 식지 않아서인가 싶다. 피곤하게 꿈을 꾸고(이제 기억이 거의 안 난다만 또 집이나 길, 교통수단 뭔가를 못 찾는 꿈이었던 듯) 알람에 퍼뜩 놀라 깨어서는 30분 더 잘까 매우 고민하다 억지로 일어나 출근.


오늘도 바빴다. 다른 부서가 요청한 용역심의에도 들어갔다. 그게 늦게 끝나서 점심도 혼자서 대충 때움. 종일 너무 바쁘고 피곤했다. 과제가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너무 힘들어서 일 다 남겨두고 퇴근 중이다. 졸리고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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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6. 20. 18:14

6.20 화요일 :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 fragments2023. 6. 20. 18:14






오늘도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일하고 퇴근 중이다. 7시에 출근했고 9시에 최고임원께 보고를 드린 후 동석했던 차석임원, 헤드쿼터 본부장과 후속 회의. (일요일에 사전 작전회의해서 짠 전략은 내 예상대로 전혀 효과가 없었고 헤드 본부장 역시 자기 생각보다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으심) 점심 이후에도 부서 회의, 이후 차석임원 주재 부서 회의 장시간... 마치고 또 업무회의. 자리에 앉을 틈이 없었다. 너무 피곤해서 중간에 끊고 일어났다.



졸리고 지치고 피곤하다. 누가 내 머리 감겨주고 말려주면 좋겠다. 왜 이렇게 정말 일이 많을까ㅠㅠ 아무런 도움도 없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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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6. 19. 18:31

6.19 월요일 밤 : 과로와 녹초 fragments2023. 6. 19. 18:31





너무너무 빡센 하루를 마치고 이제 퇴근 중.



7시에 사무실 도착해 바쁘게 일하다 11시 반에 김밥으로 점심 때우고 외부의 다른 회사에서 업무협약 체결 건이 있어 제일 더운 시간대에 이동, 임원 모시고 행사 마치고 그쪽 회사 사람들을 다시 데리고 우리쪽으로 이동해서 우리 사업을 한시간 넘게 설명, 마치고 다른 부서와 업무회의, 이후 최고임원이 내던진 문제의 과제 때문에 윗분과 실무자와 한참 회의하고 작전짜다 너무 지친 채 퇴근 중이다. 지하철은 만원. 힘들어서 오늘 메모는 그냥 폰으로 짧게...



잠이 모자라고 피곤하다. 내일 아침부터 최고임원에게 이 과제에 대해 보고를 하러 가야 한다. 일을 시키려면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하려는데 과연 말이 먹힐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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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너무 금방 지나가버린 일요일. 아마도 늦은 오후부터 두시간 반 이상 스트레이트로 줌 회의와 업무통화릏 해서 그럴 것이다. 이렇게 일을 하고 나면 전혀 휴식한 것 같지가 않다. 그냥 오늘부터 월요일이 시작된 느낌이다. 시차 적응은 약간 된 것 같지만 오히려 밤에 빨리 잠이 들지 않게 되었고, 여독도 다 풀리지 않았다. 온몸이 여전히 두들겨맞은 듯 아프고 쑤시다.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었다. 6시 쯤 깨어났다가 좀 뒤척이고 도로 잠들어서 10시 좀 안되어 깨어났다. 하지만 침대에는 두어시간 더 누워 있었다. 몸이 너무 피곤했다. 

 

 

늦게 아점을 먹고 차를 마셨다. 차를 진하게 마시면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해 일주일 내내 힘들 거라는 생각에 원하는 만큼 진하게 우려내지 못했다. 프라하에서 사왔던 빵을 좀 먹었는데 생각보다 자두잼이 너무 달고 진해서 입맛에 맞지 않아 절반도 못 먹어 아쉬웠다. 그리고 4시 좀 안되어 줌 회의를 켰다. 차석임원과 헤드쿼터 본부장, 막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윗분과 내가 참여하는 회의로, 최고임원이 투하한 엄청난 과제 때문에 작전회의를 하기 위한 거였다. 당장 내일 출근하면 아침부터 우리를 들들 볶으실테니까... 헤드쿼터 본부장의 정연한 논리는 쓸만했고 나도 거기 상당 부분 동의하였으나(이 과제가 비합리적이므로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임), 문제는 최고임원에게는 이런 논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두시간 넘도록 빡세게 회의를 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는 못했다. 주중에 오늘 회의 참여한 넷이 다같이 최고임원께 보고를 드리자는 얘기로 끝났는데 별로 통할 것 같지는 않다. 회의를 마친 후 윗분과는 따로 통화를 했다. 

 

 

이 일들을 마치고 나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고 저녁을 먹었더니 하루가 다 갔다. 오늘은 글을 좀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줌회의를 하느라 기력을 다 소진했다. 이 메모를 마치고 조금 써보고 싶긴 한데 기력이 전혀 없다. 내일은 빡센 하루이고 오후에는 시내의 다른 회사에 임원을 모시고 모종의 행사에 다녀와야 한다. 마음 같아선 거기서 곧장 퇴근하고 싶지만 그 이후 일정들도 있어 그럴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떻게 버틸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아무래도 글은 쓰지 못하고 쉬어야 할 것 같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사진의 '옷의 말들'은 영국판 보그 편집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했던 슐먼의 옷과 자기 직업, 삶에 대한 에세이집인데 그럭저럭 편하게 읽을만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정말 옷을 제대로 챙겨입지 않고 사는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됨. 내일 임원을 모시고 행사에도 가야 하는데 격식에 맞춰 입을만한 옷도 전무함. 직장 생활을 이토록 오래 해왔는데, 심지어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고 윗분들과도 잘 연관되는데 참 여태까지 이런 식으로 대충대충 나 편한대로 입어가며 잘도 버텨왔다 싶음. 내일도 구두 따위 신지 않고 캠퍼의 가죽 운동화 꺼내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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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너무 피곤해서 자고 또 잤다. 오전의 세스코 점검만 아니었어도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없이 계속 잤을 것 같다. 온몸이 두들겨맞은 듯 너무 쑤시고 아팠다. 여독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상태였다. 아침 7시 즈음 깨어나 뒤척이다 도로 잠들었는데 아주 생생하고 또 기괴하면서도 섬찟한 꿈을 꾸었다. 꿈 이야기는 길어서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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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두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첫번째 꿈에서 나는 10대 초반 즈음으로 돌아가 있었고 엄마와 동생과 함께 외가 쪽에 가 있었다. 아직 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이었고 꿈속의 외가집은 실제와는 완전히 달랐다. 훨씬 현대적이었다. 벽에는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흰색의 주름이 잡힌 높은 관 같은 것을 쓴 할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이 있었다. 이 꿈은 아마도 엄마와의 프라하 여행과 최근 인터넷 서핑하다가 봤던 인어공주 실사판에 대한 글 몇개가 약간 영향을 준 것 같다. 왜냐하면 꿈에서 외가는 뭔가 불사에 가까운 아주 강력한 종족이었고 엄마도 그 일원이었으며 외할아버지는 수장이거나 거기 가까운 귀족이었기 때문이다. 뱀파이어나 하이랜더 뭐 비슷한 느낌이었다. 본거지는 프라하였다. 꿈속에서 외할아버지는 높은 관과 도포 차림으로 적들과 검투를 하고 계셨는데(내 기억 속 외할아버지와는 외모도 달랐음) 수차례 칼에 찔리고서도 멀쩡하셨다. 꿈에서 엄마는 그러한 세계에서 벗어나 인간세계(?)로 오신 거였다. 내가 그러면 나도 저런 식으로 살 수 있느냐고 물으니 프라하로 돌아가서 그 세계에 머무르면 너도 불사의 강력함을 지닐 수는 있을 거라고, 그런데 남동생은 안된다고 했다. 우리 둘은 뭔가 피가 다르거나 하여튼 그랬다. 

 

 

첫번째 꿈에서 자연스럽게 두번째 꿈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어떤 교회 같은 곳으로 갔다. 이때부터는 엄마나 동생은 등장하지 않았고 내 친구가 하나 나왔다. 그런데 쥬인이나 실제의 친구가 아니라 꿈 속에서의 절친이었다. 이 교회는 어딘가 신비적이고 밀교의 분위기가 풍기는 곳이었다. 나는 친구와 함께 조금 앞자리로 가서 앉았는데, 성체 의식 비슷한 것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매우 비현실적이면서 섬뜩한 광경을 보았다. 설교대와 제단 앞에 어떤 키큰 여자가 몸에 꼭 맞고 아래로 퍼지는 빳빳하고 기다란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이 여자는 머리가 잘려 있었다. 머리 자체는 아예 없었고 목은 아주 깔끔하게 잘려서 단면은 마치 매끄럽고 평평한 마개를 씌운 듯 연초록색이 도는 피부색이었다. 여자는 한 손에 성체가 든 접시를 들고 있었는데 아주 엷고 묽은 붉은색의 축축한 피와 카스텔라를 뒤섞은 듯한 성체가 두 개 놓여 있었다. 그녀는 어떤 의식에 참여하고 있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내가 환각과 꿈에 사로잡혀 있는 듯했다. 잠시 후 여자의 머리가 '복원'되었다. 그녀는 카톨릭 성화에 등장하는 매우 고전적인 유럽 여인의 얼굴, 즉 갸름하고 턱이 뾰족하며 눈이 가늘고 하얀 얼굴에 높고 둥근 이마, 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단발로 내려오는 생머리였다. 키가 크고 날씬하고 어딘지 유령처럼 보이는 그녀는 도도하게 걸어서 의자들 사이를 지나쳐갔다.

 

 

그런데 이 꿈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그 의식을 치러야 했다. 즉, 목이 잘리고, 그 이후 어떤 의식에 참여해 '미션'을 수행하고, 다시 머리가 복구되며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이때 이 꿈은 어떤 가상현실과 게임의 요소, 교훈적인 이야기가 결합되었다. 치러야 하는 미션은 옆에서 지켜보니 이런 식이었다. 목이 잘리는 체험 후 당사자는 환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아주 짧은 우화 같은 것이 플레이된다. 동물들 같은 것이 나오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나 혹은 소유한 것을 내준다. 공동체에 봉사를 하는 것이다. 이 마음을 먹고서 손에 든 뭔가를 건네주거나 버튼 같은 것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의식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이 사람은 머리가 다시 돌아온다. 목이 잘리는 순간은 아마 아프지는 않고 기존의 성녀나 성자의 이야기나 그림에서 묘사된 환상과 신비주의 법열에 사로잡힐 거라고 생각했다. 

 

 

내 친구는 전혀 두렵지 않은지 앞으로 나섰다. 나는 공포에 사로잡힌 채 친구가 의식을 치르는 것을 보았다. 꿈속에서는 이곳에서 도망칠 수도 나갈 수도 없었다. 이 의식은 꼭 치러야 하는 것이었다. 친구의 목에 톱날 바퀴 같은 것이 와닿았고 톱날이 목 전체를 빙그르르 돌려가며 그었다. 친구의 가상현실은 하마와 코뿔소 같은 동물들이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나오는 거였고 위에서 묘사한대로 뭔가 미덕과 관련된 결심을 하고 상당히 수월하게 버튼을 누른 후 마무리되었다. 그리고는 친구와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마주치지 않았다.

 

 

내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갔는데 나는 너무 무섭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의식을 도와주는 중년의 여인이 나에게 긴장되느냐고 물었고 나는 톱날이 무섭다고 했다. 여인이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막상 내가 당사자가 되자, 톱날을 스스로 쥐고 자신의 목을 그어야 했다. 나는 톱날을 목 한가운데 갖다 댔고 윙 하고 돌아가는 그것을 천천히 오른쪽으로 시작해 한바퀴 돌렸다.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려웠고 아마도 어떻게든 끝까지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피도 나지 않았다. 끔찍한 기분이 들었을 뿐이었다. 톱날을 다 돌렸을 때 나는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치러야 하는 의식은 앞의 의식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동물들도 우화도 교훈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흐릿한 모니터 앞에 서 있었고 어떤 지도들이 그려져 있었고 영어로 계속해서 설명과 지시가 나왔다. 꿈속에서 그 지시는 잘 들리지 않았고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계속 버튼을 이것저것 눌렀지만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그러자 두번째 미션으로 전환되었다. 마치 갤러그나 그 비슷한 게임 같은 것이 진행되는 커다란 모니터가 나타났다. 나는 스틱과 버튼을 눌러서 장애물들과 폭탄과 전투기들을 피해 계속해서 뭔가를 쏘았고 장애물들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갔다. 하지만 경로는 좁았고 내 손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나는 장애물들에 부딪히고 있으며 곧 목숨이 다하고 이 미션에 실패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 미션이 끝났고 내 곁에는 그 여인이 서 있었다. 나에게 무엇이 어려웠느냐고 물었고 나는 왜 내 미션은 달랐는지, 제일 처음 왜 영어로 지시가 나왔는지, 그 지시의 볼륨이 낮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내가 성공한 것인지 실패한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비참했고 기분이 이상했다. 곧 잠에서 퍼뜩 깨어났고 온몸이 너무 쑤셨지만 다시 잠들고 싶지 않았다. 이 꿈이 계속되는 것이 싫었고 기분이 나쁘고 온통 괴기스럽기만 했다. 잠에서 서서히 깨어난 후 나는 이전 꿈의 패턴과 내 마음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했다. 괴기스럽고 끔찍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앞날에 대한 모호함과 고민, 자신에 대한 고뇌, 인생에 대한 의문과 결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다. 다시 꾸고 싶지 않은 꿈이지만 어쨌든 인상깊었고 여기 길게 적어둔다. 내 꿈들은 보통 환상소설들이다. 

 

 

 

 

 

 

꿈 얘기가 너무 길어서 기력이 다 빠졌기 때문에 하루의 메모는 짧게 적는다. 그나마 어젯밤 청소를 해서 다행이었다. 저 괴기스러운 꿈을 꾸다가 9시 반 즈음 일어났다. 세스코에서 9시 50분에 방문을 해서 좀 멍한 상태로 점검을 받았다. 이후 다시 침대로 들어가 누워 있다가 정오가 다 되어서야 침실에서 기어나왔다. 계속 자고 싶었지만 간신히 시차 적응 중이라 억지로 일어났다. 목욕, 아점. 그리고 천천히 두어 시간 넘도록 차를 마시며 가벼운 책을 읽었다. 

 

 

폰 수리 과정에서 사진과 음악이 다 날아갔다. 용량 때문에 구글포토 백업이 중단된게 5월부터라 그 이후부터의 사진이 날아간 것이므로 많이 날린 건 아니지만 엄마와의 프라하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은 이 블로그에 올린 몇장과 엄마에게 보내드린 엄마 사진만 남았다. 음악을 도로 집어넣으려고 외장하드와 pc에서 파일을 찾아 폰으로 옮기느라 좀 피곤했다. 이 과정에서 옛날에 모아둔 mp3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우울해짐. 뭐 안 들은지 오래되긴 했지만, 분명 집의 옛날 pc나 다른 외장하드 어딘가에는 있을텐데... 

 

 

알리사와 코스챠의 이야기를 마저 쓰려고 했는데 예전 글의 마지막 파트를 올리고(이 글은 파트 1,2는 공개되어 있고 3~오늘 올린 파이널인 5까지는 암호를 걸어두었다. 암호는 파트 2 말미에...) 저녁 먹고 이래저래 멍때리다 보니, 그리고 생각보다 꿈 얘기 정리가 길어져서 벌써 밤이 늦어졌다. 기력이 모자라서 오늘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런데 내일은 업무 때문에 줌회의도 해야 하는데... 내가 그런 그로테스크한 꿈을 꾸는 것도 당연하다.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과 현실적 고민 사이에서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고 상황은 갈수록 비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티타임과 오늘 도착한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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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요즘,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 풍경. 영상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캡처함. 그리운 풍경이다. 

 

 

이번주가 어떻게 어떻게 마무리되었다. 아직 여독 때문에 머리가 멍하다. 화요일 오후에 귀국했고 수요일부터 출근해 일에 파묻혀 있었다. 오늘은 오후에 면접심사가 잡혀서 당초 잡혀 있던 진료를 오전으로 변경, 할수 없이 오전 반차를 냈었다. 정신없이 잤다.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잤고, 길을 찾지 못하고 지하철인지 버스인지 하여튼 헤매는 꿈을 꿨던 것 같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지하철로 한시간 가량 쭉 가야 해서 무척 피곤했다. 

 

 

진료에서 요즘 일어나고 있는 너무나도 감당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얘기했다. 이건 너무 막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확장되면 그만둬야겠다고도 얘기했다. 정말이지 갈수록 태산이랄까. 

 

 

점심을 대충 챙겨먹고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하다가 직원 한명과 면담을 좀 하고, 인턴 지원자들 면접에 들어갔다. 면접은 참 지치는 일이다. 특히 오늘처럼 조별 면접을 진행하면 더욱 그렇다. 시간 배분도 해야 하고 비중과 내용이 비슷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한번에 세명씩 끊어서 면접을 해야 하니까. 오늘은 머리도 멍하고 좀 지쳤다. 

 

 

업무를 마친 후 귀가했다. 지하철에서 잠깐 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귀가해서는 괴로워하며 청소를 했다. 내일 일어나서 하려 했지만 세스코에서 내일 오전에 정기점검을 온다고 연락이 와서 어쩔 수 없이... 여행 가기 전날 청소를 했지만 역시나 집안에 먼지가 한가득. 너무너무 피곤하다. 주말에 완전히 뻗어 있고픈데 내일은 세스코 점검 때문에 늦잠을 못자고 일욜 오후엔 업무 줌회의를 해야 한다. 먹고 사는 건 힘든 노릇이다. 하여튼 내일은 출근은 안하니까 뻗어서 자야겠다. 쥬인도 보고픈데 일단 이번주말에 몸을 복구하고서... 

:
Posted by liontamer

 

 

 

간밤에도 피곤해서 쓰러져 잤지만 역시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았고 새벽 2시에 깨어버렸다.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약을 반알 더 쪼개먹고 다시 잤다. 알람이 5시 40분에 울렸을때 정말 너무 피곤해서 '아 모르겠다, 지하철 앉아 가는 거 포기' 라고 생각하며 40분 정도 더 자고 일어나 출근. 이렇게 출근해도 8시 전에 도착하긴 하지만 지하철에는 자리가 없다.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잠을 선택했으니 어쩔 수 없음. 

 

 

너무 피곤해서 오늘 오전에 직원 한명과 업무 및 기타사항으로 면담을 하는데 눈꺼풀과 뺨이 부들부들 떨리고 손이 너무 저렸다. 마그네슘 먹어야 하는데... 지쳐서 혈액 순환도 잘 안되나보다 ㅠㅠ 여독과 시차 탓도 있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과제들 때문에 중압감이 몰려와서 그런 것도 있다. 

 

 

점심때 폰을 찾으러 갔다. 초기화해서 카톡이나 포털, 은행 앱 등은 모두 정상화가 되었지만... 사진과 영상, 음악이 다 날아갔음 ㅠㅠ 구글포토를 쓰다가 용량이 다 차서 5월 중순부턴 백업을 안하고 있었고 아이클라우드도 안썼더니만... 그래서 프라하에서 엄마랑 찍은 사진들과 얼마 안되는 동네 사진 다 날아감 ㅠㅠ 엄마에게 톡으로 보내드린 사진들은 건질 수 있겠지만 그외 모든 사진은 없어짐. 이게 뭔가 ㅠㅠ 이러려고 요번에 그렇게도 사진을 안찍은건가 싶기까지 함. 사실 요번엔 엄마 사진 외엔 거의 찍은 게 없고 일요일에 딱 한시간 산책나가서 찍은 게 전부라 없다고 큰일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속상하다. 그리고 액정 바꾸고 백업 초기화한 후 모든 앱들에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하고, 전화 걸때 이상하게 자꾸 화면이 꺼지고 배경화면에 사진 까는 것도 뭔가 이상해짐. 그냥 폰을 바꿨어야 했어 흑흑. 그런데 액정 바꾸는데 16만원이나 들었기 때문에 이래놓고 폰을 바꾸려니 좀 억울해진다. 그리고 나는 게으르고 또 힘드니까 분명 폰 바꾸러 가지도 못할거야... 

 

 

업무 덤터기 관련해서... 윗분이 최고임원께 공식적으로 (아주 톤을 다운시켜서) 문제 제기를 했고 이것때문에 차석임원 및 함께 공모한 본부장은 당황해서 뒤늦게 대화를 하자고 하심. 그러나 이미 넘길 거 다 넘겨놓고 요식적 절차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라 전혀 기대가 되지 않음. 어쨌든 나는 그 본부장과 오늘 통화를 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말씀은 드렸다. 여러가지 문제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에게 그 업무를 보내게 된 부서 측에서도 전혀 관련 논의가 되지 않았었고 이것때문에 그쪽 부서장은 자기가 무능해서 그런가보다며 크나큰 자괴감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우리쪽에서는 그 부서가 일이 힘드니까 우리에게 떠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모든 것이 차석임원과 헤드쿼터 본부장의 작품이었고 정작 당사자인 우리와 그쪽 부서는 논의에서 아예 배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더 어이가 없었음. 그런데 얘기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심지어 이 덤터기 과제 때문에 일요일에도 줌회의를 해야 한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반찬을 잔뜩 놔두고 가셨음. 제발 쉬라고 하셨건만. 그래도 간밤엔 잘 주무셨다고 한다. 그리고 동생과 올케를 위해 산 옷을 오늘 저녁 같이 먹으며 건네주셨고 옷이 다들 잘 맞는다고 한다 :0 그나마 유일한 위안임. 너무너무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손목도 어깨도 등도 허리도 발목도 다리도 너무 아프다.

 

 

흑흑 날아간 사진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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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피곤한 상태로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나 시차 때문에 두어시간마다 자다깨다 반복, 그래도 원체 잠이 모자랐던 탓에 깼다가도 도로 잠들어서 새벽 5시 반에 일어났고 너무너무 쑤시는 몸 때문에 괴로워하며 출근을 했다. 원래 재택근무 신청했던 날이었는데, 그냥 좀더 자고 재택으로 일할까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밀려 있는 업무와 메일 100통의 압박 때문에 꾸역꾸역 기어나갔다. 

 

 

사무실에 7시에 도착한 후 오전 내내 업무메일들을 선별하고 읽고 정리하고... 업무 체크를 계속했다. 그리고 점심때는 핸드폰 액정을 고치러 갔다. 액정은 교체를 금방 했는데, 갑자기 구글 인증서인가 뭔가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카카오페이도 네이버도 접속이 되지 않고 은행 앱도 되지 않았다. 이게 액정 교체 때문에 폰을 열었을 때 뭔가를 건드린 건지, 아니면 검색을 해보니 ios 16 최신판에서 구글 인증 오류가 나서 아이폰 유저들이 골치아파한다는데 그것인지 모르겠다 ㅠㅠ 백업과 복원을 맡기긴 했는데 좀 불안함. 하여튼 수리센터에서 내 유심을 끼워준 임시폰을 들고 왔고, 중간중간 센터와 연락을 했다. 내일 점심때쯤 찾으러 가기로 했는데 초기화를 했는데도 그 오류가 나는 것 같다고 한다. 엉엉. 그냥 액정 바꾸지 말고 차라리 폰을 바꿀 걸 그랬나보다 ㅠ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 임시제한조치로 접속이 불가능하게 됨... 고객센터에 문의는 해두었는데... 아악 옛날엔 핸드폰 없이도 잘 살았는데 지금은 정말 폰의 노예...

 

 

자리 비운 동안 과제는 더 눈덩이처럼 커져 있었고, 윗분은 이 과제 때문에 급하게 해외출장을 가셨다. 그리고 본사의 몇몇 본부장과 차석임원이 한통속이 되어 이 과제와 연관된 골치아픈 업무를 통째로 우리 쪽으로 떠넘겼다. 이것 때문에 항의를 했지만 이미 자기들끼리 일사천리로 떠넘기기를 완료했다. 부서원들도 너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건 정말 답이 잘 안 나온다. 나는 이제 별로 화가 나지도 않음. 아마 임계치를 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러다 그냥 그만둘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정말 정신없이 졸았다. 온몸이 옆으로 자꾸만 기울어지며 옆자리 승객에게 몇차례나 부딪혔다. 너무 미안했다. 여독도 전혀 풀리지 않았고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곧장 일어나 출근하고 빡세게 일했으니 몸이 힘든 게 당연하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니 엄마는 간밤에 일찍 누우셨다가 한밤중 11시 반에 깨어서는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 한다. 시차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데... 엄마는 연세도 있는데. 그런데 어제오늘 계속 그간 비웠던 집 청소에 온갖 반찬 만들기, 그리고 심지어 김치까지 담았다고 한다 ㅠㅠ 일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푹 쉬어야지 그 여독 오래간다, 몸살난다고 내가 난리를 쳤지만 엄마는 '그래도 할일이 너무 많았다'고 하심. 심지어 오늘 수영장에도 가서 열바퀴나 돌았다고 ㅠㅠ 흑흑. 엄마 몸살나면 안되는데. 나도 이렇게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엄마는 더 힘들텐데. 

 

 

내일 제발 핸드폰이 문제없이 복원되기를... 일이 더 몰려오지 않기를... 

 

 

사진은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1992년. 발레 Voyage 화보. 이 작품은 영상 dvd를 가지고 있는데 막상 춤 자체보다는 화보들이 더 근사하다. 젊은 시절의 말라호프는 무용수로서 타고난 육체와 매력을 지녔고 특히 몸의 움직임과 양성적인 분위기가 아주 멋져서 좋아했었다. 미샤에 대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 이 사람의 영상과 화보도 여럿 참조했다. 오늘 이 사람 인스타에 이 사진이 떠서 올려본다. (폰을 수리 중이라 오늘의 사진 찍은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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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3. 20:30

6.13 화요일 밤 : 귀가 fragments2023. 6. 13. 20:30

 
 
 
엄마와의 여행을 마치고 귀가했다. 사진은 눈 붙이려고 침대에 누워 베란다 쪽 창을 보며... 방충망과 아파트 건물들을 보니 집에 돌아온 게 맞음. 

 
월요일엔 열한시 반 정도에 숙소에서 나와 체크아웃 후 짐을 맡겨놓고 엄마와 구시가지 광장, Artisan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고 세시 즈음 볼트로 택시를 잡아서 공항까지 갔다. 택시가 호텔 앞으로 오지 않고 광장 건너편 unicredit bank 앞에 주차를 해서 찾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다행히 잘 찾았고 시간 초과 추가요금도 받지 않았다. 가는 길이 밀려서 전에 가보지 않았던 산길로 가는 바람에 엄마가 상당히 걱정을 하셨고 나도 중간에 좀 걱정을 했지만 내가 볼트 앱의 지도를 보여드려서 좀 나아졌고, 무사히 공항에 도착. 택시비도 들어올 때의 반값이었다. 

 
공항에서 앉아 쉬다가 비행기를 탔다. 돌아오는 비행기도 꾸준히 기류 때문에 흔들렸다. 엄마도 나도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했고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팠다. 오늘의 비행은 상당히 힘들었다. 

 
인천공항에선 짐이 늦게 나왔다. 아빠가 마중을 나오셨고 나는 인사만 하고 따로 택시를 타고 귀가. 아빠는 엄마를 픽업하여 집으로 가셨다. 

 
3시 즈음 귀가해선 급하게 샤워만 하고 두어시간 좀 안되게 눈을 붙였다. 일어나서는 짐을 풀고 머리를 감고 욕조에 좀 들어가 있었고 밥을 조금 먹었다. 그리고 폰으로 업무메일들을 약간 확인했다. 메일이 100통 와있었다. 그리고 엄청난 과제들이 마구 덤터기로 씌워져 있었다. 일단 내일 출근해서 생각하자... 내일은 원래 재택근무 신청을 했었으나 밀려 있는 일이 너무 많고 온갖 문제들이 발생한 것 같아서 출근을 하기로 했다. 너무 피곤하다. 이제 곧 자러 가야겠다. 엄마가 몸살이 날까봐 많이 걱정이 된다. 푹 주무시고 여독이 풀릴 때까지는 잘 쉬셔야 하는데.
 

엄마는 한국이 제일 좋다고 하신다 :) 유럽 쪽은 한번 나가서 본 것으로 족하다고 하심. 



... 추가


참, 돌아오는 날 점심을 한국식당에서 먹음. 원래 가려던 작년 발굴 식당이 월욜 휴무라 숙소 근처이자 십년 전 머무를때 가끔 갔던 곳으로 갔는데 김치찌개는 그냥저냥, 엄마가 시킨 해물순두부찌개는 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 느끼함의 극치였다ㅠㅠ 엄마가 거의 못드셔서 나중에 계산받던 우리나라 남자 점원이 음식이 안맞으셨냐고 물어봤다 함. (나는 그때 화장실에 가 있었음) 엄마는 차마 그렇다곤 말못하시고 양이 많았다, 김치찌개를 잘 먹었다고 대답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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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근길에 급하게 걸어가다 찍어서 사진이 좀 흔들렸다. 수레국화를 닮은 그 꽃. 

 

 

아주 바쁜 하루였다. 최고임원께 보고를 드렸고, 과제는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혹을 더 붙이려고 들었던 차석임원은 그나마 좀더 스마트하신 최고임원의 교통정리에 잠시 입을 다무셨으나 분명 뒤에서 다른 본부들과 계속해서 혹붙이기 전략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 뻔하다. 윗분과 나는 보고를 마친 후 정신없이 대책회의를 했다. 이런 와중에 여행을 가느라 휴가를 내게 되어 윗분에게 좀 미안했다. 하지만 휴가를 잡을 땐 이 과제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었다! 반차를 냈었지만 남아서 윗분과 대책회의를 하고 전략을 짜느라 조금 더 늦게 나왔다. 

 

 

귀가하니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아직도 붉은 군대가 오지 않았다. 몸 상태는 딱 그날인데... 정말 내일 비행기 탈 때 오려나봐 ㅠㅠ 이제 부디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 오기만을 바란다. 너무 피곤해서 가방 꾸릴 것이 별로 안 남았는데도 느릿느릿 띄엄띄엄, 조금 전에야 마쳤다. 옷을 두어벌 바꿔넣느라 좀 골치가 아팠음. 

 

 

어쨌든 내일 드디어 엄마랑 여행을 가게 된다. 장거리 비행을 잘 견딜 수 있기를. 숙소 체크인까지 무사히... 엄마를 잘 챙겨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제발 일에 시달리지 않기를. 잠이 모자라니 늦지 않게 누워야겠다. 내일도 출근 때나 다름없는 시간대에 일어나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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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 19:39

6.1 목요일 밤 : 완전 녹초 fragments2023. 6. 1. 19:39





오늘도 아주 바쁘고 고된 하루였다. 아침엔 외근을 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했고 더워서 녹초가 됨. 새벽엔 오른쪽 종아리에 너무 심하게 쥐가 나서 엄청 괴로웠고 그 여파로 오늘 저녁 자전거타기는 생략했다.




쉽지 않은 미팅을 마친 후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와 몇시간 동안 거의 꼼짝도 못하고 죽어라 보고서들을 작성. 임원이 투하한 폭탄 과제에 대한 기획안과 해결해야 할 현안을 정리하고, 자존심 과다의 문제직원이 만든 보고서를 다 뜯어고치고... (그야말로 엉망이었음) 내일 4건의 보고를 해야 해서 그 자료들을 다 만들고 귀가.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아니 나 정말 모레 엄마랑 여행 가는 거 맞는 거야??? 내일 임원 보고해야 하는 것도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게다가 또 과제를 왕창 줄텐데... 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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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알림 문자가 왔을 때 나는 출근 지하철 안이었다. 잠이 너무 모자라서 피곤하게 졸고 있었는데 홍제 부근에서 갑자기 요란하게 경보음이 울려댔다. 차량 안의 모든 승객 폰들이 울려대니 정말 깜짝 놀랐다. 문자에는 원인이 전혀 나와있지 않으니 설마 공습경보인가, 서울에 뭔가가 떨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포털도 접속이 되지 않자 순간 정말 공포에 질렸다. 움직이는 지하철 안이니 도망칠 곳도 없고, 막상 다음역에 멈춰섰을 때에도 내려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런 판단도 안됐다.

 

 

엄마는 부천에 계시지만 아빠는 직장 때문에 서울에 계셨으므로 너무 걱정이 되어 아빠에게 전화부터 드렸다. 아빠는 뉴스를 틀어보겠다 하셨고 그 사이 나는 트위터를 검색했다. 사이렌소리 태그로 줄줄이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타임라인에서 북한이 미사일 쐈다는 속보를 누가 캡처해 올려주었고 그때 아빠가 다시 연락해 뉴스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다고 전해주셔서 한시름 놓았지만 이후 또다시 위이이잉 하고 재난문자가 와서 또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오발령. 그리고 또 잠시 후에는 서울시에서 오발령 아니고 미사일 때문에 그런 거라고 문자가 옴. 이게 뭔가. 화도 나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하긴 서울에 미사일 떨어진 거였으면, 10분이나 지난 후 재난문자가 왔으니 피하기는커녕 이미 상황종료고 문자 볼 겨를도 없이 다 끝났을듯. 욕을 잔뜩 쏟아붓고 싶지만 오늘도 격무에 지쳐서 이제 화낼 기력도 없다. 

 

 

가장 슬픈 현실은 그렇게 재난문자와 경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려댔지만 지하철 안의 새벽 출근 승객들 중 누구도 다음역에서 하차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출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도 포함됨. 이래도 되는 것인지 ㅠㅠ 우리나라 사람들 너무 불쌍하다. 출근지옥 노동지옥. 이게 정말 이래야 하는 것인가. 

 

 

종일 바쁘게 일했다. 오후엔 두시간 가까이 여러 안건으로 회의도 했다. 금요일에 최고임원이 나타나실 예정이라 이분이 연초부터 떨어뜨린 무시무시한 과제들과 지난주에 추가한 더욱더 어마무시한 과제에 대해 보고를 하러 가야 해서 골치아픈 자료도 만들어야 하고 내일은 오전에 외부 출장을 가서 이 문제로 상당히 껄끄러운 분과 회의를 해야 한다. 차석임원은 슬슬 책임회피를 하면서 더욱더 일을 배가시킨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버거운 일을 계속해서 주는 것도 모자라 예산도 인력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일들을 하라고 하면 뭘 어떻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토요일에 엄마와 여행을 가는 게 맞는지 실감도 안 나고. 그 와중에 몸은 너무 힘든데 이게 딱 비행기 탈 때쯤 그놈이 올 것 같음. 아 정말 나쁘다. 부디 비행기 타는 날만 피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올 거라면 오늘 왔으면 나았을텐데 ㅠㅠ 

 

 

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부디 뒤척이지 않고 어서 잠들어서 푹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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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30. 21:07

5.30 화요일 밤 : 꽃, 피곤한 하루 fragments2023. 5. 30. 21:07

 

 

 

 

잠이 너무 모자라서 종일 졸리고 피곤했다. 7시도 안되어 사무실에 도착했다. 밀려 있던 일을 하느라 바빴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빡빡한 회의 일정들로 가득했다.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부서원 면담도 진행했다. 그래도 오늘로 면담은 다 마쳤다. 이 면담 결과 지난달 말부터 내 마음을 너무 힘들게 했던 <직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들>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명확해졌고 이 문제로 내가 너무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사진은 지난주에 다른 부서에서 얻어온 꽃들. 연휴 동안 내버려두었던 탓에 시들었겠거니 했지만 새벽 출근을 해보니 나름대로 싱싱해서 대를 좀 잘라내고 물을 갈아주었다.

 

 

너무 바빴고, 최고임원이 내던진 과제들 때문에 빠듯한 시간을 쪼개 다른 회사와 미팅도 했다. 별다른 수확은 없었고 미팅 내내 너무 졸려서 억지로 참아야 했다. 몸이 피곤하긴 한 모양이다. 

 

 

내일도 빡센 회의가 잡혀 있다. 곧 자러 가야겠다, 너무 피곤하다. 꽃 사진 한 장 더 붙여놓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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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밖에 나다니지 않고 주로 집에 있었는데도 아침에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파서 고생을 했다. 아마 잠이 안와서 한참 뒤척이다 일찍 깼다가 다시 잠들어 아주 얕게 자다깨다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번 연휴는 주로 여행 준비를 하며 보냈다. 토요일에는 미용실에도 갔었고, 오늘까지는 가방을 꾸리고 엄마와의 여행을 준비했고 필요한 예매와 스케줄을 조금 짰다. 투어를 신청하려다 실패한 탓에 내가 엄마를 모시고 교통과 숙소, 관광지 입장 등을 준비하기로 해서 손이 좀 갔다. 그래도 가방은 오늘까지 거의 다 꾸려서 이제 주중에 도착하는 자질구레한 물건과 서류 몇부만 출력해 준비하면 될것 같다. 여행가방 꾸리는 건 정말 너무 피곤함. 엄마와 지내야 하므로 좁은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를 예약했는데 이런게 일장일단이 있어서 가봐야 알것 같다. 돈은 좀 많이 들이긴 했는데... 하여튼 '헤어드라이어 있어요?' 라는 질문을 보냈더니 있다는 답변이 왔음. 그런 질문까지 해야 하느냐고 하신다면... 여태 머물렀던 아파트들에 드라이어 없는 경우가 왕왕 있어 낭패였기에.

 

 

그외엔 내내 역시 우울했고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오후에 아점 먹고 차 마시려던 즈음 쥬인에게서 전화가 와서 한참 통화를 했다. 최고임원이 마구 일을 내려꽂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니 쥬인이 이건 정말 너무 심하다, 이제 정말 너 그만둬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흑흑 나도 하루에 수십번씩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ㅜㅜ 

 

 

이전까지 나는 두꺼비랑 황소 없는 콩쥐 같은 느낌이었는데 최고임원 때문에 이제는 한술 더 떠서 러시아 민화에 나오는 바보 청년이 된것 같다. 이바누슈카나 에멜리얀 뭐 그런 순박한 바보 청년에게 나쁜 왕이 도저히 완수할 수 없는 과제를 내리는 것이다. 그중에도 세상 최고 미인을 데려오라고 하거나 용을 무찌르고 오거나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은 진주를 구해오라는 뭔가 환상적인 과제가 아니라, 그저 암담하고 무시무시한 노동 과제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즉,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요 맞은편에 궁전을 하나 짓고, 그 앞에는 큰 강을 파고, 그 위에는 거대한 배를 띄우고 배에 오를 수천명의 병사들을 집합시켜 놓아라' 와 같은 과제이다. 이건 환상이나 동화적 느낌도 없고 그저 무지막지한 노동과 말도 안되는 명령일 뿐... 거기에 나는 곱사등이 망아지도 회색늑대도 현명한 은자도 봄과 겨울의 정령도 없다... 두꺼비와 황소도 없는데 저런 도움의 손길들이 어디서 나타나겠는가. 자꾸만 눈앞에는 밑 빠진 독을 채우고 뭉툭해진 호미로 자갈밭을 매다가 궁전을 짓고 강을 파고 배를 끌어오고 징집을 하러 다니는 내 모습이 아른거린다. 아무도 안 도와주고 ㅜㅜ 이렇게 옛날 이야기를 빗대어 적고 있노라면 뭔가 조금은 귀엽고 덜 힘들어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정말 너무 힘이 들어서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렵다. 

 

 

만일 엄마와의 여행 중에 회사에서 계속해서 업무연락이 오면 나는 더이상 제어를 못할지도 모른다 ㅜㅜ 내일 출근이 너무 두렵다. 온갖 과제들이 더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 호화찬란한 궁전을 짓고 강을 파고 배를 띄우고 병사들을.... 아 모르겠다. 정말 다 그만두고 일년만 쉬고 싶다. 너무 지쳐서 울고만 싶다. 

 

 

오늘은 늦게 일어났고 가방 꾸리고 여행 준비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다. 어제도 많이 쓰지 못했는데, 사실 정서적 흐름으로는 이번 연휴때 집중했으면 끝낼 수 있었는데 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결국은 여행 다녀와서 마무리를 할 것 같다. 딱 마무리하고 가면 좋았을텐데. 토요일에 떠나는데 그 사이의 나흘이 너무 걱정이다. 일이 무섭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오늘은 비가 안 와서 집도 별로 어둡지 않았는데, 요즘 기력이 없으니 전처럼 사진을 찍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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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종일 비가 왔다. 아마도 날씨도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종일 기분이 너무 가라앉고 우울했다. 쉬는 날인데도 그랬다. 가장 큰 원인은 분명 작금의 업무 상황이다. 이미 본질적인 고민이 지속되어 왔던 가운데 그야말로 폭군처럼 몰아치는 최고임원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과중한 요구와 이것을 따라갈 수 없는 현실이 추가되면서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하고 답답하기 그지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너무 지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더이상 뭔가를 타개하고 소위 진취적으로 만들어나가고 <큰>, <대단한> 과제를 수행할 기력이 없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고. 더 깊이 들어가면, 이러한 과제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정치적 사회적 배경과 경향성이 나라는 인간의 마음이나 가치관과 심각하게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일 수도 있다. 너무, 너무 지치고 우울하다. 

 

 

이런 상황에서 토요일에는 엄마와 그간 기다려왔던 여행을 가느라 휴가를 며칠 올려두었는데, 이 여행은 당연히 취소할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다만 여행 동안에도 계속해서 회사에서 연락이 올 것 같아서 너무 부담스럽고 기분이 좋지 않다. 아 모르겠다, 엄마와 여행 중에 거지같은 요구들이 몰려오면 '이거야말로 정말 비인간적인 상황이다'라고 분노하여 마침내 그만둘 용기를 얻게 될지도.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고 자다깨다 얕은 잠을 반복했다. 그리고는 여행 도중 엄마와 근교 다른 나라의 도시에 당일치기 투어를 예약해두었던 것이 바틋한 일정과 소수의 인원이라는 이유로 취소되어 '에잇 그러면 그냥 버스 타고 가고 내가 엄마 안내해드리고 하루 자고 오지 뭐. 어차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엔 너무 멀고 빠듯했어' 로 선회하여 레지오젯 버스와 현지 숙소를 예약하느라 침실에서 늦게 나왔다. 그리고는 늦은 점심. 차 한 잔. 이후에는 산만하게 가방을 꾸렸다. 나는 가방 꾸리는 것을 정말 너무너무 싫어한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여행을 앞두면 설레는 것이 아니라 짐 꾸릴 생각에 스트레스만 가득하다. 비행기 타는 여행도 적지 않게 다녔는데 이 스트레스는 어째서인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방 꾸리면서도 너무너무 피곤하다. 우렁이가 정말 필요하다. 엄마를 모시고 가니 예전엔 챙기지 않았던 햇반 등속을 챙기게 되었다. 하여튼 이제 70% 정도는 꾸렸으니 나머지는 내일, 그리고 가기 전날.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엄마는 가방 꾸리는데 전혀 스트레스가 없으셨고 이미 많이 싸두셨다. 그리고 여행이 다가오니 무덤덤하던 것이 이제 설렌다고 하셨다. 엄마가 많이 즐거워하셨으면 좋겠다. 나도 엄마랑 같이 가는 게 좋다. 좀더 예전에도 이렇게 엄마랑 좀 다닐 걸 싶어졌다. 아빠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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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종일 가방 꾸리느라 글을 한 줄도 못썼다. 간밤에 3분의 2페이지 가량 쓰고 잤는데, 알리사가 마음속의 괴로움을 털어놓는 장면이라 쉽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코스챠로부터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알리사에게로 돌아오고, 또 등장하지는 않지만 도처에 존재하는 미샤에 대한 언급도 계속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은 1981년 가을이며, 이 글들의 우주에서는 미샤가 파리에서 체포되어 수용소에 갔다가 풀려난 무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 며칠 동안은 예전에 썼던 수용소 이야기를 다시 넘겨보고 있다. 그 글을 쓴지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그 글을 쓰던 시기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몇년도 되지 않아 꼬리를 잇고 일어났다. 그래서인지 그 글은 쓰는 순간보다도, 이미 다 쓴 후, 시간이 지난 후에 더 고통스러운 것이 되었다.

 

 

작년 내내 게냐와 리다의 이야기를 쓰느라 글쓰기의 측면에서는 감정적으로 긴장된 상태였고, 그 글을 마친 후 좀 기분전환도 할겸 가벼운 소품을 쓰려고 코스챠와 알리사의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결국 나는 수용소와 알리사의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마도 허구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현실 세계의 나 역시 그 시기와 어쩌면 조금은 비슷한 뭔가를 겪고 있으며 거기서 아직도 자유로워지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제 조금 더 쓰다가 자야겠다. 가방 꾸리느라 그런지 갑자기 너무 졸리고 온몸이 무거워져서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늘도 비가 와서 어두웠기 때문에 티타임 사진은 서너 장밖에 못 찍었다. 그래도 맨 아래 접어둔다. 장미가 이제 활짝 피어났다. 간밤에 피어나기 시작할땐 향이 좋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장미향이 별로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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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몸이 힘들었다. 과로 때문에 완전히 녹초가 되었기 때문인 듯하다. 귀가해서 침대에 누운 후에도 계속해서 멀미가 나고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잠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새벽에 두어번 깼고 잠을 좀 자긴 했지만 이번주의 수면 부족을 제대로 벌충하지 못해서 미용실 다녀온 후 오후에는 너무 졸리고 피곤했다. 날씨 탓도 있는 것 같다. 비가 종일 주룩주룩 내렸다. 

 

 

10시에 미용실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어쨌든 8시 반쯤 일어났다. 배가 아파서 좀 고생을 했다. 역시 몸이란 참 정직하다.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그대로 반영되어 몸이 아픈 것이다. 아침에 배송된 장미를 다듬어 꽂아둔 후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미용실에 갔다. 두달도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새치집중구역이 상당히 확산되어 있었다 ㅠㅠ 그래도 가장 이른 시간대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지난번처럼 기다리지는 않았고 한시간 반만에 모두 끝났다. 

 

 

귀가하면서 다이소에 들러 자질구레한 여행준비물을 좀 샀다. 비가 와서 오가는 것이 불편했다. 집에 도착하니 정오가 좀 넘어 있었다. 청소를 하고 목욕을 한 후 귀찮아서 아점으로는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리고는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며 조금 쉬었다. 이때쯤 너무 졸리고 온몸이 두들겨맞은 듯 피곤하고 아팠다. 그날이 일찍 오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차라리 이번 연휴 동안에 나타나주면 좋은데... 주기 상으로는 여행과 딱 맞춰서 도래할 것 같다. 망할놈 ㅜㅜ 비행기 타는 날 제일 아픈 시기만 아니기를 바람. 

 

 

중간중간 가방을 조금 챙겼다. 입고 갈 원피스 몇장을 골라내고 바지와 셔츠, 속옷과 양말 따위를 한무더기 모았다. 이제 예쁜 옷이고 나발이고 편한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방금 전에는 메이크업 파우치를 대충 챙겼다. 이것도 예전보다 훨씬 단출하게 챙겼다. 

 

 

오후 늦게는 글을 쓰려고 파일을 열었으나 몇 줄 쓰지 못했다. 이 메모를 마친 후 조금 써보다 자야겠다. 피곤해서 쓰기 어려운 것도 있고, 무게중심이 코스챠에서 알리사로 조금 옮겨갔기 때문인 것도 있다. 알리사의 대사를 쓰는 것이 무겁고 슬프다. 

 

 

너무 피곤하다. 연휴라서 다행이다. 계속해서 마음이 우울하고 너무 지친다. 일이 너무 과중하니 직원들 때문에 속썩던 것조차 잊힐 지경이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ㅠㅠ

 

 

 

 

 

 

 

오늘 도착한 장미. 티타임과 꽃 사진 몇장 접어두고 마무리. 비가 와서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사진은 몇 장 안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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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26. 20:44

5.26 금요일 밤 : 너무 힘들다 fragments2023. 5. 26. 20:44







점심 먹고 들어오다 거리 한켠에서 발견한 꽃. 이름은 모름.




너무 지친 채 돌아왔다. 다른 본부 선배가 내게 어디 아프냐고 물었고 그저 일에 치어서 그렇다고 답변. 그런데 지하철에서도 놀랍게도 힘들어보인다며 자리 양보를 받았다. 안색이 안 좋았나보다. 얼굴이 정말 반쪽이 되었다. 그런데 둥실둥실은 여전하고 심지어 힘들어서 몸은 부은 것 같다.




지치긴 했고 숨도 답답하고 힘들긴 했다.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 임원들의 지시에 따라 몇십억짜리 사업 제안서를 만들고 예산을 짰으니까... 이 일은 정말로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간과 인력과 확보된 예산 아무것도 없는데 그간 다져진 문서능력과 예산 구성 능력을 발휘해 반나절만에 사업계획서를 급조한들 실제로 해나갈 방도가 없고, 무조건 빨리 해내라는 막무가내식 명령 하에서 뭘 어떻게 할수 있을지 너무 암담하다. 일을 해낼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줘야 할것 아닌가.





양보받은 자리에 앉아 돌아왔는데 앉아있는 것도 너무 힘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과로의 증거인가 싶다. 어제와 오늘 계속 새벽 4시에 깨서 못 잤다. 너무 스트레스가 크고 업무가 과중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면부족과 과도한 두뇌혹사로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 오전 일찍 미용실도 가야 하고, 이제 더이상 미룰수 없이 가방도 꾸려야 한다. 너무 일에 치이고 지쳐서 여행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엄마는 설레며 기대하고 계신데. 나도 엄마랑 즐겁게 다니고 싶은데. 그래도 주말에 출근 안하는게 다행이다. 좀 자면 나아지겠지. 여행 가기 전에 코스챠와 알리사의 이야기도 마치려 했는데, 흐름이나 분량상 그럴수 있을것 같았는데 너무 지쳐서 연휴 동안 집중할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1차목표는 짐꾸리기와 휴식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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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다른 회사 심사를 하러 갔는데 잠깐 시간이 비어서 마셨던 페퍼민트 차. 페퍼민트 차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은 몸이 힘드니까 홍차는 주말에만 마신다. 

 

 

너무 힘든 하루였다. 연달아 계속 더욱더 일이 커지고 늘어나고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다. 최고임원의 빅픽처와 엄청나게 급한 성격에 처음엔 주먹만하던 과제가 매일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금은 집채만하게 바뀌었고 곧 고층건물 크기가 될것 같다. 나는 이 일들을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차석임원에게 좀전에 전화가 와서 더욱더 불어난 과제에 대한 지시를 들었고 '그런데 정말 걱정이 됩니다. 누가 이 일을 할수 있을까요? 누구에게 실무를 줘야 하죠?' 하고 정말 불만 단계도 아닌, 그야말로 순수한 질문과 하소연을 했다. 이 과제에 대해서는 실무자도 가용인력도 없으니까. 심지어 예산도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이분은 모른척하셨다. 어쩌라는 말인가. 거기에 온갖 이상하고 향후 문제소지가 될 것들이 덕지덕지 붙고 있다. 이게 혹시 나의 오래된 깊디 깊은 고민, 즉 '일을 그만둬야 하는가'라는 고전적이고도 본질적인 고뇌에 '이래도 너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느냐?'라며 쐐기를 박고 있는 게 아닌가 정말 절실하게 의문이 된다. 

 

 

이 와중에 오후엔 얼마전 덜컥 받아버렸던 심사를 하러 택시를 타고 멀리 가야 했다. 대중교통이 애매한 곳이라 왕복 택시비를 계산하니 심사비에서 제하면 정말 얼마 되지 않음. 게다가 이 심사를 수락했던 건 임원이 내던진 이 무서운 과제가 생겨나기 전이라 대충 일정 계산해서 된다고 생각하고 받았던 건데... 지금은 ㅠㅠ 심사도 굉장히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라 끝나니 무척 지쳤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도 업무 통화. 귀가해서도...

 

 

거기에 업무 중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아랫집으로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ㅠㅠ 오래된 아파트라 배관이 낡아서 세탁기 오수 배관에 문제가 있는지, 아랫집에 가보니 정말 물이 새서 비닐봉지로 묶어두고 있었다. 이것은 업자를 불러 수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일하느라 집에 없고... 아랫집 주민분도 다음주 수요일까지는 집에 없으니 그 이후부터 공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동안 나는 세탁기를 쓸수가 없다. 망할 관리사무소에서는 이런건 주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아서 내가 알아서 철물점이든 수리업체든 섭외해서 수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엄마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는데 다행히 엄마가 아는 분이 있어서 다음주에 와주시기로 했다. 보험이 제대로 될지도 잘 모르겠고.... 방금 손빨래를 해서 손목 통증이 도지는 느낌이다. 아 만사가 정말 왜 이럴까. 혼자 스스로를 부양하며 살아가는 거 너무 힘들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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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문제 때문에 아랫집도 다녀오고, 엄마랑도 통화하고 그 이후 다시 윗분과 통화해서 임원들의 무지막지한 지시에 대해 설명해드렸다. 윗분도 너무 충격... 윗분은 길가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계속 두들겨맞고 있는 기분이라고 하셨다. 나는 '저는 더 심한데요, 전 트럭에 연속으로 들이받히는 기분이에요' 라고 했다 ㅠㅠ 말이 씨가 될지 모르니 무르자. 

 

 

여행 준비는 하나도 못하고 있다. 여력이 나지 않는다. 너무너무 지쳐서. 울고 싶지만 울 기력도 안 생김. 혹시 이럴 것을 예감한 선생님이 지난주에 '정말 힘들때 한알씩만 먹어라' 하며 약을 추가 처방해주신 것인가 싶다. 그 약만은 먹고 싶지 않아서 아직은 버티고 있다. 이러다 너무 지치면 머릿속에서 뭔가 툭 끊어지면서 사직서를 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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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24. 20:18

5.24 수요일 밤 : 눈덩이 fragments2023. 5. 24. 20:18






힘든 하루였다. 어제 최고임원이 내던진 과제는 아주 어렵고 큰 것이었다. 그것이 오늘 눈덩이처럼 더 불어났다. 거기 더해 여러가지 추가적인 어려움과 실망감, 온전한 피로와 일말의 환멸이 뒤따랐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심플한 방식으로 구조화해서 히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이 일들을 해나가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내 가치 체계와의 충돌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절대적, 객관적 기준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나 자신의 가치와 마음의 문제이다.




바쁜 와중에 내일 다른 회사에서 요청한 심사에도 가야 한다. 괜히 받아들였다 ㅠㅠ 이미 거절하긴 늦었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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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23. 20:53

5.23 화요일 밤 : 플라나리아도 아니고 fragments2023. 5. 23. 20:53

 

 

 

우리 아파트 단지 담장에 장미가 피어서 들어오는 길에 찍었다. 그런데 마침 해질녘이라 빛이 많이 반사되었다. 

 

 

매우 고된 하루였다. 빈틈없이 꽉 짜여 있던 일정 중 딱 하나가 상대방의 일정 때문에 취소되었다. 그외에는 다 그대로 진행되었고, 거기에 최고임원이 정말 너무 큰 과제를 또다시 턱 던져놓았다. 손발이 되는 직원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을 과제이다. 윗분과 함께 대처방안을 논의하면서도 암담했다. 간부회의에서 최고임원은 모두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며 느려터졌고 전반적으로 큰 문제라고(이 모든 것은 매우 순화해서 쓴 것임) 무척 질타를 하고 화를 내셨다. 입장을 바꿔놓는다면 나도 그분이 왜 그러는지 아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그간 몸담았던 다른 곳들과 지위를 생각하신다면 우리 회사는 너무 제약이 많고 여러가지 장애물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가용할 자원이 없으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하다. 너무 지쳤다. 

 

 

이러한 회의들의 연속, 문제해결과 해결되기도 전에 계속해서 몰려오는 무서운 과제들. 그리고 오후 늦게는 속썩이는 직원 중 또 다른 한명(가장 속썩이는 인물들은 아니다만 어쨌든 이 사람도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킴)과 한참 면담을 했다. 오늘도 가급적 들어주는데 집중했다. 이 사람은 자기 감정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객관적인 판단력이 많이 부족한데 본인은 당연히 그 사실을 모른다.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아주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좀 충격적일 정도로. 그리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아주 왜곡하는 경향도 있다. 지친다. 

 

 

 

면담을 마치고 퇴근하는데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정신없이 졸면서 왔다. 평소보단 좀 늦었고, 온몸이 두들겨맞은 듯 힘들어서 운동도 생략했다. 파란 원피스를 다시 입어보니 전보다 꽉 낀다... 역시 중간에 심적으로 힘들어서 운동 안하고 막 먹었던 결과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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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땐 내가 예전에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선배님이 오셔서 같이 밥을 먹었다. 이분은 작년에 퇴직을 하셨다가 최근 동종업계 임원으로 돌아오셨다. 윗분과 다른 선배까지 함께 밥을 먹었다. 다시 뵈어서 좋았다. 이것과 사진의 장미만이 오늘의 좋았던 점이다. 선배님과 단둘이었다면 고민을 좀 많이 토로했을 것 같은데 여럿이라서 그러지는 못했다. 사실 너무 지치고 심신이 다 닳아서 많이 힘이 든다. 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삶이 그렇다.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다음주 토요일에 엄마와 여행을 가는데 지금은 그것을 잘 준비해서 가는 것만이 목표이다. 그런데 사실 준비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고, 엄마를 잘 모시고 다녀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민과 힘든 점들을 엄마에게 토로하게 될것 같아 좀 걱정이다. (우리 집은 부모자식 간에 그런 고민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문화가 아니었고 나도 원체 부모님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말을 잘 못한다) 그런데 요즘은 힘들다는 말은 웬만하면 입밖에 내지는 않지만 매일 밤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며 안부인사와 그날그날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위안이다. 나이를 먹으면 원래 더 독립적이 되어야 하는 걸텐데.

 

 

 

 

 

 

하여튼 잠도 모자라고 너무 피곤하니까 이제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부디 내일은 다른 과제가 또 생겨나지 않기를... 무슨 플라나리아나 도마뱀 꼬리도 아니고, 하나 잘라내면 그 자리에 두개가 돋아난다. 히드라도 그랬던 것 같은데... 다 싫어하는 것들이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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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22. 20:40

5.22 월요일 밤 : 바쁘고 정신없고 졸림 fragments2023. 5. 22. 20:40

 

 

 

월요일답게 잠이 모자랐고 또 매우 바쁜 하루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 앉았고 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아주 바빴다. 직원 면담도 두개나 연달아서 했고, 또 최고임원으로부터 갑작스러운 과제가 떨어져서 그것을 해결하러 동분서주했으나 내 힘으로만은 안되는 일이라 내일 다시 전문가들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내일은 아침부터 퇴근 시간까지 중간에 한치의 틈도 없이 빽빽하게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물리적으로는 내일이 가장 바쁜 날이다. 역시 신경쓰이는 직원을 포함해 두명이나 면담이 잡혀 있고, 온갖 회의들이 가득한데 오늘의 갑작스러운 지시에 최고임원에게까지 가야 한다. 머리가 어지럽다. 

 

 

잠이 많이 모자라서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뭘 더 써야 할지도 모르겠음. 이번주를 무사히 버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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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21. 19:51

5.21 일요일 밤 : 주말이 다 갔음 fragments2023. 5. 21. 19:51

 
 


 
어제는 그렇게까지 늦지 않게 잠들었다. 지쳤었나보다. 대신 아침 일찍 깨어나서 한참 뒤척이다 한시간 가량 살풋 새잠이 들어서 결국은 피곤한 상태로 일어났다. 꿈도 이것저것 꿨다. 기억이 지금은 잘 나지 않으니 다행이다.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좀 썼다. 어제 썼던 부분을 통째로 들어내는 대신 상당 부분 고치면서 이어서 썼다.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구간이라 집중해서 한시간 이상 계속 쓰기가 쉽지 않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쓰는 것 자체는 지속적으로 쓸 수 있었지만 내 마음이 좀 버거웠다. 그래서 자전거를 좀 타고, 욕실 청소와 목욕을 하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좀 쉬었다. 이제 다시 글을 이어서 쓰다가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다시 일주일이 시작된다. 이미 기운이 없어서 큰일이다. 이번주에 할 일이 아주 많은데...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봐야지. 
 



 
.. 연초부터 계속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아마 쓰는 행위가 나를 어느 정도는 지탱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와 오늘, 아마 내가 쓰지 않았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도 쓰고 있다. 



 
오늘 사진은 세 장이 전부. 황사 때문인지 날이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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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얼마전 별다방에서 새로 나왔다는 레몬크림 케익인가 뭔가를 사보았다. 맛은 그저 그랬다. 3분의 1쯤 먹었다. 그래도 사진은 이쁘게 나왔다. 

 

 

어제 너무 지치고 힘든 채 잠들었다. 자고 나니 기분은 한결 나았다. 어제 거의 의식적으로 자신의 의식이나 반발감, 이성 등을 많이 차단시킨 채 버텼는데, 아마도 잠과 휴식이 좀 도움이 되었는지 감각이 좀 되살아나서 깨어난 후 오후까지는 뒤늦게 분노가 치밀어오르고 어제 문제의 인물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비합리적인 얘기들을 지껄였는지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었다. 그건 거의 정상적인 분노였고 짚어보고 응당 빡쳐야 할만큼 빡친 후에는 다시 나아졌다. 아마 글을 좀 써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면 아직도 매우 가라앉아 있었을 것 같다. 

 

 

하여튼 오늘은 원래 계획했던 독서, 차 한 잔, 글쓰기, 여행가방 아주 조금 꾸리기를 클리어했다. 가방 꾸리기란 세면도구 챙기기가 전부였지만 원래 세면도구, 화장품, 옷 챙기는 게 가장 큰 괴로움이므로 이 정도면 오늘의 미션은 다 완료했다고 본다.

 

 

오후에 글도 열심히 한 페이지 반을 썼는데 아무래도 통째로 들어내야 할 것 같아 좀 아깝다. 이야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톤이 좀 달라서. 이 부분은 뒤로 들어내고 시점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 이 메모를 마친 후 그 파트로 되돌아가야 함. 흑, 그럼 결국 오후에 쓴 건 도루묵...

 

 

아마도 알리사에 대해 쓸 때면 거리감 조절이 좀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알리사에 대해 쓸 때면 항상 가슴을 꽉 죄는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다른 캐릭터보다는 더 자신과 어떤 면에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글쓰기 과정에서 인물과 나를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만큼은 단련되어 있지만 그것과는 좀 다른 얘기다. 알리사와 미샤는 언제나 내겐 표현 양태만 다를 뿐 같은 스펙트럼에 놓여 있는데, 전자가 훨씬 더 현실에 가깝고 또 여성이기 때문에, 그리고 좀더 물과 땅에 가깝기 때문에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각도 좀더 육체적이고 내밀하다. 미샤에 대해서라면, 나는 그를 어떤 면에서는 현실로도, 환상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또 남성으로도 여성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미샤는 불과 바람이고 움직임이기 때문에. 미샤가 나의 실존적 고민이나 의문에 닿아 있다면 알리사는 나의 현실적인 고민에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티타임과 지난주에 도착해 남아 있는 스프레이 카네이션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이제 글을 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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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5. 19. 22:33

5.19 금요일 밤 : 하루를 마침 fragments2023. 5. 19. 22:33

 

 

꽃 이름은 모르지만, 아침 일찍 출근하는 길에 사무실 앞에서 발견하고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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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끌어모아서 버텨낸 하루였다. 너무 지쳤다. 심적으로 완전히 텅 비고 지쳤다. 버텨내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했다. 어쨌든 그래도 정말 피하고 싶었던 일도 했고, 끝까지 가면을 유지하며 잘 버텨냈다. 아주 힘든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 했고, 너무나 자기중심적으로 왜곡되어 어이없고 기가 막힌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좋게 대응해주었다. 결과적으로는 어쨌든 잘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완전히 지쳤고 이제 아무런 얘기도 더 하고 싶지 않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일을 마치고 진료를 받으러 갔다.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다. 나름대로 담담하게 얘기한 것 같은데, 의사가 너무 힘들때 먹으라고 약을 추가로 처방해주었다. 그래서 좀 놀랐다. 하지만 정말 힘든 건 맞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이 지축과 삼송 사이에서 한참 멈춰 있었다. 앞에 가던 전철이 고장나서 회송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화정역에서 내려 집에 가다가 마트에 가서 편한 바지와 잠옷 바지, 티셔츠 두 장, 리넨 셔츠 한 장을 샀다. 늦게 귀가했고 기운이 없어 운동은 생략했고 밥도 먹고 심지어 과자도 좀 먹었다. 오늘은 너무, 정말 너무 힘든 하루였으니까. 

 

주말에 쉬면 나아질 것 같다. 주말엔 짐도 미리 좀 꾸려야 하고 여행 준비도 해야 한다. 쥬인과 한참 통화를 해서 그것도 위안이 되었다. 곧 자러 가야겠다. 오늘이 지나간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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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