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 수요일 밤 : 더위, 작은 마음, 면접에 자주 들어가는데, 남은 이틀을 잘 버틸 수 있기를 fragments2023. 5. 17. 20:28
잠을 많이 못 자서 매우 피곤한 상태로 일하러 갔다. 출근길 이른 아침에 새빨간 코카콜라 캔이 예뻐 보여서 한 장 찍었다. 오늘은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도 전혀 춥지 않았다. 날씨가 워낙 더웠기 때문인 것 같다.
사무실에 들어오니 내 자리에 조그만 선물과 카드가 놓여 있었다. 다른 곳에 합격해 떠나게 된 계약직 직원이 작별인사로 주고 간 거였다. 마음이 뭉클했다. 모두가 이렇다면 참 좋겠는데, 요즘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직원들이 두엇 있어 이들 때문에 마음이 항상 편하지 않고 정말 지친 상태이다. 아마 그래서 이런 작은 것이 마음을 더 움직이는 것 같다.
매우 바쁘게 일했다. 새로 오신 임원 업무보고를 위한 자료를 만들었고(이것도 맡길 사람이 없어 내가...), 최고임원을 위한 자료도 손을 봐야 했다. 그 바쁜 와중에 다른 부서에서 뽑는 신입직원 면접심사에도 들어갔다. 면접심사는 자주 들어가긴 한다만, 오늘은 경력직인데다 나이도 많은 분 면접을 보고 난 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결국은 너무 고스펙이면 망설이게 되기 마련인데, 아마 내가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구하게 된다해도 마찬가지 입장에 놓이겠지. 내가 면접위원이라면 아마 나 같은 업계 경력과 연차를 지닌 사람을 쉽게 뽑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아예 더 높은 직위에 응시하는 거라면 모를까. 그런데 이 일에는 너무 지쳤고 사실 그만 둔다면 다시 이 업계에 들어오고 싶지 않다. 하지만 사회생활 내내 이곳에 있었으므로 완전히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아마 자신이 없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나는 일과 사람 때문에 너무 지쳐서 요즘 제대로 생각이 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매우 바쁜 하루를 마치고 귀가해서 자전거 20분을 타고 간단히 밥을 먹었다. 요즘은 너무 기력이 없어서 토끼샐러드 만들어 먹을 기운이 없어 그냥 밥을 대충 조금 먹는다. 다이어트는 그래서 답보 상태임.
내일은 골치아픈 직원과 함께 외근을 가서 두 탕의 회의를 뛰어야 하고, 시간에 쫓기며 사무실로 돌아와 신임 임원에게 업무보고도 해야 한다. 내일이 이번 주 중 물리적으로는 가장 바쁜 날이다. 그리고 모레도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든 내일과 모레를 잘 버틸 수 있기를... 너무 피곤하니 오늘은 부디 늦지 않게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어제는 밤에 너무 우울하고 힘이 들었다. 자고 나니 조금은 나았다. 어디서 기운이 솟아나오는 샘물 같은 걸 한 잔 받아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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