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목요일 밤 : 수레국화일지도 모르는 위안, 아주 바빴음, 피하지 말고 해 나가야 하는데 fragments2023. 5. 18. 20:32
요 며칠 새벽 출근길에 지나치는 근처 건물 앞 화단에서 수레국화랑 매우 닮은 청보라 꽃을 발견했다. 오늘 보니 다른 색깔 꽃도 몇 송이 더 피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이제까지 봤던 수레국화는 꽃잎과 수술이 더 겹겹이 빽빽했던터라 얘들이 수레국화인지 친척인지 잘 모르겠음. 어쨌든 새벽의 위안이다. 맨 아래 꽃 사진 몇 장 더.
이번주 중 물리적으로 가장 빡센 하루였다. 아침에는 시내까지 지하철을 갈아타고 나가서 굉장히 피곤하게 시작되었다. 여러가지로 뒷공작(...이라 하기엔 좀 이상하지만 하여튼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이 숨어 있는 포럼에 갔고 숨어 있는 양상을 파악하고 우리쪽 발언을 하느라 오전이 다 갔고, 마치자마자 식사도 하지 못하고 또 하나의 골치아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미팅을 진행했다.
마음같아서는 남아서 그 미팅을 좀더 하고 퇴근하고 싶었으나, 오후 늦게 신임임원 업무보고가 있었고 윗분 혼자만 들여보낼수는 없었기 때문에 또 급하게 사무실로 돌아왔다. 뒤늦게 kfc에서 간단히 뭘 먹고, 사무실로 복귀해 잠깐 일하다 보고를 하러 들어갔다. 그러고 났더니 하루가 다 갔다. 그 사이에도 급한 일들을 처리해야 했다.
오늘의 후속조치를 비롯해 이것저것 해야 할 일도 많고, 또 내일은 심적으로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너무 속을 썩이는 직원이 두엇 있는데 그중 한명과 면담을 해야 한다. 이 사람은 몇년 동안 나를 너무 힘들게 해온 사람이다. 지금도 뒤에서 온갖 힘든 일들을 꾸미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이 면담도 하지 않고 서면으로 갈음하고 싶지만 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면담을 잡았다.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직원들도 차례로 대면 면담을 해야 한다. 일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절차이기도 하고, 또 요즘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좀 다른 측면으로도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나도 너무 힘이 들고 지치고 심신이 닳아서, 사실 도망치고 싶다. 그래도 피하지 말고 해 나가야 한다.
피하지 말고 해 나가야 한다고 쓰고 나니 좀 슬프고 어깨가 축 처지는 느낌이다. 어딘가 피하거나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새벽의 위안이 되는, 수레국화인지 친척인지 모를 꽃 사진 몇 장으로 그냥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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