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 토요일 밤 : 온몸이 아픔, 더위와 습기, 온갖 경우의 수 상상, 다시 써보려고 fragments2023. 6. 24. 21:30
너무 지쳤던 탓인지 정말 피곤하게 잤다. 온갖 꿈을 꿨는데 지금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 7시에 깼다가 새잠이 들었을 때 특히 번잡한 꿈을 꿨는데 그것도 이제는 기억이 안 난다. 다행이다 싶음. 온몸이 너무 쑤시고 저렸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 건가 싶다. 하긴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 온통 명확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그것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종일 날씨가 덥고 끈적했다. 오후에 차 마시기 전에 분리수거를 하러 나갔는데 진짜 더웠다.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듯했다. 본격적인 무더위 시즌도 아닌데. 나는 원래부터 더위와 습기에 약한 터라 여름이 싫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게 된 이유 중 아주 약간은 더위를 싫어한다는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습기만 없으면 그래도 견딜만한데.
침실에선 늦게 기어나왔다. 게으름과 피로를 극복하고 프라하에서부터 줄곧 먹고 싶었던 된장찌개를 끓였는데 대충 빨리 끓였더니 깊은 맛이 덜했다. 저녁 때는 양파를 한줌 더 넣었더니 좀 나았다. 느지막하게 차를 우려 마시고 책을 읽고 쉬었다. 오후에 글을 좀 쓰려고 했지만 피곤해서 미뤘다. 이 메모를 마친 후 조금 쓰다가 자보려고 한다.
일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일 자체도 심각하게 과중하지만 거기 더해서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최고임원들이 던진 이 과제들은 지금이야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데 급급하지만 나중에는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 뭐 나야 원체 경우의 수들을 많이 생각하고 특히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편이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공산도 크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떠나지 않고, 이것은 내 여러가지 고민에 좀더 무게와 깊이를 더하고 있음. 일단 글을 좀 쓰다가 자야겠다. 오랜만에 다시 코스챠와 알리사가 서 있는 강변으로 돌아가려는 중.
+ 자기 전 추가
생각보다 집중해서 한페이지 반 가량 썼다. 코스챠에게 의외의 면이 있다. 물론 가능한 반경 내의 의외성이지만 어쨌든 쓰기 즐거웠다. 나는 행동과 대화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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