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 수요일 밤 : 곧장 출근, 아이고 피곤해, 폰은 계속 문제, 눈덩이, 무용수 fragments2023. 6. 14. 20:28
어제 너무 피곤한 상태로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나 시차 때문에 두어시간마다 자다깨다 반복, 그래도 원체 잠이 모자랐던 탓에 깼다가도 도로 잠들어서 새벽 5시 반에 일어났고 너무너무 쑤시는 몸 때문에 괴로워하며 출근을 했다. 원래 재택근무 신청했던 날이었는데, 그냥 좀더 자고 재택으로 일할까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밀려 있는 업무와 메일 100통의 압박 때문에 꾸역꾸역 기어나갔다.
사무실에 7시에 도착한 후 오전 내내 업무메일들을 선별하고 읽고 정리하고... 업무 체크를 계속했다. 그리고 점심때는 핸드폰 액정을 고치러 갔다. 액정은 교체를 금방 했는데, 갑자기 구글 인증서인가 뭔가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카카오페이도 네이버도 접속이 되지 않고 은행 앱도 되지 않았다. 이게 액정 교체 때문에 폰을 열었을 때 뭔가를 건드린 건지, 아니면 검색을 해보니 ios 16 최신판에서 구글 인증 오류가 나서 아이폰 유저들이 골치아파한다는데 그것인지 모르겠다 ㅠㅠ 백업과 복원을 맡기긴 했는데 좀 불안함. 하여튼 수리센터에서 내 유심을 끼워준 임시폰을 들고 왔고, 중간중간 센터와 연락을 했다. 내일 점심때쯤 찾으러 가기로 했는데 초기화를 했는데도 그 오류가 나는 것 같다고 한다. 엉엉. 그냥 액정 바꾸지 말고 차라리 폰을 바꿀 걸 그랬나보다 ㅠ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 임시제한조치로 접속이 불가능하게 됨... 고객센터에 문의는 해두었는데... 아악 옛날엔 핸드폰 없이도 잘 살았는데 지금은 정말 폰의 노예...
자리 비운 동안 과제는 더 눈덩이처럼 커져 있었고, 윗분은 이 과제 때문에 급하게 해외출장을 가셨다. 그리고 본사의 몇몇 본부장과 차석임원이 한통속이 되어 이 과제와 연관된 골치아픈 업무를 통째로 우리 쪽으로 떠넘겼다. 이것 때문에 항의를 했지만 이미 자기들끼리 일사천리로 떠넘기기를 완료했다. 부서원들도 너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건 정말 답이 잘 안 나온다. 나는 이제 별로 화가 나지도 않음. 아마 임계치를 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러다 그냥 그만둘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정말 정신없이 졸았다. 온몸이 옆으로 자꾸만 기울어지며 옆자리 승객에게 몇차례나 부딪혔다. 너무 미안했다. 여독도 전혀 풀리지 않았고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곧장 일어나 출근하고 빡세게 일했으니 몸이 힘든 게 당연하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니 엄마는 간밤에 일찍 누우셨다가 한밤중 11시 반에 깨어서는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 한다. 시차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데... 엄마는 연세도 있는데. 그런데 어제오늘 계속 그간 비웠던 집 청소에 온갖 반찬 만들기, 그리고 심지어 김치까지 담았다고 한다 ㅠㅠ 일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푹 쉬어야지 그 여독 오래간다, 몸살난다고 내가 난리를 쳤지만 엄마는 '그래도 할일이 너무 많았다'고 하심. 심지어 오늘 수영장에도 가서 열바퀴나 돌았다고 ㅠㅠ 흑흑. 엄마 몸살나면 안되는데. 나도 이렇게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엄마는 더 힘들텐데.
내일 제발 핸드폰이 문제없이 복원되기를... 일이 더 몰려오지 않기를...
사진은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1992년. 발레 Voyage 화보. 이 작품은 영상 dvd를 가지고 있는데 막상 춤 자체보다는 화보들이 더 근사하다. 젊은 시절의 말라호프는 무용수로서 타고난 육체와 매력을 지녔고 특히 몸의 움직임과 양성적인 분위기가 아주 멋져서 좋아했었다. 미샤에 대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 이 사람의 영상과 화보도 여럿 참조했다. 오늘 이 사람 인스타에 이 사진이 떠서 올려본다. (폰을 수리 중이라 오늘의 사진 찍은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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