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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금방 지나가버린 일요일. 아마도 늦은 오후부터 두시간 반 이상 스트레이트로 줌 회의와 업무통화릏 해서 그럴 것이다. 이렇게 일을 하고 나면 전혀 휴식한 것 같지가 않다. 그냥 오늘부터 월요일이 시작된 느낌이다. 시차 적응은 약간 된 것 같지만 오히려 밤에 빨리 잠이 들지 않게 되었고, 여독도 다 풀리지 않았다. 온몸이 여전히 두들겨맞은 듯 아프고 쑤시다.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었다. 6시 쯤 깨어났다가 좀 뒤척이고 도로 잠들어서 10시 좀 안되어 깨어났다. 하지만 침대에는 두어시간 더 누워 있었다. 몸이 너무 피곤했다. 

 

 

늦게 아점을 먹고 차를 마셨다. 차를 진하게 마시면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해 일주일 내내 힘들 거라는 생각에 원하는 만큼 진하게 우려내지 못했다. 프라하에서 사왔던 빵을 좀 먹었는데 생각보다 자두잼이 너무 달고 진해서 입맛에 맞지 않아 절반도 못 먹어 아쉬웠다. 그리고 4시 좀 안되어 줌 회의를 켰다. 차석임원과 헤드쿼터 본부장, 막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윗분과 내가 참여하는 회의로, 최고임원이 투하한 엄청난 과제 때문에 작전회의를 하기 위한 거였다. 당장 내일 출근하면 아침부터 우리를 들들 볶으실테니까... 헤드쿼터 본부장의 정연한 논리는 쓸만했고 나도 거기 상당 부분 동의하였으나(이 과제가 비합리적이므로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임), 문제는 최고임원에게는 이런 논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두시간 넘도록 빡세게 회의를 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는 못했다. 주중에 오늘 회의 참여한 넷이 다같이 최고임원께 보고를 드리자는 얘기로 끝났는데 별로 통할 것 같지는 않다. 회의를 마친 후 윗분과는 따로 통화를 했다. 

 

 

이 일들을 마치고 나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고 저녁을 먹었더니 하루가 다 갔다. 오늘은 글을 좀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줌회의를 하느라 기력을 다 소진했다. 이 메모를 마치고 조금 써보고 싶긴 한데 기력이 전혀 없다. 내일은 빡센 하루이고 오후에는 시내의 다른 회사에 임원을 모시고 모종의 행사에 다녀와야 한다. 마음 같아선 거기서 곧장 퇴근하고 싶지만 그 이후 일정들도 있어 그럴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떻게 버틸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아무래도 글은 쓰지 못하고 쉬어야 할 것 같다.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사진의 '옷의 말들'은 영국판 보그 편집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했던 슐먼의 옷과 자기 직업, 삶에 대한 에세이집인데 그럭저럭 편하게 읽을만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정말 옷을 제대로 챙겨입지 않고 사는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됨. 내일 임원을 모시고 행사에도 가야 하는데 격식에 맞춰 입을만한 옷도 전무함. 직장 생활을 이토록 오래 해왔는데, 심지어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고 윗분들과도 잘 연관되는데 참 여태까지 이런 식으로 대충대충 나 편한대로 입어가며 잘도 버텨왔다 싶음. 내일도 구두 따위 신지 않고 캠퍼의 가죽 운동화 꺼내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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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