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황혼녘 궁전광장과 겨울운하 2017-19 petersburg2024. 7. 31. 21:32
2019년 11월, 페테르부르크.
이날 종일 비가 오다가 저녁 무렵 좀 잦아들었다. 나는 이날 지하철을 타고 페트로그라드스키 지역의 어느 기념품샵을 찾아가 도스토예프스키와 고골, 하름스가 그려진 머그와 도블라토프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샀고 본치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그리고 해질 무렵 궁전광장으로 나와 글라브느이 슈땀프 건물에 있는 에르미타주 기념품샵에서 선물을 샀다. 11월이라 해가 일찍 졌다. 하긴 비가 왔으니 해가 제대로 뜨지도 않았지만. 푸르스름한 황혼녘의 궁전광장은 역시 아름답고 근사했다. 그리고 선물을 사서 나왔을 때 저 광장에서는 어떤 청년이 빅토르 최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 한동안 그걸 듣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이 푸른 저녁빛에 휩싸인 채 겨울비에 젖어 있는 페테르부르크는, 날씨는 끔찍할지 모르지만 역시 아름답다. 그립다.
맨 위 사진은 에르미타주도 함께 나왔다.
이건 에르미타주에서 등을 돌리고 네프스키 대로 가는 방향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왼편과 오른편에 이삭 성당과 해군성이 보인다.
빅토르 최 노래를 다 듣고 나자 좀더 어둑어둑해져서 광장이 더욱 짙은 남색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조그만 짐느이 까날(겨울운하) 역시 그리운 풍경이다.
사진은 아이폰 xs
... 추가
이날의 메모를 찾아보니 위에서 쓴 궁전광장 타임라인 다 거꾸로였다 ㅎㅎ 빅토르 최 노래가 먼저였고 그담에 에르미타주 샵, 이후에 본치카페에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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