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수요일 밤 : 다시 주사 맞음, 아빠는 중간에 퇴원하심 fragments2024. 7. 3. 20:51
출근 길에 발견한 노란 꽃 한송이
일곱 시도 되지 않아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바쁜 하루였다. 이런 날도 있어야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정시퇴근해서 병원에 갔다 손목은 한결 나아졌지만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 근육은 여전히 딱딱하게 뭉쳐져 있고 부어 있었다. 주사를 맞지 않고 싶었지만 결국은 팔꿈치 쪽에 다시 주사를 여섯방이나 맞았다. 이후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팔꿈치쪽에 전기치료를 받았더니 팔이 아주 뻐근해졌다. 의사에게 금요일에 주사를 맞은 후 일요일까지 아팠다고 하자. 원래 좀 뻐근하고 아픈 것이 하루 이상 갈 수 있다고 했다.
전기치료 후 열 치료도 받았는데 강도를 너무 높여 놓은 탓에 피부가 화끈거리며 다 타는 것 같아서 단계를 낮춰 달라고 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보니 팔이 시뻘겋게 얼룩덜룩 달아 올라 있었다. 화상을 입은 게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 주사 때문에 왼쪽 어깨와 팔 손목까지 뻣뻣 하고 뻐근하다. 그래서 결국 오늘도 50,000원 가까이 치료비가 나와서 슬퍼하며 돌아왔다.
아빠는 오늘 네 번째 항암 치료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일단 퇴원하셨다. 몸이 힘들어서 잠시 중단하고 2주 후 다시 외래진료를 받고 새로운 치료 날짜를 잡기로 하셨다고 한다. 그나마 엑스레이이나 피검사 결과는 나쁘지 않다고 해서 마음을 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아빠가 조금만 더 참으시고 네번째 주사를 끝까지 맞았으면 싶었지만 힘들어하시는데 억지로 맞다가 무리하면 그것도 안 될 것 같다. 조금 전에 통화 하니 귀가하셔서는 목소리가 좀 나아지셨다. 주사 의 영향인지 영양제나 수액조차도 메슥거리게 느껴져서 맞다가 그만두셨다고 한다. 집에 오셔서는 누룽지를 약간 드시고 수박을 드신다고 한다. 뭐라도 좋으니 좀 드시면 좋겠다. 내 마음도 이렇게 초조한데 아빠의 마음은 오죽하겠느냐 싶어서 다그치지 말아야겠다 싶다.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까지 받고 돌아오느라 오늘은 늦게 귀가해서 밥도 늦게 먹었다. 이제 약을 먹고 소화가 좀 되면 잠자리에 들어야 겠다. 내일과 모레를 버티면 주말이니까 조금만 더 기운을 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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