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 수요일 밤 : 그립다, 오늘도 바쁘고 피곤, 친구, 마스크 fragments2024. 7. 24. 20:43
사진은 @natalie.domini.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겨울 운하.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정말 그립다.
오늘도 매우 바쁘고 피곤한 하루였다. 새벽에 일찍 깨어나 뒤척이다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7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앉아도 한숨의 여유도 없다. 직원들이 출근하기까지는 두세시간 이상 남아 있지만 혼자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정리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 보는 건 그저 꿈에 가깝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온갖 크고 작은 문제와 사고들이 터졌고 그것들을 해결해 주고 방향을 잡아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집불통 직원이 저질러 놓은 문제들을 수습하기 위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정작 이 사람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전혀 모른다. 그런데 경험상 정말 어려운 문제들은 바로 이런 때 발생한다.
점심때 대학 친구가 또 회사 앞까지 찾아왔다. 함께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옛날 이야기도 하고 또 이친구가 새로운 논문을 쓰고 싶어해서 나에게 아이디어를 제시 하고 이것저것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나보다 가방끈이 훨씬 긴 녀석이 왜 나한테 그런 걸 물어보느냐고 타박했지만 어쨌든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 해주었다.
오늘이 붉은군대가 가장 힘들고 아프고 강력한 날이어서 고생을 했다. 그런데 꼭 이런 날이면 지하철에 자리가 나지 않는다. 집에 돌아올 때까지 영영 자리가 나지 않아 꼼짝없이 서서 왔는데 참 피곤했다. 마스크를 쓰면 더더욱 숨이 막히고 괴롭다. 안 쓸 수도 없고. 그냥 눈딱감고 마스크를 쓰지 말까 생각 하다가도 지하철을 타면 누군가는 기침을 하고 있고 또 내 컨디션도 항상 별로 좋은 상태가 아니므로 조심을 하기 위해서 결국은 마스크를 쓰게 된다.
내일도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오후에는 회의가 두개나 잡혀 있고 오전에는 이번 인사 발령으로 인해 새로 오게 된 직원과 면담도 해야 한다. 이 사람에 대해서도 굉장히 걱정이 많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끌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겪어 보기도 전에 예단해서는 안 되니까. 하지만 우리 부서와 업무 성격에 대해 너무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 확실히 걱정이 된다. 일단 내일 잘 이야기를 해 봐야지.
아빠는 다행히 이번 다섯번째 항암 치료는 수월하게 받고 계신다. 조금 속이 울렁거려으나 약을 처방 받고 나서는 괜찮다고 하신다. 다행이다. 내일까지 주사를 맞고 금요일에 퇴원하실 예정인데 그때까지 잘 버텨내셨으면 좋겠다. 오늘의 메모는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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