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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에 해당되는 글 1095

  1. 2022.04.05 4.5 화요일 밤 : 집 앞의 꽃, 바쁘고 바쁘다, 노동자의 비애, 다 읽고 싶지 않아서 아둥바둥
  2. 2022.04.04 4.4 월요일 밤 : 차례로 피는 꽃들, 노동에 지쳐 뻗음 2
  3. 2022.04.03 4.3 일요일 밤 : 목련, 장미, 폭탄돌리기, 다 읽기 너무 아까운데, 쓰는 중, 나도 그런 복제가 필요해 ㅠㅠ 4
  4. 2022.04.02 4.2 토요일 밤 : 봄의 빛살, 시큰시큰, 이것도 저것도 아까워
  5. 2022.04.01 4.1 금요일 밤 : 엄청엄청 바빴던 하루, 벌써 4월, 주말엔 쉬어야겠다 2
  6. 2022.03.31 3.31 목요일 밤 : 아침의 짧은 내적 투쟁, 이번 주 내내 바쁘고 피곤, 이동권, 역겨운 작자 2
  7. 2022.03.30 3.30 수요일 밤 : 귀여운 토끼, 그런데 노동노예 옥토끼는 바쁘게 일을 한다, 일하다 하루가 갔다 2
  8. 2022.03.29 3.29 화요일 밤 : 일하며 보낸 하루, 졸지에 냉정하고 이성적인 인물이 되는 기분, 토끼수호성인이여 임하소서
  9. 2022.03.28 3.28 월요일 밤 : 정말 화창했던 날씨, 이제야 꽃들이 조금씩, 역시나 바쁘고 피곤한 하루 2
  10. 2022.03.27 3.27 일요일 밤 : 취향 완벽 저격이라 읽기 아까울 정도, 바람, 꽃, 월요병 습격
  11. 2022.03.26 3.26 토요일 밤 : 실재하지 않는 에벨이 재차 다른 곳에 나타난 꿈, 꽃들, 벌써부터 책장 넘기기 아까움 2
  12. 2022.03.25 3.25 금요일 밤 : 루스커스, 해맑게 자꾸 일 저지르는 애, 이제 주말 2
  13. 2022.03.24 3.24 목요일 밤 : 재택근무 최적화 타입, 에벨의 기억, 노화의 증거, 그래도 주말을 기다림 2
  14. 2022.03.23 3.23 수요일 밤 : 별로 한 건 없지만 금방 지나가버린 하루, 피곤함
  15. 2022.03.22 3.22 화요일 밤 : 뜬금없지만 좋은 꿈, 자가발전과 급발진, 상대적인 얘기다만 2
  16. 2022.03.21 3.21 월요일 밤 : 바빴지만 그래도 재택근무 덕에, 헤어 드라이어의 최후, 다 읽은 책 이제 읽을 책 2
  17. 2022.03.20 3.20 일요일 밤 : 언제나처럼 월요병의 시간, 주말이 다 지나감 2
  18. 2022.03.19 3.19 토요일 밤 : 확진의 행렬, 쉬어도 쉬는 게 아님 2
  19. 2022.03.18 3.18 금요일 밤 : 악몽 때문에 잠 설치고 출근, 영양가 없이 무지 바빴던 하루, 부모님 걱정
  20. 2022.03.17 3.17 목요일 밤 : 작은 그림과 사진 조각들, 아주 바쁘게 일했음, 언제나처럼 사회적 가면
  21. 2022.03.16 3.16 수요일 밤 : 그냥 새벽에 먹을걸, 재택근무, 책 두 권
  22. 2022.03.15 3.15 화요일 밤 : 이것저것 분주했던 하루, 조삼모사
  23. 2022.03.14 3.14 월요일 밤 : 컨디션 바닥이라 피곤했던 월요일
  24. 2022.03.13 3.13 일요일 밤 : 쉬어도 피곤함, 두통, 기분 업되는 종류의 글은 아니지만, 다시 일하자 5
  25. 2022.03.12 3.12 토요일 밤 : 꽃, 처음 보는 네바 강변 꿈, 피곤해서 자고 쉬었음 2






귀가하며 찍은 집 앞 홍매화. 우리 동네는 기온이 좀 낮은 편이라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안의 벚나무는 딱 두어 그루 정도만 꽃이 조금 피었는데 제대로 개화하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내가 오매불망 매일 확인하는 라일락 나무는 조그맣게 봉오리 몇 개가 달렸다. 애용하는 꽃 주문 사이트에 라일락이 들어와 있는데 작년에 두번 주문해보니 그 라일락은 바깥에서 보는 라일락보다 꽃송이가 자잘했고 금방 시들고 향도 덜해서 요번주에 살까 말까 고민 중이다. 라일락은 많이많이 보고프고... 벚꽃보다 라일락을 더 좋아한다. 라일락은 내게 언제나 오랜 옛날의 러시아를 떠올리게 한다.



오늘은 정말 바빴다. 잠도 약간 모자라고 몸도 너무 쑤시고 아픈 상태로 아침 일찍 출근했고 면접심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오후 내내 예산자료의 구조를 짜고 법령을 뒤지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아주 피곤해졌다. 오늘따라 목이 자꾸 가고 목소리가 잘 안 나와서 힘들었다. 혹시 오미크론인가 불안불안... 그러나 목이 아프거나 그외 다른 증상은 없고 그냥 목소리만 좀 잠기는 정도라 그냥 버티고 있다. 내가 원래 목이 좀 약해서 말을 많이 하거나 업무가 과중하면 목소리가 쉽게 잠기는 편이다. 만일 내일 아침까지 이러면 키트 검사를 해보려고 한다.



과로 때문에 많이 피곤해서 귀가 후엔 목욕을 하고 밥 먹은 후 아무 생각 없이 옛날 무한도전을 틀어놓고 멍때리며 쉬었다. 그나마 내일 하루는 재택근무니까 아침에 조금 더 잘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빨리 이번주가 가고 주말이 왔으면 좋겠는데 이제 겨우 화요일이다. 아아 시간 가는 건 싫은데 주말이 오는 건 좋으니 이거야말로 노동자의 비애가 아닌가. 그야말로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되는 거지....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는 이제 겨우 4-50페이지 가량 남았다. 어제 이걸 다 읽는 게 너무 아까워서 10여페이지만 읽었다. 흑흑 아무래도 오늘 다 읽어치우고 잘 것 같은데 아까워 아까워 아까워....


홍매화 사진 나머지 두 장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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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월요일이라 잠이 좀 모자란 채 출근했다. 그리고 잠든 상태에서도 계속 몸이 불편하고 쑤셔서 얕은 수면을 취한 것 같다. 이게 다 그날이 코앞이기 때문인듯. 하여튼 피곤하게 출근했고 아주 바쁘게 일했다.


봄이 와서 낮은 따스한데 아직 아침과 밤으로는 쌀쌀하다. 목련은 만개했다가 이미 꽃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했고 살구꽃이 피었다. 며칠 더 있으면 벚꽃이 필 것 같다.







집 앞 화단의 살구꽃이랑 겹홍매화. 귀가하면서 찍었다.








오늘은 그저 아주 바쁘게 일하고 또 일했기 때문에 꽃 사진 세 장 외엔 별다른 내용이 없다. 내일은 오전에 또 심층면접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예산 자료를 만들어야 해서 그저 피곤할 따름이다. 면접 들어가주고 자료 대신 만들어주는 나의 복제가 필요하다 흐흑... 오늘은 노동에 지쳐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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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목련이 만개했다. 아파트 건물이 뒤에 있어서 흰색 꽃의 형체가 좀 흐릿하게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 오후에 찍은 사진 한 장 올려본다. 좀 따뜻한 쪽으로 가면 벚꽃도 피었으려나 싶은데 이쪽은 아직 목련만 가득 피었음. 

 

 

 

 

 

 

지난주말에 도착한 노란 장미가 이제 시들었다. 원체 화형이 큰 장미라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처져버려서 꽃송이만 떼어내 찻잔에 띄워두었다. 내일까진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장미는 이렇게 끝까지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동실동실~

 

 

..

 

 

새벽 늦게 잠들어서 늦게 일어났다. 아침 일찍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엄청 정신없이 꿈꾸다 깼다. 비몽사몽 도로 잠들려다 문득 부재중 통화와 카톡이 와 있는 것을 발견. 부서원 한명이 확진되었다는 연락이었다 ㅠㅠ 그래서 잠이 덜 깬 채 이 직원과 연락을 하고 추가 조치를 취했다. 그나마도 다행은 이 친구가 지난주에 휴가였던 터라 접촉 직원이 없다는 것이다. 아프지 않고 빨리 낫기를 바랄 수밖에. 

 

 

이제는 워낙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서 놀랍지도 않다. 오히려 놀라운 것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여러 직원들과 접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내가 아직도 안 걸렸다는 것임... 그나마 3월부터 윗분과 교대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 신의 한 수였나 싶다. 그러나 이렇게 조심조심할지라도 결국 언젠가는 걸릴 것 같고... 폭탄돌리기 하는 것 같고... 이렇게 불안불안해 하느니 차라리 경증으로 빨리 앓고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ㅠㅠ 

 

 

늦게 일어나서 아점도 엄청 늦게 먹었고 차도 늦게 마셨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 몸 상태가 너무 바닥이라 차도 평소보다 조금만 마셨다. 그리고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 3부를 읽기 시작했다. 아아 이제 정말 남은 페이지가 별로 없다. 아깝다 아깝다 아깝다... 이 소설은 정말 너무 재미있고 무지무지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다 읽을 것이 너무 아까워서 급기야 스트루가츠키 형제 책들을 원서로 구해 읽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시 SF는 다른 장르 소설들보다 원어로 읽기가 훨씬 어려운 편이고(뭐 스페이스 오페라 계열은 예외지만), 이 작가들은 특히 해박한 지식과 말장난이 장난 아니어서 아무래도 피곤할 것만 같다. 이 출판사에서 다른 작품들도 계속 번역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가뜩이나 많이 안 팔리는 장르/국가 소설을 이정도로 번역해준 것도 그저 고맙게 여겨야 한다는 맘이 든다. 흑흑... (노어보단 차라리 영어로 읽는 게 쉬우려나 싶은데, 노어를 모르는 것도 아닌 입장에서 영어로 번역된 버전을 읽고 싶지는 않음. 게다가 이 작가들이 워낙 조어와 말장난에 능해서) 

 

 

글도 조금 썼다. 간밤에 썼던 긴 문단에서 여러 줄을 들어냈다. 내용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흐름상 빠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정서적으로는 글의 후반부에 나오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건 차가운 계산으로 딱 떨어지는 작업이 아니라서 좀 아까워하며 따로 빼 두었다. 이 메모를 마치고 조금만 더 쓰다가 책도 조금만 더 읽고 한시간 쯤 후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흑흑 주말에 정말 집에 콕 박혀서 쉬었는데 글을 조금밖에 못 써서 아쉽다. 주말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걸까. 꽃구경도 안 갔는데... 하긴 한시 넘어서 일어난 주제에 이런 푸념을 할 자격이 있나 싶다. 

 

 

이번주는 무지 바쁠 것 같다. 미리 잡힌 회의 스케줄도 여럿 있는데다 분명 이번주에 빡센 예산 자료가 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흑흑 나 대신 일해줄 우렁집사나 토끼 분신은 어디에...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에 딱 이런 얘기가 나온다.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내 일을 시키는 연구소 직원들. 흑흑 너무너무 부러웠다 ㅎㅎ)

 

 

티타임과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오늘 메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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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창 너머를 바라보니 어제까진 약간 봉오리들만 보였던 꽃나무들이 저렇게 분홍색으로 꽃을 피워냈고 봄에만 볼 수 있는 연한 연두색 잎사귀들이 빛살 사이로 팔랑거리고 있었다. 빛과 색채가 무척 아름다웠다. 나가서 산책을 좀 했으면 좋았을텐데 실상은 너무 피곤해서 늦게까지 뻗어 있었고 오후에 이렇게 창 밖 구경한 게 전부였음. 게으름이 승리해서 ㅠㅠ 

 

 

너무너무 피곤했다. 새벽에 깼다가 도로 잤다. 9시간 가까이 잤는데도 계속 자고 싶었다. 그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 것 같긴 하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오른쪽 팔꿈치 윗부분의 근육이 시큰거리고 아프다. 허헝 여기는 좀 위험한 부위인데... 자고 나면 부디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음. 

 

 

늦게 일어나 목욕하고 밥을 두 끼 챙겨먹고 차를 마시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이어서 읽었다. 아까워서 천천히 아껴가며 읽고 있으나 이미 2부를 거의 다 읽어서 이제 3분의 1 가량 밖에 안 남았다. 흐흑 아까워 아까워... 

 

 

팔꿈치가 시큰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 메모를 마치고는 글을 좀 이어 쓰다 자려고 한다. 주말 외엔 쓸 시간이 없다. 이것도 좀 반대로 아까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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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느새 4월이 되었다. 한 것도 별로 없는데 ㅠㅠ 

 

 

재택근무하는 날이라 모자랐던 잠을 보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창 꿈꾸다 알람에 깨서 오전 내내 졸리긴 했다. 하지만 졸려도 졸거나 멍때릴 수는 없었다. 오늘은 정말 아주 바쁜 날이었다. 서로 다른 업무들에 대한 줌 회의만 연달아 3개가 잡혀 있었다. 모두 어렵고 골치아픈 건들이었다. 오전 회의는 아주 길어져서 점심도 30분이나 늦게 먹었다. 이 결과 오후 회의들도 30분씩 밀렸다. 오후의 회의들도 만만치 않게 길고 피곤했다. 간신히 회의들을 마치니 이미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회의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던 다른 직원들의 업무 협의가 또 이어졌다. 진짜 바쁜 하루였다. 

 

 

일을 마치고 나니 너무 진이 빠졌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 그날이 또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 몸 컨디션이 안 좋아지고 있음. 다리도 계속 좀 쑤시고... 

 

 

불금이고 뭐고 늦지 않게 자야겠다. 그래도 이제 주말이라 다행이다. 다음주는 엄청 바쁠 것이다. 업무 주기 상 자료 폭탄이 쏟아질 것이 뻔하다. 주말엔 일 생각 안 하고 푹 쉬고 글도 쓰고 그래야지...

 

 

 

 

 

 

프리지아는 이미 거의 다 시들었고 커다란 장미와 카네이션, 그리고 마트리카리아가 남았다. 그래서 이번주말엔 새 꽃을 주문하지 않았다. 이 꽃들 중 적어도 몇 송이는 일요일까지 살아남겠지. 

 

 

 

 

 

 

오늘의 유일한 즐거움. 소중한 이웃 다샤님이 보내주신 귀여운 손소독제 세트 :0 

 

 

 

 

 

 

앙증맞고 귀엽다. 이 녀석들과 함께 전염병에 끝끝내 걸리지 않고 고난을 헤쳐나가는 씩씩한 토끼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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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정말 곤하게 꿈꾸며 자다가 알람이 울렸다. 깨긴 깼는데 정말 너무 계속 자고 싶었다. 2분 가량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아, 휴가를 낼까' 하는 내면의 엄청난 욕구와 투쟁... 그러다 친한 동료와 점심 약속이 있다는 사실, 윗분도 출장 중이라 내가 자리를 비우면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억지로 끙끙대며 일어나서 뜨거운 물로 간단히 샤워를 하고 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 출근했다. 

 

 

바쁘게 일했다. 그리고 점심 약속 있었던 동료는 가족이 확진되어 재택격리가 되어서 결국 '휴가 내도 됐었잖아ㅠㅠ' 모드가 잠깐 되었다. 하여튼 일하느라 바빴다. 이번주는 지하철 놓칠까봐 좀 빨리 걸어서 그런 건지, 계단 오르내릴 때 근육을 잘못 쓴 건지, 계속 서서 오가서 그런지, 단순히 운동부족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리가 너무 아프다. 화정역에서 내가 항상 이용하는 출입구가 갑자기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공사에 들어가서 반대편 출입구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1~2분 가량 시간이 더 소요된다. 아침 출근 시간의 1~2분 간격으로 지하철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또 이 반대편 출입구는 그냥 경사 높은 계단이라 심히 피곤하다. 

 

 

오늘은 퇴근하고 돌아오는데 너무 다리가 아파서 견디기가 어려워서 길 건너편 출구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올라와 신호 한참 기다려 횡단보도를 건너 삥 돌아서 왔다. 사지 멀쩡한(그저 운동부족인) 나 같은 인간도 에스컬레이터에 익숙해진 나머지 높은 계단 한번에 오르내리면 피곤한데, 장애인들은 이것이 그저 피곤하고 몸이 쑤시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그런 것과는 당연히 비교도 되지 않는, 정말로 이동권의 문제인데... 어떻게 공당의 대표라는 인간이 저토록 뻔뻔하고 파렴치한 발언들을 이어가는지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다.

 

 

내가 바로 그 지하철 노선들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이고 시위를 하는 역들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사람, 충무로역에서 환승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단 한번도 장애인 시위를 비난해본 적 없다. 이따금 '아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 몸이 좀 피곤하다' 하고 나도 모르게 푸념이 나올 때는 있지만 그건 그저 만원 지하철이 멈춰서 있어 겪는 불편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푸념일 뿐 그분들을 원망하거나 '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시위를 한다는 기사를 미리 접하면 그 시기에는 아침에 10~20분 가량 더 일찍 일어나 더 빨리 출근한다. 아침잠을 좀 아끼면 나도 늦지 않을테니까. 물론 누구나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나는 아침에 챙겨야 할 가족도 없고 나 혼자 좀 노력하면 일찍 나올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어쨌든 나 개인이 겪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뉴스를 미리 보지 못한 날 아침에 시위 때문에 지하철이 지연될 때는 부서 직원들에게 단톡으로 이동권 시위 때문에 지하철이 지연되니 조금 늦더라도 괜찮으니 천천히 오라고 안내를 해준다(내가 제일 일찍 출근하는 편이어서) 그런데 공당의 대표라는 인간이 이토록 추잡하고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으며 스스로를 잘났다고 으스대는 꼬라지가 너무 끔찍하고 역겨워서 정말이지 소름이 돋고 몸서리가 쳐진다. 뉴스나 포털 기사에서 이 작자의 얼굴이라도 잠깐 비치면 정말 토하고 싶을 정도다. 정치인 사진은 좀 안 올리거나, 이미지 차단으로 안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도대체 이 사회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다행히 내일은 재택근무일이다. 그건 참 다행인데 내일 스케줄이 장난이 아니다. 줌회의만 연속으로 세개가 잡혀있다. 그리고 윗분이 좀 저기압 모드인데다 내일 회의 안건들을 가지고 들어오는 실무자들이 모두 시원찮거나 최근 윗분에게 책잡힌 적이 있는 친구들이라 이미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지고 있다. 부디 내일 하루를 잘 보내고 푹 쉴 수 있는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이번 주는 많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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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며칠 전 친구가 귀여운 거 보고 힐링하라며 보내준 토끼 사진 :) 친구도 인스타 알고리즘에서 튀어나온 사진이었다고 해서 출처는 모르겠음. 근데 진짜 귀엽다! 으앙... 

 

 

 

 

 

아이고 귀여워...

 

 

피곤하게 깨어나 출근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바쁘게 일했다. 점심 때는 최근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부서의 귀여운 후배에게 밥을 사주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오후엔 업무와 관련해 검토요청이 들어온 복잡한 법령과 규정 등 문서들을 샅샅이 읽어보며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몇가지 코멘트를 달아서 담당 부서에 회신을 했다. 아니, 일개 토끼가 왜 이런 것들을 샅샅이 읽고 검토를 하고 회신을 해야 한단 말인가! 흐흑... 

 

 

일하느라 하루가 휙 갔기 때문에 쓸 얘기가 별로 없다. 늦지 않게 자고 내일을 잘 버티고... 금요일 하루를 더 버티면 주말이니까 잘해보자. 그런데 갑자기 다음주에 본사 출장이 당일치기로 잡힐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우울해하고 있음 엉엉.... 부디 현실이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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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굉장히 피곤하게 잤다. 새벽에 원래 출근 알람 시간대에 깼다가 재택근무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더 잤다. 어제 계단 오르내릴 때 뭔가 근육을 잘못 썼는지 다리가 많이 쑤시고 당기고 아팠다.









오늘은 재택 근무 순서였다. 한가하지는 않아서 종일 바쁘게 일했다. 피곤한 줌 회의도 했다. 그리고 걸핏하면 흥분/호들갑 모드가 되는 윗분의 발작적 흥분을 가라앉혀 주고 얘기를 좀 들어주느라 매우 피곤했다(이분이 뭔가를 잘못한 건 아니고 그저 업계와 옆 부서가 연관된 좀 골치아픈 현장에 다녀오셔서 극도의 이입/흥분 상태가 된 것임) 이분과 대조하면 나는 한없이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오인될 여지가 농후하다 ㅠㅠ




피곤하다. 내일과 모레는 사무실 출근 일정이다. 그러니 낼은 원래 알람대로 일어나야 한다. 흑흑, 많이 푹 자고 싶다ㅠㅠ 낼도 오후에 다른 부서 관계자와 미팅을 해야 한다. 토끼의 수호성인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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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화창한 날씨였다. 아침엔 추웠는데 점심 먹고 들어오는 길에는 햇살이 너무 찬란하고 깨끗하고 투명했다. 푸른 하늘마저 빛살 때문에 투명해 보일 정도였다. 아아 이런 날씨엔 정말정말 놀러 나가고 골목들을 쏘다녀야 하는데... 너무 아름다운 날씨였는데 곧 사무실로 들어와 빛 반사 때문에 등 뒤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리고 일해야 했다 ㅠㅠ 

 

 

확실히 올해가 작년보다 봄이 늦게 왔다. 이제야 꽃망울이 하나둘 피어나고 있다. 퇴근길에 보니 개나리도 이제야 약간 노란 몽우리를 디밀기 시작함. 아침에 나갈 땐 목련 봉오리가 조그맣게 돋아 있었는데 집에 올 때 보니 그 중 여러 송이는 피어나고 있었다. 몰랐는데 폰으로 작년 이맘때 사진을 보니 작년엔 이때 이미 집 근처에 라일락이 피어 있었다! 대체 작년엔 얼마나 따뜻했던 거지? 오늘 돌아오면서 공원과 아파트 단지 내의 몇 그루 안되는 라일락 나무를 유심히 관찰했다. 꽃망울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긴 개나리도 안 피었는데... 우리 동네가 아무래도 좀 북쪽이라 춥긴 하지. 

 

 

 

 

 

 

낮의 날씨가 아름다웠던 것 외에는 피곤한 하루였다. 잠이 모자란 상태로 각종 꿈 때문에 더 피곤하고 이상하게 온몸이 마구 쑤신 채 출근. 무지무지 바빴다. 오전에는 윗분과 한참 회의를 했고 오후에도 각종 일들이 이어졌다. 기름기와 당분 콤보 점심 때문에 배가 아파 좀 고생도 했다(새로 생긴 중국식당을 발견해서 거기서 간짜장을 먹고 입가심으로 아이스딸기밀크티를 먹었다. 누가 봐도 배 아플 조합 ㅠㅠ) 바쁜 와중에도 수면 부족 때문에 또 너무 졸려서 10분 정도는 피곤하게 졸기까지 했다. 

 

 

귀가해서는 씻고 밥먹고 한동안 늘어져서 뻗어 있었다. 내일은 그래도 재택근무이다. 이번주는 징검다리 근무라 내일 재택 후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다시 사무실로 출근해야 한다. 내일도 이미 빡빡한 회의와 업무 일정들이 짜여 있다. 그래도 내일 지하철 안 타는 것은 좋다 ㅠㅠ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늦지 않게 자야겠다.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 1부를 어제 다 읽었다. 2부를 조금만 읽다가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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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뭔가 복잡한 꿈을 꾸다가 깼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하여튼 그리 늦지 않게 깼다. 하지만 역시 게으름부리며 침대에 붙어 있다가 정오가 지나서야 기어나왔다. 

 

 

오늘은 그냥 평범한 일요일이었다. 다 낫고 격리가 해제된 엄마와 전화를 해보니 그간 너무 답답하셨기에 아버지랑 바람 쐬러 구경 나가셨다고 했다. 그래도 별로 아프지 않고 지나가서 정말 다행이다. 

 

 

차를 마시며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본격적으로 읽었다. 이미 1부를 거의 다 읽어가고 있는데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너무 아까움. 정말 재미있음 :0 간밤에 읽은 부분은 특히 너무 우스워서 소리내어 웃다가 미치는 줄 알았다. 아 정말 대단한 작가들이다 ㅠㅠ 러시아 민화들이 온갖 범벅이 되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웃겼다. 나는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진지할 때도 좋지만 대놓고 농담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견딜 수가 없다. 정말 훌륭하다 :) 

 

 

 

 

 

꽃이 갈수록 피어나고 있다. 무지 화사하고 이쁘다. 

 

 

책 읽다가 오후에 잠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왔는데 바람이 엄청 쌩쌩 불었다. 그리고 목련 봉오리가 하얗게 여기저기 올라온 걸 봤다. 작년엔 꽃이 훨씬 이르게 피었는데 올해가 좀 추운 건가 싶다. 바람이 많이 불면 기껏 피려는 꽃이 져버릴까봐 조마조마. 

 

 

오후 늦게 글을 좀 썼다. 이 메모를 마친 후에도 조금 더 쓰다 자려고 한다. 게냐와 리다가 본격적으로 옛날 얘기와 서로의 기억을 되살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조금만 더 쓰면 장소 전환이 이루어질 것 같다. 

 

 

아아 월요병 습격 중. 심지어 저녁 먹은 후 일 때문에 현장에서 연락이 와서 그거 챙기느라 두어시간이 가버렸다. 주말에도 일에서 자유로질 수가 없네... 일단 글을 좀 쓰다가 저 책을 이어서 더 읽고, 그리고 자러 가야겠다. 오늘의 티타임과 예쁘게 피어나고 있는 꽃들 사진 여러 장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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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7시 전에 깨버렸다. 새벽에 도착한 꽃 상자를 현관 안에 들여놓고는 도로 자려고 했는데 결국 잠이 안 와서 한참 뒤척이고 게으름만 잔뜩 피우고 늦게 일어났지만 잠은 못 잤다. 

 

 

새벽 꿈에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프라하에 갔다. 처음엔 프라하인 줄 모르다가 나중에 깨닫게 되었는데 부모님께 프라하 성을 구경시켜드리겠다며 함께 나가자고 했다. 꿈에서는 보통 프라하에 가면 로레타 사원과 에벨에 가려고 하는데, 이번 꿈에서는 '프라하 성 갔다가 그 사원 이름 뭐지, 하여튼 두 글자로 된 사원에 가면 돼요' 라고 말했다. 꿈에서는 로레타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가는 길에 문득 카페 에벨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에벨은 실재하는 공간의 에벨이 아니고 예전 꿈에 나왔던 가상의 에벨이 또 공간을 옮겨간 것이었다. 무슨 뜻이냐면, 실제의 카페 에벨은 카프로바 거리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는데 후자가 내가 좋아하던 곳이고 재작년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안 좋아져서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이제 본점인 카프로바 에벨만 남아 있다. 이 에벨이 몇년 전 바르톨로메이스카 거리에 분점을 잠깐 냈다가 역시 코로나 전후 경기가 안 좋아져서 그 지점도 금방 닫았던 적이 있다. 나는 여기에는 안 가봤다. 그런데 거의 1년도 전의 어느 꿈에서 나는 그 잠시 실재했지만 가보지는 못했던 그 세번째 에벨에 갔다. 현실에서 나는 항상 바르톨로메이스카와 베틀렘스카 거리를 헷갈려 했는데(전자가 레테조바에서 가깝고 후자는 구시가지 광장 쪽에 더 가깝다) 꿈속의 그 에벨은 베틀렘스카에 있었다. 일반 카페 같은 느낌이었고 그 꿈 속에서도 점원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기억이 자세하게 남아 있진 않지만. 

 

 

그리고 오늘 새벽 꿈에서 내가 발견한 건 바로 이 세번째 에벨이었는데, 꿈속에서 이곳은 바르톨로메이스카도, 베틀렘스카도 아닌 다른 골목으로 옮겨와 있었다. 그래서 꿈에서도 '어, 자리를 옮겼네'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꿈에서 방문했던 카페가 다시 재구성되어 새로운 꿈에 나타난 것이다. (이런 경우가 가끔 있음) 오늘 꿈의 에벨은 좀더 평범하고 테이블 사이가 널찍하게 떨어져 있었다. 나는 카운터에 가서 주문을 직접 했는데 동생인지 엄마를 위해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둘다 에스프레소 안 마시는데 꿈에선 하여튼 그랬다), 내가 마실 것으로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여기서는 그래도 커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며. '설탕을 한 봉지 넣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그런데 점원이 커피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모으는 것이 꼭 과학실 실험처럼 보였다. 그리고 유리 앰풀에 든 설탕 반죽이 포함되어 있어서 '카푸치노 내릴 때도 설탕 반죽을 넣는구나. 그러면 설탕을 추가로 안 넣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깨고 나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꿈임 ㅋ) 그러고는 계산을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었는데 기계가 카드를 씹어서 망가지고, 다른 카드도 망가졌다. 지갑을 뒤지니 200달러 지폐가 나왔다(그러나 사실 꿈이라서 달러라고 생각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크기와 모양과 색깔이 완벽하게 200루블 지폐였음) 큰일이네, 외국에 나왔는데 카드가 다 망가지고 돈은 이게 전부네... 하고 생각하며 카페 안을 둘러보다 깼다. 

 

 

아무래도 꿈에서 카드 씹히고 망가진 건 어제 미니 스피커 충전 케이블의 접합부가 부서졌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에벨이 나온 건 자기 전에 이웃님이 카페 에벨에 대한 글에 댓글 달아주신 걸 읽어서인 것 같음. 나머지는 뭐 꿈과 무의식의 영역. 

 

 

 




 

오늘 도착한 꽃은 봄 느낌이 물씬 나고 부피도 풍성해서 마음에 든다. 프리지아, 마트리카리아, 노랑 장미, 카네이션(내가 좋아하는 오렌지와 복숭아색이다), 튤립, 그나마 덜 끈적거리는 종류의 유칼립투스. 양이 많아서 화병 두개에 나누어 꽂고 유칼립투스 짜투리도 조그만 도자기 병에 꽂아두었다. 





침실에서는 늦게 나왔지만 하여튼 일찍 깨어난 결과 종일 좀 졸렸다. 오늘은 차를 마시며 드디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읽기 시작. 전반부 몇십 페이지 가량 읽었는데 이미 너무 재미있어서 뒤를 읽기가 아까워지고 있다. 이 작가들 작품은 항상 그렇다. 그리고 오후 늦게는 글도 좀 썼다. 이제 자기 전에도 조금 더 쓰려고 한다. 

 

 

꽃 사진 여러 장 접어두고 오늘 메모를 마무리한다. 결국 꿈 얘기 꽃 얘기로 끝난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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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보통 일주일 이내로 시든다. 좀 오래 가고 튼튼한 꽃들은 열흘 남짓 가기도 하고 예외적으로는 2주 넘게 버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일주일 가량이다. 그러나 꽃들과 함께 장식용으로 온 녹색 루스커스는 물만 갈아주면 오래오래 잘 살기 때문에 이따금 딸려온 애들이 남아서 모아놓으니 은근히 풍성해졌다. 짙은 녹색이라 눈도 즐겁다. 지금은 유리잔과 피처 두개에 나누어 꽂아두었는데 루스커스만 따로 꽂아둘 화병을 마련해야 하나 싶다. 

 

 

오늘까지 재택근무였다. 그런데 평소 출근 때와 똑같은 시간에 깨버린 후 도로 잠드는데 실패해서 종일 수면이 모자랐다. 그리고 오전에는 무지 바빴다. 문서에 쥐약인 직원 때문에 ㅠㅠ 전화로 30분 넘게 지적을 하고 함께 고쳐야 했다. 쥐약인 것까지는 같이 고쳐주며 개선을 시키면 되는데 문제는 이 친구가 윗사람에게 보고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음. 그래서 마지막에 저지르기 직전에야 내가 알아채고는(이것도 막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거 이제 이렇게 보내려고 합니다~' 라고 나에게 결재를 해달라고 연락이 옴), '아니 이런 것을 나한테 보고도 안 하고 그냥 내보내려 했단 말이야?!' 하고 식겁하고... 자료를 확인해보면 엉망진창... 고쳐야 할 곳 투성이. 절대 이렇게 내보내면 안되는 상황! 이게 너무 해맑게 아예 건너뛰고 있어서 그럴 때마다 호되게 야단을 치는데 한동안은 괜찮다가도 도로 재발한다 ㅠㅠ 난감하다. 잘못했다고 하면서 그 순간은 교정이 되는데 지나고 나면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니 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예전에 다니던 곳들에서는 보고 체계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된단 말이야 ㅠㅠ 일이라도 잘하면 그냥 믿고 맡기기나 하지... 

 

 

오후엔 그나마 조금 나아서 여유가 있었다. 일을 마친 후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했다. 아직도 배란통이 있다. 저녁에 다시 좀 아파서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안 먹었는데 쫌 괴롭다. 자면 나아지겠거니 한다. 어쨌든 이제 주말이 왔으니 쉬면서 글도 쓰고 책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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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온은 별로 낮지 않았지만 날씨 탓인지 종일 좀 춥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전과 오후 차를 한잔씩 우려 마시고도 모자라 늦은 오후에 도라지차를 우려 마셨다. 저녁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났더니 이제 한기가 좀 가셨다. 

 

 

 

 

 

 

카페 에벨에 마지막으로 들렀을 무렵 샀던 컵. 그립다. 

 

 

이번주는 내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약간 날짜 개념이 흐려졌다. 어제 오후에 진료 때문에 멀리 다녀온 것 외엔 계속 집에서 일하고 쉬는 중이다. 나는 원래부터 집에 잘 머물러 있는 타입이라 전혀 힘들거나 한 것이 없고 오히려 계속 이렇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ㅠㅠ 다음주는 다시 사흘 출근, 이틀 재택을 하고 코로나가 좀 누그러지면 재택근무는 없어지게 된다. 

 

 

오늘은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은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pc 앞에 앉아 종일 보내고 났더니 슬며시 피곤하다. 아침에는 배란통이 너무 심해서 괴로워하다 결국 약을 먹었다. 참아보려 했는데 골반과 다리가 너무 아파서 어쩔 수가 없었다. 이번 달에는 상대적으로 과로가 덜한 편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흑흑 역시 노화의 증거인가보다. 

 

 

내일 하루만 잘 버티면 주말이다. 재택근무일지라도 역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말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부디 내일 별 일 없이 잘 지나가기를. 너무 늦지 않게 자야겠다. 글을 좀 쓰고 싶긴 한데 하루종일 pc 앞에 앉아 있었던터라 지쳐서 그냥 주말로 미루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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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재택근무하고 오후엔 멀리 진료 받고 오느라 하루가 금세 다 지나갔다. 종일 졸리고 피곤했다. 새벽에 곤히 자다가 잠깐 깨고, 아침에 알람 울리기 전에 두어번 깼다 도로 잤는데 수면총량이 부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피곤하고 머리가 무거웠다. 날씨 탓인 것 같다.


오전에 좀 까다로운 줌회의를 한시간 반 가까이 하느라 진이 좀 빠졌고 점심 먹은 후 잠깐 쉬다가 오후 반차를 쓰고 진료를 받으러 도시 횡단을 하고 옴. 지하철 타고 진짜 오래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가는 길엔 내내 졸았다.


돌아와서 저녁 먹었더니 하루가 그냥 가버렸다. 계속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서 늦지 않게 자야 할 것 같다. 역시 멀리 왔다갔다 하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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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2일차. 이렇게 그냥 매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엄마는 통화를 해보니 확실히 목소리도 거의 돌아오고 컨디션도 좋아지셨다고 한다. 많이 앓지 않고 나아지셔서 다행이다. 아버지도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한다.


아침 꿈에 멋있는 남자들이 둘이나 나와서 뭔가 이것은 로또를 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했음. 이 꿈에서는 슈클랴로프 부부가 나와서(ㅎㅎ) 얼굴도 보고 얘기도 나누고, 마샤가 나에게 심지어 무슨 회식 자리 같은 곳에서 정일우(!)를 소개시켜 줌. 대체 이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싶은데 생각해보니 어제 자기 전에 포털에서 이 사람이 SNL인가 뭔가에 출연한다는 기사를 잠깐 봤다. 나는 옛날에 하이킥 때부터 그를 좋아했기에 '오 그렇구나. SNL 안보는데 이 사람 나오는 건 좀 궁금하네' 하고는 이 기사에 대해선 금방 까먹어버렸는데 그게 무의식으로 연결되어 꿈에 나왔나봄. 그래서 꿈에서 멋있는 남자 두 명과 이야기를 연달아 나누는 등 매우 좋은 꿈이었음 :) 그외에도 각종 복잡한 꿈이 이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어제보단 많이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알람에 깼을 때 무지 피곤했다. 생각해보니 꿈에서 발로쟈나 마샤와 노어로 얘길 해서 피곤한가보다. 꿈에서 외국말 하면 무지 피곤함. 원래도 잘 못하는데 꿈에서는 더 잘 안되므로 ㅋㅋ


이렇게 좋은 꿈을 꾸었지만 업무는 이와 상관없이 바쁘게 굴러갔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하고, 줌 회의도 하고. 오후엔 윗분과 실무자 하나와 메신저 회의를 했는데 윗분이 또 자가발전을 하며 흥분하셔서 나는 심히 피곤했다. 왜 이렇게 쉽게 흥분하는가 싶다 ㅠㅠ 일은 그냥 일로 좀 건조하게 접근해주면 좋겠음. 이렇게 적고 있자니 마치 내가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냉정한 프로페셔널 같지만... 실은 나도 안 그럴 때가 많고 부족하다. 그저 윗분도 그렇고 직원들 중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친구들도 그렇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덜 이성적이고 급발진, 자가발전을 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다. 모든 것은 정말 상대적임 ㅠㅠ


내일은 오후에 반차를 내고 진료도 받으러 가야 하고 이래저래 바쁘다. 집에서 회사 갔다가 거기서 출발하는 트라이앵글 횡단을 안 해도 되니 그건 좋은데 집에서 왕복하는 것도 장난 아니게 멀어서 벌써부터 좀 지치는 기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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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라서 상대적으로 덜 힘들긴 했지만 매우 바쁜 하루였다. 아침에 더 잘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잠에서 깬 후 도로 잠들지 못해서 수면 총량은 딱히 개선 효과가 없었다. 오전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어 바쁘게 일했고 심지어 점심도 늦게 먹었다.


몇가지 업무들이 외부 요인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아 오늘 계속 실무자와 전화,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 방안을 뽑아내느라 정신없었다. 윗분과도 두 번이나 장시간 통화를 했다. 재택인 것 외에는 역시 무지 바빴음. 그래도 지하철 출퇴근, 옷 챙겨입기 안하는 게 어디인가 싶다.


아침에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려는데 헤어 드라이어가 고장남. 흑흑... 여분이 없어서 결국 앞머리는 대충 클립으로 말아서 이마에 달라붙지 않도록 처리했다. 재택이라 다행이다. 출근이었으면 정말정말 난감했을 것 같다. 급하게 당일배송되는 곳을 찾아서 헤어 드라이어 주문. 그런데 아직 도착을 안 함. 자기 전까지는 도착했으면 좋겠는데...


간밤에 불가코프 중단편집을 다 읽었다.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앞의 두세 편이 상대적으로 더 좋고 뒤에 수록된 풍자 소품들은 말 그대로 소품이다. 그리고 소맷동에 쓴 수기를 통째로 넣어줘서 좋았다. 이제 오늘부터는 고대하던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읽으려 한다. 아아 기대됨... 이걸로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 번역은 마무리되는 걸까? 이왕 내주는 거 더 번역해주면 좋으련만... (하름스나 도블라토프 같은 작가야 원서로 읽기 편하지만 스트루가츠키 형제 소설은 원서로 읽기엔 좀 버겁다 ㅠㅠ 특히 갈수록 노어 능력이 퇴화하고 있어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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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모두 지나가고 월요병의 시간이 되었다.


어제 너무 많이 잤기 때문인지 새벽 늦게야 잠이 들었다. 그러다 일곱시 반 즈음 퍼뜩 깼는데 잠이 안 와서 '아 왜 일요일에 수면부족에 시달려야 하는 것인가' 하며 오랫동안 끙끙대다가 도로 새잠이 들었는데 정신없이 꿈을 꾸다가 열한시 반이 넘어서야 다시 깨어났다. 온몸이 너무 쑤셨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다행히 어제보다는 덜 아프시다고 한다. 목 아프고 몸살기 있는 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밤에 기침하거나 열이 오르지는 않았다고 하신다. 아버지도 어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보셨는데 다행히 음성이라고 하심. 그러나 부모님은 항상 내가 걱정할까봐 아픈 것도 안 아프다고 하시는 편이라 여전히 좀 걱정이 된다. 빨리 나으시기를 바랄 수밖에...


오늘은 어제와는 달리 하늘이 파랬고 빛도 들어와서 한결 나았다. 그러나 역시 늦게 일어나고 게으름 피운 결과 아주 늦은 아점을 먹고 느지막하게 차를 마셔서 하루가 금방 가버렸다. 불가코프 중단편집을 마저 읽었다. 이제 마지막에 수록된 '소맷동에 쓴 수기' 후반부를 읽고 있다. 아마 오늘 다 읽을 것 같다. 그리고 글도 조금 썼다.


이번주는 내내 재택근무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그만큼 확산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부서원들의 확진이 더 이상 없어야 할텐데... 금요일에 퇴근하면서 집 근처 약국에서 마지막 남은 코로나 상비약 세트를 집어왔다. 코감기 목감기 두통 관련 약 세트임. 자가진단키트도 어제 써버려서 이제 하나밖에 안 남았다. 그래서 원래는 월욜에 출근해서 사무실에 비축해놓은 키트를 두어개 가져오려 했는데(직원 진단용으로 예전에 많이 구매해서 갖추어두었음) 막상 재택근무로 돌렸기 때문에... 나는 밀접접촉자가 아니고 일단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로 전환한 거라, 내일쯤 다시 동네 약국에 가서 자가진단키트가 있으면 몇개 더 구해와야겠다.




내일도 해야 할 일들이 많고 바쁠 예정이다. 그래도 재택이니까 한시간 반 가량 더 잘 수 있으니 이것은 좋은 점이라 생각하며...







스위트 피는 엄청 달달한 방향제 향이 난다. 하늘하늘 이쁘긴 한데 꽃잎이 너무 금방 떨어져서 아쉽다. 아름답고 향도 좋고 오래 가는 꽃이란 정녕 없단 말인가... 꽃이랑 티타임 사진 여러 장 아래 접어두고 오늘 메모는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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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다샤님이 보내주셨던 실바니안 토끼 패밀리 중 한 마리랑, 페테르부르크인지 블라디보스톡인지 둘 중 한 군데 로모노소프 샵에서 데려왔던 도자기 토끼 한 마리. 요렇게 해놓으니 깊은 산속 옹달샘 찾아온 토끼 같아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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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해서 정신없이 잤다. 새벽에 잠깐 깨서 꽃 도착한 것을 현관 안으로 넣어두고는 도로 잠들어서 9시 반쯤 깨어났다. 더 자고 싶었지만 좁은 박스 안에서 여린 꽃들이 눌려 시들까봐 할수 없이 주섬주섬 일어나 비몽사몽 박스를 개봉하고 꽃을 다듬었다. 다 다듬고 화병에 꽂아둔 후에도 잠이 쉽게 깨지 않았다. 사진은 스위트 피 꽃송이 몇개가 떨어진 채 왔는데 버리기 너무 아까워서 찻잔에 띄워둔 것. 꽃 사진들은 언제나처럼 맨 아래 따로 접어둔다. 

 

 

 

 

 

 

꽃 다듬고 나서 엄마랑 통화를 했다. 밤에 목 아프고 열이 나서 고생하셨는데 오늘 아침 일찍 다시 병원 가서 검사를 했더니 결국 양성이 나왔다고 하신다 ㅜㅜ 처방받은 약을 드시니 약간 나은 것 같다고는 하시는데 목소리도 가 있고 심히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랑 공간 분리를 제대로 하시고 식사도 같이 하시면 안되고 욕실도 따로 쓰셔야 한다, 엄마가 아버지 밥 챙겨드려도 안된다 하고 말씀을 드렸지만 사실 그게 잘 지켜질지 잘 모르겠다 ㅠㅠ 아버지는 아직 아무 증상 없다고는 하시는데 아무래도 감염되기 너무 쉬운 상황이라... 원래 동생네가 다음주에 부모님 보러 기차 타고 내려갈 예정이었는데 이런 상황이라 그것도 취소했다고 한다. 부모님 걱정이 많이 된다. 

 

 

엄마와 통화 후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다시 침실로 들어가 두어 시간 좀 쉬다가 억지로 일어났다. 간신히 청소를 하고 목욕 후 아주 늦은 아점을 먹는데 우리 부서 직원들 중 두 명으로부터 각각 확진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둘이 서로 다른 사무실이었다. 그래서 누구누구 접촉했는지 하나하나 파악하고 위에 보고를 하고 부서원들에게 연락을 하고 각각 자가키트 검사, 밀접접촉 직원은 신속항원검사를 하도록 지시하고 그 결과들을 공유하는 등 정신없이 대응을 했다. 그래서 밥도 대충 먹는둥마는둥. 차도 네시가 다 되어서야 마실 수 있었다. 나도 어제 사무실 근무를 했기 때문에 자가키트를 다시 해보았다. 나는 음성이었고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확진된 직원과도 근무 층이 달라서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그 직원과 같이 있었던 직원은 나랑 같은 사무실이라 건너건너 다 연결이 된다. 게다가 나는 업무 때문에 아무리 마스크를 쓰더라도 근거리에서 여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

 

 

이러저러해서 일단 밀접접촉 직원들은 다음주 재택격리를 시켰다. 나 같은 경우는 좀 애매해서 키트 음성이라 출근해도 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윗분과 통화하면서 아무래도 내가 장거리 대중교통 출퇴근을 하다보니 지금 좀 위험한 상황이라 판단, 다음주 일주일은 그냥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윗분이 사무실 출근을 하시기로 했다. 그래서 갑자기 다음주는 내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흑흑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일말의 작은 좋은 일... 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밖에... 종일 직원들 체크하고 이거 대응하느라 토요일인지 아닌지 쉬는 건지 아닌지 전혀 모를 상태로 오늘 하루가 지나갔다. 엄마 걱정, 아빠 걱정... 직원들 걱정, 업무가 마비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는 일 등등 정말 정신없었다. 그나마도 확산세가 심해졌을 때 모두를 교대조를 짜서 근무하도록 해서 아직까지는 빵꾸가 안 나고 버티고 있다만... 사무실 근무 직원들이야 재택으로 들어가도 큰 문제가 없는데 현장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어서 이들이 제일 걱정이다. 

 

 

 

어느새 밤 열 시가 다 되었네... 글이라도 조금 쓰다 자야겠다. 꽃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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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방 창문에 걸어 말려둔 장미. 이 방은 복도 방향에 있어 책이랑 옷 꺼내러 갈 때 외에는 오래 머물러 있지 않는데 낮에 빛이 들어올 때면 예쁘다. 오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폰에서 예전 사진이라고 띄워줘서 올려본다. 

 

 

잠이 너무 모자라서 힘든 하루였다. 자정 즈음 잠들었는데 새벽 세시 반에 너무 찝찝한 악몽을 꾸고 깨어나서 한시간 가량 못 자고 괴로워하다 간신히 아주 약하게 잠들었다. 진짜 기분나쁘고 생각할수록 싫고 무서운 꿈이었다.

 

 

(주의 : 매우 기분나쁜 꿈이라 기록용으로만 적어두었음 - 노약자 및 심신미약자 읽지 마시오 - 내용 접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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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집에 가느다란 뱀이 들어와서 그것을 뭔가 막대기 같은 것으로 때려서 죽여야 했는데(ㅜㅜ 현실이라면 그저 소리지르며 도망도망갔을 듯), 집이 어두워서 그게 잘 안 보였다. 하여튼 어떻게 막대기로 그것을 몇차례 내리쳤는데 잘 맞지 않았고 언제 공격당할지 몰라 너무 무서웠다. 그러다 그것이 현관 쪽으로 움직여가는 것 같아 정신없이 때렸는데 어느새 그게 뱀이 아니라 풍선처럼 둥글고 빵빵해진 검은색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꿈속에서는 그 고양이가 아주 나쁘고 무서운 존재라 본능적으로 파괴하고 박살내야 하는 것이었다. 고양이를 막대기로 내리칠 때마다 어딘가 빗맞는 느낌이었고 수차례 때리면서도 머리를 박살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그리고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고양이의 부피가 조금씩 줄어들었는데(바람빠진 풍선처럼) 피가 흐르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붉은색이 아니고 마치 수묵화처럼 먹물 같은 묽은 검은색 액체가 번져나왔다. 고양이랑 체액만 흑백으로 보였다. 소리도 안 냈다. 아마 완전히 파괴하기 전에 몸서리를 치며 깨어났던 것 같다. 

 

 

아니, 내가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ㅠㅠ 이게 웬 날벼락같은 꿈이란 말인가. 게다가 완전 동물학대 꿈이 아닌가... 동물학대 너무 끔찍한데 ㅠㅠ 왜왜왜왜왜.... 아마 꿈속에서 그것은 진짜 고양이가 아니라 내 무의식 속에서 뭉쳐진 분노나 나쁜 감정, 불만, 답답함, 원초적 두려움 뭐 그런게 아닐까 생각은 든다만 어째서 왜 ㅠㅠ 그런데 이렇게 적고 나니 뱀을 때리는 것은 괜찮았다는 말인가? 하는 또 근본적 의문이 들고... 

 

 

하여튼 이 꿈 때문에 너무 식겁해서 새벽에 깨어나 헉헉거리고 도로 잠들기가 무섭고 찝찝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한동안 앉아 있다가 도로 누웠는데 좀처럼 잠이 안 왔다. 겨우 세시간 남짓 자고 꼬박 날 새고 출근할 것만 같은 공포가 스멀거렸는데 간신히 나중에 도로 얕게 잠이 들었다. 자는둥 마는둥 하다 알람에 괴로워하며 깨어나 출근했다. 그 여파로 종일 너무 피곤하고 몸도 안 좋았다. 제발 다시는 이런 꿈 안 꿨으면 좋겠다. 

 

 

 

 

 

 

 

수면 매우 부족 상태로 출근했는데 아침부터 아주 바빴다. 바쁜 일을 처리하고 또 처리하다 오전에 면접을 하러 갔다. 그런데 슬프게도 면접 대상자로 들어온 사람들이 기대 이하였다. 특히 서류상 기대할만하고 업계 관계자의 평도 나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막상 면접을 해보니 생각보다 너무너무 별로였다. 얼어서 그런가 싶어 여러가지 질문을 해보고 기회를 주었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정말 아니라는 사실만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래서 오늘의 면접은 거의 대참사 수준이었고 마치고 나서는 다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ㅠㅠ 흑흑... 

 

 

이렇게 힘들기만 하고 영양가 없었던 면접을 하는 동안 갑님과 최고임원님이 행차하셔서 나 없는 동안 다른 직원들이 안내를 해줘야 했다. 그나마 내가 다 덮어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최면을 걸어야 하나 싶음. 점심 먹고 나서도 계속 바빴다. 온갖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수면 부족의 여파인지 종일 배도 아프고 고생했다. 

 

 

일을 마치고 퇴근, 집에 돌아와 밥을 챙겨먹고 한동안 멍하게 늘어져 있었다. 그러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안 좋아서 어디 아프시냐고 물어보니 증상이 딱 코로나였다 ㅜㅜ 간밤부터 으슬으슬 오한이 나고 머리도 좀 아프고 목도 아프고 목소리가 가고 마른 기침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몸살기도 있다고 하신다. 너무 걱정이 되었다. 동네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더니 음성이라 그냥 감기약만 처방받아왔다고 하신다. 그런데 요즘 주변 오미크론 확진자들을 보면 자가키트나 신속항원검사가 증상 발현 첫날이나 둘째날엔 음성으로 나왔다가 그 이후 확진이 뜨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제반 증상들을 미루어보면 아무래도 엄마가 확진된 것 같다 ㅠㅠ 내일 다시 한번 병원 가서 검사를 해보시겠다고 한다. 엄마 목소리가 너무 잠겨 있어서 얘기를 많이 하면 안 좋을 것 같아 전화를 끊고 가급적 카톡으로 얘기하자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랑 같이 계시는데 일단은 한 집 안에서 분리를 하고 식사도 따로 하고 욕실도 따로 쓰시라고 말씀드렸다. 엄마도 많이 걱정되고, 특히 아버지가 면역력이 약해서 감기도 심하게 앓는 편이라 너무 걱정이 된다. 한집안에 계시면 아무리 격리를 하려고 노력해도 쉽게 감염되는 상황이라... 차라리 내가 걸린 거라면 이렇게 걱정이 안될텐데 부모님은 아무래도 연세 때문에 많이 걱정이다. 부디 엄마가 푹 주무시고 나아지기를, 그리고 아버지도 괜찮으시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발 별로 안 아프고 지나가게 해주세요 ㅠㅠ 걱정이 되니 주말이 온다고 즐거워할 마음도 안 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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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과 거실이 연결되는 지점에 냉장고가 놓여 있는데 그 옆면에 엽서들과 사진 몇 장을 붙여 두었다. 위의 엽서들은 페테르부르크 지도와 그 동네 인텔리겐치야, 그리고 트로이츠키 성당 스케치가 그려진 것들로 부끄보예드와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에서 샀던 것들이다. 아래는 역시 페테르부르크의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겨울운하 사진, 그리고 어느 예쁜 러시아 레스토랑 사진(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sns에서 갈무리한 것임)이다. 지속적으로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나서는 이 향수조차 어딘지 죄책감이 들고, 또 '과연 앞으로 몇년 이내에 다시 갈 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건만...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기만을 바란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재택근무를 한 것 외에는 전혀 여유가 없는 하루였다. 아주 바쁘게 일을 했다. 오전엔 줌 회의를 했고 오후 내내 모니터를 보며 모종의 시스템에 각종 점수와 평가내용들을 작성해 입력하느라 나중에는 눈이 뽑힐 것처럼 아프고 팔과 어깨와 손목이 뻐근했다. 중간에 한숨 돌릴 겨를이 전혀 없었다. 그나마도 집에서 일을 하니 방해를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 망정이지 아마 사무실이었다면 직원들이 계속 옆에 찾아오기 때문에 오늘 해낸 일의 절반 정도밖에 못 했을 것이다.


내일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하는 날이다. 오전에는 상당히 신경쓰이는 면접에 들어가야 한다. 아, 그러고보니 생각났다. 내일 입을 옷을 꺼내놓아야 한다. 흑흑, 최소한의 단정한 옷을 입어야 한다 ㅜㅜ 이제 거의 봄이 왔으니 그간 미뤄둔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데 엉엉 갑자기 슬퍼짐.


8시간 쯤 채워서 잤으니 수면이 모자라지는 않는데 왜 피곤한지 모르겠다. 아침에 한참 꿈꾸는 와중에 알람 울려 깨서 그런가보다. 꿈을 어지럽게 꿨는데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면 불량수면이니까 기억 안 나는 편이 낫겠지. 내일 운 나쁘면 최고임원께서 들르실 것 같은데 딱히 어려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니 맘 편하게 안 들르시면 참 좋겠다. 오시면 뭐 또 그럭저럭 잘해드리며 지금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상냥하게(-_-) 설명해드리겠지.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사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이제 책을 조금 읽다가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니 그것을 낙으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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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라 평소보다는 좀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일도 상대적으로 좀 적었다. 그러나 덜 바쁘다는 이유로 느슨해진 결과 원래 다 해치우려던 일을 절반도 못하고 내일로 미뤘다 ㅠㅠ



어제 너무 피곤하게 잠들었는데 새벽 5시 즈음 깼다. 원래 오늘쯤이면 주기 상 몸이 나아져야 하는데 꼭 첫날 둘째날처럼 아파서 괴로웠다. 진통제를 먹을까말까 고민하다가 약 먹고 어쩌고 하면 잠이 달아날까봐 꾹 참았다. 그래서 아픔으로 괴로워하며 끙끙대다 간신히 도로 잠들었고 꿈에 시달림.



아침에 일어났는데 역시 너무 아파서 결국 빈속에 진통제를 먹었다. 이후 통증은 가라앉았으나 역시 빈속에 먹은 약 때문에 속이 부대껴서 고생함. 정신이 좀 몽롱한 채 오전 내내 일을 했다.



점심 먹은 후엔 소파에 기대어 20여분 가량 피곤하게 졸았다. 잠이 모자란 건 아니었으니 몸 상태 때문이었다. 하여튼 다시 업무시간이 되어 또 자리에 앉아 일을 했다. 이렇게 하루가 갔다.



오늘의 낙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이 한권 더 번역된것을 간밤에 발견하고 주문해 오후 늦게 받아본 것이다. 너무 좋다. 마지막 번역본이 작년 초가을 즈음 나왔으니 일년은 기다려야겠지 했는데... 행복하게 책을 쓰다듬으며 표지와 앞뒤만 훑어보고 보물단지처럼 모셔둠. 주말에 읽어야겠다. 그럼 행복해지겠지.



지금은 불가코프 중단편집 계속 읽는 중. 전에 원서로 읽은 것도 있고 첨 읽는 것도 있는데 역시 최고의 작가임. 읽으면서 가슴을 확 베는 듯한 느낌이 드는 표현과 이야기들이 계속 나온다.



내일도 재택근무라 마음이 좀 가볍다. 모레는 출근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다. 회사에서는 확진자들이 계속 나온다. 그냥 순서 기다리는 기분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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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하루였다. 오전에 몇가지 일을 급하게 처리한 후 기획 업무 관련해서 윗분과 실무자와 줌 회의를 했다. 윗분이 좀 자가발전을 많이 하시는 스타일이라 어제 얘기한 게 다르고 오늘 얘기하는 게 다른 편이다. 어제 a라고 해서 그것에 따라 열심히 준비를 해놓으면 그 사이에 또 자가발전을 하셔서 오늘은 b를 말씀하시니 항상 좀 피곤하다. 하여튼 그것 때문에 오전 회의가 좀 골치아팠다. 

 

 

오후 스케줄 때문에 점심을 제대로 챙겨먹을 시간이 모자라서 대충 kfc에 가서 때웠다. 그런데 오늘따라 정말 맛이 없었음. 간단하게 먹은 후 다른 회사에서 요청한 자문회의에 갔다. 생각보다 얘기할 내용이 많아서 자문비 받는 게 미안하지 않을만큼의 역할은 한 것 같다. 

 

 

회의를 마치고 귀가했다. 지하철에서 다행히 빨리 자리가 났다. 앉았는데 너무 졸려서 암흑처럼 졸았다. 오늘까지 몸이 좋지 않아서 괴로웠다. 집에 도착하니 평소보단 약간 이른 시간이었다. 멍하게 소파에 늘어져서 쉬다가 밥을 챙겨먹고 vpn을 연결해 결재를 몇 건 했다. 내일과 모레는 재택근무라서 다행이다.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유일하게 좋은 건 그간 재택근무 대상이 아니었던 나조차도 일단 윗분과 교대로 재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지만(우리 회사는 비교적 방역을 아주 잘해서 그간 정말 확진자가 없었는데 2월 이후 매일같이 한두명씩 계속 나오고 있음) 그래도 재택근무를 하면 몸이 한결 덜 피곤하니 조삼모사로 좀 좋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많이 피곤하다. 내일과 모레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여럿 있다. 오늘 아침 꿈에 다시 페테르부르크에 갔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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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피곤한 하루였으므로 봄 느낌 나는 연노랑 리락쿠마 패밀리 그림으로 기분 전환. 출처는 그림 속 캡션에. 

 

 

오늘은 바쁘지는 않았으나 컨디션이 바닥이라 아주 힘든 하루였다. 아무래도 붉은 군대 주기 중에서도 제일 아픈 둘째날이고 날씨마저 비가 주룩주룩 오는 상황이라 최악. 가뭄과 산불을 생각하면 비 오는 게 정말 고마운 일이라 '그래그래 비야 계속 와라' 한다만 출퇴근, 점심 시간에 나다닐 때 비가 오면 정말 괴롭다. 역시 월요일이라 잠도 좀 모자란 상태로 출근을 했기에 종일 너무 피곤하고 졸렸다. 오전엔 몸이 너무 아팠고 오후엔 약기운이 돌면서 아픈 건 좀 가셨는데 대신 걷잡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졌다. 일하다가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았다. 이 시기의 졸음은 자력으로는 어떻게 퇴치할 수가 없는 종류의 것이다. 몸이 받쳐주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덜 바쁜 것이 다행이었다. 

 

 

지난주에 나에게 생각지 않은 결심을 얘기했던 직원은 다행히 주말 동안 곰곰 생각해보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했다. 이것은 참 다행인데(일의 측면에서도 그렇고 이 직원 개인에 대해서도 그렇고), 또다른 직원 하나가 오늘 생각지 않은 문제를 가져와서 심히 마음이 아팠다. 둘 다 나와는 직접적 연관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후자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그래도 함께 데리고 일하는 직원이다 보니 무지하게 마음이 쓰였다. 최대한 이 친구에게 좋은 방향으로 풀어질 수 있도록 잘 이야기해주었다. 나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데 마음 써야 할 곳들이 참 많다. 

 

 

내일은 오전에는 줌 회의, 점심 먹고 나서는 외부 자문회의에 가야 한다. 그러니 오늘보단 좀 바쁠 것 같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한 달 정도 어디론가 여행을 가서 예전처럼 골목들을 돌아다니고 모르는 카페들을 발굴하고 햇살 쬐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맘에 드는 카페에서는 친절한 점원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손때묻은 소박한 물건들을 파는 앤티크 가게에 가서 구경을 하고 조그만 걸 하나 사고 싶다. 아니면 그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한 친구들과 만나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수다떨고 웃으며 놀고 싶다. 그런 날이 다시 오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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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축 처지고 피곤한 주말을 보냈다. 집에서 계속 쉬었는데도 별로 피로가 회복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마 시계처럼 정확하게 도래한 그날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머리가 너무 멍멍하고 괴롭게 울려대서 이게 혹시 오미크론 감염된 건가 싶기까지 했다. 왜냐하면 백신 2, 3차 맞고 나서 느낀 두통과 비슷한 종류라서. 결국 걱정이 되어 저녁 먹기 전에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해보았다. 키트는 음성이었다. 비록 이번 달에는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대중교통을 타고 먼 길 출퇴근을 하는데다 사무실에 가면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게 되니 언제 어디서든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신경이 쓰인다. 아직도 머리가 좀 멍멍하다. 그날이라 그런 거겠지 한다. 

 

 

책을 읽고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전반적으로 우울감과 무력감이 몰려와서 딱히 즐겁지 않은 날이었음. 생각해보니 늦잠 자고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가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속상한 일을 한참 감정적으로 쏟아놓는 걸 들어드렸는데 그것 때문에 심적으로 지친 것도 여파가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즐겁고 기쁜 적이 별로 없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여행도 다 안되고, 거기에 대내외로 심란한 일들 뿐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유일하게 괜찮았던 것은 어제와 오늘 글을 좀 썼다는 것이다. 자기 전에 조금 더 써봐야겠다. 그런데 주인공이 내향적인 타입인데다 이 소설 자체가 좀 의식의 흐름, 자기 비판과 혼란스러움 등등으로 구성된 터라 쓰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종류의 글은 좀 아니다. 이럴땐 원래 서무 시리즈 같은 즐거운 장난 같은 글을 써야 기분이 나아지는데 싶지만, 힘들게 시작한 글이고 또 나름대로 집중하고 있으니 그냥 쭉 가려고 한다. 이제 옛날 같지 않아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짧고 한번 흐름을 저버리면 다시 잡고 쓰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이것도 어찌보면 슬픈 일이다. 하여튼 그래도 남녀 주인공이 서로 툭툭 쏘는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대화의 리듬이 제대로 본 궤도에 들어가면 훨씬 즐거워질 것 같다(아직은 이야기 흐름 상 남자 주인공이 수동적으로 한두 마디로만 대꾸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는 아주 바쁘진 않지만 해야 할 일들이 여럿 있다. 외부 자문회의에도 가야 하고 내부 회의들도 이미 몇 개 잡혀 있다. 숙제들도 많다. 직원에 대한 걱정도 좀 있다. 그리고 지난주와 지지난주엔 주중에 빨간 날이 하루씩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 흐흑. 하여튼 잘 버텨봐야지. 

 

 

장미 사진 몇 장 접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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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오늘 찍은 것이 아니고 며칠 전 꽃이 도착했을 때 다듬어서 막 꽂아놓은 직후 찍었던 것이다. 잎이 더 초록색이고 봉오리가 팽팽하다. 꽃 도착했던 날이 수요일이었는데 그날 찍어놓았던 사진 몇 장을 올리는 것을 잊어서 그냥 흘리기 아까워 맨 아래에 접어둔다. 

 

 

 



 

2주째 버티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세 송이. 아마 오늘 지나면 다 시들 것 같다. 그래도 이 종류 치고는 오래오래 버텼다. 

 

 

이번주는 계속 바빴고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날이 바짝 다가왔고 오늘은 날씨도 우중충했다. 그래선지 계속 자고 또 잤다. 계속 자고만 싶었다. 원래 잠들면 새벽에 두어번 깨는데 오늘은 거의 8시간 가까이 내리 잤다. 깨어난 후에도 다시 두번이나 잠들었다. 더 자고팠지만 이미 열 시간도 넘게 잤기 때문에 억지로 일어났다. 꿈도 어지럽게 꾸었다. 꿈에서 엄마랑 다시 페테르부르크에 갔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길을 건너면서 '아, 여기 바실리섬이네' 라고 깨달았다. 그리고 여전한 꿈의 패턴대로 그곳은 어딘가 휑하고 어둡고 내 기억에 없는 거리들이었다. 그러니 네프스키로 가야 할 것 같았다. 버스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아서 엄마와 다시 횡단보도를 건넜다. 건너편에 네바 강이 있어서 엄마에게 '저게 네바 강변이에요'라고 알려드렸다. 그러나 보통 거닐곤 하던 그 네바 강변(궁전 교각이 있고 쿤스트카메라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반대 방향으로는 에르미타주와 해군성이 보이는)이 아니라 훨씬 외곽이었고 강 건너로는 낯선 하얀색 건물과 공사 중인 건축물들과 자재들이 보였다. 우리가 도시의 변두리 쪽으로 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요즘 부쩍 페테르부르크 꿈을 자주 꾼다. 해외 입국 격리 면제 얘기에 나도 모르게 '그럼 올해 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가 러시아 비행 노선들이 모두 막혔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이런 와중에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에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사랑하는, 내게 아주 큰 의미를 지닌 곳인데... 코로나 때문에 막혀 있으니 풀릴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만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다른 문제들 때문에 어려워졌고 심적으로도 좀 고통스럽다. 전쟁에 대해, 희생과 죽음에 대해, 권력과 독재자에 대해, 그리고 끔찍한 전쟁 범죄 앞에서 역시 또다른 나쁜놈 노릇을 톡톡이 해왔다는 건 슬며시 잊혀지고 정의의 사도인양 나대며 은근히 재미보고 있는 쪽에 대해, 하여튼 모든 것들에 대해 조금씩 조금씩 생각하면 언제나 거기서 죽어가고 희생되고 서로 싸우게 되는 건 약자들이라는 사실로 쳇바퀴처럼 되돌아오게 된다. 

 

 

기온을 보면 날씨는 매우 따스했는데 나는 오후 늦게까지 으슬으슬 가벼운 오한이 들었다. 아마 햇살이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며칠 동안은 난방을 안 했는데 결국 오후에 보일러를 가장 약하게 틀었다. 그리고 따뜻한 물로 목욕도 했다. 그날 직전이라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이제 글을 조금 쓰다가 자야겠다. 

 

 

며칠 전 찍어두었던 장미와 그때까진 시들지 않았던 프리지아, 라넌큘러스 사진 몇 장 아래 접어두고 두서없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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