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너무너무 피곤하고 지쳤는데 야근하고 귀가하다 저녁으로 때운 버거가 빨리 소화가 안돼서 자정 다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누적된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때문에 두통에 시달려 타이레놀까지 먹고 잤는데 오늘은 배란통으로 좀 힘들었다. 역시 과로, 스트레스는 딱 티가 남... 일찍 깼다가 다시 자고 또 자고... 30분에서 한시간씩 도로 자기를 반복해서 밀린 잠을 몰아서 자고 꿈에 시달리고 늦게 일어났다.
목욕, 청소. 쉬면서 보낸 하루. 어제를 돌이켜보니 꼭 수괴일당들의 필리버스터 한가운데 껴 있었던 기분이 든다. 일해먹고 살기 참 힘들다. 그런데 잠을 많이 자고 먹고 쉬었더니 그래도 어제의 스트레스는 좀 가심. 역시 쉬어야 해...
집안일로 좀 심란한 나날. 모든 게 무사형통했으면...
오늘의 꽃들. 스타티스, 거베라, 스프레이 델피늄, 냉이초 믹스가 왔다. 냉이초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만(게으른지라 잔잎 많은 꽃을 안 좋아함) 그래도 들꽃 풍으로 이쁜 조합이다. 다듬는데 오래 걸림 ㅠㅠ 그리고 지난주의 라넌큘러스 남은 꽃 몇송이도 함께. 꽃 사진들로 마무리.
오랫동안 써온 포스마켓의 스틸크 티포트가 이제 너무 오래되어 균열도 많이 생기고 주둥이 끝도 깨져서 며칠 전 새로 주문해 받은 티포트. 로모노소프와 러브라믹스, 쯔비벨무스터 등 다른 티포트도 있지만 거름망이 없거나 용량이 너무 적어서 800밀리 대용량의 스틸크 티포트를 쭉 썼었다. 의외로 딱 그정도 되는 용량에 거름망까지 딸린 티포트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건 750밀리 정도 되고 거름망도 튼튼하다. 모양도 예쁘긴 한데, 입구 지름이 작은 게 흠이다. 이러면 세척할 때 힘들다. 하여튼 오늘 이 티포트를 처음 개시해봄. 나쁘진 않은데 차를 따르고 나면 저 주둥이 아래로 찻물이 좀 흘러내려서 그게 아쉽다. 역시 구관이 명관인가... 스틸크 티포트가 좋았는데... 그리고 다즐링 티백 믹스 주문하면서 같이 사본 프리미어스의 다즐링 잎차. 등급이 좋아서 샀는데 향긋함은 덜해서 좀 아쉬웠다.
하여튼 새 티포트와 새 다즐링, 토요일에 새로 도착한 꽃과 함께 오후 티타임 사진 몇 장. 그런데 흐리고 어둑어둑해서 사진은 생각만큼 이쁘게 안 나옴.
너무너무 바쁘고 정신없고 피곤한 하루였다. 잠도 모자라고 녹초가 되었다. 내일이 이번주의 최대 고비인 날이다. 무시무시한 갑님들 앞에서 역시 무시무시한 최고임원의 지시로 추진해야 하는 최악으로 무시무시한 신규사업 보고를 해야 한다(한달 전 이 갑님들에게 이미 박살났었던 건인데 최고임원께서는 굽히지 않고 재추진 중 ㅠㅠ) 아아아압...
종일 머리가 너무 아팠다. 지금도 아프다. 진통제를 먹고 싶지만 꾹 참고 잠시후 자러 가야겠다. 부디 내일을 잘 버텨낼 수 있기를... 토끼의 수호성인이여 제발...
아침부터 최고임원 보고를 시작으로 종일 엄청나게 바빴다. 그런데 간밤에 좀처럼 잠이 안오고 살풋 잠들었다가도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는 등 너무 피곤했다(요즘 나라꼴도 이렇고 일도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받아서 밤중에 우울함이나 약한 공황이 엄습할 때가 좀 있다ㅠㅠ) 수면부족과 조금 더 먹은 약 탓에 종일 너무 머리가 아팠다. 자려고 침실에 왔는데 오늘 메모도 잊고 있었다는걸 방금 깨닫고 짧게 적는다. 아 힘들어...
제발 비가 많이 오게 해주세요, 산불 꺼지게 해주세요... 더이상의 희생이 없게 해주세요... 너무 마음이 아프다.
재택근무. 오후 늦게 너무 배고팠는데 저녁밥먹기 전이라 먹을 게 마땅치 않아 냉동실을 뒤져 작년 가을 폴란드항공에서 챙겨온 초코바를 꺼내 먹었다. 이 웨이퍼 초코바가 맛있다. 근데 먹어치워서 이제 없다 흐흑... 여행의 기억이었는데.
잠을 제대로 못 이뤘고 자다깨다 해서 무척 피곤했다. 재택근무라 그래도 다행이었다. 일은 물론 많았다. 골치아픈 문제들도 많고... 골치아픈 직원들도 있고... 이번주부터 5월 중순까진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쁠 것이다. 심지어 5월엔 너무 가기 싫은 골치아픈 해외출장도 있다ㅠㅠ (행사를 치러야 해서 매우 험난한 가시밭길 출장임)
집안일로 좀 마음이 산란하다. 엄마는 어제 신장의 혹 때문에 시티촬영을 했고 다음 월요일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동생네도 가계 문제가 있는 듯하다. 다 잘되면 좋겠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 기도와 함께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짜투리 라넌큘러스들은 쿠야 패밀리와 도자기 인형들 쪽에 따로 꽂아두었다. 이러면 소파에 앉아 쉴때 바라볼 수 있다.
피곤한 월요일. 깨기 직전 꿈에서 잠시 하늘을 날아갔는데 그리 높게 날진 않았고 수평으로 활강하며 골목을 빠져나갔다가 안개낀 절벽처럼 너무 높은 곳을 마주쳐 무서워서 멈추고 아래로 내려왔다. 절벽 너머 다홍빛 지붕들과 첨탑이 가득했는데 꿈속에서도 프라하라고 생각했다.
출근. 바쁘게 노동. 이런저런 골치아픈 일들을 하다 귀가했다. 공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자고 났을때 너무 목이 마르고 아팠다.
대체 이 나라는 어떻게 돌아가는걸까... 당연히 수괴는 파면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좀 무섭고 불안하다... 하도 시간을 끌어서 그런 것도 있고... 아...
... 내일이면 나의 소중한 벗 다샤님이 떠난지 1주기가 된다. 매일 밤 이 친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왔다. 너무나도 순수하고 너무나도 젊었다.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 내 사랑하는 친구가 부디 평안하기를... 꿈속에서 프라하의 지붕들을 본 후 오늘 이 친구 생각을 했다. ’어릴 때 샀던 공책 표지에 프라하의 다홍빛 지붕들 사진이 있었던 게 기억나요’ 라고, 내 여행 사진을 볼때면 항상 프라하 다홍빛 지붕이 예쁘다고 했었는데...
작년 연말 고베 여행은 짧기도 했고 큰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요즘 너무 피곤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그래도 여행은 여행이었어ㅠㅠ’ 란 생각이 이따금 든다. 근데 사진들을 들춰봐도 확실히 이 고베 여행은 뭔가 심심하고 답답한 느낌이다(사진도 별로 안 찍음) ‘너무너무 좁다, 미니미니 힘들다. 일어 모르니 덜 재밌다. 난 널찍한 게 좋다. 성질급한 한국인은 줄 서는 거 못 견디겠다‘ 가 결론인듯 ㅠㅠ 오래전 동생이랑 간사이 놀러 갔을 땐 고베가 제일 좋아서 몇번이나 갔었는데... 반나절/당일 코스로 갔던데다 동생도 있고 그땐 지금보다 더 젊고 에너지도 더 많았기 때문인가보다ㅠㅠ
그래도 쿠마 가족들을 여럿 데려왔다 :) 전날 저녁 리락쿠마 샵에서 데려온 초롱초롱 눈망울 코야와 함께 기타노이진칸 스타벅스에서 데뷔 샷 찍었을 때. 그런데 이 사진을 지금 보니 고베보다는 빌니우스의 여기저기 카페에서 이 코야의 형님인 쿠야랑 같이 다녔던 추억이 더 떠오른다. 지금은 코야도 쿠야도 토끼집 거실에 앉아 왜 맨날 여기에만 있어야 되느냐고 뿌루퉁 ㅠㅠ
일주일 간의 피로가 너무 심했는지 늦게까지 자고 또 잤다. 일곱시 좀 안 되어 깨어나 한시간 쯤 뒤척이다 도로 잠들고는 두어번 깼다가 다시 잤다. 꿈도 정신없이 꿨다. 열한시쯤 깼는데 사실 더 자고 싶었다. 계속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등과 허리가 아프고 또 신체리듬이 너무 깨지는 것 같아서 억지로 일어났다(사실 침대에는 한시간 넘도록 더 누워 있었음)
청소. 목욕. 그리고 엄마가 어제 가득 쟁여놓고 가신 반찬들 중 몇가지를 꺼내서 밥을 먹었다. 그리곤 꽃이 도착해서 한참동안 잎사귀와 줄기를 다듬었다. 오늘의 꽃은 핑크 계열 라넌큘러스 믹스인데 다양한 톤의 분홍색 라넌큘러스와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그리고... 유칼립투스 조합이었다. 흑흑, 내가 이 농부님의 라넌큘러스들을 좋아하긴 한다만 이 믹스를 주문하면 꼭 유칼립투스를 넣어준단 말이야... 유칼립투스를 보는 건 괜찮다. 향도 아주 싫진 않다. 다만 유칼립투스는 끈적끈적한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손질도 어렵고 물도 금방 탁해지기 때문에 나처럼 성질급한 자로서는 좋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유칼립투스가 필러 식물로 같이 오면 항상 '아아압... 유칼립투스...' 하고 투덜대게 된다. 비슷한 녀석으로 옥시페탈륨이 있다. 이놈은 하늘색 조그만 꽃이 엄청 귀엽고 예쁘지만 유칼립투스는 비교도 안될만큼 끈적하고 독한 하얀 진액이 나와서 정말정말 손질이 어렵고 게다가 잎도 많이 달렸음... 그래서 옥시페탈륨은 꽃을 좋아하긴 하지만 절대로 주문하지 않음. 어쩌다 랜덤 믹스에 섞여 오면 '아아압 옥시... 그래 꽃은 이쁘지 ㅜㅜ' 하고 괴로워한다. 하여튼 라넌큘러스들은 무척 예쁘다. 이번 겨울엔 라넌큘러스들을 자주 주문했었다. 날이 따뜻해졌으니 이제 이걸로 이번 시즌의 라넌큘러스는 마지막일 것 같다.
책을 읽고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피로가 아직 덜 풀렸다. 새 글을 쓰고 싶다.
꽃 사진들로 마무리.
낮에 도착해서 막 포장을 풀었을 때. 다듬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유칼립투스는 그냥 따로 꽂았다. 원래는 다같이 꽂아야 더 이쁘긴 한데 물이 금방 탁해지고 라넌큘러스는 가뜩이나 꽃대가 속이 비어서 잘 물러지기 때문에 유칼립투스는 그냥 폼으로 두 대만 같이 꽂아둠(그랬더니 좀 없어보이긴 한다)
하노이와 연핑크, 핑크 라넌큘러스들이 섞여서 와서 좋았다.
아래 라넌큘러스들 사진 왕창 접어둔다. 지난주에 와서 아직 약간 남은 시레네와 스토크도 두어 장.
며칠 전 꿈에서 이 사람의 춤을 보았다. 때로는 그가 떠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타임라인과 스토리들에 올라오는 그의 춤추는 영상들과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그가 계속해서 춤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래 로미오 두 장까지는 Mark Olich의 사진들. 맨 위는 스메칼로프가 그를 위해 안무했던 '나를 버리지 마'. 나는 이 작품을 16년 페테르부르크에서, 그 이듬해인가 블라디보스톡에서 봤다. 스메칼로프가 발로쟈를 위해 안무했던 작품들 중 나는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 아주 짧지만 무척 아름답고 호소력이 넘친다. 아마도 이건 정말 10000% 발로쟈 슈클랴로프만이 완벽하게 출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디아나 비슈뇨바와 함께.
이 두 장은 스메칼로프가 2015년에 안무했던 저승세계의 오르페우스. 이제 가슴이 아파서 이 작품 영상은 좀처럼 다시 보기가 어렵다. 이 작품과 젊은이와 죽음이 그렇다. 후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고 이 사람을 무용수로서 정말로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인데...
마지막은 몇년 전 그가 가수 Toma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을 때 찍은 스틸컷. 너무 성적으로 대상화된 뮤비 아닌가 싶었고 춤추는 모습이 좀더 많이 나왔으면 하고 바랐었다. 하지만 역시나 아름답긴 했다.
지난 12월말 고베 여행의 기억. 호텔에 비치되어 있던 티백. 그런데 의외로 다즐링이었고 피라미드 티백이었다. 아침 일찍 사무실 도착해 너무 피곤해서 이걸 우려 마심.
잠이 너무 모자라서 힘든 하루. 다른 날보단 상대적으로 덜 바빠서 그나마 위안. 오후에 반반차를 내고 시내를 횡단해 진료를 받고 귀가. 회사까지도 멀고 회사에서 병원도 멀고... 그런데 심지어 울 회사가 병원과 울집 거의 중간지점... 그러니 이날이면 너무 피곤하고 다리가 아프다.
돌아와보니 부모님이 들르셔서 냉장고를 가득 채워놓고 가셨다. 엄마가 만든 집반찬 가득. 콩나물무침, 계란말이, 오뎅볶음, 두부조림 한냄비, 소고기뭇국 한냄비, 양념으로 재운 불고깃거리, 삼치조림 한냄비. 흐흑... 좀전에 통화했더니 엄마가 집이 왜케 지저분하냐 + 소파 좀 바꿔라 + 냉동실에 초콜릿 좀 쌓아놓지 마라 하고 융단폭격하심 ㅎㅎㅎ 엉엉 원래 금요일이 집 젤 지저분한 날이라고요(청소를 토욜에 하니까)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곧 자러 가야겠다. 이번주는 내내 수면부족으로 고생했다(+붉은 군대) 내일 늦잠자고 뒹굴어야만 한다!!! 아 정말 힘든 일주일이었어ㅠㅠ
어제 오후에 쏟아졌던 암흑같은 졸음, 오늘 새벽 4시 반에 깨버린 후 다시 잠들지 못한 것, 어제와 오늘 극심한 두통에 시달린 것 이 모든 것이 역시나 붉은군대의 전조였고 어김없이 오늘 도래함. 월요일에 오는 놈이 최악임 ㅠㅠ 전조 증상으로 너무 머리가 아프고 힘들었다.
아주 바쁘고 힘든 하루였다. 큰 행사 진행, 이건 그럭저럭 잘 넘겼지만 작년 사업에 대한 평가 인터뷰는 폭망이었다. 사업들 자체가 최고임원의 구미에 맞게 재편된지라 외부의 시선으로 볼땐 지적받을 소지들도 있었고(절차와 사업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만) 또 이번 평가자들은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들이었다. 최근 몇년간 이 부서 운영을 해오면서 이렇게 털린 적은 처음이라 좀 빡치기도 하고 기운도 빠졌다만 뭐 어쩔수 없다ㅠㅠ 하여튼 너무 피곤했다. 이번 평가는 상당히 나쁠 것 같다는 생각에 좀 억울해지긴 한다. 나도 이런 식으로 사업 재편을 하고 싶진 않았다고 흐흑.. (오늘 평가자들은 최고임원과 정확히 반대의견들이었음)
아 피곤해. 머리아파. 방금 진통제를 먹었다. 잠시 후 침대로 가야겠다. 자고 나면 좀 나아지겠... 아니야 내일이 붉은군대 둘째날이니 엄청 아플거야 오늘보다 더 아플테니 하나도 안 나아져 으앙!!! 그래도 잠이라도 보충해야지. 흑흑... 다 미워...
일요일이 다 지나갔다. 엄청난 월요병. 내일은 종일 아주 바쁜 날이다. 특히 오후에 빡센 일정이 몰려 있다. 중요한 행사를 진행해야 하고 그걸 마친 직후엔 줌 인터뷰에 들어가야 한다. 새벽에 출근해서 그 인터뷰 심사를 위해 이것저것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흐흑... 질문을 하는 입장이면 괜찮겠지만 설명을 하고 질의에 답해야 하는 을의 입장이라 매년 이것 때문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요즘 매일같이 복잡다단한 꿈을 꾸고 있다. 오늘도 아침에 sf와 판타지와 약간의 호러가 뒤섞인 꿈을 꿨다. 꿈속에선 논리가 딱딱 맞아떨어졌지만 깨어나서 복기해보니 당연히 앞뒤가 안 맞았다. 우리는 어떤 섬 같은 곳에 모여 살고 있었다. 원래는 대륙 같은 곳에서 상위계급 혹은 외래민족 같은 자들의 지배를 받으며 살다가 바다와 파도를 가로질러 탈출해 섬 같은 곳에 와서 살고 있는 거였는데 그곳에 이미 무슨 문명의 흔적도 발견하고 쇼핑몰 비슷한 건물을 찾아내기도 했다. 우리들 중에는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미래의 우리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미래의 시점에서 모종의 방식으로 과거의 우리들을 인도해 이 섬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은 그 상위민족인지 외계인인지 하여튼 지배자들의 철저한 시나리오였다. 나는 헤엄을 쳐서 그 쇼핑몰 비슷한 건물의 주차장 비슷한 지하로 나갔다가 그 지하의 경계선 너머에 비밀카메라와 감시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고 지배자들이 우리를 애초부터 감시하고 있었으며 이 섬으로 보낸 것도 그들의 각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래에서 온 여인도 그들과 한 패였다. 나는 정신없이 다시 헤엄을 쳐서 섬 안쪽으로 돌아가 동료들을 구해내려고 했는데 꿈속에서도 무서웠다. 그러다가 깼던 것 같다. 깨고 나서 이 꿈을 잘 정리해보고 싶었지만 미래의 어머니 여인 연결고리의 논리가 매우 부족했다. 그리고 어느새 밤이 되어버려서 아침엔 생생하던 꿈이 이젠 가물가물하네. 근데 난 수영도 못하는데 꿈에선 헤엄을 참 잘쳤음.
복잡한 꿈 얘기를 적고 났더니 오늘도 기운이 빠져서 메모는 대충 여기서 줄인다. 아아 내일 출근이 두렵다. 날씨도 추워지고... 그날이 다가와서 온몸이 아프다. 추워져서 결국 좀전에 난방을 올렸다.
오늘의 꽃은 보라색 계열의 시레네, 스토크, 아네모네 조합이었다. 2주마다 랜덤믹스 배송을 주문해뒀는데 맘에 딱 드는 조합은 별로 없다만 안 그러면 항상 비슷한 꽃만 보게 되니까 꽃사이트에 맡겨둔다. 양귀비는 좋은데 아네모네는 별로임. 생긴 건 비슷하다만.
꿈을 아주 여럿 꿔가며 자고 또 잤다. 약기운 때문인가... 자다깨다 하며 아홉시간 넘게 잤는데도 계속 자고 싶었다. 꿈에 옛날에 살았던 동네가 나왔고 모든게 바뀌어 길잃고 헤맸다. 차가 또 안 온 것 같기도 하고... 커다란 학교 건물로 들어갔는데 학교와 회사가 섞여 있었고 교실들이 어지럽게 배열되어 있었고 비어 있었다. 꿈에서 학교 건물이 나오면 거의 항상 귀신이나 미로, 회사, 절망스러운 상황, 공포, 쫓기거나 숨기 등과 연관된다. 그래서 꿈에서 학교가 나오는 게 싫다. 학창시절이 정말 싫었나보다.
늦게 일어나 청소와 목욕을 하고 차를 마셨다. 쉐스또이 다조르를 다 읽고 나니 허전하다ㅠㅠ 마지막 권이라 이제 더 읽을 책이 남아 있지 않다.
작년 1월 이후 글을 쓰지 못하고 있어 몸과 마음 일부가 텅 빈 느낌이다. 무엇이든 새로 쓸수 있으면 좋겠다.
토요일 오후 티타임. 오늘 자고 또 자고 늦게 일어나 차도 늦게 마셨다. 이 딸기 요거트 케익은 어제 병원 다녀오면서 근처에 생긴 할리스에 들러 사본 건데 엄청 달고 맛이 없고 흐물흐물해서 폭망했다. 절반도 못먹음. 여태 할리스에서 뭔가 성공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리고 항상 할리스와 파스쿠찌가 헷갈린다. 역시 자본주의 첨병 별다방의 노예인건가, 별다방 콩다방만 제대로 구분하니... (그렇다고 별다방이 맛있는 것도 아니다만) 하여튼 코발트넷 접시에 올려놓으니 비주얼만 이쁨.
쉐스또이 다조르를 거의 다 읽어간다. 의외로 이 6번째이자 마지막 권이 이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다. 3권인 '수메레츠느이 다조르'(더스크 워치)와 이 6권이 플롯도 그렇고 가장 잘 쓴 작품 같다. 그런데 결말이 속상하고... 읽다보니 결말도 그렇지만 후반부에서 내가 '노브이 다조르' 때부터 맘에 들어했던 등장인물이 죽어서 또 슬픔. 흑흑, 좋아하는 등장인물이 죽으면 속상하단 말이야. 언젠가부터는 백조의 호수도 해피엔딩만 보고 싶고 왕자랑 백조 죽는 엔딩은 피해가고 싶은데. 하여튼 오늘 이 책은 다 읽을 것 같다. 결말 스포일러를 오래전에 읽어버려서 마지막 페이지들은 이미 넘겨봤던 터라 정말 얼마 안 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