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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7시 전에 깨버렸다. 새벽에 도착한 꽃 상자를 현관 안에 들여놓고는 도로 자려고 했는데 결국 잠이 안 와서 한참 뒤척이고 게으름만 잔뜩 피우고 늦게 일어났지만 잠은 못 잤다. 

 

 

새벽 꿈에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프라하에 갔다. 처음엔 프라하인 줄 모르다가 나중에 깨닫게 되었는데 부모님께 프라하 성을 구경시켜드리겠다며 함께 나가자고 했다. 꿈에서는 보통 프라하에 가면 로레타 사원과 에벨에 가려고 하는데, 이번 꿈에서는 '프라하 성 갔다가 그 사원 이름 뭐지, 하여튼 두 글자로 된 사원에 가면 돼요' 라고 말했다. 꿈에서는 로레타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가는 길에 문득 카페 에벨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에벨은 실재하는 공간의 에벨이 아니고 예전 꿈에 나왔던 가상의 에벨이 또 공간을 옮겨간 것이었다. 무슨 뜻이냐면, 실제의 카페 에벨은 카프로바 거리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는데 후자가 내가 좋아하던 곳이고 재작년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안 좋아져서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이제 본점인 카프로바 에벨만 남아 있다. 이 에벨이 몇년 전 바르톨로메이스카 거리에 분점을 잠깐 냈다가 역시 코로나 전후 경기가 안 좋아져서 그 지점도 금방 닫았던 적이 있다. 나는 여기에는 안 가봤다. 그런데 거의 1년도 전의 어느 꿈에서 나는 그 잠시 실재했지만 가보지는 못했던 그 세번째 에벨에 갔다. 현실에서 나는 항상 바르톨로메이스카와 베틀렘스카 거리를 헷갈려 했는데(전자가 레테조바에서 가깝고 후자는 구시가지 광장 쪽에 더 가깝다) 꿈속의 그 에벨은 베틀렘스카에 있었다. 일반 카페 같은 느낌이었고 그 꿈 속에서도 점원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기억이 자세하게 남아 있진 않지만. 

 

 

그리고 오늘 새벽 꿈에서 내가 발견한 건 바로 이 세번째 에벨이었는데, 꿈속에서 이곳은 바르톨로메이스카도, 베틀렘스카도 아닌 다른 골목으로 옮겨와 있었다. 그래서 꿈에서도 '어, 자리를 옮겼네'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꿈에서 방문했던 카페가 다시 재구성되어 새로운 꿈에 나타난 것이다. (이런 경우가 가끔 있음) 오늘 꿈의 에벨은 좀더 평범하고 테이블 사이가 널찍하게 떨어져 있었다. 나는 카운터에 가서 주문을 직접 했는데 동생인지 엄마를 위해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둘다 에스프레소 안 마시는데 꿈에선 하여튼 그랬다), 내가 마실 것으로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여기서는 그래도 커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며. '설탕을 한 봉지 넣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그런데 점원이 커피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모으는 것이 꼭 과학실 실험처럼 보였다. 그리고 유리 앰풀에 든 설탕 반죽이 포함되어 있어서 '카푸치노 내릴 때도 설탕 반죽을 넣는구나. 그러면 설탕을 추가로 안 넣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깨고 나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꿈임 ㅋ) 그러고는 계산을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었는데 기계가 카드를 씹어서 망가지고, 다른 카드도 망가졌다. 지갑을 뒤지니 200달러 지폐가 나왔다(그러나 사실 꿈이라서 달러라고 생각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크기와 모양과 색깔이 완벽하게 200루블 지폐였음) 큰일이네, 외국에 나왔는데 카드가 다 망가지고 돈은 이게 전부네... 하고 생각하며 카페 안을 둘러보다 깼다. 

 

 

아무래도 꿈에서 카드 씹히고 망가진 건 어제 미니 스피커 충전 케이블의 접합부가 부서졌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에벨이 나온 건 자기 전에 이웃님이 카페 에벨에 대한 글에 댓글 달아주신 걸 읽어서인 것 같음. 나머지는 뭐 꿈과 무의식의 영역. 

 

 

 




 

오늘 도착한 꽃은 봄 느낌이 물씬 나고 부피도 풍성해서 마음에 든다. 프리지아, 마트리카리아, 노랑 장미, 카네이션(내가 좋아하는 오렌지와 복숭아색이다), 튤립, 그나마 덜 끈적거리는 종류의 유칼립투스. 양이 많아서 화병 두개에 나누어 꽂고 유칼립투스 짜투리도 조그만 도자기 병에 꽂아두었다. 





침실에서는 늦게 나왔지만 하여튼 일찍 깨어난 결과 종일 좀 졸렸다. 오늘은 차를 마시며 드디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를 읽기 시작. 전반부 몇십 페이지 가량 읽었는데 이미 너무 재미있어서 뒤를 읽기가 아까워지고 있다. 이 작가들 작품은 항상 그렇다. 그리고 오후 늦게는 글도 좀 썼다. 이제 자기 전에도 조금 더 쓰려고 한다. 

 

 

꽃 사진 여러 장 접어두고 오늘 메모를 마무리한다. 결국 꿈 얘기 꽃 얘기로 끝난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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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