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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엔 어찌어찌 열두시 반쯤 잠들어서 성공했다 싶었으나 새벽 4시 반 즈음 깨어나 한동안 참으며 자보려고 노력하다 결국 호기심을 견디지 못해 폰으로 대선 결과를 확인하고는 더 잠들지 못하고 한참 뒤척이다 일찍 출근했다. 그런데 이미 잠이 달아난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아마 결과가 달랐더라도 잠은 어차피 못 잤을 것 같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잠 설치고 출근했을 듯.


사실 예상했던 결과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까지 충격은 받지 않았고 기분 안 좋았던 것도 어제가 더 심했다. 막상 큰일이 일어나고 나면 한동안은 현실을 마주하느라 바쁘기 때문인 것 같음. 이렇게 된 거 투표 결과와 여성들의 대답을 보고 조금이라도 좀 여태까지의 문제를 돌아보고, 속마음은 안 그렇더라도 적어도 코스프레로라도 좀 자제하고 통합을 얘기해준다면 좋으련만 떡하니 '갈라치기도 없었고 이미 법과 제도가 완비되어 있으니 개인의 문제'라고 얘기하시니 뭐 아무리 마음을 잘 달래며 받아들여주려 해도 좀 어렵구나. 하여튼 어떤 면에서는 후보보다도 더 꼴보기 싫었던 모 인사는 좀 어떻게 처리가 되면 좋겠고(그거라도 되면 정말 마음이 나아질 것 같음), 일단 된 사람은 '지금까지의 우려가 알고보니 기우였다, 사실은 은근 능력 있었다/혹은 그래도 바보는 아니었다!'를 보여주면 참 좋겠다. 진심이다 ㅠㅠ 안 그러면 앞으로 놓여 있는 현실들이 너무 우울하잖아. 그리고 얼마 안 남은 지선에서는 정말 소신투표를 하겠다.


출근해서는 무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무래도 며칠 동안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좀 쌓여 있었고 오전에는 기존까지 같이 일했던 어느 외부 파트너와 별로 오래 걸리진 않지만 상당히 외교적인 처세가 필요한 미팅을 잠깐 했다. 그리고 직원 한 명과 생각지 않은 면담을 좀 해서 마음이 심란해졌다. 내가 뭘 잘못했거나 그런 건 아니고 이 직원이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데 상당히 우려가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그냥 이것저것.


오후에도 바쁘게 일했다. 그리고 잠이 너무 모자라서 점점 힘들어졌다. 오늘따라 바지도 좀 조이는 걸 입고 와서(원래 조이던 바지가 아니었음. 그간 둥실둥실해져서임) 지하철로 귀가할때 점점 너무 숨쉬기가 어렵고 가슴도 배도 다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음. 마스크 때문에 더욱 산소 부족 상태에 수면 부족, 불편한 옷 다 겹쳐진 듯하다. 집에 돌아와 조이는 옷을 다 벗고 목욕을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밥을 먹으니 좀 나아졌다.


내일은 오후 늦게 좀 긴장되는 프리젠테이션을 줌으로 해야 한다. 아 정말 이런 거 너무 싫어 ㅠㅠ 직원들과 윗분은 내가 그런 거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나도 너무 긴장되고 또 괴롭고 버벅댄다고 ㅠㅠ 피곤하다 정말. 좀 연습을 했어야 했는데 오늘 피곤한데다 이 사람 저 사람 업무 협의한다고 달라붙어서 결국 자료만 좀 보다가 말았음.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혼자 연습해야겠다. 엉엉...



너무 잠이 모자라니 이제 자러 가야겠다. 나온 결과를 어떻게 되돌릴 수도 없고 그냥 받아들이고 앞으로 가는 수밖에. (그런데 혹시 이것이 지나친 충격으로 한동안 좀 맹해진 상황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갑자기 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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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