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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5.12 5.12 일요일 밤 : 길고 산만하고 우울한 일요일 메모 2
  2. 2024.05.12 오후 스케치
  3. 2024.05.12 일요일 오후
  4. 2024.05.11 5.11 토요일 밤 : 토요일의 그냥 자잘한 이것저것들, 미용실 미션 클리어 6
  5. 2024.05.11 드물게 부지런했던 토요일 오전 2
  6. 2024.05.11 토요일 오후 2
  7. 2024.05.10 5.10 금요일 밤 : 힘들고 심란했던 당일치기 출장, 피할 수 없는 태양, 무척 피곤하다 2
  8. 2024.05.09 5.9 목요일 밤 : 선글라스 소회, 너무 바빴음, 생각지 않게 밖에서 저녁, 너무 피곤, 내일은
  9. 2024.05.08 5.8 수요일 밤 : 친구가 보내준 꽃에 감동, 너무 바빴음, 진지하게 고민
  10. 2024.05.07 5.7 화요일 밤 : 디카페인 티도 소용없이, 너무 바쁘고 피곤하다
  11. 2024.05.06 5.6 월요일 밤 : 끄지 않은 알람, 우중충한 날씨, 취소한 여행에 대한 허전함, 두개의 새로운 루틴, 내내 산란 4
  12. 2024.05.06 월요일 오후 4
  13. 2024.05.05 5.5 일요일 밤 : 정교 부활절, 가위 눌림, 부모님께 다녀옴
  14. 2024.05.05 일요일 이른 오후
  15. 2024.05.04 5.4 토요일 밤 : 연노랑 장미, 가시제거기는 어디로 갔을까, 기능이 많으면 뭐해
  16. 2024.05.04 토요일 오후 7
  17. 2024.05.03 5.3 금요일 밤 : 먹통이 된 폰 때문에 고생고생, 너무 바빴음, 계속 심란함
  18. 2024.05.02 5.2 목요일 밤 : 불면으로 고생 중, 너무 바쁘고 피곤, 친구
  19. 2024.05.01 5.1 수요일 밤 : 달력 넘김, 꿈, 이런저런 산란함
  20. 2024.04.30 4.30 화요일 밤 : 아빠의 치료가 시작됨 + 받아쓰기 시험해봄
  21. 2024.04.29 4.29 월요일 밤 : 꿈에 나온 친구, 눈은 계속 신경쓰이고, 아빠
  22. 2024.04.28 4.28 일요일 밤 : 그냥 이런저런 것들, 마음의 어려움
  23. 2024.04.28 일요일 오후
  24. 2024.04.28 월량대표아적심 (등려군, 장국영) 2
  25. 2024.04.27 4.27 토요일 밤 : 생각과 다른 꽃, 낙천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2

 
 

 

이번 주말에는 피로가 쌓여서 푹 자 보려고 했지만 토요일도, 오늘도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그래도 새벽 중간에 깨지는 않아서 그 정도면 상대적으로는 양호하지 않은가 생각해 보지만 역시 조금만 더 잤으면 좋았을 걸 싶다. 오늘도 아침 일곱 시에 깨버린 후 더 자보려고 노력했지만 뒤척거리다가 결국은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침대에 오래 누워서 뒹굴거리며 게으름을 피우다 침실에서는 늦게 나왔다. 

 


주말이 다 지나갔다. 간밤에는 정말 비가 억수같이 왔는데, 아침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그러나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창문을 오래 열어두지는 못했고 자외선과 햇볕이 무서워서 블라인드를 내려놓은 탓에 거실은 어두컴컴 했다. 빛이 잘 들어오는 휴일 오후를 좋아하는데 이제 방안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 않는 한 이런 밝은 낮을 즐기기는 어려워져서 속상하다.




그날이 늦어지고 있어서 인지 기분이 매우 가라앉고 피곤했다. 마음 한구석에 계속해서 눈에 대한 걱정이 자리잡고 있어 우울하고 심란한 것 같다. 그래도 평소와 같은 휴일의 일상을 보냈다. 쉬면서 차를 마시고 가벼운 책을 읽었다. 밤에 잠을 못잘까봐 디카페인 티를 마셨더니 오후의 티타임 낙이 조금 사라졌다. 실내자전거는 어제와 비슷한 정도인 25분 가량 탔다. 

 

 

그리고 오후에는 결국 일을 좀 했다. 금요일 본관 출장으로 일이 너무 밀려 있었고 내일까지 기한인 과제도 있었다. 이것은 부서원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 일이라 미뤄놓기가 애매했고, 내일은 월요일이라 아침부터 굉장히 바쁠 것이기 때문에 오늘 조금이라도 해놓지 않으면 낭패를 볼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우울해하며 오후 늦게는 일을 했다. 많이 하지는 못 했고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이것저것 고치고 손을 봐야 한다. 내일은 새로 맡게 된 업무 때문에 머리가 많이 아플 것 같다. 새로운 직원들도 여러명 온다. 이들과 돌아가면서 면담도 해야 하고 부서 전체의 업무도 재분장해야 한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고 가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은 너무나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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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득 올해까지만 쓸 수 있는 근속 휴직이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쓰기 몇 달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 하므로 신청 가능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근속휴직은 원칙적으로 석달 이내로 무급으로 쓸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맡고 있는 책무가 과중해서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 무급 휴직 대신 근속휴가를 써서 5월에 여행을 가려고 했던 것이었다. 휴직 대신 유급 휴가는 일주일 가량 쓸 수가 있으니 이 휴가의 연차들을 합쳐서 3주 가량 여행을 다녀 오려고 했었다. 원래대로였다면 이번 수요일에 떠나는 일정이었다. 아빠의 항암치료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올해가 지나면 휴직이든 휴가든 근속에 대한 것은 기한이 끝나버린다. 쓰지 못하면 그냥 사라지는 것이다. 너무 지치고 마음이 산란하다 보니 가을이나 겨울에라도 휴직이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평직원도 아니고 보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비어 버리는 일들이 너무 많다. 여러가지로 눈치가 보이는데다 그 이후 어떤 불이익을 받게 될지도 알 수 없다. 게다가 쉬는 기간 동안은 급여를 받지 못하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하지만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차서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며칠 전엔 '보직을 떼어달라고 할까?' 라는 고민이 들었고 오늘은 휴직에 대한 마음마저 드는 것이다. 내내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인데도. 

 

 

아마도 이 우울함은 아빠에 대한 걱정, 내 눈에 대한 걱정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지난 금요일에 본사에 내려가서 슈퍼갑과 만나고 온 이후 더 가중된 것 같다. 작년과 올해 내내 시련이 오지 않게 해달라고, 다시 과거의 그 괴로움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그러다가 아빠가 괜찮으시고 나 역시 여러 가지 문제로 짓눌리면서 이 거대한 시련에 대해서는잊고 있었는데(혹은 잊으려고 했는데), 지난 금요일에 현실과 마주 대하고 나니 아주 제대로 우울해진 것 같다. 이것은 가치 충돌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해결하거나 도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가치의 문제를 그냥 외면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업무 자체에 대해 거대한 압박과 어려움이 닥쳐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이것은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말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고 거기에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합쳐져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마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때 택하지 않았던 통역을 계속 했을 지도 잘 모르겠다. 그 오래 전으로 돌아가 통역대학원을 포기하지 않고 졸업을 했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 지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만큼이나 상상력이 풍부한데도. 

 

 

 

 

 

 

 

눈이 좋지 않다고 하니 새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도 눌러 두고 있다. 하지만 사실 새로운 뭔가를 쓰고 싶다. 글이라도 쓸 수 있다면 마음이 좀 나아질 것 같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이번 주는 매우 바쁠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도 주중에는 회사 근처 안경점을 찾아가 자외선 차단 안경을 맞추려고 한다. 선글라스는 너무 크고 화려해서 평상시에 쓰고 다니기가 부담스럽다. 검색을 해보니 변색렌즈라는 것이 있어서 평소에도 쓰기 무난하다고 한다. 안경점에 가서 상담을 해 봐야겠다. 외롭고 쓸쓸한데 누구든 기대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좀 버겁다. 

 

 

여기까지 구술로 쓴 메모 마무리. 그리고 오타를 좀 고쳤다.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사진 몇 장과 함께 길고 우울했던 일요일 메모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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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5. 12. 16:07

오후 스케치 sketch fragments 2024. 5. 12. 16:07

 

 

 

그냥 일요일 오후.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그리기 힘들어서 세 송이만 그림. 월요병과 함께... 

 

:
Posted by liontamer
2024. 5. 12. 16:05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5. 12. 16:05

 

 

 

내일의 출근을 위해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한 티타임 ㅜㅜ 그러나 행복한 티타임보다는 수면의 개선과 노동의 편의를 위해 별수 없이 이 티백을 좀더 주문했다. 포장지만 예쁜 디카페인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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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ontamer

 

 



오늘은 부모님에게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이모들을 보러 가시면서 일정이 맞지 않아 다음 주 중에 가기로 했다. 수요일이 휴일이니 화요일 저녁, 아니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갈 것 같다. 아빠가 다음주를 지나면 다시 두 번째 항암 치료를 받게 되신다. 1차 치료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잘 받으셨고 처음 하루 이틀 정도 피곤한 것 외에는 크게 힘들어 하지 않으셔서 참 다행이었는데, 이제 2차 항암을 받게 되면 어떠실지 모르겠다. 부디 힘든 것 없이 잘 버텨내시기를 바라고 있다.

 


오전에 미용실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 어제 출장을 다녀와 무척 피곤했기 때문에 많이 자고 싶었지만 여덟 시가 되기 전에 깨어나버렸다. 청소를 해 놓은 후 시간 맞춰서 미용실에 갔다. 새치집중구역이 너무 자라나서 담당 미용사도 깜짝 놀랐다. 뿌리 염색을 해서 새치들을 없애고 지나치게 길게 자라난 머리를 5cm 이상 잘라냈다. 미용사는 너무 많이 자르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나는 머리가 워낙 잘 자라는 편이라서 그냥 좀 많이 잘라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확실히 좀 짧은 느낌이다.

 

 

미용실 미션을 마친 후 동네 여기저기를 들르며 딸기도 사고 케익도 한조각 사고 다이소에 가서 키친 타월도 샀다. 다이소에 가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기는 한데 지하로 계단을 내려가야 하고 결제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게으른 나는 거기 잘 가지 않고 결국은 조금 더 비싸게 이마트나 다른 온라인몰에서 주문 하게 된다. 오늘은 마음먹고 다이소에 들러서 키친 타월을 샀다. 

 

 

아침부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깜짝 놀랐다. 무슨 태풍이 오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오후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제는 그렇게 햇볕이 쨍쨍 내리쬐더니... 집에 돌아와서는 아점을 챙겨 먹고 차를 마셨다. 몸이 무척 피곤했다.


 

붉은군대가 이번에는 좀 늦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 같다. 아빠가 항암 치료를 받으셨고 나도 눈 때문에 너무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일도 너무 많았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으면 주기가 조금 늦어곤 한다. 이렇게 되면 몸이 무척 피곤하고 아프고 쑤시고 잠자리도 불편해진다. 눈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어 어떻게 하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비가 계속 주룩주룩 내리니 기분이 가라앉는다. 비 오는 날은 싫다. 그래도 눈에 부담이 되는 햇빛은 덜 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이거야말로 우산장수 짚신장수 엄마가 아닌가 싶다.

 

 

요 일주일 동안은 매일의 메모를 마이크 활성화를 통해 구두로 작성하고, 그 다음에 눈으로 보면서 오타를 수정하고 있다. 문장 자체를 고치는 일은 별로 없는데 역시 발음대로 적히다 보니 오타가 많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말을 하다 보니 띄어쓰기도 많이 고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고치다 보면 결국은 눈을 또 써야 하기 때문에 그냥 애초부터 마이크를 쓰지 않고 원래처럼 쭉 손으로 써 나가는 게 낫지 않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뭐가 더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냥 오타가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이렇게 구슬 하고 나서 메모를 끝내 버리는 것도 방법인데 교정벽이 있는 인간은 그게 쉽지 않다. 그나마도 이 매일의 메모는 정돈된 생각 없이 대충대충 쓰기 때문에 비문이나 맞춤법 등에 별로 예민하지 않게 쓰고 있다만. 

 

 

오늘 일찍 자고 싶은데 오후의 홍차를 좀 진하게 우려 마셨기 때문에 빨리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일은 디카페인 티를 마셔야겠다. 꽃 사진들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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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5. 11. 15:56

드물게 부지런했던 토요일 오전 sketch fragments 2024. 5. 11. 15:56

 

 

 

미용실 첫 타임을 예약해 새치집중구역을 퇴치하고, 티푸드와 과일과 생필품까지 사서 아주 부지런했던 토요일 오전. 이런 날이 드물다. 

:
Posted by liontamer
2024. 5. 11. 15:54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5. 11. 15:54

 

 

 

좀 이른 티타임 사진.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우중충한 날씨. 중간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함. 눈을 보호하려고 폰과 모니터 밝기를 조정하고 야간모드로 맞춰놔서 이제 폰으로 찍은 사진 색감이 실제로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ㅜㅜ 날이 어두워서 찍고 나서 사진의 밝기 조정만 좀 올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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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ontamer

 





매우 피곤한 하루였다.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지방 본사에 내려가야 했다. 오늘 슈퍼갑님이 왕림하셔서 회사 전체가 동원되었다. 여기 자세한 이야기를 적기는 어렵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그랬듯 우리 회사와 관계된 환경들도 과거 회귀, 나쁜 것들의 반복 혹은 악화라고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바로 그런 일들의 명료한 구현이었다. 맥이 풀렸다. 심지어 나는 맡고 있는 업무와 위치상 슈퍼갑님과 식사도 같이 해야 했다, 그러니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래저래 회사와 여러가지 앞날이 걱정되었다. 

 

 

돌아오는 기차 시간에 쫓겨 간신히 역으로 달려왔다. 금요일이라 기차를 놓치면 낭패였기 때문이다. 간신히 몇분 남겨놓고 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잡아탈 수 있었다. 오늘은 슬프게도 날씨가 너무 좋았고 화창했다. 선글라스와 후드가 달린 겉옷을 입고 기차 창문의 블라인드도 내려두었지만 햇빛이 너무나도 따갑고 강렬해서 과연 이 선글라스가 내 눈을 잘 가려주었을지 의문이 들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셨다. 눈에 햇빛이 제일 좋지 않다는데 오늘 왕복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면서 햇빛이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또 용산역에서 행신역까지 경의선을 타고 왔는데, 이것은 지상철이라 햇빛이 엄청나게 내리쬐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석양의 햇빛이 사정없이 이글거렸다. 예전에는 이렇게 햇빛을 받으면 잠이라도 잘 오니까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햇빛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 서글프고 속상했다. 오늘 너무 많은 햇볕이 눈에 나쁜 영향을 미쳤을까봐 걱정이 좀 되지만 이런 것을 하나하나 너무 걱정하며 살다가는 정말 제대로 된 일상을 영위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어느 정도는 대범한 마음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오니 정말 녹초가 되었다. 당일치기로 지방 본사 다녀오는 것 자체도 피곤한 일인데 너무 심적으로 힘들고 싫은 자리에 다녀와서 더욱 지친 것 같다.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좀 쉬면 나아지겠지. 내일은 아침에 미용실을 예약해두었다. 새치 집중 구역이 너무 자라나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내일은 토요일인데도 별로 늦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도 미용실 미션은 클리어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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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몇 년 전에 인천 공항 면세점 에서 여행의 즐거움에 들떠서 샀던 선글라스이다. 그 이후 코로나 등으로 한동안 여행을 가지 못했고 이 선글라스는 몇 번 끼어 보지 못했다. 그러다 재작년에 빌니우스로 여행을 가면서 이 선글라스를 꺼내 쓰게 되어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눈에 햇빛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매일 이것을 끼고 다니게 되었다. 여행의 즐거움은 커녕 마음이 산란해지기 그지 없다. 이 선글라스 말고도 몇 개 더 있는데 다들 여행용이라 과해서 아무래도 조만간 안경점에 가서 무난한 작은 선글라스를 하나 맞춰야겠다. 

 


오늘도 매우매우 바빴다. 너무나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해야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종일 일에 치어 허덕거리다가 녹초가 되어 퇴근했다.

 

우리 집 욕실 세면대의 수도꼭지에 문제가 생겨서 어젯밤에 엄마와 엄마의 친구분이 오셔서 그것을 고쳐 주셨다. 엄마의 친구분은 배관이나 전기, 공사 등을 능숙하게 해내시는 기술자이다. 그래서 내가 이 집에 처음 이사 왔을 때도 전등, 욕조, 문 등 여러 가지를 도와 주셨다. 엄마 덕분에 도움을 자주 받는 편인데 간밤에 오셔서 도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내가 퇴근할 무렵 엄마와 다시 오셔서 호스가 고장 났던 샤워기도 바꿔 주셨다. 너무 미안하고 감사해서 집 근처의 일식집에서 저녁 식사를 사 드렸다.

 

그러고 나서 두분은 가시고 나는 좀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늦어서 운동은 생략하고 그냥 씻었는데 운동을 할 걸 그랬다. 식당 밥이라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먹었고, 심지어 솥밥이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 까닭에 배가 너무 부르고 또 간이 좀 셌는지 목이 마르다. 역시 집밥을 먹어야 하는데...



내일은 당일치기로 지방 본사에 다녀와야 한다. 새벽 기차를 타고 내려가 오후 기차로 올라와야 하는 일정이다. 그냥 업무 출장이라면 차라리 나을 텐데 슈퍼갑이 오시기 때문에 그분을 알현하고 온갓 힘든 일을 겪어야 한다. 시련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가기 싫다. 너무 싫지만 가야 하고 심지어 점심도 같이 먹어야 한다. 내일은 정말 고된 하루가 될 것 같다. 생각하니 피곤하다. 고민하지 말고 늦지 않게 자야겠다. 그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잠도 좀 설쳤다. 내일 하루를 어떻게든 잘 버텨봐야지.

 

내일 왕복 기차를 타고 오가야 하는데 창가로 햇빛이 들어올테니 이것이 좀 걱정이다. 왕복 네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오가야 하는데 창으로 들어오는 그 따가운 햇볕이 선글라스로 방어가 될까 ㅜㅜ 전에는 그냥 안대를 써버리기도 했는데 이제 눈 걱정에 참으로 신경쓸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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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절친한 블로그 이웃이신 푸른난초님께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무지무지 많이 보내 주셨다. 푸른난초님께서는 매년 봄에 마음을 담아 꽃을 보내주시곤 했는데 이번에 보내주신 꽃은 정말 풍성하고 더더욱 아름다웠다. 생각지도 못한 꽃 선물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다듬고 다듬어도 꽃이 계속 나왔다. 짙은 핑크색의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와 보라색 줄무늬 카네이션, 프리지아에 분홍색 장미까지 한아름 가득한 꽃으로 마음이 무척 따뜻해졌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받으려고 주문했던 꽃을 취소했다. 요즘 아빠의 항암치료와 내 눈에 대한 걱정으로 많이 우울했는데 소중한 친구가 보내준 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위로가 되었다. 푸른난초,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립고 보고 싶네요.

 


오늘은 재택근무를 했다. 직원들에 대한 작년 실적 평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사무실에서는 신경이 쓰여서 하루 재택근무를 신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너무너무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막상 하려고 했던 평가 작업은 아주 조금밖에 못 했다. 이럴 거라면 왜 재택 신청을 했나 싶지만 어쨌든 출퇴근길의 고됨이 조금 가신건 있다.

 

 

그것 외에는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바빴다.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시간조차 없었다. 온갓 일들이 밀려오고 또 밀려왔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나날을 어떻게 버텨 나갈지 걱정이다. 거기다 새로 떠맡은 일들까지. 그리고 그 일과 얽혀 있는 사람들의 문제들까지 매우 복잡하다. 내 몸과 머리는 하나 뿐인데... 그나마도 이제 나이를 먹어서 예전만큼 머리도 안 돌아가게 되었고 기력도 딸리고 심지어 눈도 불편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다해 나갈지 막막하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몇 번이나 '최고임원께 가서 나는 이제 능력이 모자라 이 보직을 계속 수행하기가 너무 힘드니 내 보직을 떼어주고 평직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할까' 하는 고민이 들기까지 했다. 이따금 너무 힘들 때면 스쳐지나가듯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간밤에는 그래도 예닐곱시간 가량 쭉 잤다. 그리고 재택근무라서 아침에도 1시간 가량 더 잘 수 있었다. 오늘 밤에도 푹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할수록 각종 고민이 밀려 오니 생각 버튼을 끄고 머리를 비워야겠다. 푸른 난초님께서 보내주신 꽃 사진 여러장 아래 접어 둔다. 너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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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페테르부르크 풍경이다. 이제 슬슬 백야 시즌이 다가오니 하늘과 강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많이 그립다. @andrei_mikhailov의 사진. 
 


어제 디카페인 민들레 차를 우려 마신 것도 별로 소용이 없었다. 그리 늦지 않게 잠든 것 같았지만 새벽 3시 반에 퍼뜩 깨어나 다시 잠들지 못했다. 계속 뒤척이고 또 뒤척이며 눈을 붙여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은 다시 잠들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5시 반에 일어나 일찍 출근했다.
 
 
하루 종일 정말 너무 너무 바빴다. 1분 1초도 쉴 틈이 없었다. 오전에는 빡세게 일하다가 간부회의에 들어갔고 오후에도 계속 회의가 줄을 이었다. 중요한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담당직원은 연차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감이 없고 역량이 모자라서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 부서로 이관되는 굉장히 골치아픈 업무가 있어 기존에 그 업무를 해왔던 팀과 업무 인수인계 회의를 했다. 엉망진창이었다. 어려운 과제였기 때문에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해온 건 너무나 잘 안다만 그 과정에서 저질러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정말 많았다. 이것들을 어떻게 다 수습을 할지 눈앞이 막막했다. 
 
 
이런 일들 때문에 늦게 퇴근했다. 그래서 오늘은 운동을 생략하고 늦게 밥을 먹었다. 잠이 모자라서 쌍꺼풀이 두배로 깊숙하게 파였다. 너무 피곤하다. 과로해서 그런지 눈이 더욱 뻑뻑하고 아픈 느낌이 들었다. 인공눈물이라도 좀 넣고 자야겠다. 부디 오늘 밤에는 자다가 깨지 않기를. 깨더라도 다시 잘 잠들기를 바라며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좋은 일이 좀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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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지만 대체 휴일이라 회사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알람을 끄는 것을 잊어버려서 새벽 5시 반에 알람 소리에 깨고 말았다. 다시 잠들긴 했지만 오랫동안 푹 잘 수 없어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반복했다.

 

 

그리 늦지 않게 깨어났지만 날씨도 너무 어둡고 우중충해서 그냥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정오가 다 되어 갈 무렵에야 침실에서 나와 목욕을 하고 아점을 챙겨 먹었다. 진한 홍차를 마시고 싶었지만 출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냥 민들레 차를 타서 마셨다. 확실히 홍차를 마시지 않으면 삶에 즐거움이 하나 삭감되는 느낌이다. 날씨도 좋지 않고 최근 눈에 대한 검진 결과로 매우 심란해져 있던 차였기때문에 하루키의 가벼운 에세이들을 다시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

 

 

이런 날씨에는 마음이 가라앉는다. 사흘 동안 쉬고 나니 몸에 피로는 조금 가셨지만. 이제 내일부터는 굉장히 어려운 일에 대한 인수인계도 받아야 하고 최고임원 께서 출장에서 돌아와 어마어마한 과제들을 쏟아놓을 것이 분명하므로 매우 걱정이 된다. 해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갖춰져 있는 자원은 태부족이다. 몸이 건강하고 머리라도 에전처럼 빠릿빠릿하면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심지어 눈마저 안 좋다고 하니 의지력도 사그라 드는 기분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풀려 나가겠거니 하며 버텨봐야겠다.

 

 

원래는 다음 주 휴일에 근속 휴가를 보태서 3주 가까이 여행을 가려고 했었다. 정해두었던 행선지는 베오그라드, 리가, 부다페스트였다. 1월에 이미 항공편과 숙소들을 모두 예약해두었다. 하지만 아빠가 수술을 받고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으면서 항암치료까지 받게 되셨기 때문에 나는 여행을 취소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여행가기로 했었던 날짜가 다가오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진다. 하지만 아빠의 항암치료가 아니더라도 지금 너무나 많은 일들이 밀려오는데다 내 눈도 좋지 않으니 아마도 이 여행을 가더라도 마음 편하지 않았을 것 같다.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노동을 시작해야 하니 기운을 차리고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최근 건강 검진 이후에 두가지 추가된 습관이 있다. 하나는 하루에 두세번 혈압을 재 보는 것이다. 혈압은 거의 언제나 정상이다. 검진 갔을 때 긴장해서 높게 나왔던 모양이다. 두번째는 하루에 한 알 눈 영양제를 먹는 것이다, 이것이 눈을 호전시키지는 않더라도 악화되지 않도록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는데. 점점 나이를 먹어 간다는 생각이 드니 우울하다.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바로 위의 단락까지는 마이크 활성화를 해서 구두로 작성했는데 역시 지명은 정확하게 적히지 않는다. 그리고 구술하다 보니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띄엄띄엄 발음하게 되어 그런지 띄어쓰기도 너무 과하게 된다. 그런 부분들을 조금 고쳐놓았다. 

 

 

조금 쉬다가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며칠동안 쉬어서 신체 리듬이 좀 깨졌을 것 같다. 너무 늦지 않게 잠이 잘 와야 할텐데. 노란 장미는 활짝 펴서 참 예쁘다. 장미 사진 두 장 더 올려놓고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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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5. 6. 15:55

월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5. 6. 15:55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내렸고 날씨가 어두컴컴했다. 원래는 햇볕이 잘 들고 밝은 날씨를 좋아한다만 눈에 햇빛이 안 좋다고 하니 그냥 이런 날씨도 눈에 나쁘지 않겠지 하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날씨엔 매우 기분이 가라앉곤 한다.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해 빡세게 일해야 하므로 홍차 대신 디카페인 민들레티를 마셨다. 색깔이 커피처럼 까맣고 맛도 좀 블랙커피 맛이라(그래서 맛이 없다 흐흑), 오랜만에 카페 에벨 잔을 꺼내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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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러시아 정교 부활절이라 부활절 케이크인 쿨리치와 달걀들 사진 두 장 올려본다. 내가 찍은 건 아니고 구글링. 부디 모든 전쟁이 끝나기를. 세상 어디에나 평화가 깃들기를. 그리고 가족과 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십여년 전 이 정교 부활절을 소재로 단편을 쓴 적이 있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 

 

 

간밤에 잠든지 얼마 안되어 심한 악몽을 꾸고 퍼뜩 깨어났다. 귀신 같은 것이 나왔고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가위에 눌렸던 것 같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엄마가 나를 안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알고보니 엄마가 아니라 귀신인지 뭔지 나쁜 것이었다. 몸에 닿는 팔이 매우 길고 물컹했다. 무서워서 소리치려 했지만 목이 꽉 막혀 있었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있었다. 괴로워하다 어찌어찌 조그맣게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뭔가 악마야 사탄아 물러가라 비슷한 비명을 지르다가 간신히 깨어났다. 비몽사몽 정신없이 누워 있다가 아 악몽을 꾼 거구나 했는데 몸이 여전히 굳어져 있어서 잠시 후에야 겨우 몸을 돌려 누울 수 있었다. 졸렸지만 다시 그 꿈을 꿀까봐 좀더 버티다가 숨을 고르고 도로 잤다. 새벽에 몇번 깨고 2,30분 간격으로 자다깨다 얕은 꿈을 꾸며 자서 아침에 피곤했다. 요즘 마음이 산란해서 그런가 악몽을 자주 꾸게 되었다. 귀신도 나오고 흑흑... 부디 마음에 안정과 평화가 깃들기를, 불안과 공포가 다 사라지기를. 

 

 

아점을 챙겨먹고 좀 이른 오후의 차를 마신 후 두시 약간 넘어서 택시를 타고 부모님께 갔다. 어제 갈까 했는데 아빠가 금요일에 퇴원하신지라 토요일에 컨디션이 안 좋으실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간밤 전화를 해보니 은근히 내가 오기를 기다리셨던 것 같아서 오늘 갔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히 왕복 택시 모두 무난했다. 비오는 날 택시 타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대중교통은 많이 돌아가야 해서 어렵다), 사실 부모님 댁에서 우리집 돌아오는 길이 좀 심란하다. 아마 내 마음 탓이겠지만, 부모님 댁은 김포공항과 가까워서 우리 집으로 돌아오려면 비행기가 떠가는 쪽 뒷길을 따라 나와야 하는데, 그 길도 그렇고 행주대교 쪽 건너오는 길도 그렇고 밤에 좀 스산하다. 원래부터 밤에 버스나 차를 타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지하철은 어차피 지하로 다니니까 괜찮음), 마음이 산란할 때는 그런 밤길을 차로 다니면 텅 빈 것 같고 우울하고 무섭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엄마에게는 비가 많이 와서 캄캄할 때 택시를 타고 나오려니 좀 싫다고만 말씀드렸고 나때문에 엄마가 저녁을 일찍 해주심. 

 

 

아빠는 그래도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셨다. 식사도 잘 드셨다. 아직 메슥거리거나 손발이 차고 찌릿하지는 않다고 하신다. 그래도 주사를 맞았던 마지막 날과 퇴원한 날에는 온몸이 축 처지고 가라앉는 느낌이었다고 하신다. 치료가 누적될수록 더 힘들다던데, 부디 지금 정도로 쭉 괜찮으시면 좋겠다. 동생도 오늘 일하는 날이었지만 일을 마치고 비를 뚫고 다섯시 즈음 도착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동생도 설 이후 오랜만에 보는 거였다. 동생도 지난 달에 몸이 안 좋았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다. 나도 눈 때문에 심란하다고 했더니 동생이 걱정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저녁을 먹고 택시로 집에 돌아오니 일곱시가 좀 넘어 있었다. 실내자전거를 20분만 탔고 샤워와 욕실 청소를 했다. 이럭저럭 하루가 다 갔다. 내일 하루 더 쉬니 다행이다. 

 

 

** 맨위에 언급했던 부활절 단편 Jewels 링크는 아래. 

 

1장 : http://tveye.tistory.com/3390


2장 : http://tveye.tistory.com/3391


3장 : http://tveye.tistory.com/3393 


4장 : http://tveye.tistory.com/3394


5장 : http://tveye.tistory.com/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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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5. 5. 14:08

일요일 이른 오후 tasty and happy2024. 5. 5. 14:08

 

 

 

오후에 부모님께 다녀오려고 해서 좀 이르게 차를 마셨다. 오늘은 정교 부활절이라 파스하와 쿨리치가 그려진 찻잔을 꺼냈다. 진한 홍차를 마시면 잠을 잘 못 잘 것 같아서 우롱차를 연하게 우려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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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자정 전후 잠들었다. 너무 피곤하게 잤지만 역시나 새벽에 깼다가 도로 잠들었다. 이것저것 꿈을 꾸었다. 
 

 
오늘의 꽃은 연노랑 일리오스 장미였다. 색깔도 화형도 예쁘다. 그런데 가시 제거를 하려고 보니 항상 쓰던 가시제거기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다. 별로 비싼 것은 아니어서 다시 사면 된다만 그걸 놓을 데라고는 가위를 꽂아두는 컵과 싱크대의 건조대 뿐인데... 혹시 지난번 가시 제거 후 나도 모르게 잎사귀들과 함께 버린 건가 도무지 모르겠음. 흑흑, 기억력의 노화. 새치집중구역도 우후죽순에 눈도 안 좋아지고 기억력마저...
 

 
오늘은 늦게 일어났고 청소, 목욕, 티타임, 그리고 가벼운 책을 읽으며 보냈다. 눈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마음을 잘 다스리고 눈을 혹사시키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어제 내가 원했던 기능이 '보이스오버'가 아니라 '말하기' 기능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흑흑 아이폰을 십여년도 넘게 쓴 것 같은데 도대체 이 바보는 폰에 있는 기능을 하나도 모르니... 그래서 화면의 텍스트를 읽어주는 것을 시험해보니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들을만 했다. 일단 내가 쓴 글을 읽게 해보았는데 20분 정도 지나면 낭독이 중단되니 왜 그런지 잘 모르겠음 ㅠㅠ 화면잠금이 켜져 있으면 몇분만에 중단되니 그것도 해제해 두었는데. 
 
 
새 글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생각지 않게 눈에 대한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아이디어 같은 건 떠오르지도 않고, 또 일하면서 눈을 혹사시키는 것도 모자라 모니터 앞에서 글을 쓰는 것도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더더욱 장애물에 막힌 기분이다. 아 모르겠다. 마이크 활성화를 해서 메모로 구술해놓고 나중에 정리할수도 있겠지, 그러면 눈을 좀 덜 쓰겠지. 그런데 사실 글을 쓸 때는 머리보다는 손으로 쓰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일상의 메모를 넘어선 텍스트는 아무리 초안이라도 구술로 적기가 쉽지 않다. '도박꾼'을 안나 스니트키나에게 구술해서 한달만에 완성한 도스토예프스키가 참 대단한 것 같다고 새삼 느낀다. 물론 그분은 한달만에 글을 완성하지 않으면 모든 저작권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던데다 원체 엄청난 천재 대문호이니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내일은 부모님께 다녀올 것 같다. 원래는 오늘 다녀올까 했는데 어제 퇴원한 아빠가 오늘 많이 피곤해하실 것 같아서 그냥 집에 있었는데, 저녁에 통화를 해보니 내심 아빠가 기다리고 계셨던 눈치라 내일 오후에 가려고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다고 하네... 택시로 오가야 하는데. 
 
 
장미 사진 몇 장과 함께 오늘 메모 마무리. 오늘은 pc로 쓰고 있어서 훨씬 쓰기가 수월하다. 역시 구술은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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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5. 4. 20:39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5. 4. 20:39




 

토요일 오후 티타임. 골든 드래곤 찻잎 마지막 남은 한 스푼을 우려 마셨다. 다시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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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침 일찍 출근해서 iPhone 의 VoiceOver 기능을 사용해 봤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클릭을 잘못해서인지 도무지 탭이 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화면이 꺼져버렸다. 계속해서 VoiceOver만 나오고 암호를 입력할 수도 없고 화면을 켤 수도 없었다. 설정으로 들어가 보이스 over를 끄면 되는데 Siri를 활성화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도 화면이 켜지지 않고 소리만 나왔다.



도저히 방법이 없어 끙끙 앓다가 결국은 회사 근처의 사설 수리센터에 전화를 했다. 열한시에나 연다고 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수리센터가 문을 연 시간에 급하게 달려가 폰을 맡겨 보았다. 센터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난감해 했다. 강제 업데이트를 시켜 보고 안 되면 완전히 초기화해서 백업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걱정이 태산 같았다. 폰이 안 되면 할 수 없는 게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백업하는데 하루 이상 걸리는데 주말도 껴있고... 집에는 전화도 없고 아빠도 치료 중이라 연락을 해야 하는데... 속이 새까맣게 탔다.




일단 폰을 맡겨놓고 사무실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기다리다가 다시 전화를 해 보니 다행히 고쳐졌다고 해서 다시 급하게 갔다. 업데이트나 초기화는 하지 않았고 이것저것 화면을 계속 건드려 보다가 어찌어찌 켜졌다고 한다. 아무래도 폰이 오래되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폰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눈이 좋지 않다고 하니 폰을 좀 큰 것으로 바꿔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조만간 이 폰을 바꿔야 하겠다. 아이폰을 이제 포기해야 하나ㅠㅠ 먹통도 잘되고ㅠㅠ



오늘도 매우 바빴다. 신입 직원들이 들어와서 오리엔테이션을 해 주고 점심도 같이 먹어야 했다. 연휴가 긴 이번 주말은 어린이날이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 부서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래서 그 업무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퇴근할 때까지도 너무너무 바빴다.



눈 때문에 계속 걱정이 되는데 햇빛을 받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은 핸드폰을 고치러 뛰어다녔기때문에 하는 수 없이 햇볕이 쨍쨍 나는 거리를 여러번 왕복해야 했다. 선글라스를 끼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었다. 작은 양산을 새로 주문했다.



눈에 대해서는 계속 걱정이 된다. 조금 전에 쥬인 과 통화를 하면서 걱정을 이야기 했더니 주인은 ’정말로 안 좋았다면 의사가 한동안 일을 하지 말고 웬만하면 아무것도 보지 말고 요양하라 했을텐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 않느냐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하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정말 그러면 좋겠다.



아빠는 오늘 일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하셨다. 어제 오후부터 입맛이 조금씩 떨어지고 오늘은 피곤하다고 하신다. 그래도 아직 구토를하시거나 몸이 아프지는 않으신 것 같다. 집에 돌아오셔서 며칠간은 힘이 없고 후유증이 있을 것 같다. 아빠에게도 그렇게 말씀 드리고 잘 기운을 드렸다. 부디 아빠가 잘 버텨내셨으면 좋겠다.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남은 치료들을 잘 받으시고 완치가 되시면 좋겠다.



주말에는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고자 한다. 마음의 불안과 공포가 사라지고 담대하게 침착하게 하루하루를 헤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메모도 전체를 구술로 작성해 보았다. 발음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읽는대로 받아쓰기다 보니 중간 중간에 오타가 나오기는 한다. 그런 부분들만 좀 고쳤다. 좀 더 연마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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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간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서 한참 뒤척이다가 매우 늦게 잠들었다. 간신히 얕은 잠을 자다 보니 너무 피곤했다. 새벽 알람에 깼을 때 너무 잠이 모자라고 피곤해서 알람을 추가로 맞추고 더 잤다. 오전 반차를 내고 2시간 늦게 출근했다.


오늘은 너무 너무 바빴다. 정말 일이 많았다. 부서원들이 너무 일을 허술하게 처리했다. 하나하나 챙겨주다 보니 너무 머리가 아프고 어질어질했다. 모니터를 많이 보는 것도 눈에 좋지 않은데 정말이지 눈을 너무 혹사 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일하다 퇴근했다.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 암흑처럼 졸았다. 집에 와서는 실내 자전거를 20분 동안 탔다. 밥을 대충 챙겨 먹었다. 종일 입맛이 없고 배가 아팠다.


간밤에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는 대학 동기에게서 전화가 왔다. 제일 친한 친구 중 하나이다. 몰랐었는데 이 친구도 최근에 몸에 이상이 있어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오랜 옛날 천진난만하게 함께 몰려 다니며 지냈던 시절이 생각났다.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들고 인생의 지치는 시기가 되었다니 아득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가 많이 보고 싶었다. 이 친구도 남편이 서울에서 일하고 있어거의 한 달에 한번씩 만난다고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학 시절에도 치열하게 살았고 인생의 고민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삶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다 보니 그 시절이 매우 그립고 좋았던 것만 같다.


오늘의 메모는 마이크 활성화를 해서 구두로 작성하고 있다. 확실히 쉽지는 않다. 그래도 계속 해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병행하며 써 봐야겠다.


마음에 안정과 평화가 깃들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에는 잠이 잘 와야 할 텐데.


아빠는 오늘 밤까지 항암 주사를 맞고 내일 퇴원하신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힘든 곳이 없다고 한다. 부디 집에 오셔도 아프거나 힘든 것 없이 잘 버텨내셨으면 좋겠다. 남은 치료들도 무리 없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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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달력을 넘겼다. 

 

 

노동절이라 쉬는 날이었다.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다행히 뒤척이지 않고 금세 잠들었는데 새벽에 꿈을 꾸다 깼고 도로 잤다. 꿈에서는 전철을 타고 작은 바닷가를 지나갔다. 일본의 작은 휴양지였는데 바닷물이 진청색이라 아주 예뻤다. 전철에서 내려 길을 건너서 그 바닷가로 가려다 문득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니 페테르부르크의 카잔 성당을 연상시키는 돔들과 하늘, 교각이 보였다. 그 풍경 사진을 찍다가 퍼뜩 깼더니 5시였다. 다시 잠을 청했다. 9시 무렵까지 잤다. 

 

 

어젯밤 엄마와 통화를 한 후 상당히 마음이 산란한 상태로 늦게 잠들었다. 눈 얘기를 듣고 엄마가 걱정을 하셨던 터라 괜히 말했다 싶었다. 부모님의 집 문제로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많았고 내가 너무 걱정을 하니 엄마가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안 좋았다. 오늘 다시 통화를 했고 심란함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마음이 쓰인다. 

 

 

아빠는 오후까지는 항암주사를 잘 맞고 계셨고 컨디션도 좋다고 하셨다. 1차 치료를 잘 마치고 부디 아프고 힘든 것 없이 그 다음 치료들도 잘 받으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엄마는 이모들이 계신 순천에 갔다가 오늘 돌아오셨다. 나는 여전히 눈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일상을 유지하려면 너무 걱정을 해도 별 소용은 없을텐데. 하여튼 오늘은 선글라스 몇개를 꺼내서 중성세제를 탄 물로 세척을 하고 잘 닦아두었다만, 두어개는 스크래치인지 자국인지 하여튼 그게 지워지지 않는 걸 보니 코팅이 손상된 것 같다. 제일 멀쩡한 것을 써야겠다. 

 

 

일이 너무 많고 신경써야 할 것들도 많은데 이런 것들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을 혹사하게 되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매사에 눈을 안 쓸 수 없으니 마음이 산란하다. 기댈 데가 없어서 더 그런 것 같다. 하여튼 루테인지아잔틴 영양제를 먹고 있는데 나쁠 건 없지만 이걸로 나아지진 않을테니 ㅜㅜ 

 

 

이제 내일 출근을 준비해야겠다. 오늘은 디카페인 민들레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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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쁜 하루.


간밤에 막 잠들다가 퍼뜩 불안하고 무서워서 갑자기 깨어나 좀 괴로워하다 도로 잤다. 걱정거리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아빠는 오늘 오후에 케모포트 삽입을 하고 항암치료 1차를 시작하셨다. 옥살리플라틴과 5Fu를 처방받아 맞는다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아무렇지도 않고 저녁식사도 잘 하셨다고 한다. 오늘은 2시간, 15분 등 순서대로 맞고 내일 22시간짜리를 맞는다는데 부디 수월하기를 기도하고 자야겠다.



폰을 가급적 안 보려 노력 중이라 메모는 짧게 줄인다.



... 자기 전 추가



귀가 하면서 다이소에 들러 안경닦이와 알람 시계를 샀다. 그런데 디지털 알람은 자다가 보면 눈이 아플까봐 일반 알람 시계를 샀더니 시간 맞추기가 불편했고 시계침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다. 아무래도 이 알람시계는 쓰지 못할 것 같다. 다시 다이소에서 디지털 알람 시계를 사야 할 것 같다.



눈의 혹사를 줄이고자 받아쓰기 기능을 활성화하여 이 자기 전 추가 문단을 작성해 보았다. 약간의 오타는 있지만 또박또박 말하자 제대로 문장이 완성되고 있다. 앞으로 종종 이용해야겠다. 그러면 눈에 피로도 덜해지고 마음도 조금 나아질 것 같다. 그나마 내 발음이 또렷한 것이 다행이다. 모든 나쁜 일에는 일말의 좋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삼아야겠다. 여기서의 좋은 점은 내 발음이 좋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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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하늘이 아름다운 페테르부르크 풍경. 이 사진을 보니 너무나도 그립다. 사진은 @andrei_mikhailov 

 

 

어제 디카페인 티를 마셨지만 별 소용이 없어 아주 늦게야 잠들었다. 온몸이 쑤시고 힘들었다. 그나마도 새벽에도 깨고...

 

 

꿈도 정말 어지럽게 꿨다. 간밤 자기 전에 생각을 해서 그랬는지 세상을 떠난 친구 꿈을 꿨다. 친구는 현실에서는 운전을 해본 적이 없었을텐데(투병 때문에 면허를 따지 못했을 것이다), 꿈에서 멋진 지프차를 몰고 와서 나를 태워주었다. 그런데 그 차를 타고 어딘가 함께 가지는 않았다(깨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걸 타고 같이 가면 안되는 거였으려나 싶다) 그리고 친구가 쓴 글 혹은 쓰고 싶어했던 글을 노트에 적어놓은 것을 읽기도 했다. 제대로 된 내용은 아니었고 문자들, 러시아어와 중국어, 이해할 수 없는 문자들 몇 개가 적혀 있기도 했던 것 같다. 꿈속에서 나는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꿈의 후반부에서 그랬던 것 같다), 현실에선 만나본 적 없이 메시지만 주고받았던 친구의 어머니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벽 알람에 깨서 출근하는데 기분이 산란했다. 요즘 자기 전에 기도할 때는 이제 그 친구를 내 마음에서도 편안히 보내줄 수 있기를 기도하는데 어쩌면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오히려 아직 내가 친구를 많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매우 바쁜 하루였다. 정신없이 일을 하면서도 눈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기분 탓인지 눈이 침침하고 어지러운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런데 모니터를 안 볼수도 없고, 업무 연락은 카톡으로 오니 폰을 아예 멀리할 수도 없다. 모니터 보안기를 아직 구입하지 못해서 사무실과 집의 pc 모니터 디스플레이를 모두 야간모드로 바꿔두었고 폰도 그렇게 조정해두었다. 그런데 모니터 보안기가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사무실 모니터 두 개에 집 모니터 하나까지 하면 ㅜㅜ 그래서 아직 주문은 못했다. 거기에 노조 행사가 있어 찬조금을 보내고 났더니 출혈이 막심하다. 

 

 

새로 받아야 하는 업무도 골치아픈데 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만만치 않아서 여러가지로 우려가 된다. 

 

 

아빠는 오늘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을 하셨다. 가보려 했지만 보호자인 엄마도 함께 들어가지 못하셨다. 통합병동에 입원하셨기 때문이다. 오늘 케모포트를 시술할 줄 알았는데 피검사를 하고 수액만 맞으셨고 시술과 치료는 내일 하게 된다. 아빠는 저녁을 잘 드시고 전에 내가 주문해드린 무협지를 읽고 계시다고 했다. 잘 북돋워드렸다. 케모포트 시술과 항암약물 이후 힘든 증상을 미리 좀 말씀드렸다. 구토기가 있거나 힘들면 간호사에게 이야기를 하라고도 말씀드렸다. 이제 아빠가 잘 이겨내시기를, 힘든 증상이 별로 없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저것 찾아볼수록 더 심란하고 우울했다. 아빠가 치료를 힘들지 않게 잘 이겨내고 완치되시기를, 엄마도 건강하시기를, 그리고 나도 눈이 악화되지 않고 다 괜찮기를, 마음의 불안과 두려움이 누그러지고 평온과 안정, 굳건함이 자리잡기를 기도하며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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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다 지나갔다. 어제 늦게 일어난데다 차를 진하게 마셔서 그런지 새벽까지 잠이 안 와서 고생했다. 두시 넘어서야 잠든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금요일에 갔을 때 엄마가 직접 키워서 따온 상추와 각종 쌈채소를 많이 싸주셨다. 그래서 오늘은 가지와 당근, 버섯을 잔뜩 넣고 제육볶음을 만들어서 쌈채소랑 같이 먹었다.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실내자전거는 30분 정도 탔다. 

 

 

이제 베란다에 빨래를 널러 나가거나 실내자전거를 탈 때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이 눈은 나아질 수는 없고 악화되는 것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관리를 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마음이 우울하고 불안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니 관리라도 잘해야지 어떻게 하나 싶다. 그런데 눈을 쓰지 않을 도리가 없고... 오후에 루테인 영양제 주문한 게 도착해서 그것을 한 알 먹었다. 도움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ㅠㅠ 의사는 영양제는 먹어서 나쁠 건 없다만 눈이 나아지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ㅠㅠ 핸드폰 보는 걸 줄이려고 노력 중인데 너무 어렵다. 사실 책도 많이 보면 안 좋을 것 같은데... 

 

 

내일부터 아빠가 항암치료에 들어간다. 오후 일찍 입원하신다. 첫날은 수액을 맞고 케모포트 시술을 하고 둘째날 약물을 맞을 거라고 경험해보신 엄마 친구분이 얘기해주셨다고 한다. 내가 내일 따라가고 싶은데 오지 말라고 하신다. 그나마 아빠가 그동안 잘 드시고 기력이 좀 회복되어서 다행이다. 치료 때문에 너무 힘들지 않으셔야 할텐데. 갖은 걱정이 된다. 

 

 

업무도 몰려온다. 아주 골치아픈 큰 과제가 통째로 이관되는데 이미 전임자들이 문제를 많이 일으켜놓은 일이라 이래저래 걱정이 된다. 사람 문제도 그렇고.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하는 데까지 하는 수밖에. 눈을 많이 쓰면 안되니까 일도 많이 하면 안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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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월요병에 휩싸여 괴로운 시간인데 사실 주말 동안 마음이 많이 산란했던 터라 차라리 출근해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나을 것 같은 기분이다. 집에 혼자 있으면 불안하고 두렵고 심란해지기 때문이다. 좀 어려운 시기이다. 눈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잘 헤쳐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달여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를 아직 마음으로 완전히 보내주지 못한 것도 이런 산란함의 이유 중 하나이다. 블로그 여기저기에 친구와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비밀댓글로 남아 있다. 우정과 마음이 각별했기에, 그리고 글쓰기에 대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기에 아직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친구가 힘들어하는 과정들을 어느 정도 지켜보았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고 허전하기도 하고, 삶과 죽음, 어둠에 대한 오랜 생각과 두려움이 때때로 되살아나서 어렵다. 아마 아빠가 항암치료를 시작하시는데다 나도 눈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더 그런것 같다. 마음의 두려움과 괴로움이 사라지고 어디든 좀 기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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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28. 20:57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4. 28. 20:57

 

 

 

일요일 오후.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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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4. 28. 20:54

월량대표아적심 (등려군, 장국영) arts2024. 4. 28. 20:54

 
 
 
어제 인스타 알고리즘으로 우연히 장국영이 부른 월량대표아적심 클립이 나왔는데 이 사람이 부른 버전은 처음 들었다. 좋아하는 노래인데 문득 옛 생각도 많이 나고, 또 오랜만에 들으니 노래가 역시나 좋아서 등려군과 장국영 두 버전을 올려본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건 아주 오랜 옛날, 러시아의 기숙사 방에서였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쥬인의 방에서 놀 때였을 것이다. 아니, 그전에 다른 데서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첨밀밀이 개봉한지 한참 후였으니까. 하지만 기억은 그 조그만 기숙사 방이다. 등려군의 이 달콤하고도 서글픈 노래를 들었을 때 갑자기 막 눈물이 났다. 아마 엄마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외국에 나와 살 때였고 아직도 세상 물정 모르던 시절이었으니까. 그 기숙사 방에서 듣고 갑자기 이렇게 눈물을 흘렸던 노래가 두 곡 있는데 하나는 이 노래고 다른 하나는 프랑스 드라마 주제곡이었다. 둘다 여자 가수가 부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노래였다. 
 
 
간밤에 등려군의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세월이 너무나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 그 오랜 옛날 아직 어리고 순진무구했던 순간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마음이 뭉클했고 다시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었다. 
 
 
 
장국영이 부른 버전도 들을수록 좋아서 몇번 되풀이해 들어보았다. 어린 시절 홍콩영화가 한참 인기였고 친구들 중에는 장국영을 좋아하는 애들이 많았다. 장국영파 유덕화파로 나뉘었다(주윤발은 좀 다른 결이었다) 나는 이것저것 영화는 다 재밌게 봤지만 당시 톰 크루즈니 조지 마이클이니 이런 사람들을 좋아해서 장국영 오빠 유덕화 오빠 하며 책받침을 사지는 않았지만, 누가 더 멋있냐고 아우성치는 친구들에게는 '그래도 당연히 장국영이 더 잘생겼잖아' 라고 대꾸하곤 했다. 친구들은 열심히 장국영 테이프를 샀고 나에게도 녹음을 해주었지만 나는 창법이나 보컬, 언어가 별로 귀에 익지 않아서 잘 안 들었다(팝송과 락을 좋아하던 타입이었다) 그래서 내게 장국영은 가수가 아니라 배우로 남았기 때문에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영웅본색 주제가만 당시 영화음악 컴필레이션 테이프에 들어 있었는데 맨날 빨리감기로 넘겨버렸다. 그런데 어제 이 노래를 들어보니 참 좋았다. 장국영의 목소리와 차분한 노래가 참 잘 어울렸다. 등려군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가슴이 뭉클했다. 흑흑, 왜 그렇게 떠나셨나요. 
 
 
 
그건 그렇고 예전에 쥬인이 나한테 '토끼는 이 노래 외우면 잘 부르겠다, 목소리 톤이 비슷해서' 라고 했었다(물론 등려군. 장국영 말고 ㅎㅎ)
 
 
 
등려군 버전과 장국영 버전 순서대로 유튜브 링크로 올려본다.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참 아름답고 슬프다. 
 
 
https://youtu.be/4WbLaEJy7Hc

 
 
 
https://youtu.be/sN9vafGli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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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으로만 보고 예쁘다고 생각해 주문해본 '모카라' 라는 꽃이 도착했다. 그런데 내 생각보다 꽃잎이 컸고 노랑, 분홍, 빨강 중 빨간색을 골랐더니 이것은 빨강이라기보다는 주황색이 섞인 단풍잎 색에 가까웠다. 흑흑...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어제 너무 피곤했는지 정신없이 잤다. 꿈도 이것저것 꿨는데 이제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뭔가 집에 대한 꿈이었던 것 같다. 수면 부족 상태였는데 여덟시간 남짓 자서 좀 나아졌다. 침대에 오래 달라붙어 있다가 늦게 일어났고 청소와 목욕 등 주말의 일상을 보냈다. 

 

 

눈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가급적 핸드폰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만 이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작은 알람 시계를 사고 침대에 들어갈땐 베개 옆에서 폰을 치워야겠다. 날이 화창해서 오후에 햇빛이 잘 들어와서 좋았는데 이것도 눈에 안 좋다고 하니 마음껏 빛이 들어오도록 할 수가 없어 속상하고 우울했다. 눈 영양제를 하나 주문했다. 

 

 

저녁엔 언제나처럼 아빠와 통화를 했다. 오늘도 식사를 잘 챙겨드셨고 저녁에는 근처 학교 운동장도 몇 바퀴 도셨다고 한다. 모레 입원해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되니 이래저래 마음이 많이 쓰인다. 독한 약물 때문에 온갖 힘든 증상들이 있다는데... 부디 아빠가 잘 이겨내시기를, 사람마다 정도가 다르다고 하니 아빠에게는 그런 증상들이 없거나 아주 약하게만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르고 있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눈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무척 심란하고 또 걱정이 된다. 본시 상상력도 많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격이라 걱정이 아주 많은 편이니 더 그런 것 같다.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많이 약해지고 걱정도 많아지는 것도 있다. 좀 둔해지고 담대해지고 낙천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타고난 성정을 억지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이 있으니 그냥 받아들여야 할 수 밖에 없다. 

 

 

뭔가 즐겁고 좋은 일이 좀 생기면 좋겠다. 새 글이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여튼 토요일 메모는 이렇게 두서없이 마무리. 딱히 맘에 안 드는 빨간색-이라고 했지만 주황색에 가까운- 모카라 사진 두 장 더. 좀 썰렁해서 루스커스 두 대랑 같이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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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