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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전후 잠들었다. 너무 피곤하게 잤지만 역시나 새벽에 깼다가 도로 잠들었다. 이것저것 꿈을 꾸었다. 
 

 
오늘의 꽃은 연노랑 일리오스 장미였다. 색깔도 화형도 예쁘다. 그런데 가시 제거를 하려고 보니 항상 쓰던 가시제거기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다. 별로 비싼 것은 아니어서 다시 사면 된다만 그걸 놓을 데라고는 가위를 꽂아두는 컵과 싱크대의 건조대 뿐인데... 혹시 지난번 가시 제거 후 나도 모르게 잎사귀들과 함께 버린 건가 도무지 모르겠음. 흑흑, 기억력의 노화. 새치집중구역도 우후죽순에 눈도 안 좋아지고 기억력마저...
 

 
오늘은 늦게 일어났고 청소, 목욕, 티타임, 그리고 가벼운 책을 읽으며 보냈다. 눈에 대한 걱정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마음을 잘 다스리고 눈을 혹사시키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어제 내가 원했던 기능이 '보이스오버'가 아니라 '말하기' 기능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흑흑 아이폰을 십여년도 넘게 쓴 것 같은데 도대체 이 바보는 폰에 있는 기능을 하나도 모르니... 그래서 화면의 텍스트를 읽어주는 것을 시험해보니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들을만 했다. 일단 내가 쓴 글을 읽게 해보았는데 20분 정도 지나면 낭독이 중단되니 왜 그런지 잘 모르겠음 ㅠㅠ 화면잠금이 켜져 있으면 몇분만에 중단되니 그것도 해제해 두었는데. 
 
 
새 글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생각지 않게 눈에 대한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아이디어 같은 건 떠오르지도 않고, 또 일하면서 눈을 혹사시키는 것도 모자라 모니터 앞에서 글을 쓰는 것도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더더욱 장애물에 막힌 기분이다. 아 모르겠다. 마이크 활성화를 해서 메모로 구술해놓고 나중에 정리할수도 있겠지, 그러면 눈을 좀 덜 쓰겠지. 그런데 사실 글을 쓸 때는 머리보다는 손으로 쓰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일상의 메모를 넘어선 텍스트는 아무리 초안이라도 구술로 적기가 쉽지 않다. '도박꾼'을 안나 스니트키나에게 구술해서 한달만에 완성한 도스토예프스키가 참 대단한 것 같다고 새삼 느낀다. 물론 그분은 한달만에 글을 완성하지 않으면 모든 저작권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던데다 원체 엄청난 천재 대문호이니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내일은 부모님께 다녀올 것 같다. 원래는 오늘 다녀올까 했는데 어제 퇴원한 아빠가 오늘 많이 피곤해하실 것 같아서 그냥 집에 있었는데, 저녁에 통화를 해보니 내심 아빠가 기다리고 계셨던 눈치라 내일 오후에 가려고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다고 하네... 택시로 오가야 하는데. 
 
 
장미 사진 몇 장과 함께 오늘 메모 마무리. 오늘은 pc로 쓰고 있어서 훨씬 쓰기가 수월하다. 역시 구술은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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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