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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검진 후 심적으로 많이 충격을 받았는지 밤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약도 조금 더 먹었는데도 그랬다. 네시간 가량 얕은 잠을 자고서 피곤하게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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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바쁜 하루였다. 종일 빡세게 일하고 점심도 대충 때웠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오후에 반반차를 내고 진료를 받으러 갔다. 아빠가 다음주에 항암치료를 받는 것, 그리고 눈에 문제가 많아서 너무 심란하고 걱정되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걱정되는 문제는 막상 닥치면 걱정하면 되는 것이지 벌써부터 그렇게 우울해하며 걱정할 필요없다, 그런 문제가 실제로 일어난다 해도 한참 후의 일이다,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는 일들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 등등 현실적인 이야기와 함께 마음의 안정을 위해 많이 다독여주셨다. 노화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데, 사실 나이보다 더 빨리 오는 각종 질환들에 대한 이야기에 너무 충격을 받은 것도 있다. 어쨌든 선글라스를 꼭 잘 끼고 햇빛을 피하라는 것은 동일한 조언이었다.

 

 

 
 

 
오늘은 선글라스를 끼고 나다녔는데 햇빛이 정말 강했다. 가뜩이나 사무실 근무자라 햇볕 쬘 시간도 거의 없는데 이젠 그 햇빛마저 피해야 한다고 하니 너무 속상했다. 
 
 
진료를 마치고 또 더욱더 머나먼 횡단을 해서 부천의 부모님 댁에 갔다. 함께 엄마표 집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아빠는 생각보다 괜찮으셨고 전보다 기력도 많이 찾으셨고 식사도 잘 하셨다. 다행이다. 부디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항암치료를 잘 이겨내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밤에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나는 원래부터 어두운 밤길을 차로 달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 텅 빈 도로, 시골길, 그런 길들이 싫다. 차를 타고 그런 길을 지나가고 있노라면 불안한 마음도 들고 이것저것 좀 약한 공황 비슷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더 그렇다. 그래서 오늘따라 돌아오는 길이 너무 싫었다. 부모님 댁에서 우리 집까지 오려면 김포공항 뒷길(비행기가 떠다닌다), 행주대교 등을 지나야 하는데 온통 어둑어둑하고 텅 비어 있는 길이라 우울했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는 쥬인과 통화를 해서 그래도 마음이 많이 나아졌다. 쥬인도 일 때문에 너무 힘들고 빡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쁜 회사를 욕해주었다. 그리고 검진 결과 때문에 심란한 마음도 이야기했고 쥬인은 잘 관리하면 되지,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오히려 다행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다. 
 
 
이제 자기 전에 핸드폰 보는 거 금지! 폰 보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쉽지 않아 엉엉... 
 
 
잠이 모자라니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여러가지로 기도할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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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