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수요일 밤 : 친구가 보내준 꽃에 감동, 너무 바빴음, 진지하게 고민 fragments2024. 5. 8. 19:49
절친한 블로그 이웃이신 푸른난초님께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를 무지무지 많이 보내 주셨다. 푸른난초님께서는 매년 봄에 마음을 담아 꽃을 보내주시곤 했는데 이번에 보내주신 꽃은 정말 풍성하고 더더욱 아름다웠다. 생각지도 못한 꽃 선물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다듬고 다듬어도 꽃이 계속 나왔다. 짙은 핑크색의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와 보라색 줄무늬 카네이션, 프리지아에 분홍색 장미까지 한아름 가득한 꽃으로 마음이 무척 따뜻해졌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받으려고 주문했던 꽃을 취소했다. 요즘 아빠의 항암치료와 내 눈에 대한 걱정으로 많이 우울했는데 소중한 친구가 보내준 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위로가 되었다. 푸른난초,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립고 보고 싶네요.
오늘은 재택근무를 했다. 직원들에 대한 작년 실적 평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사무실에서는 신경이 쓰여서 하루 재택근무를 신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너무너무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막상 하려고 했던 평가 작업은 아주 조금밖에 못 했다. 이럴 거라면 왜 재택 신청을 했나 싶지만 어쨌든 출퇴근길의 고됨이 조금 가신건 있다.
그것 외에는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바빴다.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시간조차 없었다. 온갓 일들이 밀려오고 또 밀려왔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나날을 어떻게 버텨 나갈지 걱정이다. 거기다 새로 떠맡은 일들까지. 그리고 그 일과 얽혀 있는 사람들의 문제들까지 매우 복잡하다. 내 몸과 머리는 하나 뿐인데... 그나마도 이제 나이를 먹어서 예전만큼 머리도 안 돌아가게 되었고 기력도 딸리고 심지어 눈도 불편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다해 나갈지 막막하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몇 번이나 '최고임원께 가서 나는 이제 능력이 모자라 이 보직을 계속 수행하기가 너무 힘드니 내 보직을 떼어주고 평직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할까' 하는 고민이 들기까지 했다. 이따금 너무 힘들 때면 스쳐지나가듯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간밤에는 그래도 예닐곱시간 가량 쭉 잤다. 그리고 재택근무라서 아침에도 1시간 가량 더 잘 수 있었다. 오늘 밤에도 푹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할수록 각종 고민이 밀려 오니 생각 버튼을 끄고 머리를 비워야겠다. 푸른 난초님께서 보내주신 꽃 사진 여러장 아래 접어 둔다. 너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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