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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러시아 정교 부활절이라 부활절 케이크인 쿨리치와 달걀들 사진 두 장 올려본다. 내가 찍은 건 아니고 구글링. 부디 모든 전쟁이 끝나기를. 세상 어디에나 평화가 깃들기를. 그리고 가족과 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십여년 전 이 정교 부활절을 소재로 단편을 쓴 적이 있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 

 

 

간밤에 잠든지 얼마 안되어 심한 악몽을 꾸고 퍼뜩 깨어났다. 귀신 같은 것이 나왔고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가위에 눌렸던 것 같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엄마가 나를 안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알고보니 엄마가 아니라 귀신인지 뭔지 나쁜 것이었다. 몸에 닿는 팔이 매우 길고 물컹했다. 무서워서 소리치려 했지만 목이 꽉 막혀 있었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있었다. 괴로워하다 어찌어찌 조그맣게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뭔가 악마야 사탄아 물러가라 비슷한 비명을 지르다가 간신히 깨어났다. 비몽사몽 정신없이 누워 있다가 아 악몽을 꾼 거구나 했는데 몸이 여전히 굳어져 있어서 잠시 후에야 겨우 몸을 돌려 누울 수 있었다. 졸렸지만 다시 그 꿈을 꿀까봐 좀더 버티다가 숨을 고르고 도로 잤다. 새벽에 몇번 깨고 2,30분 간격으로 자다깨다 얕은 꿈을 꾸며 자서 아침에 피곤했다. 요즘 마음이 산란해서 그런가 악몽을 자주 꾸게 되었다. 귀신도 나오고 흑흑... 부디 마음에 안정과 평화가 깃들기를, 불안과 공포가 다 사라지기를. 

 

 

아점을 챙겨먹고 좀 이른 오후의 차를 마신 후 두시 약간 넘어서 택시를 타고 부모님께 갔다. 어제 갈까 했는데 아빠가 금요일에 퇴원하신지라 토요일에 컨디션이 안 좋으실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간밤 전화를 해보니 은근히 내가 오기를 기다리셨던 것 같아서 오늘 갔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히 왕복 택시 모두 무난했다. 비오는 날 택시 타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대중교통은 많이 돌아가야 해서 어렵다), 사실 부모님 댁에서 우리집 돌아오는 길이 좀 심란하다. 아마 내 마음 탓이겠지만, 부모님 댁은 김포공항과 가까워서 우리 집으로 돌아오려면 비행기가 떠가는 쪽 뒷길을 따라 나와야 하는데, 그 길도 그렇고 행주대교 쪽 건너오는 길도 그렇고 밤에 좀 스산하다. 원래부터 밤에 버스나 차를 타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지하철은 어차피 지하로 다니니까 괜찮음), 마음이 산란할 때는 그런 밤길을 차로 다니면 텅 빈 것 같고 우울하고 무섭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엄마에게는 비가 많이 와서 캄캄할 때 택시를 타고 나오려니 좀 싫다고만 말씀드렸고 나때문에 엄마가 저녁을 일찍 해주심. 

 

 

아빠는 그래도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셨다. 식사도 잘 드셨다. 아직 메슥거리거나 손발이 차고 찌릿하지는 않다고 하신다. 그래도 주사를 맞았던 마지막 날과 퇴원한 날에는 온몸이 축 처지고 가라앉는 느낌이었다고 하신다. 치료가 누적될수록 더 힘들다던데, 부디 지금 정도로 쭉 괜찮으시면 좋겠다. 동생도 오늘 일하는 날이었지만 일을 마치고 비를 뚫고 다섯시 즈음 도착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동생도 설 이후 오랜만에 보는 거였다. 동생도 지난 달에 몸이 안 좋았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다. 나도 눈 때문에 심란하다고 했더니 동생이 걱정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저녁을 먹고 택시로 집에 돌아오니 일곱시가 좀 넘어 있었다. 실내자전거를 20분만 탔고 샤워와 욕실 청소를 했다. 이럭저럭 하루가 다 갔다. 내일 하루 더 쉬니 다행이다. 

 

 

** 맨위에 언급했던 부활절 단편 Jewels 링크는 아래. 

 

1장 : http://tveye.tistory.com/3390


2장 : http://tveye.tistory.com/3391


3장 : http://tveye.tistory.com/3393 


4장 : http://tveye.tistory.com/3394


5장 : http://tveye.tistory.com/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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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