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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달력 넘김. 벌써 한달이 지나다니... 1월은 내내 감기인지 독감인지로 고생하다 지나가버렸다. 달력 사진은 십년 전쯤, 마린스키 구관, 발레 ‘불새’ 보러 갔을 때 찍은 것. 저 오페라 글라스를 마지막으로 쓴 것도 오륙년 전이네... 달력을 넘겨 저 사진을 보니 마린스키가 그리우면서도 발로쟈 생각에 가슴이 아파온다. 저 달력 만들 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어제 너무 피곤해서 일찍 누웠으나 또 살풋 잠들었다 퍼뜩 깼고 계속 재채기를 하고 후유증으로 콧물에 시달리다 자정 넘어 다시 잤다. 아침엔 아주 산란하고 기분나쁜 꿈에 시달렸다. 10시 오픈에 맞춰 미용실 예약을 해놨기에 괴로워하며 9시쯤 일어나 꽃을 다듬고 따뜻한 물 반 잔과 삶은 달걀 1알을 먹고 곧장 미용실로 갔다.



미용실에는 두달 반만에 왔다. 그 날짜를 아주 잘 기억한다. 그 다음날 발로쟈가 세상을 떠났으니까... 그래선지 미용실에 들어가 앉자 그때의 충격과 슬픔이 마음속에서 되살아나는 듯했다.



바쁘기도 했고 아팠기에 시기를 많이 놓쳐서 새치집중구역이 어마어마하게 확장되어 있었다ㅠㅠ 뿌리염색을 하고 커트를 했다. 머리가 상당히 길게 자라 있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잘라줬고 숱도 끝만 쳐준다더니 중간도 좀 쳤다. 생각보다 머리칼이 더 길게 잘려 떨어지는 모습에 조금 당황함. 내 담당 디자이너는 괜찮긴 한데 항상 내 머리 숱을 치고 싶어한다. 내 머리숱은 적지는 않고 평균보단 조금 풍성한 편이지만 나이먹으면서 그래도 예전보단 적어지는 것 같아서 웬만하면 숱은 치지 말아달라 하는데, 미용사의 눈엔 내 머리숱을 엄청 정리하고 싶어지는 모양임. 근데 나는 진짜로 쭉 곧고 매끄러운 생머리라 그렇게 머리가 부하지도 않고 머리카락도 굵지 않아서 숱을 안 쳐도 되는데... 내 생각일 뿐인가? 아니면 내 머리가 너무 범생처럼 얌전하고 단조로우니 헤어아티스트 입장에선 숱이라도 좀 쳐서 리듬감을 주고 싶은 건지도ㅠㅠ 하지만 나는 게으르므로 이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거라고... 대충 땋을수도 있고 머리 감으면 대충 말리기만 하면 되니까... 숱을 치면 묶거나 땋을 때 불편한데 -.- 하여튼 그래도 여전히 원래 헤어스타일은 유지한 채 돌아옴. 5센티 쯤 자른 것 같다. 웨이브 넣을까 하고 지난번에도 커트를 안하고 버텼다만 오늘은 그냥 포기하고 끝을 다듬으면서 길이도 손을 봤다(게을러서 웨이브 머리를 손질할 여력도 없다는 결론에...)



정오가 좀 넘어 귀가했고 목욕과 청소, 아점, 그리고 차를 마시며 가벼운 책을 읽고 쉬었다. 뭔가 부지런하게 보냈지만 아쉬운 토요일이다. 늦잠과 게으름이 모자라서인가보다. 그건 그렇고 어제 저녁이든 오늘 아침이든 다시 병원에 가서 콧물약을 받았어야 했나 후회 중이다ㅠㅠ 재채기도 자꾸 나오고... 일찍 자야겠다. 방금 기침약도 다시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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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5. 2. 1. 16:28

토요일 오후, 찻잔과 꽃 tasty and happy2025. 2. 1. 16:28

 

 

 

토요일 오후 티타임. 오늘 도착한 꽃은 노랑 튤립과 프리지아, 그리고 보라색 히아신스 조합이었다. 노랑노랑 꽃들에 맞춰서 연노랑 찻잔. 

 

오전에 미용실 다녀오느라 마음껏 게으름피우지 못해 아쉬운 토요일...

 

 

 

 

 

 

 

이 찻잔은 예전에 네프스키 대로에 있는 로모노소프(임페리얼 포슬린) 가게에서 산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로모노소프 찻잔들 중 60% 정도는 모두 그곳에서 산 것 같다. 여기 회원카드도 만들었는데 전쟁이 혹시라도 끝나고 다시 가게 되면 이 카드를 받아줄지 잘 모르겠네...

 

 

 

 

예쁜 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그려진 찻잔도 여럿 있었지만 제일 먼저 골랐던 건 이 찻잔이었다. 이 남자가 푸쉬킨을 닮았기 때문이다. 아마 푸쉬킨이 모델일 것이다. 저 곱슬머리와 뚜렷한 외모의 특징을 보면... 나중에 추가로 샀던 연하늘색 찻잔에 그려진 여인은 나탈리야 곤차로바를 닮았다. 

 

 

 

 

 

 

 

 

 

 

 

 

남은 라넌큘러스 몇 송이. 거의 시들어서 줄기를 아주 짧게 잘라서 네 송이를 꽂아두고 한 송이는 리가 물병에, 나머지는 꽃송이만 찻잔에 띄워두었다. 찻잔 한 개와 리가 물병은 도자기 짐승들 옆에, 그리고 끄라스느이 우골의 천사 옆에 따로 가져다 두었다. 

 

튤립이나 히아신스를 딱히 좋아하진 않기 때문에 이렇게 랜덤믹스로 올 때, 일년에 한두 번 정도만 본다. 꽃의 양이 너무 적어 아쉬웠다. 프리지아는 곧 피어날 것 같다. 이번 꽃들은 대를 너무 짧게 잘라서 보내줬기 때문에 꽂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다들 올망졸망...

 

 

 

 

고베에서 사온 진짜 얼마 안되는 기념품. 니시무라 커피의 유리컵. 두개 사와서 하나는 쥬인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이 조그만 유리잔은 사실 나로서는 쓸모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물도 많이 마시니 이것보단 큰 머그에 마시고... 그렇다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니. 석류즙 마실 땐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집에서 첫 개시는 짧게 자른 라넌큘러스 꽃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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