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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겐 오랫동안 쓰지 않고 묻어두었던 여러 소재와 인물들이 있었다. 다시 글을 쓰려고 기억을 되살려내고 노트에 메모를 시작했던 순간만 해도 내가 페테르부르크와 미샤에게 되돌아가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거의 당연한 듯, 혹은 마법처럼 그들이 나를 불렀다. 나는 이전에 구상했던 여러가지 플롯들과 소재들을 쭉 적어나가다 자신도 모르게 미샤의 간단한 연혁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왔다. 혹은, 페테르부르크가 되살아났다.


두세달 쯤 후 나는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다. 약 2년 반만에. 그리고 겨울이 아닌 페테르부르크에 다시 간 것은 5년만이었다. 그때 내가 그곳으로 간 것은 글을 다시 쓰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도시를 무척 많이 돌아다녔다. 내게 친숙했던 장소와 7~80년대 레닌그라드의 미샤가 돌아다녔을법한 장소들을 이곳저곳 쏘다녔다. 그것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이후 나는 매년 그 도시로 갔다. 운이 좋을땐 일년에 두번, 아니면 최소 한번은 갔다. 다른 아름다운 도시들 대신.


아래 발췌한 글은 트로이와 미샤가 등장하는 그 장편의 후반부 에피소드이다.


이전에 이 이야기의 바로 앞 에피소드도 발췌한 적이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76년 가을. 몇가지 이유로 두달간의 휴가를 받고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어깨 치료를 받고 온 미샤가 트로이가 강의하는 학교(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 지금의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로 불쑥 찾아온다. 여기서 미샤는 학교 식당 밥을 먹으며 간만에 좀 재잘거리기도 하고, 트로이는 미샤의 멋진 옷차림을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 에피소드를 먼저 읽으려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83 (흙탕물 색깔 재킷과 기름기 많은 수프)


위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것이 이 글이다. 둘은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교정을 나와 네바 강변을 걷고 다리를 건너간다. 이 강변의 이름은 '대학교 강변'이란 뜻으로 '우니베르시쩻스까야 나베레즈나야'라고 불린다. 이 에피소드는 둘이 강변을 걷다가 미샤가 다리 난간에서 춤을 추고 트로이가 혼비백산하는 상황에 뭔가를 조금 더한 이야기다.


맨 위 사진은 트로이츠키 사원. 그 아래 사진은 내가 찍었던 우니베르시쩻 강변의 석조 난간과 네바 강 사진.


* 고로호바야 거리는 트로이의 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



작년에는 글을 거의 쓰지 못했다. 올해는 좀 달랐으면 좋겠다. 나는 미샤처럼 다리 난간 위에서 춤을 추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나만의 방식으로 춤을 춰왔고 때로는 멈췄다. 올해는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숨을 쉬고 나아가는 방법이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학교를 나와 강변으로 걸어가면서 트로이가 말했다.


 “ 얼굴은 훨씬 나아졌네. 모스크바에서 사람들 많이 만났어? ”



 “ 만났지, 의사랑 물리치료사. 아무 데도 못 갔어. 열흘 동안 요양소에 갇혀서 치료만 받았어. 주는 대로 먹고. 완전히 사육당했어. 머리까지 잘라주던데. 원장이 지나랑 다닐로프와 한통속이더라고. 외출 금지에 창문에는 쇠창살까지 쳐져 있었어.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어. ”



 “ 그래도 어깨는 좋아졌겠네. ”



 “ 아, 이제 다 나았어. ”



 미샤가 어깨를 유연하게 돌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강물 위를 스치듯 날아가는 갈매기를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흑빵 조각을 쪼개서 휙 던졌다. 새가 우악스럽게 달려들어 빵조각을 채갔다. 트로이는 고개를 저었다.



 “ 갈매기는 물고기를 먹어. ”



 “ 잘만 먹는데, 빵. ”



 “ 그래도 원래는 물고기를 먹어. ”



 “ 여긴 소련인데 뭘 기대해, 흑빵이라도 감지덕지해야지. 줄 안 서는 것만으로도. ”



 “ 넌 줄 안 서잖아. ”



 “ 그런가. 갈매기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 같긴 하네. ”



 미샤가 석조 난간 위로 훌쩍 올라갔다. 난간 폭은 꽤 넓었고 바람도 별로 불지 않았지만 트로이는 너무 놀라서 펄쩍 뛰었다.


 “ 뭐해, 빨리 내려와! ”



 “ 왜? 설마 떨어질까봐? 이렇게 넓은데? ”



 미샤는 돌로 된 난간 위에서 몇 발짝 뛰어올랐다. 꼭 맞는 옷을 입고도 무대 위에서처럼 춤을 췄다. 빵조각을 채간 갈매기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해 추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지만 트로이는 그 재능에 놀라거나 감명을 받을 겨를도 없었다. 그는 난간에 몸을 바짝 기댄 채 두 팔로 미샤의 허리와 골반을 감아 바닥으로 홱 끌어당겨 내렸다. 아마 안드레이 트로이츠키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잊은 드문 경우였을 것이다. 트로이는 균형을 잡는 데는 별 재능이 없었으므로 하마터면 미샤와 함께 돌바닥에 넘어질 뻔 했다. 미샤가 재빨리 몸을 뒤로 젖히며 한 손으로 난간을 짚고 한쪽 다리로 트로이의 무릎을 떠받쳐 넘어지는 것을 막았다. 싸늘하고 약한 바람이 불어와 미샤의 머리칼이 검은 깃털처럼 공중으로 가볍게 나부꼈다. 



 
 “ 봐, 위보다 아래가 더 위험해. 넘어질 뻔 했잖아. ”


 “ 너 그 위에서 헛디뎠으면 강으로 떨어졌을 거야. ”


 “ 강이야 헤엄치면 되지만 이건 돌바닥이잖아. ”


 “ 괜찮아, 넌 내 위로 떨어졌을 테니까. ”


 “ 미쳤어? 제대로 넘어질 줄도 모르면서. 뻣뻣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거짓말이 아냐, 안드레이. 위보다 아래가, 강보다 바닥이 더 위험해. 넌 머리가 깨졌을 거야, 뼈가 부러졌거나. ”



 미샤는 화를 내고 있었다. 까만 눈을 뜨겁게 태우면서 입술을 떨었다. 자기는 그렇게 위험한 짓을 밥 먹듯 하는 주제에 기껏 그가 뒤로 자빠질 뻔한 것을 가지고 화를 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트로이는 그 말을 그대로 해주었다.


 미샤는 다리를 건너는 동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근처로 접어들었을 때 어떤 남녀가 그를 알아보고는 사인을 해달라고 매달렸다. 미샤는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고 그들을 물리치고 빠른 보폭으로 길을 건넜다. 평소에는 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편이었으므로 트로이는 그가 정말 화가 났거나 키로프 무용수 노릇에 넌더리가 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자일 가능성이 컸다.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앞까지 왔을 때 트로이는 그를 따라잡았다. 고로호바야로 가려면 이곳에서 함께 안쪽으로 접어들어야 했다.



 “ 너 어디로 갈 거야? ”


 “ 러시아 미술관. ”


 “ 벌써 다섯 시가 넘었는데 무슨 러시아 미술관. 문 닫았잖아. ”


 “ 돔 크니기. 피의 사원. 판탄카. 블라지미르 사원. 쿠즈네츠느이 시장. 스타로 칼린킨 다리... ”


 “ 생각나는 대로 주워섬기지 마. ”


 “ 신경 꺼. 전부 갈 거니까. ”




 
 트로이는 그의 팔을 낚아채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접어들었다. 미샤가 조금 끌려가다가 완력으로 버티며 그 자리에 멈췄다.



 “ 너 정말 왜 그래? 우리 집에 가려고 학교로 온 거 아니었어? ”


 “ 넌 머리가 깨졌을 거야, 뼈가 부러졌거나. ”



 미샤는 네바 강변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눈 아래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한순간 그렇게 창백해질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검은 머리가 흩어져 있는 얼굴이 루빈슈테인 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을 때처럼 조그맣고 하얗게 보였다.



 ‘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 그대로야. 좋아진 척 하고 있었을 뿐이야. 아스케로프 말이 맞아. 정신이 나갔어. ’



 트로이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끼며 미샤의 팔을 움켜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었다. 하지만 놔주지는 않았다. 그는 이제 미샤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 머리 좀 깨져도 안 죽어. 정말 그것 때문에 성질내고 있는 거야? 앞으로는 조심할게. 됐지? ”


 “ 나 때문에 넘어지지 마. ”



 그 말이 지나치게 낮고 부드러웠기 때문에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칼에 찔린 듯 깊은 통증을 느끼며 미샤를 내려다보았다. 아마 완전한 어둠이 내려와 그의 곁에 그림자가 돌아와 있었다면 미샤의 그 부드러운 음성은 침실에서 속삭이는 밀어처럼 들렸을 것이다.



 트로이는 헛기침을 했다. 미샤의 손에서 가방을 빼앗아 들면서 갑작스럽게 거칠어진 음성으로 대꾸했다.



 “ 연습할 때마다 넘어지는 주제에 누구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집에 가자. ”


 “ 나는 넘어져도 일어나. 넌 안 돼. 넘어지지 마. ”


 “ 내가 뻣뻣한 건 알지만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면 좀 기분 나쁜데. ”


 “ 넌 교회 첨탑이라고 했잖아. 그렇게 거대하고 우아한 것들은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기 힘들어. 큰 나무와 비슷한 거야. 그러니까 넘어질 생각 같은 건 하지도 마. 꼼짝도 하지 마. ”




 
 지금껏 미샤가 그렇게 사적인 말을 거리에서, 그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속삭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었기 때문에 트로이는 현기증과 함께 지독하게 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억지로 웃었다.



 “ 태어나서 우아하다는 표현은 처음 듣는데. ”


 “ 왜? 모든 사원은 우아하고 쓸쓸해. 교회 첨탑도 마찬가지야. ”



 미샤가 움직였다. 그의 곁을 지나쳐 빠르게 걸었다. 트로이는 거대한 회색 거미처럼 긴 다리를 뻗어 그의 뒤를 쫓아갔다. 미샤는 곧장 고로호바야 거리 쪽으로 꺾었고 아파트 건물 앞에 도달했을 때에야 멈춰 섰다. 트로이가 정문을 열자 미샤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도 않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여전히 가볍고 나는 듯한 발걸음이었다. 집까지 올라가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아마 20년 쯤 더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하지만 트로이는 20년 더 나이를 먹은 미샤 야스민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아니, 10년조차도.


 


..



전에 이 글 쓰고 나서 미샤가 춤췄던 우니베르시쩻 강변 석조 난간과 이 이야기에 대해 짧은 메모를 쓴 적이 있다.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1840 (우니베르시쩻 강변의 석조 난간)



그때 올렸던 사진이긴 한데 하여튼 미샤가 춤췄던 난간 사진 한장 더.

(이 에피소드 쓰고 나서 여기 난간 사진들 많이 찍어놨는데 그 사진들은 전부 화정 집 데스크탑에 있네...)




이것이 트로이츠키 사원. 성삼위일체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이즈마일로프 사원이라고도 불린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한 사원이다. 전에 한두번 쓴 적 있지만 트로이의 이름과 성은 여기서 따왔다. 트로이의 본명은 안드레이 트로이츠키인데 그 트로이츠키는 무엇보다도 이 사원의 이름, 두번째는 네바 강에 있는 트로이츠키 다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트로이츠키 다리와 트로이 이름에 대해 전에 쓴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746 : 트로이의 이름 유래 중 하나 : 트로이츠키 다리


트로이츠키 사원은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이 무척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원이다. 푸른 돔에 그려진 금빛 별이 총총 빛나고 있다. 눈에 덮여 있을때도, 석양에 반사되었을때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트로이츠키 사원 사진 몇 장 더. 사진들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페테르부르크 사진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하지만 미샤의 말대로, 모든 사원은 우아하고 쓸쓸하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트로이는 언제나 교회 첨탑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혹은 그러기를 바랄 것이다.


이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여기는 외곽의 다른 사원.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러시아는 곳곳에 작고 아름다운 정교 사원들이 많다.




화려한 네프스키 대로 너머로 카잔 성당의 돔이 보인다.




어쨌든 미샤는 춤추는 아이니까 무용수 사진 두 장으로 마무리.

아르춈 옵차렌코.



그리고 연습실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2016. 3. 17. 11:22

눈과 얼음, 사원과 그림자 russia2016. 3. 17. 11:22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의 스뜨렐까에서 찍은 사진. 2015년 2월.

꽁꽁 얼어붙은 네바 강 너머로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의 금빛 사원이 보인다.

 

..

 

오늘 너무 피곤하다..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어떻게 버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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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ontamer
2015. 11. 3. 21:31

빛, 그림자, 구름, 석양 russia2015. 11. 3. 21:31

 

 

2015년 7월, 페테르부르크.

 

 

 

 

 

 

 

 

 

 

 

 

 

 

 

 

 

:
Posted by liontamer

 

 

추석 연휴가 끝나고 출근했더니 잠도 모자라고 피곤하고 집중도 잘 안되고 정신이 없다. 언제 쉬었냐는 듯 다시 주말만을 기다리고 있음..

 

마음의 위안을 위해 여름에 페테르부르크에서 찍은 사진 몇장. 올 여름은 페테르부르크도 기록적으로 추워서 내가 갔을 때도 비오고 바람불고 9월 중순~하순 그 동네 날씨였는데 다행히 가기 전날 날씨가 이렇게 화창해지고 기온도 올라갔다. 그래서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의 강변에는 일광욕하러 나온 사람들도 무척 많았다.

 

료샤와 레냐랑 요새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 몇 장.

 

 

 

 

 

 

 

산책 마치고 돌아나오다가.. 마침 2시라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의 명종곡은 매우 아름답다. 잠시 돌바닥에 앉아서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었다. 행복했다.

 

.. 저 크록스 샌들을 줄창 신고 다녔더니 무지 편하긴 했지만... 발등에 선크림 바르는 걸 까먹어서 나중에 보니 줄무늬 모양으로 타버렸다... 다른 데는 열심히 발랐는데 발등을 까먹었어 ㅠㅠ

 

 

 

 

 

지난번에 여기 갔다가 카페에서 쉬면서 이때 찍은 핸드폰 사진을 올린 적이 있긴 하다만.. (http://tveye.tistory.com/3901)

그건 폰카라 화질이 떨어지므로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여기 올림.

 

 

 

종소리 듣고서 돌아나오면서...

 

 

 

요새로 통하는 나무 다리 건너다가.. 아래를 보고 오리가 있어서 반가워하며.. 이쪽에 새들이 무지무지 많이 온다. 오리, 갈매기, 비둘기, 잘 모르는 새들~

 

 

여기는 비둘기들이 모여 있었다...

 

 

 

강을 바라보며 이렇게 호젓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커플도 있고...

 

 

다리 건너와서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과 요새를 향해 인사하는 중. 안녕, 또 올게요!

 

... 흑, 또 가고 싶다! 현실은 사무실...

 

 

:
Posted by liontamer
2015. 8. 19. 21:07

황금빛 푸른빛 러시아 사원 쿠폴들 russia2015. 8. 19. 21:07

 

 

페테르부르크를 거닐다 보면 아름다운 사원들이 참 많다.

 

이번에 갔을 때 찍어온 내가 좋아하는 사원 쿠폴 사진들 몇 장. 쿠폴은 정교 사원의 동그란 돔을 가리키는 단어다. 양파 모양으로 동그랗다고 해서 쿠폴이란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이건 카잔 성당.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유명한 사원이라면 이삭 성당을 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풍경 엽서에 제일 많이 등장하는 건 역시 이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

 

이거랑 모스크바의 바실리 사원이랑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크레믈린의 바실리 사원(테트리스에 나온다)은 붉은색 계열이고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은 금색과 푸른색 계열이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를 나타내는 색깔도 거의 그렇다)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사진은 전에도 전경을 여러번 올렸으니 태그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그럼 이 사원 쿠폴들 사진 몇 장~

 

 

 

 

 

 

 

 

 

마지막으로는 이삭 성당 :)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요즘은 하도 도시 개발을 해대서 더 높은 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예전만 해도 이삭 성당보다 높은 건물은 못 짓게 했는데...) 저 황금빛 돔은 실제 황금을 녹여 만든 지붕이다. 엄청 많이 들어갔다고 함. 정확한 숫자는 지금 기억이 안 나네.. 찾아보려니 귀찮다. 하여튼 황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
Posted by liontamer
2015. 8. 18. 20:49

하얗고 거대한 구름 아래 부유하는 도시 russia2015. 8. 18. 20:49

 

 

이건 지난 7월 24일.

 

구름이 많이 낀 날씨였다.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 몇 장. 페테르부르크는 바람도 많이 불고 구름도 워낙 많은데다 하늘이 낮아서 걷다보면 구름이 정말 가깝게 느껴진다.

 

거대한 구름. 네바 강. 궁전 다리. 건너편의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첨탑.

 

 

 

 

 

 

 

 

 

네바 강변의 유명한 청동 사자상.

 

사자야, 구름 보고 있니?

 

 

 

보너스로 카잔 성당과 분수 사진.

 

저 카잔 성당 분수는 내가 쓰고 있는 미샤에 대한 이야기들 중 가장 첫번째 단편이었던 illuminated wall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저 분수 앞 벤치는 주인공 미샤의 비밀 장소 중 하나이다. 그 글과 카잔 성당 분수 이미지들은 이전에 writing 폴더에 올린 적이 있다.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385

 

:
Posted by liontamer
2015. 8. 15. 20:49

눈과 얼음의 나라 러시아 사진 몇 장 더 russia2015. 8. 15. 20:49

 

 

오늘은 사우나처럼 덥고 답답한 날씨였다.

어제에 이어 더위 퇴치용으로 지난 2월에 페테르부르크에서 찍었던 추웠던 날 사진들 몇 장. 대부분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 갔을 때 찍은 것.

 

먼저 갈매기~

 

 

 

 

 

 

네바 강은 꽁꽁..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산책하다가.. 담장 너머로 보이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의 황금 첨탑.. 추웠지만 맑고 화창한 날씨라서 사원이 더욱 아름다웠다.

 

 

 

요새에서 나와서 스뜨렐까 쪽으로 걸어올라옴, 공원 너머로 저 멀리 에르미타주가 보인다.

 

 

 

이제 그리보예도프 운하 쪽으로 걸어올라가는 중... 운하는 꽁꽁.. 새들도 옹기종기..

 

 

 

운하 저 너머로 미하일로프스키 성이 보인다.

 

여름아 빨리 가라...

 

:
Posted by liontamer
2015. 7. 11. 21:59

추운 동네 보면서 더위 좀 쫓자 russia2015. 7. 11. 21:59

 

 

사우나 같은 날씨 때문에 참 괴로운 여름날이다.

추웠던 때 사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더위를 달래보는 중.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찍은 사진 몇장.

이건 모이카 운하. 눈 꽁꽁~

 

 

 

역시 모이카.

 

 

 

이제부터는 얼어붙은 네바 강.

가운데는 이렇게 얼음이 깨져 있었다. 가운데로 보이는 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더워서 그런지 얼음이 전부 빙수로 보인다...

 

 

 

 

 

 

 

마지막은 갈매기 한 마리~

 

:
Posted by liontamer
2015. 6. 4. 21:08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의 황금빛 돔 russia2015. 6. 4. 21:08

 

 

지난 2월 17일. 페테르부르크.

 

:
Posted by liontamer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래도 정말 추운 한겨울은 지난 후여서 네바 강의 얼음도 군데군데 녹았고 파란 강물이 흐르는 모습도 조금씩 볼 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얼어붙은 네바 강과 그 위로 쌓인 눈, 그리고 유빙과 파란 강물 사진들 몇 장. 전에도 이때 풍경 몇번 올린 적 있다. 오늘은 주로 얼음 깨진 모습들 위주~

 

먼저 유빙이 안 보이는 사진부터. 스뜨렐까(활의 호 모양으로 뻗어내린 산책로이다)에서 찍은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사원.

 

 

 

 

저 배는 일종의 미니 쇄빙선 같았다. 배가 지나가자 그 뒤로 얼음이 깨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지금 생각하니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썰매처럼 지나갔나?? 그때 보면서는 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부터는 스뜨렐까에 갔다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로 걸어가면서, 혹은 요새 앞 강가에서, 혹은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들.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그렇게 많이 붙어 있지만 보란듯이 여기저기 발자국들..

 

 

 

 

 

맞은편에 보이는 기다란 건물이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이건 다리 건너가면서 교각 난간 사이로 (무서움을 무릅쓰고) 찍은 것. 이렇게 얼음 깨진 부분도 있고 유빙도 흘러다니고.. 으어 무서워...

 

 

 

꺅..

근데 또 마음 한구석으로는 빙수 생각도 났음...

 

 

 

그러니까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면 위험하다고요!

전에 올렸던 서무 시리즈 9편 '눈보라와 패딩코트'(http://tveye.tistory.com/3524)에서도 이런 풍경을 생각하며 썼다. 그거 맞다, 베르닌과 왕재수가 얼어붙은 강 건너다가 풍덩 빠졌던 거.. (미안하다 얘들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클로즈업..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얼음 녹은 부분이 꽤 넓게 퍼져 있다. 날이 원체 쨍해서 강물이 더욱 더 시리도록 파래 보였다.

 

 

 

 

 

 

 

얼음 동동동..

잘 보면 얼음 위에는 갈매기도 앉아 있고 오리도 앉아 있음..

 

:
Posted by liontamer
2015. 5. 4. 21:20

마음의 위안을 위해 russia2015. 5. 4. 21:20

 

 

우울한 하루였다.

우울함과 약간의 불안감을 달랠 겸, 마음의 위안을 위해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찍은 사진 두 장.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안으로 들어가서.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의 황금빛 돔과 십자가. 그리고 조각상.

 

 

 

이날은 영하 17도였다. 아주 추웠지만 햇살이 쨍한 날이었다. 요새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에 쌓인 눈이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어 스케이트장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넘어질까봐 조심조심 걸었지만 아이들은 신나게 미끄러지며 놀았다.

 

예쁜 아이들이었다. 노는 걸 보니 형제 같았다. 얼굴 안 나왔으니 올려본다.. 작은 아이는 함께 산책하고 있었던 레냐 또래였다. 그래서 레냐가 자기도 저렇게 놀고 싶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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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매우 춥고 맑은 날이었다. 요새 안을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중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는 사진 몇 장.

 

 

 

 

 

 

 

 

 

 

 

 

아주 피곤하고 바쁘기 이를 데 없는 월요일이다. 너무 바쁘다... 대충 도시락 먹고 점심 시간에도 일하는 중.. 잠깐 이때 사진 보면서 눈이라도 휴식해본다.. 이제 다시 일해야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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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6. 09:22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네바 강 russia2015. 4. 6. 09:22

 

 

피곤한 월요일 아침. 2월 페테르부르크 사진 세 장으로 잠시 눈 푸는 중.

꽁꽁 얼어붙은 네바 강. 왼편 멀리 이삭 성당 실루엣이 보인다. 강 위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이 날은 료샤랑 레냐랑 셋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 산책 갔다.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

 

 

 

왼편으로 보이는 쿠폴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오른편 건물은 에르미타주.

 

 

 

쭈욱 걸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앞까지 도착했다. 다리 건너 들어가기 전에 사진 한 장 :)

맑은 날이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저렇게 휘황하게 빛나는 사원 첨탑이 근사하다. 멀리서 찍어서 잘 안 나왔지만 첨탑 꼭대기에는 천사상이 있다.

 

.. 그럼 힘을 내서 일해야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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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13. 21:23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자정 직전 russia2014. 8. 13. 21:23

 

 

 

백야 무렵만큼 페테르부르크가 '빛과 물의 도시'라는 수식이 잘 어울리는 때는 없다.

 

물론 이 도시는 동시에 바람과 돌의 도시이며 환영과 악마의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온전히 빛과 물의 도시로 남는다.

 

네바 강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사원의 황금 첨탑, 그리고 꼭대기 천사상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리고 두 개의 등대도.

 

 

 

 

궁전 다리(드보르쪼브이 모스뜨)도 보인다. 새벽 2시가 넘으면 이 다리가 반으로 갈라지면서 쫙 들린다. 다리가 들리는 장면은 페테르부르크 엽서들 중 가장 유명한 풍경 중 하나다. 그런데 나는 게으른데다 잠을 참을 수 없어 새벽에 나와 다리 들리는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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