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목요일 밤 : 힘든 하루, 별다방 두번, 택시 두번, 웨이팅이라니, 다 만석, 난킨마치 모토마치, 아 내 스카프ㅠㅠ 2024 kobe2024. 12. 26. 20:55
오늘은 모든 게 잘 안 풀리는 하루였다.
자다깨다 피곤하게 잤고 10시 좀 안되어 나왔다. 조식 포함 안 시킨 걸 후회 중... 간단히 빵으로 아침도 때울 겸 또 유명하다니 궁금해서 기타노이진칸 스타벅스에 가봤다. 옛날에 왔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 기타노이진칸은 오르막이라 힘들었다. 그리고 오늘 기온은 높았으나 습하고 추워서 계속 떨었다(항구 도시라 그런듯)
스타벅스 사진은 먼저 한 장 올렸고, 위 사진이 전경. 예쁘긴 한데 딱 일본식 구 양옥이라 내부도 그냥저냥. 한국 관광객들이 절반...
별다방에 있다가 요쇼쿠노 아사히라는 고베에서 매우 유명하고 유서깊은 경양식집에 가보기로 했다(이것이 나의 큰 실수 ㅠㅠ) 춥고 힘들어서 우버로 무려 비싼 일본 택시 불러 타고 감.
비싼 일본 택시. 10분만에 1,600엔 ㅠㅠ
이 식당은 외진 주택가 쪽에 있었다. 그리고 11시 20분에 왔는데도 줄이 엄청 늘어서 있었다. 알고보니 11시 오픈이지만 10시 전부터 줄을 선다고 한다. 사진은 가게 앞 벤치의 소수. 길 옆으로 엄청 줄서 있고 저 벤치로 입성하고도 꽤 더 기다려야 함. 나는 원래 ‘절대로’ 오픈런이나 웨이팅을 하지 않는 타입인데 이렇게 줄서는 줄 알았다면 절대 안왔을 것이다. 그러나 택시비가 아까워서 기다리기로 했고 ㅠㅠ 이것이 나의 큰 실수였다. 너무 춥고 힘들었다. 한시간 넘게 떨면서 밖에 서서 기다리며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함 ㅠㅠ
간신히 입장. 제일 유명한 비프 커틀릿(비후카츠) 시킴.
다행히 매우 맛있었다. 고기가 매우 부드러웠다. 소스가 안 묻은 쪽이 더 맛있어서 레몬이랑 먹고팠다. 그래 그렇게 기다렸는데 맛이라도 있어야지ㅠㅠ 1,800엔. 근데 고기 양이 적음...
맛있었지만... 한시간이나 추위에 떨며 기다리다니 ㅠㅠ 흑흑..
그리고는 두번째 실수.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애 몽플류라는 매우 유명한 디저트 카페가 있는데 15분만 걸으면 될것을 춥고 힘들다고 또 택시를 부름. 근데 이 택시가 점점 멀어지는 걸 보니 다른 손님 내려주고 오는 것 같았다. 너무 춥고 짜증이 나서 취소하고 다른 택시를 불러서 5분만에 카페에 갔는데(500엔).... 아악 휴무... 정기휴무일이 아닌데 문앞에 뭔가 적혀 있는게 29에 다시 연다는 것 같았다. 엉엉, 택시 타고 왔는데...
실의에 빠져 멍하게 걸어나오며 너무 힘들고 폰 배터리도 다 됐으니 방에 가야겠다고 생각... 이때 한번 가보고팠던 사키에마치 거리를 지나게 되었으나 춥고 흐리고 피곤해서 눈에 안 들어옴. 그러다 별다방에 들어가 물을 한병 시키고 주저앉아 폰에 밥을 좀 주다가... 그래서 별다방 2번째 감.
어리둥절 코야.
너무 차마시고파서 근처에 파티스리 투스투스가 있어 가보았는데 만석이었다. 아니 평일 오후에 왜 이렇게 다들 우글우글 자리가 없지... 크리스마스랑 연말이라 그런가ㅠㅠ 호텔 맞은편 Harbs라는 평점이 좋은 케익 카페에 가봤더니 역시 자리도 없고 여긴 커피나 차 테이크아웃은 없고 오로지 케익만 싸갈수 있었다. 실의에 차 딸기무스 케익을 사서 터덜터덜 방으로 돌아왔다. 차도 없어... 고베 오면 티타임을 잔뜩 즐기려 했는데 어젠 도토루 오늘은 가는데마다 만석에 홍차 없어 ㅠㅠ
그런데 우리 호텔 로비에 다즐링이! 이 호텔은 어메니티와 티백, 드립커피백 등을 로비에 놔두는데 티가 있는건 알았지만 그래봤자 후진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일거라 생각했는데 다즐링 잎차 티백이 있어 놀람. 그래서 이것을 들고 올라와 케익이랑 먹음. 이거 하나 오늘의 좋은 일 ㅠㅠ 맛은 그냥저냥이었지만...
접시도 없어 케익은 은박지째로 ㅠㅠ 흐흑 슬퍼...
심지어 그날도 시작됨 ㅠㅠ 아아...
이때 그냥 쉬거나 바로 근처에서 요기할 거나 사올걸. 4시 반쯤 난킨마치랑 모토마치에 가려고 나왔다. 가는 길에 마리아쥬 프레르 매장 겸 카페에도 들러봤는데 역시 만석에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어서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를 좋아하는 걸까? 수수께끼야 ㅠㅠ (마르코폴로 웨딩 임페리얼 싫어하는 자)
그러다 난킨마치(차이냐타운)에 갔다.
작고 좁은 곳인데 저녁 즈음이라 파장 분위기였고... 여기서 오늘의 대실수 ㅠㅠ
베이징덕과 양배추와 간장소스를 넣어주는 랩을 400엔에 파는데 줄이 늘어서 있어서 맛있나보다 싶어 이것을 사먹었다...
맛은 그냥저냥인데... 아아 간장소스를 내가 아끼는 하늘색 울스카프에 흘리고 말았음 ㅠㅠ 소스를 넘 많이 부어줘서 ㅠㅠㅠ 이 소스가 짜고 맛도 없고 간장 냄새도 강한데... 빌니우스에서 사온 곱고 이쁜 내 울스카프에.... 아아아아 ㅠㅠ 어떡해 이 얼룩은 안 질 것 같아... 어아아아.... 난 왜 난킨마치에 왔고 저걸 먹었을까 ㅠㅠㅠ 내 스카프 ㅠㅠ 집 가면 세탁소에 들고 가보려는데 얼룩이 생각보다 크고 또 보기 싫고 냄새도 안 지워져ㅠㅠ 좌절 절망...
실의에 빠진 채 모토마치 쇼핑거리도 오가고 드럭스토어도 몇개 들어가봤지만 아무것도 안 샀다. 옛날에 동생이랑 왔을 땐 이것저것 사고 너무 재밌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이런 쇼핑 거리가 재미가 없고 눈에 들어오는게 없네(스카프 충격으로 좀 멍해져 있기도 했음)
이후 다이마루 백화점과 이쿠타로드의 이스즈 베이커리에도 갔으나 아무런 실익 없이 빈손으로... 한큐 지하에서 소고기고로케 1개만 사서 방에 돌아옴. 짧게 썼지만 이 거리가 만만치 않고... 결과만 보면 굳이 갈 필요가 없었지만 저녁과 낼 아침 먹을걸 사고 싶었는데 실패한 것임. 오늘 내가 그날이라 그런가 머리도 아예 안 돌아가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래서 힘든 와중 13,557보 8.4킬로나 걸었다 ㅠㅠ 심지어 택시도 두번 타고... 오늘은 역대급으로 피곤하면서도 건진 거 없는 여행의 하루였다. 내일은 여유있게 보내고 싶다. 아 대체 오늘 왜 이랬지? 머리가 아예 마비된 듯... 그냥 안 풀리는 날이었을지도. 아아 내 스카프... 울샴푸 챙겨왔는데 너무 빨아보고픈데 천 망가질까봐 무서움...
고로케로 저녁. 저 음료는 호텔 자판기에서 뽑았는데 자몽 피치 탄산이라 되어 있었으나 멀미약 맛이 나서 반모금 먹고 버림 흑흑 다 안 풀려...
자야겠다. 내일은 괜찮은 하루가 되길.
... 추가
매모 마친 후 혹시나 하며 스카프 얼룩진 부분에 울샴푸를 묻히고 살살 두드려 빨았는데 얼룩이 좀 지워진것도 같긴 한데 물에 젖어서 분간하기가 어렵다. 말라봐야 알 것 같다.. 워낙 파스텔톤이라 ㅠㅠ 더 번졌으면 우째...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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