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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예전에 인스타 알고리즘에 떴던 인테리어 사진이다. 창문과 방이 예뻐서 갈무리 해 두었다. 저렇게 예쁘고 평화로운 방에서 쉬고 싶다. 현실은 오늘도 매우 바쁜 하루였다.




어제 무척 피곤하게 잠들었으나 잠시후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조금 뒤척이다 다시 잤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새벽에도 자다 깨다 했다. 그래서 수면 불량 상태로 출근했다.



사무실에 일찍 나와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에서 재난 문자가 요란하게 울렸다. 지진 문자였다. 부안에서 지진이 났다고 하는데, 잠시후 내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처음에는 내 몸이 떨리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진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예민한 사람들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지진을 감지했다고 한다. 아마 나도 그 진동을 느낀 것 같다. 지진은 참 무섭다.




하루 종일 매우 바쁘게 일했다.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인사발령에 대한 문제는 최악의 상황은 약간 모면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어서 결과적으로는 그 선임 직원을 뺏기게 되었다. 그나마도 약간의 말미를 얻은 것이 다행일 뿐이다. 그러나 이것 조차도 아직 확실하게 믿을 수가 없다. 언제든 다시 변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무리해서 일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 정말로 진지하게 모든 간부들이 보직 사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간부들도 있겠지. 이런 건 혼자 행동해서 해결될 일은 전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무력해진다.



오늘도 너무 너무 더웠다 그리고 습하기도 했다. 정말 싫다. 여름은 괴롭다 오늘 늦지 않게 자야겠다. 너무나 피곤하다.



아빠는 항암 약이 독해서 무척 고생을 하시다가 오늘은 영양제를 맞으셨다. 주사를 두 가지를 맞는데 그중 먼저 맞는 것이 매우 독하고 힘든 거라고 한다.  내일까지 주사를 맞으면 세 번째 치료가 끝나고 퇴원을 하시게 된다. 날씨도 덥고 걱정이다. 아빠가 내일까지 남은 주사를 잘 맞고 퇴원하셔서 기력을 빨리 되찾으셔야 할 텐데... 먹는 것도 잘 드셔야 할 텐데 오늘까지는 설사와 무기력 때문에 아무것도 못 드셨고영양제로 대체 하고 계신다. 그렇게 계속 영양제를 맞는 것도 좋지 않을텐데.  퇴원하시고 나면 다시 기력을 잘 찾고 음식도 드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아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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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11. 20:52

6.11 화요일 밤 : 지치는 하루 fragments2024. 6. 11. 20:52





어제 잠이 모자랐기에 완전히 뻗어서 잤다. 새벽 세 시쯤 깼다가 다시 잠들었고 정신없이 꿈을 꾸면서 잤다. 굉장히 피곤했다.



일찍 출근했고 바쁘게 일했다. 오늘도 굉장히 많은 일들이 몰려 있었다. 골칫거리가 되는 문제를 얼렁뚱땅 우회해서 풀어 보려는 담당자에게 그런 경우 어떤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알려주고 정공법으로 풀어보라고 이야기 했다. 전임자가 마구 저질러 놓은 일들의 문제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어 모든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인사 문제는 더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결이 될지 나도 모르겠다. 그저 피곤하고 또 피곤할 따름이다. 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 많이 지친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미 녹초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6월도 중순에 접어 들었다. 더울만도 하다. 이맘때면 보통은 여행을 나가곤 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해서 아마 더 지치는 지도 모르겠다. 신경쓰고 있는 일들이 많아서 머리가 많이 아프다.



아빠는 어제 세 번째 항암 치료를 받으러 입원하셨다. 어젯밤에 피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면역 수치를 올리기 위해 주사를 맞으셨다. 수치가 올라가지 않으면 오늘 항암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 주사를 맞고 나서 오늘 면역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항암을 시작하셨다. 두 번째 치료 때처럼 역시 설사를 한다고 하신다. 설사약을 드셨는데도 그렇다고 하신다. 아무래도 항암약이 독해서 그런 것 같다. 부디 이번 치료를 무사히 잘 받고 너무 기력이 떨어지지 않고 잘 퇴원하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어제는 아빠가 면역 수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치료가 누적 될 수록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된 것도 있다. 그래도 오늘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치료를 다시 받게 되어 다행이긴 한데... 아빠가 더운 여름을 잘 나고 치료도 잘 견디시고 완치 되셨으면 좋겠다.



사실 내 눈에 대한 걱정도 여전히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일도 많고 내 힘으로 안 되는 것들도 많고 살아가는 것도 힘들다. 좋은 일은 언제 생기는 걸까... 오늘도 너무 피곤하고 졸리니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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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10. 20:26

6.10 월요일 밤 : 녹초 fragments2024. 6. 10. 20:26




새벽 4시 반에깨버려서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했다. 굉장히 피곤했다. 그리고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원래 타던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었다. 이렇게 새벽에 일찍 출근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나마 앉아서 가려는 것이기때문에 그 지하철을 보내고 그 다음 지하철을 타느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나왔지만 오히려 더 늦게 도착했다.



오늘도 굉장히 바빴다. 너무나 많은 일들을 했다. 그리고 문제의 직원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별로 기대는 되지 않는다. 다른 팀에서 진행하다 우리에게 넘겨진 업무에 대해서는 그 전임자들이 여러 가지로 문제 거리를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정공법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느라 녹초가 되었다.



무척 피곤하게 퇴근했다. 저녁을 먹은 후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럴때를 위해 냉동실에 넣어놨던 부라보콘을 먹어 버렸다.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갑자기 너무나도 졸리다. 잠이 모자라긴하다.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아빠는 오늘 저녁이 다 되어 입원을 하셨다. 병실이 늦게 났다고 한다. 본격적인 항암 주사는 내일부터 맞으실 것이다. 이번이 세번째 치료이다. 부디 이번에도 잘 버텨내시기를 기도해야겠다.



내일도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부디 기운이 생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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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휴일이었고 금요일엔 휴가를 냈으니 나흘 동안 일을 하지 않았다. 금요일에는 쥬인을 만나고 오느라 바깥에서 하루를 보냈고 그외엔 집에서 쉬었다. 휴식이 필요하긴 했다. 너무 과로했고 회사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억울함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쉬면서 잠시 머릿속 스위치를 꺼두었다. 제대로 끄지는 못했지만 반쯤은 껐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괴로운 노동과 문젯거리의 나날들이 시작된다. 결국은 전혀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온갖 골칫거리만 가득하게 될 인사 문제부터 시작해 해결해야 할 수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다. 할수 있는만큼만 해야겠다. 그런데 그 할수 있는만큼이라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 심란해. 

 

 

며칠 동안 쉬어서 신체리듬이 흐트러졌는데 오늘 밤에 잠이 잘 올지 모르겠다. 간밤에도 늦게 잤는데... 하여튼 디카페인 홍차를 마시긴 했다. 

 

 

아빠는 내일 세번째 항암치료를 받으러 입원하신다. 부디 이번에도 너무 힘들지 않게 잘 받으시기를 기도하며 자야겠다. 

 

 

 

 

 

 

새파란 델피늄. 그런데 벌써 꽃잎이 팔랑팔랑 떨어져 시들기 시작했다. 아마 내일과 모레쯤이면 꽃잎 대부분이 져버리겠지... 예쁘고 하늘하늘한 꽃들은 빨리 시들어버린다. 

 

 

 

 

 

 

리시안셔스도 이미 두어 송이는 시들어서 잘라냈다. 여름 꽃은 아니니까... 하여튼 파랗고 하얀 꽃 사진 여러 장 아래 접어두고 오늘의 메모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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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9. 15:32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6. 9. 15:32

 

 

 

일요일 오후 티타임. 휴일이 이제 다 지나갔다. 나른함과 피로, 졸음, 짓누르는 듯한 스트레스가 몰려오는 일요일 오후.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오늘도 새파란 꽃잎에 맞게 파란색 찻잔. 

 

 

 

 

 

 

 

 

 

 

 

 

 

 

 

 

 

 

 

 

 

 

 

 

 

 

이 사람의 요리책을 몇권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요리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기분 전환을 위해 주문해 읽었다. 역시 글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매우 헐렁하고 그냥저냥이다. 기대는 별로 안 했다만. 하여튼 설렁설렁 읽고 나니 일본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은 조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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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8. 20:55

6.8 토요일 밤 : 작은 추억들, 쉬었음 fragments2024. 6. 8. 20:55

 

 

 

거실 한켠의 이 작은 사진 속에는 여러 추억이 뒤섞여 있다. 탈린에서 사온 푸른 줄무늬 리넨 티매트, 페테르부르크의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데려온 조그만 도자기 곰돌이, 쥬인이 어느날 건네줬던 코기 핸드폰 거치대(...인데 그냥 장식만 해놓고 있다), 그리고 바르샤바에서 영원한 휴가님이 건네주셨던 빌니우스의 밤톨 세 알... 나는 대학로에서 마로니에 열매를 두세 알 가져갔던 것 같다. 

 

 

늦게 잠들었다. 어제 별다방에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큰 컵으로 두 잔이나 마셨기 때문이다. (별다방엔 홍차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랑 얼그레이밖에 없는데 후자는 향이 고약해서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음 ㅜㅜ) 자다깨다 했다. 오전까진 비가 오락가락했고 집이 어둑어둑했다. 침실에서 늦게 기어나와 미루고 미뤘던 청소를 하고 욕조에 잠시 몸을 담갔다. 늦은 아점. 오후의 홍차. 독서. 그냥 그런 식으로 토요일이 지나갔다. 어제까지 업무와 인사 문제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 그냥 머리를 좀 비우고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흐흑... 화내봤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작년과 올해는 내내 참 힘들다. 일도 사생활도 이래저래 순탄하지 않다. 뭔가 순풍에 돛단 듯 유유히 즐거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하여튼 내일 하루 더 쉬니까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보자. 토요일의 짧은 메모는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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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8. 16:46

클라리온 호텔의 작은 기억들 2017-18 praha2024. 6. 8. 16:46

 

 

 

이런저런 호텔방 시리즈는 계속되고... 나중에 호텔 시리즈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우아하고 근사하고 비싼 호텔은 별로 없고(가뭄에 콩나듯 두세개 있으려나) 그냥 여행지의 작은 호텔들 :)

 

 

이건 2017년 5월말~6월초의 프라하. 구시가지의 들로우하 거리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요세포프 끝자락과 체추프 다리 사이에 있는 클라리온 호텔이다. 여기는 위치가 올드타운 중심지는 아니어서(좀 걸어야 함) 비슷한 가격 대비 다른 호텔들에 비해 방이 좀더 넓었고 조그만 발코니도 딸려 있어 좋았다. (그런데 요새 다시 검색해보니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올라서 더이상 좋은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 ㅠㅠ 전반적으로 프라하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 이 방은 프라하에서 묵은 숙소들을 놓고 보면 널찍했고 시원해서 좋았다. 다만 위치가 딱히 좋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들에 가려면 많이 걸어나가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고 근방에 큰 마트가 없었다. (이때는 교통카드 어플 같은 게 없었거나 내가 몰랐음) 그래서 여기 묵을 땐 주로 구시가지 위주로 걸어다녔다. 며칠 후엔 말라 스트라나의 다른 호텔로 옮겼다. 

 

 

이 방은 작은 발코니가 딸려 있었지만 나가서 놀지는 않았다. 창 너머로 좀 우중충한 체추프 교각과 약간은 황량한 블타바 강이 보였다(좀더 왼쪽으로 거슬러올라가 마네수프 다리나 카를교 쪽으로 가야 블타바 강 풍경이 화려해짐) 이 사진은 볼때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져서 좋아한다. 저격수나 암살자, 탐정 뭐 그런 사람이 이렇게 창 너머로 바깥을 보며 뭔가 행동을 준비 중... 혹은 반대로 창 너머 빨간 차에서 미행하는 인간이 이 방을 지켜보고 뭐 그런 느낌이랄까.  

 

 

 

 

 

 

이 사진은 생각없이 찍었던 것 같은데 거울에 비쳐서 구도가 신기하게 나와서 좋다. 이 방에 묵었던 때는 날씨가 무척 습하고 더웠다. 32도까지 올라갔던 시기였다. 이때 나는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가서 영원한 휴가님과 처음 만나기도 했고, 나중에는 료샤가 놀러와서 이 방 창가에 앉아 볶음너구리와 유부우동, 산딸기와 서양자두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래선지 이 방과 이 호텔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 엄청 덥고 습해서 헉헉거리며 방에 돌아와 시원한 시트 위에 늘어져 쉬다가 창 너머로 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기도 했다. 

 

 

 

 

 

 

 

 

 

 

 

 

 

방의 실체는 이렇다 :) 그냥 평범한 (프라하의) 4성 호텔 방. 

 

 

 

 

 

 

 

 

 

 

여기는 요세포프와 가까워서 내가 예전부터 자주 갔던 베이크숍 프라하에 들러 티라미수를 사와서 이렇게 창가에서 먹었다. 

 

 

 

 

 

 

 

 

 

 

료샤가 왔던 날. 아직 오기 전. 비오기 직전의 엄청난 습기와 더위에 지쳐서 뻗었을 때. 오른쪽 조그만 땡땡이 주머니는 구시가지 광장에 갑자기 깔린 좌판에서 샀던 라벤더 포푸리. 불면증이 있는 나는 저 주머니를 한국으로 가져가 베개맡에 두고 잠을 청하곤 했다. 뼈가 앙상한 토끼발 ㅠㅠ (어째선지 다 둥실둥실한데 발은 앙상...)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 구경. 

 

 

 

 

이건 신시가지 테스코의 화장품 코너에서 건져온 아이라이너. 가져갔던 아이라이너가 다 돼서 새로 사야 했는데 당시 첨보는 브랜드였고 너무 가격이 저렴해서 수지맞았다는 기분으로 은색과 검정색 두개를 샀다. 그런데 싼게 비지떡이라 아주 질이 안 좋아서 뭉개지고 번지기 일쑤라 조금 쓰다가 말았다 ㅠㅠ 사진을 보고서야 아 맞아 나 저런 거 샀다가 망했었어 하는 기억이 되살아나서 올려본다. 

 

 

** 료샤가 왔던 날 이야기는 아래. 나는 료샤가 프라하에 오면 언제나 만다린 오리엔탈이니 힐튼이니 운운 비싼 호텔에만 묵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사진과 메모들을 보니 이녀석이 나때문에 툴툴대며 내가 묵었던 (저렴한) 호텔들에도 두어번 묵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고맙네. 이녀석 요즘 잘 지내고 있으려나 ㅠㅠ 연락 못한지 꽤 됐다. 

 

 

moonage daydream :: 5.30 화요일 밤 : 에벨이 좋긴 한데 더웠어, 광장 가판대 보고 쥬인 생각, 비, 방전, 료샤 옴, 좀 웃기는 저녁, 좋은 친구 (tistory.com)

 

5.30 화요일 밤 : 에벨이 좋긴 한데 더웠어, 광장 가판대 보고 쥬인 생각, 비, 방전, 료샤 옴, 좀 웃

오늘 드뎌 토끼 배터리 방전됨!!! 자다깨다 피곤하게 잤는데 아침에 부모님과 통화하느라 좀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잠이 좀 모자란 상태가 되었고 조식도 놓쳤다. 열한시 좀 넘어서 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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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새파란 스프레이 델피늄 색깔에 맞춰서 이딸라의 파란 찻잔을 꺼냈다. 어제 쥬인이 부산 다녀온 얘기를 해주면서 보여준 귀여운 카페 사진에 이 찻잔이 있어서 나도 간만에 꺼내봄.

 

 

 

 

 

 

 

 

 

 

 

 

 

 

 

 

 

 

스프레이 델피늄의 이 파란색은 정말 예쁘다. 수명이 짧은 것과 꽃잎이 하늘하늘 계속 떨어져서 청소하기 귀찮은 것을 감내해야 한다만. 

 

 

 

 

 

 

 

 

 

 

 

 

 

 

 

 

 

쥬인이 어제 사준 물. 나는 미네랄 농도가 높은 물을 좋아해서 이 물맛이 궁금했었다. 이 물은 에비앙보다 더 진하다. 맛있긴 한데 매일 마시기에는 가격과 농도가 둘다 좀 부담될 것 같다. 

 

 

 

 

 

 

지난주 꽃들 중 남은 공작초와 베로니카, 그리고 델피늄과 리시안셔스 짜투리 함께. 이 유리컵은 예전에 프라하의 틴 광장에 있던 앤티크 가게에서 샀던 것이다. 그 가게는 곧 문을 닫았다. 나는 꽃병이라 생각했지만 긴 금발머리를 잡아맨 슬픈 눈의 가게 주인은 '중세 유리잔'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리고 어제 도착한 하얀 리시안셔스와 파란 델피늄 사진들 몇 장. 리시안셔스가 만개해 꽃송이가 너무 커져서 델피늄을 두어 대만 남기고 다른 화병으로 옮겨야 했다. 

 

 

 

 

 

 

 

 

 

 

바닷가에 있는 듯한 색감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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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따금 올리는 이런저런 호텔의 조그만 파편들 시리즈.
 
 

오늘 쥬인이랑 만나 이야기나누다 다시 나온 옛날 프라하 여행과 당시 숙소 추억. 이 카테고리에 예전에 올렸던 아스토리아 호텔 창가의 운동화 사진 보며 옛날 생각했다는 쥬인을 위해 그 조그맣고 아늑하고 소박한 방의 창가 사진 몇장. 이날 우리는 나메스티 미루의 둠 포르첼라누 도자기 가게에 가서 쯔비벨 무스터 찻잔을 사왔고 그 광장에서 파는 딸기도 샀다. 그래서 찻잔 받침접시를 딸기 먹는 용으로 첫 개봉. 그런데 저 딸기는 매우 맛이 없었다. 어쨌든 우리는 저 조그맣고도 조그만 창가가 무척 좋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호텔은 낡고 별거 없었는데, 그런데 우리는 저 방이 너무 좋았고 지금도 내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아마 혼자였다면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좋아했던 창밖의 역시 소박한 풍경. 그리고 교회 종소리. 
 
 
 

 
 
 

 
 
 
싱글베드 두개라 사실 엄청 조그만 침대와 조그만 방이었는데 우리는 즐거웠다. 저당시 들고왔던 론리플래닛도 보인다. 나는 이듬해 초 다시 프라하에 가서 두어달 보낼 때 저 책을 다시 들고 갔었다. 저 책은 아직도 내 책장에 있다. 십여년도 전이라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서 정보제공용으로는 이제 쓸모가 없는 책이지만 그래도 추억이 담겨 있어 버리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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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휴가를 내고 쥬인과 오랜만에 만나 그간의 이야기들을 하며 귀한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쥬인네 동네에 있는 우리 아지트 별다방. 그런데 오늘은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서 추웠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머리가 아프고 재채기가 나왔다. 어제와 오늘 쉬었는데도 컨디션이 나쁘고 계속 두통이 심하다. 그래도 쥬인을 보고 이야기를 나눠서 무척 반갑고 좋았다. 
 
 
간밤에 늦게 잠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자다깨다 되풀이하며 계속 잤다. 
 
 
쥬인과 이야기나누는 도중 윗분께서 전화를 하셨다. 오늘 차석임원과 그외 본부장들과 회의를 하면서 다시금 이 문제의 인사발령 건에 대해 얘기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완전히 우리만 희생시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결국 발령 기간이라도 좀 더 말미를 달라는 것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윗분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나머지 이제 사고가 나도 어쩔수없다고 하시고 나오셨다고 함. 나는 다음주에 감사실 면담을 좀 해보려고 한다. 문제투성이인 일을 수습하라고 떠맡겨놓고 심지어 담당자까지 빼갔으니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사고를 방지하고 이 일들을 해결해야 하는지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도 확보해보려고. 그냥 나도 다 포기하고 싶다. 
 
 
쥬인과 헤어져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은 오가는 길 모두 밀렸고 멀미를 했다. 집에 와서 저녁을 챙겨먹었고 좀 쉬었다. 그래도 오늘 휴가를 낸 덕에 주말까지 쉬니까 기운을 조금이라도 내봐야겠다. 쥬인이랑 이야기나눠서 맘이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무지무지 여행가고 싶었다. 
 

 
 

 
 
 
리시안셔스 끝물이라 아주 싸게 할인 중이었다. 그래서 주문한 하얀 리시안셔스와 요즘 제철인 스프레이 델피늄 파란색. 꽃이 너무 활짝 피어와서 그리 오래가진 않겠지만 하여튼 예쁘고 선명해서 눈과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하얀 리시안셔스는 부풀어오른 아이스크림 같다.
 
 
꽃 사진과 별다방 티타임 사진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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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은 실패했다. 꽃송이가 피어나지 않았다. 물올림이 잘 안된 거였는지, 아니면 우리집 공기가 맞지 않았던 건지 잘 모르겠다만... 세송이 중 그나마 이게 좀 핀 것인데 이것도 물을 계속 뿌려서 억지로 꽃송이를 좀 벌려놓은 것이다. 더이상 피어나지는 않는다. 나머지 두 송이 중 하나는 단단한 봉오리 상태로 전혀 피지 않았고 다른 한 송이는 아주 약간, 역시 억지로 물을 부어서 조금 벌어진 정도이다. 내일 아침에 새 꽃이 오니까 기분을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 하여튼 역시 나는 작약과는 맞지 않나보다 ㅜㅜ

 

 

 

 

 

 

어제 너무 힘든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알람을 껐지만 새벽 6시에 깨버렸고 더 잠들지 못한채 계속 뒤척였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새벽 꿈에서 일 때문에 차근차근 따지고 화를 냈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과는 다르지만 하여튼 회사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것이 분명하다. 새벽에 깬 후에도 내내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누구에게 어떤 일을 배분해야 하며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 사고를 내지 않고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느라 잠을 다시 못 이룬 것 같다. 

 

 

새벽에 깼지만 침대에는 오래 붙어 있었다. 집에서 쉬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일 하루 휴가를 냈었다. 쥬인과 오랜만에 보기로 해서 그것이 마음의 위안이다. 챈들러의 <호수의 여인>을 다 읽고 <리틀 시스터>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말로가 나오는 장편 중 제일 찝찝하고 마음에 안 드는 소설이긴 한데 하여튼 순서대로 다시 읽는 거라서... 필립 말로의 이야기들은 아주 여러번 다시 읽어왔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하이 윈도>와 <기나긴 이별>이 가장 마음에 남게 되는 것 같다. 하이 윈도의 결말에서는 항상 마음이 찡하다. 오늘의 메모는 이 정도로 줄인다. 

 

 

피어나지 않은 작약도 그렇고, 티타임 사진도 그냥 그래서 따로 올리지 않고 아래 몇장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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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5. 21:21

6.5 수요일 밤 : 너무 속상함 fragments2024. 6. 5. 21:21




 

이른 아침 출근길의 꽃 사진 두 장 

 

 

 

 

 

 

너무 힘든 하루라 짧게 줄인다. 낮엔 외근이 있었다. 일찍 마쳐서 부모님께 가서 함께 밥을 먹었고 부모님이 집까지 태워다주셨다. 그후 계속 업무 통화를 했다. 아주 큰 문제가 딸려 있는 업무(다른 팀에서 하다가 우리에게 수습하라고 떠넘겨진 업무임)를 담당하던 선임직원에 대한 그 인사발령이 결국 나게 되었고 그 문제로 인사팀장과 통화 후 차석임원께도 전화해서 제발 기간이라도 좀더 말미를 달라고 요청했다. 윗분도 어제오늘 계속 최고임원을 모시고 행사에 가면서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어필했고 차석임원께도 전화를 했지만 아마 별 소용 없을 것 같다.

 

 

차석임원과 통화하다 너무 속상해서 울컥했고 전화를 끊은 후 아마 화가 나고 억울하고 답답했기 때문인지 눈물을 뚝뚝 흘리다 간신히 진정되었다. 윗분과는 두차례에 걸쳐 한참동안 전화를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이나마나 그냥 이제 일이 망가지든 말든 어쩔수 없는 상황이니 열심히 하고말고는 생각도 할수 없다는 것 정도... 정말 해도 너무하다. 대자보라도 붙이고 싶은데 나는 조합원도 아니다 ㅜㅜ 자꾸 생각해봤자 속상하니 머릿속에서 지우고 그냥 자야겠다. 내일 쉬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하자... 너무너무 속상하고 힘들다. 내가 했던 일도 아닌데 남이 저지른 일들을 떠맡아 온갖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 그 상황에서 그 일을 하던 사람은 빼가고 여러모로 많은 문제가 있는데다 이 일에는 하등 도움이 안되는 뺀질이를 보내고... 아 자꾸 생각하면 뭐해. 더 쓰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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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랜드호텔 유럽(러시아어로는 그냥 에브로파라고 부른다)의 애프터눈 티 풍경이다. 여기는 몇 번 묵기도 했고, 특히 이 카페 메자닌은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갔었는데, 코로나 이후 리노베이션을 한 후에는 가지 못했다. 여기서 차를 가끔 마셨는데 애프터눈 티 세트는 시켜 보지 않았다. 어제 올라온 이 사진을 보니 로모노소프의 수탉 시리즈로 세팅 해 주는 것 같다. 예전에 내주던 안캅 찻잔보다는 훨씬 더 좋다. 저 수탉 찻잔 하나는 나한테도 있어서 그걸 꺼내면 에브로파 호텔이구나 하며 마음의 낙을 누릴 수 있다. 마치 파란 그물무늬의 로모노소프 찻잔을 꺼내면서 아스토리야의 카페 로툰다를 생각하듯이.




오늘도 굉장히 바빴고 힘들었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을 때는 너무 피곤해서 오전에 2시간 반 반차를 내고 좀 더 자고 갈까 유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물론 괴로워하며 일어나 출근했다.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무척 바쁜 날이었다. 그리고 백방으로 애쓰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우리 선임 직원은 그 문제의 팀으로 뺏길 것 같다ㅠㅠ 새로 받아야 하는 직원은 굉장한 문제의 직원이다. 나이도 많고 뺀질뺀질하고 이미 전 부서에서 슈퍼갑과 큰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이다ㅠㅠ 게다가 선임직원이 가고 나면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너무 많은데 그게 이 새로운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이 산더미같다. 참 피곤하다.



점심때는 얼마전 새로 합류 한 직원 한 명과 밥을 먹으며 면담을 했다. 이 사람 역시 그 전 업무와 여러 가지 꼬여 있던 관계들 때문에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고 그것을 내가 또 맡아 수습해야 되는 상태였다. 여러 가지로 너무 지친다. 정말이지 저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수습하는 사람 따로 있고 항상 이모양이꼴이다.



이 모든 것의 진짜 원인은 사실은 최고임원에게 있다. 이 분이 자신의 공적과 그럴싸해 보이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과도한 일들을 벌려놓고 저지르게 하고는 일단 일이 벌어지고 나면 그것으로 족할뿐 그 이후에 딸려오는 수많은 문제들과 수습해야 되는 일들은 나몰라라하시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으신다. 그러니 계속해서 일들은 늘어만 가고 직원들은 몸을 갈아가며 일한다. 그리고 하나 둘 나가떨어진다.


이런 일들은 보통 언제나 반복되지만 이 분이 오시고 나서 서너 배로 심해졌다. 특히 우리 부서는 그런 기획사업을 많이 하는 부서 이기 때문에 점점 더 하중이 늘어나고 있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자꾸만 생각해봤자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다. 생각을 말아야겠다. 정말 일이 자꾸 생기는 것도 모자라. 사람 문제까지 겹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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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3. 20:35

6.3 월요일 밤 : 피곤 fragments2024. 6. 3. 20:35





월요일은 너무 피곤하다. 간밤에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간신히 잠이 들려다 깨버리고, 그리고 나서는 일 때문인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잠들지 못했다. 결국은 밤에 먹는 약을 조금 더 먹고 잠들어서 5시간 가량 간신히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 그럴 때는 언제나 그런 것처럼 뒷머리가 무척 무겁고 아팠다.



하루 종일 굉장히 바빴다. 아침에는 최고임원에게 가서 금요일에 통보받았던 선임 직원의 다른부서 발령에 대해 재고를 부탁드렸다. 왜 그 사람을 옮기면 안 되는지 간략하게 작성한 자료를 들고 가서 설명을 드렸는데 최고임원께선 한번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셨지만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표정이 별로 좋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이 문제때문에 인사를 담당하는 본부장과도 언쟁을 벌였다. 사실 나와 가장 친한 회사 친구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쪽은 그쪽의 해야 할 일과 입장이 있고, 나는 나대로 나의 입장과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이 서로 맞부딪치다 보니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었다. 한쪽을 살리기 위해 다른 쪽을 죽여도 되느냐고 나는 항의를 했고 둘 사이의 이견은 당연히 해소되지 않았다. 서로 기분만 나빠질 뿐이었다. 나도 속상했다. 이 일이 어떻게 해결 될지 모르겠다. 사실 별로 희망이 없다. 하지만 부디 몇 달이라도 시간을 벌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 수면이 모자라 너무 머리가 아프다. 오늘은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 겠다, 메모는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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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 20:38

6.2 일요일 밤 : 주말이 다 갔다 fragments2024. 6. 2. 20:38

 

 

 

자정 좀 넘어 잠들었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몸이 아파서 괴로웠다. 거의 한달을 건너뛰다시피 늦어진 붉은군대 때문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나마 주말이라 다행이었다. 

 

 

오늘도 쉬면서 보냈다. 어제와 오늘 종일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들을 다시 읽었다. 1~2년마다 한번씩 다시 읽곤 한다. 

 

 

이제 다시 출근해야 한다. 금요일의 충격이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음. 이 일들을 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모르겠다, 나도 배째라 드러눕고 싶다. 정말이지 최고임원께 '이제 이렇게는 더 이상 못해먹겠으니 제 보직을 떼고 그냥 실무직원으로 보내주십시오' 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모든 것이 너무 지친다. 돈 벌어먹고 사는 게 힘든 거야 당연하다만 그래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 ㅠㅠ 

 

 

방금 전 다시 진통제를 먹었다. 내일 출근할 땐 몸이 좀 괜찮아야 할텐데. 내일 오전엔 전체 간부회의에도 들어가야 하고, 그전에 기회를 봐서 최고임원을 붙잡고 이 벽력같은 인사발령에 대해 재고해달라고 하소연도 해야 한다. 생각하면 스트레스받고 머리가 아프니까 그냥 내일 아침으로 미루자 ㅠㅠ 흑흑... 

 

 

 

 

 

 

클로즈업하니 탐스러워보이지만 사실 이 장미는 스프레이 장미라 아주 조그맣다. 아마 더 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작약이 내일쯤은 피어주면 좋겠다만... 꽃 사진 몇 장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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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 15:47

6월의 청명한 빌니우스 2022 vilnius2024. 6. 2. 15:47

 

 

 

재작년 이맘때 빌니우스에 갔었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다시 나가는 여행인데다 보고 싶은 친구도 있으니 무척 설레는 여행이었다. 폴란드항공의 연착으로 바르샤바에서 예기치 않게 하루 자고 가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지만 하루 늦게 도착한 빌니우스의 날씨가 무척 좋았고 도착 이후엔 즐거운 시간 뿐이었다. 특히 날씨 운이 참 좋았다. 첫날과 둘째날 사진 몇 장. 파란 하늘에 기뻐서 찍어둔 사진. 

 

 

 

 

 

 

이건 첫날. 여기는 이 도시의 가장 도심인 게디미나스 대로인데 일요일이라 차없는 도로였다. 블린 먹고 구시가지 조금 구경하다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 이것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뻐하며 찍었다. 

 

 

 

 

 

 

이건 둘째날. 여기가 아마 빌니우스 대학교와 내가 좋아했던 정교 성당 근처였던 것 같다. 이때 보키에치우 거리(...로 추정. 이제 거리 이름 다 가물가물)에 있던 크루스툼이라는 카페에서 빵이랑 차로 아점 먹고 구경하다가, 오후에 영원한 휴가님께서 숙소로 오시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 돌아가던 길. 이때 길이 좀 헷갈려서 여기쯤에서 열심히 구글맵을 봤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 풍경이 꼭 바르샤바 어딘가에서 봤던 풍경과 참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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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 15:28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6. 2. 15:28

 

 

 

일요일 오후 티타임. 잠을 충분히 못 자서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작약은 아직 봉오리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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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의 기억 2022-23 praha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은 프라하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있다. 그렇게 여러번 프라하에 갔지만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묵은 건 처음이었다. 프라하에서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기란 어렵다. 좋은 호텔은 너무 비싸고, 어찌어찌 타협한 호텔은 다른 나라의 비슷한 가격대를 생각하면 보잘것없다. 예전에 두어달 살았던 아파트를 제외하면 프라하에서 묵었던 숙소 중 좋았던 곳은 사실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 몰려 있는 구시가지까지는 좀 걸어야 했지만 그래도 위치가 상당히 좋았고 방이 아늑했다. 11월 비수기에 갔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작년 6월에 다시 묵어볼까 했지만 역시 성수기라 비싸서 포기했다) 이 여행의 첫 며칠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근처의 아르데코 임페리얼 호텔에 묵었는데 그곳은 명성에 비해 방도 너무 작고 여러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숙소였기에 옮겨온 이 호텔이 후광효과로 훨씬 좋게 느껴지기도 했다. 멋진 고급호텔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껏 프라하에서 묵었던 호텔들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기는 프라하에 다시 가게 된다면 또 묵어보고 싶다.

 

 

(그러고보니 수년 전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다. 내가 프라하에서 가본 유일한 진짜 고급호텔인데, 그건 내가 예약한게 아니고 료샤가 출장와서 빌린 방에 놀러갔던 거니까 제외해야 함 ㅜㅜ 비싼 호텔은 역시나 좋았다. 하지만 방값이 어마어마하므로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영영 묵을 수 없는 곳)

 

 

11월의 유럽은 여행하기엔 최악의 시기이다. 더 나쁜 거라곤 난방도 시작안되고 비가 주룩주룩 오는 10월 정도일까... 나라별로 위도와 기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여튼 재작년 11월에 프라하에 갔었고 날씨는 나빴지만 그 여행은 즐겁고 편안했다. 전혀 새로운 곳이 아닌 도시에서 새로운 곳들을 찾아다닌 여행이었다. 

 

 

호텔방 사진들 몇 장. 

 

 

 

 

 

여기는 호텔 로비. 로비도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그런데 역시 이 이름은 너무 거창하긴 하다. 

 

 

 

 

 

 

 

 

 

 

 

 

 

 

 

 

나무 상자에 커피와 티백, 설탕들이 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신시가지라 창밖 풍경은 별로 예쁘지 않았지만... 위치로 모든 것을 상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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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달력을 넘겼다. 이 달력을 만들 때 바쁘고 피곤했기 때문에 손에 닿는 사진들을 마음대로 긁어모았던 것 같다. 6월 달력 속 사진들은 예전에 내가 찍었던 티타임 사진 몇 장을 조합한 것이다. 

 

 

어제 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몸이 아파서 무척 힘들었다. 자정이 좀 안되어 잠들었고 정신없이 자다가 새벽에 깨고 다시 자기를 반복했다. 너무 늦게 시작된 붉은군대가 어젯밤과 오늘 정통으로 몸을 강타했고 많이 아팠다. 오늘은 약으로 버텼다. 유일하게 좋았던 건 꿈에서 잠깐 하늘을 날았다는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그런 꿈을 꿨다.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고, 날아오른 후 도달한 곳이 아주 좁은 방, 벽돌로 사면을 쌓아올린 서랍같은 방이었다는 것이 나쁜 결말이었지만.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아침에 깨어나 비몽사몽 침대와 화장실, 거실을 오가면서도 어제 통보받은 부서원의 인사이동에 대해 생각했다. 주말엔 일 생각하면 안되는데, 워낙 타격이라 어떻게든 해결방안을 찾아야 했다. 비록 윗분이 부탁을 했고 월요일에 나와 함께 다시 찾아가 설득을 해볼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최고임원이 마음을 돌릴 것 같지는 않다. 그럼 그 결과로 초래될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ㅠㅠ 

 

 

아빠는 어젯밤 전화했을때 몸이 안 좋으신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다시 괜찮아지셨다고 한다. 요즘 집 근처의 생태공원에 가서 바람을 쐬며 몇시간 정도 쉬고 오시는 일상을 보내고 계신데, 혹시 감기에라도 걸리신건가 했지만 그냥 피곤했던 것이었다. 다행이다. 

 

 

좋은 일들이 생기지는 않는 걸까? 올해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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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타임. 몸 상태를 생각하면 디카페인티를 마셔야 했지만 어제의 심적 타격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빡치는데 차라도 맛있게 마셔야지 하며 그냥 다즐링 서머골드 우려마심. 첫물을 진하게 우려서 버렸으니 카페인이 좀 빠졌겠지 세뇌하며. 

 

 

며칠 전이 페테르부르크 321주년 생일이었다. 그래서 페테르부르크 찻잔 꺼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텐데... 아주 오랜 옛날이 생각난다. 우리는 그 도시의 대로와 골목을 거닐며, 대학 교정에서 나오며 즐겁게 웃었고 '페테르부르크 300주년에 궁전광장에서 만나자!' 라고 했었는데. 그 300주년에 우리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나는 300주년으로부터도 몇년 후에야 그 도시에 다시 갔다.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차를 반쯤 마셨을때 이번주의 꽃이 도착했다. 연분홍 작약, 베로니카, 조그만 장미, 공작초, 명자란 조합이었다. 나는 사실 작약을 내 돈 주고 사본적이 없는데 이번엔 랜덤믹스였다. 작약은 예쁘긴 한데 한번 꽃이 피면 걷잡을수없이 커지고 또 금방 시드는터라 별로 내 취향의 꽃이 아니다. 지나가다 구경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이렇게 받았으니 덧없이 금방 커졌다 시들어버리는 그 아름다움을 즐겨야겠다. 완전한 봉오리 상태로 왔다. 근데 막상 꽃이 피면 나는 출근해서 하루종일 집에 없으니 제대로 핀 꽃 구경은 못할지도 ㅜㅜ

 

 

 

 

 

 

꽃을 다듬어 꽂은 후엔 빛이 들어오는 서재 방으로 잠시 가져다두었다. 거 실 쪽 베란다 블라인드를 내려두어 어두웠으므로. 그래서 평소와는 다른 구도의 꽃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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