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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8. 20:55

6.8 토요일 밤 : 작은 추억들, 쉬었음 fragments2024. 6. 8. 20:55

 

 

 

거실 한켠의 이 작은 사진 속에는 여러 추억이 뒤섞여 있다. 탈린에서 사온 푸른 줄무늬 리넨 티매트, 페테르부르크의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데려온 조그만 도자기 곰돌이, 쥬인이 어느날 건네줬던 코기 핸드폰 거치대(...인데 그냥 장식만 해놓고 있다), 그리고 바르샤바에서 영원한 휴가님이 건네주셨던 빌니우스의 밤톨 세 알... 나는 대학로에서 마로니에 열매를 두세 알 가져갔던 것 같다. 

 

 

늦게 잠들었다. 어제 별다방에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큰 컵으로 두 잔이나 마셨기 때문이다. (별다방엔 홍차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랑 얼그레이밖에 없는데 후자는 향이 고약해서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음 ㅜㅜ) 자다깨다 했다. 오전까진 비가 오락가락했고 집이 어둑어둑했다. 침실에서 늦게 기어나와 미루고 미뤘던 청소를 하고 욕조에 잠시 몸을 담갔다. 늦은 아점. 오후의 홍차. 독서. 그냥 그런 식으로 토요일이 지나갔다. 어제까지 업무와 인사 문제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 그냥 머리를 좀 비우고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흐흑... 화내봤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작년과 올해는 내내 참 힘들다. 일도 사생활도 이래저래 순탄하지 않다. 뭔가 순풍에 돛단 듯 유유히 즐거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하여튼 내일 하루 더 쉬니까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보자. 토요일의 짧은 메모는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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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