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목요일 밤 : 모든게 너무 피곤함, 남이 저지른 일들, 꿈 fragments2024. 5. 30. 21:08
오늘도 아주 바빴다.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가장 연차가 오래된 부서원 중 하나가 요즘 사생활 때문에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일을 제대로 하지를 못하고 있다. 이 사람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좀 들어주고 좋은 방향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조언도 해 주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일 자체를 완전히 못하고 있으니 이것 때문에 참 힘이 든다. 우리 팀엔 참 이런 경우가 많다. 딱 평균만큼이라도 일할 역량을 갖춘 직원이 별로 없다.
오후에는 차석 임원이 주재하는 간부회의에 들어갔는데 이분이 워낙 말이 많고 횡설수설 하시는 타입이라 지리멸렬한 회의가 2시간 반이나 지속되었다. 나는 할 일도 너무너무 많은데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계속 오가는 회의에 계속 앉아 있느라 너무 힘이 들었고 시간이 아까웠다. 그런 내용들이라면 각 간부들로부터 별도 보고를 받으시면 되는데 미주알고주알 온갖 세세한 이야기들을 그 회의 자리에서 시시콜콜하게 다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끝나지를 않았다. 너무 짜증이 났다.
그리고 얼마전 새로 맡게 된 업무와 연관해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견 되고 있다. 사람들 간의 문제가 너무 복잡하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업무를 전에 진행했던 전임 TF 팀장이 매사에 남탓을 하기 좋아하고 자기 혼자만 고통받고 일한다는 프레임을 짜는 매우 불안정한 정서의 소유자라, 이 사람이 남겨 놓은 앙금과 나쁜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 과제를 총괄했던 윗분도 솔직히 말하면 어떤 체계를 만들거나 포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영 능력이 없다. 그러니 이런 불건강하고 무체계적인 팀에서 발생된 모든 문제들이 지금 나에게 와서 다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 간의 문제들이... 저지르는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 따로.... 정말 피곤하다.
오늘의 유일한 낙은 아침에 깨기 전에 꿈속에서 슈클랴로프님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분이 춤을 추었는데 동시에 내가 춤추는 당사자이기도 했다. (절반쯤 동화되고 절반은 외부의 시선으로 지켜본다고 해야하나) 나는 그가 춤을 추는 걸 보면서 그와 동화되어 직접 춤을 추고 있었다. 무대 위에는 작은 방이 설치 되어 있었다. 그는-그리고 나는- 방안에서 거울을 보며 혼자서 포킨의 세헤라자데 발레의 황금노예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회전 하고 팔을 움직이고 또 회전했다. 관객들에게 그 광경이 전부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따금 춤을 추며 문 너머로 몸을 반쯤 보였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거울과 벽을 보며 춤을 추었다. 꿈속에서 나는 그렇게 춤을 추는 이 무용수를 보는 것이 좋았고 또한 스스로가 그런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이 꿈외엔 오늘 모든 것이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부디 내일을 잘 버티고 주말에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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