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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의 기억 2022-23 praha2024. 6. 1. 21:39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은 프라하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있다. 그렇게 여러번 프라하에 갔지만 바츨라프 광장 근처에 묵은 건 처음이었다. 프라하에서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기란 어렵다. 좋은 호텔은 너무 비싸고, 어찌어찌 타협한 호텔은 다른 나라의 비슷한 가격대를 생각하면 보잘것없다. 예전에 두어달 살았던 아파트를 제외하면 프라하에서 묵었던 숙소 중 좋았던 곳은 사실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 몰려 있는 구시가지까지는 좀 걸어야 했지만 그래도 위치가 상당히 좋았고 방이 아늑했다. 11월 비수기에 갔기 때문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작년 6월에 다시 묵어볼까 했지만 역시 성수기라 비싸서 포기했다) 이 여행의 첫 며칠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근처의 아르데코 임페리얼 호텔에 묵었는데 그곳은 명성에 비해 방도 너무 작고 여러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숙소였기에 옮겨온 이 호텔이 후광효과로 훨씬 좋게 느껴지기도 했다. 멋진 고급호텔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껏 프라하에서 묵었던 호텔들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기는 프라하에 다시 가게 된다면 또 묵어보고 싶다.

 

 

(그러고보니 수년 전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에 딱 한번 가본 적이 있다. 내가 프라하에서 가본 유일한 진짜 고급호텔인데, 그건 내가 예약한게 아니고 료샤가 출장와서 빌린 방에 놀러갔던 거니까 제외해야 함 ㅜㅜ 비싼 호텔은 역시나 좋았다. 하지만 방값이 어마어마하므로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영영 묵을 수 없는 곳)

 

 

11월의 유럽은 여행하기엔 최악의 시기이다. 더 나쁜 거라곤 난방도 시작안되고 비가 주룩주룩 오는 10월 정도일까... 나라별로 위도와 기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여튼 재작년 11월에 프라하에 갔었고 날씨는 나빴지만 그 여행은 즐겁고 편안했다. 전혀 새로운 곳이 아닌 도시에서 새로운 곳들을 찾아다닌 여행이었다. 

 

 

호텔방 사진들 몇 장. 

 

 

 

 

 

여기는 호텔 로비. 로비도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그런데 역시 이 이름은 너무 거창하긴 하다. 

 

 

 

 

 

 

 

 

 

 

 

 

 

 

 

 

나무 상자에 커피와 티백, 설탕들이 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신시가지라 창밖 풍경은 별로 예쁘지 않았지만... 위치로 모든 것을 상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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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6월 달력을 넘겼다. 이 달력을 만들 때 바쁘고 피곤했기 때문에 손에 닿는 사진들을 마음대로 긁어모았던 것 같다. 6월 달력 속 사진들은 예전에 내가 찍었던 티타임 사진 몇 장을 조합한 것이다. 

 

 

어제 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몸이 아파서 무척 힘들었다. 자정이 좀 안되어 잠들었고 정신없이 자다가 새벽에 깨고 다시 자기를 반복했다. 너무 늦게 시작된 붉은군대가 어젯밤과 오늘 정통으로 몸을 강타했고 많이 아팠다. 오늘은 약으로 버텼다. 유일하게 좋았던 건 꿈에서 잠깐 하늘을 날았다는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그런 꿈을 꿨다.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고, 날아오른 후 도달한 곳이 아주 좁은 방, 벽돌로 사면을 쌓아올린 서랍같은 방이었다는 것이 나쁜 결말이었지만. 

 

 

쉬면서 보낸 하루였다. 아침에 깨어나 비몽사몽 침대와 화장실, 거실을 오가면서도 어제 통보받은 부서원의 인사이동에 대해 생각했다. 주말엔 일 생각하면 안되는데, 워낙 타격이라 어떻게든 해결방안을 찾아야 했다. 비록 윗분이 부탁을 했고 월요일에 나와 함께 다시 찾아가 설득을 해볼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최고임원이 마음을 돌릴 것 같지는 않다. 그럼 그 결과로 초래될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ㅠㅠ 

 

 

아빠는 어젯밤 전화했을때 몸이 안 좋으신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다시 괜찮아지셨다고 한다. 요즘 집 근처의 생태공원에 가서 바람을 쐬며 몇시간 정도 쉬고 오시는 일상을 보내고 계신데, 혹시 감기에라도 걸리신건가 했지만 그냥 피곤했던 것이었다. 다행이다. 

 

 

좋은 일들이 생기지는 않는 걸까? 올해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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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토요일 오후 티타임. 몸 상태를 생각하면 디카페인티를 마셔야 했지만 어제의 심적 타격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빡치는데 차라도 맛있게 마셔야지 하며 그냥 다즐링 서머골드 우려마심. 첫물을 진하게 우려서 버렸으니 카페인이 좀 빠졌겠지 세뇌하며. 

 

 

며칠 전이 페테르부르크 321주년 생일이었다. 그래서 페테르부르크 찻잔 꺼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텐데... 아주 오랜 옛날이 생각난다. 우리는 그 도시의 대로와 골목을 거닐며, 대학 교정에서 나오며 즐겁게 웃었고 '페테르부르크 300주년에 궁전광장에서 만나자!' 라고 했었는데. 그 300주년에 우리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나는 300주년으로부터도 몇년 후에야 그 도시에 다시 갔다.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차를 반쯤 마셨을때 이번주의 꽃이 도착했다. 연분홍 작약, 베로니카, 조그만 장미, 공작초, 명자란 조합이었다. 나는 사실 작약을 내 돈 주고 사본적이 없는데 이번엔 랜덤믹스였다. 작약은 예쁘긴 한데 한번 꽃이 피면 걷잡을수없이 커지고 또 금방 시드는터라 별로 내 취향의 꽃이 아니다. 지나가다 구경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이렇게 받았으니 덧없이 금방 커졌다 시들어버리는 그 아름다움을 즐겨야겠다. 완전한 봉오리 상태로 왔다. 근데 막상 꽃이 피면 나는 출근해서 하루종일 집에 없으니 제대로 핀 꽃 구경은 못할지도 ㅜㅜ

 

 

 

 

 

 

꽃을 다듬어 꽂은 후엔 빛이 들어오는 서재 방으로 잠시 가져다두었다. 거 실 쪽 베란다 블라인드를 내려두어 어두웠으므로. 그래서 평소와는 다른 구도의 꽃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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