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페테르부르크 321주년, 작약 tasty and happy2024. 6. 1. 16:27
토요일 오후 티타임. 몸 상태를 생각하면 디카페인티를 마셔야 했지만 어제의 심적 타격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빡치는데 차라도 맛있게 마셔야지 하며 그냥 다즐링 서머골드 우려마심. 첫물을 진하게 우려서 버렸으니 카페인이 좀 빠졌겠지 세뇌하며.
며칠 전이 페테르부르크 321주년 생일이었다. 그래서 페테르부르크 찻잔 꺼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텐데... 아주 오랜 옛날이 생각난다. 우리는 그 도시의 대로와 골목을 거닐며, 대학 교정에서 나오며 즐겁게 웃었고 '페테르부르크 300주년에 궁전광장에서 만나자!' 라고 했었는데. 그 300주년에 우리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나는 300주년으로부터도 몇년 후에야 그 도시에 다시 갔다.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차를 반쯤 마셨을때 이번주의 꽃이 도착했다. 연분홍 작약, 베로니카, 조그만 장미, 공작초, 명자란 조합이었다. 나는 사실 작약을 내 돈 주고 사본적이 없는데 이번엔 랜덤믹스였다. 작약은 예쁘긴 한데 한번 꽃이 피면 걷잡을수없이 커지고 또 금방 시드는터라 별로 내 취향의 꽃이 아니다. 지나가다 구경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이렇게 받았으니 덧없이 금방 커졌다 시들어버리는 그 아름다움을 즐겨야겠다. 완전한 봉오리 상태로 왔다. 근데 막상 꽃이 피면 나는 출근해서 하루종일 집에 없으니 제대로 핀 꽃 구경은 못할지도 ㅜㅜ
꽃을 다듬어 꽂은 후엔 빛이 들어오는 서재 방으로 잠시 가져다두었다. 거 실 쪽 베란다 블라인드를 내려두어 어두웠으므로. 그래서 평소와는 다른 구도의 꽃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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