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골목들과 이것저것 2017-18 praha2024. 6. 29. 21:21
프라하에는 꽤 여러번 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겪어보았다. 페테르부르크만큼은 아니지만 이 도시 역시 나에게는 깊은 의미가 있다. 예전의 프라하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지만, 아마 그건 그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프라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예전처럼 편하게 다니는 도시는 아니게 되었다는 것뿐.
2017년 6월. 아이폰 6s로 찍은 사진들 몇 장. 여행의 후반부였고 숙소를 앞서 올렸던 요세포프 쪽 클라리온 호텔에서 말라 스트라나의 작은 호텔로 옮겨온 후였다. 그래서 말라 스트라나에서 시작해 신시가지로, 그리고 구시가지, 다시 말라 스트라나로 돌아오며 찍은 사진들.
트램을 많이 타고 돌아다녔다. 여기는 우예즈드의 삼거리. 자주 지나쳤던 곳이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내가 애용했던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와 테스코 건물. 신시가지 나로드니 트르지다 역과 연결되어 있다. 13년에 프라하에 두어달 살았을 때 항상 이 테스코 지하 수퍼에 장을 보러 왔고, 몇년 후 휴직을 했을 때 너무 힘든 마음으로 다시 프라하에 왔을 때는 와이파이가 되는 이 코스타 커피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래서 와이파이 천국 코스타 커피라 불렀고 그건 17년과 1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다음부터는 데이터 로밍을 해와서 와이파이 천국이 그다지 필요가 없게 되었고... 또 이 건물이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버렸다. 지금쯤이면 수리를 다 마쳤으려나. 나는 저 코스타 커피 창가에 앉아 병 주스를 시켜놓고 창 너머로 빨간 트램이 지나가는 걸 구경하는 게 좋았다. 글을 쓰기도 하고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여기는 릴리오바 골목에 있는 작은 초콜릿 카페. 13년에 살았던 아파트 바로 옆에 있어서 가끔 갔던 곳이다. 쇼콜라 쇼가 맛있었고 다양한 초콜릿을 팔았다. 초콜릿 케익을 살 때도 있었다. 재작년 겨울에 이 골목에 들렀는데 이 카페는 아직 남아 있었다.
다시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트램이 지나가는 쪽으로 건너가면 페트르진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게으른 나는 그렇게도 자주 말라 스트라나에 드나들면서도 단 한번도 페트르진 꼭대기, 전망대까지 가본 적이 없다.
역시 우예즈드 근방. 내가 좋아하는 카페 우 크노플리치쿠. 케익이 맛있는 곳이고 로컬들, 특히 나이 지긋한 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여기는 작년에 엄마랑도 들렀다. 나는 자허 케익을 먹었고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드셨는데 딱 한 스쿱만 드시겠다고 하셔놓고는 정말로 '딱 한 스쿱'만 나온 아이스크림에 '애걔! 이게 뭐야!' 하고 대놓고 실망하셔서 점원이 깜짝 놀라 '무슨 일 있나요?' 라고 물어봤던 곳이다 :) 정말 그렇게 조금 나올줄은 몰랐다고, 서양놈들 나쁘다고 엄마가 투덜대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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