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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랜드호텔 유럽(러시아어로는 그냥 에브로파라고 부른다)의 애프터눈 티 풍경이다. 여기는 몇 번 묵기도 했고, 특히 이 카페 메자닌은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갔었는데, 코로나 이후 리노베이션을 한 후에는 가지 못했다. 여기서 차를 가끔 마셨는데 애프터눈 티 세트는 시켜 보지 않았다. 어제 올라온 이 사진을 보니 로모노소프의 수탉 시리즈로 세팅 해 주는 것 같다. 예전에 내주던 안캅 찻잔보다는 훨씬 더 좋다. 저 수탉 찻잔 하나는 나한테도 있어서 그걸 꺼내면 에브로파 호텔이구나 하며 마음의 낙을 누릴 수 있다. 마치 파란 그물무늬의 로모노소프 찻잔을 꺼내면서 아스토리야의 카페 로툰다를 생각하듯이.




오늘도 굉장히 바빴고 힘들었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을 때는 너무 피곤해서 오전에 2시간 반 반차를 내고 좀 더 자고 갈까 유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물론 괴로워하며 일어나 출근했다.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무척 바쁜 날이었다. 그리고 백방으로 애쓰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우리 선임 직원은 그 문제의 팀으로 뺏길 것 같다ㅠㅠ 새로 받아야 하는 직원은 굉장한 문제의 직원이다. 나이도 많고 뺀질뺀질하고 이미 전 부서에서 슈퍼갑과 큰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이다ㅠㅠ 게다가 선임직원이 가고 나면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너무 많은데 그게 이 새로운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이 산더미같다. 참 피곤하다.



점심때는 얼마전 새로 합류 한 직원 한 명과 밥을 먹으며 면담을 했다. 이 사람 역시 그 전 업무와 여러 가지 꼬여 있던 관계들 때문에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고 그것을 내가 또 맡아 수습해야 되는 상태였다. 여러 가지로 너무 지친다. 정말이지 저지르는 사람 따로 있고 수습하는 사람 따로 있고 항상 이모양이꼴이다.



이 모든 것의 진짜 원인은 사실은 최고임원에게 있다. 이 분이 자신의 공적과 그럴싸해 보이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과도한 일들을 벌려놓고 저지르게 하고는 일단 일이 벌어지고 나면 그것으로 족할뿐 그 이후에 딸려오는 수많은 문제들과 수습해야 되는 일들은 나몰라라하시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으신다. 그러니 계속해서 일들은 늘어만 가고 직원들은 몸을 갈아가며 일한다. 그리고 하나 둘 나가떨어진다.


이런 일들은 보통 언제나 반복되지만 이 분이 오시고 나서 서너 배로 심해졌다. 특히 우리 부서는 그런 기획사업을 많이 하는 부서 이기 때문에 점점 더 하중이 늘어나고 있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자꾸만 생각해봤자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다. 생각을 말아야겠다. 정말 일이 자꾸 생기는 것도 모자라. 사람 문제까지 겹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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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