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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9. 22:00

가짜 꽃 가짜 양 2017-18 praha2019. 3. 19. 22:00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즈음. 프라하 성에 갔는데 여기 좌판들은 다른 동네 좌판들보다 살짝 더 때깔이 좋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 날 발견한 가짜 꽃과 가짜 양 :)





엥... 근데 양이 아니고 염소인가?? 흐앙 서양 염소랑 양 구분 못하고 있음. 아니면 산양인가??? 으아 동식물에 대한 지식 매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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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10. 23:53

색채들 2017-18 praha2019. 3. 10. 23:53





프라하 성 안의 작은 카페 겸 매점.



색채들 때문에 찍었다. 아무 것도 아닌, 그저 잉크와 문자, 광고메뉴에 지나지 않는 저 HOT WINE도 하얀 덧창 덕에 작은 아름다움을 획득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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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8. 22:18

몇년 전 프라하 2016 praha2019. 2. 18. 22:18




몇년 전 사진들 뒤적이다 발견. 2016년 9월 프라하. 이 당시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로 잠시 휴직을 했었는데 9월에 3주 정도 프라하에 가서 머물렀었다. 그때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보면 확실히 그 전에 갔을 때나 그 이후 가서 찍은 사진들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아마 사진을 찍은 당사자인 나만 그렇게 느낄 테지만. 이입을 하게 되니까. 



위 사진은 프라하 성에 갔을 때. 잘 보면 창문에 비투스 성당이 비춰지고 있다.






이건 말라 스트라나에서 캄파 쪽 산책하다가 찍음. 






이 사진도 아마 프라하 성 갔을 때 황금소로에서 찍은 것 같음. 프라하 성과 황금소로는 별로 좋아하는 장소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진은 예쁘게 나오는데 막상 나중에 보면 랜드마크가 나오지 않는 한 '엥, 여기 어디였지?' 하고 잠깐 기억을 더듬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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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26. 00:36

프라하 아침 산책 2017-18 praha2018. 12. 26. 00:36





막판에 대차게 아팠던 탓에 이번 프라하 여행을 떠올리면 자꾸 아프고 힘들었던 게 먼저 생각나면서 아직 속이 좀 울렁거림.


그래도 좋았던 때 올려봄. 오전에 루돌피눔 쪽으로 나와서 블타바 강변 산책하고 요세포프 쪽 갔던 날. 새벽에 비가 왔다 그쳐서 바닥은 젖어 있었다만 공기가 깨끗했고 춥지도 않아 걷기 좋았다. 이런 때 조용히 산책하는 거 좋아한다.







하늘도 수면도 색채도 깨끗하고 예뻤다. 이건 여름에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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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 하루는 사실 앞서 올린 스케치에 다 들어 있음. 저게 전부임. 중간에 테스코 가서 미니 샴푸랑 생수 산 거랑 kfc에서 근 십년만에 트위스터 먹은거 빼고. 숙소에 샤워젤은 있는데 샴푸가 없고, 챙겨온 건 다 써서 할수 없이 작은거 하나 샀음.



사진은 프라하 성 입구에서 찍음. 성 비투스 성당 등. 나는 패션/뷰티의 고스 룩은 좋지만 진짜 유래인 고딕 양식은 안 좋아함. 비투스 성당 볼때마다 더더욱 깨달음 ㅠㅠ 성당이 너무 크면 신앙심이 사그라드는 기분이다. (역시 날라리 신자ㅠㅠ) 그래서 오늘 메모의 사진은 성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전경으로 대체.


하여튼 프라하 성은 그냥 거닐기만 함. 여기서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건 젤 오래되고 소박한 성 이르지 사원(성 조지의 체코식 이름이다)인데 거기도 들어가진 않았다. 이르지 사원 앞에도 크리스마스 노점들이 가득. 근데 느낌인지 모르겠으나 여태 본 노점들 중 여기 물건들이 젤 있어보이고 음식들도 때깔좋게 해놓았다.


황금소로도 안감. 이쁘긴 하지만 입장료가 무지 비싼데다 사실 실속도 없고 여러번 가봐서 전혀 감흥이 없음. 그렇다고 내가 카프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한바퀴 돌아서 네루도바 골목 대신 흐라드차니 성벽 쪽 따라 말로스트란스카 역으로 걸어 내려옴. 트램 타고 우예즈드에서 내려 안젤라또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도로 트램 타서 레기 교 건너 신시가지에 내림. Kfc에서 점심 간단히 먹고 테스코 가서 미니샴푸랑 물 사서 숙소 돌아옴.


짐 내려놓은 후 근처의 카페 가서 스케치하고 글에 대한 메모 적고 방에 돌아와 저녁 먹음. 지금은 어제 산 블루베리와 아몬드, 감자칩 약간이랑 역시 어제의 화이트와인 남은거 마시고 있음. 사과주스를 섞어서 달아지고 약해짐 :)



...






재작년 가을에 힘들때 우연히 들어가서 쉬었던 카페. 예쁘고 아늑하다. 에벨과 400미터 거리에 있다. 와이파이 안되는게 흠인데 대신 글쓰기에 좋다. 오늘 스케치도 여기 앉아서 그렸다. 돌아가기 전에 또 갈 것 같다.




밖에 있는데 슈퍼갑에게서 부재중 전화옴. 한국시간 밤 10시 -.- 예산국회도 마무리됐는데... 흑... 이번에 와선 업무멜도 절대 안 열어보고 있구먼... 노트북도 안가져왔고...



회사를 아직 떠나지 못하고 그만큼 시달리고 피를 말리다 보니 즉물적이고 순간 소모되는 여행과 소비들을 하게 되는 거란 생각을 자주 한다. 이번 여행도 조금은 그런 측면이 있다. 어쩌겠나 싶다...




프라하에 대한 메모들을 묶어 한권의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뻬쩨르만큼 문학적이지도 내밀하지도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쓸수 있겠지. 일종의 여행에세이든 뭐든... 글은 계속 쓰고 싶다, 많이, 항상. 그러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다.


삶에서 회사를 지워내고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게 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내게 필요한건 사람들이지 조직이 아니다. 쉽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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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21:55

프라하 성 다녀오는 길 2017-18 praha2018. 12. 19. 21:55




딱히 프라하 성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오후부터 돌아가는 토욜까지 계속 눈과 비가 온대서 그냥저냥 다녀왔다. 역시 윗동네는 추움.



말로스트란스카까지 걸어내려와서 트램 타고 우예즈드에서 내려 지금은 안젤라또에 잠시 앉아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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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프라하의 좋은 것들'이 있으니 그 다음엔 '프라하의 나쁜 것들'이 나올 것 같지 않나? 원래 이어서 그리려 했는데 이때 비행기가 흔들리기 시작해 여기까지만 그리고 포기했음. 그래서 이 스케치도 조금 비어 있긴 한데 그냥 이걸로 끝!

 

나쁜 것들이라 해봤자... 돌아오고 보니 어차피 그것들도 여행의 묘미였으므로 일단 좋았던 걸로 미화되기 시작하고 있어서 아마 안 그릴듯 ㅋㅋ

 

근데 그리고 나서 보니 전부 카페야 ㅎㅎㅎ 아, 종소리 있구나 ㅋ

 

그리고 비행기 흔들려서 카피치코랑 안젤라또는 못 그렸음... 다 먹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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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23. 20:59

물과 빈 병 2016 praha2017. 2. 23. 20:59



작년 9월. 프라하 성. 황금 소로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쪽에서는 오래된 파이프로부터 물이 흘러나와 꾸준히 조금씩 쏟아지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텅 빈 콜라병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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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5. 16:15

프라하 전경, 흐라드차니에서 2016 praha2017. 1. 15. 16:15

 

 

9월. 로레타 사원에서 종소리 듣고 스트라호프 수도원 들렀다 내려가는 길. 흐라드차니 언덕길 따라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 세 장.

 

 

 

왼편에 삐쭉 솟아 있는 게 프라하 성과 성 비투스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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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7. 22:11

빛과 그림자에 잠긴 프라하 성에서 2016 praha2016. 11. 17. 22:11

 

9월. 프라하 성.

거의 성 이르지 사원 근처에서 찍은 사진들. 빛과 그림자에 잠긴 모습들이 좋아서.

 

 

 

이건 이르지 성당 내부. 차가운 돌로 된 오래된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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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성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특히 황금소로는 원체 좁아서 더욱 복잡하고 시끄럽다. 하지만 가만가만 걸으며 살며시 귀퉁이로 빠지면 운좋게 아주 짧고도 고요한 적막을 맛볼 수 있다.

 

그 운좋았던 순간들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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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 00:08

프라하의 새파란 가을 하늘 2016 praha2016. 11. 1. 00:08

 

겨울처럼 추워진 날씨가 너무 슬퍼서... 가을은 어디에 ㅠㅠ

위안을 위해... 프라하의 9월 새파란 하늘 사진들 몇장. 말라 스트라나와 프라하 성 근방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하늘이 정말 파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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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8. 23:43

레기 교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프라하 2016 praha2016. 10. 28. 23:43

 

9월초. 한낮.

이날 카페 사보이에서 토스트로 아점을 먹은 후 레기 교를 천천히 걸어서 신시가지 쪽으로 건너갔다. 레기 교 쪽에서 바라보는 카를교와 블타바 강 풍경이 아름다워서 전에 머물때도 종종 이 코스로 산책하곤 했었다.

 

 

날씨가 좋아서 배들이 많이 떠다녔다.

 

가운데 보이는 다리가 카를 교. 카를 교는 실제로 걷는 것보다 레기 교에서 구경할 때가 더 좋음... (맨날맨날 너무 혼잡해서 ㅠㅠ 그나마 겨울에 머물땐 좀 덜했다만...)

 

 

 

 

 

 

 

 

 

 

 

 

햇살이 정말 밝고 찬란하고 뜨거운 날이라서 하늘과 블타바 강이 파랗다 못해 가끔 하얗게 보였다.

 

 

 

 

뒤돌아보면 저기 프라하 성과 비투스 사원이 보인다.

 

 

 

 

큰 카메라로 사진 찍던 분...

아아 나도 저런 큰 카메라 써보고픈데... 분명 손목이랑 어깨 뿌러질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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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피곤하게 뒤척이며 잤다. 아침 9시 다되어 일어나서는 그래도 조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세수만 하고 1층으로 내려가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빵 한쪽과 삶은 브로콜리/당근 따위를 꾸역꾸역 먹었다. 오늘은 프라하 성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이라도 잘 먹고 가야 했다. (프라하 성 한번 갔다오면 엄청 피곤하다)


오늘도 일기예보는 30도.... 여기 와서 겉옷을 입지 않는다... 여름용 옷은 반소매 티셔츠 한장, 미니원피스 한장, 얇은 긴소매 티셔츠 두어장 정도인데 그거 돌려가며 입고 있음. 이게 뭐야 -_- 언제 트렌치코트 입고 언제 랩원피스를 입는단 말이냐~~


날씨가 좋은것까진 괜찮은데 난 사실 가을 날씨를 좋아해서 이것보다 5~6도 정도만 낮았으면 좋겠다... 다니면 해가 너무 뜨거워서 금세 지친다. 본시 토끼는 더위와 습기에 약한 짐승이라고 한다.


..



숙소 앞에서 22번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 후문 쪽에서 내렸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IS 때문인지 안으로 들어갈때 간단한 보안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근데 가방 좀 보여주고 들어가는 거라 맘만 먹으면 무기 다 숨기고 들어가겠어... 특히 나같이 만만해 보이는 사람은 '흠, 누가 봐도 토끼로군' 하면서 '들어가시오~' 라고 하기 때문에... 행여 나 같은 인상의 호빗이 무장하고 있으면 어쩔라고...







오랜만에 프라하 성에 왔다. 여기는 누구랑 같이 오지 않으면 혼자서는 잘 오지 않는 곳인데 내겐 너무 관광지 느낌이 나서... 이쪽 동네에 오면 로레타나 스트라호프 수도원쪽으로 갔다가 흐라드차니 언덕길로 산책해 내려오는 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오기도 했고 황금소로의 도자기가게에도 들를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왔다. 원래는 이번주에 프라하에 오는 료샤를 꼬셔서 같이 갈까 했으나... 료샤는 나보다도 더 프라하 성을 싫어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료샤 : 싫어! 나 옛날에 거기 황금소로에서 소매치기 당했어! 프라하 성 왕 싫어!

나 : 누가 봐도 '나 부자요' 하고 다니니까 그렇지 -_- 화려번쩍한 시계나 차고 다니고...

료샤 : 하여튼 나 프라하 성 안 가! 황금소로 안 가!


쳇, 그래서 나 혼자 갔다. 여기는 그나마 동행이 있어야 좀 재밌는데 -_-



..



정오쯤 도착했는데 엄청나게 더웠다!! 어찌나 태양이 뜨거운지 선크림을 바르고 온 게 아무 소용없는 듯 드러난 팔이 막 까맣게 타는 것처럼 보였다! 선크림 때문에 끈적거리는 기분이 너무 싫었다 ㅠㅠ 그리고 앞머리가 그새 길어서 자꾸 눈을 찌른다. 오늘 밤에 머리 감고 앞머리 잘라야겠어 흐흑


너무 더워서 프라하 성 들어가기 전에 가게에서 레몬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었다. 윽, 역시 호텔 아래 안젤라또의 끝내주는 젤라또를 먹다가 이걸 먹으니 별로긴 별로다... 하여튼 시큼한 맛에 대충 먹었다.



(보기엔 맛있어 보이지만 -_-)




걸어올라오면 정문으로 들어오고 트램 타고 내리면 후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천천히 걸어서 인포센터에 갔고 입장권을 끊었다. 성당들이나 황금소로, 박물관에 관심이 없으면 굳이 입장권 안 끊어도 된다. 전체 다 보는 건 350코루나, 프라하 성 박물관, 성 비투스 성당, 성 이르지 성당(성 조지), 황금소로에 갈 수 있는 건 250코루나이다. 나는 황금소로 정도만 가도 되는데 ㅠㅠ 전엔 황금소로는 따로 입장권 받더니만... 몇차례나 온 곳이라 굳이 250코루나짜리 티켓 사고 싶진 않았지만 끊은 김에 다시 비투스 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내가 프라하 성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성 이르지 성당이나 봐야겠다 싶었다.





..




비투스 성당은 원체 거대하고 화려한 성당으로 유명한데 나는 원래 대성당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빈에서도 슈테판 대성당에 큰 감흥이 없었고 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이삭 성당 내부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아마 파리에 가도 노트르담 사원에 그리 감명받지 않을 거다. 난 항상 좀더 작고 조용한 사원에 끌렸다. 그래서 프라하 성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사원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돌로 지어지고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균열이 간 성 이르지 사원이다. (용을 무찌르는 성 게오르기-성 조지의 사원이라 더 그런가)


어쨌든 오랜만에 비투스 성당 들어가서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와 바닥에 스며드는 빛을 보니 그건 좋았다. (창문과 스며드는 빛은 원래 좋아하니까...)


성당 내부 전경 사진 하나는 다른 사진보단 좀 큰 사이즈로 올려본다. 원체 거대한 성당이니.






스테인드 글라스란 것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에게 축복 있으라!!






..



나와서 걷다가 성 이르지 성당(성 조지 = 성 게오르기)에 들어갔다.






맨 처음 프라하에 왔던 건 십년 전 겨울이었는데 그땐 외국 여행도 거의 안 해봤고 러시아밖에 모르던 시절, 나이에 비해 참 순진하던 때였다. 그날 이르지 성당 앞 호객꾼에게서 음악회 티켓을 끊어서 저녁에 이 성당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들었다. 파헬벨의 캐논과 비발디의 사계 등이었는데 오늘 가보니 곡목이 똑같음!!! 그때 연주회는 좋긴 했는데 돌로 된 옛날 성당이라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얼어죽는 줄 알았던 기억만 생생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성당은 내가 프라하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원 중 하나이다. 차갑고 싸늘하고 영적인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아주 오래된 돌에서 나오는 냉기와 영기가 스며 있는 곳.







(나와서는 외벽에 새겨진 성 게오르기, 용을 무찔러 이기는 용감한 조지 성인을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인. 흑흑 집에 있는 용감한 조지 생각하고 있음...)



..



그리고는 황금소로에 갔다. 배도 고프고 덥고 피곤하고 화장실에도 가고 싶어서 황금소로에 있는 카페에 갔다. 파니니와 자몽에이드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조금 앉아 있다가 나왔다.



(황금소로는 내가 안 좋아해서 그런지 자신이 찍어놓은 사진 볼때마다 느낀다. 참 성의없이 찍는다.. 근데 좁아서 구도 잡기도 힘들고 관광객이 바글거려서 전체를 예쁘게 잡기 어렵다. 뭐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맘에 안 들어서 성의없이 찍는다 ㅋ)



맨첨 황금소로에 왔을땐 추가요금을 내고 들어가야 했는데 원체 유명한 곳이라 궁금했지만 조그만 집들이 늘어선 좁은 골목을 훑어본 후 '사기 당한 거 같아!' 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긴 하지만 난 원래 폐소공포증이 있는 편이기도 하고... 카프카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카프카가 여기 살며 글을 썼다!'란 감동도 별로 없고... 너무 작고 좁고 심지어 기념품가게들이 줄이어 있으니 엄청 상술이다... 이런 생각만 들었던 것이다.



근데 여기도 쥬인이랑 같이 오고 또 나중에 동생이랑 같이 오니 느낌이 달랐고 나름대로 재밌었다. 역시 동행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료샤랑 오면 좀 나을거 같았는데 바부팅이가 소매치기나 당하고 그래서 안온다 하고... ㅠㅠ 네가 같이 와야 이 골목 배경으로 나 사진을 찍어줄거 아니야 -_- 그래서 황금소로에서 찍은 내 사진 없음. (나 도저히 셀카봉 창피해서 못 가지고 다니겠음)



..



이 황금소로에는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딱 두개 있는데 하나는 카프카가 살았던 집에 들어와 있는 서점이고 하나는 도자기 가게이다. 전에는 이 서점에서 프라하 카페 책이랑 체코 음식 책, 아르누보 엽서집 등을 득템했는데 오늘은 가보니 3년 전이랑 똑같은 카페 책이랑 요리책을 팔고 있어 실망...





도자기 가게는 이 골목에서 제일 예쁘다. 도자기 달걀과 새, 종이 매달린 아름다운 리스가 걸려 있고 체코 특유의 핸드페인팅으로 칠해진 파랑 하양 노랑 도자기 장식품들이 가득하다. 이 가게는 구시가지 틴광장에도 하나 있는데 첫날 갔더니 점심시간이라 문을 닫아서 허탕쳤다. 쥬인이 여기서 흰 새와 파란 달걀, 파란 종을 사다 달라 부탁했다. (우리 집엔 흰 종 두개와 흰 새가 있다) 나도 노란 달걀이 갖고 싶기도 해서 이 가게에 다시 갔다.


쥬인에게 '새알종'을 사다주겠다고 했다 ㅋㅋ 이 새 저 새, 이 알 저 알, 이 종 저 종을 다 구경했다. 친절한 남자 점원이 엄청 구경시켜줌. 특히 새를 고르는 게 어려웠다.


나 : 착하게 생긴 새가 필요해요.

점원 : 어떤게 착하게 생긴 새에요?

나 : 남 안 괴롭히고 순하게 생긴 애요

점원 : 다 착해보이는데...

나 : 아니에요! 얘 보세요. 미간이 엄청 좁고 눈이랑 부리가 붙어 있어서 싸납게 생겼어요. 옆에 있는 새를 쫄 거 같아요!!

점원 : 날렵하고 영리해보이는데...

나 : 스마트한 놈보단 착한 놈이 필요해요 ㅋㅋ


그래서 점원은 (에이 이 토끼 까다로워.. 라고 생각했겠지만 꾹 참고 방글방글 웃으며) 새들을 모두 내려주었다. 다들 좀 싸납게 생겼다... 착하게 생긴 애를 하나 발견했는데 얘는 또 눈썹이 처지고 미간이 너무 넓어서 그런지 착하다 못해 좀 띨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나 : 어휴, 얘는 스마트한데 사나워보이고 얘는 착해보이는데 띨해 보여요... 어쩌지...

점원 : 얘는 강아지를 좀 닮았네요

나 : 강아지 닮은 애 할래요 ㅋㅋ


그리하여 착하고 띨하고 어쩐지 강아지 닮은 새를 고름. 쥬인아, 어쩔 수 없어 ㅋㅋ 해달도 좀 닮았네... 착한 애가 더 좋지?


그리고는 나를 위해 노란 달걀 한 알과 파란 종지 한개를 샀다. 종지는 티백 홀더로 쓰려고.



(쥬인의 품으로 가게 될 새알종 ㅋ)



(이것이 바로 그 착하지만 띨해보이는 새... 해달도 닮고 강아지도 닮고 ㅋㅋ

쥬인은 이미 이놈의 이름도 정했다. '새돌이'라고 한다. 이름도 잘 어울려 새돌이 ㅋㅋ)




..



황금소로는 달리보르카 탑과 이어지고 여기로 내려오면 성벽 너머로 아름다운 프라하 전망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너무 바글거려서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성벽 아래쪽에는 작은 구멍들(총안이라고 하나?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나네...)이 뚫려 있어서 호빗인 나는 가끔 그 구멍 너머로도 전망을 본다. 새로운 기분이다.











프라하 전경을 구경한 후 뒷길을 통해 걸어내려갔다. 정문 쪽으로 나가면 네루도바 거리를 거쳐 카를 교가 나오고 이 뒷길로 내려가면 말로스트란스카 지하철역이 나온다. 이쪽이 좀더 한적하고 산책하는 맛이 있다. 물론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는 없지만... 난 네루도바 거리는 많이 다녔으니까.


엄청 덥고 다리아팠다. 말로스트란스카 지하철역 앞까지 오자 한두정거장이지만 그래도 트램을 타기로 했다. 덥고 다리 뿐질러질 거 같아서.



트램 타고 헬리초바 거리에서 내렸다. 숙소가 있는 우예즈드보다 한 정거장 전이다. 어제 허탕친 그 카페 u zlateho~ (이름 넘 길어서 그냥 이렇게 부른다)에서 메도브닉 먹으려고. 그리고 그 골목 초입에 있는 좀 앤틱한 기념품 가게가 하나 있는데 며칠 전부터 그 가게 진열창에 놓여 있던 찻잔 하나가 계속 눈에 밟혔다. 오늘 새알종을 샀으니 이제 찻잔도 사리라 하면서 그 가게에 갔고 질러버림. 296코루나였다. 15,000원이 좀 안되는 가격이었는데 굉장히 작고 귀엽고 예쁜 크리스마스 찻잔이다.


이건 너무 앙증맞아서 볶음김치와 된장국으로 개시하면 안될거 같아 ㅋㅋ (갑자기 미안해지는 중국찻잔...)







찻잔을 산 후 오늘은 문을 열고 있는 그 카페에 가서 메도브닉과 다즐링을 먹으며 지친 몸을 좀 쉬었다.



생수를 사서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앉아서 쉰 후 노트북이랑 카메라 메모리카드 등을 가지고 로비의 야외테라스로 나왔다. 방에 의자가 없으니 이제 노트북 작업은 여기서...


근데 여기는 너무 개방되어 있고 좀 덥고 화단 옆이라 날벌레가 있어서 집중해 써야 하는 글은 못 쓰겠다 -_- 어차피 오늘은 프라하 성 다녀오느라 너무 진이 빠져서 글을 쓰긴 힘들 거 같고... 이 포스팅 올려놓고 방에 가서 씻고 뭐 좀 먹어야겠다. 그래도 오랜만에 갔더니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




쥬인이랑 잠깐 카톡을 하고 새알종 사진을 보여줬더니 맘에 들어해서 나도 좋았다. 근데 경주에 지진이 났다니! 5.8이라니! 서울까지 흔들리다니! 무섭다 ㅠㅠ 남쪽에 원전이랑 석유화학단지 있잖아... 지진 무서워 ㅠㅠ 지진 안 나게 해주세요... 지진 때문에 놀라신 분들 다들 맘 가라앉히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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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12. 20:46

황금소로 카페에서 잠시 쉬는 중 2016 praha2016. 9. 12. 20:46




프라하 성에 오랜만에 왔다. 엄청 덥다. 미니 원피스 입고 올걸.. 긴 바지가 더워 ㅠㅠ 끈적해...


지치고 덥고 배고파서 황금소로 안의 카페에 와서 자몽에이드와 쇠고기체다치즈 파니니 먹는중. 역시 이건 미국인 맛이야 ㅠㅠ 그냥 모짜렐라토마토 먹을걸 어제 먹었다고 이거 시켰더니만..







황금소로 카페에서 파니니 먹자니 전에 쥬인이랑 왔을때 비와서 카페 들어가 파니니 시켰더니 엄청 오래 걸려서 둘다 열받았던 기억이.. 오늘은 3분만에 나옴 ㅋㅋ 가게가 다른 곳이긴 하다. 그땐 레인메이커 쥬인이랑 와서 비왔는데 오늘은 해가 쨍쨍


쥬인아 새알종 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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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간밤에는 11시 좀 넘어 잠이 들었다. 방이 좁은 것까지는 괜찮은데 의자가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 바닥에 앉아 나이트테이블에 노트북 놓고 써봤지만 테이블이 높아서 결국 허리와 등이 매우 아팠다 ㅠㅠ


새벽에 꺴다가 다시 자기 반복... 원래는 8시쯤 일어날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여기 조식 별로다!' 란 맘이 들어서 그냥 누워서 더 잤다. 다락방이라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 때문에 6시부터 방이 밝아져서 안대를 하고 좀더 잤다.


10시쯤 뭉기적거리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대충 화장을 하고 어제의 더위를 생각하며 민소매 미니원피스와 청바지를 끼어입었다. 머리도 올려버렸다. 여기도 여름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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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시간은 지나버렸기에 카페 사보이에 가기로 했다. 어제 트램 타고 오면서 보니 지금 숙소에서 골목 두번만 돌면 나오는 가까운 거리였다. 11시에 나왔는데 벌써부터 햇살이 쨍했다.


카페 사보이는 이미 복작거렸다. 여기는 아침 일찍 가야 그나마 한적한 것 같다. 여러가지 아침식사 메뉴가 있었는데 전에 컨티넨탈 브렉퍼스트를 먹어봤으나 이건 좀 양이 많고 맛도 그냥저냥이었고 다른 메뉴들은 햄이나 베이컨이 추가되는가 하면 제일 먹어보고픈 프렌치 브렉퍼스트는 구색은 좋으나 양이 너무너무너무 많을 것 같았다(그리고 꽤 비쌈) 그래서 브렉퍼스트 세트 메뉴 대신 프렌치 토스트와 마리아쥬 프레르의 프렌치 브렉퍼스트 티를 주문했다.






프렌치 토스트가 의외로 굉장히 맛있어서 잠이 확 달아났다. (사진은 앞에 따로 올린 포스팅 참조) 역시 아침에 다량의 당분을 투여하니 정신이 드는 것이다 ㅠㅠ



(카페 사보이의 아르누보식 아름다운 천정과 샹들리에)



(카페 사보이에 비치된 엽서들 몇장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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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토스트와 차로 아침을 먹은 후 사보이를 나왔다. 카페 사보이는 레기 교 입구 쪽에 있다. 레기 교를 건너면 국립극장과 나로드니 트르지다 등이 열이어 있는 신시가지로 이어진다. 나온 김에 테스코에 가서 플레이모빌이나 사야지 하고 레기 교를 지나 걸어갔다. 해가 정말 눈부셨다. 진짜 더웠다. 선크림 바르고 나오긴 했지만 살이 타는 게 느껴졌다.






(레기 교에서는 프라하 성과 카를 교가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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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 교를 건너온 후 국립극장 쪽에서 어떤 외국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은행이 근처에 어디 있느냐고 영어로 물어왔다. 그래서 나는 '어,,, 글쎄요, 아마도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라고 했다. 남자는 자기가 이미 그쪽에 가봤는데 atm 밖에 없고 수수료가 비싸다고 한다. '어, 나도 은행이 어디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지도라도 봐드릴까요?' 라고 하자 그제야 그는 '앗, 현지인이 아닌가보군요!' 라고 놀랐다.


아니, 아무리 선글라스 끼고 있어도 그렇지!!! 내 얼굴이 어디가 현지인이오 ㅠㅠ


남자는 덴마크에서 온 사람이었고 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은행에 가서 코루나를 바꿔야 한다면서 지갑을 보여주었다. 뭐라뭐라 하는데 나중에 유추해보니 이 사람은 100코루나 200코루나들 뿐이었고 1000코루나의 큰 지폐가 필요한 거였다. 나에게 1000코루나 있으면 바꿔달라 했는데 그때 나에겐 큰 지폐가 없었고 사실 길거리에서 돈 바꿔달라는 건 아무리 그 사람이 인상이 좋아보여도 만의 하나 위조지폐일 가능성이 있어서 아마 있어도 안 바꿔줬을 것 같다. 미안해요, 야박해도 어쩔수가 없어요 ㅠㅠ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고는 내 생각엔 바츨라프 광장 쪽에 은행들이 몰려 있을거 같은데 도움이 안돼서 안타깝다고 하고 헤어졌다. 남자는 연신 고맙다고 하며 사라졌다.



으음, 역시 여기서도 되풀이되고 있어, 모두가 나에게 길을 물어... 나는 현지인이 아니에요.. 나는 동양인이에요 ㅠㅠ 러시아라면 다민족 국가인데다 중국과 비슷하게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니 우리 말로 말하면 다들 알아들어야지!' 라고 하는 스타일이니 이해한다 치지만 덴마크 남자마저 왜 나를 체코인으로 생각하고 영어로 길을 물어보나요??



혹시 나는 길을 가르쳐주는 성인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토끼인가???


..



국립극장 쪽 골목으로 꺾어 뒷길로 천천히 걸어서 나로드니 트르지다까지 갔다. 큰길로 가면 편하긴 한데 너무 번잡하고 뒷골목이 슬쩍 그늘도 지고 뭔가 음습한 것이 또 걸어가며 새로운 길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누가 하얀 개 데리고 산책하는 것도 보고~)



테스코에 갔다. 플레이 모빌 사러 간거였음 ㅠㅠ 3년 반 전에 왔을때 여기서 용감한 조지를 비롯한 몇놈의 플레이 모빌을 샀고 집으로도 데려왔다. 그땐 싸게 샀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다... 그래서 프라하 가면 테스코 가서 용감한 조지 친구들 데려와야지.. 했는데 으앵... 레고밖에 없어 전부 레고야 ㅠㅠ 플레이모빌은 큰 박스 두어개밖에 없어... 플레이모빌 철수했니? 흑, 난 레고보다 얘들이 더 좋은데...


그래서 용감한 조지의 친구는 데려오지 못하고(ㅜㅜ) 예전에 있을때 뻔질나게 드나들던 지하 수퍼에 가서 음료수와 미니 생수 따위를 샀고 나와서는 트램을 타고 우예즈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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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도 무겁고 너무 더운데다 오늘은 통굽구두를 신었더니 발이 아파서 일단 호텔로 들어갔다. 근데 오후 2시 즈음이라 아직 청소가 안되어 있었고 직원이 옆방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발을 갈아신고 무거운 카메라를 내려놓은 후 하루키 에세이를 한권 챙겨서 어제처럼 페트르진 공원에 갔다. 어제보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갔다.


근데 역시 너무 한낮이라 더웠고 풀벌레가 엄청 많았다. 비둘기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바로 앞까지 다가와 둥근 눈으로 '어서 빵이나 과자를 내놓아라' 하는 시선을 마구 쏘아댔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를 찾아내 앉아서 테스코 수퍼에서 사온 사과주스와 감자칩을 먹으며 하루키 에세이를 3분의 1쯤 읽었다. 이건 예전에 여러번 읽은 거긴 한데 여행갈때 이 사람 에세이를 돌려가며 가져와 읽는다. 내게 하루키는 여행갈때 읽는 '수필' 작가라서...


1시간 20분쯤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꾸 풀벌레가 무는 것 같아서(ㅜㅜ)






주민들은 좋아하며 잔디밭에 벌렁 드러누워 일광욕 중... 그러나 일조량이 여기만큼 적은 동네가 아닌 한국 출신인 나로서는 '살 다 탄다!' + '유행성출혈열 무서워!' 란 공포심이 먼저 솟아오르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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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돌아와서 발을 찬물로 씻고 파자마로 갈아입은 후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너무 피곤하고 졸렸다. 햇볕을 너무 많이 쬐어서 그런가. 머리도 좀 아팠다. 에어컨 틀어놓고 누워 있으니 시원했고 졸렸다. 지금 자면 안되는데... 하고 참으며 론리플래닛 프라하편을 좀 읽었다. 3년 전에 들고 갔던 건데 그 이후에도 우리나라엔 개정판 번역본 출간이 안됐다. 그냥 다시 들고 왔다. 그땐 지금 묵는 우예즈드 쪽은 와보지 않았고 근처의 카페 사보이나 말로스트란스케 광장, 캄파와 미셴스카 골목 쪽으로 많이 돌아서....


원래는 숙소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꽤 유명한 태국 레스토랑인 Noi에 가서 저녁을 먹을까 했는데(팟타이나 새우볶음밥 같은 걸로)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결국은 컵라면 먹었다. 여기에 아까 테스코 마트에서 발견한 훈제두부를 곁들여 먹었다. 예전엔 두부 구하기도 힘들고 가끔 들어오는 두부도 너무 비싸서 못 사먹었는데 한결 저렴해진 가격으로 밀봉된 그냥 두부와 훈제두부 조그만걸 팔고 있었다!!! 체코어를 못 읽으니 훈제두부는 처음엔 튀긴두부인줄 알고 샀는데 뜯어보니 훈제두부였다. 두부는 베지테리안 코너에 있는데 그래서 꼭 햄처럼 느껴지라고 훈연향 입혀 수입해 파나보다...







어! 이 두부 의외로 맛있어!!!! 기대 안했는데 ㅋㅋ

짬뽕라면에 곁들여 먹으니 불맛 국물에 훈연향 두부라 그런지 나름 잘 어울렸다. 나중에 테스코 가면 또 사와야지. 이거에 푸성귀 좀 곁들이면 그냥 샐러드로 한끼 때울수도 있을듯. (원래 두부 좋아해서 예전에 가끔 1~2킬로 빼고 싶으면 두부 위주로 다이어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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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서는 배도 너무 부르고, 이 방이 좁아서 카페에 가서 오늘의 메모와 사진도 정리하고 글도 좀 쓰기로 맘먹고는 노트북을 챙겨서 나왔다.


그런데...


으윽, 이 동네 카페들 다 6~8시에 문 닫아 ㅠㅠ 가려고 찍어놨던 카페 두곳은 모두 문 닫았고... 말로스트란스케 스타벅스는 좀 오래 할거 같아서 거기나 갈까 하고 쭉 걸어올라가다가(은근히 멀다) 옆골목으로 빠졌더니 조그만 카페가 있었다. 그래서 거기 들어가 생강 레모네이드와 애플파이를 주문했는데... 노트북을 폈더니 점원이 '저, 우리 8시에 닫아요...' 라고 한다 ㅠㅠ (그떄가 7시 20분)


엉엉 ㅜㅜ


다른 동네 카페는 좀 더 늦게까지 하는데도 있는데 이쪽 동네는 아무래도 프라하 성과 네루도바 거리 등 관광지랑 가까워서 어두워지면 관광객들이 다 돌아가니 펍이나 레스토랑 아닌 그냥 카페는 저녁이 되면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전에는 밤에 카페에 간 적은 거의 없었지... 나도 밤에는 집에서 편하게 글을 쓰는 게 더 좋다고... 이 호텔 방이 이 모양일 줄 누가 알았겠니...





그래서 그 카페에 30분 정도 앉아 있다 일어남 -_- 에잇, 이게 뭐야.



우예즈드 거리를 한참 걸어서 도로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고 다리 아파라...



(걸어오다 찍은 사진 중 맘에 들어서... 카페 사보이 샹들리에와 레기 교에서 찍은 사진 두장, 하얀 개 사진 빼고는 전부 폰으로 찍은 것이다. 카메라가 무거워서 ㅠㅠ)


..



방에 돌아오니 진짜 피곤했다. 샤워를 한 후 다시 한번 방의 구조를 잘 살폈다. 어제의 세팅보다 나은 세팅은 어려웠다... 이런저런 조합을 해보았으나 내 몸과는 안 맞았다. 그래서 결국은 '랩탑'이란 말에 걸맞게(ㅠㅠ) 침대 헤드보드에 베개 놓고 등 기대고 앉아 무릎 위에 쿠션이랑 노트북 파우치 올려놓고 이렇게 타이핑 중이다. 그나마 이게 어제보단 편하다. 근데 오래는 안되겠다...


어휴 의자도 없는 방을 주다니 ㅠㅠ 어쩐지 여기가 좀 싸더라 ㅠㅠ 하지만 의자는 당연히 있을 줄 알았지. 의자 없는 줄 알았으면 돈 좀 더 보태서 싱글룸보단 나은 방 얻었을텐데...


(주말이나 다음주쯤 료샤가 잠깐 놀러온다 했는데 이 방을 보면 짜증낼 듯 -_- 나는 부르주아가 아니니까 어쩔수 없다)


..



내일은 몸이 피곤하지 않으면 트램 타고 올라가서 로레타 성당과 프라하 성 쪽에 가볼까 싶다. 이번주까지만 날씨가 좋고 다음주에 비온대서....


근데 아무래도 주말 되기 전에 호르몬 주기가 올 거 같아 ㅠㅠ 그래서 더 피곤하고 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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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