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사진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의 크리스마스 노점들)


..



나는 다시 카페 에벨에 앉아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글을 조금 썼는데(거의 1년 전에 쓰다 멈추어 있던 단편이고 여름 이야기이다) 맥락 없이 떠오르는 문장들을 몇개 적었다. 더 이어가려면 예전에 쓴 메모와 노트를 좀 봐야 하는데 에벨의 와이파이가 부실해서 클라우드 연결이 잘 안된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서 찾아보기로 하고 오늘의 메모를 좀 이르게 적고 있다.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세명의 남녀는 러시아인들이다. 귓가에 러시아어가 들려온다. 굳이 듣지 않으려 해도 단편단편 들려오는 것이다. 아마 푸근한 외모의 아저씨 한명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블라지미르 푸틴과 비슷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간명하고 명확한 발음.


..




어제는 자정 즈음 잠들었다. 새벽에 깨어 한시간 가량 뒤척이고 도로 잤다. 꿈에서 쥬인과 쥬인의 이모들(!)을 모시고 블라디보스톡에 갔다. 울 엄마도 같이 갔는데 중간에 다른 여행을 가심. 난 쥬인네 이모 두분을 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데 뜬금없었다. 하여튼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러시아 음식을 싫어하셔서 괴로워하다 더 뜬금없이 양곰탕(?!) 집에 가서 그것을 시켜놓고 나혼자 괴로워하는 등 참으로 리얼한 꿈을 꾸었다 ㅋㅋ


..



위의 내용까지 쓴 후 에벨을 나왔다. 지금은 방에 돌아와서 이어 쓰는 중이다.



오늘은 카프로바 거리의 작은 에벨 가서 원두랑 컵을 산 후 강변, 루돌피눔, 시로카, 하슈탈슈카, 유대교 시나고그 등등 요세포프 쪽을 천천히 산책했다. 간밤에 비가 와서 땅이 많이 젖어 있었지만 공기가 깨끗해지고 날씨가 따스해서 걷기 좋았다. 다 좋은데 역시 여기는 오래된 도시라 돌길을 걸으면 너무 다리랑 발바닥이 아픔 ㅠㅜ


팔라디움 근처의 중국식당에서 점심메뉴로 사천식 닭튀김 곁들여주는 밥이랑 완탕수프 시켜서 먹었다. 맛은 그냥저냥. 근데 너무 짜서 나중에 무지 목말랐음.


그리곤 어제의 쇼핑쇼핑에 이어... 세포라에 다시 가서 어제 산 그 립틴트 말린장미 버전으로 한개 더 삼. 이름은 로즈우드. 어제 산 새빨간 건 ‘스트로베리 키스드’였는데 ㅋㅋ 분홍색도 이뻤다. 근데 확실히 외국언니들 스타일이라 색이 아주 불투명하고 절대 안 지워짐. 나는 입술이 도톰한 편이라 말린장미 분홍색을 풀립으로 발랐더니 입술만 안젤리나 졸리가 되었음 ㅋㅋ(입술만.. 크흑 ㅋㅋ)


나메스티 레푸블리키(공화국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노점이 잔뜩 서 있었다. 예전에 쥬인이랑 여기 노점들에서 음식 사묵고 잼이랑 폴란드찻잔 등 사며 즐거워했었다(그때 쥬인은 여름 한낮에 구운 햄과 맥주를 먹고는 곧장 숙소로 가서 꿈나라로 ㅋㅋ


노점들을 구경하다가 설탕과 시나몬을 입혀 구운 아몬드 냄새에 홀리고, 친절한 아저씨가 막 구워낸 따끈한 아몬드 몇알을 먹어보라 주어서 그걸 먹고는 젤 적은 양인 70그램을 샀다. (원래 견과 엄청 좋아한다) 지금 방에 돌아와 화이트와인에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는데 식어도 맛있당. 그도 그럴것이 원래부터 맛있는 구운 아몬드에 설탕과 시나몬을 입혔으니...


그리고는 드뎌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샀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 쿠키들을 많이 파는데 내 취향엔 넘 크거나 안 이뻐서 안 샀었다. 근데 어떤 노점에서 엄청 조그만 쿠키들을 매달아놓았는데 넘 귀여워서 두개 샀다. 한개에 20코루나(천원) 초록색 트리랑 빨강 장화 쿠키 샀음. 잇힝~ 이제 이걸 안 깨지게 잘 가져가야 하는데ㅠㅠ 일단 뽁뽁이로 싸둠.



숙소에 와서 짐을 좀 내려놓고 카페 에벨에 차 마시러 감. 글을 조금 쓰기도 하고 아늑한 시간 보냄.


그리고는 물 사러 테스코에 다녀옴. 헉헉... 여기는 구시가지라 근처 가게들 물가가 넘 비싸서 결국은 저렴한 테스코 수퍼까지 가게 된단 말이야ㅠㅠ 2리터짜리 물 사와도 하루면 다 마시니... 헥헥...



오늘은 6시 되기 전에 들어왔다. 씻고 저녁 먹고 지금은 테스코에서 사온 미니 와인 마시며 블루베리랑 아까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음.



이제 여행도 절반 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돌아가는 뱅기를 타니까..,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고는 있는데 조금 쓸쓸하다. 그리고 프라하 와 있으면서도 뻬쩨르가 좀 그립다. 인간이란...

'2017-18 prah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하 파편들, 어둠과 빛, 결론은 모던 러브(응?)  (4) 2018.12.19
어둠에 잠긴 카페 에벨  (4) 2018.12.19
미니 에벨  (4) 2018.12.19
구시가지 산책  (0) 2018.12.18
지름의 결과물들(접시 빼고)  (0) 2018.12.18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