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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티푸드는 언뜻 소시지나 비계처럼 보이지만 실은 빌니우스의 맛있는 빵집에서 사왔던 게으름뱅이 케익(tinginys? tynginys? - 틴기니스? 틴지니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망 ㅋ)이다. 비스킷가루, 크림이나 버터, 설탕 등을 섞어서 차갑게 굳혀서 만드는 것 같고 이 녀석엔 씨가 잔뜩 들어가 있는데 이것이 상당히 달콤하고 배부르고 맛있다(재료를 생각하면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 초콜릿맛과 이 씨앗 들어있는 맛 각 한 조각씩 포장해서 빌니우스와 바르샤바를 거쳐 우리 집 냉동실로 들어왔는데 오늘 이 녀석을 먹어버려서 이제 한 조각밖에 안 남아 무지 아쉽다.




월요일인데 어찌하여 게으름뱅이 케익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느냐 하면, 내가 오늘 예기치 않게 휴가를 내고 쉬어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간밤에 주말로 인해 신체리듬이 깨져서(이건 시차 때문은 아닌 듯) 새벽에야 잠이 들었는데, 알람 울리기 전에 깼을 때 몸이 너무너무 쑤시고 아팠다. 특히 허리와 다리가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어제 간만에 자전거를 타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자기 전에 뭔가 자세가 잘못 됐던 건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너무 졸리고 몸이 정말 엄청 쑤시고 아파서 괴로워하다가 오늘 아무런 사전 일정이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고는 즉흥적으로 휴가를 내기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두세 시간 더 잔 후 윗분께 보고를 하고 단톡방에도 일정을 알리고 대휴를 하루 썼다. 전에 휴일에 일한 것들이 여럿 있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휴가였다. 그러고는 도로 잤다.



그런데 분명히 주말에 아무 것도 안하고 쉬었는데도 불구하고 몸의 피로가 덜 가셨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몸이 계속 늪으로 빨려드는 것 같아서 자고 또 잤다. 계속 자서 열한시 넘어서야 일어났다. 그것도 더 잘 수 있었는데 정말 내일은 출근해야 하니 밤에 잘 것이 걱정되어 억지로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까지 졸릴 수가 있는지. 꿈도 엄청 복잡하게 이것저것 꿨는데 지금은 거의 가물가물하다.




하여튼 생각지 않게 휴가를 내버려서 여유있는 월요일이 되었다. 그냥 쉬었다. 그리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저주받은 도시'를 간만에 이어 읽기 시작, 이제 3부로 진입했다. 2부가 1부보다 훨씬 좋았는데, 3부도 재미있기를 바라며.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확실히 이 작품은 많이 어둡고 오싹하고 음울하고, 기분 좋지는 않은 느낌의 소설임.









다 먹어치워버린 게으름뱅이 케익(만드는 게 너무 쉽고 간단하고 대충대충 해도 돼서 게으름뱅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예전에 영원한 휴가님 글에서 읽었던 것 같다), 아쉬워서 클로즈업 샷 한 장 더. 이걸 먹었더니 우주피스의 야외 테이블이 절로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2주 정도밖에 안됐는데 벌써 오래 전의 일 같다 흐흑...


월요일 휴가라 좋긴 했는데 물론 내일 출근하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빡센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았다 해서 하루 휴가내도 한가할 수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 내일은 잠이 모자라고 온몸이 너무 아파도 반드시 출근해야 함.


그래도 오후 늦게 글도 조금 썼다. 앞의 몇 단어들을 고쳤고 비록 몇 줄 안되지만 그래도 좀 이어서 썼다는 데 의의를 둔다. 자기 전에 조금 더 써보려고 한다.


월요일의 티타임과 꽃들 사진 아래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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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