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일요일 밤 : 너무 더움, 책 읽는 중, 글도 쓰는 중, 기억 속의 바닷가, 월요일이 시작된다 fragments2022. 7. 3. 21:53
오늘은 정말 더운 날씨였다. 낮에 잠깐 분리수거 때문에 집 앞에만 나갔는데도 온몸이 익는 느낌이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평소보다 집이 시원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우리 집은 별로 더운 편이 아닌데도. 날씨 앱을 보니 오후 기온이 34도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벌써 이렇게 더우면 이 여름을 어떻게 나려나 싶다. 그런데 이미 여름 휴가도 일찌감치 당겨서 다녀와버렸음 흐흑...
무척 피곤했는데 막상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7시 즈음부터는 거의 1시간마다 깨면서 도로 잤다. 평일엔 6시 좀 넘어서 일어나 출근을 하니 아무래도 중간에 깨게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꿈을 엄청 섞어서 꿨는데, 제일 마지막 꿈은 되게 생생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 까먹었다. 하여튼 10시 좀 안 되어 일어났다.
어제 쥬인이랑 놀고 들어왔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집에서 푹 쉬었다. 밥도 해먹고 차도 마시고, 첨엔 아직 4부에 머물러 있는 저주받은 도시를 읽으려다 몸이 피곤해서 마르케스의 동유럽 기행을 대신 이어 읽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재미있는데 이제 프라하와 바르샤바를 거쳐 드디어 소련에 입성했다. 책이 얇아서 금방 읽어버릴 것이 좀 아까워서 소련 입성 후 잠시 접어두었는데 자기 전에 조금만 더 읽으려고 한다.
오후 늦게는 글도 좀 썼다. 드디어 다음 챕터로 넘어갔다. 분위기와 이야기가 확 바뀌는 지점이다. 이 챕터에서 두 주인공이 프리발티스카야 호텔에서 나와 그 뒤에 있는 황량한 바닷가로 이동한다. 그 바닷가를 떠올리면 오랜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 바다에서 불어오던 차갑고 예리하던 바람, 잿빛 하늘과 물결, 우체국과 전화국, 얼어붙은 진흙탕, 깡마른 나무들 사이에 불쑥 자리잡고 있는 작은 끼오스크 등등... 자기 전에 좀더 쓰고 싶긴 했는데 텔레비전 보며 게으름 피우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늦어서 아무래도 더 쓰지는 못할 것 같음.
이번주는 아직 아주 바쁜 일정들은 잡히지 않았지만 신경써서 처리하거나 체크해야 할 일들이 있다. 신입직원들도 들어왔고 이래저래 업무 배분도 다시 해야 하고, 내일은 모든 간부가 다 참석해야 하는 회의도 있어 좀 피곤할 것 같다. 비가 많이 오면 그래서 출퇴근이 힘들고, 땡볕이면 또 땡볕대로 힘드니 여름은 참 힘든 계절이다. 하여튼 기운을 내어 이번주를 잘 버틸 수 있기를. 월요병 흑...
티타임 포스팅에서 약간만 선보였던 이번 주말의 꽃 사진 한 컷 더. 나머지 사진들은 아래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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