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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1. 00:01

한겨울 수도원과 네프스키 거리 2016 petersburg2018. 11. 11. 00:01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사진 세장, 그리고 수도원 갔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네프스키 거리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 세장. 수도원은 아이폰으로 찍었고 네프스키 거리는 dslr로 찍음.

 

힘든 시기였다. 이때 사진 폴더들 뒤적이다가 내 사진 보고 깜짝 놀람. 헉, 나 이때 비해 지금 몇킬로 늘어난 거니... 근데 이 당시 내 모습을 보니 지금보다 훨씬 날씬하고 이목구비도 더 뚜렷하긴 한데 대신 무지 힘들고 아파보이긴 하네.. (그래도 지금 너무 똥그래지긴 했어 ㅠㅠ 다 과로 때문이야.. 과로하면 살빠지는 게 아니라 똥그래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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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0. 13. 22:14

수도원 풍경 2017-19 petersburg2018. 10. 13. 22:14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한달쯤 전.



좋아하는 곳. 평온해지는 곳. 페테르부르크 갈 때마다 들르는 곳.











종소리가 아름다운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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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6. 21. 21:42

한겨울의 수도원 2016 petersburg2018. 6. 21. 21:42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2016년 12월.

 

 

날도 덥고 일도 힘들고... 이럴땐 겨울이 그립고 또 평온으로 가득찬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던 게 그리워지기 마련이라 이전에 갔을 때 찍은 사진 세 장 올려본다. 이날 무지 추웠었다. 추위 때문에 수도원 카페의 사과빵과 진한 홍차가 더욱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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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작년 12월. 페테르부르크.



오후 4시에서 5시 즈음.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몇 장. 바로 아래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사진 빼고는 모두 네프스키 대로 따라 산책하며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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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6. 27. 21:47

겨울의 페테르부르크 그리워하며 2016 petersburg2017. 6. 27. 21:47






너무 습하고 답답한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어서 겨울의 페테르부르크 꽁꽁 언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작년 12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 몇 장.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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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0. 17:12

수도원 가는 길 2016 petersburg2016. 12. 20. 17:12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입구.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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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2. 23:21

그 수도원 빵을 내놓아라! 2016 petersburg2016. 10. 22. 23:21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들어가는 길.

수도원 들어갈때까진 카메라를 썼고 들어가서는 큰 카메라 촬영이 예의에 어긋나서 이따금 살짝 폰으로만 몇장 찍었다.

 

 

 

이건 수도원 나오면서 찍은 사진들.

날씨 엄청 좋았다. 레냐랑 료샤랑 수도원 뒤뜰에서 열린 시장에도 들러서 나는 꿀과 차를 샀었지.

 

 

 

여기 비둘기 엄청 많다. 우글우글~~

 

 

 

비둘기들 : 토끼, 다 들켰어! 그 수도원 빵을 냉큼 내놓아라! 맛있는 거 너 혼자 먹냐!!!! 수도원이니 새들에게 자비를 베풀라!! 사과빵 버섯빵을 내놓으라!!!

 

토끼 : 헉... 어떻게 알았지... 싫어, 내가 먹을 거야... 나 이거 일년 내내 먹고 싶어하던 거란 말이야 ㅜㅜ

 

 

그래서 비둘기 안 주고 호텔까지 가져온 수도원 카페의 사과빵과 버섯빵 :) 이곳 빵들 담백하고 맛있다. 싸고...

 

수도원 카페랑 빵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4810
http://tveye.tistory.com/4359
http://tveye.tistory.com/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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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0. 18. 20:41

아끼고 있었죠, 평온과 위안을 위해 2016 petersburg2016. 10. 18. 20:41

 

지난 6월.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저 당시 나는 무척 피폐해져 있었다.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비행기를 타고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다. 도망친 것이다. 아마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무의식적으로. 본능적으로.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대로 먹지 못했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음속은 황량하고 고통스러웠다.

 

이날 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네프스키 수도원에 갔다. 그리고 이날 료샤가 출장에서 돌아왔고 레냐와 함께 나를 보러 왔다.

 

이날 수도원에서 종소리를 들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 이콘을 보았고 초에 불을 켰다. 한가롭게 조는 고양이를 보았고 무덤들 사이를 걸었다. 꽃을 보았고 오래된 쇠종을 만졌다. 수도원 지하 카페에서 사과빵을 먹었다. 차를 마셨다.

 

그리고 먼발치에서 사제 두분을 보았다.

 

수도원 안에서는 카메라 촬영을 하는 것이 사실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래서 꼭 찍고 싶을때만 소리 안나는 앱으로 폰 몇장만 찍었다. 아마 나는 저때 폰으로도 사진을 찍지 않았어야 했을 것이다.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온한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나는 저 평온과 고요, 적막과 부드러운 공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살짝 찍었다. 두장.

 

이 사진 두장은 아껴놓고 있었다. 소중한 사진이다. 평온과 위안. 고요와 적막. 부드러움. 한없는 부드러움. 저날 나는 처음으로 다시 편하게 숨을 쉴수 있었다. 완전히는 아니었다. 하지만 훨씬 더 쉽고 훨씬 더 부드럽게.

 

 

고마워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이름 모를 두분의 사제들. 햇살. 바람. 파란 하늘. 녹음. 사원. 그림자. 포석.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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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8. 11. 22:08

수도원에서 2016 petersburg2016. 8. 11. 22:08



지난 6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거닐면서.


몇달 정도 여기 근처에 머물며 아침마다 이 수도원 경내를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수도원에서 사왔던 수호천사 이콘. 지금은 화정 집 선반에서 마트료슈카 타마라와 함께 날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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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8. 3. 00:06

수도원 고양이와 꽃들 2016 petersburg2016. 8. 3. 00:06

 

 

마음의 평온을 위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의 예쁜 고양이와 꽃들.. 지난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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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곳에 도착한 후 가장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날씨가 맑았고 하늘이 파랬다. 호텔 조식 먹으러 내려가기가 싫어서 한참 누워 있다가 부스스 일어났다. 날씨가 좋으니 네프스키 수도원에 가기로 했는데 일단 배가 고프니 아점으로 근처 식당에서 잘 먹고 가기로 했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자고로드느이 대로가 나오는데 그 대로와 루빈슈테인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우크라이나 식당 '쉬녹'이 있다. 여기는 작년에 bravebird님이 가셨다가 맛있다고 추천해주셔서 나도 가봤는데 그때 무척 맛있게 먹었던 곳이다. 런치로 먹으면 가격도 저렴하다.

 

이번엔 런치에 내가 먹고 싶은 게 없어서 그냥 제값 주고 보르쉬와 키예프식 치킨 커틀릿을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식당이니까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음식을 먹는다. 보르쉬도 여러 버전이라 돼지고기 없는 것으로 추천을 받아 오데사 스타일의 보르쉬를 주문. 쇠고기와 토마토, 감자, 비트, 파프리카 등이 들어 있었는데 무척 맛있었다. 빵껍질이 덮여 나오고 그 빵을 먹을 수 있다. 고골의 보르쉬가 좀더 진하고 크리미한 맛이라면 여기 보르쉬는 딱! 그 보르쉬 맛이었다. 키예프식 치킨 커틀릿 역시 자르는 순간 기름이 주루룩 흘러나오는 것이 진짜(ㅋㅋ) 키예프 커틀릿이었다. 그러나 별로 느끼하진 않았다. (기름진 거 못먹는 내 입에도 나쁘지 않았음)

 

 

 

 

 

 

 

..

 

따뜻한 보르쉬를 먹으니 땀이 좀 났다. 몸이 많이 힘든 상태인가보다. 그래선지 어제 수프 비노의 치킨 수프와 오늘 쉬녹의 보르쉬가 둘다 몸에 필요했던 것 같다.

 

먹은 후 생각보다 날이 더워서 다시 숙소로 갔다. 트렌치코트와 카디건을 벗고 후드재킷으로 바꿔입은 후 나와서 버스를 타고 수도원에 갔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은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난 언제나 날씨가 좋은 날, 햇볕이 따스한 날 이곳에 온다.

 

먼저 수도원 카페에 가서 얼그레이 티와 사과빵을 먹었다. 보통 여기 오면 수도원 모르스를 마시는데 오늘은 차를 안 마셔서... 사과빵은 여전히 담백하고 맛있었다. 전혀 달지 않았다. 지하 카페는 텅 비어 있었지만 잠시 후 러시아인들이 한둘씩 들어와 차와 빵을 먹고 나가곤 했다. 이 카페를 찾는 것은 거의 러시아인들이다. 그도 그럴것이 정교 수도원에 있는 카페이기 때문이다. 나도 이곳에 올땐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잠시 기도를 한다.

 

 

소박한 카페이다. 내가 사랑하는 곳이다.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마음 속에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살짝 찍었다 ㅠㅠ

 

..

 

 

빵과 차로 몸을 데운 후 햇살 아래로 나왔다. 찬란한 오후였다. 하늘은 파랬고 햇살이 눈부셨다. 나는 스카프로 머리를 싸맸고 초를 네개 사서 수도원 내의 교회로 들어갔다. 러시아 정교 사원은 카톨릭이나 개신교 교회와는 많이 다르다. 벽에는 이콘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고 이콘 앞에는 초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머리를 스카프로 가린 여자들과 허리를 굽힌 남자들이 이콘과 이콘 사이를 오가며 절을 하고 성호를 긋고(카톨릭과는 순서가 다르다) 한쪽에서는 정교 신부가 예배를 보기도 한다. 신도들은 이콘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성호를 긋고 기도하고 이콘을 손으로 만지고 입을 맞추고 다시 성호를 긋고 인사를 한다. 초를 켠다.

 

나도 초를 켰다. 가족과 나를 위해. 우리 집은 개신교니까 엄밀히 말해서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호도 그었다. 사실 진정한 신앙이 존재한다면 거기 차이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난 언제나 회의주의자인 내게 그런 믿음이 생기기를 바랬던 것 같다.

 

어두컴컴하고 화려하고 조용하고 촛불이 여기저기 총총 빛나고 있는 사원 안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햇빛 아래로 나왔다. 하늘색과 흰색, 금색으로 칠해진 조그만 천사 이콘을 샀다. 수호천사 이콘이라고 되어 있는데 금발인 것을 보니 가브리엘 같다. 자세히 뜯어보면 좀 조잡한데 그래도 첫눈에 띄었기 때문에 샀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 그리고 쓰는 글을 위해. 천사가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인 글이니까.

 

 

..

 

수도원 경내를 오랫동안 거닐었다. 햇볕을 받으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걷고 꽃들을 보고 향기를 맡았다. 묘지 사이를 걸었다. 검고 축축한 흙을 밟았다. 묘지의 십자가들과 이름들을 보았고 바람을 맞았고 심호흡을 했다. 햇살이 따스했고 눈부셨다. 하늘이 너무나 파래서 온몸을 깨끗하게 통과해 지나가는 것 같았다. 평온이 찾아왔다.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나는 이곳에 와야 했다. 내가 이곳으로 날아온 가장 큰 이유가 어쩌면 여기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사진까지는 카메라로 찍은 것.

그리고 수도원 경내로 들어가서는 큰 카메라로 촬영하면 안되니(원래는 촬영 자체가 좀 그렇다) 소리 안나는 앱을 사용해 폰으로만 찍었다. 물론 교회 안은 찍지 않았다.

폰으로 찍은 수도원 사진들은 나중에 따로 올려보겠다. 아래 몇 장만.

 

(러시아 와서 올리고 있는 사진들 중 화질과 심도가 좋은 건 카메라로 찍은 거고 얕고 평면적인 건 폰으로 찍은 것들이다. 후자가 더 많다. 아무래도 휴대하기가 편하고 용량이 작아서 업로드도 쉬워서)

 

 

 

..

 

한참 산책을 하고 햇볕을 쬐다가 화단 안쪽에서 한가롭게 조는 고양이를 한 마리 발견했다. 토실토실하고 예쁜 고양이인데다 원체 사람들이 자주 지나가는 곳이라 웬만한 소음이나 기척에는 놀라지도 않았다. 햇살 받고 조는 고양이를 보니 나도 노곤해졌고 고양이를 바라보며 따뜻한 돌바닥에 한참 주저앉아 있었다. 고양이는 나를 보았고 귀찮아하며 도로 졸았다.

 

 

 

고양이를 바라보며 햇살 쬐며 노곤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앙증맞고 따뜻한 어린아이 손이 날 확 껴안았다. 그리고는 '쥬쥬~' 하는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레냐와 료샤가 뒤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놀라 소리를 지를 뻔 했는데 레냐가 '쉿! 고양이 깨!' 하길래 나도 꾹 참았다 ㅋㅋ

 

..

 

우리는 원래 내가 산책을 마친 후 수도원 앞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근데 둘이 생각보다 좀 일찍 도착해서 수도원에 들어왔다고 한다. 좀 걷다가 보자마자 나인 줄 알았다고 하길래 나는 의아했다.

 

나 : 어떻게 난줄 알았어? 나 머리에 스카프 두르고 있었는데!! 뒷모습만 보고!

 

료샤 : 그걸 모르냐~

 

나 : 또 호빗이라 할라고!

 

료샤 : 아니야! 수건 두르면 뭐해! 땅바닥에 요가 자세로 앉아 있는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놀라운 동양의 신비!!

 

나 : (아, 맞다. 나 양반다리 하고 앉아 있었지 ㅋㅋ) 그거 동양의 신비 아니야 이 바보야 ㅠㅠ 나처럼 둔한 사람도 다 하는 거야..

 

레냐 : 아니야! 나는 알아! 뒷모습만 봐도 알아~ 쥬쥬우우우~~

 

..

 

우리는 함께 수도원을 조금 거닌 후 한쪽에서 수도원 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거기도 가보았다. 수도원에서 만들었다는 꿀을 먹어보고 배아플 때 좋다는 꿀을 사고 또 각종 향초가 배합된 차를 이것저것 시향한 후 차를 사고 있자니 료샤가 혀를 찼다. 척 봐도 '상술에 넘어가는 바보 토끼!'라는 눈빛이었지만 나는 '수도원에서 만든 거니까 살 거야!'라는 시선을 마구 쏘아주었다 ㅋㅋ

 

료샤의 차를 타고 걔네 집으로 갔다. 레냐가 피자를 먹고 싶어해서 근처 이탈리안 식당에 갔다. 나는 해산물 리조또를 시켜서 막 먹었다. 료샤가 혀를 찼다.

 

료샤 : 왜 그렇게 정신없이 먹니.. 굶었냐?

 

나 : 쌀밥이라서... 밥 먹고 싶었어... 밥이다 밥...

 

료샤 : 너 왜 이렇게 오늘 불쌍하게 굴어 ㅠㅠ 수건 쓰고 요가자세로 앉아 고양이 보고 있지를 않나, 꿀 찍어먹고 찻잎 냄새 맡고 비닐봉다리에 꿀이랑 차 사지 않나... 쌀이라고 리조또를 막 욱여넣질 않나...

 

나 : 안 불쌍해! 수도원 오면 원래 그런 거야! 그리고 집 떠나오면 원래 쌀밥 먹고픈 거야!

 

료샤 : 불쌍해. 많이 먹어. 한 접시 더 시켜줄까?

 

나 : 내가 돼지냐!

 

레냐 : 아니야! 쥬쥬는 돼지 아니야, 쥬쥬는 토끼야~ 토끼여왕이야~

 

우리는 함께 식사를 했고 료샤네 집에 가서 허브차를 마셨다. 레냐는 내일 학교에 가야 하는데다 엄격한 엄마 탓에 귀가 시간이 정해져 있었으므로 료샤는 레냐를 먼저 집에 데려다 주었고 그다음에 나도 숙소로 데려다 주었다. 료샤는 숙소가 맘에 안 든다며 나에게 도로 자기 집으로 가서 자고 가라고 했지만 그냥 내일 보기로 했다. 얘도 어제 출장에서 돌아와 많이 피곤한 거 안다.

 

내일 우리는 같이 공연을 보러 갈 것이다. 아마 저녁도 먹을 것이다. 레냐랑은 모레부터 만나 다시 놀 것이다.

 

여기 수도원이 있고 햇살이 있고 친구가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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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주 맑고 따스해졌다. 수도원에 가서 차를 마시고 사원에서 초를 켜고 경내를 거닐었다.


거기서 료샤와 레냐를 만나 지금 걔네 집에 잠시 와 있다. 오늘 메모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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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마음의 위안을 위해.

 

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는 소박한 카페가 하나 있다. 반지하로 내려가면 그냥 구내식당처럼 생긴 엄청 조그맣고 소박한 카페가 나온다.

 

빵을 시키면 이렇게 종이접시에 준다. 여기 사과빵과 버섯빵 등 속을 채운 빵들은 정말 맛있다. 아무런 기교가 없는 음식이다. 사과빵은 전혀 달지 않다. 속이 가득 들어 있고 먹어도 속이 편하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수도원 사과빵은 먹어본 사람만 그 맛을 안다.

 

아무래도 수도원 내 카페이다 보니 사진 찍는 게 너무 찔려서... 폰으로 슬그머니 몇 장만 찍어서 근사한 사진은 없다만...

 

이곳의 또다른 자랑은 바로 저 나무열매로 만든 주스. 러시아어로는 모르스라고 한다. 크랜베리 주스와 비슷한 맛인데 수도원에서 직접 만든다. 정말 맛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내에는 교회도 있고 유명인들의 묘지가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도 여기 묻혀 있다(그런데 나는 이 묘지에 되게 여러번 왔지만 아직도 도씨의 묘를 못 찾았다 ㅠㅠ 무덤들 사이로 샅샅이 뒤지고 다녔는데 흐흑...) 이 수도원에는 정교 신자들이 많이 온다. 그리고 이 카페에도 많이 온다. 오면 저 빵을 종류별로 엄청나게 많이 사간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고 게다가 맛있으니 나라도 가족이 있으면 바리바리 싸가겠다.

 

빵을 사면 아주 얇은 비닐봉지에 넣어준다. 너무 얇고 부드러워서 손가락을 잘못 넣으면 쭉 찢어질만큼 약한 봉지이다. 여태 나는 러시아에서만 그런 비닐봉지를 봤다.

 

심신이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저 수도원이 그립다. 마음을 비운 채 경내를 거닐고 종소리를 듣고 이콘 앞에서 초를 켜고, 그리고 돌아나오면서 저 카페에 들러 따끈한 사과빵과 시원하고 달콤한 모르스를 먹고 싶다.

 

 

 

내부는 이렇다.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한 장.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전에 올린 이 수도원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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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8. 25. 20:30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russia2014. 8. 25. 20:30

 

 

 

주말부터 계속 아프다 보니 심신의 치유가 시급하다. 몸이야 빨리 나아질 것 같지 않고.. 마음이라도 달래고자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사진 몇 장. 페테르부르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러시아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갈 때마다 마음의 위안과 치유를 얻는다.

 

 

 

 

 

 

 

 

이때 카메라는 평소 쓰던 니콘이 아니고 후지x20이라서 필터가 들어가 있다. 수도원 경내에서는 촬영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연초에 깨달았기 때문에 이제 여기 갈 때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는다.

 

*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전에 이곳에 대해 올렸던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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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전에 짬이 나서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 다녀왔다. 여기는 네프스키 거리 끝에 있다. 이삭 성당과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쪽 말고 반대편 끝이다.

 

아침엔 날씨가 흐렸는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껏 이 수도원에 갈 때마다 하늘이 파랬다. 오늘도 수도원 도착했더니 하늘이 파래지면서 햇살이 쨍 하고 비쳤다.

 

원래 경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여태 그걸 모르고 찍었었다. 오늘 들어갔다가 표지판 보고 크게 후회함. 그래서 여기 올린 사진들은 그 표지판 보기 전에 찍은 것들.

 

카메라를 집어넣고 나자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더욱 수도원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오늘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러시아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기독교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날라리 신자다 -_-) 러시아 아주머니들처럼 스카프로 머리를 싸매고 들어갔다.

 

카톨릭도 정교도 아니라서 성호 그을 줄은 모르지만(방향이 서로 다른데 난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그래도 들어가서 수많은 이콘들도 보고 기도도 했다. 초를 몇 개 사서 가족들과 나를 위해 잠시 기도하고 났더니 한켠에서 정교 사제가 기도문을 외고 있었고 신자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이콘들을 보고 사원 안을 빙 돈 후 나왔다. 햇살은 여전히 찬란했다.

 

나와서 수도원 묘지들 사이사이를 거닐었다. 이곳에 올 때마다 마음이 무척 평온해진다. 가을에 오면 마가목 열매들이 빨갛게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지금은 아직 겨울 끝자락이라 나무는 온통 헐벗었고 잔디가 깔려 있던 묘지는 검고 비옥한 흙들로 뒤덮여 있었다. 운동화 밑창에 보슬보슬 뭉쳐지고 달라붙는 검은 흙이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이래서 러시아인들이 '어머니 대지'라고 하는 거겠지.

 

한동안 산책을 한 후 수도원 카페에 갔다.

 

 

 

이건 입구에서 찍은 수도원 전경.

 

 

수도원 입구. 그리스도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위의 간판은 '우체국'. 수도원 내에도 우체국이 있나 보다.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 아래 녹색 간판에 수도원 찻집과 빵집 안내문이 씌어 있다. 올 때마다 여기 궁금했는데 어쩐지 신자도 아니고 해서 머뭇거리며 안 가봤다가 오늘은 사원에서 기도도 했고 예배 드리는 것도 봤으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서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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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반지하의 문으로 내려가면 통로를 따라 지하 카페로 들어가게 된다. 아래층은 카페. 위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난 카페에 갔다. 카페라기보단 찻집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실지로 외래어인 '카페'가 아니라 '차이나야'라고 되어 있음.

 

찻집은 아주 작았고 내부에는 이콘과 수도원 채색접시들이 걸려 있었다. 좁은 카운터에는 여자 하나가 서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가격은 아주 착했다. 빵은 수도원에서 직접 구운 것들이었다. 빵과 차를 먹을까 했는데 수도원에서 직접 담근 월귤 주스 라고 씌어 있어 그걸 골랐다. 일종의 크랜베리 주스인데 맛은 아주 달콤하면서도 끝맛이 쌉쌀했다. 그리고 빵은 아주 조그만 사과 파이를 골랐다. 사과 파이 25루블(약 8백원 정도), 월귤 주스 35루블(약 1천2백원). 2천원만 주면 이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저 사과 파이가 정말 맛있었다. 아주 조그마한 것이 반으로 가르면 잘게 다진 사과가 가득 들어 있는데 별로 달지도 않고 진짜 맛있었다. 원래 수도원 음식들이 맛있다는 건 알지만.. 두 개 주문할 걸 후회했다. 저 파이 크기는 내 주먹 한 개 정도밖에 안됐다. (손이 매우 작음^^;)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살짝 한 컷 찍었다...

 

다 먹고 나오면서 카운터에서 부활절 차를 한 캔 샀다. 실론 티와 오렌지, 허브와 오렌지 껍질을 배합한 차였는데 깡통도 예쁘고 어쩐지 기념하고 싶어서 샀다. 150그램. 가격은 270루블. 만원 안되는 금액인데 숙소에 와서 열어보니 정말 깡통이 터질 정도로 차가 꽉 차 있었다 :) 수도원이라 정직하게 꽉꽉 채워 주나보다 하고 혼자 웃었다. 집에 돌아가면 이곳 생각하면서 우려 마셔야지...

 

아래는 그 부활절 차 깡통. 러시아 정교 색채가 물씬...

 

 

 

'수도원의 부활절 차' 라고 씌어 있다. 저 그림을 잘 보면 러시아 정교의 부활절 식탁을 엿볼 수 있다. 찻주전자가 올려진 사모바르가 있고 부활절 달걀과 부활절 케익도 있고... 원체 음식문화에 대한 얘기들을 좋아해서 관련 책들을 틈틈이 보는 편인데. 전에 러시아 정교와 음식 문화에 대한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 깡통을 보니 그 책이 생각나네. 도저히 팔리지 않을 게 분명한 그런 책을 번역 출간해 주셨던 그 교수님과(이름 까먹음) 출판사에 새삼 감사를 :)

 

*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그간 올렸던 이곳에 대한 게시물들을 볼 수 있다. 그땐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걸 몰랐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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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3. 11. 29. 19:16

수도원으로 향하는 사람들 russia2013. 11. 29. 19:16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입구.

마음의 위안을 위해 수도원 가는 사람들 사진 한 장. 저 날 하늘이 참 파랬다.

 

*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다른 사진들은 아래를..

http://tveye.tistory.com/2398
http://tveye.tistory.com/1564
http://tveye.tistory.com/691
http://tveye.tistory.com/688
http://tveye.tistory.com/687
http://tveye.tistory.com/686

:
Posted by liontamer
2013. 10. 11. 00:18

네프스키 수도원을 생각하며 russia2013. 10. 11. 00:18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지난 9월 15일 오전.

외할머니를 보내드리고 돌아오니 문득 저 날 수도원 경내를 걷던 때가 생각나서 올려본다.

 

 

 

 

 

 

 

 

 

이전에 올렸던 네프스키 수도원 사진들은 아래..

http://tveye.tistory.com/1564
 http://tveye.tistory.com/691
  http://tveye.tistory.com/688
  http://tveye.tistory.com/687
  http://tveye.tistory.com/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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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21. 13:48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russia2012. 10. 21. 13:48

 

오늘은 일요일이니 수도원 사진을 올려본다.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페테르부르크의 이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도 유명 인사들이 묻힌 묘지가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도 여기 묻혀 있다.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의 겨울 풍경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691
 http://tveye.tistory.com/688
 http://tveye.tistory.com/687
 http://tveye.tistory.com/686

이건 수도원의 고양이
http://tveye.tistory.com/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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