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0. 20:41
4월초 페테르부르크, 그래도 봄은 오겠지 russia2016. 1. 20. 20:41
2014년 4월초. 페테르부르크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봄이 늦게 오는 곳이다. 4월초에도 춥다. 패딩을 입고 다녔다. 제대로 된 봄은 5월이 다 되어야 온다. 그리고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찬란한 백야가 오고 이후 짧은 가을, 그리고 10월말부터는 겨울이다.
공원에는 아직 덜 녹은 눈이 쌓여 있고 나무는 헐벗은 상태로 검은 가지들을 앙상하게 내뻗고 있다. 바람은 차갑고 햇살도 따스하지는 않고 그저 찬란할 뿐이다. 그러나 잘 보면 푸릇푸릇한 풀이 올라오고 있고 바닥에는 검고 축축한 흙이 깔려 있다. 그 검고 축축한 흙을 보고 있노라면, 혹은 밟거나 만져보면 왜 러시아 사람들이 '어머니 대지'라는 이미지에 경도되었는지 알 것 같다.
어쨌든, 곧 봄이 오는 것이다.
황량하고 건조한 4월초의 페테르부르크를 산책하는 것은 백야 때만큼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 순간만의 매력이 넘쳤다. 돌아와서도 가끔 저때 생각이 났다. 이 시즌에 페테르부르크를 거닐었던 건 아주 오래전 1년 가까이 살았을 때와 2014년 딱 두번 밖에 없어서 더 그런가보다.
사진 두세 장은 전에 올린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주르륵 올려본다. 해군성과 이삭 성당 사이의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과 모이카 운하 근방이다. 한겨울과 백야 때와는 빛의 느낌이 아주 다르다.
아름다운 도시이다. 언제 어느 순간이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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