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브웨이에서~ russia2012. 10. 18. 18:09
이전에 포스팅했던 '도전! 러시아에서 샌드위치 주문하기'(http://tveye.tistory.com/703)에 이어.
저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대로 내겐 외국어, 아니 노어로 음식 주문하기 울렁증이 좀 있다. 버젓한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는 건 괜찮은데 패스트푸드나 샌드위치 주문할 때가 좀 그렇다. 특히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주문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옛날에 러시아에 살았을 때도 가능하면 친구에게 주문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길은 내가 찾아다녔다^^;)
9월에 갔을 때의 일이다. 에르미타주에서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배도 고프고 계속 와이파이 확인을 못해서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초입에 있는 서브웨이에 갔다. 인터넷 카페라고 씌어 있어서.
역시 지난한 도전 시작....
이딸리얀스끼 빵, 절반(빨라비나).닭가슴살(꾸린나야 그루드까), 허니머스터드 소스, 야채는 양파랑 오이 빼고 전부(브쇼 끄로메 루까 이 아구르찌) 등등... 잘 얘기하는 중이었는데.
앗, 여긴 야채 코너가 두 개였다
오이 빼달란걸 넣어달라는걸로 알아들었는지 넣어주네 ㅠㅠ
두 번째 야채에 피망도 있고 여럿 있었는데 이미 첫번째 코너에서 다 넣어주세요라고 얘기한 후였던지라 두번째 코너에서는 어물어물하다가 결국 올리브만 얻어 걸렸다.
결국 앞코너에서 넣은 토마토, 양배추, 오이, 피클에 두 번째에선 올리브만 더 추가 -_- 아, 정말 나 노어 전공한 사람 맞는 거야?
(슬프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노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쓴 것 같다!!!)
그래도 허니머스터드 소스. 사과주스. 야채 빼곤 제대로 주문 완료. 그럭저럭 주문 성공. 지난번에 비하면 성공이었다.
그런데 맛이 없다. 예전만 못하다. 옛날엔 서브웨이 오면 신났었는데.
예전만큼 배고픈 유학생이 아니어서 그런지, 입맛이 간사해졌는지, 저때 후두염으로 몸이 안 좋아 입맛이 없어선지...
게다가 큰 샌드위치 베어 먹다 첫입에 입술 양쪽이 쫙 째져서 너무 아팠다. 악!
먹을 때마다 소스가 닿으면 진짜 아팠다... 게다가 전시 보러 가느라 가능한 한 짐을 줄이느라고 카메라도 립밤도 안챙겨 나왔다.. (그놈의 립밤 몇그램이나 나간다고 ㅠㅠ)
근데 이놈의 서브웨이 와이파이 안되잖아, 뭐가 인터넷 카페야!! 사기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집어온 영문 신문 읽는 걸로 때우고(이것봐, 이것봐! 또 영어로 된거 읽고 있잖아! 노어로 된거 가져올 수도 있었잖니!) 대충 배를 채운 후 서브웨이에서 나왔다.
**
아, 정말 이상하네.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서는 이것저것 우아하게 주문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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