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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부러워보이는 쿠마와 친구들.



새벽에 일어나 피곤하게 출근. 정말 바쁘게 일했으나 결국 보고서를 다 끝내지 못했다. 그래도 어려운 부분은 거의 다 써서 나머지는 내일 아침 일찍 사무실에서 집중해 쓰면 될 것 같다. 너무 지친다. 그외에도 온갖 일들이 계속 터졌다. 인사발령은 아직도 안 났다.



간밤에 몇페이지 가량 쭉 써서 글을 다 마쳤다. 마지막 두 문단을 쓸땐 머리가 멍하고 눈앞이 흐리고 반쯤은 졸음의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기력이 모자라고 너무 지쳤던 탓이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끊을 수가 없었다. 다시 이어서 쓰려면 주말까지 기다려야 하고, 글의 흐름, 마음, 그 글이 끌고 온 정서가 끊어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좀 무리해서 끝까지 썼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고 단어들도 어눌한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 반쯤은 마비된 채 거의 몸으로 썼다. 이렇게 피곤하고 졸린 상태로 글을 끝낸 적이 거의 없는지라 몹시 불만족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막상 오늘 출퇴근길에 읽어보니 그 마지막 두 문단이 생각만큼 나쁘진 않았다. 문장 몇개는 손봐야겠지만. 하여튼 이제 양생을 시키고... 주말에 퇴고를 시작해야겠다.



잠이 너무 모자라고 피곤하다. 늦지 않게 자야겠다. 월요일은 너무 힘들다. 일도 너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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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14. 21:45

글을 마치고 about writing2024. 1. 14. 21:45

 







지난 10월에 시작했던 단편의 초고를 막 끝냈다. 마지막 문단은 주말에 다시 손을 봐야 할 것 같다. 그 문단은 기력이 소진돼서 간신히 썼기 때문에 마음에 차지 않는다. 일단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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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주말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도 오고 내내 어두워서 안 좋았다. 어제는 그래도 하늘이 파랬는데. 내일은 추워진다고 하니 새벽 출근이 더 피곤할 것 같다. 

 

늦게 일어났다. 이번달은 붉은 군대가 좀 늦어지고 있어서 컨디션만 안 좋고 괴롭다. 잠을 설칠까봐 오늘은 디카페인 홍차를 마셔서 휴식의 행복이 반감되었다 ㅠㅠ 

 

오후에는 찝찝한 마음에 일을 조금 했다. 그런데 대충 조금만 해서 제대로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맘 편하게 쉰 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찝찝함. 이제 내일 일찍 출근해서 빡세게 집중해서 이 보고서를 마쳐야 하는데... 

 

글도 열심히 썼다.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 메모를 마치고 집중해서 쓰면 오늘 끝낼 수 있을 것도 같고... 그런데 글을 집중해서 마치고 나면 그 여파가 좀 커서 밤에 자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고민 중이다. 하여튼 이어서 써야겠다. 

 

이번주도 바쁘고 혼란스럽고 어려울 예정이다. 주초에 인사가 날텐데 부디 별 문제가 생기지 않기만 바란다. 스스로를 지탱해가며 살아가는게 참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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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14. 16:00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1. 14. 16:00

 

 

 

오늘은 비가 오고 날씨가 계속 흐려서 거실에 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거실 등을 켜고 찍은 사진 몇 장. 자연광이어야 사진이 예쁜데 ㅠㅠ 

 

 

내일 출근을 해야 하니 오늘은 디카페인 홍차를 마셨다. 디카페인 홍차는 맛이 없다.

 

 

 

 

 

 

 

 

 

 

 

 

 

 

 

 

 

 

 

 

 

 

하늘하늘 예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색이다. 이 색깔의 꽃은 아리아드네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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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이웃님인 푸른난초님께서 내 생각을 하며 모으신 귀여운 토끼 소품들을 한가득 보내주셨다. 감동의 물결! 스티커와 엽서와 키링, 마우스패드 등등 너무 귀여운 토낑이들이 와글바글. 너무 감사해요! 힘들었던 일주일을 토닥토닥 위로해주는 선물이었다. 

 

 

 

 

 

 

옥토끼 두 마리는 침실 화장대에 걸어두었다 'ㅅ' 프라하에서 온 도자기 새랑 같이. 역시 새랑 토끼는 잘 어울린다. 

 

 

 

 

 

 

 

오늘 도착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생각보다 많이 피어서 왔지만 그래도 아예 안 핀 것보다는 주말에 구경할 게 더 많으니 그것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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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피곤하게 잤다.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아침에 악몽을 꿨음. 좋아하는 무용수가 피습을 당해서 큰 부상을 입었고 그것을 목격하는 꿈이었다. 상처가 깊었는데 피 대신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런데 꿈속에서는 그것이 더 안 좋은 징후라고 했다. 하여튼 그 이후 그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든 소식이 차단되어 굉장히 걱정을 하다가 깼다. 왜 이런 꿈을 꾸는 것인가 ㅠㅠ 얼마전의 정치인 피습 사건이 무의식에 남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며칠 전에 썼다가 들어낸 문단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오래전 애인 중 하나에게 칼맞은 흉터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가... (그 칼맞는 이야기는 이미 십여년 전에 쓴 거였는데 이번 글에서 잠깐 언급했다가 들어낸 거였다) 

 

 

 

 

 

7시 반쯤 깼다. 더 자고 싶었지만 저런 꿈 때문에 잠이 깨버렸다. 계속 게으름피우다 2~30분 가량 더 눈을 붙이긴 했다. 침실에서는 늦게 기어나왔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밥을 챙겨먹고 차를 마셨다. 오후에는 큰맘 먹고 일을 하려고 앉았는데 자료를 보며 몇줄 정도 보고서를 쓰고 나니 너무너무 하기가 싫었고 어쩐지 월요일 아침에 빡세게 하면 어찌어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거기서 저장하고 끝내버렸다(그런데 찜찜함. 그래도 오늘 한 페이지 정도는 써놨어야 마음이 편할텐데. 하지만 일요일에 일하는 건 더 싫어 엉엉)  일을 접고는 대신 글을 두어페이지 썼다. 이 메모를 마치면 좀더 이어서 쓰려고 한다. 주인공들이 바똔(러시아식 작은 바게트)에 버터 비스무레한 마가린과 잼을 발라먹고 있는데 옛날 러시아 기숙사 생각이 많이 난다. 

 

 

라넌큘러스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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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13. 16:35

토요일 오후, 하트 체리 tasty and happy2024. 1. 13. 16:35

 

 

 

체리가 예쁜 하트 모양이라서 독사진을 찍어주었다. 

 

 

 

 

 

 

토요일 오후 티타임. 영원한 휴가님이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에서 사다주셨던 다즐링 퍼스트플러쉬를 우려 마셨다. 그리고 별다방에서 새해 청룡의 해라고 출시한 푸르딩딩한 치즈케익을 먹어보았다.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 케익이나 디저트는 푸른색은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양이 많아서 절반 가량만 먹었다. 이번주에는 이래저래 바쁘고 마음도 산란하여 기분전환 겸 가벼운 하루키 에세이를 다시 읽었는데 오후에 다 읽었다. 

 

 

싸들고 온 일을 해야 하는데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파일을 저장만 해놓고 '아 그냥 월요일 새벽 출근하니까 그때 다 몰아서 할수 있지 않을까?' 하고 괴로워하는 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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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7시 전후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정말 몇분의 여유도 없이 열심히 보고서를 썼지만 다 마치기는커녕 한참 남겨놓은 채 퇴근해야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이 정리해온 통계와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정리를 해주고 기준을 세워줘야 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ㅠㅠ 그리고 중요한 데이터도 마음대로 날려먹고... 이 녀석들아 제발 좀 ㅠㅠ 나는 나는 노동기계 엉엉...

 

 

일을 싸오기는 했는데, 주말에 출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집에서 일하고 싶지도 않아서 딜레마에 빠져있음. 하지만 월요일에는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할 터라 야근하며 작업을 하고 싶지도 않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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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선배 본부장과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다른 본부장에 임원까지 따라나오셔서 본의아니게 선배님들을 모시고 밥을 먹었다. 세분 모두 함께 일해본 적이 있고 불편한 사이가 아니어서 점심 같이 먹는 건 나쁘지 않았다. (이 임원은 최고임원이 아니고 직원 출신의 오랜 선배임) 인사이동 시기가 되어 너무 지치고 피가 마른다고 투덜거렸더니 임원께서 아마 너는 이동하지 않을 거라고 해주셨는데 부디 그 말씀이 맞기를 바란다. 인사권자는 최고임원이고 인사라는 것은 발령지가 나올 때까지는 원체 변수가 많아서 희망은 많이 생겼지만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오후까지 정신없이 보고서를 쓰다가 진료 때문에 두시간짜리 조각휴가를 쓰고 나왔다. 요즘 회사의 온갖 뒤숭숭하고 안 좋은 일들, 인사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 그리고 지난주에 최고임원께 보고를 하러 들어갔을때 의사표명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모든 용기를 다 짜내고 기력이 다 소진되어 너무 힘들었던 이야기 등을 했다. 이 선생님은 이것저것 옳고 그르다는 말씀을 하지 않고 보통 많이 들어주시는데 그것이 은근히 힘이 된다. 

 

 

 

 

 

돌아오는 지하철에 앉아 정신없이 졸았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구파발행이어서 중간에 내려서 다시 타야 했다. 그래서 곤한 잠을 깨버림. 그랬더니 더 피곤해졌다.

 

 

집에 돌아와서는 어제 엄마가 잔뜩 쌓아두고 가신 맛있는 음식들을 모두 저버리고 라면 끓여먹음(왜 그랬을까 나도 모르겠음) 주말에 엄마 음식을 먹어야지. 아아 주말에 일하기 싫다. 그냥 계속 자고 쉬고 싶다. 그러고보니 글을 마쳐야 하는데... 정말 이번 주말에는 마치고 싶은데... 그래도 주말이라 다행이다. 정말 힘든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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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눈에 덮인 아름다운 수즈달 사진으로 바쁘고 힘든 하루의 위안을 삼아본다. 사진 출처는 @photo_suzdal 수즈달은 사진을 볼때마다 너무 예뻐서 한번쯤 가보고 싶다.



오늘도 역시 매우 바쁜 하루였다. 밀려들고 쏟아지는 자료와 보고서에 파묻혔다. 내일까지 다 쓰고 싶었던 작년 실적보고서도 별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쓰기 어려운 보고서이고 쓰고자 할 마음도 안 나니 문제임. 월요일에는 인사발령이 나면서 매우 뒤숭숭해질테니 가급적 내일까지는 마쳐놓고 싶었는데 도저히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일단 할 일이 너무 많은데다 작년에 원체 여러가지 변수와 갑툭튀 신규과제가 많았던 탓에 논리적 기술이 어렵다ㅠㅠ



어제 근육이완제와 전기담요 덕인지 담은 좀 풀렸다. 그러나 문서작업을 하자 통증이 왼쪽으로 좀 옮겨감 ㅠㅠ



절친한 후배 (여성) 부서장과 점심을 먹었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 우리가 도대체 어디로 가게 될지에 대한 불안감, 회사를 둘러싼 이 모든 암울한 상황, 최고임원의 압박,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친구는 나에게 ‘선배님은 그만두면 안돼요 의지할 사람이 가뜩이나 없는데ㅠㅠ’ 하고 슬프게 말했다. 흑흑... 나도 그 마음을 안다. 여자선배가 그만두면 더 슬프다. 원체 내 위에 여성들이 거의 없고.. 그건 이 후배에게도 크게 다를 바가 없으니 이 친구에겐 나도 의지할만한 얼마 안되는 여자선배... 아, 정말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ㅠㅠ 여전히 내가 어디로 가게 될지, 남을지 옮길지 전혀 모른다. 정말 피말리는 나날이다.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 보고서를 쓰기 위해 내일 진료를 다음주로 미뤄보려 했지만 뾰족한 날짜가 나오지 않아 실패했다. 주말에 일하기는 정말 싫은데ㅠㅠ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흐흑...




퇴근 후 추가)



부모님이 오랜만에 들렀다 가셨는데 청소, 커튼 교체를 해놓으셨고 엄마토끼 3종세트(꽃게탕, 삼치조림, 갈치구이) + 온갖 반찬(어묵, 진미채, 계란말이), 새 김치까지 채워두고 가셨다ㅠㅠ 오늘의 유일한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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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휴가를 낸 대가를 오늘 제대로 치렀다. 새벽 출근해 7시 사무실 도착 후 진짜 바쁘게 일했다. 너무 할 일이 많았다. 작년 실적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금요일까지 다 끝내는게 목표였지만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서 정작 이건 아주 조금밖에 못썼다. 주말엔 정말 일하고 싶지 않은데ㅠㅠ



게다가 과도한 문서작업 탓인지 잠을 잘못 잔 건지 어깨와 등에 담이 와서 너무 아프고 결리고 힘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맘때 이런 적이 여러번 있다. 신경쓰이는 문서 작업이 몰릴 때이다. 괴로워하다 퇴근 후 집 앞의 병원에 가기로 했다. 여기는 그야말로 동네 병원인데 나이드신 의사선생님과 푸근한 물리치료사가 있고 어르신들이 항상 많은 곳이었다. 저녁 7~8시까지 해서 퇴근 후 가기도 좋았고 의사선생님도 친절했다. 손목, 어깨 등이 아플때 가끔 갔다.



그런데 그 병원에 근 일년만에 갔더니 간판도 바뀌고 새 병원이 들어와 있었고 진료도 6시에 끝나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할수없이 약국에서 근육이완제를 샀다. 약사에게 그 원래 병원은 이사갔냐고 물어봤더니 그 의사선생님이 지난 여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ㅠㅠ 선생님이 꽤 나이드신 분이긴 했지만 건강해 보이셨는데... 충격이었고 못내 안타깝고 또 슬프기도 했다. 약국에 오신 나이드신 아주머니도 ‘에휴 그 병원이 늦게까지 봐줘서 좋았는데’ 하고 혀를 차신다. 귀가해서도 자꾸 그 선생님 생각이 났다. 예전에 마음이 너무 힘들던 무렵 그때도 담인지 뭣때문에 치료받으러 갔을때 처방을 받느라 복용하는 약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스트레칭 방법을 알려주시며 ’햇볕을 많이 쬐고 의식적으로라도 틈나면 산책을 하며 움직여야 해요‘ 라고 해주셨는데. 치료받으러 갈때면 항상 인체가 그려진 종이에 볼펜으로 표시를 해주시고 어느어느 신경이 연결되어 있어 아프다, 이러저러하게 하고 뭐뭐를 조심하라고 자상하게 알려주시고 연세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겐 큰소리로 말씀해주셔서 정말 친절하셨던 분이다.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귀가해 밥을 먹고 약을 먹었다. 당연히 아직 아프다. 자고 나면 나아져야 할텐데... 문서작업이 엄청 많이 남아 있는데ㅠㅠ 내일 이 일을 많이 해치울 수 있기를...



이렇게 산더미같은 일에 짓눌려 있는데 인사발령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아이고 심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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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알람이 울렸을 때 언제나처럼 알람을 끄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들었고 계속 자고 싶기만 했다. 온몸이 납덩이처럼 무거웠고 마비된 것 같았다. 보통은 로봇처럼 벌떡 일어나서 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곧장 씻으러 가는데. 잠이 매우 모자란 것도 아니었다. 어제 잠이 모자랐기에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고 심지어 새벽 중간에 깨지도 않았다. 그런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 아마 전반적으로 심신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고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뻗어버린 하루였다. 
 
 
휴가를 내고 다시 잠들었다. 자고 또 자고 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계속 자고 싶었지만 억지로 10시에 일어났다.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이 쌓여 있었기에 오늘의 휴가가 이번주에 얼마나 큰 나비효과로 돌아올지 모르겠다만 ㅠㅠ 이러니 쉬는 것도 별로 마음 편한 상황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업무메일도 확인하고 답신도 해줘야 했다. 차라리 아침에 꾹 참고 일어나 출근을 했으면 나았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오늘 날씨도 너무 안 좋았고 전신에 기운이 전혀 없어서 그냥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후에는 글을 이어서 썼는데, 열심히 쓰긴 했지만 쓰면서도 이 파트를 살려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아무래도 이 인물이 이 정도까지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을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 메모를 마친 후 글을 이어 쓰려는데 오후의 그 파트를 들어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마음을 담아서 글의 흐름에 따라 쓴 파트는 들어내기가 좀 힘들다. 그래도 전체 구조를 생각했을 때는 들어내는 게 맞을 것 같고. 아깝기는 하다. 오늘은 예기치 않은 휴가였으니 종일 집중했다면 끝까지 썼을 수도 있을텐데, 결국은 들어내게 될 파트를 두어 페이지나 써버린게 좀 아쉽다. 하여튼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고 결정해야겠다. 어떤 글을 쓰든 보통은 이렇게 삭제한 파트들이 나온다. 이것들은 그냥 지워버리는 대신 모아두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다른 글로 재생산되기는 어렵다. 그러니 좀 아쉬움. 
 

 
너무 많이 자서 오늘밤 잠을 설칠까봐 좀 우려가 된다만, 그래도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 생각이다. 티타임과 꽃 사진 몇 장 접어둔다. 눈 때문에 날이 어두워서 몇 장 안 찍었다. 그래도 기온이 낮지 않아 눈이 쌓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제 눈에 대한 낭만 같은 건 다 사라졌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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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8. 19:27

1.8 월요일 밤 : 헥헥 fragments2024. 1. 8. 19:27





어제 홍차를 안 마신 덕분에 일찍 누워서 잠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새벽 3시에 깬 후(ㅠㅠ) 계속 뒤척이며 아주 얕게 조금 눈붙이다 깨다 반복하느라 수면총량은 역시나 매우 부족한 상태로 출근 ㅠㅠ



할 일이 아주 많았는데 기력이 모자라고 너무 집중이 안돼서 원래 하려던 분량의 절반밖에 못하고 퇴근함. 내일은 왕창 해야 하는데...



퇴근 지하철에서 너무 숨이 답답해서 힘들었다. 마스크도 그렇고 추워서 껴입은 옷도 한몫 한 듯(역시 둥실둥실의 여파)... 생각해보니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잠을 더 못 잤나ㅠㅠ 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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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8. 09:04

네링가 호텔 2022 vilnius2024. 1. 8. 09:04

 
 

 

네링가 호텔은 빌니우스의 가장 중심가인 게디미나스 대로에 있다. 여행을 앞두고 대충 검색을 했고 제일 중심가에 있다는 점, 최근 리노베이션을 했으니 깔끔하다는 평, 나무 바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첫 숙소로 골랐다. 막상 묵어보니 위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주로 돌아다니게 되는 구시가지까지는 좀 걸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다른 나라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그리 멀지는 않았다. 그외에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 청소를 좀 늦게 해줬다는 것이 단점임)

 
 
전형적인 4성 비즈니스 호텔 느낌이었지만 방이 널찍했고(내가 스탠더드보다 하나 더 위를 고르긴 했다) 매우 깔끔했다. 그리고 침대가 아주 편했다. 볕이 잘 들었고 노르딕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리노베이션했다는 호텔의 자랑은 좀 낯간지러웠지만 하여튼 미니멀리즘으로 단순해서 나쁘지 않았다. (나는 노르딕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나무를 많이 쓰는 건 좋다) 
 
 
처음 온 나라, 처음 온 도시. 코로나 이후 몇년만의 여행. 낯선 도시에서 재회한 친구. 초여름의 좋은 날씨. 아마도 이 모든 것 덕분인지 네링가는 나에게 매우 좋은 인상으로 남은 숙소였다. 두번째 숙소인 켐핀스키가 물론 훨씬 고급호텔이었고 예뻤지만 의외로 돌아온 후에는 이곳이 더 기억에 남고 이따금 그리워진다. 언젠가 다시 며칠 묵어보고 싶은 곳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이 네링가는 건물 전면 사진도, 로비 사진도 한 장도 안 찍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커다란 방과 창가의 기다란 의자만 기억난다. 그리고 여기 욕실에 비치되어 있던 바디로션과 샤워젤 향이 상당히 좋아서 그 제품을 구해보고 싶었지만 호텔용 주문제작품인지 아무리 뒤져도 못 구했다는 것도. 로비는 가물가물. (아마 별 특색이 없었던 모양이다) 이곳은 사실 호텔 레스토랑이 아주 유명한 곳인데(소련 시절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나는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했고 결국 거기서 저녁도 먹어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그래서 그냥 방 사진 몇 장들. 아마 이곳은 나에게 <휴식>과 <여행>의 기억으로 각인되어 여전히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진짜 더도 덜도 없이 널찍한 비즈니스 호텔 느낌.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유럽 호텔들 중 이런 곳이 의외로 별로 없다. 
 
 
 

 
 
 
둘째날 밤. 영원한 휴가님과 구시가지를 실컷 쏘다니고 게디미나스 대로를 횡단해 아이스크림 사먹고 나서 방에 돌아와 함께 도라지차를 우려 마셨다. 그 흔적. 
 
 
 

 
 
 
 

 
 
 
숙소를 옮기기 전날. 방에 들어오다가 게디미나스 대로에서 꽃 파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을 발견. 수레국화 한다발을 싼 값에 득템해 행복해하며 돌아왔었다. 
 
 
 

 
 
 
평범해보이지만 의외로 매우 편했던 침대. 이 침대보다 편했던 건 지난 바르샤바 여행의 래플스 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래플스는 비싼 곳이고... 여기는 훨씬 저렴한 곳이니 상대적으로 아주아주 기특한 침대임. 
 
 
 

 
 
 
 

 
 
 
두번째 숙소로 옮기던 날. 짐 다 챙겨서 나가면서 마지막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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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들었는데 7시쯤 깨어났고 계속 누워서 자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너무 피곤해서 깜박 잠들 뻔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마음이 불편해서였는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일요일이지만 종일 수면 부족 상태였다. 오늘 밤에라도 좀 잘 자야겠다는 생각에 홍차도 안 마시고 민들레차를 마셨다. 

 

 

어제는 몸의 기력을 회복하느라 마음이 좀 무감해지면서 우울감도 둔해졌는데 오늘은 종일 불안하고 우울하고 여러가지로 산란한 기분이었다. 좋은 면으로 생각해보려 했지만 온갖 피곤한 생각만 들었다. 아마 본질적인 이유는 내가 정말 뼛속 깊이 지쳤고 그것이 너무 오래된데다 지금의 대내외적 상황이 모두 착잡해서 나아질 가망성이 별로 안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 다 내려놓고 쉬고만 싶다. 

 

 

이번주는 매우 바쁘고 해야 할 일도 많다. 빡센 보고서도 잔뜩 써야 한다. 그리고 주 후반부로 가면 인사이동에 대해서도 조금 더 확실해질 것 같다. 오늘은 온갖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지방 본사로 발령이 날 것 같다는 확신이 많이 들었다. 어떤 부서를 맡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다시 본사로 가게 되면 예전처럼 두집 살림, 길 위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이제 몸과 마음이 잘 버텨낼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만큼 오랫동안 정말 몸과 마음을 갈아내며 일해왔으니 지칠만도 하고 쉬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서 항상 막혀버린다. 마음을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아 모르겠다. 뭐든 실제로 닥쳐오면 더 낫겠지, 불확실한 상태가 가장 어려운 거니까. 

 

 

간밤과 오후 늦게 열심히 글을 썼다. 원래는 오늘 이 글을 마무리할 타이밍이었는데. 아까 글을 써내려가면서도 마지막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선명하지가 않아서(이미지만 있고 문장들과 흐름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미 저녁이 다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저장을 해놓고 pc를 껐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그 마지막의 흐름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었고 저녁을 먹으면서 폰에 키워드들만 적어두었다. 그러니 사실 이 메모를 마친 후 그 키워드들을 살려가며 이 글을 마무리하면 되는데,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기력이 다 빠져나가서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속상하다. 

 

 

이번 주가 두렵다. 해치워야 할 일도 너무 많고 이것저것. 그런데 주말 동안 집에서 쉬면서도 마음이 너무 가라앉고 힘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출근을 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으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다.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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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7. 16:18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1. 7. 16:18

 

 

 

일요일 오후 티타임. 잠을 많이 못 자서 피곤한지라 오늘은 그냥 홍차 대신에 카페인 없는 민들레차를 타서 마셨다. 그랬더니 역시 맛이 없어서 행복하지 않음 ㅠㅠ 머리도 아프고. 하여튼 오늘 티타임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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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바르샤바 여행 첫날 찍었던 사진들 몇 장. 엄밀히 얘기하면 도착한 다음날이지만, 시차 때문에 도착한 날 밤엔 숙소 근처 노비 쉬비아트 거리 초입의 코페르니쿠스 동상 앞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수다떨다 들어온 게 전부라서 제대로 여행을 한 건 그 다음날 아침부터였다. 영원한 휴가님과 함께 종일 돌아다녔던 하루였다. 사진은 아침에 막 나와서 숙소 근처부터 시작해 구시가지 왕의 길, 그리고 점심을 먹었던 자피에첵까지.
 
 
이 기마상은 분명 설명까지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누구의 어떤 조각상이었는지 완전히 백지 ㅠㅠ 어쩐지 영원한 휴가님은 기억하실 거 같은데... 나는 참으로 게으른 여행자임. 바르샤바는 특히 거리 이름도 명소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또 기억하려는 의지도 없이 돌아다녔다. 어쨌든 첫 숙소인 소피텔 뒷길로 나가면 바로 나타나는 조각상이라 자주 봤다. 
 
 
막상 쏘다닐 땐 별로 그런 생각을 안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들을 보니 내 막눈으로는 바르샤바와 빌니우스는 어딘가 조금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구시가지 한정) 물론 바르샤바는 전쟁 때 파괴되어 구시가지가 실지로는 거의 모두 재건된 쪽이기 때문에 빌니우스의 '실제' 고풍스러움과는 다르지만, 지금 사진들을 보니 어딘가 묘하게 닮았다. 바르샤바와 빌니우스가 거리적으로도 상당히 가깝기도 하고 두 나라가 역사적으로도 연결고리가 있어서 그런가. 하긴 유럽은 여기저기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긴 하다만 그래도 그 일반적인  닮은 느낌보다 조금 더 닮은 느낌이랄까. 
 

 
 

 
 
 
 

 
 
 
 

 
 
 
 

 
 
 
 

 
 
 
 

 
 
 
 

 
 
 
 

 
 
 
여기는 폴란드가 자기네 전통음식이자 최고의 상징 중 하나라고 내세우는 <피에로기>를 파는 음식점. 자피에첵이라는 곳인데 체인이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피에로기는 독특한 점은 전혀 없고 그냥 수많은 만두와 그 친척들 중 하나로 느껴질 뿐이었다 ㅎㅎㅎ 맛은 좋았는데 이것저것 먹어볼 마음에 잼과 과일이 든 바레니키 스타일의 피에로기와 군만두 스타일의 피에로기를 한접시씩 시키고 엄청 짜디짠 양배추 수프(이것은 정말 폭망이라 사진도 올리기 싫어서 제외함)까지 시켜버려서 결국 엄청 많이 남겼다. 남은 건 싸왔는데 다 못먹음.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왜 그러느냐고 하신다면... 흑흑, 많았습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소스는 양파와 돼지고기를 졸여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소스로 빌니우스에서 먹었던 체펠리나이에 곁들여준 토핑이랑 맛이 비슷했다. 
 
 
... 이 날의 여행 메모는 아래
 
 
moonage daydream :: 9.24 일요일 밤 : 바르샤바에서 동행과 함께 즐거운 하루 (tistory.com)

9.24 일요일 밤 : 바르샤바에서 동행과 함께 즐거운 하루

밤에는 곤하게 자다가 시차 때문에 새벽 3시 반에 깨어나 괴로워하다 다시 잤다. 수면 부족 상태였지만 어쨌든 일어나서 아침은 영원한 휴가님이 나를 위해 사다주신 오리고기와 서양배가 든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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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6. 21:16

1.6 토요일 밤 : 약간 회복 fragments2024. 1. 6. 21:16

 

 

 

 

너무 지쳐서 완전히 쓰러져 잤다. 새벽 6시 즈음 평일의 리듬 때문에 깨어나 두어시간 이상 못 자다가 새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났고 정오가 넘어서까지 침대에 붙어 있었다. 새잠이 들었을 때는 엄마가 아파서 급하게 119에 전화를 했는데 도무지 구급차가 오지 않아 안절부절 못하는 꿈을 꿔서 매우 피곤했다. 꿈이라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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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마음과 몸이 정말 탈수기에 쥐어짜진 듯, 모든 살과 피와 기름이 다 짜내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기분이었다. 혈관이 텅 빈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기운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밤에는 두통이 너무 심해지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진통제도 두 알 먹었다. 두통과 무력함은 그래도 좀 많이 자고 누워 있었더니 좀 가셨다. 너무 지쳤던 것 같다. 이유도 알고 있다. 어제 최고임원께 업무보고를 드리러 가면서 지금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지 물어보고 또 그러고 싶다는 의지도 전달하기 위해 마음 속의 모든 기운과 용기를 다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해,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기존보다 더 흉금없이 논의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은 좋은 점이었다. 그러나 앞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다시 본사로 갈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차라리 업무수행의 부족한 점 때문이라면 모르겠는데 그것과는 좀 다른(나와 관계없는) 문제들이 얽혀 있었다. 최고임원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마 다음주 중이면 결론이 나올 것 같다.

 

 

어쨌든 불안하고 답답했던 상황에서 그래도 한번이라도 이야기를 해봤다는 것은 잘한 것 같고,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알게 된 것도 플러스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업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적극성을 어필하긴 했지만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너무 지쳤고 지금 업무와 관련해 온갖 어려운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근무라는 장점이 모든 것을 상쇄하는 것이다. 다시 지방 본사에 두번째 집을 얻고 매주 서울을 오가며 일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고된데다(예전보다 나이도 더 먹었고), 지금의 정치 사회적 상황은 전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에 이래저래 많은 고민이 된다.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는 윗분은 나에게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많이 의지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내가 남아주기를 원하시는데 이분의 그런 마음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만일 다시 본사 발령을 받게 된다면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회사에 계속 남을지 아니면 그만둘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

 

 

사실 너무 지쳐서 그저 쉬고만 싶기는 하다. 간밤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되새겨보니 이것이 예전에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의 증상과 상당히 유사했다. 완전한 번아웃. 우울함. 무기력함. (어제는 그런 생각조차 할 상태가 아니었음) 그간 어떻게든 잘 버텨왔지만 이런 것이 완전히 나아지는 건 역시 불가능한 것인가 싶다. 그냥 지금은 1. 그대로 이 업무와 자리에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음. 2. 만일 지방 본사로 다시 발령을 받는다면 지금 업무와 연관된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그것이 좋은 점 ... 이라고 모든 어려움에는 일말의 좋은 점이 하나는 있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아주 안 좋은 점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니... 그런데 2의 경우도 여러 가지로 갈리게 되기 때문에, 정말 우려하는 업무를 떠맡게 된다면 그만두고 싶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늦게 일어나서 청소와 목욕을 하고 밥을 먹은 후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멍때리고 쉬었다. 막 차를 우려 마시려던 때 꽃이 도착했다. 올해 처음 받은 꽃은 밍크버들이라는 보송보송한 식물 두 대와 하얀 스노우플레이크 장미, 연보라 스토크, 분홍 튤립 한 대였다. 스토크와 장미의 잎사귀만 좀 제거하면 되는 터라 금방 다듬어서 지난주의 안개꽃 약간과 함께 꽂아두었다. 안개꽃은 이제 다 시들어서 말라버렸다만 모양을 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오후 늦게 글을 조금 썼다. 이번 주말에는 다 마치고 싶었는데 기력이 모자라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이 메모를 마친 후 할 수 있는만큼 쓰다가 자려고 한다. 

 

 

 

 

 

 

꽃 사진 몇 장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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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6. 17:14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1. 6. 17:14

 

 

 

토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잠을 자고 늦게까지 누워 있으면서 약간 기력이 돌아왔다. 자꾸 이것저것 생각해봤자 나아질 게 없으니 그냥 어떤 경우든 좋은 점이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마가렛 호프 다즐링을 좀 진하게 우려 마셨다. 

 

 

 

 

 

 

 

 

 

 

 

막 차를 우리려는데 꽃이 도착해서 얼른 다듬어서 꽂아두었다. 오늘의 꽃은 연보라색 스토크와 분홍 튤립, 밍크버들, 스노우플레이크 장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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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5. 19:50

1.5 금요일 밤 : 고갈 fragments2024. 1. 5. 19:50






오늘은 너무 지치고 너무 기력이 없어서 짧게 적는다. 마음과 몸의 모든 힘을 마지막 1%까지 다 짜내서 쓴 것 같다. 먹은게 부족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저녁을 먹었는데도 머리가 멍하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몸을 지탱하기가 어렵다. 아마 마음 속 모든 힘과 용기를 다 끌어모았기 때문인가보다. 많이 자고 내일 쉬면 좀 나아지려나 싶다. 이제 앞날이고 뭐고 그저 지치고 힘들어서 될대로 되든 말든 싶다.



어쨌든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니... 눈에 덮인 이삭 성당 정경. @andrei_mikhailov 나도 저 풍경이 너무나 낯익다. 그립다고 쓰려다가, 정말 그리운 건지 아니면 아무래도 좋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너무 지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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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유일무이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꿈에 이분이 나와서. 그 꿈은 좋았으나 그전에 꾼 건 악몽이라 새벽 2시에 놀라서 깼었다. 역시나 이상한 동네에서 헤매며 택시 잡으려다 컴컴한 도로에서 시커먼 그림자 같은 악당이 뒤에서 갑자기 나를 낚아채며 공격 혹은 납치하려는 꿈이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퍼뜩 깼었다. 요즘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것 같다 ㅠㅠ



그래도 그 다음 꿈에서는 오랜만에 이분의 공연을 보러 갔다. 작은 무대였고 지젤이었는데 막상 춤은 라 바야데르에 더 가까웠고 리허설인지 연습복 차림이었다. 얘기도 좀 나눈 것 같은데 가물가물. 그러고는 그 공연은 미디어 필름 같은 것으로 전환되었는데 기후위기와 폐허가 된 공장지대 같은 풍경들이 나오고 막상 이분이 안나와서 실망하다 깼음(좋다가 말았네ㅠㅠ) 그래도 잠깐이라도 꿈에서 봐서 반가웠다.




무척 피곤한 하루였다. 일하느라 바빴고 윗분과 한참동안 최고임원이 하달한 정말 어려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며 논의했다. 다른 부서들과도 연락을 하며 방안을 마련해보려고 동분서주함. 그외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 정말 내 앞날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오늘은 너무 지친 나머지 다 그만두고 쉬고만 싶기도 했다. 몸도 너무 아프고 피곤하다. 스스로를 책임지며 사는 거 너무 힘들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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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3. 19:39

1.3 수요일 밤 : 지침 fragments2024. 1. 3. 19:39






오늘도 여전히 매우 바쁜 하루였다. 오전엔 여러가지 사고를 수습하고 해결했다. 오후엔 상당히 어려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선임 직원과 한참 토의를 했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출근 후 사무실에서 30분가량 의자에 기대어 졸았다. 점심 먹고 와서도 졸고, 퇴근 지하철에서도 정신없이 졸았다. 피로의 여파도 있지만 이게 심적으로 지치고 걱정거리와 불안감이 쇄도할때 불면의 역작용처럼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해서(기력이 다 빠져달아나고 심신이 처져버린다) 좀 걱정스럽다. 지금의 일도 많이 힘들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다른 여러 변화가 오면 그걸 견뎌내고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피곤하니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어디서 밥 차려주는 식탁보, 금화를 낳는 당나귀가 나타나면 좋겠다(이 3종세트 중 두들겨패는 방망이는 필요없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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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밤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결국 수면 부족 상태로 새벽 출근. 종일 바쁘고 빡세게 일했다. 과제들이 심지어 더 많아졌다. 너무 일이 몰려서 머리와 몸 모두 모자란다. 그리고 앞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며칠 쉬고 나왔으니 기력이 충만해야 하는데 어째 이런지... 인사이동 대상이 되면 이렇게 애쓴 일들이 너무 허망할 것 같다.



요즘은 ‘나쁜 것으로 회귀하는 게 이렇게도 쉽다니’ 하고 매일같이 놀라움의 연속이다. 심지어 더 나빠진다. 이런 가운데 일해먹고 사는 게 정말 고역이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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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1. 20:19

1.1 월요일 밤 : 새해 첫날 fragments2024. 1. 1. 20:19

 

 

 

2024년의 첫날. 

 

 

나는 아직도 2000년의 첫날을 기억한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그 새해 전야. 밀레니엄과 인파로 가득한 종각의 거리, 지하철역 근처의 어느 카페. 그때는 2000년이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매년 이렇게 숫자가 하나씩 늘어나다 보니 점점 무감해지는 것 같기는 하다. 

 

 

오늘까지 집에서 쉬었고 글을 쓰면서 보냈다. 자정 전에 침실로 들어갔지만 폰으로 제야의 종 치는 것을 보았고 가족과 친구들과 새해 인사를 좀 주고받은 후 게으름피우다 늦게 잠들었다. 새벽부터 수차례 깼다가 도로 잠들어서 얕은 잠과 꿈에 시달렸다. 연휴가 이제 다 끝났다. 

 

 

새해에는 좀 희망찬 마음을 가져야 할텐데 사실 온갖 근심걱정만 가득하다. 올해의 목표는 나와 가족 모두 건강한 것, 심신의 평안과 안정이 가장 우선이다. 이번주에 출근하면 아마 온갖 변화와 어려움이 닥쳐오겠지. 생각이 거듭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어지러워지니 의식적으로라도 그런 고민을 차단해야겠다. 

 

 

오후에 열심히 글을 썼다. 간밤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집중해서 썼다. 오늘 다 마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조금 남았다. 이 메모를 마치고서도 더 쓰려고 하고는 있다만 아마 오늘 마치지는 못할 것 같다. 아쉽지만 이런 것은 무리해서 될 일은 아니다. 집중하며 밤을 새서 쓰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기엔 기력이 많이 모자란다. 이렇게 사실을 기술하고 나니 좀 슬프네 흑흑.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야 한다. 새해 첫 출근이니 기운을 내야겠다. 올해 모든 것이 다 형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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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1. 16:03

새해 오후 tasty and happy2024. 1. 1. 16:03

 

 

 

새해 첫날. 오후 티타임. 

 

 

새해에는 항상 행운을 바라는 마음으로 수탉 찻잔을 꺼내 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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