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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에 해당되는 글 3

  1. 2024.01.06 바르샤바 산책 : 기마상에서 피에로기까지 2
  2. 2024.01.06 1.6 토요일 밤 : 약간 회복
  3. 2024.01.06 토요일 오후

 
 
 

지난 가을, 바르샤바 여행 첫날 찍었던 사진들 몇 장. 엄밀히 얘기하면 도착한 다음날이지만, 시차 때문에 도착한 날 밤엔 숙소 근처 노비 쉬비아트 거리 초입의 코페르니쿠스 동상 앞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수다떨다 들어온 게 전부라서 제대로 여행을 한 건 그 다음날 아침부터였다. 영원한 휴가님과 함께 종일 돌아다녔던 하루였다. 사진은 아침에 막 나와서 숙소 근처부터 시작해 구시가지 왕의 길, 그리고 점심을 먹었던 자피에첵까지.
 
 
이 기마상은 분명 설명까지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누구의 어떤 조각상이었는지 완전히 백지 ㅠㅠ 어쩐지 영원한 휴가님은 기억하실 거 같은데... 나는 참으로 게으른 여행자임. 바르샤바는 특히 거리 이름도 명소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또 기억하려는 의지도 없이 돌아다녔다. 어쨌든 첫 숙소인 소피텔 뒷길로 나가면 바로 나타나는 조각상이라 자주 봤다. 
 
 
막상 쏘다닐 땐 별로 그런 생각을 안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들을 보니 내 막눈으로는 바르샤바와 빌니우스는 어딘가 조금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구시가지 한정) 물론 바르샤바는 전쟁 때 파괴되어 구시가지가 실지로는 거의 모두 재건된 쪽이기 때문에 빌니우스의 '실제' 고풍스러움과는 다르지만, 지금 사진들을 보니 어딘가 묘하게 닮았다. 바르샤바와 빌니우스가 거리적으로도 상당히 가깝기도 하고 두 나라가 역사적으로도 연결고리가 있어서 그런가. 하긴 유럽은 여기저기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긴 하다만 그래도 그 일반적인  닮은 느낌보다 조금 더 닮은 느낌이랄까. 
 

 
 

 
 
 
 

 
 
 
 

 
 
 
 

 
 
 
 

 
 
 
 

 
 
 
 

 
 
 
 

 
 
 
여기는 폴란드가 자기네 전통음식이자 최고의 상징 중 하나라고 내세우는 <피에로기>를 파는 음식점. 자피에첵이라는 곳인데 체인이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피에로기는 독특한 점은 전혀 없고 그냥 수많은 만두와 그 친척들 중 하나로 느껴질 뿐이었다 ㅎㅎㅎ 맛은 좋았는데 이것저것 먹어볼 마음에 잼과 과일이 든 바레니키 스타일의 피에로기와 군만두 스타일의 피에로기를 한접시씩 시키고 엄청 짜디짠 양배추 수프(이것은 정말 폭망이라 사진도 올리기 싫어서 제외함)까지 시켜버려서 결국 엄청 많이 남겼다. 남은 건 싸왔는데 다 못먹음.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왜 그러느냐고 하신다면... 흑흑, 많았습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소스는 양파와 돼지고기를 졸여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소스로 빌니우스에서 먹었던 체펠리나이에 곁들여준 토핑이랑 맛이 비슷했다. 
 
 
... 이 날의 여행 메모는 아래
 
 
moonage daydream :: 9.24 일요일 밤 : 바르샤바에서 동행과 함께 즐거운 하루 (tistory.com)

9.24 일요일 밤 : 바르샤바에서 동행과 함께 즐거운 하루

밤에는 곤하게 자다가 시차 때문에 새벽 3시 반에 깨어나 괴로워하다 다시 잤다. 수면 부족 상태였지만 어쨌든 일어나서 아침은 영원한 휴가님이 나를 위해 사다주신 오리고기와 서양배가 든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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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6. 21:16

1.6 토요일 밤 : 약간 회복 fragments2024. 1. 6. 21:16

 

 

 

 

너무 지쳐서 완전히 쓰러져 잤다. 새벽 6시 즈음 평일의 리듬 때문에 깨어나 두어시간 이상 못 자다가 새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났고 정오가 넘어서까지 침대에 붙어 있었다. 새잠이 들었을 때는 엄마가 아파서 급하게 119에 전화를 했는데 도무지 구급차가 오지 않아 안절부절 못하는 꿈을 꿔서 매우 피곤했다. 꿈이라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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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마음과 몸이 정말 탈수기에 쥐어짜진 듯, 모든 살과 피와 기름이 다 짜내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기분이었다. 혈관이 텅 빈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기운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밤에는 두통이 너무 심해지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진통제도 두 알 먹었다. 두통과 무력함은 그래도 좀 많이 자고 누워 있었더니 좀 가셨다. 너무 지쳤던 것 같다. 이유도 알고 있다. 어제 최고임원께 업무보고를 드리러 가면서 지금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지 물어보고 또 그러고 싶다는 의지도 전달하기 위해 마음 속의 모든 기운과 용기를 다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해,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기존보다 더 흉금없이 논의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은 좋은 점이었다. 그러나 앞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다시 본사로 갈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차라리 업무수행의 부족한 점 때문이라면 모르겠는데 그것과는 좀 다른(나와 관계없는) 문제들이 얽혀 있었다. 최고임원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아마 다음주 중이면 결론이 나올 것 같다.

 

 

어쨌든 불안하고 답답했던 상황에서 그래도 한번이라도 이야기를 해봤다는 것은 잘한 것 같고,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알게 된 것도 플러스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업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적극성을 어필하긴 했지만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너무 지쳤고 지금 업무와 관련해 온갖 어려운 일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근무라는 장점이 모든 것을 상쇄하는 것이다. 다시 지방 본사에 두번째 집을 얻고 매주 서울을 오가며 일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고된데다(예전보다 나이도 더 먹었고), 지금의 정치 사회적 상황은 전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에 이래저래 많은 고민이 된다.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는 윗분은 나에게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많이 의지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내가 남아주기를 원하시는데 이분의 그런 마음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만일 다시 본사 발령을 받게 된다면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회사에 계속 남을지 아니면 그만둘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

 

 

사실 너무 지쳐서 그저 쉬고만 싶기는 하다. 간밤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되새겨보니 이것이 예전에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의 증상과 상당히 유사했다. 완전한 번아웃. 우울함. 무기력함. (어제는 그런 생각조차 할 상태가 아니었음) 그간 어떻게든 잘 버텨왔지만 이런 것이 완전히 나아지는 건 역시 불가능한 것인가 싶다. 그냥 지금은 1. 그대로 이 업무와 자리에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음. 2. 만일 지방 본사로 다시 발령을 받는다면 지금 업무와 연관된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그것이 좋은 점 ... 이라고 모든 어려움에는 일말의 좋은 점이 하나는 있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아주 안 좋은 점들이 많지만 그것들은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니... 그런데 2의 경우도 여러 가지로 갈리게 되기 때문에, 정말 우려하는 업무를 떠맡게 된다면 그만두고 싶다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늦게 일어나서 청소와 목욕을 하고 밥을 먹은 후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멍때리고 쉬었다. 막 차를 우려 마시려던 때 꽃이 도착했다. 올해 처음 받은 꽃은 밍크버들이라는 보송보송한 식물 두 대와 하얀 스노우플레이크 장미, 연보라 스토크, 분홍 튤립 한 대였다. 스토크와 장미의 잎사귀만 좀 제거하면 되는 터라 금방 다듬어서 지난주의 안개꽃 약간과 함께 꽂아두었다. 안개꽃은 이제 다 시들어서 말라버렸다만 모양을 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오후 늦게 글을 조금 썼다. 이번 주말에는 다 마치고 싶었는데 기력이 모자라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이 메모를 마친 후 할 수 있는만큼 쓰다가 자려고 한다. 

 

 

 

 

 

 

꽃 사진 몇 장 아래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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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 6. 17:14

토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24. 1. 6. 17:14

 

 

 

토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잠을 자고 늦게까지 누워 있으면서 약간 기력이 돌아왔다. 자꾸 이것저것 생각해봤자 나아질 게 없으니 그냥 어떤 경우든 좋은 점이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마가렛 호프 다즐링을 좀 진하게 우려 마셨다. 

 

 

 

 

 

 

 

 

 

 

 

막 차를 우리려는데 꽃이 도착해서 얼른 다듬어서 꽂아두었다. 오늘의 꽃은 연보라색 스토크와 분홍 튤립, 밍크버들, 스노우플레이크 장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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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