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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20. 16:51

청소해 주세요 방해하지 마세요 2023 warsaw2023. 11. 20. 16:51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누가 청소를 해주고 아침밥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요금에 따라 아침밥을 안 주는 곳도 있는데 이럴 때는 늦잠을 자고 맘껏 게으름피우다 대충 때울 수 있다는 또다른 장점이 생긴다. 호텔이 아닌 숙소에 묵으면 청소를 안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 택한 곳일테니 그러려니 한다. 어쨌든 제일 좋은 건 아침밥도 주고 청소도 해주는 아늑한 호텔에 묵을 때이다. 각 호텔마다 나름대로의 <청소해 주세요>와 <방해하지 마세요> 태그가 있는데 그 태그가 예쁜 곳들은 마음에 많이 남는다. 보통은 앞면은 '청소해 주세요' 뒷면은 '방해하지 마세요'가 적힌 종이 태그를 많이 쓰지만 안 그런 곳들도 있고 그런 곳 태그들은 또 신기하게도 다른 데보다 예쁘다. 
 
 
바르샤바의 이 호텔은 <청소해 주세요>는 이렇게 가죽 케이스에 카드를 넣어서 걸어두게 되어 있었고 <방해하지 마세요>는 방 안에서 버튼을 눌러 불이 들어오게 해놓는 구조였다. 버튼을 눌러놓으니 편하긴 한데 제대로 눌러놓은 건지 좀 헷갈려서 나같은 아날로그 인간은 '아 그래도 어차피 ‘청소해 주세요’도 카드 걸어놓는데 ‘방해하지 마세요’도 카드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저 빨간 가죽 케이스와 카드도 예뻤으므로. 저것을 우리집에도 가져와 걸어두고 싶었지만 일회성 종이 태그가 아니고 가죽 케이스라 당연히 그러지는 못하고 '예쁜데...' 하는 마음만 가득. 
 
 
그런데 돌아와서 노동 폭풍에 시달리다보니 그저 '아아 청소해주는 우렁이 있으면 좋겠다'로 수렴됨. 흑흑 집에 가도 아무도 청소 안해줘. 아침밥 안줘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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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