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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돈키호테'에 해당되는 글 15

  1. 2016.12.13 12.11 일요일 :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 마린스키 돈키호테 짧은 메모(커튼콜 두장) 6
  2. 2016.11.05 미샤의 신입 시절, 싸움의 이유, 붉은 장미와 하얀 눈 44
  3. 2016.07.13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 안젤리나 보론초바 돈키호테 짧은 메모와 커튼 콜 사진들(6.11,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4
  4. 2016.06.1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사진 몇 장(청동기사상, 돈키호테)
  5. 2016.06.11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커튼 콜(6.9) with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4
  6. 2016.04.29 세계 춤의 날 기념 슈클랴로프 화보 잔뜩 4
  7. 2016.03.31 극장의 날 기념 5)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부 사진 몇 장 + 이반 바실리예프 커튼 콜 사진 두 장
  8. 2016.02.14 돈키호테 '투우사와 거리의 무희 춤' 클립 두 개(이반첸코 & 페투슈코바, 바이무라도프 & 콘다우로바) 4
  9. 2015.05.07 서무의 슬픔 20편에 이어 : 바질의 화려한 춤들(사라파노프, 루지마토프, 슈클랴로프, 바실리예프, 폴루닌 등) 2
  10. 2015.04.30 서무 19편에 이어 :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영상 클립 몇 개와 사진 몇 장(포노마료프, 노비코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등) 4
  11. 2015.02.20 이반 바실리예프의 돈키호테, 아주 짧은 메모 + 커튼 콜 사진 두 장
  12. 2014.10.31 금요일 밤의 무용수 사진 몇 장 : 누레예프, 비슈네바,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 노비코바
  13. 2014.06.25 마음의 위안을 위해
  14. 2014.05.24 발레 돈키호테 영상 클립 몇 개 : 테료쉬키나&슈클랴로프, 니넬 쿠르가프키나 기념 갈라, 바질 3인무 등 2
  15. 2014.05.04 국립발레단 해설 발레 - 돈키호테 보고 나옴

어제는 공연 보고 늦게 들어와 뻗어서 메모를 정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간단히 적는다.


..




어제 낮엔 도시 좀 외곽의 오부호브스코이 오보로느이에 있는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에 다녀왔다.


좀 고생하며 갔지만 간 보람이 있었으니 도자기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 앞에서 나는 넋을 잃고...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어 진열장을 깨고 싶었고.. 역시 돈과 노동력을 마구 부리고 착취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도자기가 아름답고 화려할수밖에 없구나, 소련 시절 나온 디자인들은 괴롭구나(그래도 소련 것들도 또 보다보니 은근 매력 있음. 하긴 코발트넷도 소련 시절 디자인임)








샵에서 파산할뻔 했지만 꾹꾹 참고 찻잔 두개와 꽃병 하나만 샀다. 싹쓸이해오고팠다. 게다가 이미 전시실의 고색창연하고 어마어마한 황실 사용 도자기들을 보자 이제 샵에 있는 찻잔도 눈에 안 들어올 지경!!


아 나 이 박물관에 취직하고프다!! (그리고는 밤마다 몰래 찻잔 꺼내 차 우려 마시고 ㅋㅋ)



..





돌아와선 옷 갈아입고 료샤와 마린스키 근처의 The Repa에 저녁 먹으러 갔다. 이곳 빵과 양배추 수프가 은근히 맛있다.


..




먹고 나서 돈키호테 보러 갔다. 어제 배역은 바질-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키트리-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 콘스탄틴 즈베레프 등이었다. 원래 키트리 역이 옥사나 스코릭이었는데 아픈 건지 옙세예바로 교체됨. 나는 키트리라면 스코릭보다 옙세예바가 더 마음에 드는 타입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예르마코프 바질은 반은 좋고 반은 아쉬움. 나는 예르마코프와 즈베레프를 둘다 무용수로서 꽤 좋아한다만, 예르마코프는 의외로 희극 연기도 괜찮고 파트너링이야 원래 좋았지만..



아무래도 바질이란 역 자체가 좀더 민첩하고 새처럼 날아다니는 무용수가 더 어울리다보니 키큰 예르마코프는 어딘가 자꾸 투우사였음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솔로에서도 점프나 주테가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예르마코프가 추는거 봐서 좋긴 했다.



즈베레프 투우사는 매우 멋졌으나 옥의 티는 의외로 망토 간지나게 돌리는게 좀 약했다!!!! 이 사람 스메칼로프 발레들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툭하면 망토 늘어뜨리고 나오는데 어째서인거냐 ㅠㅠ 차라리 3막 선술집에서 망토 없이 추는게 더 어울렸다. 어깻짓을 좀더 하며 좀더 거들먹거려도 좋았을텐데 :)



옙세예바 키트리는 이따금 피루엣이나 테크닉에서 삐끗할 땐 있어도 타고난 키트리 연기를 잘해서 보기 좋았다. 딱 키트리 느낌이란 게 있는데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그게 정말 잘 어울려서 최근 무대에서 본 키트리들 중 가장 맘에 들었다. 슬며시 옛날 타치야나 체레호바 생각이 좀 났다, 테크닉보단 외모적으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다른 무용수들과 공연 리뷰는 나중에 따로.. (언제 ㅠㅠ)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극장 레퍼토리 중 하나라 보고 나면 행복해진다. 이것으로 이번 페테르부르크의 짧은 일정에 포함된 공연 끝.. 발레 두개랑 연주회 하나 뿐이라 무척 아쉬웠다.


..




늦게 돌아와 완전히 뻗음.


:
Posted by liontamer

 

 

 

 

전에 이 about writing 폴더에 트로이의 관점에서 기술된 미샤의 첫 시즌과 그의 돈키호테 무대 데뷔, 폐렴으로 인한 입원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발췌한 적이 있다. 아래 이야기는 같은 사건에 대한 미샤의 오랜 후원자이자 애인인 고위직 당 간부 드미트리 마로조프의 회상이다.

 

물론 트로이와 마로조프는 서로 다른 곳에 존재하고 또 다른 식으로 미샤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이 해프닝을 마주한다. 트로이가 아는 것을 마로조프는 모르고 마로조프가 아는 것을 트로이는 모른다. 미샤는 당사자이므로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나처럼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이 다 그럴테지만.

 

시간적 배경은 1974년 4월. 미샤가 키로프 극장에 들어간지 반년이 조금 넘은 시기이다. 그는 이미 해적의 알리와 지젤의 알브레히트로 공전의 성공을 거두고 이른바 원더키드로 관객들과 평론가들을 사로잡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키로프 발레단의 유명 무용수들은 소련 각 도시를 도는 국내 투어를 떠나고 미샤도 거기 합류한다. 아래 이야기는 투어에서 돌아온 미샤를 레닌그라드 근방의 도로에서 자기 고급차에 태워주는 드미트리 마로조프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세레브랴코프와 마할린은 모두 가상의 인물이다. 세레브랴코프와 미샤의 악연에 대해서는 몇번 발췌한 적이 있다.

니나 크류코바 역시 가상의 인물로 당시 키로프 극장의 톱스타 프리마 발레리나이다. 옛날로 따지면 나탈리야 두딘스카야나 갈리나 울라노바, 요즘으로 따지면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디아나 비슈뇨바처럼 극장을 대표하는 발레리나인데 소련 시절이라 지금의 자하로바나 로파트키나보다 위상이 더 높았다.

율리야 야스미나는 미샤의 어머니이다.

 

 

맨 위 사진은 마린스키 극장 무대에 드리워진 막. 아래 사진은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를 추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백스테이지에서 찍은 것. 돈키호테 사진들은 전에 많이 올려서.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 다리 좀 뻗어도 되나요? 누워도 되면 더 좋겠는데... ”

 

 

 그건 미샤의 키로프 첫 시즌 봄이었다. 그때 그는 키예프와 사라토프를 거쳐 페름까지 이어진 3주 동안의 국내 투어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는 레닌그라드 진입로에서 미샤를 태웠다. 커다란 가방을 들고 버스에서 내린 그 아이의 옷은 먼지투성이에 온통 구겨져 있었다. 투어 도중에 독감에라도 걸렸는지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발레학교 시절부터 그 아이는 대놓고 자존심을 세우며 내가 보낸 차를 타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날만은 예외였다. 물론 그는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넓고 푹신한 뒷좌석에 몸을 눕히더니 두 다리를 쭉 뻗고 두 손으로 무릎을 이리저리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 꽤 지쳤나보군. ”

 

 “ 3주 내내 버스로 끌려 다녔거든요. 엔진이 세 번 고장나고 타이어가 네 번 터졌어요. 페름에선 공연 30분 전까지도 그 고물 버스 안에 처박혀 있어야 했죠. ”

 

 “ 어쩌겠나,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대우가 좀 나아지겠지. ”

 

 

 건방진 꼬마는 코웃음을 치려고 했지만 꼴사납게 밀려오는 기침 때문에 때를 놓쳤다. 충혈된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머리는 이미 까치집처럼 헝클어져 있었고 뺨은 열에 들떠 사과처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왼쪽 광대뼈 언저리는 파랗게 멍이 들어 부풀어 있었다.

 

 간신히 기침이 멎었을 때 나는 그에게 손수건을 주었다. 미샤는 눈과 코를 닦은 후 손수건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쳤다.

 

 

 “ 그 버스 안에는 인민예술가 한 명에 공훈예술가 두 명이 있었다고요. ”

 

 “ 그럼 불평하지 말아야지. ”

 

 

 더워서 벗어놓았던 캐시미어 스웨터를 그 아이의 목과 가슴 위로 덮어준 후 나는 광대뼈의 상처에 대해 물었다. 이미 반쯤 졸고 있었던 미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후 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을 때에야 내키지 않는 어조로 대꾸했다.

 

 

 “ 존경하는 인민예술가께서 남겨주신 흔적입니다. ”

 

 “ 이런 짓을 할 만한 건 세레브랴코프인 것 같은데. ”

 

 “ 그깟 공훈예술가 따윈 그럴 배짱이 없죠. ”

 

 

 싸움을 건 쪽은 세레브랴코프였다. 단순한 선배들의 위계 잡기일 수도 있었고 들어온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주역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경쟁 상대에 대한 질투일 수도 있었다. 미샤는 선배 무용수의 도발에 모욕적인 발언으로 맞섰고 과히 우아하지 못한 싸움이 벌어졌다. 그들을 떼어놓은 건 대선배인 알렉세이 마할린이었다.

 

 

 “ 마할린이 자넬 쳤다고? 그 온순한 친구가? ”

 

 “ 발레단에 온순한 인간 같은 건 없어요. ”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 어쨌든 불평하지 말아야겠군. 인민예술가에게 맞은 거라면. ”

 

 “ 불평 같은 건 안 해요. 별로 아프지 않았거든요. ”

 

 

 그날 밤 미샤는 스몰니의 내 아파트에 머물렀다. 다음날 아침 돌아갈 때는 내 스웨터를 입고 갔다. 모자까지 받아 썼다. 아마 외투를 줬다면 그것도 망설임 없이 입고 갔을 것이다.

 

 잠시 후 나는 산책을 하려고 나왔다가 현관에서 몇 발짝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 아이를 발견했다. 이른 봄이었지만 변덕스러운 레닌그라드 날씨답게 새벽부터 폭설이 쏟아졌기 때문에 미샤는 발목까지 차오른 눈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미끄러져 넘어진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새하얀 눈 위로 새빨간 핏방울이 루비처럼 점점이 흩뿌려져 있었다. 페름에서 싸움이 붙었을 때 마할린은 그 아이의 코와 광대뼈 사이를 가격했던 것이다. 요행히 코뼈가 부러지거나 내려앉지는 않았다. 심지어 콧등이 부어오르지도 않았다. 그저 눈 위에 앉아 코피를 펑펑 흘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 이런데도 아프지 않았다고? ”

 

 “ 아프지는 않아요. 숨쉬기가 불편할 뿐이지. ”

 

 

 그나마 얼굴이 망가지지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물론 알렉세이 마할린에게는 더욱 더. 며칠 동안 나는 그 작자를 고별 공연도 없이 은퇴시키고 말겠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나는 오전 연습에 가야 한다고 우기는 미샤를 기사의 차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간단한 치료로 끝날 줄 알았지만 검사가 이어졌고 병원에서는 그 자리에서 미샤를 입원시켰다. 마할린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코 때문이 아니라 폐렴 때문이었다.

 

 이틀 째 되던 날 그는 간호사에게는 말도 하지 않고 병실에서 기어나가 리허설과 정례 수업에 참석하고 그 다음날 밤에는 예정대로 무대에 올라가 춤을 췄다. 돈키호테였고 파트너는 니나 크류코바였다. 그녀는 미샤의 표현대로라면 ‘존경하는 인민예술가’였고 오랫동안 세레브랴코프의 파트너였다.

 

 

 무용계에서는 한동안 크류코바가 미샤를 낙점한 것에 대해 떠들어댔지만 그날 돈키호테 공연에서 그녀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아직도 그날 밤 관객들의 환호와 충격 어린 열광을 기억한다. 그랑 파이널의 코다 무렵에는 천둥처럼 울려대는 갈채와 신음 소리, 숨이 멎는 듯한 비명들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전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미샤가 솔로를 마쳤을 때 무대로 날아든 꽃들 때문에 크류코바는 하마터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 했다. 커튼콜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나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야 했다.

 

 

 극장 밖은 꽃다발과 편지와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진창으로 부츠를 더럽히며 줄지어 있는 팬들로 가득했다. 주차장 한켠에는 얇은 봄 코트를 입고 머리를 스카프로 감싼 율리야 야스미나가 그 열광적인 남녀들을 힐끗거리며 서 있었다. 아들을 보러 온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를 서류의 사진으로밖에 본 적이 없었지만 흐릿한 가로등 램프 불빛 아래에서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창백한 얼굴과 빛나는 검은 눈, 길고 미끈한 목과 호리호리한 실루엣, 초조함과 행복감이 뒤섞인 표정.

 

 

 그날 밤 팬들도 율리야도 그를 만나지 못했다. 투우사를 췄던 동료가 분장실에 갔다가 고열로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뒹굴고 있는 미샤를 발견했다. 그 고집쟁이는 40도까지 열이 치솟는 것도 모르고 춤을 추러 올라갔던 것이다. 혼비백산한 다닐로프가 자기 차로 그를 병원에 싣고 갔다고 들었다.

 

 

 나는 다음날 병원에서 율리야를 보았다. 그녀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나도 굳이 인사를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복도에 선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를 감싸고 있는 긴 손가락 사이로 결혼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나는 그녀에게 세르게이 야스민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침묵했다. 그녀가 과거 속에서 살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니 어쩌면 그건 미샤가 얘기하는 어둠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샤는 폐렴으로 입원해 있던 열흘 동안 일곱 번 병원을 빠져나가 연습과 수업에 참석했고 심지어 지젤 무대에도 예정대로 올라갔다. 단 한 번도 너그럽다는 평을 들어본 적이 없는 크류코바는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간 어린 파트너를 질투하기는커녕 지젤을 비롯해 이후 백조의 호수까지 같이 췄다. 광대뼈의 멍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졌고 콧대는 멀쩡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나는 그에게 대체 왜 세레브랴코프의 도발에 화를 내며 싸움으로 맞섰느냐고 물었다. 고분고분하거나 얌전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상대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는 적이 거의 없는 애였으니까.

 

 

 “ 제가 배역을 얻으려고 니나와 잤다고 몰아붙여서요. 정말로 화가 났던 건 아니에요. 화를 내야 정상인 상황이라 그랬던 거죠. ”

 

 

 나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에게 정말 크류코바와 잤느냐고 물었다.

 

 

 “ 파트너와 자면 신뢰가 깨져요. 그런 식으로 춤추고 싶지는 않아요. ”

 

 “ 신뢰 대신 다른 게 생길 수도 있지. 이를테면 사랑이라든가. 키로프에도 커플 무용수들 여럿 있지 않나. ”

 

 “ 전 사랑으로 춤추는 인간이 아니에요. ”

 

 

...

 

 

 

폐렴에 걸린 미샤가 병실을 빠져나가 돈키호테 무대에 올라갔다가 쓰러져 도로 실려간 이야기와 세레브랴코프와의 싸움 얘기는 트로이의 이야기에 다른 식으로 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94 (미샤의 첫 번째 시즌, 돈키호테, 축구팀과 군대처럼 등)

 

여기 발췌한 에피소드의 일인칭 화자인 드미트리 마로조프와 미샤의 이야기는 전에 두어군데 다른 내용을 발췌한 적이 있다. 사실 나는 몇년 전 다시 글을 쓰고 미샤를 되살려내면서 바로 이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시작했었다. 그래서 이 단편은 내겐 좀 특별하다.

 

전에 발췌했던 마로조프의 이야기들은 아래 :


마지막 동작이 완성되지 않은 춤, 운하를 건너는 미샤 : http://tveye.tistory.com/4485 

그가 읽었던 불가코프의 문장, 비행기에서, 거장과 마르가리타 :  http://tveye.tistory.com/4572

 

..

 

 

 

마린스키 극장(소련 시절 키로프 극장)

 

 

 

난 사실 여기 발췌한 저 소설을 쓸때 이런 이미지로 시작했다. 그건 아주 붉은 장미와 하얀 눈이었다.

하얀 눈 위에 쏟아진 붉은 피에 대해 쓸때도 마찬가지였고 저 단편 전체를 쓰는 내내 나는 장미에 대해 생각했다. 장미와 눈. 그래서 원래 이 단편의 에피그라프를 장미나 눈에 대한 시로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하얀 눈 위에 핀 빨간 장미 사진은 찍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 페테르부르크 갔을때 찍었던 이삭 광장의 붉은 장미 사진으로...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사진은 nina alovert.

 

 

돈키호테를 추는 파루흐 루지마토프. 사진은 nina alovert.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지난 6월 11일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사라파노프가 바질, 보론초바가 키트리로 나오는 돈키호테를 보고 왔었다. 보고 온 날 리뷰를 썼지만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면서 글을 다 날리는 바람에... 그날도 대충 몇줄만 남겼다(http://tveye.tistory.com/4802) 다시 못 쓸것 같아 ㅠㅠ

 

그래서 그냥 사라파노프 바질에 대한 메모만 다시...

 

원래 6월 9일에 그것도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돈키호테를 봤는데 연달아 미하일로프스키 돈키호테를 볼 이유는 없었다. 작년에 바실리예프가 춘 돈키호테를 여기서 봤었고... 그때도 느꼈지만 바실리예프 하나 덕에 볼만했고 원래 미하일로프스키야 고전발레 쪽은 마린스키보다 딸리니까.. (특히 군무...)

 

그러니까 내가 연달아 이걸 끊은 유일한 이유는 사라파노프 때문이었다!!!! 여기 라 바야데르를 전에 끊어서 본 것도 첫번째는 사라파노프, 두번째 봤을땐 레베제프 때문이었지(이때 레베제프의 발연기에 너무 열받아서 니키야 차라리 해독제 먹고 브라만에게 가라! 하고 소리쳤음)

 

라 바야데르의 사라파노프는 괜찮았었다. 그리고 워낙 이 사람이 옛날부터 바질을 잘 추던 사람이니 난 당연히! '사라파노프=바질=최고'로 생각하고 간 것이다. 그나마도 슈클랴로프만큼 좋아하는 무용수가 아니라서 이건 1야루스(3층) 앞줄을 끊었는데 이 극장은 작으니 나름 잘 보이는 편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나마 3층 끊어 다행. 1층 앞줄 끊었음 돈아까웠을뻔...

 

이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나이 때문인지(그렇다고 별로 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슈클랴로프랑 두어살 차이밖에 안남) 별로여서 나를 충격에 빠뜨림 ㅜㅜ 원래 보론초바야 기대를 안하니 '얼굴 예쁜 키트리'로 그냥 넘어간다지만..

 

앗, 사라파노프! 너 어찌 이럴수가!! 어떻게 키트리를 한손 번쩍 드는 데서 약한 모습을 보인단 말이냐... 저 가냘픈 보론초바를 한손으로 들자마자 급하게 내려놓다니... 슈클랴로프조차도 근육질 마트비옌코를 한손으로 번쩍번쩍 들고 흔들어줬건만... 바질의 그 여유는 어디로!!!

 

게다가 선술집에서 키트리가 달려오는 걸 확 잡아채 안아주는 리프팅 때도.. 원래 능청스런 바질은 딴 여자들이랑 수작부리는 척 하다가 키트리가 달려오면 순간 홱 돌아서서 잡아주는 것이 백미이거늘... 사라파노프 옛날에 안 그랬는데, 보론초바가 달려오는 걸 매의 눈으로 계속 관찰하다 확 잡고 그나마도 금방 놔줌...

 

파트너 리프팅부터 시작해 이것저것 좀 '으잉? 내가 아는 사라파노프 맞아?' 였다. 심지어 솔로들조차 그냥 그랬다... 이 사람이야 워낙 피루엣이 깔끔하니 그건 여전했지만 그 나머지는...

 

팬심 다 떠나서 난 솔직히 사라파노프를 슈클랴로프보다 무용 테크닉이나 파트너쉽으로는 더 윗급으로 치고 있었는데(발로쟈 미안해 ㅠㅠ) 이날 바질 보고 너무 실망했다... 이틀 전 본 슈클랴로프 바질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나았다.

 

아직도 안 믿어짐... 분명 저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일 거야... 라고 믿고 싶음 ㅠㅠ

 

... 그리고 저 바질은 역시 안 귀여워... 내가 키트리 아빠라도 저 바질 대신 가마쉬한테 딸 시집보낼라 할 거 같아...

안 귀엽지만 춤을 너무 잘 추니까 보러 간 건데... 사라파노프 이러기야 엉엉...

 

오히려 투우사가 생각보다 괜찮았음 -_-

 

안젤리나 보론초바는... 으음... 파워가 딸린다. 이틀 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키트리 보면서 좀 아쉬웠는데 보론초바 키트리를 보니 갑자기 마트비옌코 키트리가 엄청 괜찮았다는 후광효과마저...

 

사진은..

 

내가 이날 3층 앞줄에 앉았기에 줌 당긴 최대가 이 정도..

 

그리고 슈클랴로프가 아니라서...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뛰쳐나가 사진 찍는 정성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춤이라도 잘 췄으면 그래도 사라파노프니까 커튼콜 할때 1층으로 내려가 찍어볼까 했다만... 빈정 상했음... 너 이러기냐... 돈키호테의 백미는 투우사 망토돌리기 & 바질의 키트리 한손 번쩍들기 이거늘..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 취향에서 나온 겁니다...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백미를 지그프리드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와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기로 우기는 것처럼... ㅎㅎ)

 

그냥 그런 화려한 기술을 차치하고라도... 이날 사라파노프는 전반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이날만 그런 거였다면 좋겠다 ㅠㅠ 옛날에 본 사라파노프 바질 무대 좋았었는데... 세월무상인 거니ㅠㅠ

 

하여튼 그래서.. 별 성의 없는 커튼 콜 사진 몇 장 투척. 위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거라 감안하시길...

 

 

 

 

 

 

 

 

 

... 다시 생각해도 아쉬워서..

 

슈클랴로프 바질과 마트비옌코 키트리 커튼 콜 사진 마지막으로 보너스 한 컷!!!

 

 

 

아 이뿌다...

 

근육질 키트리 들어주느라 수고했어 발로쟈... ㅠㅠ

 

이것은 진정 콩깍지 때문이 아님... 이때 바질은 얘가 사라파노프보다 나았음 흐헝..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본 날 메모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98. 이것도 그냥 짧은 메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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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본 청동기사상과 돈키호테 커튼 콜의 슈클랴로프 사진 찍은 거 몇 장.

 

하얀 옷 입고 나온 슈클랴로프는 매우 근사하고 아름답긴 했으나.. 찍사로서의 내 능력부족으로 인해(ㅜㅜ) 그 흰 옷과 조명이 너무 번져서 제대로 건진 사진이 거의 없다... 아쉬워라..

 

먼저 어제의 청동기사상 커튼 콜 몇장 더. 이건 진짜 많이 못 건짐. 둘다 흰옷에다 마린스키 신관 무대 조명도 원체 밝아야지 ㅠㅠ

 

 

 

페테르부르크와 푸쉬킨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무대배경에 가슴 뛰지 않을 수 없으리라..

 

제정 러시아와 푸쉬킨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주인공 예브게니 역의 슈클랴로프도 프록코트와 조끼를 차려입고 심지어 귀 옆으로 조그맣게 구레나룻까지 붙이고 나와서 깨알같았다. (근데 그거 붙이고 나와도 예쁠 수가 있다니!)

 

 

 

 

아아, 어디 가... 왜 이렇게 빨리 들어가 ㅠㅠ

 

마린스키 신관은 구관보다 커튼 콜이 항상 짧아서 아쉽다. 여기는 막 앞으로 나오지만 구관은 얇은 하늘색 커튼이 드리워지고 그 앞으로 무용수들이 뛰어나오기 때문에 팬들이 계속계속 소리치고 박수치면 몇번이고 나와주는데 ㅠㅠ

 

 

그래도 9일 돈키호테 때 찍은 사진은 화질이 좀 낫다. 여긴 마린스키 구관이라서...

 

하지만 이때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랑 슈클랴로프 둘다 흰옷이라 빛은 번지고 ㅠㅠ

 

흰옷이 예쁘긴 하지만... 사진을 위해선 제발 짙은 옷을 입어다오 흐흑...

 

 

 

 

이제 들어가려면서 우아하게 인사 중.

 

어머나 참 우아하고 근사하기도 하지... 무슨 이발사 청년이 이렇게 품위있고 멋있단 말이냐... 이발사로 변장한 왕자... 귀족... (ㅋㅋ) 저런 바질이 딸 달라고 하는데 안 주겠다는 키트리 아빠는 이상한 사람~

 

 

발로쟈 : 나 이제 들어갈게요~ 마지막으로 나의 미모를 감상하시라~

팬들 : 아아... 들어가지 마...

 

 

 

잉, 들어가버렸다...

 

..

 

 

24일 지젤에 갑자기 얘가 나온다고 공지가 떴다. 이럴수가 ㅠㅠ 진작 알았으면.. 이미 표가 없다. 엉엉... 하긴 며칠 전까지만 해도 24일에 돌아가려 했으니 저날 공연은 생각도 안했지. 며칠 더 있을거라 생각했으면 누가 나오든 끊긴 했을텐데. 지젤을 원체 좋아하니까... 아쉽다.

 

이제 내가 끊은 이 사람 공연은 20일의 젊은 안무가 공연의 '나를 버리지 마' 만 남았다. 10분 이내의 짧은 작품인데다 또 흰옷 입고 나온다. 내겐 이게 이 사람을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마지막 기회가 되겠구나, 최소 1~2년은...

 

7월 초에도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에 나오긴 하지만 도저히 그때까진 못 있는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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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와이파이가 부실해서 사진 몇장만 올려본다.

 

목요일, 마린스키 극장 돈키호테. 바질 역을 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키트리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사진 몇 장.

나의 미진한 사진 실력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그의 우아함과 생기와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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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9. 23:51

세계 춤의 날 기념 슈클랴로프 화보 잔뜩 dance2016. 4. 29. 23:51

 

 

4월 29일은 전세계 춤의 날이라고 한다.

 

기념으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과 화보 대방출!

 

최근, 카디프에 투어 갔을 때. 연습하면서 빵끗 웃고 계시는 발로쟈. 저런 수영모 같은 요상망측한 비니를 쓰고도 마냥 해맑고 귀엽구나.

 

며칠 전 스타니슬라프 네미로비치 단첸코 극장에서 백조 추기 전에 찍은 인터뷰 영상에서 '매일 지니고 다니는 세가지는?'이라고 물었을 때 '핸드폰, 미소, 긍정적인 사고'라고 대답한 후 활짝 웃어보이는 게 굉장히 근사했다. 나중에 가능하면 그 영상 링크도 올려보겠다.

 

 

 

젊은이와 죽음

사진은 alex gouliaev

 

아아, 그 화보집... 백야 때까지 한권이라도 남아 있어야 할 텐데 ㅠㅠ

 

 

 

4월 27일 마린스키에서 춘 사랑의 전설

페르하드 역. 메흐메네 바누를 추고 있는 상대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 사진 보니 작년 11월에 도쿄에 이거 보러 갔다가 눈 앞에서 이 사람이 부상당하던 슬픈 기억이... 하여튼 슈클랴로프의 페르하드는 멋있었다. 메흐메네와 쉬린 자매가 다 사랑에 빠질만도..

사진은 natasha razina

 

 

 

역시 natasha razina가 찍은 사랑의 전설 사진 하나 더.

 

 

 

이건 나탈리야 오시포바와 함께, 예전에 지젤 리허설 할 때.

 

 

 

지젤 하나 더. 꽤 오래 전 사진이라 얼굴에 애티가 좔좔 흐른다. 상대역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발란신의 아폴로.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추는 아폴로라면 맨앞에 앉아 보고 싶은데 ㅠㅠ

 

 

 

로미오와 줄리엣. 이것도 몇년 전 사진. 상대역은 알리나 소모바

사진은 alex gouliaev

 

 

역시 소모바와 춘 로미오와 줄리엣 한 장 더.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드.

 

 

 

몇년 전 일본 댄스 매거진 표지.

의상을 보니 이것도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드. 아직은 소년 왕자에 가까워보이네 :)

 

 

 

돈키호테의 바질.

 

 

돈키호테는 내가 좋아하는 발레니까 두 장 더.

상대역은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 둘이 사귀던 시절인 듯. 둘다 어려서 풋풋... 지금은 둘다 서로 다른 짝을 만나 잘 살고 있다.

 

 

 

날아오르는 바질.

 

맨 위에서 얘기했던 그 인터뷰 영상에서 '당신의 특기는?' 이라고 묻자 이 사람은 또다시 빵끗 웃으며 '날아오르는 거요~' 라고 대답.

 

 

 

이것이 그 영상 캡처 사진 :)

날아오르는 거라고 대답하는 이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 결론은, 가지 마오 발로쟈..

그리고 그 화보집 내가 갈 때까지 제발 좀 남겨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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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극장 예약 포스팅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계속 마린스키만 올려서...

 

오랜 옛날 페테르부르크에서 잠시 공부하던 시절 자주 가던 극장이었다. 당시 이름은 무소르그스키 극장이었으나 다시 옛 이름으로 돌아왔다.

 

마린스키보다 자그마하고 아기자기하다. 요즘은 후원기업 덕에 톱스타들을 많이 끌여들여서 주역으로는 사라파노프, 바실리예프, 오시포바 등등 쟁쟁한데 군무는 역시 좀 딸린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곳은 내게 추억의 극장이다. 첫 발레를 본 곳은 마린스키이지만 고전 발레를 처음 본 곳은 여기였다. 여기서 잠자는 미녀를 봤었지.

 

사진은 작년 2월. 이때 돈키호테 보러 갔었다. 이반 바실리예프의 바질을 보려고.

 

 

 

 

 

 

 

 

 

 

 

 

 

극장 사진만으로는 아쉬우니 그때 돈키호테 커튼콜 사진 두장

 

날아다니는 유쾌한 바질, 이반 바실리예프. 바질 역 잘 어울렸다. 코믹하고 귀엽고 펄펄 날고... 이 사람에게 잘 맞는 역이었다.

 

 

 

 

상대역이었던 키트리 역의 크리스티나 크레토바. 볼쇼이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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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위안을 위해 이번주는 발레 영상 클립 몇 개 올릴 예정. 매일 오후 세시에 예약 걸어두었다. 오늘은 마린스키 발레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돈키호테에서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인 투우사 춤. 사실 돈키호테야 너무너무 좋아하는 발레이긴 하지만(돈키호테 꿈 빼고 다 좋다 ㅠㅠ) 특히 투우사들의 망토 춤을 좋아한다.

 

발췌한 클립은 예브게니 이반첸코가 투우사, 아나스타시야 페투슈코바가 거리의 무희를 추는 버전. 이반첸코가 전성기 때는 늘씬한 것이 투우사가 정말 잘 어울렸는데.. 지금도 근사하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의 파릇파릇하던 시절이 좀 그립긴 했다.

 

페투슈코바는 사실 내 취향으로는 이 거리의 무희에는 살짝 안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돌다가 하나 쓰러뜨린다 ㅠ) 정열적인 집시 춤이나 인도 춤 등 캐릭터 댄스에 매우 강점이 있는 무용수이기도 하다.

 

 

 

페투슈코바가 좀 아쉬워서.. 에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거리의 무희, 그녀의 남편인 이슬롬 바이무라도프가 투우사 춘 버전으로 하나 더. 늘씬한 콘다우로바의 자태가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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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20편 '베르닌, 무대에 데뷔하다'(http://tveye.tistory.com/3708)와 관련해..

발레 돈키호테에서 바질이 보여주는 화려한 춤들 영상 몇 개 더 소개.

 

 1. 1막의 바질과 꽃파는 처녀들 3인무 클립

 

: 6명의 러시아 무용수들 춤 모음~ 이건 전에 한번 소개한 적 있는 영상이다.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이 6명 중에서 내 개인적인 취향은 사라파노프 바질이 제일 깔끔하고 맘에 든다.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의 바질은 내 취향보다는 너무 서커스 같아서... 슈클랴로프는 몇년 전 클립이라 지금보다 훨씬 소년 같은데, 이 사람은 테크닉보다는 번져나오는 생기와 해맑은 기운이 좋다.

 

 

 

2. 3막. 바질의 자살 쇼~ 바질 역 무용수의 통통 튀면서도 능글맞은 연기력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 버전.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의 돈키호테 연기를 잘 보세요~ 단추청년 베르닌, 하를람피 푸고비체프는 이렇게 연기를 해야 함 :)

 

 

 

 

 

3. 바질의 자살 쇼 하나 더. 옛날 영상이라 화질이 안 좋다만.. 아마 89년인지 90년대 초반일 것이다. 바질은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 키트리는 타치야나 체레호바. 말이 필요없는 톱이다!  여기 돈키호테도 위의 2006년과 마찬가지로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4. 그리고 결혼식 2인무 중 바질과 키트리의 화려한 솔로와 파이널.

먼저 사라파노프와 노비코바. 사라파노프는 정말 깔끔한 테크닉을 보여준다!!! 좀 얄미운 밤톨같이 생기긴 했지만 춤을 너무너무 잘 추니 다 용서되는 바질이다!!

 

 

 

 

 

5. 결혼식 2인무 하나 더. 마지막이니 역시 사심을 담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건 팬이 찍은 거라서 구도가 좀 나쁘다... 나야 슈클랴로프의 팬이고 그를 무척이나 예뻐하지만 확실히 테크닉으로 보면 4번의 사라파노프가 한 수 위이다. 슈클랴로프는 turner보다는 jumper 쪽이라 그런지 가끔 피루엣이나 푸에테가 좀 불안정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의 도약과 쾌활한 에너지는 영상으로는 다 전달이 되지 않는다. 무대에서 그가 뛰어오르고 춤추고 웃기 시작하면 같이 즐거워진다.

테료쉬키나는 아주 훌륭한 키트리이다. 난 노비코바가 김기민씨와 춘 키트리를 무대에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키트리 쪽은 테료쉬키나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노비코바는 키트리 치고는 너무 청순하고 파워가 좀 떨어지는 편이고 테료쉬키나는 키트리처럼 화려하거나 메흐베네 바누처럼 강렬한 역이 어울린다.

 

 

 

 

 

사족으로 서무 시리즈에서 왕재수, 즉 본편의 미샤가 추는 바질은 기본적인 테크닉이나 스타일은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레닌그라드 바가노바 아카데미 출신에 정통 키로프 무용수였기 때문인데, 아마도 그의 바질은 사라파노프의 깔끔한 테크닉에 루지마토프의 양성적이고 표범같은 움직임이 결합된 스타일이었을 것이다. 사모두로프처럼 가볍게 뛰어올랐을테고.

 

본편의 미샤는 진지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 인물이지만 의외로 무대에서는 희극적인 역할도 잘 소화해서 바질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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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19편 '다닐 베르닌이 하를람피 푸고비체프가 된 사연'(http://tveye.tistory.com/3692)과 관련하여...

 

베르닌이 덜컥 떠맡게 된 발레 돈키호테의 '돈키호테' 배역이란 대체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가! 여기 사진 몇 장과 돈키호테가 나오는 부분을 발췌한 영상 클립 몇 개를 올려본다 :) 모두 마린스키 발레단의 돈키호테이다.

 

먼저 화보 몇 장. 출처는 모두 Mariinsky Theatre 홈페이지.

 

 

돈키호테 등장 장면.

 

마린스키 버전에선 이렇게 진짜 말을 타고 나오고 산초는 당나귀를 타고 나온다. 그러나 많은 극장들에서는 말과 당나귀를 출연시키기 어려우니 모형 말을 타고 나오기도 하고 가끔은 돈키호테와 산초가 그냥 걸어서 등장한다.

 

 

 

이건 먼젓번 포스팅에서도 올렸던 사진.

 

 

환상 속에서 숲속 요정과 꿈의 여인 둘시네아(키트리가 1인 2역을 연기한다)를 만나 행복해하는 돈키호테.

 

 

 

돈키호테의 환상 속에서 펼쳐지는 숲속 요정 장면.

사실 나는 이 꿈속 요정 씬이 좀 쥐약이라... ㅋㅋ 아무리 돈키호테를 많이 봐도 이 요정 장면은 좀 괴롭다. 아마 내가 오글거리는 걸 안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여기서 큐피드 역의 귀엽고 작은 발레리나가 종종대며 춤을 추는데 그 귀여움을 못 견딤 ㅎㅎㅎ

 

 

이것이 투우사 망토춤~~~

내 개인적으로는 돈키호테에서 아무리 다른 애들이 잘춰도 투우사가 망토를 멋지게 못 휘두르면 그것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왕재수가 가릭에게 망토 멋지게 휘두르라고 야단치는 부분의 춤이 바로 이 사진에 나오는 장면이다 :)

 

 

 

빠지면 섭섭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바질 역을 추고 있음.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

 

그러면 이제 베르닌, 아니 하를람피 푸고비체프가 연기해야 할 돈키호테가 나오는 영상 클립 몇 개만~ 다들 몇 분 안되는 짧은 클립이니 한번 보셔도 좋을듯. 재미있어요~

 

 

 

1. 공연 시작. 프롤로그. 기사가 되어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기 위해 떠나는 돈키호테와 그의 하인 산초~

 

돈키호테는 마린스키 발레단 최고의 연기파 배우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이 사람은 진짜 최고다.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의 브라만 등등...

여기 올리는 동영상 클립에 나오는 돈키호테는 모두 이 사람이 연기한 버전이다.

여기 발췌한 영상 클립은 중간의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나오는 클립 빼고는 모두 2006년에 마린스키에서 올린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가 주역으로 나온 돈키호테의 발췌 클립이다.

단추야, 이렇게 연기해야 한단다. 잘 할수 있겠니?

 

 

 

 

2. 대망의 돈키호테 등장 씬~

 

말 타고 근엄하게 등장하심.

다행히 서무 시리즈에서 왕재수가 가브릴로프 극장을 위해 준비하는 돈키호테는 극장 무대도 작고 규모나 예산 상황 등도 모두 대도시보다 딸리기 때문에 진짜 말과 당나귀는 안 나온다. 베르닌은 걸어 나오면 된다 :)

 

 

 

 

3. 돈키호테가 키트리를 둘시네아로 착각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그 장면.

 

나의 사심을 담아~ 이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바질, 빅토리야 테료쉬키나가 키트리를 춘 버전에서 발췌.

바질은 키트리랑 알콩달콩 놀려고 장미꽃도 주고 신나려는 찰나.. 갑자기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는 노인네 돈키호테가 나타나 키트리에게 절을 하고.. 키트리는 냉큼 그와 춤을 추고 바질이 준 꽃은 휙 던져버리니..

열받은 바질... 질투에 휩싸이지만 곧 질투는 질투로 받아치고.. 키트리의 친구를 집적대는 모션을 취한다. 이에 키트리는 '어머 바질 왜 저래~' 하면서 금세 바질을 끌어당기고.. 삐쳤던 바질은 키트리의 뽀뽀 한방에 헤벌레 하며 도로 '내 사랑~' 모드.

1막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다. 바질의 삐치는 연기가 포인트인데 슈클랴로프는 이걸 꽤 귀엽게 잘 한다 :)

 

서무 19편에서 베르닌이 돈키호테 마임이랑 연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탄하자 왕재수가 한번 해보라고 시켜보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사실 어렵다.. 돈키호테 역이 결코 쉬운 역이 아니고.. 배우로서의 역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왕재수는 마음이 급하고, 키큰 땜빵은 오로지 우리 단추 뿐~~

 

 

 

 

 

4. 집시들의 야영지에서 인형극장 뒤집어엎고 풍차에 돌격하는 돈키호테

 

바질과 키트리는 집시 야영지로 사랑의 도피를 하고.. 집시들이 그들을 맞아준다. 돈키호테와 산초도 온다. 집시들은 그들에게 인형극장 연극을 보여준다. 돈키호테는 연극을 실제로 착각하여 나쁜놈이 숙녀를 괴롭힌다 생각해 작은 무대를 뒤집어엎는다. 그리고는 풍차를 보고 괴물이라 착각, 돌진한다!!

 

이건 마린스키 버전인데 인형극장 장면에서 어린이들이 나와 연기를 한다.

풍차 돌격 장면도 극장별로 꽤 다르다. 옛날에는 마린스키 무대에서도 풍차에 사람이 직접 매달렸던 걸로 난 기억하는데(내가 본 무대는 그랬던듯) 이 영상에선 그냥 돌격만 하고 딸려올라가진 않는다. 미하일로프스키 발레는 무대를 보니 풍차 돌격 후 돈키호테 모양의 인형이 날개에 매달려 날아간다.

서무 시리즈에선 왕재수가 극의 스펙터클과 재미를 위해 풍차에 직접 사람을 매달리게 한다 :) 베르닌의 최고의 도전!!!!

 

 

 

 

 

5. 이건 보너스. 32회 푸에테를 추는 키트리.

 

돈키호테에서 가장 유명한 씬이라면 역시 마지막 결혼식의 바질과 키트리의 춤이다. 바질의 춤이 원체 화려해서 주목을 받지만 키트리가 추는 이 32회 푸에테도 백미.

물론 다른 고전발레에도 32회 푸에테가 종종 나온다. 하지만 제일 유명한 건 역시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 오딜이 추는 32회 푸에테와 이 돈키호테의 키트리가 추는 32회 푸에테이다. 신난다~

 

키트리를 추는 발레리나는 올레샤 노비코바 :)

 

서무 19편에서 토냐가 이걸 못춰서 자꾸 25회로 줄여달라고 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것이다. 그래서 왕재수가 (남자의 몸으로 ㅎㅎ) 이 춤을 직접 시연해서 토냐에게 뭐가 잘못됐는지 가르쳐준다~ 물론 왕재수는 토슈즈를 신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발가락 끝으로 서서 돌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춤은 명불허전~

 

 

** 태그의 돈키호테 나 발레 돈키호테 를 클릭하면 전에 이 발레에 대해 올렸던 리뷰와 메모, 동영상 클립들과 사진들을 여럿 볼 수 있다.

 

** 과연 우리의 단추남 베르닌, 예명 하를람피 푸고비체프는 위에 나온 클립에서처럼 돈키호테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왕재수는 스페호프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공연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지... 그건 다음주의 20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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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커튼 콜 사진 두 장만.. 리뷰는 나중에.

 

며칠 전 빅토르 레베제프의 라 바야데르에 너무 실망했었는데 그래도 돈키호테는 백조나 바야데르처럼 우아하고 고전적이며 조형적인 군무가 중시되는 작품이 아니고 주역들의 기량에 크게 좌우되는 작품이라, 바실리예프가 일단 바질로 나왔기 때문에 꽤 즐겁게 보고 돌아왔다.

 

이반 바실리예프의 무대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화려한 무용수이고 스타성이 뛰어났다.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은 물론 아니다. 작고 건장한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운동신경과 점프, 피루엣, 그리고 바질에 어울리는 코믹하고 에너지 넘치는 연기. 그러나 이런 타입의 무용수가 종종 그렇듯 우아하고 반듯한 면은 부족하다. 아름다운 포즈도 좀 아쉽고... 하지만 그런 장점들은 이 사람이 아니라 바가노바 트레이닝 받은 마린스키 무용수에게서 찾아야겠지. 전체적으로 바실리예프는 내게 소련 시절 볼쇼이에서 키워줬던 운동신경 뛰어난 남자 무용수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공훈예술가를 달아줬나 싶기도 했다.

 

뛰어난 무용수다. 바질을 추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그가 추는 지그프리드나 솔로르, 알브레히트 무대를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선뜻 들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 한 장 더. 앞자리 앉긴 했는데 조명 바로 아래라서 많이 번졌다.. 건진 사진 별로 없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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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피로한 일주일이었지만 이제 주말. 금요일 밤이다. 자기 전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몇 장.

 

최근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사진. 루돌프 누레예프.

 

이 사진은 묘하게 사람을 사로잡는다. 아마도 사진 속에 잡힌 누레예프가 톱스타, 최고의 무용수라기보다는 어딘가 야위고 지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때로 한 장의 사진은 한 권의 책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느끼게 한다.

 

 

 

디아나 비슈네바. 로미오와 줄리엣.

 

 

 

금요일이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도 세 장~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흑조 2인무.

사진은 Stas Levshin.

 

 

역시 테료쉬키나와 함께. 돈키호테 결혼식 2인무.

 

 

마지막으로. 올레샤 노비코바와 함께.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리허설 중. 연습 중이라 둘 다 맨얼굴이다. 그런데 어쩐지 나는 둘이 무대에서 춘 진짜 작품 동영상의 이 장면보다 이 사진이 더 좋아보인다.

 

사진은 캡션에 나와 있듯 Alex Gouli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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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5. 22:48

마음의 위안을 위해 dance2014. 6. 25. 22:48

 

우울한 하루였기 때문에 마음의 위안을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세 장.

 

 

이번 7월에 백야축제의 일환으로 마린스키에서 초연되는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첫날은 울리야나 로파트키나와 티무르 아스케로프, 둘째날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마린스키 사이트에 이렇게 포스터도 올라옴. 일부러 복고풍으로 만든 것 같다. 난 예전에 영상만 봤는데 애쉬튼은 딱히 내 타입의 안무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은 기대된다.

 

이 포스터는 티무르 아스케로프(맨 왼편)가 원래 좀 선이 굵고 남성적인 타입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느끼하게 나온 탓에 슈클랴로프가 더 참해 보인다 :)

 

얘가 이거 준비하느라 그런가.. 원래 내일(26일)에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이반 추기로 했는데 캐스팅이 필립 스쵸핀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ㅠㅠ

 

 

 

이 사진 출처는 브 콘탁트(https://vk.com). 돈키호테 공연 때 팬이 찍은 사진인 듯.

 

자살 쇼하고 나서 죽은 척 하고 있는 바질과 그 사실을 알아챈 키트리. 내가 좋아하는 장면인데 마침 순간 포착 사진을 찍어주신 팬에게 감사..

 

죽은 척 하고 있는 슈클랴로프도, 웃고 있는 테료쉬키나도 귀엽다.

 

 

 

이건 작년, 베네피스 공연 때 라 바야데르의 그림자 왕국 파트를 같이 췄던 파리 오페라 발레 무용수 Dorothee Gilbert와 리허설 중인 사진. 스카프 씬 연습 중인 듯. 원래 무용수들의 연습실 장면을 좋아하는데 이 사진은 특히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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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피곤한 한 주를 보내고. 위안을 위해 언제나 날 즐겁게 만들어주는 발레 돈키호테 영상 몇 개.

 

 

지난 5월 10일.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키트리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질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팬이 캠으로 찍은 버전인 것 같은데, 1막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좋다. 테료쉬키나 팬이 찍었는지 투우사와 거리의 무희도 없고 1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3막에서 바질이 자살 쇼 하는 것도 빠지긴 했다. 그래도 꽤 볼만하다.

 

테료쉬키나는 예전보다 훨씬 키트리에 어울린다.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 역시 기 센 언니 스타일이라 그런가. 근데 이 키트리는 아빠가 아무리 결혼 반대해도 나몰라라, 사랑하는 귀여운 바질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쳐 결혼할 것처럼 보인다 :)

 

슈클랴로프도 바질 추는 게 이전에 췄던 것보다 여기서 훨씬 더 좋다. 머리를 너무 빗어넘겨서 아쉽긴 하다만... 예전에 슈클랴로프가 췄던 바질은 귀여운 소년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제 나이도 좀 먹고 원숙해져서 그런지 소년이라기보다는 성숙한 남자처럼 보인다 :)

 

마지막  결혼식 그랑 파 드 두에서 바질 솔로도 나름대로 좋은데, 스플릿 점프를 비롯한 슈클랴로프의 바질 해석은 원래 내가 좋아하는 버전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원래 마린스키 돈키호테의 바질 솔로들은 전통적으로 남자 무용수의 자유로운 해석을 어느 정도 용인하니까 나름대로 좋게 본다. 얘는 스플릿 점프를 좋아하나보다, 근데 꽤 잘하긴 한다. 예쁘게 포즈 잡는 것도 잘하고. 난 조금 더 공기처럼 날아다니는 바질이 좋긴 하지만.. 얘도 점프와 주테가 강하니 그것도 잘할 것 같은데 ㅠ

 

중간에 돈키호테 꿈 장면에 최근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가 드리아드 역으로 등장한다 :0

 

 

 

이건 며칠 전 마린스키에서 열린 니넬 쿠르가프키나 85주년 기념 갈라 공연에 올라온 돈키호테 1막 공연.

 

쿠르가프키나는 매우 유명한 키로프 시절 발레리나이다. 누레예프와 바리쉬니코프와도 파트너로 췄었다. 그녀의 키트리는 음악에 대한 탁월한 감각, 발랄한 해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 배역이라 그런지 갈라에서도 돈키호테 1막을 그녀의 옛 필름과 교묘하게 뒤섞어 오마쥬를 바쳤다.

 

이것도 캠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안 좋지만.. 맨 처음에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등장 씬이 스크린으로 상영되다가 후배 발레리나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키트리가 등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바질과 흥겨운 춤을 보여주고 종반에는 다시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퇴장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가 추는 거라 처음 영상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다르고 여긴 드디어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들어 있다 :0 귀여운 슈클랴로프의 파 드 트루아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쿠르가프키나에 대한 경의가 느껴져서 좋다.

 

원래 저 키트리 역을 쿠르가프키나의 제자 중 하나였던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가 와서 추기로 했는데 부상 때문에 불발돼서 테료쉬키나가 췄다고 한다. 오브라초바의 키트리는 너무 귀엽기만 해서 춤 자체는 테료쉬키나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오브라초바와 슈클랴로프가 재회해 같이 추는 걸 보고팠는데 좀 아쉽다.

 

저 공연에 대한 코메르산트 지의 기사는 여기. 노어로 돼 있긴 하지만. 돈키호테 부분만 발췌.

 

이때 사진도 여기 한 장.

 

 

http://www.kommersant.ru/doc/2474571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состоялся вечер памяти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посвященный 85-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балерины. Окончание вечера ознаменовалось овацией — публика бешено аплодировала танцующей на экране Кургапкиной. Свою лепту в овацию внесла ОЛЬГА Ъ-ФЕДОРЧЕНКО.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Кургапкина — из легендарной плеяды вагановских учениц. В 1947 году она окончила Ленинградское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е училище по классу Агриппины Яковлевны Вагановой и до 1981 года танцевала на прославленной сцене. Вела женские классы в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м училище и репетировала с балеринами в Кировском /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была признанным авторитетом по поддержанию "в форме" спектаклей классического наследия. Памятный концерт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выстроили по привычным лекалам: вступительные речи, которых было даже три. И. о. заведующего балетной труппой Юрий Фатеев открыл вечер; две других произнесли перед началом второго отделения Жанна Аюпова (ученица Кургапкиной в училище и театре) и Николай Цискаридзе. В первом отделении представили акт из "Дон Кихота" —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блестяще танцевала этот балет; второй акт составили дивертисментные номера. Активное участие в вечере памяти себя приняла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организаторы концерта весьма удачно вмонтировали кинохронику в "живой" спектакль. Так, после уличной суматохи на площади Барселоны на сцену выбежала Китри — Кургапкина (благодаря кинопроекции) и исполнила знаменитую "выходную" вариацию бесшабашной испанки, а затем спектакль как ни в чем не бывало продолж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В финале акта, в сцене побега Китри и Базиля, там, где большинство нынешних танцовщиков берегут силы и быстренько бегут кратчайшим путем по диагонали из левой кулисы в правую (конечно, им трудно, так как на вытянутых вверх руках надо нести еще и возлюбленную), руководство труппы обезопасило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и заменило пронос реальный проносом кинематографическим. Во время которого, конечно, раздалась буря аплодисментов: Николай Ковмир искусно лавировал между рядами танцующих, практически повторив траекторию (только в обратном направлении) выхода 32 теней в "Баядерке", между тем как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удобно расположившись в руках партнера, задорно потряхивала бубном.

Китри в честь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исполн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Она танцевала раскованно и азартно, легко распутывала ногами все ритмические затруднения и выдала в бешеном темпе вариацию с кастаньетами, в которой пронеслась в диагонали вращений маленьким смерчем, оставив только восторженное "ах!" зрительного зала.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который на сцене имеет вид примерного старшеклассника, исполнил партию Базиля в актерских рамках разрешенной трактовки, однако в танцевальной части позволил себя увлечь и даже похулиганил в вариации, дразня публику изгибистыми ранверсе и шкодными турами в воздухе.

 

..

 

마지막으로.

 

이건 위에서 얘기한 바질의 1막 파 드 트루아만 모아놓은 영상. 러시아 남자 무용수 6명의 바질 모음. 내게는 종합선물세트 :)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탄력 넘치는 바실리예프, 정석의 깨끗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사라파노프, 우아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같은 레베제프, 사라파노프와 비슷한 동작을 따라가지만 테크닉보다는 조금 더 소년답고 생기넘치는 슈클랴로프,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터 같은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번듯하고 화려한 폴루닌.

 

발레를 보는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버전이 가지각색일 듯.

 

난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해서 그런지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처럼 빠르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질은 발레라기보다는 스포츠나 곡예를 보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아니고 가운데 세 명이 더 좋다 :)

 

태그의 돈키호테나 발레 돈키호테를 클릭하면 그간 올렸던 이 발레에 대한 여러 포스팅을 볼 수 있다. 워낙 좋아하는 발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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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에서 국립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돈키호테 보고 나오는 길.

해설 발레이기도 하고 원래 이 극장이 대규모 발레를 올릴 수 없는 걸 감안하고 가서 그냥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다.

시작할 때 세월호 참사 관련 애도.

5월이라 타겟도 어린이들이어서 공연은 주요 장면들 하이라이트들로 진행됨. 투우사도 4명. 요정 장면, 풍차 장면들은 없고 바질과 키트리 위주로 스피디하게 편집. 춤 자체를 보는 즐거움보다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해설과 코믹한 진행이 재미있었다.

신인급인 박예은씨가 키트리 췄다. 아직 경험이 별로 없어 원숙하거나 근사하진 않았지만 예쁘고 귀여운 타입에 파워풀하게 피루엣을 했고 키트리 특유의 생기를 표현하는 건 좋았다.

김윤식씨가 바질을 췄다. 전에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 신상을 췄던 기억이 난다. 도약이나 피루엣, 파워 등 괜찮은 편이었고 무대에 좀 더 많이 올라오면 더 성장하실듯. 마음이 좀 급한 듯하긴 했지만 오늘 공연 자체가 하이라이트 갈라 같아서 몰입도는 좀 떨어졌을 듯.

아이들이 많았지만 역시 이 발레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서 전혀 산만하지 않았다. 역시 바질의 솔로는 아이들에게도 잘 먹혀서 눈을 휘둥그레.. 내 옆에 앉은 귀여운 여자애는 바질 솔로 끝나자 '와 멋있다' 라고 감탄 :) 아이들이 웃고 좋아하고 매료되는 걸 보니 나도 같이 즐거웠다. 오늘은 공연 자체보다는 애들 웃음 소리가 이뻤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추가) 6월 28일 김지영 & 김현웅 페어 전막 공연 리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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